사내컬럼

 

[관풍루] '신천지' 창립기념일(14일) 앞두고 자가격리 해체된 신도 5천여명 비밀모임 가능성 등 방역전선 긴장감.

○…황교안 대표 공천 재의 요구에 '사천 논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판갈이를 위한 차선책" 강조하며 사실상 재의 거부. 누구 말이 옳고 그르든 간단치 않은 미래통합당의 미래.○…'신천지' 창립기념일(14일) 앞두고 자가격리 해체된 신도 5천여명 비밀모임 가능성 등 방역전선 긴장감. 많은 희생자와 대구가 입은 피해 생각한다면 자숙에 또 자숙.○…코로나 감염 현황과 예방 정보 알려주는 앱만도 50여종에다 시민이 함께 만든 '마스크 지도' 서비스까지 대응책 봇물. 위기는 또다른 기회 증명한 대한민국 IT의 위엄.

2020-03-13 06:30:00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라언덕] 非TK가 주도한 쪽박 공천

대구경북(TK)은 낙하산 공천에 익숙하다. 보수 정당의 오랜 텃밭인 탓에 막대기를 꽂아도 당선된다는 자조와 체념은 TK의 정치적 정체성이 됐다. 국회의원 선거뿐만 아니다. 지방선거에서도 국회의원들은 광역·기초의원들을 막무가내로 내리꽂는다. 욕을 하면서도 막상 투표장에 가면 손이 보수 정당으로 향한다.낙하산 공천이라도 나름 기준은 있었다. 대표적인 낙하산 공천으로 평가되는 4년 전 20대 총선을 되돌아보자. 2016년 1월 20일 남구의 한 식당에 모인 대구 진박 후보 6명의 면면은 다음과 같다.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 이재만 전 동구청장. 장관급 2명, 청와대 수석 2명, 지역의 대표 금융인, 기초단체장 등이었다. 서울 TK 4명에 토박이 2명이다. 결과는 3명이 당선돼 성공률이 절반에 불과했다. 이 공천을 주도한 그룹도 이한구·최경환 의원 등 TK 출신이었다.역대 보수 정당에서 TK 낙하산 공천 주도 세력은 TK 출신이었다. TK 그룹이 주도하지 않은 TK 낙하산 공천에는 강하게 반발했다.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틀어쥔 15대 총선이 대표적이다. YS 측근들이 행사한 TK 공천에 낙하산이 적지 않았다. 결과는 대구 13석 중 신한국당 2석, 자유민주연합 8석, 무소속 3석으로 여당의 참패였다. 대구 선거 역사에서 '자민련 돌풍'으로 유명한 선거였다.비(非)TK인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주도한 16대 총선에서도 TK 낙하산 공천이 이뤄졌다. TK 대표 정치인이었던 고(故) 김윤환 전 의원이 탈락한 선거였다. 그마나 공천 주도 그룹은 15대 총선을 반면교사로 삼을 만큼 영리했다. 김 전 의원을 날리면서 서울 TK를 내리꽂는 대신 경북도의원으로 젊고 유망했던 김성조 전 의원을 전격 발탁했다. 지역의 젊은 인재를 발굴해 반발 여론을 최대한 피하면서 개혁 공천으로 포장했다.이번 공천은 비TK인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주도했다. 공관위에 TK 인사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물갈이에만 초점을 두고 대안 마련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다. 현역 의원을 솎아낸 빈자리를 황 대표와 김 위원장이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장관급도, 청와대 수석급도, 토종 TK도 아닌 변호사를 지냈고, 우파 사회단체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해당 인물들을 무시하는 게 결코 아니다. 역대 낙하산 공천 인사와 비교하면 그렇다는 얘기다.김형오 공관위원장은 누구인가. 부산에서 보수 정당 간판으로 5선 국회의원을 달았고,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부산에서는 큰 정치인으로 대접받는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을 5명 배출한 TK 입장에서는 그냥 중진 의원일 뿐이다. 김 위원장급 정도의 정치인은 TK에서 여러 명 나왔다. TK를 모르면 잘 들어야 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개인적으로 역대 최고의 TK 공천은 17대 총선으로 꼽는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시절이었고, 김문수 공관위원장이 주도했다. 주호영(44), 주성영(46), 이명규(48), 최경환(49) 등 40대 신진 인사를 대거 공천했다. 1년 뒤 비례대표이던 유승민(47) 의원도 대구로 자리를 옮겼다. 개혁 공천이면서 혁신 공천이었다.비TK가 주도한 이번 공천은 어떤 평가를 받을까? 대박인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쪽박이었다. 정치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2020-03-12 16:33:52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국민이 불쌍하다

"지구를 떠나거라" 등의 유행어를 낳으며 한 시대를 풍미한 코미디언 김병조 씨가 설화(舌禍)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1987년 6월 여당인 민주정의당 전당대회 사회를 보면서 "민정당은 국민에게 정을 주는 당, 통일민주당은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당"이라고 했다가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주최 측에서 준 원고를 그대로 읽은 것이었지만 비난의 화살은 김 씨를 향했다. 한학자로 활동하는 김 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일성지화(一星之火)도 능소만경지신(能燒萬頃之薪)이라, 한 점의 불티도 능히 큰 숲을 태운다"고 했다.국민에게 고통(苦痛)을 주고 싶은 정당이나 정치인이 있을 리 만무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선한 얼굴로 취임사에서 언급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는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였을 것이다. 코로나 대재앙 속에서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지금까지 국민에게 행복, 고통 중 무엇을 더 많이 줬나란 명제(命題)를 떠올렸다. 국민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행복'을 누리고 있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고통'을 당하고 있나.문 대통령과 집권 세력이 나름 노력하고 있고 일부 성과를 거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들을 보면 고통을 느끼는 국민이 갈수록 늘었고 그 강도가 세졌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로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인이 먼저 고통의 구렁텅이로 굴러떨어졌다. 탈원전으로 직장·미래를 잃어 고통을 당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조국 사태와 검찰 탄압으로 국민 대다수가 평등, 공정, 정의가 시궁창에 처박히는 현실에 고통을 겪었다.코로나 사태는 국민 고통지수를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신종 플루, 메르스 때도 이렇게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마스크 하나 구하려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하고, 경제 활동 마비로 생사기로에 처한 참담한 현실에 국민 고통은 하늘에 닿고 있다. "대한민국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나라인가"란 자괴감에 국민은 더욱 고통스럽다.국민을 더 극심한 고통으로 밀어 넣는 것은 정권의 뻔뻔함이다. 반성은 하지 않고 우기기·덮어씌우기·자랑하기 일색이다. 국민 고통은 외면한 채 총선 승리와 정권 연장에만 목을 맬 뿐이다. '국민이 불쌍하다'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2020-03-12 06:30:00

[관풍루] 코로나19로 한국인 입국 금지·격리 등 입국절차 강화한 나라 11일 현재 116개국으로 증가.

○…코로나19로 한국인 입국 금지·격리 등 입국절차 강화한 나라 11일 현재 116개국으로 증가. 외교부, '방역 능력없는 투박한' 국가가 이리 많을 줄이야!○…검찰, 코로나19 사태로 부당 이익 노린 업체 압수수색·강제 수사 착수. 도둑 고양이, 우린 동물이라 주인 가게 생선도 훔치는데 너희 인간도 돈 앞에는 별 수 없구먼.○…권영진 대구시장, 언론의 신천지 관련설 해명 질문에 "황망하고 자괴감 느낀다" 토로. 세균에도 숙주(宿主)가 필요하듯 유언비어도 '못된' 언론을 숙주 삼으니 어쩌겠소.

2020-03-12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누굴 위한 공천(貢薦)인가

"수양대군(세조)은…역적이고…인면수심이다…박팽년 등 육신(六臣)의 가족을 모두 죽였다…박팽년 집의 유모가 유아를 숨겨…그 후손이 대구군 계동에 산다…내가 경상북도 관찰사 재임 때에 박팽년 후손 박해령(朴海齡)을 칠곡군수로 채용…옛 일을 추모 슬퍼하얏다."친일파 박중양의 일기 '술회' 속의 내용이다. 충신의 후손을 챙긴 일은 좋으나 박해령은 마침내 박중양처럼 친일파로 대구에 오점을 남겼다. 대구를 더럽힌 인물이 어디 이들 뿐이랴. 다만 그들은 한국을 '영원히, 완전히' 삼킬 일제의 도구였다.특히 일제는 한국인 재산 증식을 막았고, 교육 기회를 뺏고 말과 글도 앗았다. 대신 친일파, 밀정, 앞잡이를 길렀다. 한국인이 한국인을 견제, 감시, 누르는데 쓸 목적에서다. 결국 한국이 다시 못 일어나게 하는 데는 사람의 싹을 자름이 최고였다.이런 현상은 지금도 여전하다. 미래통합당의 4월 총선 밑 대구경북의 공천 결과도 그렇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영남의 남쪽 사람을 앞세워 영남 북쪽 사람의 싹을 잘라 북쪽 앞날을 막고자 하니 말이다. 그러니 흔히 부정적 뜻의 접두사 '개'자를 붙여도 그럴 만하다.물론 이런 막장 공천 칼춤은 처음이 아니다. 앞선 사례도 있다. 권력자의 친위대, 박수부대, 거수용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내리꽂아 '작대기 선거' 소리도 나온 까닭이다. 특정 정파에 몰표였으니 경쟁력 갖춘 지도자도, 미래도 없었고 대구경북은 늘 주머니 속 공깃돌 신세였다.그런 속에 혜택을 누린 인물이 한둘인가. 그러나 그들 중 대구경북이 온갖 욕을 다 먹어도 "내 고향은 그런 곳이 아니다"며 온몸으로 나선 이 있었던가. 대구경북이 초토화되는 코로나19에도 공관위 주변만 맴돌았지 전국을 돌며 "밉더라도 내 고향을 도와달라"고 누가 그랬던가.이번 짓거리에 '공정 경쟁'을 외치며 이 정부와는 달라야 한다고 결기를 보인 적이 있는가. 그저 표정 관리이고, 운명을 남의 손아귀에 떠밀었으니 주는 대로 먹을 만하다. 마침 칼춤을 춘 위원장도 경상도 말로 '구캐'(진흙) 같은 데서 논 탓에 대구경북의 인물 생리를 잘 아니 말랑하게 볼 수밖에. 당 대표에게 조공처럼 바치는 공천(貢薦) 작태에도 몰표면 4년 뒤 공천 모습은 이미 본 셈이다. 떠나지 못하는 이들이 가엾다.

2020-03-11 06:30:00

[관풍루] 북한에서 국경경비대 군인 180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고 한 북한전문 인터넷매체가 보도.

○…"지난해 3만7천명 미국인 독감으로 숨졌지만 경제 계속됐다"는 트럼프 트위터글 논란. 자국민 안전보다 증시 폭락이 더 걱정인 대통령 때문에 열불 터질 미국시민 많겠군.○…코로나19 감염병에 도전한다며 프랑스에서 3천500명의 시민이 스머프 분장을 한 채 서로 부대끼며 축제판 벌여. 보는 사람마저 퍼렇게 질리게 만드는 '겁 상실'의 현장.○…북한에서 국경경비대 군인 180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고 한 북한전문 인터넷매체가 보도. 독일·프랑스·스위스가 북한내 공관 임시폐쇄했다는데 혹시 이 때문?

2020-03-11 06:30:00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각과 전망] 김형오 공관위의 오만과 독선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최근 단행한 대구경북(TK) 총선 후보 공천을 놓고 유권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지역민들이 이해하기도, 수용하기도 어려운 공천 결과가 적지 않아서다.TK 다수 시도민들은 우파 정당의 혁신 공천,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데 어느 지역보다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시도민들은 지역에서부터 참신하고 유능한 새 인물을 대거 수혈,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설 수 있는 역동적인 거대 야당의 모습을 기대했다.그러나 김형오 공관위의 TK 공천은 원칙도, 철학도, 지역에 대한 심모원려(深謀遠慮, 깊은 꾀와 먼 장래에 대한 생각)도 없었다. 김형오 공관위 위원장과 이석연 부위원장이 주도하는 미래통합당 TK 공천의 현주소는 한마디로 돌려막기, 측근 챙기기, 밀실 공천 등 온갖 구태를 다 보여줬다.이 때문에 지역에서 활동하며 열심히 표밭갈이를 해 온 TK 총선 후보들과 유권자들은 "우리가 언제까지 우파 거대 야당의 볼모로 살아야 하는가"라며 분개하고 있다.대구 달서갑을 보자. 이곳엔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두아 변호사가 단수 추천됐다. 이 변호사는 출마지역에 사무실도 없고, 명함 한 장 돌리지 않았다. 낙하산 공천의 전형이다. 이곳 유권자들은 '듣보잡'을 맞닥뜨린 심정이다.이 변호사는 당초 달서병에 공천 신청을 했는데 돌려막기로 달서갑에 이식됐다. 이 변호사는 한때 이석연 부위원장과 같은 법무법인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나라당 소속으로 제18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내며 같이 의정활동을 한 김형오 위원장과도 인연이 깊다.역대 총선에서 여야 어느 당을 막론하고 비례대표 출신 의원들은 대부분 지역구 공천을 주지 않거나 주더라도 험지에 내보내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그런데도 이 변호사는 우파의 양지로 통하는 TK 달서갑에 공천을 받았다. 이러니 김형오‧이석연의 사천(私薦)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대구 북갑 유권자들도 반발하고 있다. 이곳에서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은 후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적극 지지한 인사다. 이 후보는 서울에서 시민사회 활동을 하다 낙점됐다. 당과 지역에 대한 공헌과 헌신은 찾아보기 어렵다.미래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연동형 비례투표제를 저지하기 위해 의원직을 걸고 투쟁했다. 국민들 또한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선거제도로 민의가 왜곡될까 봐 가슴 졸였다.당과 우파의 절대적 방침과 배치되는 연동형 비례투표제를 찬성한 사람이 공천을 받은 것은 당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수성구 공천도 어이가 없다. 수성을 후보를 수성갑으로 보내고 수성갑에서 맹렬히 뛰던 후보를 수성을로 보내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 이 후보는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재심을 청구하는 등 반발했다. 이는 마치 대입 원서도 안 냈는데 입학시험을 강제로 치르게 하는 꼴이다. 민심을 거스르는 황당한 막장 공천이다.공관위의 무리수는 이것만이 아니다. 경북 북부권을 확 바꾸는 선거구 획정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급하게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가 결국 재공모하는 촌극을 벌였다.물갈이와 낙하산 공천을 하더라도 예전에는 지역의 여론을 살피며 수위를 조절했다. 이번에는 예비후보 등록조차 않고 사무실마저 지역구에 안 낸 인사들을 여럿 내리꽂았다.이러다가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심판하려 한 TK민들이 먼저 사심(私心) 어린 사천을 한 거대 야당의 막장 공천을 심판하려는 쪽으로 마음이 변하지 않을까 두렵다. TK민들은 서울에서 주말 출장을 내려오는 국회의원은 원치 않는다.

2020-03-10 18:21:23

경북부 전병용 기자

[취재현장] '코로나19'…근무중 골프친 공무원

경북 구미 지역에서는 지난주 코로나19만큼 화제가 됐던 것이 구미시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골프를 쳤다는 것이다.구미시는 2018년까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실시한 전국 시·도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만년 꼴찌'의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지난해 반짝 종합청렴도 3등급으로 올라가기는 했지만, 모럴 해저드(moral hazard·도덕적 해이)는 여전한 것 같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이 있듯이, 구미시는 1천700여 공직자의 크고 작은 일탈 행위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구미시청 청소차 운전기사인 A(59·7급) 씨는 지난달 26일(수요일) 낮 12시 30분부터 상주 시내 모 골프장에서 골프를 쳐 물의를 빚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비상사태 속에서 벌어진 일이다.이처럼 사태가 일파만파(一波萬波)로 퍼지자 구미시는 공직 기강 해이를 잡을 수 있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근무시간에 골프를 친 공무원 비리와 관련해 상급자들도 문책하기로 했다. 구미시는 "근무시간 중 골프로 물의를 일으킨 해당 공무원의 비위 행위에 사실관계 조사 후 중징계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며 "공무원 복무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까지 물어 상급자들도 반드시 연대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게다가 장세용 구미시장은 지난달 19일 시민단체로부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자유대한민국수호대와 경북애국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장 시장이 김택호 구미시의원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면서 "김 시의원과 장 시장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누구 하나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쉬쉬하고 있어 정의 구현 차원에서 고발하게 됐다"고 했다.또 지난해 한 간부 공무원은 밤 늦은 시간 차 안에서 30대 여성과 낯 뜨거운 애정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체포돼 직위해제됐다. 이에 앞서 구미시 간부 공무원 등 6명이 지역 내 골재선별파쇄장 인허가와 관련해 무더기로 구미시 징계위원회로부터 훈계·견책·감봉 등 징계를 받았다.지난해 초에는 구미시 토지정보과 직원이 국토교통부의 개발부담금 징수 위임 수수료 등을 사적으로 사용하다 감사원에 적발돼 파면당했다. 그는 2011년부터 4년간 3천만원가량을 인출해 개인 채무를 변제하거나 유흥비 등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구미시는 민선 7기 출범 이후 투명하고 깨끗한 청렴 구미 실현을 위한 반부패·청렴 정책을 시정의 핵심 가치로 정했다.구미시는 투명한 행정을 하기 위해 자율적 내부 통제 시스템 운영, 청렴 특별 교육, 청렴 상시 학습, 공직자 부조리 신고센터 운영, 내부고발 시스템 운영, 청렴 관련 SMS 문자 발송 및 홍보물 제작 배포 등 자구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또한 행정의 투명성 제고 및 부패 유발 요인 제거를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공사·용역·보조금·인허가 민원 등 부패 취약 분야에 대한 '청렴 해피콜 운영'으로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가뜩이나 구미 사회 전반에 대한 외부 시선이 마뜩잖고, 청렴도마저 꼴찌에 허덕이는 마당에 직원들의 일탈 행위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미의 옛 명성에 걸맞은 품격을 갖출 수 있겠는가.클린(clean) 구미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부터 반부패·청렴 정책을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할 때이다.

2020-03-10 11:06:24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대구 품격의 딜레마

전염병 공포가 뒤덮고 있는 대구는 황량하지만 혼란스럽지 않다. 아비규환을 예상하며 찾아온 외신 기자의 눈에 비친 대구는 절제된 모습이었다. 지레 겁을 먹고 들른 외지인의 시야에 들어온 대구는 동면하듯 조용히 숨 쉬는 도시였다. 눈에 띄는 일탈도 없고 타인에 대한 민폐도 없다. 일상이 정지된 듯, 휴업 상태인 듯하지만 모든 게 평소의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줄서기는 있어도 사재기는 없었다. 이기적인 불평과 불만보다는 이웃에 대한 배려와 위로가 많다. 전염병 대란 속에서도 의연한 대구를 들여다보고 바깥 사람들은 '대구의 품격'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구 사람들은 그런 평가에 관심도 없다. 그냥 하루하루 은인자중하며 살아갈 뿐이다. 옛 선비들은 경상도인의 이런 인품과 기개를 두고 태산교악(泰山喬嶽)이라 표현하기도 했다.대구는 일제의 경제 침탈에 맞서 국채보상운동의 첫 횃불을 들어올린 곳이다. 반세기에 걸친 항일투쟁에서 가장 격정적으로 저항하고 가장 오랫동안 항거하며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곳이 대구경북이다. 1950년대 고립무원의 분지에서 낙동강 전선을 온몸으로 사수하며, 전쟁이 헤집어 놓은 폐허의 언저리에서도 수많은 피란민들을 껴안았다. 전란의 여파와 가난의 질곡 속에서도 낭만과 인정을 저버리지 않았다. 2·28민주운동의 산실이요, 한국 경제 성장의 전진기지였다.그런 대구가 지금 홍역을 앓고 있다. 미증유의 전염병에 쓰러지고 악랄한 중상모략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 코로나' '대구 봉쇄' '대구 신천지' '대구 사태' '투표 업보' '미통당 손절' 등등 방역 실패보다 더 쓰라린 염장 지르기가 횡행하고 있다. 전염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경북 사람들에게 폄하와 왜곡, 비하와 모욕의 망언과 망발을 서슴지 않으며 상처 난 가슴을 다시 뒤집는 그들은 누구인가.울분을 드러낼 수도 없다. 속울음만 삼킬 수도 없다. 품격이란 단어에 갇혀 있자니 속에 천불이 난다. 품격이 흩트러지면 기다렸다는 듯이 온갖 마타도어가 더 난무할 것이다. 총선을 앞둔 정치적인 선택마저 딜레마이다. 오만하고 무능한 정권이 초래한 전염병 대란과 정신적 환란을 스스로 위무하고 채찍질하며 유장하게 넘어갈 수밖에 없다.

2020-03-10 06:30:00

[관풍루] 이해찬 대표, 민주당 비공개 회의에서 "1당 뺏기면 안 된다"며 여당 단독 비례정당 창당에 올인.

○…이해찬 대표, 민주당 비공개 회의에서 "1당 뺏기면 안 된다"며 여당 단독 비례정당 창당에 올인. 앞에서는 '가짜 정당' 만든다며 미래통합당 맹비난하고는 뒤로 호박씨 깐 셈.○…미래통합당 대구경북 지역구 총선 후보 공천 놓고 '막장공천' 비난 쏟아져. 낙하산에 사천(私薦), 돌려막기까지 수법은 다양한데 결국 엉뚱한 입에 떠먹여주는 공천될 판.○…금융감독원, '마스크 무료' 문자나 이메일 통한 금융사기 주의하라고 당부. 어려운 때에 매점매석하거나 사기쳐서 돈 벌려는 '버러지들' 바로 적발해 영구 격리.

2020-03-10 06:30:00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 3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마스크 공적판매 수급상황 및 마스크사용 권고사항 개정'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풍] 코로나 재앙은 문 정권이 초래한 '정치적 현상'

'통화주의' 이론의 창시자 밀턴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든 화폐적 현상"이라고 했다. 인플레이션은 금융 당국이 돈을 마구 찍어낸 결과라는 얘기다. 여기서 인플레이션이란 국민 경제를 파탄 내는 초(超)인플레이션을 말한다. 그런 점에서 '화폐적 현상'은 정치 행위이다. 정치의 개입 없는 순수한 경제적 판단에서는 '화폐적 현상'은 나올 수 없다.그래서 영국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이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을 예로 들며 "초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든 정치적 현상"이라고 했다. "한 나라의 정치와 경제가 근본적으로 오작동하지 않는 한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금융의 지배')전염병 확산도 그렇다. 정치의 오작동에 의한 '정치적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한 코로나 국내 감염 확산만큼 이를 잘 입증하는 것도 없다. 사태가 위급해지기 전부터 감염원인 중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지만. 문재인 정권은 귀를 닫았다. 도리어 중국인 입국을 금지한 미국에 대고 "정치적으로 끌고 간다"며 "우리는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실효적으로 한다"고 큰소리쳤다.'실효적'으로 한 결과는 참담하다. 우한 코로나 감염 사태는 이제 통제 불능에 이르렀다. '이제 감염되면 치료도 못 받고 꼼짝없이 죽게 생겼다'는 소리가 나오는 지경이다. 확진자 급증으로 병실이 부족해지면서 자가 격리 중 사망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으니 당연하다. 중국 시진핑의 방한이 무산될까 봐 '중국의 어려움'을 '우리의 어려움'으로 껴안은 '정치' 그것도 '참 나쁜 정치'의 귀결이다. 껴안을 게 따로 있지 전염병을 왜 끌어안나.이런 비판을 모면하려고 문 정권은 갖은 요설(妖說)을 쏟아낸다. 세계보건기구(WHO) 핑계를 대며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더니 마스크 대란이 닥치자 "면 마스크도, 일회용 마스크도 재활용이 된다"며 WHO와 반대로 갔고, 이제는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며 아예 WHO를 뭉개버린다. 또 "국내 감염 확산은 중국인이 아니라 중국에서 들어오는 한국인 때문"이라고 했으며, "확진자 급증은 역설적으로 우리 국가 체계가 잘 작동하기 때문"이고, 세계 각국의 한국인 입국 제한·금지를 "방역 능력이 없는 국가의 투박한 조치"라고 한다.모두 과학적 판단이 아닌 '정치행위'이다. WHO 권고의 선택적 수용부터 그렇다. 모두 상황 논리일 뿐이다. 국내 감염 확산의 주범으로 중국에서 들어오는 한국인을 지목한 것도 마찬가지다. 그 어떤 역학적·통계적 근거도 없다. 확진자 급증과 국가 체계 작동의 상관관계도 그렇다. 감염 확산은 국가 방역체계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그 반대가 될 수 없다.한국인 입국 금지·제한도 마찬가지다. '투박한 조치'가 아니라 '현명한 조치'다. 애초에 문제의 근원을 틀어막으면 문제가 생길 일도, 커질 일도 없다. 그런 점에서 문 정권은 '투박한 조치'를 욕할 게 아니라 본받아야 한다. "방역 능력이 없다"는 외교적으로 투박하기 짝이 없는 발언 역시 어떤 근거도 없다.일본의 한국인 입국 금지에 기다렸다는 듯 문 정권이 맞대응한 것도 동일한 궤도 비행이다. 일본의 "불투명하고 소극적인 방역"을 이유로 들었는데 그런 이유라면 '방역 능력이 없어 투박한 조치'를 취한 세계 120여 개국 전부에 즉각 맞대응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문 정권의 신속한 맞대응은 일본의 조치가 불러일으킬지도 모를 반일 감정에 기대 자신의 무능에 쏟아지는 비판을 일본으로 돌리려는 '정치적 계산'이란 의심은 '합리적'이다.

2020-03-10 06:30:00

[관풍루] 통합당 공천관리위, 대구경북 총선 출마 후보자에 입맛 맞는 서울 활동가 여럿 찍어 발표.

○…통합당 공천관리위, 대구경북 총선 출마 후보자에 입맛 맞는 서울 활동가 여럿 찍어 발표. 타지 사람, 매번 그리 당하고도 찍소리 않고 몰표 주는 이들은 대체 어느 나라 사람인고.○…코로나19로 한국발 입국자 14일 격리·무비자 입국 중단 규제 강화한 일본에 강경화 장관 비판. 외국인, 한국 정부, 코로나로 울고 싶을 텐데 또 '죽창가'쯤 나올 법하네!○…정세균 총리, 8일 썼던 면 마스크 벗고 회의 열며 면 마스크 적극 착용 권장. 국민, 관료는 면 마스크 쓰든 벗든 코로나 걸리면 입원 병원도 많지만 갈 곳 없는 우린 우짜라고요?

2020-03-09 06:30:00

김병구 편집국 부국장

[매일칼럼] 우리가 영웅이다

#친구 L이 저녁 약속을 못 지키겠다고 했다. 전화기 너머로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며칠간 좀 바쁘다고 했다. L은 작사 작곡까지 겸해 기타를 치면서 아이들에게 동요를 가르친다. '코로나 사태로 일거리도 없을 텐데, 뭘 그리 바쁠까'라고 생각했다. 혹 바이러스 감염이 겁나 만남을 꺼리는 건 아닌지 살짝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나중에 알고 보니 그때 중구 동산동에서 한복 짓는 부인과 마스크를 만들고 있었다. 부인이 재봉틀 바느질로 모양을 내면 L이 귀 줄을 붙였다. 재료는 서문시장에서 사온 알록달록한 천과 유기농 면이었다. 밤낮으로 꼬박 3일을 매달렸다고 한다. L은 "마스크 살 돈도, 구할 방법도 없는 쪽방촌 노인들과 어린이집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잘 아는 K법무사의 전화를 받았다. 숙박업 하는 지인이 방을 좀 내주고 싶어 하는데, 관공서와 연결해 줄 수 있느냐고 했다. 뭔 말인지 헛갈렸다. 한참 설명을 듣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지인은 코로나로 힘겨운 의료진에게 '내가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깊이 고민했다고 했다. 처음엔 마스크를 대량 구입해 전하려다 여의치 않자 결국 자신이 운영하는 숙소를 제공하기로 한 것. 마침 숙소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과 경북대병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대구역 곁에 있었다.지인은 이후 타지에서 대구 지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의료진들을 위해 숙소 한 동을 통째로 내놓았다고 K법무사가 전했다.#자활을 준비하는 노숙인과 쪽방 주민 7, 8명이 2년 전 만든 모임 '나눔과 베풂'. 이들은 요즘 대구역과 동대구역, 도시철 반월당역을 누빈다. 회원들이 준비한 도시락, 후원받은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들고서.이들은 방역은커녕 무료급식소 끼니조차 끊긴 노숙자들에게 코로나를 이겨낼 나눔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우리 주변엔 이처럼 '작은 전사(戰士)'들이 움직이고 있다.의료 현장에는 방호복 대신 비닐로 몸을 감싼 '의병'(醫兵)들까지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컵라면과 김밥으로 허기를 채우고 이마와 어깨, 발이 쑤시고 상처가 나도 완치 퇴원자가 나올 때면 미소를 머금기도 한다. 가쁜 숨과 구슬땀, 쪽잠으로 심신을 달래면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고 있다.지원군들도 대구경북을 외롭지 않게 하고 있다."진료 의사가 부족하다"는 대구시의사회장의 간절한 호소에 약 300명이 응답했고, 사관학교를 갓 졸업한 간호장교 75명이 대구로 왔다. 환자 이송에 손이 달리자, 강릉·익산·용인의 구급 전사들도 동참했다. 심지어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부모님 몰래 한걸음에 달려온 전사도 있다.달빛동맹 광주의 남구의사회장은 직접 동산병원으로 달려왔고, 광주시와 광주은행, 광주경실련은 물품 등으로 달구벌을 응원했다.코로나 초기 대구에서 마스크 등을 지원받았던 중국 상하이 현지 교민들은 이번엔 대구를 위해 물품 지원과 함께 성금 모금에 나섰다. 40대 핀란드 교민의 마스크까지 바다 건너 도착하는 등 해외 지원군의 응원 행렬도 끊이지 않고 있다.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병상 부족에 허둥거릴 때 천주교대구대교구는 한티 피정의 집을, 대구은행은 칠곡연수원을 선뜻 내놓았다. 정부가 마스크 구입을 위해 우체국과 마트 앞에 시민들을 줄 세울 때 작은 전사들은 미싱을 돌렸다.관(官)은 우왕좌왕했고, 민(民)은 차분했다.의병과 작은 전사들, 지원군으로 대구경북은 외롭지 않다. 이들이 있는 한 코로나를 딛고 봄은 기어코 올 것이다. 이들이 진정한 영웅이다.

2020-03-08 19:24:29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영화 '코로나'

봉준호 감독에게는 유감이 없다는 것을 밝히면서 그의 영화들 제목을 따와 이 나라가 처한 상황을 요약하면 이렇게 되지 싶다. '기생충'보다 못한 취급을 받은 국민, '괴물'이 된 문재인 정권을 보며 '탄핵(살인)의 추억'을 떠올리다.외환 위기를 다룬 영화 '국가부도의 날',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을 다룬 영화 '남산의 부장들'처럼 코로나 대재앙 역시 언젠가 영화로 만들어질지 모를 일이다. 전염병을 다룬 영화로 '컨테이젼' '감기'가 있지만 코로나 사태 와중에 영화보다 더 기가 막히고 참담한 일들이 벌어진 탓에 후일 영화 '코로나'가 개봉될 개연성이 높다.영화 '코로나'가 만들어지면 두 신(scene)은 꼭 들어갈 게 틀림없다. 하나는 대통령과 영부인이 청와대에서 짜파구리 오찬을 하며 파안대소하는 모습과 코로나로 환자가 사망하는 모습이 교차하는 장면이다. 다른 하나는 마스크를 구하려 장사진을 이룬 사람들의 행렬, 그 속에서 분통을 터뜨리는 목소리들을 담은 장면이다.코로나 대재앙을 불러온 지도자들의 어리석고 잘못된 판단, 책임 회피, 사람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언행들도 영화에 담길 것이다.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아 재앙을 불러온 대통령, 국민에게 책임을 떠넘긴 장관, 특정지역 봉쇄를 들먹인 국회의원, 코로나로 절망에 빠진 지역의 자치단체장들을 공격한 '어용' 작가, "너희가 선거를 잘못해서 겪는 것"이라는 '문프' 지지 작가도 영화에 나올 것이다. 집단 감염 사태를 불러온 특정 종교와 그 수장도 빠질 수 없다.하지만 이들은 영화 '코로나'의 조연이나 단역에 불과할 뿐이다. 주인공은 따로 있다.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의사와 간호사, 혼신을 바쳐 일하는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물심양면으로 코로나 극복에 성원을 보낸 사람들, 자발적 자가 격리 등 예방 수칙을 지키며 확산을 막아낸 국민이 주인공이다. '컨테이젼'과 '감기' 두 영화는 치료제 발견을 통한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는다. 지금 우리가 겪는 현실이 괴롭고 참담하지만 두 영화처럼 하루빨리 해피엔딩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2020-03-06 20:07:38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저들보다 모진 그들

"마치 세상의 지옥인 듯하다."(1919년 9월 9일, 매일신보)이상하다. 또 너무나 닮은꼴이다. 괴질(怪疾)의 참혹함이. 100년의 간격을 두고 한국을 뒤덮은, 이름만 다른 두 전염병을 두고 펼쳐지는 모양새의 얄궂은 분위기도 그렇다. 1919년과 1920년에 걸쳐 4만1천220명의 환자 발생에 2만2천654명이 숨진 그때는 쥣(鼠)병 또는 호열자(虎列刺)로도 불린 콜레라였고, 2020년 지금은 환자와 희생자가 계속 생기는 코로나19라는 몹쓸 질병이다.무엇보다 책임 전가다. 1919년 콜레라는 동남아를 거친 중국 쪽, 이듬해는 일본에서 흘러들었다. 그러나 일제는 이를 막지 못한 채 한국인의 비위생적 생활과 습관 등을 탓했다. 게다가 일본인 위주인 상하수도 보급, 방역, 의료 혜택 등 식민정책(일본인 환자 436명, 사망 0명)으로 전염병에 취약한 환경에 노출된 한국인이 사실상 따르기 힘든 청결 유지, 의사 진단 등 대처를 주문했다.특히 일제는 1920년 급히 영화까지 제작, 위생적 생활을 외쳤으나 또 다른 책임 회피와 전가였다. 영화에서 깨끗한 집과 더러운 가정을 비교, 불결한 집의 전염병은 당연함을 보여주며 은연 중 인구 80%의 가난하고 못 배운 한국인의 비위생적 삶의 호열자 피해는 마땅하다는 논리였다. 한국인에게 열등감을 심어주기 딱 알맞은 영화였다. 당시 갓 창간한 동아일보가 비판할 만했다.오늘 나라 꼴을 보자. 제정신인가. 코로나19가 중국발(發)인 데도 대구경북이 진원지처럼 모는 기막힌 현실이. 나라의 전파·확산 방지 실패로 5일 현재 확진 6천88명, 사망 41명에 이르고 대구경북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확진 5천187명과 사망 40명) 발생에 관료, 유시민 전 장관, 홍익표 전 민주당 수석대변인, 공지영 작가 등이 '대구경북=코로나'로 때리기 나선 행태가 말이다.일제는 한국인을 탓했지만 최대 환자·사망자가 나온 황해도·전남도 등 어느 곳을 매도하지 않았다. 지금은 저들보다 더하니 무슨 까닭인가. 착한 국민 성원과 지원, 격려로 겨우 버티며 맞은 봄이지만 대구경북의 봄은 이미 뺏긴 셈이다. 이러니 그들이 중국 우한 코로나19 전염병보다 어찌 더 겁나고 두렵지 않겠는가. 나라 안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이리도 모질게 헤집는 그들은 누구인가. 슬프고도 참담한 봄이다.

2020-03-06 06:30:00

[관풍루] 대구 자가격리 확진자 가족 7명 광주시민 환대 속에 빛고을전남대병원에 이송 입원, 모두 60명 수용.

○…마스크 제조기업 웰킵스, 문경 공장 포장 아르바이트생 비위생적 행위 동영상 관련 사과하고 1만 장 폐기 처분. 한숨 절로 나오는 스무 살 철부지의 '착한 기업 죽이기'.○…대구 자가격리 확진자 가족 7명 광주시민 환대 속에 빛고을전남대병원에 이송 입원, 모두 60명 수용. 생활치료센터 막는 타 지역과는 비교조차 힘든 광주의 품격.○…호주, 한국에는 입국 금지하고 코로나 사망자 한국의 3배에 이르는 이탈리아는 입국 전 검역 강화만. 방역 실패한 정부 덕에 이젠 인종차별까지 당하는 한국인.

2020-03-06 06:30:00

임상준 경북부 차장

[청라언덕] 할배 할매들도 '호상(好喪)'은 없다

태어나 보니 숟가락이 네 개뿐이었다. 할매·할배는 나기 전부터 안 계셨다. 부모와 달랑 형제 하나가 전부였다. 그래서 할매·할배의 내리사랑은 모르고 자랐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행복의 주인공이 돼 드린 적이 없다. 동네 싸움에서도 늘 이기다 막판에 밀렸다. 옆집 철수는 매번 할머니 찬스를 썼다. 들에서 쟁기와 호미질에 바쁜 젊은 부모가 편이 돼 주기엔 너무 멀리 있었다.할매·할배 내리사랑을 못 받아서였을까. 세월이 지나 이들의 영정 앞에 슬퍼하는 친구의 마음을 알지 못했다. 그를 위로했지만 도리어 그는 할매·할배 고리가 없는 날 안타까워했다.대구경북이 코로나19 감염병에 신음하고 있다.지난달 18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보름 만에 5천 명을 넘었다.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도 병실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대기자가 2천여 명에 이른다. 의사 얼굴 한 번 못 보고 자가격리 중에 사망하는 사례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기저질환이 있는 어르신들이 특히 취약하다고 하니, 코로나는 공포 그 자체다.하지만 생각해 보면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게 세간 인식이다.연일 사망자가 발생하지만 모두 고령에다 기저질환을 가진 '원래 환자'였다는 것에 사회가 안도한다. '나이가 많아서, 지병이 있어서 치명적이었어.' 덜 호들갑 떠는 분위기에선 '할매·할배라서 다행'이란 정서마저 엿보인다.세상에 호상(好喪)이 어디 있나. 할매·할배를 이렇게 돌아가시게 해서는 안 된다. 이분들이야 말로 정부의 무능에 의해 유명을 달리하면 안 될 소중한 분들이기 때문이다.코로나에 위태한 할매·할배는 오늘날 대한민국을 일으킨 주역이었다. 조국의 근대화에 이역만리 탄광 가루, 고엽제도 마다하지 않는 '과거의 청년'이었다.정부는 온갖 세금을 걷어 가더니 음압병상부터 마스크에 이르기까지 '방역의 주춧돌' 하나 놓지 않았다. 마스크를 쫓다 보니 정작 절실한 병상 확보에는 소걸음이다. 방역당국조차 고개를 가로젓는데, '신천지 잡으라'고 검찰에 생떼까지 쓴다. 초동 방역 실패에 이어 갈팡질팡하는 방역 행정에 국민들은 하루하루를 보이지 않는 공포와 싸우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서 영면할 권리도 못 갖는 나라는 '이건 나라인가'.다행히 항상 무능한 조정과 정부 뒤에는 똑똑한 백성, 지혜로운 국민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대구경북은 국란 때마다 의병과 학도병으로, 낙동강 전선을 지켜냈다. 지금도 코로나 후유증을 '휴머니즘'으로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다.환자를 돌보다 지쳐 쪽잠에 빠진 간호사의 얼굴에서, 하루 천 리 길을 마다 않는 수송 인력의 물집 잡힌 손에서,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시도민의 미소에서, 희망이 쏘아지고 있다. 대구경북 곳곳에서 쩌렁쩌렁 울리는 '내가 대구경북이다'의 외침에 역병은 이내 수명을 다할 것이다.예로부터 사람이 살아가면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다섯 가지의 복을 오복(五福)이라고 했다. 서경(書經)에 나오는 오복 중 첫 번째는 수(壽)로 천수(天壽)를 다 누리다가 가는 장수의 복을 일컬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일생을 건강하게 살다가 평안하게 생을 마칠 수 있는 고종명(考終命)을 꼽았다. 선조들은 '장수하다 고통 없이 죽는 것'을 가장 큰 복으로 여겼다.정부는 지금이라도 할매·할배의 '고종명'을 지켜드릴 수 있게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하길 바란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의료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통해 모두가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나서달라.기저질환이 있거나 말거나,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모두가 시간에 의해 이별할 권리를 줘야 한다. 이별이 코로나여서는 절대로 안 된다. 역질에서 호상은 있을 수 없다.

2020-03-05 16:43:37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봄은 오는가

노자(老子)는 '대음희성'(大音希聲)이라고 했다. '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봄이 오는 소리는 너무도 위대한데 자연에서 멀어진 우리는 그 소리를 듣지 못한다. 봄의 소리는 정녕 시구나 노랫말에나 나오는 문학적인 표현에 불과한 것인가. 그래도 가만히 귀 기울이면 봄이 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법도 한데, 올봄은 그 같은 치기(稚氣)마저 허락하지 않는다. 이 판국에 무슨 봄 타령인가.가족이 보름째 칩거 생활 중이다. 인근 마트에 물건 사러 가는 것은 물론 아파트 엘리베이터 타는 것조차 두렵다. 낯선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이 못내 께끄름하다. 기침 소리라도 나면 호흡을 멈추고 저만치 비켜서야 한다. 친한 벗들과 막걸리 한잔 나눌 수 없고, 그럴 만한 대폿집도 모두 문을 닫아버렸다. 유학생인 아들은 방학을 맞아 일찌감치 북경(北京)을 잘 벗어났다고 했는데, 이제는 상황이 역전되었다.개학을 하더라도 중국에서 대구 출신을 받아줄지 걱정이 태산이다. 아예 재택근무에 돌입한 채 삼시 세 끼 음식해대느라 손에 물이 마를 겨를이 없는 아내의 남은 관심사는 오로지 마스크 구입이다. 비록 오후 한나절이지만, 마감을 위해 신문사를 오가며 콧바람을 쐬는 내가 어쩌면 집안에서 가장 요주의 인물이다. 드나들 때마다 마스크를 끼고 손을 씻지만 불안감은 숙지지 않는다.출퇴근길 바깥 풍경이 을씨년스럽다. 인적이 드문 썰렁한 거리와 문 닫힌 가게들을 보면 가슴이 황량해진다. 창궐하는 전염병 바이러스와 나날이 늘어나는 확진자들, 방역 현장에서 감염이나 과로로 쓰러지는 의료진과 공무원들, 혹세무민으로 감염 확산을 부추겨온 종교집단, 시종일관 뒷북 정책과 영혼 없는 언행도 모자라 시민들 가슴에 생채기나 덧내는 집권 세력과 그 주변 무리들….이 황망한 시절에 산기슭마다 피어나는 화사한 꽃망울인들 눈에 들어오겠는가. 육십 평생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봄이다. 오늘은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 대구 시민들은 아직도 겨울 속에 갇혀 있다. 이 어두운 터널에도 출구가 있을까. 마스크를 벗을 날이 올까. 다시 봄비가 내리고 서러운 풀빛이 짙어올 것이다. 오는 봄조차 빼앗겼는데 가는 봄은 또 얼마나 느꺼울지….

2020-03-05 06:30:00

[관풍루] 강경화 외교장관, "한국인 입국금지, 방역능력 없는 국가의 투박한 조치"라며 국회에서 발언.

○…전국적인 '마스크 대란'에도 법을 비웃듯 창고에 열흘 넘게 마스크 수백만 장 쟁여 놓은 수도권 59개 유통업체 무더기 적발. 이참에 개같이 벌어 바이러스처럼 야금야금 쓸 모양.○…강경화 외교장관, "한국인 입국 금지, 방역 능력 없는 국가의 투박한 조치"라며 국회에서 발언. '방역 능력 있는 국가의 투박한 외교'가 더 큰 문제인 것 같은데….○…손소독제 부족하자 부산의 한 양조기업이 소주 원료인 '주정'을 소독제로 쓰라며 대구시에 기증. 술잔 채우다 코로나바이러스 막는 첨병이 된 소주의 반전.

2020-03-05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대구광역시 남구청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취약계층 복지전달체계 현황을 보고를 받은 후 조재구 남구청장을 위로하고 있다. 조 구청장은 현황보고 때 눈물을 보였다. 연합뉴스

[데스크칼럼] 대재앙, 우연이 아니다!

"대구에서 왔습니다."순간, 방호복으로 완전 무장한 채 서울○○병원 입구에서 출입자의 체열을 확인하던 직원들이 초긴장 상태에 빠져들었다.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러나 어색함은 역력했다. 대구경북인은 중국 등 해외에서 온 사람들과 똑같은 취급을 받았다. 한쪽 데스크로 불려가 문진표를 작성했고, 진료 예약 기록, 대구에서의 동선 등을 캐물었다. 불쾌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대구경북의 현주소'는 분명했다.이미 지난 3일 대구경북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5천 명을 돌파했다. 이 같은 증가세라면 1만 명 확진자 돌파는 순식간에 닥칠 것이다. 향후 얼마나 더 많은 생목숨들이 죽어나갈지 모른다. 어떤 이들은 현 상황을 천재지변 같은 재앙이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코로나19의 발생에 대한민국은 책임이 없다. 오히려 가혹한 피해자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떻게 진행될지도 모를' 현재의 상황을 '중국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불과 2주 전으로 되돌아가보자. 중국 우한발 코로나19로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하고 하룻밤 사이 34명의 확진자가 늘었을 때,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청와대에 봉준호 감독과 스태프를 초청해 짜파구리 기생충 파티를 열고 파안대소했다. 그 이후 확진자가 1천 명을 넘어서고 매일 국민들이 죽어나갈 때, 문재인 정권이 보인 행태 역시 '기생충 파티의 파안대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정말 그들 눈에는 국민이 개·돼지, 붕어·가재, 파충류로 보이는 것일까?방역의 최전방 사령관이라고 할 수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을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이 '중국에서 온 한국인'이라는 망발을 서슴지 않았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홍익표는 '대구 봉쇄' 발언에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유럽 여행에서 돌아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중국의 한국인 격리 논란과 관련,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전화했다가 "불필요한 인원의 국경 간 이동을 일찌감치 통제하고 감소시키는 것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충고를 들었다. 중국발 입국을 제때 통제하지 않은 한국 정부가 멍청하다는 의미가 아닌가. 이런데도 추미애, 유시민, 공지영 등 친여·친문 성향 인사들의 망언과 망발은 끊이지 않고 있다.코로나19 위기는 전 세계적이다. 그럼 '정상적' 나라들은 어떨까. 대만 첸시쳉 보건장관은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하자 눈물로 대국민 사과를 했고,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확산 못 막는다, 전략을 바꾸자"며 솔직히 현 상황을 고백하고 사과함으로써 동요하는 국민을 오히려 안심시켰다. 정확한 정보 전달, 솔직한 한계 인정, 구체적인 계획 제시, 명확한 행동 수칙, 공감과 격려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셈이다.어쩌면 코로나19 위기를 대한민국의 대재앙으로 만들어가는 원흉은 문재인 정권의 리더십 부재이다. 코로나19가 대재앙을 몰고 온 것이 아니라, 리더십 부재와 무능이 코로나19 위기를 대재앙으로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대한민국호는 조만간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을 것이라는 공포가 엄습한다. 세월호의 참상이 오버랩된다.중국 우한발 코로나19가 수습된다 하더라도, 그동안 현 정권이 외교·안보·경제·사회 각 분야에 뿌려 놓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치명적 바이러스가 잠복기를 끝내고 또 어떤 대역병을 불러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리더십을 복구하지 못한다면, 일상은 위기로, 위기는 대재앙으로 번지는 악순환을 피할 길은 없어 보인다. 무섭고 두렵다!

2020-03-04 14:02:53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대통령의 '희망고문'

영화 '타짜'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화투판에서 사람 바보로 만드는 게 뭔지 아세요? 바로 희망. 그 안에 인생이 있죠. 일장춘몽." 지금은 계속 잃고 있지만 '다음 판에는 꼭 터질 거야'라는 '희망 고문'의 심리를 표현한 대사다. '희망 고문'은 한때는 가수 겸 기획자 박진영이 1999년 수필집 '미안해'에 처음 쓴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원조는 19세기 프랑스 작가 빌리에 드 릴아당의 단편소설 '희망이란 이름의 고문'이다.고리대금업을 했다는 혐의로 감옥에 갇힌 유대교 랍비가 탈출구를 찾아내고 마침내 탈옥에 성공했으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는 듯 종교재판소 소장에게 잡히고 만다는 내용이다. 그 순간을 릴아당은 이렇게 묘사한다. "이 운명적인 저녁의 매 순간이 다 예정된 고문이었다. '희망이란 이름의 고문'."희망 고문은 사람을 절망에 빠뜨리는 것은 물론 죽음으로 이끌기도 한다. 베트남 전쟁 때 포로가 돼 8년간 포로수용소에 갇혀 있었으나 끝내 살아남은 미군 장교 제임스 스톡데일의 경험은 이를 잘 말해준다.포로수용소 동료 중 쉽게 풀려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면서도 꼭 살아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다진 사람은 살아남은 반면 '크리스마스 때는 풀려날 거야' '이번 부활절에는 풀려날 거야' '추수감사절에는 꼭 그럴 거야'라며 근거 없는 희망에 매달린 사람이 가장 먼저 죽었다는 것이다. '현실을 외면하고 막연한 희망에만 기대를 걸었다가 더 큰 실패를 초래한다'는 의미의 '스톡데일 패러독스'라는 말의 유래다.우한 코로나 국내 확산이 통제 불능 상황인 데도 문재인 대통령의 대(對)국민 희망 고문은 멈출 줄 모른다. 문 대통령은 2일 국군대전병원을 방문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에 비하면 투명하게 모든 정보가 국민에게 공개되고 있는 것은 좋아진 점"이라며 "감염병 대응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했다.행간을 읽자면 그 의미는 '우한 코로나는 곧 잡힐 것'쯤 될 듯하다. 논리적으로 그렇다. 굉장히 높아진 전염병 대응 수준의 논리적 귀결은 우한 코로나 퇴치일 것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는 지난달 13일 발언과 다르지 않다. 국민은 우한 코로나에 시달리고 대통령의 희망 고문에도 시달리고 있다.

2020-03-04 06:30:00

조두진 편집국 부국장

[시각과 전망]우리는 패하지 않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대구경북은 물론이고 나라 전체가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대단히 안정적이고 체계적일 것이라고 믿었던 우리나라 방역시스템은 코로나19에 민낯을 드러냈다. 열이 펄펄 끓고 호흡이 어려워도 사흘을 기다려야 겨우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검사기관과 의료 인력이 부족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병상 부족으로 병원 치료 한 번 받지 못한 채, 집에서 입원을 기다리다가 사망하는 일도 발생했다.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가 넘는 국가에서 시민들이 방역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모든 일상을 뒤로한 채 이른 아침부터 수백m에 달하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그렇게 기다리고도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해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다.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나라에서 방역용 마스크 하나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병상이 없어 환자가 집에서 죽어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취약한 방역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동시에 빛나는 시민의식을 보여준 사태이기도 하다.상황이 우려를 넘어 위험한 지경에 이르자 정부의 초기 대처에 반감을 품었던 시민들도 "이 상황에서 정부를 탓하고 신천지교회를 욕하고, 누군가를 원망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며 스스로 조심하고, 격리하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대구시의사회(회장 이성구)는 '코로나19로부터 대구를 구하자'며 "존경하는 의사 선생님들! 지금 바로 선별진료소로, 대구의료원으로, 격리병원으로, 응급실로 와주십시오. 이 위기에 단 한 푼의 대가, 한마디의 칭찬도 바라지 말고 피와 땀과 눈물로 시민들을 구합시다"라고 호소했다. 이 호소에 대구경북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수백 명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대구로 달려와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시민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에서 병원으로 달려온 의료진, 대구시민들, 대구경북의 모든 공직자들, 나아가 멀리 광주시민들까지 작금의 환란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발 벗고 나섰다. 우리 공동체를 돕기 위한 기업과 착한 건물주, 시민들의 동참이 줄을 잇고 있다.일부 언론이 대구시내 매장의 특정 시간대, 특정 매대를 촬영해 '싹쓸이'라고 보도했지만, 대구 어디에서도 싹쓸이는 없었다. 시민들이 불안한 마음에 생활용품을 조금씩 더 사들인 것은 맞지만 뒤에 올 시민이 빈손으로 돌아서도록 하지는 않았다. 이 미증유의 환란 속에서도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생활 규칙을 지켰고,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상황이 이 지경이 된 원인을 원망하고 비난하자면 대상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적어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는 누구를 원망하지도 비난하지도 말자. 이 난국을 헤쳐나가는 데 우리 모두 힘을 보태고, 서로를 격려하자. 그것이 스스로 돕는 길이고, 가족과 공동체를 지키는 일이다.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지 알 수 없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세상을 떠날지 모른다. 우리 도시가 봄빛으로 물들어도 코로나19 사태는 가라앉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 훨씬 큰 고통을 안길지도 모른다.그럼에도 우리는 패하지 않을 것이다. 견디기 힘든 것을 견디고 해내기 힘든 일을 해내며,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하나씩 하나씩 수행하는 동안 코로나19는 물러갈 것이다. 만나서 악수하고 미소 지을 청정한 새날은 반드시 온다.

2020-03-03 17:42:51

질병관리본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6명으로부터 얻은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아직 변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이렇게 분석한 유전자의 고해상 전자현미경 사진도 공개했다. 연합뉴스

[세풍] 코로나19 포비아

인류의 목숨을 가장 많이 앗아간 위협은 세균과 바이러스다. 중세 유럽 등지를 휩쓴 흑사병으로 최소 7천5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유라시아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16세기 신대륙에 도착한 백인 보균자들에 의해 퍼진 천연두, 장티푸스 등으로 인해 중·남미 원주민은 인구의 90%를 잃었다. 1919년 세계를 강타한 스페인 독감도 5천만~1억 명의 희생자를 냈다. 당시 1차 세계대전 전사자 4천만 명을 넘어서는 수치다.근대화 이후 의학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인류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시작했다. 각각 200만, 100만 명 사망자를 낸 아시아 독감(1957년)과 홍콩 독감(1968년)이 있었지만 흑사병이나 천연두, 스페인 독감처럼 단기간에 파괴적 재앙을 일으킨 바이러스는 없었다. 천연두의 경우 1960년대까지만 해도 매년 수백만 명씩의 희생자를 낸 무서운 전염병이었으나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1980년 공식 박멸이 선언됐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인류가 처음 거둔 완벽한 승리였다.하지만 신종 바이러스의 등장은 매번 인류를 긴장시킨다. 새로운 염기서열로 무장하고 수시로 변이를 일으키는 신종 바이러스들은 면역력 준비가 안 된 인류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지금 인류는 코로나19라는 신종 바이러스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사실 치사율 면에서 코로나19는 '온건파'(?) 바이러스다.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의 치사율은 0.5% 수준이다. 치사율이 사스(SARS·10%), 메르스(MERS·20%), 조류독감(H5N1·60%), 자이르 에볼라 바이러스(80~90%)보다 매우 낮다.치사율은 낮지만 코로나19 공포감은 여느 바이러스보다 크게 다가온다. 코로나19를 가볍게 여겨서 안 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이 바이러스가 가진 '낮은 치사율' 특성 때문이다. 대개 치사율이 낮은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높다. 코로나19가 딱 그 격이다. 감염자가 많이 발생함으로써 사망자 수도 많아질 수밖에 없는 역학구조다. 사스와 메르스가 세계적으로 각각 1천 명 미만의 희생자를 낸 반면, 치사율이 낮은 코로나19는 대유행 초입 단계인 데도 벌써 3천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 신종 감염병의 위험에 세계 각국이 총력을 다해 대처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코로나19는 인류가 지금껏 상대하지 못했던 까다로운 바이러스 종이다. 게다가 인류는 이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나 부족하다.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코로나19 포비아(공포증)가 지속될 것 같다. 미국의 호러작가 하워드 러브크래프트는 "가장 강력한 공포는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라고 했다. 코로나19 공포가 그렇다. 인류는 결국 코로나19를 이겨내겠지만 문제는 경제다. 미지의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감으로 사람들이 너나없이 '사회적 거리' 유지에 나서면서 사회 시스템이 거의 멈춰 섰다. 코로나19 피해는 소상공인, 사회취약계층, 기저질환자, 노약자들에게 더 많이 가고 있다.과잉스럽다싶을 정도로 철저히 대응하되 지나친 포비아로부터 이제 벗어날 때가 됐다. "코로나19의 세계 대유행은 막을 수 없으며 이 바이러스가 늘 우리 곁에 남아서 폐렴을 일으키는 또 하나의 고유종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고는 새겨들을 만하다. 일단은 이번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하는 게 급선무이다. 아울러 우리는 다음에 올지 모를 더 높은 치사율과 전파력의 바이러스에 대한 국가사회적 대응력을 길러 놓아야 한다.

2020-03-03 06:30:00

[관풍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무증상 중국인 유학생 코로나 확진에도 중국 유학생 전수 조사는 "실효성 없다"고 거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대구 신천지 교인 코로나19 양성률 62%에 타 지역 1.7%라고 발표. 대구사람, 이런 '신천지'(新天地)는 이만희 총회장 혼자 실컷 누리고 당장 걷어치우소!○…시민단체,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가장 큰 원인은 한국인' 발언한 복지부 장관 등 3명 고발. 국민, "걱정 말아요, 우린 '개·돼지'고 대통령께만 잘 보이면 되는 나라니."○…대구경북 출향인, 환자 많은 대구경북의 코로나로 고향 사투리 못 쓰고 눈칫밥 신세. 외국인, 아프리카 등지서 풍토병과 싸우는 선교·봉사자에 감동하는 그 나라 맞나요?

2020-03-03 06:30:00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사회적 거리' 두기

미국 경찰아카데미 범죄심리학 교재에 범행을 자백 받으려면 용의자와 최대한 가까이 앉으라는 내용이 있다. 심문자와 피심문자 사이에 테이블이 놓일 경우 자백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는데 상대에게 편안한 심리 상태를 만들어 자기 방어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통상 사람이 낯선 상대와 대면할 때 유지하는 간격은 1m 20㎝ 안팎이다. 이를 '중간(개인적) 거리'라고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좁은 '밀접 거리' 즉 45㎝ 이내에서 서로의 무릎이 닿을 정도가 되면 용의자는 그만큼 심리적 불안감이 커지고 진실을 말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1959년 저서 '침묵의 언어'에서 '인간의 역사는 타인으로부터 공간을 탈취하고 외부인으로부터 그것을 방어하려는 노력의 기록이다'고 주장했다. 이 가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그는 '근접학'(Proxemics) 이론을 처음 제시했는데 미국 중산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개인 간 거리 의식을 토대로 각 나라·문화권마다 거리 의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관찰해 평균 모델을 제시했다.그는 후속 저서 '숨겨진 차원'(1966년)에서는 사람이 대화할 때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를 4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45㎝ 이내의 아주 가까운 거리를 '친근(밀접) 거리', 45~120㎝ 안팎의 일반적 대화 간격을 '개인적 거리'로 불렀다. 또 회의나 낯선 사람과의 대화 시 유지하는 1.2~4m 간격을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 연설과 강의 등에서의 4m 이상 거리를 '공적 거리'로 분류했다.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정부가 재택근무나 근무시간 유연제, 모임 제한 등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강조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이 코로나19 유행의 중요한 분기점이라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고 부득이 사람을 만나더라도 2m 이상 거리를 둘 것을 당부했다.그제 서로 마주보지 않고 나란히 앉아 식사하는 대구시교육청 구내식당 상황을 담은 보도 사진도 일종의 사회적 거리두기다. 손 씻기·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수칙도 중요하지만 밀접 접촉을 피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나 자발적 격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행동 요령이다.

2020-03-02 19:44:58

김근우 사회부 기자

[취재현장] 우리를 두 번 울리지 마세요

"이러다가 대구가 정말 '한국의 우한'이 되는 거 아냐?"대구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환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지난달 19일, 대구시청 브리핑장에서 동료 기자들과 이런 말을 주고받았다.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한 우스갯소리였지만, 이튿날 폭증한 확진자 수를 듣고서는 더 이상 그런 농담조차 하지 않게 됐다. 대구가 정말로 '한국의 우한'이 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지금 대구 시민 모두는 일상을 잃었다. 아침이면 수백 명씩 늘어나 있는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가 더는 어색하지 않게 됐다. 텅 비어 버린 번화가도, 고작 마스크 몇 장을 사려고 선 긴 줄도 마찬가지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 집 안으로 꽁꽁 숨어 들어간다. 자영업자들은 제로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숨지는 사람보다 사업이 망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는 씁쓸한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렇게 코로나19라는 괴물과의 싸움에 모두가 지쳐 가는 지금, 시민들은 두 번째 울음까지 애써 삼키고 있다. 중국에서 일어났던 우한 시민들에 대한 차별이 대구경북을 대상으로 고스란히 재연되고 있어서다.최근 포털 사이트에는 '대구봉쇄'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중국 우한처럼 대구를 물리적으로 봉쇄해 코로나19 전파를 막자는 이야기였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의 무책임한 한마디에서 시작된 대구봉쇄설은 코로나19와의 싸움으로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놨다. 어느새 그 혐오와 차별은 일상 속으로 침투했다. 대구에 사는 한 화물차 운전기사는 화물 배차 앱에서 '대구 넘버 안 됨'이라는 말을 보고 맥이 풀렸다. 대구 번호판을 단 차량은 배차를 거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매출 부진에 온라인 판매로 활로를 찾아 보려던 대구 수성구 한 음식점 점주도 반품 요청과 함께 날아온 '대구에서 오는 거면 그냥 보내지 마세요'라는 말에 눈물만 삼켜야 했다.코로나19가 만들어낸 TK 혐오를 따라 고질적인 '나쁜 정치 바이러스'도 고개를 들었다. 415 총선 대구 동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김승동 후보는 '문재인 폐렴이 대구 시민 다 죽인다'는 구호를 내걸고 선거운동을 했다. 소설가 공지영은 자신의 SNS에 지난 2018년 지방선거 결과와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이 담긴 지도를 내걸고 '투표의 중요성 후덜덜'이라는 게시물을 썼다.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권영진 대구시장을 향해 "정부 책임론을 띄우려고 코로나를 열심히 막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시청에서 쪽잠을 자며 악착같이 버티고 있는 권 시장과 공무원들에 대한 예의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지금 대구 시민들이 누구보다 바라 마지않는 것은 그저 '평범한 일상'으로의 복귀다.활기찬 거리, 저녁이면 지인들과 편안하게 소주 한잔을 기울일 수 있는 일상. 평범하지만 소중했던 그 하루하루 대신 지금 우리에게는 '지인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자가격리됐다'는 이야기가 일상이 됐다.그 평범한 일상을 위해 대구는 오늘도 서로를 돕고 있다. 누구보다 힘든 시장 상인들과 자영업자들은 남는 재료로 도시락을 만들어 의료진에게 전달하고, 시민들은 부족한 마스크를 나눠 가며 차분히 일상으로 돌아가길 기원한다.일부 정치세력과 누리꾼들에게 부탁한다. 함께 눈물 흘려 주는 일까지는 바라지 않겠다. 다만 우리의 눈에 두 번째 눈물마저 흘리게 하지는 말아 달라.

2020-03-02 12:36:30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고부] 고장난 문 타령, 어쩌나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대구 남산동 도심에 천주교대구대교구 성직자 묘역이 있다. 천주교 순례자 발길이 이어지는 이곳을 드나들 때 입구 출입문 두 벽돌 기둥에 새겨진 'HODIE MIHI', 'CRAS TIBI'라는 낯선 라틴어 글씨의 뜻을 알면 옷깃을 여미곤 한다.낯선 글귀가 새겨진 이곳 문의 안팎은 다른 세계이다. 안과 밖이 이처럼 구분된 쇠문도 있지만 다른 문도 있다. 절집 특유의 일주문(一柱門) 또는 불이문(不二門)이란 문이다. 뜻하는 바처럼 승속(僧俗)이 따로 없고, 하나이다 보니 문짝 역시도 없어 드나듦이 자유롭다.세상은 이런 문으로 가득하다. 특히 세속의 문은 실용적 목적으로 짠 장치다. 오를 수 없는 높은 성벽도 작은 문 하나면 성 안과 밖을 마음껏 드나들 수 있다. 문의 안이냐, 밖이냐에 따라 '나'와 '남'이 되고, 유행가 가사처럼 '님'과 '남'이 되기도 한다. 나라와 나라 사이도 다르지 않다. 국경이란 문이 생긴 까닭이고, 지금껏처럼 앞으로도 그럴 것이리라.지금 중국발 '코로나19' 괴질(怪疾)로, 특히 대구경북은 잇따라 아까운 목숨을 잃는 참담한 현실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문을 한결 연 우리에게 되레 다른 나라는 앞다퉈 문을 걸어 잠그니 '문 타령'은 저절로다. 그 수도 갈수록 늘지만 우리는 요지부동이니 속내를 알 수 없다.1일 현재 20명의 사망자 중 19명이 대구경북에서 나왔다. 지금도 죽음과의 싸움이니 또 나올 헛된 희생자가 두렵다. 이번 괴질로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살기 바란 내일'인 오늘을 사는 우리는 혹 '내일은 나에게'라는 재앙이 닥칠까 두려워 문 타령은 더욱 그럴 만하다.게다가 대구경북에선 쏟아진 환자로 미처 병실을 구하지 못해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바람에 산 목숨까지 잃는 어이없는 일도 벌어졌다. 이런 지경인데 대구경북 환자를 받기는커녕 나라 안의 문은 더 굳게 닫히는, 한 번도 없던 사태마저 겪는 나라 꼴이 그저 암담하다.이러니 3·1절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구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다"는 위로가 공허할 뿐이다. 닫히지 않는 창문을 둔 채 무더운 여름과 찬바람 부는 겨울, 아무리 모기를 잡고 이불을 덮는들 무슨 소용이랴. 고장 난 문부터 제때 고치거나 바꿔야 할 터인데 말이다.

2020-03-02 06:3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 3·1절 축사에서 "지금도 온 국민이 함께하면 코로나 19 극복할 수 있다"고 언급.

○…문재인 대통령, 3·1절 축사에서 "지금도 온 국민이 함께하면 코로나19 극복할 수 있다"고 언급. 국민은 함께하고 있으니 정부 할 일이나 똑바로 하세요.○…강경화 외교부장관, 미국의 한국 여행 경보 상향 관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에게 '과도한 조치 자제' 요청. '인형'이 하는 말이니 먹힐지는 미지수.○…심상정 정의당 대표, 민주당 위성정당 창당 움직임에 "(민주당)지역구 선거 참패할 것" 강력 비판. 민주당에 뒤통수 제대로 맞게 생겼으니 무슨 소린들 못할까.

2020-03-02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오전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매일칼럼] 문재인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

'코리아 포비아' 확산세가 매섭다. 세계가 앞을 다퉈 한국에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한국인들이 이젠 '코로나 원조' 중국에게 수모를 당하고 있다. 미국조차 한국에 빗장을 걸기 시작했다.그럴 만하다. 한국에서 하루 확진되는 환자 수가 중국을 추월하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환자 수가 폭증하며 병상을 구하지 못한 환자가 1천600명을 넘었다. 환자가 병원 밖에서 숨진 일도 잇따랐다. 중국 우한에서 벌어지던 일이 불과 한 달여 만에 한국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상황이다. '무엇보다 국민 안전이 우선'이라던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허언이 됐다.지금의 수모는 '국민 안전'이 뒷전으로 밀린 결과다. 대한의사협회는 일찌감치 "감염병 관리의 핵심은 해외 유입 환자 차단"이라 했다. 지난 1월 26일을 시작으로 무려 7차례나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를 촉구했던 이유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고위험군이 덜 들어오는 입국 금지가 당연히 좋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대한감염학회가 "입국자 제한 지역을 중국 후베이성 이외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이 지난달 2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모두를 무시했다. 대신 중국 시진핑에게 전화해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고 했다.발열이나 기침 같은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가 속출하며 전문가 집단의 판단이 옳았음이 입증되고 있다. 대만, 러시아, 몽골, 북한 등 일찌감치 중국을 봉쇄했던 나라들은 아직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앞에서 '국민 안전 우선'을 말하고 뒤에선 '정치 우선'을 한 결과는 아는 대로다. 대통령은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무시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대통령은 긴장의 끈까지 놓게 만들었다. 기껏 재벌 총수들을 불러모아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했다. 당시는 질병관리본부가 "변곡점을 맞거나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할 때였다. 대통령의 이 한마디에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정세균 국무총리)", "우리 방역과 의료체계, 시민의식은 세계 수준(이해찬 민주당 대표)", "미국은 완전히 입국 차단하는데 우리는 실효적인 차단을 하니, (중국이) 아주 감사해했다(추미애 법무부 장관)" 같은 정치권의 자화자찬이 쏟아졌다. 후회 막심한 오판이었다. 믿었던 국민들만 속절없이 당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대가가 큰 실수'라고 제목 활자를 뽑아 꼬집었다. 대통령의 입은 진중해야 하고 판단은 정확해야 한다. 대통령은 이 오판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한다.그래도 남았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경제는 더 없이 나빴다. '거지 같다'는 시장 상인의 말이 이를 함축한다. 국민들은 '살려 달라'고 아우성이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대통령이 꺼내든 카드가 추경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낡은 경제 대응 방식이다. 집권 후 내리 4년째 경제를 살린다며 추경을 했지만 집권 후 경제성장률은 3.7%에서 2.0%로 곤두박질쳤다. 슈퍼 예산에다 계속된 추경까지 지속된 확장 재정 여파로 우리나라의 지속 가능한 경제 체력만 급격히 떨어졌다. 이번 추경도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나라 곳간을 거덜내고 국채 추경을 요구하려면 대통령은 사과부터 해야 한다.억울할 수도 있다. 취임 1천 일이 넘도록 '일, 일, 일, 또 일만 했는데'라며 '내가 왜'란 말이 나올 법하다. 숨겨 병을 터뜨린 신천지를 탓할 수도 있다. 그래도 대통령은 국정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을 이 지경으로 내몰고도 사과하지 않는다면 온 나라를 환자 천지로 만들어 놓고도 반성 않는 신천지보다 더 무섭다.

2020-03-01 19:06:21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낭만닥터

최근 '낭만닥터 김사부'라는 TV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는 공간적인 배경부터가 도시의 거대병원이 아닌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이었다. 그리고 등장 인물들이 저마다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의사로서 그리고 한 인격체로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들을 가슴 뭉클하게 그렸다. 드라마의 주요 성공 비결은 제목 그대로 주인공인 닥터 김사부의 낭만적 캐릭터이다.괴짜이면서도 천재적인 외과의사 김사부를 중심으로 열정이 넘치는 젊은 의사들이 '진짜 닥터'가 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담아낸 것이다. 자본과 권력의 횡포에 굴하지 않고 오직 환자의 생명을 중시하는 의사로서의 소명의식 그리고 사람다움의 가치를 존중하는 인간미가 시청자들이 가슴에 와닿은 것이다. 이 드라마의 인기는 '낭만닥터'에 대한 현대인들의 갈증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했다.조선시대 대표적인 낭만닥터는 '동의보감'을 집필한 명의 허준이 아닐까. 드라마 속의 허준은 상처받은 마음까지도 위로해주는 의원이었다. 혼란한 시대를 살면서 의원으로서의 소신과 사명감을 버리지 않았던 허준의 파란만장한 역정에 '낭만'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허준보다 앞선 시대를 살았던 의녀(醫女) 대장금 이름 앞에도 '낭만'이라는 형용사를 붙여볼 만하다. 초기 한류의 대명사였던 드라마 '대장금'에서 주인공은 수라간 궁녀에서 왕의 주치의가 되기까지 영욕의 삶을 살면서 인간적인 면모를 잃지 않았다. "'코로나19로부터 시민들을 구하자"는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의 호소와 솔선수범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수백 명의 의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여러 개의 조를 나눠 지역거점병원에서 야간 당직을 맡는가 하면, 각 병원과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아 바이러스 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 역할을 하고 있다. 연령층도 다양하고, 여성 의사도 상당수이다. 경북도의사회 자원봉사단도 자신의 병원 문을 닫은 채 23개 시·군 현장으로 달려갔다. 코로나 현장을 누비는 대구경북의 '히포크라테스'. 그대들 또한 자랑스러운 낭만닥터들이다.

2020-02-28 19: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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