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완장의 날들

'일제강점기…방우는 왜놈들과 어울려 다니더니 연락책(連絡責)이란 감투를 얻어냈다. 붉은색 완장을 차고 다녔다…그는 대단한 행세를 부렸다. 머슴살이 시절에 업신여김을 당했거나 조금이라도 서운하게 했던 사람에게 앙갚음을 시작했다. 심지어 없는 죄를 꾸미거나 부풀려서 일본 순사(巡査)에 일러바쳤다…평화롭던 시골이 온통 벌집을 쑤셔놓은 듯하였다….'(심성택, 『우리들의 봄날』, 2019년)'사농공상'(士農工商). 조선은 신분 사회로 백성은 완장을 찬 양반이 다스렸고, 양반은 과거시험으로 벼슬에 올라 감투를 쓰고 행세했다. 완장 두른 양반이 과거와 돈, 권력을 무기로 감투를 쓰면 대대로 영화를 누렸고 그들만의 삶을 이어갔다. 그렇게 양반의 완장과 감투는 이 땅의 신화가 됐다.이런 신화를 일제는 한민족 이간책으로 썼다. 높은 사람은 그들대로, 낮은 사람은 밀정과 헌병 보조원, 순사(보) 등 앞잡이로 완장과 감투를 준 일이다. 경상도 옛 머슴처럼 완장과 감투는 퍽 유용했다. 머슴은 일본을 믿고 온갖 횡포였고 다른 삶을 누렸다. 물론 광복이 되자 마을에서 그는 사라졌지만.완장과 감투 문화는 이어졌다. 자유당 말기가 배경인 이문열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초등학교 이야기도 다르지 않다. 힘으로 학교 '반장' 완장을 찬 엄석대가 담임을 믿고 학급을 주무르는 횡포도 같은 맥락이다. 담임이 바뀌고 반장 횡포도 끝나고 엄석대도 학교를 떠나지만 완장의 폐해는 어른 세계와 마찬가지다.완장과 감투 집착 모습은 오늘도 그대로다. 또 완장과 감투에 걸맞지 않으면서도 욕심이다. 최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 등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8명의 인사검증 실패 인물들도 그렇다. 모두 각종 의혹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일들이 들통나서다.머슴과 엄석대의 완장 피해는 한 마을과 한 교실에 그쳤지만 나랏일을 보는 자리 완장은 이와 다르다. 완장을 채우는 사람이나 완장 차고 싶은 사람 역시 스스로 자격이나 있는지부터 되돌아볼 일이다. 완장과 감투, 이제는 결코 아무에게나 주는 '떡'이 아니다.

2019-04-02 06:30:00

서종철 논설위원

[세풍] 초격차 사회를 이해하는 법

요즘 초연결이나 초격차와 같은 용어가 빈번히 쓰인다.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일이나 현상을 설명할 때 예상 범위를 넘어선다는 뜻에서 '초'(超)라는 접두사를 붙인 것이다. 초사회나 초예측, 초지능, 초고령 등도 같은 예다. 개괄하면 급속한 시대 변화나 과학기술의 진보가 파생할 사회·경제·문화적 트렌드를 일컫는 용어다.최근 국내 한 통신기업의 '앞으로의 시대를 초시대로 부르기로 했다'는 광고 카피가 눈길을 끌었다. 뒤집어 해석하면 '초시대를 열어가는 기업'으로 봐달라는 소리다. 이런 초(超)시대를 지탱하는 핵심은 독보적인 가치를 현실에 구현해내는 힘이다. 경쟁 상대와 명확히 구분되는 차별성이다.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남보다 앞서지 못하면 도태되는 게 현실이다. 초시대는 더할 것이다. 결국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은 초시대의 본질이자 생태계다.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정치인 등 사회 엘리트 계층은 이미 성공적인 초시대를 살아가는 부류다. 비록 제 욕심에 충실하고 국가·사회는 뒷전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을지언정 환경에 최적화했기 때문이다. 사회 지도층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감춰진 동선은 국민들을 탄복게 할 정도다.이런 초시대에는 보편과 상식, 양심과 윤리는 군더더기다. 남들과 똑같은 판단, 행동 양식, 체면만 따지면 손에 쥐는 게 없어서다. 뛰어난 순발력과 과감한 결단, 집요한 성취감만이 성과를 낳는다. 여러 채의 주택과 많게는 수십억원의 투자 차익, 탈세와 꼼수 절세가 수확물이다. 이쯤 되면 이들의 현란한 '전투'(錢鬪) 감각은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다.간혹 운이 없게도 말 등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조동호·최정호 장관 후보자가 그렇다. 그러나 똑같이 도마 위에 오른 나머지 5명의 장관 후보자는 건재하다. 한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날에도 향을 묻힌다'고 했다지. 또 어느 후보자는 학자와 장관은 신분이 다른 만큼 언어도 생각도 바뀔 수 있다고 우겼다. 거액을 대출받아 재개발지역에 투자했다가 문제가 되자 사표를 내고는 "나는 몰랐다"고 둘러댄 것이나 피차일반이다. 국민 눈높이나 정서와는 거리가 아주 먼 '초격차'의 실상이다.정쟁으로 치면 한국 정당들의 싸움 실력은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소통과 설득, 논리와 타협은 필요 없다. 상대를 물어뜯고 끌어내리는 기질과 내공이면 그만이다. 정치 발전이나 쇄신의 기준에서 보면 어디 내놓기가 부끄러운 수준이다. 여기에는 여도 야도 예외가 없다.'그래비티' '마더 나이트' 등 수많은 영화에 배경음악으로 쓰인 '거울 속의 거울'(Spiegel im Spiegel)이라는 기악곡이 있다. 에스토니아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가 1978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최소한의 선율과 리듬, 화성만 동원한, 매우 느리고 단조롭게 반복하는 미니멀리즘 음악으로 애청자가 꽤 많다.거울 안에 또 다른 거울이 있다면 피사체는 보는 각도에 따라 계속 반복해 나타난다. 소리나 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거울 앞에 선 사람은 배경을 보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런 함정에 빠져 있다. 나만 보고 남을 보지 못하는 초격차 시대의 함정이다. 그러나 이를 부끄러워하거나 고칠 생각도 없는 게 더 큰 문제다.

2019-04-02 06:30:00

[관풍루]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위선이 2030세대들의 '586 운동권'에 대한 반감을 다시 부채질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위선이 2030세대들의 '586 운동권'에 대한 반감을 다시 부채질. 이 또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교육을 잘못 받은' 탓일까?○…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 낙마로 대구경북은 신공항 논의 변수를 우려하는데 부산은 희색이 만면. 국책사업이 무슨 '파전'인가, 수시로 뒤집게….○…대구 안지랑 곱창골목 상인들의 자치모임이 '번영회'와 '상인회'로 갈라진 채 '곱창축제'를 둘러싸고 반목과 갈등이 더 깊어진다고. 그 잘난 정치판을 닮았군!

2019-04-02 06:30:00

논설주간

[매일칼럼] 이런 장관후보들, 미국이었다면 어땠을까

미국의 인사청문회 역사는 230년이 넘는다. 1787년 연방헌법을 만들 때부터 대통령에게 연방정부 공직자 임명 권한을 주는 대신 상원엔 인준권(미 헌법 2조2항)을 줬다. 철저한 삼권분립에 바탕한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의회에 행정부 고위직에 대한 인준권을 안긴 것이다. 자칫 있을지도 모를 대통령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해야 할 필요가 그만큼 절실했던 셈이다.대통령으로선 억울해도 함께 일할 장관 임명을 위해 상원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 이는 대통령이 인준 가능한 인물을 발탁하고, 상원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하는 전통으로 이어졌다. 1789년 이래 상원에서 장관 인준을 거부한 경우가 단 12차례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이를 웅변한다. 미국에 청문회 대상 고위직 공무원이 약 600명 정도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동안 대통령과 의회의 협조는 놀랍다.우리나라는 청문회 제도의 무늬만 따왔다. 미국식 청문회 제도를 처음 도입한 것은 2000년이었다. 20년이 안 된다. 장관 인사청문회는 이보다도 훨씬 늦다. 2006년에야 시작됐다. 부총리 내정자와 정부 고위직 인사들의 부동산 투기, 자녀 문제 등이 계속 불거지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먼저 국회에 인사청문회를 제안한 것이 계기였다. 청문회는 '인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제도였다.그러나 이름만 가져왔을 뿐 본질은 가져오지 못했다. 강남에 심은 귤을 강북에 옮겨 심자 탱자가 됐다. 미국의 인사청문회 제도는 철저한 검증 시스템이 근간이다. 검증 기간의 제약도 없다.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를 지명해 청문회에 올리기에 앞서 검증하고 또 검증한다. 백악관 인사국과 FBI, IRS(국세청), 공직자 윤리위가 각각 매뉴얼화한 시스템에 따라 후보자들을 후벼 판다. 검증은 철저하고 세밀하며 집요하다. 후보자 개인과 가족에 대한 배경과 과거 20년 전의 행적, 교통범칙금 납부까지 캐고 또 캔다. 한국에선 여권의 온갖 비협조 속에 야당이 하는 일을 미국에선 검증기관이 먼저 한다. 이 과정에서 '나는 몰랐다'거나 '기억이 안 난다'고 회피할 수 없다. '죄송하다'며 백번이고 머리를 조아릴 일은 더더욱 없다. 죄송한 일이 있으면 지명받을 수 없다. 이 과정에 최소한 6개월이 걸린다. 사전에 법적 도덕적 검증을 마쳤기 때문에 실제로 청문회에 올랐을 때는 정책 검증만 하면 된다. 상원 인준 거부율이 낮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우리나라에선 이에 소홀했다. 대통령은 청문회의 핵심 전제라고 할 수 있는 후보자에 대한 사전 검증에 소홀했고, 이를 대신 떠맡은 국회는 정책 청문 대신 약점을 직접 파고들어야 했다. 그렇다보니 정권마다 10명 안팎의 낙마자가 나왔다. 이명박 정부 때는 10명, 박근혜 정부에선 9명이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2년 남짓 사이 벌써 8명이 낙마했다. 낙마한 후보자들이나 장관 임명은 고유 권한이라며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들이나 결점 없는 후보자는 없었다. 부동산 투기에다 막말, 탈세, 거짓 증언, 자녀 문제 등 제기된 온갖 의혹을 해소하지 않아도 대통령이 슬쩍 눈감으면 그만이다. 대부분 후보자들이 미국이었다면 FBI나 IRS 조사 단계도 넘어서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미국 같았으면 청문회에도 오르지도 못했을 장관 후보자들을 두고 임명 강행을 고민해야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처지가 딱하다.

2019-04-01 06:30:00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기미상궁(氣味尙宮)

조선시대 왕의 죽음에는 유난히 독살설이 많다. 특히 국정이 혼미했던 조선 후기 국왕과 세자들이 젊은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 독살설에 힘을 실었다. 어느 시대건 권력자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과 의혹 속에는 어김없이 권력과 암투 그리고 음모와 배신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기 마련이다.조선 왕의 독살설은 성군 세종대왕의 왕위를 물려받은 문종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양대군이 권력을 찬탈해 세조로 즉위했을 때 형인 문종에게 잘못된 음식을 처방했던 의원의 이름이 공신 명단에 올랐던 것을 근거로 삼는다. 병자호란 후 청나라에서 볼모 생활을 하며 국제 정세를 두루 익혔던 소현세자도 석연찮은 죽음을 맞았다.조선의 개혁 군주 정조의 죽음은 독살설이 가장 유력하다. 수구 세력인 노론 벽파를 등에 업은 젊은 할머니 정순왕후와의 권력 투쟁은 TV 드라마로도 많이 소개되었다. 정조의 손자이자 순조의 아들인 효명세자의 죽음도 그렇다. 영특했던 효명세자가 뜻을 펴보기도 전에 세상을 뜨면서 조선은 세도정치에 이어 패망의 길로 접어들었다.당파 싸움과 권력 투쟁에서는 왕의 목숨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왕이 수라를 들기 전에 시좌하고 있던 상궁이 먼저 음식 맛을 보는 것이 의례적인 절차였다. 그것은 음식에 독이 들었는지를 살피는 일종의 검식(檢食) 과정으로 '기미(氣味)를 본다'고 했다. 그 역할을 담당한 상궁을 '기미상궁'이라 했다.현대의 권력자도 마찬가지이다. 독재자일수록 그렇다. 늘 암살의 공포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나치 독일의 총통 아돌프 히틀러는 수행비서에게 반드시 먼저 음식을 맛보게 했고,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도 여러 명의 검식관을 항상 대동하고 다녔다고 한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24시간 검식관이 동행하며 조미료까지도 검식한다고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 때 기미상궁 역할을 한 수행원들이 있었다는 소식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다. 좋은 음식조차 맘놓고 먹지 못하고 뒤끝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독재자의 삶을 그래도 부러워해야 하나?

2019-04-01 06:30:00

[관풍루] 이낙연 총리, 의혹의 장관 후보자 2명 낙마에 앞서 "사실관계를 좀 더 따져봐야 한다"고 옹호

○…이낙연 총리, 의혹의 장관 후보자 2명 낙마에 앞서 "사실관계를 좀 더 따져봐야 한다"고 옹호. 총리, 낙마할 줄 알았으면 '당사자 스스로 거취 정할 문제'라 할 걸 아깝네!○…이해찬 민주당 대표, 보선 출마 후보 지원하며 "통영·고성만 이기면 적폐 세력 청산" 강조. 국민, 불과 1년짜리 보선 1명만으로 적폐 청산되니 적폐도 아니군.○…삼성, 대구의 증권·생명회사 건물 파는 자산 운용에 걱정스러운 대구시민. 삼성, 기업은 이익을 좇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세상 사는 이치를 영 모르셨군요?

2019-04-01 06: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文대통령의 '잔인한 봄'

문재인 대통령에게 2019년 봄은 '잔인한 봄'으로 기억될 것 같다. 올해 신년사에서 천명한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려고 나름 애쓰고 있는 가운데 봄에 터져 나온 악재들로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문 대통령은 북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반대 여론은 거세졌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 칼끝은 청와대로 향하고 있고, 장관 후보자들 부실 검증에 대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책임론이 불거졌다. 버닝썬 사건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재직한 경찰 총경이 연루됐다. 설상가상으로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논란까지 터져 문 대통령으로서는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국내외 악재들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에 문 대통령의 앞날이 달렸다. 조기 레임덕에 빠져 국정 혼란이 갈수록 심해지느냐, 국정 동력을 회복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느냐 갈림길에 섰다.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사퇴했다.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선택이다.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엄중하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비롯해 하자투성이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 '김학의·장자연·버닝썬' 사건 수사를 지시할 때와 같은 결기를 문 대통령이 장관 임명에서도 보여줘야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다음 달 한미정상 회담에선 북한 비핵화 해법 찾기는 물론 흩트러진 한미 공조를 회복하는 것도 문 대통령이 힘써야 할 일이다.2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생산, 소비, 투자 등 3대 경제지표가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들 지표가 모조리 마이너스인 것은 경제 위기 때나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 경제가 올해 여러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등 문 대통령 말에 동의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 바닥으로 추락한 경제를 끌어올리는 것이 문 대통령 본인도 수렁에서 끌어올리는 길이다.

2019-03-30 06:30:00

박병선 논설위원

[야고부] 성추문과 정치

요즘 한국에는 온종일 섹스 스캔들로 시작해 그것으로 끝난다. '성 추문 사회'를 방불케 한다. 인터넷·방송 등에서 쏟아지는 것은 버닝썬·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장자연 사건이다.이들 사건에는 폭력, 몰카, 별장 동영상, 성 접대 등 말로만 듣던 추문이 모두 들어 있다. 거기다 가수, 배우, 전 법무부차관, 언론사 사장 일가 등 잘나갔거나 높은 지위의 인물이 대거 연루돼 있다. 높이 올라간 인사들이 추락하고 폭망하는 모습은 관객에게 즐거움을 줄지 모른다. 이 때문에 스캔들은 대중에게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필요악이란 말이 있는 모양이다. '너도 별 볼 일 없구나. 역시 같은 인간이었구나'는 생각과 함께.세 사건 모두 정치적 배경을 갖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예상 밖에 버닝썬 사건까지 정치권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버닝썬과 관련해 연예인 승리를 매개로 YG엔터테인먼트와 양민석 대표, 국정 농단의 차은택 감독, 조윤선 전 장관까지 연결된다"며 "이 사건의 최초 폭행자인 서현덕은 최순실의 조카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실체적인 진실인지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여당은 '제2의 최순실 게이트'라고 규정한다.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사건의 불똥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튀어 그 여파가 상당하다. 황 대표가 김 차관의 재임 시절 장관이었고, 곽 의원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점 때문인데, 제법 그럴듯한 그물망으로 보인다. 장자연 사건은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는 조선일보와 관련된 만큼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해도 검찰이 열심히 파헤칠 것이 분명하다.우연인지, 의도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세 사건 모두 현 정권 인사는 아무 관련이 없고, 야당 혹은 정권에 적대적인 인사뿐이다. 집권 세력이 유독 깨끗하고 도덕성이 있기 때문일까. 문재인 대통령까지 이례적으로 검경의 명예를 걸고 이들 사건의 진상을 밝히라고 지시했다. '정치적 음모설'에 기름을 붓는 지시였다. 성 추문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저급하고 정치 도의에 맞지 않다. 성 추문은 성 추문으로 놔두는 게 어떤가.

2019-03-29 06:30:00

[관풍루] 공직자 재산공개 결과 청와대 참모·국무위원·국회의원 상당수가 다주택자로 판명.

○…공직자 재산공개 결과 청와대 참모·국무위원·국회의원 상당수가 다주택자로 판명. "다주택 소유 폐단 알고 대책 세우려 그랬으니 그리 알고~!"○…문재인 대통령, 외국인투자 기업 경영자들에 "더 많은 성공 꿈꾸도록 항상 노력할 것" 약속. 국내 업체, 우리도 성공을 꿈꿀 수 있도록 '가끔' 노력할 거죠?○…대구경북 일부 대학, 강사 채용 조건으로 다른 곳에서 4대 보험 해결하라며 횡포. 집단지성의 전당인 대학, 과연 '상아탑' 맞나.

2019-03-29 06:30:00

석민 선임기자

[석민 선임기자의 Focus On] '앙꼬' 없는 찐빵, 대구?  

왠지 찜찜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구 방문과 올해 6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 그리고 한국물기술인증원 대구 유치에 관한 이야기이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9 세계 물의 날 기념식'에 참석, 대구 물산업클러스터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면서 "연구개발, 기술 성능 확인과 인증, 사업화, 해외시장 진출까지 전 분야에 걸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국비 2천409억원을 투입해 달성군 구지면 일대에 조성 중인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대구에 위치에 있지만, 국가 100년 대계를 바라보고 진행한 국책사업이다. 대구시는 2023년까지 2천429억원을 들여 ICT와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유량, 수질을 원격 관리하는 '스마트워터시스템' 조성에도 나설 계획이다.그런데 지역 경제인과 간담회에서 나온 뉘앙스는 좀 다른 느낌이다. "물기술인증원이 대구로 오도록 도와달라"는 경제인들의 요청에 대통령 대신 환경부 차관이 나섰다. "현재 (한국물기술인증원 입지)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고, 지역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은 얼핏 공정하고 중립적인 언급처럼 보이지만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한국물기술인증원 설립 주무부처가 환경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책임한 말이기도 하다.'클러스터'가 무엇인가? 단순 집적지가 아닌 클러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앵커' 시설·기관이 필요하다. 울산의 현대차를 중심으로 대구경북과 울산·부산으로 자동차부품 산업이 발전했고, LG디스플레이가 파주로 가면서 관련 기업이 집중돼 디스플레이 신도시가 형성됐다. 대기업이 클러스터의 앵커 역할을 한 것이다.세계적인 하이테크 연구개발단지인 미국의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TP)의 경우는 국립보건원 환경보건연구소, 환경보호청·보건후생부 산하 국립독성프로그램(NTP), 육군연구소 등이 앵커기관으로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국내 물산업(36조 344억원, 2018년)과 세계 물시장(약 1천조원, 2020년) 규모가 크지만 국내 산업 기반은 관련 업체의 66%가 10인 미만 영세기업일 정도로 취약하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앵커 기관은 한국물기술인증원이 될 수밖에 없다. 물기술인증원이 없는 물산업클러스터는 물산업클러스터가 아닌 셈이다. 환경부가 이런 사실을 모를까?10년 전 대구 신서혁신도시와 전북 오송이 첨단의료복합단지로 함께 지정되었을 때 유치 제안서 작성에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 기자는 기쁨보다 우려가 컸다. 핵심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오송으로 갔기 때문이다.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언제까지 대구가 '앙꼬' 없는 찐빵 신세를 반복할지 걱정스러운 이유이다.

2019-03-28 16:59:37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울릉 대구경북 33선언

"한국의 이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항상 가난했기 때문에 경제공황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농장이나 혹은 다른 사람의 농장에서 나는 생산물에 의존하기 때문에 바깥세상은 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백인 여성으로는 1923년 처음 들른 뒤 1932년 다시 울릉을 찾은, 대구의 미국인 선교사 부해리(傅海利)의 부인 하복음(河福音)이 남긴 편지글이다. 1909년 울릉에 첫 교회가 생긴 뒤 전도를 위해 찾은 섬이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기억된 셈이다.11일 동안 머물며 총 72㎞, 많이 걸을 때는 하루 12㎞(30리)까지 다니며 5곳 교회와 2곳의 기도처를 도느라 몸무게가 2.7㎏이나 빠졌고 '산을 넘어 걷고, 산길을 오르락내리락해서' 울릉의 여러 마을(창형·천포·저동·도동·다동)을 누빌 수 있었다.이런 울릉은 고종 때 본격 재개척됐다. 1882년 6월 검찰사 이규원을 '비워둔 섬' 울릉에 보내 조사하고 그해 12월 개척령을 내리면서다. 이듬해 16가구 54명을 옮겨 살게 했고 이후 독도까지 거느린 울릉은 더욱 중요한 섬이 됐다.일제의 수탈 시절도 보낸 울릉은 1963년 종합개발계획 수립 뒤 섬 일주도로 공사 착공 등으로 다시 변화와 발전을 노렸다. 그러나 돈 문제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다 지난해 12월, 55년 만에 완전히 뚫렸다. 울릉 개척사의 경사다.게다가 이를 축하하고 더 빛낼 행사마저 이뤄지게 됐으니 울릉은 올해 특별한 3월을 맞고 보내는 셈이다. 29~30일 대구경북의 광역·기초자치단체 33곳 대표들이 처음 울릉에 모여 대구경북의 발전과 앞날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시간을 갖기 때문이다.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유독 대구경북은 정부 인사, 예산, 각종 정책 등에서 가뜩이나 홀대와 찬밥 신세인 즈음이라 이런 모임이 더 반갑다. 100년 전, 한민족 운명을 바꾼 민족대표 33인의 3·1운동 독립선언서 같은 그런 결과물도 기다려진다. 일주도로 개통으로 울릉의 모습이 달라지듯, 이번 33인 대표 모임에서 지금의 고립에서 벗어날 대구경북의 큰 그림도 그려지길 바라면 지나칠까.

2019-03-28 06:30:00

[관풍루] 대구시 새 청사 건립 공론화위원회 4월초부터 활동 시작해 연내 최종 부지 확정한다고

○…대구시 새 청사 건립 공론화위원회, 4월 초부터 활동 시작해 연내 최종 부지 확정한다고. 인구 급감 시대에 넘치면 허세, 모자라도 문제이니 균형 잘 맞추기를….○…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주총에서 이사 연임 저지돼 20년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최대 800억원 퇴직금' 주장이 맞다면 뒤돌아볼 필요 없겠네.○…피우진 보훈처장 "김원봉, 북한 정권에 기여했으나 독립유공자 서훈 가능" 언급.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기보다 통일 후로 결정 미루는 것도 한 방법.

2019-03-28 06:30:00

[시선] '사랑의 고백'이 꽃말인 튤립

'꽃말'의 유래는 아라비아에서 시작됐다. 유럽에는 18세기 초 러시아와 전쟁에서 패한 스웨덴 칼12세가 터키로 망명했다가 귀국하면서 전했다고 한다. 이후 유럽에서는 '연인에게 사랑의 고백이나 기분을 전하고자 할 때 꽃말에 따라 꽃을 골라 전하는 전통이 생겼다'고 전한다. '사랑의 고백'이 꽃말인 튤립은 풍차와 함께 그려지는 네덜란드의 상징이다. 4, 5월이면 우리나라 전역에서도 축제가 열리는데 그중에서도 충남 태안 튤립축제가 유명하다.

2019-03-27 17:30:00

배성훈 디지털국장

[데스크칼럼] 뉴스사막 만드는 네이버 제국주의

지난달 19일 오전 7시 11분쯤 대구시 중구 포정동 대보 사우나 4층 남탕에서 불이 났다. 대구의 대표언론 매일신문은 오전 8시 14분 당시 긴박한 상황을 묶어 가장 먼저 인터넷에 속보를 내보냈다. 연합뉴스의 1보(8시 19분)에 비하면 매일신문 기사가 5분 정도 빠른 셈이다. 현장을 누비던 사회부 캡(경찰팀장) 등 취재진의 노력으로 알찬 기사를 신속하게 독자에게 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포털에서 매일신문 기사는 메인은커녕 검색에서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름도 생소한 온라인 매체와 서울 언론들이 연합뉴스를 거의 베끼다시피 한 기사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이후 매일신문 기사(9시 49분 현장 영상, 9시 54분 2보, 9시 56분 현장 영상)는 검색 순위 뒤로 밀리면서 포털에서 사라졌다.지난달 28일 부산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러시아 대형 화물선이 광안대교에 충돌하자 부산의 언론들은 속보와 동영상을 재빨리 입수해 온라인에 올렸다. 하지만 네이버 등 포털의 뉴스 배치는 서울 언론과 인터넷 매체 일색이었다. 현장 상황을 자세히 다룬 부산의 대표적 언론 부산일보나 국제신문의 기사는 포털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온라인 뉴스 시장에서 네이버는 독점적 지배권을 가지는 사업자이다. 네이버 등 포털 업체들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화면에 전진 배치하는 방식으로 '뉴스 장사'를 해오면서 성장했다. 하지만 이들 포털에서는 지역 기사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지역 뉴스는 여론의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다. 지역 현안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한 토론의 장인 지역 뉴스가 포털에서 보이지 않는 현실은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자치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정책에도 위배된다.한국 뉴스 시장은 포털과 모바일을 통한 뉴스 유통 비중이 월등히 높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8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포털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이용했다는 응답은 76.0%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인터넷 포털이 언론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62.0%로 '언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 23.4%보다 배로 높았다. 이 같은 뉴스 유통 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네이버의 지역 뉴스 배제는 디지털 뉴스 시장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틀어막는 조치나 다름없다.요즘 같은 모바일시대에 지역민이 지역 언론의 기사를 쉽게 접할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되었다는 것은 여론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위기이자, 지방자치에 대한 위협이다. 이러다가는 미국의 경우처럼 지역신문이 아예 없거나 1개의 신문만 발행되는 '뉴스의 사막지대'(news deserts)가 확산될 위험마저 안고 있다. 뉴스 사막의 확산이 가속화되면 건강한 공동체를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공동체가 직면한 현안에 대해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한 토론의 장이었던 지역신문이 사라지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타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위기로까지 이어진다.네이버에 요구한다. 지역 언론들이 현장을 뛰고 취재해 제대로 쓴 지역 기사들이 올바른 평가를 받아 검색 상위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하라. 아울러 네이버 뉴스 메인에 지역 뉴스 코너를 신설, 독자들의 지역 뉴스 접근성을 확보해 주어야 한다. 지역민에게 뺏은 뉴스 선택권을 지역민에 돌려 달라.

2019-03-27 14:45:53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월경(越境)

공항은 한 국가의 관문이자 국경이다. 정상적인 여권이나 입국사증을 가지면 누구든 절차를 밟아 통과할 수 있다. 종종 허술한 감시를 틈타 입국 심사대를 뛰어넘어 불법 월경하는 사례도 없지 않다. 하지만 공항은 항만·육상 등에 비해 통제가 잘 되는 국경이다.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터미널'(2004년)은 '경계선'으로서의 공항의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 크로코지아라는 동유럽의 한 가상국가에서 뉴욕으로 여행 왔다가 공항에서 발이 묶인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여행 도중 자국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신분 상황이 복잡해지면서 오도 가도 못 하는 처지가 되자 공항 터미널을 집 삼아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앵글에 담았다.이 같은 스토리는 비단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공항에서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최근 언론에 조명된 인천공항 1터미널 46번 게이트에서 70여 일째 머무르고 있는 콩고 출신의 앙골라인 일가족 6명의 사연은 영화보다 더 절박하다. 콩고 출신에 대한 앙골라 사회의 박해를 피해 부부와 네 아이가 지난해 연말 관광비자로 인천에 도착했지만 입국이 거부되면서 공항 터미널에 갇히는 신세가 된 것이다.현재 인천공항 내 난민인정심사 대기실이나 송환 대기실에 머무는 사례는 훨씬 더 많다. 법무부 자료에 입국이 거부돼 송환을 기다리고 있는 대기자만도 74명에 이른다. 몇 해 전 입국 거부 조치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내고 터미널에서 200일 넘게 체류한 사례도 있다.성범죄 의혹 사건으로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의 내사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주말 인천공항을 통해 방콕으로 몰래 빠져나가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를 확인한 법무부의 긴급 출국 금지로 탑승 게이트 앞에서 월경이 무산됐지만 국민 뒷맛이 쓰다. 잘못을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하는 공직자나 범죄 혐의자의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어서다.긴급 출금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논란도 없지 않다. 그러나 도피로 책임을 덮으려는 그의 행동에서 지도층 인사의 윤리 수준을 보여준다. '본인이 아닌지, 맞는지'는 다시 조사해 밝히면 될 일 아닐까.

2019-03-27 06:30:00

[관풍루] 정부, 26일 일본의 독도 왜곡 강화 초교 교과서 검정 승인에 "강력 규탄하며 즉각 철회" 촉구

○…문희상 국회의장, 26일 의원 간담회에서 "미국 가보니 국회가 의회 외교 잘하고 있나 없나 걱정 됐다"고 토로. 국민, 실컷 놀고도 억대 연봉 나오는데 굳이 잘할 것 있나요?○…정부, 26일 일본의 독도 왜곡 강화 초교 교과서 검정 승인에 "강력 규탄하며 즉각 철회" 촉구. 일본, 적폐 청산정쟁에 날 새느라 바쁘실 텐데 관심 끄시죠!○…대구의 국가기관장 17명, 25일 대구 근대골목 관광하며 '대구경북 발전에 힘 모으자' 의기투합. 시민들, 정부와 달리 귀(貴) 기관만큼은 우릴 차별·홀대 마세요.

2019-03-27 06:30:00

이춘수 동부지역본부장

[시각과 전망] 포항을 볼모로 한 신기술시도

포항 시민들은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강진은 의심할 나위 없이 천재(天災)인 줄 알았다.지열발전소가 유발한 '촉발지진'이었다는 정부연구조사단의 최근 발표 내용은 그래서 더 충격적이다. 2016년 9월 규모 5.8 경주지진 이후 우리나라 관측 사상 두 번째로 컸던 포항지진이 인재(人災)였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정부조사단이 지난 20일 1년간 조사 끝에 내놓은 포항지진 원인조사 결과에 대해 포항 시민들은 충격과 함께 울분을 금할 수 없다.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은 발생 초기부터 국내 학계 일각에서 제기됐고 지난해 4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도 실렸다.지열발전소는 2010년 정부가 공모한 메가와트급 지열발전 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당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정부와 기관은 지진이나 안전, 환경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이는 국가기관의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범죄행위다. 그뿐만 아니라 사업자는 지열발전소 물 주입 후 소규모 지진이 수십 차례 있었다는 보고를 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추가 지진 우려에 따른 특별한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고 시인했다.이미 4년 전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가 지진으로 중단됐고, 2010년엔 이 사실이 국내에도 알려진 뒤였다.포항지진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연기시킬 만큼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냈다. 주택, 공공건물, 학교 등이 피해를 입어 62명이 부상당하고 1천53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집계된 잠정 피해액이 522억원에 달한다. 아직 대피소를 떠나지 못한 이재민도 200여 명이다.포항지진의 원인이 밝혀진 만큼 이제 포항의 분노를 진정시킬 후속 대책에 집중할 때다. 가동 중단 상태인 포항 지열발전소는 신속하게 폐쇄하고 부지를 정리해야 한다. 특히, 정부 및 지열발전 상용화 사업 참여 기관은 손해배상 논의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이미 시민단체는 지난해 10월 국가를 상대로 유발지진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진 위험지역이라는 오명을 쓴 포항지역의 경기 활성화 대책도 필요하다.정치권의 '네 탓 공방'은 포항 시민을 모욕하는 처사다. 이명박 정부 때 시행된 사업이지만 포항 지열발전소에 물을 주입한 후 지진 발생 전까지 2년간 소규모 지진이 63차례나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었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향후 친환경 에너지 기술 개발사업의 졸속 추진을 방지하는 반면교사가 돼야 한다.목민심서 '애민'(愛民) 편엔 '구재'(救災: 재난 구제)가 있다. "환난을 생각하여 예방하는 것이 이미 재난이 발생한 후에 은혜를 베푸는 것보다 낫다.(思患而預防 又愈於旣災而施恩)" 다산 정약용은 다양한 사례를 예시하면서 위정자와 목민관은 재난의 조짐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현대사회는 위험사회다. 편익에 따른 어느 정도의 위험은 받아들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더라도 위험이 편익보다 훨씬 크거나 편익을 받는 자와 위험에 처한 자가 다르다면 수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사실을 감춘다면 범죄다.재해를 입은 사람은 생업과 일상이 파괴되어 버린다. 책임 규명과 적절한 보상, 그리고 확실한 재발 대책만이 포항지진의 피해자를 위무할 수 있다. 정치권의 네 탓 공방, 희생양 찾기, 이념 덧칠로 끝나서는 곤란하다.

2019-03-26 18:56:55

조향래 논설위원

[세풍] 증오의 정치

뒤주에 갇힌 채 죽어 간 사도세자의 비극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이 충격적인 조선 왕가의 참상이 추악한 당쟁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도 웬만하면 안다. 그런데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 다름 아닌 부인 혜경궁 홍씨와 장인 홍봉한이었다면…사도세자는 우리가 사극이나 영화를 통해 알고 있는 것처럼 비행이나 일삼은 정신병자가 아니었다면… 또한 그것이 영조가 아들을 죽게 한 이유도 아니었다면….역사학자 이덕일이 펴낸 '사도세자의 고백'은 당쟁의 최대 희생자였던 사도세자의 객관적인 목소리에 접근한다. 가해자들의 변명일 수도 있는 '한중록'의 내용과는 다른, 어쩌면 성군의 자질을 지녔을 사도세자의 참모습을 통해 당쟁의 비정함과 참담한 실상을 폭로한다. 당쟁에서 백성과 국가는 안중에 없었다. 오로지 당파와 가문의 안위만 종교처럼 뿌리내렸다. 상대편 박멸이 우선인 증오 정치의 최전선이었다.오늘도 한국 사회에는 증오 정치가 만연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선거도 국민을 위해 펼쳐야 할 정책도 '선악(善惡)의 전쟁'이라는 프레임 속에 갇힌 채 이판사판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정권이란 교체되는 것이 당연하다. 선거 또한 질 수도 있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우리가 지는 것을 천사가 악마에게 지는 것'으로 여긴다. 정의와 양심으로 포장한 이념과 선동의 이면에는 증오의 대물림이 꿈틀거린다.강준만 교수는 '증오 상업주의'라는 저서에서 "좌우를 막론하고 정치에서 소통을 어렵게 만드는 건 늘 '순수주의자들'"이라고 했다. 이들은 가능성을 추구하는 정치를 이상향을 좇는 종교의 도그마처럼 여긴다. 타협이 있을 수 없다. 강경파가 득세하고 극단주의가 횡행하는 까닭이다. 특히 진보주의자들은 타협을 추악하게 생각한다. 전체주의적 발상이다.당파성과 진영 논리를 앞세운 정치 세력은 국민의 관점에서 우선시해야 할 민생 문제보다 소수 열성파의 피를 끓게 하는 이념적·파당적 이슈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정치적 화법이나 정략적 언어조차 천박하고 자극적이다. '빨갱이' '쥐박이' '만주국 귀태'라는 독설도 그래서 나온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의 모습과 정치인의 행태는 시정잡배보다 못하다.지층만을 의식한 막말과 망동이 난무할 뿐이다. 그럴수록 열렬 지지 세력은 박수를 보낸다. 악의 세력 척결이 우선인데 방법이나 과정상의 오류나 무리는 신경 쓸 일도 아니다.'All or Nothing'의 제로섬 게임이다. 반대편은 모조리 쓸어버려야 직성이 풀릴 기세다. 그쪽에는 내 조부모와 형제자매 그리고 아들딸이 있을 수 있다. 친구와 동료도 있을 것이다. 그들을 모두 없애고 나면 아름다운 세상을 이룰 수 있을까. 정권이 바뀌어도 걱정이다. 이번에는 좌파 독재의 폐해 청산에 국력을 낭비할 것이고, 야당으로 전락한 진보 세력은 다시 온몸으로 저항하며 국정을 마비시킬 것이다. 이런 나라에 미래가 있는가?증오를 줄여야 한다. 증오를 악용하는 정치인도 문제이지만 이념과 당파에 매몰된 지지자들도 안목을 넓혀야 한다. 민주사회에서 여야와 좌우 세력은 공존해야 할 상대이지 척결해야 할 적군이 아니다. 정치 언어의 품격부터 높여야 한다. 그리고 공생과 통합의 정치를 지향해야 한다. 선거제도를 바꾸고 정치 변혁을 시도하는 것도 그런 차원에서 필요한 것이다.

2019-03-26 06:30:00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과잉 경호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된 1914년 6월 28일 오스트리아-헝가리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부부 살해는 암살 가능성에 대한 페르디난트의 무신경과 허술한 경호 대책이 초래한 비극이었다. 페르디난트가 살해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사라예보 방문 날짜부터 적당하지 않았다. 6월 28일은 '성 비투스의 날'(St Vitus'day)로, 1389년 이날 코소보 전투에서 세르비아 연합군이 오스만터키에 패배한 이후 '민족 부흥'을 염원하는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에게 가장 성스러운 날이 돼왔다.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이 '수복'할 땅으로 여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합병한 오스트리아-헝가리 황태자가 하필 이날 방문한다는 것은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에게 큰 모욕으로 비쳤다. 세르비아 민족주의 테러단체인 '흑수단'(黑手團)이 이날을 거사(擧事)일로 잡은 이유다. 방문 날짜가 불길하다는 우려가 현지에서 나왔으나 페르디난트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경호 대책도 엉망이었다. 페르디난트 부부가 탄 무개차가 군중이 밀집한 대로를 지나가도록 동선(動線)을 잡아놓고도 도로 양측에 경비병을 배치하지 않았고, 경호대도 대원 대부분을 페르디난트가 처음 도착한 철도역에 머물게 한 채 경호대장만 방문단에 동행했다.흑수단의 1차 폭탄 암살이 실패한 뒤의 대처는 더 한심했다. 1차 암살을 모면한 뒤 동선을 급히 변경했으나 운전사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 그 바람에 페르디난트를 태운 차는 처음 동선대로 움직이다 변경된 경로로 급히 우회전해야 했다. 이는 그 주변에서 기다리던 19세의 가브릴로 프린치프에게 하늘이 준 기회였다. 그가 발사한 권총탄 한 발은 황태자의 목 정맥을, 또 한 발은 그 아내의 위장 동맥을 끊었다.문재인 대통령이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했을 때 청와대 경호원이 방아쇠에 손가락을 댄 채 기관단총을 노출해 '과잉 경호' 논란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의 민생 현장 방문 때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하필 문 대통령 지지도가 낮은 대구에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은 대구를 '위험지역'으로 보기 때문이 아니냐는 소리도 나온다. '해프닝'인지 '기획'인지는 청와대만 알 것이다.

2019-03-26 06:30:00

[관풍루] 포항지진 여야 책임 공방에 이어 소송 문제 놓고 시민단체들 참여 인원수 싸움하며 갈등

○…포항지진 여야 책임 공방에 이어 소송 문제 놓고 시민단체들 참여 인원수 싸움하며 갈등. 서로 바짓가랑이 붙들면 넘어야 할 숱한 고개, 근처라도 가보겠나.○…문경시 기초의원 보궐선거 유세에 자유한국당 대표 포함 지도부 총출동.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 앞서 미리 지역 민심도 떠보고 좋은 예행연습 기회?○…영국 국민들 "갈팡질팡 브렉시트(EU 탈퇴) 정부와 의회에 못 맡긴다"며 100만 명 대규모 거리 집회. 우리나 거기나 대표 잘못 뽑으면 국민이 고생.

2019-03-26 06:30:00

박병선 논설위원

[계산동 스케치] 벚꽃은 피기 시작했건만…

이맘때가 되면 벚꽃이 피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기자는 30년 넘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뒤편 퍼걸러 옆에는 오래된 벚나무 한 그루가 있다. 비흡연자에게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곳은 기자의 흡연 장소다. 퍼걸러에 앉아 담배 한 대 물고 벚꽃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은 다시 없는 즐거움이다.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을 보기 위해 1년을 기다렸건만,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주일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개화를 기다리고 있지만, '일본에서 유래된 꽃'이라 마음 한쪽에 찜찜함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저어하는 '친일'(親日)의 원죄 의식을 완전히 걷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벚꽃을 위한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벚꽃도 군국주의의 희생자다. 벚꽃은 그저 아름다운 꽃일 뿐, 사무라이 정신과 군국주의와는 연관이 없었다. '보이는 곳/ 마음 닿는 곳마다/ 올해의 첫 벚꽃.' '밤에 핀 벚꽃/ 오늘 또한/ 옛날이 되어 버렸네,' 에도시대 하이쿠(俳句단시)에서 보듯, 서민들이 좋아하는 밝은 이미지의 꽃이었다.1930년대 군국주의 광풍이 불면서 벚꽃은 일왕과 국가를 위해 아름답게 희생하는 상징이 됐다. '흩어지고 흩어진다고 해도/ 꽃의 고향 야스쿠니신사/ 봄의 가지에 피어 만나자'〈동기(同期)의 벚꽃〉. 가미카제(神風) 특공대원들이 출전을 앞두고 부른 군가다. 군국주의자들이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기 위해 벚꽃의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일본 영화·애니메이션에는 사무라이가 꽃비를 맞으며 할복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지만, 이것도 허구다. "일본에는 '꽃은 벚꽃, 사람은 무사'란 말이 있다. '꽃은 질 때 산산이 흩날리는 벚꽃이 아름답고 사람은 벚꽃처럼 죽을 때가 아름다워야 가장 훌륭한 무사'라는 말이다. 무사들의 미학이다. 여기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꽃잎이 한꺼번에 떨어지는 벚꽃은 왕벚나무다. 무사들이 한창 활동하던 시기에는 왕벚나무가 흔치 않았다. 이 감상은 왕벚나무가 보급된 후에 '연출된 것'이다."〈이나가키 히데히로, 식물도시 에도의 탄생〉부언하면 이 책의 왕벚나무는 소메이요시노(染井吉野)다. 이 수종은 에도시대 말기에 출현해 메이지시대 이후 일본 각지로 퍼졌고, 오늘날 일본 벚나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오히려 에도시대에는 순식간에 지는 특성 때문에 가문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까 싶어 벚꽃을 가문의 문양으로 삼은 무가도 없었다.벚꽃의 굴곡진 역사를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는 요즘 우리 것만 내세우고 남의 것은 인정하지 않는 극단적인 민족주의가 횡행하는 탓이다. 현 정권에 반대하거나 일본·미국을 두둔하면 '매국노' '친일극우세력' '토착왜구'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분위기다. 물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반민특위' 발언은 무지의 소치이니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정권 차원에서 역사를 해석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해방 7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대통령이 '친일 잔재 청산' '민족정기'를 운운하니 허탈한 느낌마저 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외교를 챙기고 국민통합에 나서야 할 대통령이 앞세울 구호는 아니다. 국민이 실력을 키워야 '극일'이 가능하지, 시대에 뒤처진 '구호정치'는 한국의 고립만 부를 뿐이다. 박근혜 정권도 국사 교과서에 손대려다 파국을 맞은 전례가 있듯, 역사를 정치에 이용해선 안 된다.시절이 하수상한 탓에 벚꽃을 좋아한다고 '친일파'로 몰리지 않을까 하고 살짝 고민하지만, 1년 만의 호사인지라 꿋꿋하게 즐기겠다. 늘 인간이 문제이지, 자연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글로벌 시대에 원산지가 일본이면 어떻고, 미국이면 어떤가.

2019-03-25 18:30:0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박영선·유시민의 입

그리스 신화 속 영웅 테세우스가 처단한 악당 중 프로크루스테스가 있다. 거인인 그는 여인숙을 차려 놓고 손님이 들어오면 쇠 침대에 눕혔다. 쇠 침대는 큰 것과 작은 것 두 개였다. 키가 큰 사람에게는 작은 침대를 내주고 작은 사람에게는 큰 침대를 내줬다. 키가 침대보다 커서 밖으로 튀어나오면 침대의 크기에 맞게 머리나 다리를 톱으로 잘라내고 작으면 몸을 잡아 늘여서 죽였다. 테세우스는 똑같은 방식으로 프로크루스테스를 침대에 눕혀 밖으로 튀어나온 머리를 잘라서 죽였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을 가르쳐 주는 신화다.말 잘하기로 이름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이 한 말로 말미암아 곤경에 처했다. '맹자'의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는 말처럼 두 사람이 뱉은 말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2016년 국회에서 박 후보자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씀씀이를 비판했다. "조 장관의 씀씀이 유명하죠. 연간 5억, 문화부 장관 되기 전에 여성부 장관 시절에는 연간 7억5천." 이번엔 박 후보자가 이번 주 청문회에서 자신의 씀씀이를 해명해야 할 처지가 됐다. 최근 5년 동안 박 후보자와 배우자가 신고한 소득은 약 33억원, 같은 기간 늘어난 재산은 9억9천여만원이다. 23억원가량이 어딘가에 쓰였다는 말이다. 자유한국당은 1년 평균 생활비가 4억6천만원에 달하는 '내로남불 씀씀이'라고 공격하고 있다.유 이사장은 2015년 마약 투약 혐의가 적발된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사위에 대해 "마약 복용은 차고도 남는 이혼 사유다. 매우 흐뭇하게 이 사건을 보고 있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조카인 영화감독 S씨가 대마초 밀반입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수감 중인 데 대해 별다른 얘기를 않고 있다. 알릴레오 홈페이지엔 "남의 도덕성 비판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라" "내로남불 끝판왕" 등의 댓글이 달렸다.자업자득에서 업은 나쁜 업을 일컫는다. 가장 많이 저지르는 업이 말로 하는 것이다. 타인에게 뱉은 말이 자신을 향하는 비수(匕首)가 된다는 사실을 말 잘하는 박유 두 사람이 잘 보여주고 있다.

2019-03-25 06:30:00

[관풍루] 북, 미국이 대북 독자 제재 발표하자 문 연 지 6개월 만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

○…북, 미국이 대북 독자 제재 발표하자 문 연 지 6개월 만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 벼랑 끝 전술에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수법도 추가.○…인천시의회, 인천상륙작전 때 월미도 원주민 등 피해 보상 조례안 통과시켜 논란. 43사건, 여순사건에 이어 '병자호란' '임진왜란' 보상 얘기도 곧 나올 판.○…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 사표 종용한 김은경 전 장관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돼. '적폐 청산' 그리 강조하니 뒷날로 미루지 않고 바로바로 처리?

2019-03-25 06:30:00

김교영 편집국부국장

[매일칼럼] 대통령 한말씀에 웃고 울고

대통령 말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 말은 언론과 SNS를 통해 전파되고 파급력이 크다. 실의에 빠진 시민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준다. 민감한 이슈를 건드리면, 그 파장은 종잡을 수 없다.드디어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 대해 한 말씀 하셨다. 취임 후 처음이다. 지난 22일 대구를 두 번째 방문한 자리에서였다. 부산에서 공항 관련 발언을 한 지 40일 만이다.(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통합신공항을 대구 3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공약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지역 경제인 오찬간담회에서 "대구공항 이전, 취수원 문제 등에 대해 알고 있다.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살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금쪽같은 말씀에 현장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 기업인은 "10년 묵은 체증이 풀린 것 같다"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고무됐다. 통합신공항 건설이 탄력받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전날까지만 해도 대구경북은 답답했다. 문 대통령의 '부산 발언' 후폭풍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부산에서 영남권 신공항 문제와 관련, "5개 광역단체 뜻이 하나로 모인다면 결정이 수월해질 것이고, 만약에 생각들이 다르다면 부득이 총리실 산하로 승격해 검증 논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이 말은 신공항 논란의 불씨가 됐다.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과 대구·경북은 대통령 발언을 아전인수(我田引水)식으로 해석했다. 부울경 단체장들은 '가덕도 신공항'으로 정책 변경이 가능할 것처럼 여론몰이를 했다. 영남권 5개 단체장 합의로 2016년 결정된 '김해신공항 확장'을 뒤엎을 기세였다. 대구경북 단체장은 '원론적 수준의 발언일 뿐'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하지만 대구경북은 불안했다. 현 정부 출범 후 대구경북은 예산·인사에서 'TK 패싱'을 겪고 있다. 게다가 부울경 단체장은 모두 여당 소속이다. 부산은 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여기에 여당 지도부까지 부울경 요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구경북은 고립무원(孤立無援)이다. 이러다 통합신공항 사업이 꼬이는 것은 아닐까.대구경북은 대통령 발언의 진의가 궁금했다. 청와대에 물었다. 명쾌한 답이 없었다. 총리실에 물었다. '조정할 수 있다'는 어정쩡한 입장이었다. 국토교통부에 물었다. 다행히 '가덕도 신공항 불가'를 고수했다. 하지만 미덥지 못했다.문 대통령의 '부산 발언'은 영남권 내 갈등을 불러왔다. 이를 놓고 내년 총선을 앞둔 '영남권 갈라치기'('대구경북은 포기하고, 부울경이라도 확실히 건지자'는 전략)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 대통합'의 아이콘이다. 특정 지역, 특정 진영의 지도자가 아니다. 모든 지역, 모든 국민의 지도자다.말은 모순과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수단이다. 사마천은 '말이 적절하게 들어맞으면 다툼조차 해결할 수 있다'(談言微中亦可以解紛·담언미중역가이해분)라는 명언을 남겼다. 대통령의 말씀이야, 두말할 나위 없다.갈등만 키우는 논란은 끝나야 한다. 문 대통령께서는 '대구 발언'을 계기로 신공항 문제에 마침표를 찍어 주시길 바란다. 그냥 "원안대로(김해공항 확장+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조성)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하시면 된다.

2019-03-24 14:58:58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외교 결례

과거 전두환 대통령 내외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백악관에서 레이건 미국 대통령 부부와 커피 브레이크(Coffee Break)를 가졌다. 웨이터의 주문 요구에 레이건 대통령이 "Coffee please"라고 하자, 낸시 여사가 "Me too"라고 했다. 그러자 전 대통령이 "미쓰리"라고 했는데, 옆에 있던 이순자 여사가 "왜요? 나 여기 있는데…"라고 했다.김영삼 대통령의 방미 때는 클린턴 대통령에게 "How are you?"라고 인사말을 건네고, 클린턴이 "I'm fine, thank you. And you?"라고 하면, "Me too"로 마무리하라고 영어 자문을 했다. 그런데 김 대통령이 그만 "Who are you?"라고 인사를 하는 바람에 이를 조크로 받아들인 클린턴 대통령이 "I'm Hillary's husband"라고 받아넘겼다. 그런데 김 대통령이 "Me too"라고 해버린 것이다. 대통령의 방미 후 유행한 우스갯소리다.최근 동남아 3국 순방을 다녀온 문재인 대통령의 잇단 말실수가 외교적 결례 논란으로 비화했다. 말레이시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인도네시아 말로 인사를 하고, 낮 행사에서 밤 인사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체코를 방문했을 때도 뒷말이 무성했다. 방문국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고 없는데 정상외교를 한다고 가서는 국내에서 적폐 취급하는 원전을 팔려고 했다는 것이다.2017년 12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문제가 더 심각했다. 차관보가 공항 영접을 나오는 푸대접에 이어 외교부장이 팔을 툭툭 치는 결례를 서슴지 않았다. 대통령을 수행 취재하는 기자들이 집단 폭행을 당하는 참사까지 겪었다. 베이징에 머물던 대통령이 열 끼 식사 중 중국 관계자들과 함께한 것은 두 끼에 불과해 '혼밥'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현 정부 출범 이래 외교 결례와 의전 엇박자가 빈발하고 있다. 실수를 범하든 박대를 당하든 외교 결례는 나라 망신이다. 경험을 갖추고 능력이 검증된 외교관들을 적폐로 내몰고 코드 인사에 집착한 결과라는 비아냥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2019-03-23 06:30:00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차라리 DMZ(비무장지대)가 낫겠죠!

"답답하지요. 숱하게 건의했지요. 그러나 우리가 힘이 없으니, 동네 사람 가운데 잘난 사람도 살지 않으니 누가 농민 뜻을 알아주나요? 오로지 미군이 좀 더 배려(?)해주길 바랄 뿐이지요."경북 칠곡군청이 위치한 왜관읍 한 고을의 미군 부대기지 공사는 1953년 한미 방위조약이 체결되고 1959년 시작됐다. 이듬해 부대가 머물며 편입 자연부락 농민은 농토를 다른 곳으로 대토(代土)하거나 삶터를 옮기고 떠나야만 했다.붙박이처럼 남은 사람은 미군 부대를 지나 '자유롭게' 농로를 오가며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 농로는 1970년대 새마을사업으로 시멘트로 포장됐고, 지금처럼 농로가 철조망으로 싸여 갇히지도 않았고 통행 제한도 별로였다.그러나 새벽별을 보고 집을 나서고, 달빛 아래 밤늦도록 일하다 귀가하는 옛 영농 방식을 그대로 잇던 시절은 사라졌다. 20여 년 전부터다. 미군 부대 울타리를 따라 수㎞를 빙 둘러 다니지 않아도 되는 200~300m 지름길 농로 사용 시간을 제한해서다.거의 자유롭던 통행은 농로 주변 철조망 설치 뒤 줄어 올 1월부터는 오전 7시~오후 7시까지 12시간으로 제한됐다. 마을 입구 설치 농로 첫 철문부터 농지 입구 마지막 철문까지 4개를 지나야 한다. 통과에 걸리는 시간은 늘 다르다.가운데 2개 철문 통과 때문이다. 통과를 위해 두 철문 사이 초소에 힘껏 소리쳐 근무자를 불러야 한다. 초소 시설 안 사람이 듣지 못하면 마냥 외칠 뿐이다. 목청 외 달리 연락할 수단이 없어서다. 초인종도, 전화선도, 연결 끈조차 없다.사정이 이래도 그나마 철조망 지름길이 고맙기만 하다. 이마저 막히면 농민들은 목숨을 걸고 위험한 찻길로 다닐 판이다. 게다가 찻길을 잇는 마을길은 심한 경사의 비탈진 언덕길이다. 맨몸 걷기는 물론, 차량이나 농기계는 드나들기 위태롭고 아찔하다.휴전선 비무장지대의 농사도 이렇지는 않다. 우리 땅을 내주고도 겪는 왜관 땅 이들 농민의 비애는 누구의 관심거리도 아니다. 주민까지 줄어도. 농사철이면 "하늘의 해라도 좀 더 머물기를 바란다"는 '칠곡 비무장지대' 농민의 한숨이 현실이 되길 비는 마음이다.

2019-03-22 06:30:00

[관풍루] 경기도의회가 일본 전범(戰犯)기업 제품에 스티커를 붙이는 조례 제정을 추진

○…경기도의회가 일본 전범(戰犯) 기업 제품에 스티커를 붙이는 조례 제정 추진. 일제가 가장 먼저 침략해 통치했던 수도권 땅부터 딱지를 붙여야겠군!○…대구국제공항이 신규 국제노선 포함해 하루 평균 운항 항공 편수가 개항 후 첫 100편을 돌파할 전망. 장사는 잘되는데 가게가 작은 게 한이로다.○…전국무용제 앞둔 대구무용계에 폐쇄적이고 편파적인 운영에 대한 비판과 질타의 목소리 비등. 예술을 위한 무용보다 쇄신을 위한 몸부림이 우선일 듯….

2019-03-22 06:30:00

박병선 논설위원

[야고부] 10대 국가대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만큼 유머러스한 인물도 드물다. 1980년대 어느 날 은퇴한 축구선수 펠레를 접견했다. "제 이름은 로널드 레이건입니다. 저는 미합중국의 대통령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본인이 누구인지 밝힐 필요가 없습니다. 펠레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요."'축구 황제' 펠레는 타고난 천재다. 실내축구팀에서 성인들과 뛰기 시작한 것이 14세 때였고, 명문 산토스 클럽에 입단한 것은 15세 때였다. 1958년 17세의 나이에 국가대표에 선발됐지만, 하마터면 스웨덴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할 뻔했다.브라질 대표팀에 동행한 심리학자가 펠레와 '드리블의 마술사' 가린샤를 놓고 '선발 불가'라며 가로막고 나섰다. 이유는 두 사람의 정신 수준이 10대 초반에도 못 미쳤기 때문이다. 비센치 페올라 대표팀 감독은 이렇게 반박했다. "당신의 의견이 맞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당신은 축구를 알지 못하고, 나는 펠레의 플레이를 보았다." 펠레가 스웨덴월드컵 8강전 웨일스전에서 월드컵 최연소 골(17세 244일), 4강전 프랑스전에서 최연소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우승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10대 선수 멀티골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19세)가 기록할 때까지 깨지지 않았다.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는 17세 때인 197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 선발되지도 못했고, 리오넬 메시도 18세 때인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3경기에 교체 멤버로 출전했다. 영국의 웨인 루니는 18세 232일의 최연소 기록으로 유로 2004에서 4경기 4골의 경이적인 활약을 펼쳤으나 3차례의 월드컵에서는 단 1골에 그쳤다.18세에 축구 대표팀에 선발된 이강인(발렌시아)이 화제다. 22일 볼리비아전에 출전하면 18세 31일로 한국 최연소 기록이다. 10대가 발군의 활약을 보이는 이유는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펠레나 마라도나처럼 무학력에 가까운 이들은 주입식 교육을 받지 않아 창의성 있는 플레이가 가능했다고 한다. 어쨌든, 한국에도 운동과 학벌, 두 마리 토끼를 좇던 시대는 지난 것 같다.

2019-03-21 06:30:00

[관풍루] 文대통령, 지난해에 "물 들어온다"더니 이번엔 "우리 경제 견실하게 흐른다"고

○…문 대통령, 지난해에 "물 들어온다"더니 이번엔 "우리 경제 견실하게 흐른다"고. 경기 악화로 한숨짓는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탄식도 '건전가요'로 들리겠네!○…박영선 장관 후보자, 야당 시절 어느 장관 후보의 '생활비 과소비'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더니 이번에 본인이 그 타깃. 그때 차라리 입 다물고 있을 걸….○…대구경북 의회 대부분 국민권익위의 '겸직 및 영리거래 금지' 권고에 3년 넘도록 '나 몰라라'. '내로남불'에 '감탄고토'라. 중앙 정치에서 좋은 걸 배웠군.

2019-03-21 06:30:00

최창희 체육부장

[데스크 칼럼] 디팍, 대팍, 대파

'누가 이름을 함부로 짓는가'. 신천대로를 시원하게 달리다 보면 이런 광고판이 눈에 들어온다. 문득 둘째 애 이름을 지을 때 고생했던 일이 생각난다. 첫째 애는 태어나기도 전 집안 어른들이 미리 이름을 지어 놓았던 터라 둘째만큼은 내 손으로 직접 짓고 싶었다. 그러나 다짐과 달리 생각보다 어려웠다. 자칫 평생 원망을 들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작명 책을 놓고 며칠을 끙끙거리기도 했고 밤새 이름 수백 개를 만들어 나열하기도 했다. 지인들에게 설문조사까지 하는 소동(?)을 벌였지만, 마음에 딱 드는 이름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작명소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이름처럼 마음 씀씀이가 넉넉하고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둘째를 볼 때마다 작명소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요즘 대구FC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K리그와 ACL리그에서의 맹활약에다 '새집'까지 마련해 경기 보는 재미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좋아져서다. 그러나 이곳도 이름이 문제다. '새집'의 명칭에 대해 일부 팬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대구FC 축구 전용구장의 이름은 'DGB대구은행파크'. 그러나 ACL에서는 '대구포레스트아레나'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기업명을 넣을 수 없는 아시아축구연맹 규정 때문이다. 당초 대구시는 '포레스트 아레나'(Forest Arena)로 이름을 붙이려 했다. '도심 속 숲'이라는 테마로 경기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축구팬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지역명 뒤에 구장, 경기장 등이 붙은 틀에 박힌 이름이 아니라 유럽의 축구 경기장들 명칭처럼 신선해서다. 하지만 그 신선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열악한 예산 탓에 대구은행에 명칭 사용권을 팔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DGB는 대구은행의 영어 이니셜이고, 여기에 대구은행을 더해 '확인 사살'까지 했다. 아레나 명칭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지만 대구은행 임직원들의 투표 결과, 지금의 이름으로 결정됐다. 명칭 논란은 창단 때도 있었다. 2002년 창단 당시, '지역명+FC'라는 형식은 대구FC가 최초였다. 처음에는 '대구이글스'라는 이름으로 정해졌으나 시민들이 반대했다. 독수리라고는 달성공원에 있는 두 마리가 전부였던 시대에 '뜬금 없다'는 이유였다.최근에는 '애칭' 문제까지 논란이 될 조짐이다. '전용구장에 애칭을 붙여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축구팬들 사이에 형성되면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공식 명칭이야 DGB대구은행파크이지만 삼성라이온즈 구장을 두 글자로 줄여서 '라팍'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긴 공식 명칭을 대신할 애칭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팬들 사이에는 '대팍'이나 '디팍' 또는 '대파'라고 부르는 세 부류가 형성돼 있다. 언론 역시 '대팍', '디팍'을 혼용하고 있다. 대팍을 주장하는 팬들은 디팍은 어감이 좋지 않고 대파는 채소 이름 같다는 이유에서, 디팍은 라팍처럼 부르기 쉬워서, 대파는 상대를 대파하자는 소망을 담았다는 점에서 모두 이유 있는 지지를 받고 있다.이왕이면 축구 팬들과 대구 시민이 하나 되어 부를 수 있는, 발음도 좋고 뜻도 좋고 어감도 좋은 애칭이었으면 좋겠다. 디팍, 대팍, 아니면 대파. 몇 번이고 이름들을 소리내 보지만 결정이 쉽지 않다. 어디 애칭도 잘 짓는 작명소는 없을까.

2019-03-20 16: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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