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관풍루]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굿뉴스와 배드뉴스가 있는데…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굿뉴스와 배드뉴스가 있는데, 굿뉴스는 문재인 정권이 2년 지난 것이고, 배드뉴스는 아직 3년 남은 것"이라고. 마냥 '세월이 약'은 아닌 듯.○…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서 한일 정상회담 끝내 무산될 듯.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은 표에 도움이 됐지만 아베와의 정상회담은 표에 도움이 안 된다(?).○…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에 3년 선배인 김호철 대구고검장 사의. 선배가 되어 '사람이 아닌 조직에 충성한다'는 그분 말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았던 모양.

2019-06-27 06:30:00

홍헌득 편집국부국장

[데스크칼럼] 운전대 놓고 싶지만…

#1. 대구 도심에 거주하는 70대 A씨는 이제 운전을 하지 않는다. 자신이 타던 차는 몇 년 전 손녀에게 물려줘버렸다. 지하철이나 버스, 도보로 시내 어디든 열심히 다니며 재미나게 공부하고 즐기며 지낸다. 운전을 하지는 않지만 이분이 면허증을 아예 반납했는지는 모르겠다. 운전을 그만둔 후 불편하진 않은지 물었다. 처음엔 움직이기가 조금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이내 괜찮아지더라고 했다. 가까운 곳은 걸어서 다니니 건강도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2. 경북의 면 단위 작은 마을에 사는 B씨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80세를 넘긴 고령이지만 여전히 운전대를 놓지 못한다. 이따금 대구를 오가야 하는 볼일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여러 가지 자잘한 일까지 스스로 다 처리해야 하는 그에게 자동차는 손발이나 다름없다. 혼자 사는 그에게 자동차가 없다면 그 불편함은 이루 말로 다할 수가 없을 것이다. 대중교통 수단이 많지도 않은 조그만 시골 마을에 살자면 자동차는 이동에 필수적인 도구이다. 안전 문제가 늘 마음에 걸리지만 별 도리가 없다. 해 저문 이후에는 가급적 운전을 하지 않으려 할 뿐이다.고령 운전자들의 운전면허 반납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고령 운전자들에 의한 교통사고가 잇따르면서 시작된 논란이다. 언론 보도를 보면 고령 운전자 사고 문제에 우리 사회가 한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아예 면허를 박탈해버리고 싶다는 속마음을 드러내 보이기도 한다. 고령 운전자들이 '공공의 적'이라도 된 듯하다.운전면허 연장 조건을 까다롭게 한 조치는 이미 시행하고 있다. 75세 이상인 운전자의 경우 적성검사 기간이 단축되었고 교통안전교육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게 됐다. 면허 반납 혜택을 늘리겠다며 교통카드를 보상으로 주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는 나오지 않은 모양이다.왜 그럴까. 고령자들의 이동권 문제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앞선 두 사례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듯, 고령자들이 바깥 나들이를 쉽게 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가 여부가 문제 해결의 관건인 것 같다.사통팔달 대중교통 망이 발달한 대구 같은 대도시에서야 자동차가 없어도 별로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다. 게다가 곳곳을 연결하는 도시철도는 공짜이기까지 하다. 어쩌면 자동차가 더 불편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시골은 어떤가. 읍내나 가까운 도시로 나들이라도 할라치면 하루 몇 번 다니지도 않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그마저도 이용객이 줄면서 노선은 하루가 다르게 줄어가고 있다. 같은 지역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고령자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무턱대고 면허만 내놓으라는 식의 정책이 귀에 들어오겠는가. 고령자들의 사회 활동이 제한되고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병원에도 가야 하고 마트에도, 관공서에도 불편 없이 갈 수 있어야 한다.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을 들여 고령자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택시를 운영한다고 들었다. 고령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농어촌 지역에서 보다 확대되었으면 하는 정책이다. 고령자들도 '발'이 필요하다. '고령 운전자=잠재적 사고 운전자'로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2019-06-26 17:55:43

경북본사장

[시각과 전망] 내 고장부터 알자

취재와 여행은 다른 듯 같다. 어디를 간다는 의미에서 기자의 취재 행위는 여행 범주에 포함된다.기자를 하면 취재를 위해 여행을 많이 다닌다. 체육 담당을 오래 했기에 다른 분야 기자들보단 국내외를 더 많이 다녔다. 노트북을 들고 가는 스포츠 현장 취재는 여러모로 힘들기에 여행 기분을 반감시키지만 그래도 새로움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는 여행이다.나이를 먹고 있다는 표시일까. 여행과 관광에 대한 생각도 조금 변했다. 유명한 곳이나 멀리 떨어진 곳을 찾기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욕구가 높아졌다.해외여행을 하자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권유에, 우리 주변에도 가볼 만한 곳이 많다며 가끔 안내를 자처한다.주중 근무지인 안동은 타지보다 가볼 만한 곳이 많다. 낙동강 상류에 자리 잡은 안동의 산수는 빼어나다. 조선시대 500년을 이끈 이념인 성리학의 터전이었기에 유교문화 유산이 곳곳에 남아 있다.대중 교통망이 없는 불편은 있지만 승용차나 관광버스로 이동하는 가족이나 단체 여행객에겐 도로 사정이 나쁜 편은 아니다.경상북도가 도청을 안동·예천으로 옮기면서 기대한 인구 유입이나 산업 발전 등 신도시 조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여행객은 확실히 늘어난 편이다. 신도시 인근의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안동댐 상류의 도산서원, 안동시내 임청각 등 어딜 가더라도 전국에서 온 여행객들을 만날 수 있다.관광객 활성화는 경상북도와 북부지역 시·군의 생존 과제다. 노령화와 인구 감소로 경제 기반이 허물어지고 있지만 오랜 기간 축적된 문화유산은 잘 관리만 하면 영원하다. 조상이 남긴 문화유산 덕분에 먹고사는 관광은 최고의 경제 수익 상품이다.지방자치단체나 산하 기관·단체의 관광객 유치 노력은 더 활성화해야 한다. 부가적인 상품 개발도 필요하다.경상북도교육청이 올해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지난달부터 안동에서 시행 중인 '청소년 유교문화 탐방'은 꽤 교육적인 효과를 내는 것 같다. 단순히 보는 관광에 머물지 않고 교육을 접목한 이번 행사는 청소년들의 인문정신 함양에 초점을 뒀다.유교문화탐방은 경북 지역 6개 학교 410명에 한해 시행되고 있는데 참가하려는 학교가 넘쳐 나 선착순 모집했다고 한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외국 여행이나 교육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교육이 앞서야 한다.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 고취는 안동시가 대구 등의 출향인 가족을 대상으로 올해 3차례 시행하는 '안동인 뿌리 찾기 운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안동시는 뿌리 찾기 운동이 지역을 바로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올해 취임한 김성조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사장은 '내 고장부터 알자'고 강조한다. 우리 가까이 있는 것을 소중하게 여겨 바로 알고 자주 찾자는 것이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최근 조직 개편으로 안동 소재 북부지사에 마케팅과를 신설하고 내 고장 알리기를 강화하기로 했다.안동댐 옆 도산서원 가는 길에 자리한 한국국학진흥원과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출향인과 관광객·교육생 등을 유치, 안동의 유교문화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내가 살고 있는 곳의 가볼 만한 곳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가까이 있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등한시하고 있지는 않나.

2019-06-26 06:30:00

박병선 논설위원

[야고부] 정치인의 애물단지

자식을 '애물단지'라고들 한다. 애물단지는 '애물'의 낮춤말이고 몹시 애를 태우거나 성가시게 구는 사람이란 뜻이다. 오래전 유명한 대기업 회장이 모두 고개를 끄덕일 만한 유명한 말을 남겼다. "나는 평생 모든 걸 원하는 대로 다 이뤘다. 근데 두 가지만은 맘대로 되지 않더라. 하나는 자식이고, 하나는 골프다." 세상에 자식 걱정 없는 부모가 어디 있을 것이며, 멋대로 날아가는 공을 원망해보지 않은 주말 골퍼가 몇이나 되겠는가.정치인에게 자식이란 존재는 골칫거리에 가깝다. 사고를 치지 않으면 '효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인 속칭 '홍삼 트리오'는 모두 감옥살이를 했다.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두 차례나 대선 고지를 앞두고 아들 병역 문제의 늪에 빠져 실패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위대한 아버지 덕분에 대통령까지 됐지만, 자기 관리에 실패해 아버지의 명예만 실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문재인 대통령의 자식 문제도 좀 껄끄럽다. 아들 문준용 씨가 2006년 한국고용정보원 일반직 공채에 단독 응시해 합격한 것을 두고 아직도 야권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딸 문다혜 씨 가족이 태국으로 이주한 것을 놓고도 온갖 소문이 나오지만, 정확한 실체는 알 수 없다. 청와대의 압력 때문인지, 관료들의 충성심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당국이 문 대통령 딸에 대한 정보를 흘린 사람을 대대적으로 조사하고, 일부는 처벌했다. 아무리 민감한 대통령 가족 문제라고 해도, 당국의 처사는 도가 지나치다.며칠 전에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엉뚱하게 자식 자랑을 하는 바람에 '팔불출' 얘기를 듣고 있다. 황 대표는 "아들이 고스펙이 없는데도 대기업에 취업했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그 아들은 연세대 법대 출신에 학점 3.29, 토익 925점이었다. 강연 중에 '엄친아'의 표본인 아들을 내세웠으니 네티즌의 질타를 받을 만했다. 정치판에서 자식 문제는 금기다. 자식을 입에 담는 순간 이익보다 손해가 많다. 황 대표가 아마추어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세상 물정을 모른다는 비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2019-06-26 06:30:00

[관풍루] '북한 목선' 사태 둘러싸고 '안보 붕괴 사건'에다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주장까지 등장

○…'북한 목선' 사태 둘러싸고 '안보 붕괴 사건'에다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주장까지 등장. 군은 청와대 눈치 보고, 청와대는 김정은 눈치 보다 생긴 촌극?○…UAE에 수출한 한국형 원전 정비 업무에서 오히려 우리 업체가 하도급 참여 신세로 전락. 원전이 위험하다며 탈원전 선언한 나라에 누가 정비를 맡기겠나!○…6·25전쟁에 참전한 수많은 소년병들(당시 중학생) "69년간 국가가 외면했지만 후회는 없다". 만약 민주화 운동이었다면 영웅이 되고도 남았을 일….

2019-06-26 06:30:00

경제부 김윤기 기자

[취재현장] 권리 위에 잠자는 시민? 눈 가린 심판!

지난달 대구 시내 아파트 위탁관리업체 선정 관련 문제를 취재하면서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과 대구시 감사 결과 등을 살펴봤다.자세히 들여다본 위탁관리업체 시장은 매우 혼탁했다. 청소나 경비 용역을 직영하는 조건으로 응찰한 후 해당 업무에 별도 수수료를 받는 이중계약을 맺거나 아파트 단지에 시설물이나 기금 등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따내는 사례가 흔했다. 모두 형식적으로만 입찰의 형태를 갖췄을 뿐 사실상 아파트 관리비의 투명한 집행을 방해하는 수의계약이다. 10원 차이에도 당락이 갈리는 위탁관리업체 입찰에서 낙찰 이후 계약금액을 별도로 합의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입주자대표회의와 추후 협의해 이익을 보전받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계약으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업체는 낙찰받을 수 없는 구조였다.이처럼 불투명한 업체 선정은 결국 입주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달성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위탁관리업체가 수천만원 상당의 청소 차량을 제공하는 조건을 걸었지만, 매월 부품비나 소모품비 등의 명목으로 20만~30만원을 부과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이 아파트의 용역단가를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을 통해 비교해 보니 인근 아파트단지에 비해 ㎡당 100원 정도의 관리비가 더 부과되고 있었다. 가구당 매달 1만원 정도의 관리비를 더 내는 셈이었다.더욱 납득하기 힘든 것은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행정기관들의 무성의한 대응이었다. 대구시는 위법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식의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은 현재 대구에서 횡행하는 계약 방식을 공동주택관리법 위반으로 해석했다. 대구시의 해명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대목이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비교해도 대구시의 대응은 안일하기 짝이 없다. 창원시 성산구의 경우 지난해 3월 크리스마스 행사비와 플래카드 설치비 등 상대적으로 소액의 금품 제공을 약정한 입주자대표회의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형사 고발했다.정말 제도적으로 미비해 제재가 어렵다면 대구시는 각 입주자대표회의에 입찰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할 것을 '권고'라도 했어야 한다. 그도 아니라면 입주민들에게 불투명한 업체 선정 방식의 문제점을 알려주려는 노력이라도 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러나 문제가 불거지고도 입주자대표회의와 접촉해 해결책을 찾으려 시늉이라도 한 행정기관은 일부에 불과했다.일각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를 감시해야 할 입주민들이 "권리 위에 잠자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복잡한 세상에서 바삐 움직이며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관련 계약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기 힘들뿐더러 비전문가의 눈으로 문제를 찾아내기도 어렵다. 제도에 대해 잘 알고 공익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들의 역할이 필요한 이유다.다행히 업계에서는 관리감독 당국을 의식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사가 보도된 후 일부 업체들은 입주자대표회의와 협의해 계약서를 교체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제 대구시가 시민들의 고충을 의식해야 할 때다. 권리 위에 잠자는 시민이 아니라 눈 가린 심판이 문제라는 얘기를 들어서야 되겠는가.

2019-06-25 19:3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 서울 용산구 한 극장에서 영화 '기생충' 관람

○…문재인 대통령, 서울 용산구 한 극장에서 영화 '기생충' 관람. 영화 '판도라' 보고 탈원전정책 내놓았는데, 이번에는 또 무슨 정책이 나오려나!○…민노총, 김명환 위원장 구속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민주노총을 탄압하면서 재벌 존중, 재벌 특혜 사회로 가고 있다"고 맹비난. 듣는 재벌의 기분이 어떨지.○…영천시, 항공산업 등 현안 사업들이 줄줄이 무산 또는 좌초 위기인데도 뒷짐에 대응 부재. 혹시 현 정부의 무능력·무대책 기조에 발맞추려는 것은 아닌가?

2019-06-25 06:30:00

서종철 논설위원

[세풍] '쓰레기산'에 던진 게 어디 쓰레기뿐일까

몇 해 전 번역 출간된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는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크게 화제가 된 책이다. 지방소멸과 자원, 에너지, 환경 등 위기의 현대사회에 재생(再生)의 실마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독서의 울림이 꽤 크다. '산촌자본주의'라는 생소한 주제를 다뤘지만 일본과 마찬가지로 소멸 위기에 처한 우리 지방 도시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결코 넘치지 않는다. 산촌자본주의는 쓸모없이 버려지는 휴면 자산을 이용해 공동체와 지역사회를 되살리고 위축된 전통산업을 일으키는 현상을 이르는 용어다.책이 다룬 사례 중 하나가 일본 건축재 제조사인 메이켄(銘建)공업이다. 목재를 다루는 이 지방기업이 산촌자본주의를 어떻게 실현했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메이켄공업이 자리한 오카야마현 마니와(眞庭)시는 인구 4만5천 명의 지방 소도시다. 하지만 지금은 바이오매스 재생에너지 시설과 이로 인해 활기를 띠는 지방 도시를 체험하는 견학 프로그램이 줄을 잇는 등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돗토리현과 경계를 이룬 마니와시는 히루젠(蒜山) 등 고원 산림지역답게 면적의 80%가 산림이다. 이 때문에 '목재의 도시'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한때 목재 가공업으로 호황을 이뤘으나 수입 목재 때문에 경쟁력을 잃고 시민들은 어려움에 처했다. 이런 마니와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친환경 재생에너지 즉 목질바이오매스 산업이다. 나무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나무껍질과 토막, 톱밥 등 부산물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메이켄공업은 쓰레기로 버려지던 연 4만t의 목재 부산물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공장을 돌린다. 또 시청·공공기관은 물론 주민 2천 가구가 쓸 전기를 생산하는데 폐기물 처리 비용 절약 등 매년 40억원의 이득을 본다. 이들이 재활용하는 것은 시설 폐기물이나 생활 쓰레기가 아니다. 100% 목재 부산물이다. 이를 태워 에너지를 만들지만 공해는 없다.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그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17만t의 불법 폐기물이 쓰레기산을 이룬 의성군을 찾아 연내 처리를 재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빠른 처리 지시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의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235곳에 흩어진 쓰레기산 규모가 120만t에 이르고 처리 예산만 3천600억원이 필요하단다. 엄청난 혈세로 악덕업자의 뒤를 닦아주게 생겼다.게다가 전국에서 하루에 쏟아지는 폐기물은 약 22만t가량이다. 소각 시설도 부족하고 대기오염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소각은 약 16%에 그친다. 나머지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할 방법이 없다. 외국에 쓰레기를 내보내는 길도 막혔고, 현재로서는 땅에 묻거나 쌓아놓을 수밖에 없다.한쪽에서는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가치와 기술을 쌓는데도 우리는 자연과 사람을 위태롭게 하는 '머니자본주의'가 설쳐댄 결과다. 지난 3월 미국 CNN방송은 의성군의 쓰레기산 사태를 보도하며 '한국의 쓰레기 문제가 통제 불능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쓰레기산보다 더 위험하고 참담한 것은 바로 우리의 몰가치와 삶에 대한 그릇된 태도다. 지역과 사람을 살려나가기는커녕 적폐를 쌓고 강산을 더럽히고 있는 게 현실이어서다. 길은 멀어도 가야 할 길이라는 점에서 지금부터라도 바꿔야 한다. 쓰레기산에 우리의 얼까지 내팽개치는 게 과연 될 일인가.

2019-06-25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감독 바꿔!"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한 정정용 감독과 선수들 덕분에 2019년 초여름 대한민국은 행복했다. "임금이 있어서 백성이 있는 게 아니라 백성이 있어서 임금이 있는 것이다. 선수들이 있기에 제가 이 자리에 있다"는 어록들과 함께 정 감독의 소통·배려·스펀지 리더십은 두고두고 회자할 것이다. 재기 발랄하고 투지 넘친 선수들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시 설 것으로 믿는다.모든 경기가 명승부였지만 복기를 하면 16강전에서 맞붙은 일본전이 가장 큰 고비였다. 전반전엔 한국이 크게 밀렸다. 문제는 수비 전형이었다. 4-4-2를 쓰는 일본을 상대로 5-4-1로 수비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를 하려고 내려온 이강인의 수비 부담이 커지며 볼 점유율을 내주고 공격력이 약해졌다. 반전은 하프타임 이후 정 감독의 전술 변화에서 시작됐다. 엄원상을 투입하며 4-4-2로 전형을 바꿨다. 수비 부담이 준 이강인은 오세훈과 공격에 집중해 결국 1대0 승리를 이끌어냈다.축구에선 하프타임 때 작전을 많이 바꾸지만 농구, 배구 등은 아예 작전타임이 따로 있다. 감독과 선수가 공수 전략을 주고받는 시간이기도 하고 때로는 상대편의 승세를 꺾거나 내 편의 잇따른 실책을 되돌아보려고 작전타임을 쓴다. 작전타임을 잘 활용하면 승리를 가져올 수도, 반대로 허투루 하면 패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을 바꿨다. 경제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선수를 교체한 것이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작전은 그대로 고집하면서 선수만 바꾼 탓에 기대할 게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새로 투입된 선수도 교체된 선수와 오십보백보여서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돌려막기 인사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운동경기에서 감독이 경기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점수를 계속 내주면 경기를 망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경제 실패를 실패로 인정하지 않고 실패한 정책을 뜯어고치지 않은 채 자기 사람만 이 자리, 저 자리로 돌려막으니 경제가 나아질 리 만무하다. 이러다가 "문제는 감독이야! 감독 바꿔"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2019-06-25 06:30:00

정창룡 논설주간

[매일칼럼] 자기 말에 자기가 속는다

자기 말에 자기가 속는다고 한다. '열 번 거짓말하면 사람들이 다 속고, 백번 거짓말하면 자기 스스로가 속는다'는 그리스 속담도 있다. 물론 자기 말에 자기가 속을 정도면 속이고 싶어 속인다기보다는 그릇된 신념의 결과물일 가능성이 크다.영국의 심리학자 피터 웨이슨은 이를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란 개념으로 정리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는' 인간의 오류를 콕 짚어 낸 것이다. 이런 오류에 빠지면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는 재빨리 받아들이지만 다른 정보는 무시하거나 오히려 견강부회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거짓말은 깊어지고 편향성은 심해진다.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수석 동시 교체를 보며 이 정부가 확증편향이란 오류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떨치기 어렵다. 온 국민이 경제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아우성인데 정부는 '이대로'를 외쳤다. 청와대는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3대 핵심 경제정책의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란 빛바랜 기대를 빼먹지 않았다. 전임 투톱에 대해서도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올까 봐 지레 선을 그었다. 이에 청와대 경제 라인 역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며 맞장구를 쳤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충성 맹세도 빠지지 않았다. 물러난 경제 투톱이 성과를 냈고, 현 정부의 정책 기조도 그대로 이어 가겠다면 굳이 인사를 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확증편향이 걱정인 것은 윗사람이 권력을 무기로 자신의 그릇된 신념을 고집할 때 종종 두려운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랫사람들까지 맞장구를 치고 나서면 영락없는 '벌거벗은 임금님' 꼴이 된다.조짐은 벌써 확연하다. 대통령은 고비마다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쏟아냈다. 경제성장률은 꺾여 OECD 국가 꼴찌 수준으로 내려앉았는데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주류 경제학자 대부분이 족보가 없다는 소득주도성장은 대통령이 나서는 순간 '세계적으로 상당히 족보 있는 얘기'가 된다.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다. 제조업 가동률이 금융 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물들어 올 때 노 저으라'고도 했다. 확증편향 의심 속에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곧 나타날 것이란 희망고문은 계속된다.아랫사람들은 열심히 이에 맞장구를 친다. 소득주도성장이란 실험이 한국 경제를 빈사 상태로 내몰고 있다는 사실은 당정청을 막론하고 금기시 된다. 오히려 경제 위기를 말하는 것은 개혁에 대한 저항이라며 역성을 든다. 어려운 경제가 걱정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경제가 어려워진 사실을 대통령이 알까 더 두려운 듯하다.보다 못해 경제 원로학자인 진념 전 경제부총리가 "혁신 없는 소득주도성장은 사상누각(沙上樓閣)"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노무현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대환 명예교수는 "어설픈 진보와 개념 없는 정치가 만나 소득주도성장을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현 정부서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지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우리가 따를 만한 족보란 없다"고 단언했다.'때때로 한 인간의 어리석음 때문에 전체 국민이 대가를 지불한다'는 독일 속담이 현실이 될까 전전긍긍해야 하는 요즘이다.

2019-06-24 06:30:00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신청사와 풍수(風水)

영화 '명당'은 왕기(王氣)가 서린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당대의 권문세가와 야심 찬 왕족의 대립과 욕망을 그렸다. 역사적 실화를 풍수지리적인 관점에서 재구성한 픽션이다. 풍수지리는 이미 삼국시대에 도입되었는데 고려시대에 전성기를 이루며 조선시대를 거쳐 현대인의 생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연말로 예정된 대구시청 신청사 최종 입지 선정을 앞두고 구·군 간의 유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역사적·문화적·산업적 여건과 시민의 접근성을 고려한 교통 인프라를 내세우며 저마다 유일한 대안임을 주장하고 있다. 도시의 미래를 조망하며 인구와 외연의 확장성을 강조하는가 하면, 청사 건설의 경제성을 감안해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이색 현수막과 영상을 제작하며 저마다 차별화된 홍보전에 나선 가운데 최근에는 풍수설까지 동원하며 최적지론을 설파하고 있다. 풍수설전(風水說戰)에서는 주로 북구와 달성군이 맞붙었다. 북구는 배산임수의 오랜 명당인 옛 경북도청 터로 시청사를 옮기는 것이 적격임을 강조한다. 현재 시청 별관이 있는 곳이야말로 신천과 동화천, 금호강 등 삼수(三水)가 모이는 중심지로 지속적인 번영과 발전의 생태 공간이라는 것이다.이에 대해 달성군은 시청사 후보지로 내놓은 화원(花園) 땅에 대한 신풍수론을 주창하고 있다. 조선왕조의 도읍을 한양으로 정한 도승 무학대사가 비슬산 자락과 낙동강으로 둘러싸인 화원 일대를 '만대의 영화를 누릴 명당'(萬代榮華之地)이라고 한 비결서(秘訣書) 대구 편을 인용한 것이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옛 경북도청 터가 명당이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경북도청을 품으며 그 역할을 다했다는 견해까지 내놓은 형국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논리이다.신청사의 향배는 구·군의 중흥과 직결된다. 유치 경쟁이 후끈한 것도 이해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만사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소지역주의나 정치인의 포퓰리즘이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며 대구의 새로운 백년대계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대구시 신청사 건립은 대구시민 모두를 위한 것이다.

2019-06-24 06:30:00

[관풍루] 문 대통령, 임명한지 1년도 안된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수석 한꺼번에 교체

○…문 대통령, 임명한 지 1년도 안 된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수석 한꺼번에 교체. 인물은 없고 정책도 바닥 드러났으니 돌려막기 빼고는 남은 수가 더 있었겠나.○…국민연금 조기 수급자 매년 줄고는 있으나 누적 합계 약 60만 명에 이른다고. 앞당기는 대신 금액 줄어드는 '손해연금' 알면서도 받는 답답한 현실.○…지난 2년간 여러 차례 개장 연기된 대구 칠성시장 야시장 드디어 8월 16일 오픈. 대구 전통시장 쌍두마차 격인 칠성과 서문의 야시장 승부, 기대 만발.

2019-06-24 06:30:00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우리 군의 진짜 실력

군대가 진짜 강군(强軍)인지 무늬만 그런지는 평소에는 알기 힘들다. 전투 그것도 강적(强敵)과 조우(遭遇)했을 때에야 비로소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 1939년 5월부터 9월까지 만주국과 소련, 외몽골 접경지역에서 일본 관동군과 소련군이 맞붙은 노몬한 전투가 바로 그런 경우다.이 전투 직전까지 일본군은 무적이었다. 근대화 이후 청일전쟁, 러일전쟁, 중국 군벌과의 전쟁 등 크고 작은 전투에서 모두 이겼다. 그러나 노몬한 전투에서는 박살이 났다. 병력의 3분의 1이 죽거나 다쳤다. 사실상 궤멸이다. 최신예 전차, 중포(重砲), 항공기로 무장한 소련 기계화부대에 백병전(白兵戰)으로 맞섰으니 당연한 결과였다.이렇게 무모했던 것은 전력이 뒤진 중국군과의 전투 경험 때문이었다. 중국군에게는 그런 전술로도 이길 수 있었다. 그러나 전쟁의 양상은 기계화부대가 대세인 시대로 바뀌고 있었다. 일본군은 이를 깨닫지 못하고 계란으로 바위를 친 것이다.생각지도 못한 황당한 사건이 군의 실력을 폭로하는 경우도 있다. 1987년 5월 28일 마티아스 루스트란 서독의 19세 괴짜가 경비행기를 몰고 소련 영공을 유유히 통과한 뒤 모스크바 크렘린 광장에 착륙한 사건이 바로 그렇다. 이는 소련 군부에 재앙이었다. 1만여 개의 레이더와 요격 전투기, 지대공 미사일이 겹겹이 쳐진 소련 방공망(防空網)이 웃음거리가 된 것이다.소련의 치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프가니스탄 침공 후 무자헤딘 전사의 게릴라전술에 고전했던 사실이 보여주듯 소련군 전체가 덩치만 큰 약골이란 의심까지 받았던 것이다.북한 어선의 '노크 귀순'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북한 어선이 동해 북방한계선을 넘어 삼척항 앞바다로 올 때까지 전혀 몰랐다. 한마디로 '안보 참사'다. 우리 군의 진짜 실력이 드러났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더 참담한 것은 청와대가 정확한 실상을 알고도 군의 거짓 발표를 방조했다는 사실이다. 잘못돼도 크게 잘못되고 있다.

2019-06-22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대구, '급한' 부산 제쳐

우리 땅은 좁다지만 지역마다 사람 기질(氣質)은 같지 않다. 특히 경상도 울타리 안도 마찬가지다. 부산에서 이뤄진 경상도 사람 기질 조사 결과 역시 그렇다. 흔히 부산 사람의 손꼽히는 특징은 '(성격이) 급하다'이다. 반면 대구가 낀 경북은 대체로 '느긋하다'는 반응이다. 경험적으로 수긍할 만하다.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가덕도 신공항 건설 재추진을 둘러싼 부산의 움직임은 더욱 좋은 사례다. 과거 영남의 5개 시·도지사가 합의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 백지화 뒤집기와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조차 무시하고 스스로 만든 절차를 내세워 관철을 시도하고 있으니 말이다. 가히 '쇠뿔도 단김에 뺀다'는 속담마저 무색할 급함이다.부산이 정치적 터인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전반기 아직 '힘'이 펄펄할 때 뒤집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재추진을 정권이 바뀌더라도 결코 되뒤집을 수 없도록 대못을 박자는 속셈이리라. 20일 부산·울산·경남도 세 단체장의 국토부 방문과 장관 면담은 '불가역적' 쐐기를 박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 부산판 '도원결의'라면 지나칠까.느긋한 대구경북 국회의원이 비록 뒤늦게 이런 부산을 막겠다지만 이를 겁낼 부산 사람이 아니다. 게다가 최근 핀란드 방문길에 문 대통령은 부산~헬싱키를 잇는 하늘길까지 내년부터 열겠다고 할 만큼 부산 사랑이 남다른지라 대구경북 국회의원 목소리에 부산 요구를 내칠 까닭이 없지 않은가.그런데 부산 사람의 이런 급함에 뒤진 대구 사람이 위안(?) 삼을 만한 일이 벌어졌다. 바로 대구의 집값이다. 인구나 경제력 등을 따지면 대구와 비교가 힘든 부산의 집값보다 대구 집값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이 5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대구의 아파트 중위가격이 부산보다 989만원이 비쌌다.주택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달라지는 집값이겠지만 여러 경제지표에서 부산보다 떨어질 터인데 집값만큼은 부산을 제쳤다니 다행인가, 불행인가. 미래가 달린 현안에 대해서는 느긋하기만 한 대구가 집값 올리는데는 부산보다 급했던 결과인가. 느긋해도 될 만한 대구의 집값 오름 같은 불청객 소식에 마음은 날씨보다 덥다.

2019-06-21 06:30:00

[관풍루] 정경두 국방장관, 북한 어선 '대기 귀순' 관련 기자 질문은 받지 않은 채 대국민 사과문만 낭독

○…정경두 국방부 장관, 북한 어선 '대기 귀순' 관련 기자 질문은 받지 않은 채 대국민 사과문만 낭독. 질문받지 않겠다고 한 박상기 법무장관을 멘토로 모셨나?○…자유한국당, 내년 총선 대비한 인재 영입 계획에 박찬호 전 야구선수,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 등도 들어 있어. '소는 누가 키우나'라는 소리 저절로 나오는군.○…통일부, 대북 지원 쌀 5만t 군량미 전용 방지대책이라는 게 쌀 포대에 '대한민국' 명기(銘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명기한 포대로 바꾸면 어떻게 할 거요.

2019-06-21 06:30:00

이창환 사회부 차장

[청라언덕] 태극기 신당, 가능성 있나?

태극기 신당이 꿈틀거리고 있다. 태극기 집회를 이끌고 있는 대한애국당과 자유한국당 친박계 탈당 국회의원이 손을 잡고 신당을 창당한다고 밝혔다. 친박계 4선인 홍문종 의원이 한국당을 탈당한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홍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TK(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당보다 태극기 신당이 (내년 총선에서) 더 유리하다는 민심이 있다. (이런 민심이) 서울에 북상하면 태극기 신당 공천받는 게 한국당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다"며 TK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서는 태극기 신당을 두고 2008년 18대 총선에서 소위 '대박'을 친 친박연대를 떠올리고 있다.2008년 18대 총선 즈음으로 시간을 돌려보자.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공천은 친이계가 진두지휘했다. 공천에서 친박계가 대거 탈락하자 국회의원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비분강개해 "살아서 돌아오라"며 힘을 실었다.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의원들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친박연대 또는 친박 무소속 이름으로 한나라당 후보와 맞붙었다. TK 민심은 오락가락했다. 한나라당 후보와 탈락 친박 후보 사이에서 어정쩡한 태도였다. 박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친박 후보 지원도, 한나라당 후보를 돕기도 애매모호했다. 선거 기간 달성에 칩거했다.그런 박 전 대통령이 선거일을 16일 앞둔 3월 24일 한마디를 던졌다.매일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분들은 당을 나가고 싶어서 나간 게 아니라 쫓겨나서 그렇게 한 것이다. 다시 들어와야 한다." 소위 복당 허용 발언이었다. 한마디의 힘은 컸다. 갈팡질팡하던 여론은 급속히 친박 후보로 쏠렸다.대구경북에서 친박연대 후보자 4명(박종근·홍사덕·조원진·김일윤)이 당선됐고 전국적으로 6명이 배지를 달았다. 친박 무소속 후보도 5명이 등원했다. 더 놀라운 건 정당 득표율이었다. 친박연대는 13.2%를 얻어 한나라당(37.5%), 민주당(25.2%)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득표율을 얻었다. 비례대표 54석 중 8석을 차지했다.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정당이었고, 일부 후보들은 '짝퉁 친박' 논란을 일으켰지만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사실상 한나라당 차기 대권 후보였던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민심이 만들어낸 성적표였다.지금은 어떤가? 태극기 세력이 중심이 된 대한애국당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거둔 성적표는 초라했다. 대구경북에서 얻은 정당 득표율이 1%를 조금 넘었다. 보수 분열의 비난을 감수하고 태극기 신당이 친박연대 이상 성과를 내려면 박 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을 돕는 게 아니라 자칫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친박연대만큼 성공을 거둔다고 가정하자. 십수 명의 국회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청와대에 다시 모실 수 있나? 그렇지 않으면 명예 회복이라도 가능한가? 정치인이 당을 만들고 선거에서 후보자를 내는 건 자유다. 다만 무엇을 위한 신당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2019-06-20 15:43:24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지방기상청 승격

일본 사이타마현 구마가야(熊谷)시는 도쿄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 60㎞ 떨어진 인구 20만명의 소도시다. 그런데 구마가야는 매년 여름이면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가장 더운 지역이어서다. 구마가야가 뜨거운 이유는 사이타마현 서쪽의 지치부(秩父) 분지에서 발생하는 푄 현상과 도쿄 도심의 열섬 현상에 따른 무더운 계절풍 때문이다.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구마가야시 기상 자료를 보면 7, 8월 두달 평균 최고 기온은 각각 30.1℃, 31.9℃였다. 우리로 치면 봄과 가을인 4월과 10월에도 최고 기온이 30℃를 넘길 정도다. 지난해 7월 23일 구마가야시 최고 기온은 무려 41.1℃를 기록했다. 일본 기상관측 사상 최고다. 지난 5월 최고 기온이 이미 35℃를 넘어서자 물안개 분사장치 가동과 열사병 예방 키트 홍보 캠페인 등 구마가야시 폭염 대책을 소개하는 보도가 그제 우리 지상파TV에도 등장했다.구마가야시와 비슷한 '열도'(熱都)가 바로 대구다. 근래 들어 다른 도시에 그 타이틀을 넘겨주기는 했지만 여전히 기상청 예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분지라는 지리적 특성에다 250만명의 대도시인 점 등 기상에 관한한 대구의 중요도나 위상은 무시할 수 없다.하지만 그동안 부산지방기상청 산하 대구기상지청이 제한적인 기상관측 업무를 담당해왔다. 대구 지청 관할 면적이 국토 면적의 19.8%로 가장 넓은데도 인력과 예산은 뒤따르지 못한 것이다. 대구시가 10년 넘게 행정안전부에 지방기상청 승격을 건의해왔지만 여건탓에 계속 무산됐다. 광역시·도를 모두 관할하면서도 유일하게 지청으로 남은 곳이 대구다.대구기상대가 그제 대구지방기상청으로 마침내 승격했다. 1907년 대구기상대 설립 이후 112년 만이다. 2013년 효목동으로 청사를 신축 이전하면서 시설을 크게 확대했고, 경주·포항 등에서 지진이 빈발해 대응 수요가 커진 것도 승격 배경의 하나다. 이제 숙제가 풀린만큼 양질의 기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만 남았다. 분야별 전문성을 더욱 키우고 예보 적중률을 높여야 한다. 대구지방기상청 이름에 걸맞는 역할을 기대한다.

2019-06-20 06:30:00

[관풍루] 국회 앞 폭력시위를 주도한 민노총 위원장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

○…국회 앞 폭력 시위를 주도한 민노총 위원장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노동자의 손발을 묶는다"고 반발. 그 손발에 경찰이 폭행당한 건 아니겠지….○…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투기 목적이 아니라 문화에 미친 것"이라 변론했던 정당, 검찰의 투기 혐의 기소에는 어떤 변명이 나오려나?○…대구경북 사립대학들이 횡령 또는 회계 부정을 저지른 건수가 206건에 이르며 비위 금액이 300억원 넘는다고. 상아탑인 줄 알았던 대학이 복마전이었군!

2019-06-20 06:30:00

이호준 경북부장

[데스크칼럼] 궁즉통(窮則通)

암중모색(暗中摸索)이다. 자고 나면 말과 입장이 바뀐다. '제철소 용광로 가스배출밸브(블리더)' 얘기다. 말 그대로 '오락가락'의 연속이다.환경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4월 철강업계의 블리더 개방 관련 회의를 열고 '위법'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행정처분 의지도 강력해 유권해석 직후 전남도(광양제철소), 충남도(당진제철소), 경북도(포항제철소)는 앞다퉈 조업 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사전 통지했다.난리가 난 한국철강협회는 이달 6일 '블리더 개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강력 반발하며 처분 철회를 요청했다.환경부는 지난 12일 지자체들과 다시 회의를 열고 '민관환경전문가 거버넌스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 자리에서 해당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는 얘기도 나왔다.이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부는 해명 자료를 내고 '행정처분을 유보해 달라는 언급은 사실이 아니다'며 펄쩍 뛰었다. 경북도도 16일 '행정처분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히며 환경부에 힘을 실어줬다.그랬던 경북도가 이틀 뒤 보도 자료를 내고 '시간을 두고 행정처분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며 다시 입장을 바꿨다.환경부와 지자체의 요지는 제철소가 용광로(고로) 폭발 사고 예방을 위해 비상용으로 설치해 놓은 블리더를 비상시가 아닌 고로 정비 시 열어 오염물질이 섞인 가스를 무단으로 배출했다는 것이다. 오염물질 저감 장치나 조치 없이 말이다.이에 대해 철강업계는 정비 중 블리더가 작동하지 않으면 폭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비상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가스 대부분이 수증기로 오염물질이 많지도 않고, 이를 저감할 장치나 기술을 가진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억울해하고 있다.이쯤 되면 기본으로 돌아가 쟁점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먼저 '고로 정비를 꼭 해야 하느냐'다. 안 해도 되는 데도 정비를 이유로 오염물질이 든 가스를 배출했다면 환경 사범이다.그런데 고로 정비를 반드시 해야 하고, 폭발 가능성이 있어 블리더를 반드시 개방해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는 비상시로 볼 수 있다.어떤 오염물질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도 중요하다. 데이터로 확인부터 해야 한다. 업계의 말대로 대부분이 수증기요, 크게 문제될 오염물질이 없다면 호들갑을 떤 것이다.만약 조업 정지 처분을 내릴 정도로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하다면 왜 50년 동안 알고도 묵인했는지 정부와 지자체에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물론 확인 결과 오염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면 처분을 내려야 한다.이왕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면 업계에 오염물질을 거를 수 있는 장치와 기술을 개발할 기회를 줄 필요도 있다.지금까지는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아 굳이 이를 개발할 필요가 없었다면 이젠 조업 정지 처분이라는 태산 앞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고로 블리더 개방에 따른 오염물질 여과·저감 장치나 기술을 개발해 낼 수도 있고 수출도 가능하다. 정부가 함께 기술 개발에 나서는 것도 좋다.궁즉통(窮則通)이라고 했다. 극단의 상황에 이르면 해결할 방법이 생긴다는 말이다. 최상의 해법과 결과를 기대해본다.

2019-06-19 19:05:04

박병선 논설위원

[계산동 스케치] 지역주의라는 망령의 부활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일부에서 '좌파'니 '빨갱이'니 하면서 극단적으로 공격하지만, 필자가 볼 때는 '고지식한 정치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렇게 단정하는 이유는 고집이 세고 자신의 생각을 거두지 않는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 정치인과 다를 바 없이 지역주의에 기반한 대통령이기 때문이다.문 대통령이 신봉하는 '북한 중시, 친(親)노동' 정책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의 '민주개혁 세력'으로 자칭하는 이들이 밟아온 길을 답습하고 있을 뿐, 문 대통령 개인의 독창성이나 개성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보잘것없다. 차별성이 있다면 앞의 두 대통령은 정치·경제 상황, 국제 관계를 고려해 자신의 이념과 지향점을 일시 멈추거나 우회하는 융통성을 발휘했지만, 문 대통령에게는 그만한 유연성이나 폭넓은 사고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지지파는 '원칙주의'라고 칭송하고, 반대파는 '불통 정권'이라 비판한다. '원칙'과 '불통'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사상가·직업 운동권이라면 모를까 정치인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다.문 대통령이 '골수 좌파'가 되기 힘든 이유는 퇴행적인 지역주의 세례를 받은 정치인이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다는 점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초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선언은 애초부터 지키기 불가능했다. 현 정권은 호남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는 '전라도 정권'이다. 인사·예산이 호남에 편중되고 수도권에서 호남 출신이 득세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문 대통령은 2015년 새정치연합 대표 시절 정계 은퇴를 고심할 정도로 호남 사람들에게 혼쭐난 경험이 있다. 당시 문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5%에 불과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보다 뒤졌는데, 이유는 '호남 인사 홀대론'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여러 차례 광주를 방문해 고개를 숙였고, 문 대통령은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계은퇴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정숙 여사가 광주에 상주하며 봉사활동을 했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호남에 진력한 결과, 정권을 잡는 데 성공했다.문 대통령이 올해 5·18 기념식에 참석해 '독재자의 후예'라는 강성 발언을 쏟아낸 것은 개인적인 신념도 있지만, 내년 총선에 대비한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 내년 총선은 그야말로 정권의 명운을 거는 선거인 만큼 호남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5·18 기념식에서 봤듯 호남의 지지가 견고한 탓에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내년 총선을 절망적으로 보는 여권 인사는 많지 않다. 여권 인사의 말을 종합하면 수도권은 전체 인구의 30%가 넘는 호남 출신과 30, 40대 지지층만으로 승산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PK 지역을 중점 공략 대상으로 보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자유한국당세가 강한 TK 지역을 독재와 적폐, 친일파 프레임을 씌워 고립·분리시키려는 움직임마저 있다. 관가에서 'TK 출신은 씨가 말랐다'는 말은 역겨운 지역 차별의 결과물이다.지역주의를 한국 정치의 숙명이니 구조니 하면서 애써 간과하려 해서는 안 된다. 호남 출신은 민주 세력이고 영남 출신은 수구 세력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도 특정 세력에서 나온 논리다. 문 대통령이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한때 사라진 듯한 지역주의가 되살아나 오히려 심화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책임이 있다. 특정 지역과 출신에 자리와 특혜를 몰아주는 정치는 적폐와 같지만, '적폐를 척결하겠다는 정권'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진보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알맹이는 지역주의에 기반한 분열의 정치일지 모른다. 지역주의는 선동과 유언비어, 증오, 분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내년 총선에 지역주의의 망령이 휩쓸고 다니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2019-06-19 18:0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공무원은 죄가 없다'

1504년 연산군은 생모 폐비 윤씨의 사사(賜死)에 관련된 인물들을 처형했다. 폐비를 죽여야 한다고 주장한 이들은 물론 사약으로 비상을 추천했거나 사약을 들고 갔던 신하들에게 죽음을 내렸다. 산 자는 조각을 내 죽였고 죽은 자는 관을 부수고 시체를 조각냈다. 사약을 들고 갔던 한 신하의 부인이 "우리 자손은 씨도 남지 않겠구나"란 말이 현실이 됐다.연산군 입장에서 보면 생모에게 사약을 들고 간 신하는 적폐(積弊)를 넘어 원수였을 것이다. 그러나 신하 입장에서 보면 사약을 전하라는 연산군의 아버지 성종의 명을 거역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불충으로 여겼을 것이다. 그때 그 자리를 맡았던 것이 불행한 죽음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여당 원내대표와 청와대 정책실장의 "관료가 문제"란 말은 일정 부분 타당하다. 바짝 엎드린 채 열심히 일하지 않고 소신도 없는 공직사회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근본 문제는 다른 데 있다. 공무원들을 이렇게 만든 것은 청와대 책임이 크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전·전전 정권 정책에 관여한 관료들을 '부역자'로 몰아세운 것이 이 같은 현상을 초래한 것이다. 경제 부처 공무원들이 정책 보고서를 만들 때 '과수'(과장 수정), '국수'(국장 수정) 등 누구 지시로 수정했는지를 표기한 파일을 만들어 두는 것은 후환을 당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의 하나다.적폐청산 과정에서 공무원을 옭아매는 데 '전가의 보도'처럼 쓰인 직권남용죄가 이제 집권 세력을 향한 부메랑이 됐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김학의 전 차관 사건과 관련 문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수사 지시를 내린 것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과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한국당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공무원이 '정권 교체 리스크'까지 고려해서 일할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정권 입맛에 따라 이현령비현령식으로 공무원을 단죄하는 행태부터 사라져야 한다. 21세기에 연산군 때와 같은 일이 벌어져서야 말이 되는가.

2019-06-19 06:3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 차기 검찰총장에 적폐 수사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지명

○…문재인 대통령, 차기 검찰총장에 적폐 수사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지명. 아직도 청산해야 할 적폐가 얼마나 남았기에.○…한국전력기술이 20여 년간 독자 개발한 한국형 원전 핵심기술, 미국·UAE에 유출된 정황. 설마 '탈원전 정책'에 못 쓰는 기술인 줄 알고 넘겼을까?○…대한애국당이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홍문종 의원을 공동대표로 내세우며 차기 총선에서 TK 전 지역구에 후보자를 낼 계획. 그게 바로 현 정권이 바라는 일!

2019-06-19 06:30:00

이춘수 동부본부지역본부장

[시각과 전망] 검찰총장 후보자의 위험한 충성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2년간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청와대와 호흡을 맞춰 왔다.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은 윤 후보자는 그해 10월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검찰 수뇌부의 수사 외압을 폭로했다. 이때 윤 후보자는 저는 (검찰) 조직을 사랑하지만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발언해 화제가 됐다.윤 후보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유착 의혹 등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의 수사팀장으로 내정됐을 당시 인터뷰에서도 "검사가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입니까"라고 말한 바 있다.윤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 기저에는 '적어도 검찰 조직에 대한 충성은 하지만 힘 있는 검찰 상사나 인사권자를 보고 충성은 하지 않는다'는 의중을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그러나 윤 후보자가 주도한 적폐청산 수사 결과를 보면 그가 향한 충성의 끝이 어디인지 반문케 한다. 적폐청산 수사의 30%가량은 무혐의로 판결났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변창훈 전 서울고검 검사, 국정원 내 현안 태스크포스(TF)에서 일했던 정모 변호사가 자살했다.'방산 적폐'로 찍혀 수사받던 기업 임원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정작 그 기업에서 방산 비리는 나오지 않았다.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명예살인을 하고, 별건수사를 통한 압박으로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쯤 되면 형식은 자살이지만 검찰의 타살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윤 후보자가 진정 '특정인을 향한 충성'을 하지 않는다면 검찰총장이 된 후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내부 고발,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현 무소속)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우리들병원 특혜대출 의혹 등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엄정한 수사의 칼을 들이대야 한다.그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딸의 해외 이주 문제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여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충성론에 대한 진실성을 입증하는 것이다.충성은 그 자체로 목적인 덕목은 아니다. 이 때문에 '눈먼 충성'으로 변질될 소지를 안고 있다. 그리고 충성을 받는 자 또한 '맹목적 충성'을 요구할 때 그 충성은 길을 잃고 '위험한 충성'으로 전락한다는 것은 수많은 역사가 잘 보여주고 있다.에릭 펠턴이 자신의 저서 '위험한 충성(Loyalty)'에서 환기시키고 있듯이, 충성의 본질은 합리적인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특정한 상황에서 그저 느끼고 발동되는 감정적 반응에 더 가깝다. 바로 이 때문에 충성은 눈멀기 쉽다.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윤 후보자에게 적폐청산 수사와 관련한 야권의 공격과 개혁 의지에 관한 질문이 쏟아질 것이다. 윤 후보자는 검찰총장 취임 후 권력의 눈치를 보는 눈먼 충성을 청산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실현해야 한다.궁극적으로는 주권자인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검찰총장은 오로지 국민을 향한, 국민에 대한 충성으로 일관해야 한다. 검찰총장은 윤 후보자 자신이 강조했듯이 수사권을 가지고 정치 보복을 하거나 권력자의 입맛에 맞는 수사만 하는 '깡패'가 되지 않기를 국민들은 고대하고 있다.

2019-06-18 17:01:36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알아서 기는 우상화

스탈린은 키가 작았다. 공식적으로는 168㎝이지만 실제로는 163㎝였다. 이보다 더 작다는 설도 있다. 소련 붕괴 후에도 공산당원으로 남았던 영국의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160㎝로 봤다. 그리고 왼팔이 오른팔보다 짧았으며 왼손은 오른손보다 눈에 띄게 컸다. 이 때문에 그는 항상 오른손을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숨겼다고 한다.스탈린은 이런 신체 조건을 있는 그대로 그린 초상화가 여럿을 총살했다. 아마도 작은 키가 큰 콤플렉스였던 듯하다. 드미트리 날반디안(Dmitri A. nalbandian)이란 화가는 이를 감지한 듯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구도를 잡아 키가 커 보이게 그려 스탈린을 만족시켰다.('모던 타임스Ⅰ' 폴 존슨) 이후 소련의 선전기관들은 알아서 기었다. 각종 영화와 연극에서 스탈린은 키가 크고 잘 생긴 인물로 등장한 것이다.이런 일화는 구소련의 스탈린 우상화가 그의 지시나 암시는 물론 그의 충복(忠僕)들이 알아서 긴 결과이기도 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1940년대 '스탈린그라드' '스탈린스크' '스탈리노고르스크' '스탈리노그라드' '스탈리니시' '스탈리나오울' 등 스탈린의 이름을 딴 지명(地名)이 대거 생겨난 것은 대표적인 예다. 모두 지역 관리들의 충성 경쟁의 산물이다.스탈린이 거부한 우상화 시도도 있었다. 모스크바를 '스탈리노다르' 또는 '스탈린다르'(스탈린의 선물이란 뜻)로 바꾸자는 청원이나 역법(曆法)을 바꿔 예수 탄생 연도가 아닌 스탈린의 생일을 기준으로 하자는 제안이 바로 그것이다. 스탈린 자신도 낯 간지러웠는지 받아들이지 않았다.북한 김정은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고(故) 이희호 여사 빈소에 보낸 조화를 특수 처리를 거쳐 김대중 도서관에 영구 보존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앞서 김정일이 2009년 김 전 대통령 타계 때 보낸 조화도 같은 과정을 거쳐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고 한다. '최고 존엄'의 흔적은 털끝 하나까지 간수하는 북한의 우상화를 빼다 박았다. 김정은에게 알아서 긴다는 소리밖에 나오지 않는 코미디다. 이런 일이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2019-06-18 06:30:00

조향래 논설위원

[세풍] 경찰의 굴욕

채만식의 단편소설 '맹순사'는 광복 전후에 걸친 순사의 삶을 통해 혼란한 사회상을 그렸다. 8·15 광복과 함께 8년간의 순사 생활을 그만둔 맹순사는 한몫 챙기는 재주가 부족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해먹은 게 적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돌팔매질 당하는 곤욕은 피할 수 있었다고 자위한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맹순사는 비록 친일 행위를 했지만 경력을 내세워 해방된 조국의 새 경찰이 된다.그런데 근무처에서 만난 동료를 보고 깜짝 놀란다. 그는 바로 일제강점기 때 자신이 감시했던 강력범으로 정치범과 함께 풀려나면서 경찰로 변신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맹순사는 '저런 놈들까지 순사가 되니 순사가 욕을 먹지…'라고 중얼거린다. 채만식은 해방 후 혼돈과 모순된 사회를 이렇게 풍자적으로 그렸다. 사실 대한민국 경찰의 출발은 이렇게 친일의 그림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순사'(巡査)란 치안을 담당했던 일제강점기 계급이 낮은 경찰관이었지만, 공포와 증오의 상징적 대상이었다. 우는 아이를 뚝 그치게 하는 것도 호랑이나 곶감이 아닌 바로 '순사 온다'는 말 한마디였다. '순사'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통칭되던 경찰에 대한 인식은 1980년대까지 이어졌다. 이른바 민주화 이후 경찰의 모습은 영화 속에 그대로 투영되었다. 처음으로 흥행한 경찰 영화가 바로 '투캅스'이다.YS의 문민정부 출범과 더불어 개봉한 '투캅스'는 5공 시절 만연했던 경찰의 부패상을 적나라하게 풍자했다. 속편 '투캅스'에서 타락한 선배 형사(안성기)에게 비판적이던 젊은 형사(박중훈)가 선배의 모습을 닮아가는 모습에서는 개혁의 좌절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명박 정부 첫해에 개봉한 '추격자'는 '투캅스'와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투캅스'가 '공권력의 부패'를 주제로 다뤘다면, '추격자'는 '공권력의 부재'가 핵심이었다.박근혜 정부 때 등장한 영화 '베테랑'은 재벌 3세의 갑질에 맞서 정의를 구현하는 베테랑 형사(황정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부패한 권력에 대한 분노와 대안 권력에 대한 시민적 열망이 녹아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촛불 시위 이후의 경찰 영화로는 '범죄도시'가 주목을 받았다. '범죄도시'에서는 괴물 형사(마동석)가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수단을 가리지 않는 적나라한 공권력에 대중이 박수를 보내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경찰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연출이야말로 무능한 경찰에 대한 국민적 욕구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역설이 아닐까.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면서 경찰의 공권력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집회나 시위 또는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폭행을 당하고 부상을 입고도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는 사례가 일상화되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민중의 지팡이'가 어쩌다가 자신도 지키지 못하는 '동네북'이 되어버렸는가.특히 무소불위의 권력 집단이 되어버린 민주노총의 시위 현장에서 경찰은 공권력의 부재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법 위에 군림하려는 가해자 앞에 경찰은 피해자가 되고도 항변조차 못하는 어불성설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말이 좋아 '인권친화적 경찰'이지 '무능한 경찰'에 다름 아니다. 누가 민생 치안의 최일선이요 국가권력의 모세혈관인 경찰의 공권력을 무력화하고 있는가. 울던 아이가 웃을 일이다.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가?

2019-06-18 06:30:00

[관풍루]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국회 찾아 "기업과 국민 모두, 오랜 세월 골병"이라며 국회 정상화 호소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국회 찾아 "기업과 국민 모두, 오랜 세월 골병"이라며 국회 정상화 호소. 국민, 국회는 골병 무풍지대인데 그런 말 하시니 너무 순진하시네요.○…일부 연예인 출신 군인, 일반 병사보다 최대 2배 이상 휴가일수 누려 특혜 의혹. 국방부, 그럼 특혜 시비 없도록 모든 병사들 휴가를 똑같이 늘리면 되겠지요?○…866억원 넣고도 7년째 보수공사 반복하는 대구 상리음식물폐기물처리장 운영에 업계 불만. 실패에서 배운다 하니 국민 여러분, 대구서 돈 쓰는 법 배우세요.

2019-06-18 06:30:00

박병선 논설위원

[야고부] 폭로자

영화 '트럼보'(2016년)는 1950년대 '빨갱이'로 몰려 고난과 좌절을 겪은 천재 시나리오 작가의 삶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달튼 트럼보는 먹고살기 위해 11개의 가명으로 시나리오를 썼는데 올드팬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작품이 여럿이다. '로마의 휴일' '카우보이' '영광의 탈출' '스파타커스' '빠삐용' '추억'….그는 13년 뒤 비로소 자신의 이름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고는 회한과 슬픔으로 가득한 소감을 밝혔다. "이 작고 값어치 없는 금 조각상은 내 친구들의 피로 뒤덮여 있다."트럼보는 당시 공직·일자리에서 쫓겨난 1만 명 중 한 명일 뿐이다. 1950년 조셉 매카시 상원의원이 "내 손에 205명의 공산당원 명단이 있다"고 폭로하면서 미국은 10년 가까이 공포의 시대를 보냈다. 무책임하고 근거 없는 폭로가 얼마나 사회를 혼란과 갈등으로 몰아넣는지 알 수 있다. 출세를 위해 인격 살인을 서슴지 않은 매카시는 미국의 수치로 남았다.매카시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최순실 재산을 300조원이라고 폭로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4선·경기 오산)이 떠오른다. 안 의원은 2017년 "박정희 전 대통령 통치자금 규모가 당시 8조9천억원, 지금 돈으로 300조원이 넘고, 최순실 일가로 흘러 들어갔다"고 했다. 300조원은 세계 최고 부호 1~4위 재산을 모두 합한 금액이고 보면 터무니없는 액수다.안 의원은 지난 6일 "최순실 재산에 대해 독일 검찰을 통해 확인해 보니 돈세탁 규모가 수조원대"라고 했다. 최순실 재산을 2년 새 300조원에서 100분의 1로 줄인 것을 두고 일부 언론은 '민주당 최고의 소설가'라는 별명을 붙였다.안 의원이 이번에는 '윤지오와 함께하는 의원 모임' 결성을 주도해 네티즌의 공격을 받고 있다. 그는 SNS에 "선한 의도였다.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했을 만큼 국민이 어리석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자는 절대 사과하지 않는다. 정치 선동과 비뚤어진 가치관에서 비롯됐기에 자신의 폭로를 진실이라고 믿는다. 한 네티즌은 이렇게 평했다. "의도가 선하다고 모든 게 정의롭다는 생각부터 틀려먹었다."

2019-06-17 06:30:00

[관풍루] 예산 문제로 차일피일한 울릉공항, 타당성 조사 통과 6년 만에 2025년 개항 목표로 곧 착공

○…예산 문제로 차일피일한 울릉공항, 타당성 조사 통과 6년 만에 2025년 개항 목표로 곧 착공. 주민 1만 명에 연 100만 명 찾는 울릉도 50년 숙원인데도 뒷맛이 쓴 이유.○…정부, 수출 부진에다 기업 투자 줄자 올해 성장률 목표 2.7%에서 2.5%로 낮춘다고. 벅차다며 목표 수준 낮추면서도 건강 되찾는 약재 처방은 없으니 문제.○…U20 한국 축구대표팀, 16일 사상 첫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패해 준우승. 이번에는 고배를 마셨지만 세계 정상 오르기 위해 꼭 필요한 쓴 약.

2019-06-17 06:30:00

김교영 편집국부국장

[매일칼럼] TK는 PK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2년이 지난 지금, 그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2016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A씨를 인터뷰했다. 그는 '동남권 신공항' 가덕도 유치 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A씨는 '박근혜 정부가 신공항을 백지화하고,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한 것은 부산의 판정승 아니냐'는 질문에 'NO'라고 했다. 그는 "신공항 입지는 경제논리로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정치적 결정을 했다. 김해공항 확장 사업은 소음 문제 등 어려움이 적지 않다. 가덕도 신공항 요구가 다시 나올 것이다"고 했다. '적반하장'이다. 이미 끝난 문제인데 왜 미련을 가지냐고 되묻고 싶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인터뷰의 주제가 아니었기에 화제를 돌렸다.끝난 게 아니었다.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은 국책사업(김해공항 확장) 판을 뒤집으려고 한다. 김해공항 확장을 없던 일로 하고, 부산 가덕도에 관문공항을 유치하려는 전략이다. 영남권 5개 시·도의 합의는 알 바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울경 3개 단체장은 '부울경 민심이 바닥'이라며 당정청을 바짝 죄고 있다. 여당 고위 인사들도 내년 총선을 의식해 부울경에 힘을 싣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 재검증 불가'를 고수하던 국토교통부와 총리실도 부울경의 기세에 눌린 듯하다. 대구경북은 그들의 주장을 현실성 없는 억지 주장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좌시하기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공공기관 추가 이전' 에서도 부울경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IBK기업은행 본점 유치를 1순위로 정한 대구는 부산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 부산은 지난해부터 알짜 금융공기업 유치에 전력을 쏟고 있다. 부산은 혁신도시 중 금융 중심지로 지정돼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부산의 목표는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유치. 전북도 이들 은행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두 지역의 경쟁이 치열하다. 불똥이 대구로 튈지 모른다.TK는 숙원사업과 관련해 PK와 이해충돌을 겪은 일이 많았다. 삼성자동차 반쪽 유치, 위천국가산업단지 조성 무산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자동차의 경우 당초 승용차, 상용차 생산기지 모두 대구에 설립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권 교체(노태우 정부-김영삼 정부)가 되면서 알짜인 승용차 분야는 부산으로 갔다. 위천국가산단 조성은 부산의 격렬한 반대로 무산됐다.대구의 한 경제원로는 "경험으로 볼 때 TK는 PK를 따라잡을 수 없다. PK는 지역 이익을 위해 단체장, 정치인, 오피니언 리더들이 잘 뭉치고, 단체행동으로 목소리를 높인다"고 했다.부산의 기업인 B씨는 이렇게 말했다. "부산은 항구도시의 특징인 개방성, 다양성과 함께 특이한 기질이 있다. 그것은 6·25전쟁 때 전국에서 모인 피란민들이 먹고살기 위해 피나는 경쟁을 하면서 형성된 '억척스러운 생활력'이다. 이것이 부산의 저력이다"고 했다.고개가 끄덕여진다. PK는 지역 현안이 있을 때 몇 가지 특징을 보인다. 첫째, 똘똘 뭉친다. 둘째, 저돌적이다. 셋째, 명분보다 실용을 우선한다. 넷째, 남의 눈치 안 본다. 다섯째, 끈질기다. 목적 달성을 위한 최적의 전략으로 꼽을 만하다.TK는 어떤가? 실용보다 명분에 집착하고, 체면만 차리지 않는지…. 곱씹어 봐야 한다.

2019-06-16 15:57: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우리 소·닭·돼지

황해도 안악 고분에는 검고, 누렇고, 얼룩진 세 마리의 소 그림이 등장한다. 소의 뿔과 코뚜레, 고삐도 선명하다. 357년에 쌓은 고구려 무덤인 만큼 우리 소 역사가 유구함을 말하는 그림이다. 물론 구석기 때로 추정되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도 소가 새겨졌으니 소의 역사는 깊다.닭도 그렇다. 특히 닭에는 신라 시조 설화와 왕이 얽힌 계림(鷄林), 인도인이 우리를 '귀한 닭'이란 뜻인 '구구타 설라'로 부른 사연 등이 있다. 우리 닭은 밖에도 알려져 중국 의서에 나올 정도였다. 꼬리가 90~120㎝에 이르는 장미계(長尾鷄)는 맛 좋고 기름지기로 이름이 높았다.돼지도 같다. 고구려는 제천 행사에 돼지를 바쳤고, 부여는 돼지를 길러 고기는 먹고 가죽은 옷을, 털은 짜서 베(布)를 만든 기록을 남겼다. 발해는 돼지 가죽 1천 장을 당나라에 수출했다. 돼지는 풀을 뜯는 소와 달리 곡물을 먹고 농사 쓰임새가 적어서인지 푸대접도 받았다.이런 가축은 민족적 특징을 가졌는데, 일제강점기 자료는 그 우수성과 장단점을 남겼다. 무엇보다 일제에 집중 수탈된 한우의 뛰어난 점은 지금도 새길 만하다. 먼저 품성이 한민족처럼 선천적으로 온순하고 영리했다. 암수 섞여도 싸우지 않고 사람과 배를 타도 조용했다. "세계 제일"이라 불린 까닭이다.우리 가축의 시련은 일제 수탈과 경제성만 외친 사육 정책으로 가혹했다. '한'(韓)이란 글자를 앞세울 만한 숱한 고유의 우수 유전자 보유 가축들이 사라졌고, 수입고기 홍수는 이를 부채질했다. 우리 또한 '돈 되는' 가축만 길렀다. 뒤늦게 온 나라를 뒤져 없어진 옛 가축 종자 복원에 나서지만 차 떠난 뒤와 같다.이를 안타깝게 여겨 우리 가축에 관심을 쏟다 퇴직한 여정수 영남대 명예교수가 여섯 제자와 8일 '재래 닭·재래 돼지·한우'라는 책을 내고 '한민족 고유의 유전자원' 보호를 호소했다. 칠순(七旬)을 겸해 제자들과 조촐한 모임을 연 그의 "재래 가축은 민족의 삶이 담긴 역사의 변화를 알려준다"는 말이 절박하다.

2019-06-1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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