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야고부] 대통령의 ‘대안적 사실’

[야고부] 대통령의 ‘대안적 사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미국의 범죄율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거짓말이었다. FBI(연방수사국) 표준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범죄율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낮았다. 그러나 이런 객관적 사실은 그에게 소용없었다. 트럼프의 핵심 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마찬가지였다. 2016년 7월 27일 CNN방송 대담에서 앵커 앨리슨 캐머로타가 객관적 사실을 들이댔지만, 벽에 대고 소리치는 격이었다."… 깅리치: 장담하건대 일반적인 미국인이라면 범죄율이 낮아졌다고,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캐머로타: 하지만 사실이 그런 걸요. 더 안전해졌고 범죄율은 낮아졌습니다. 깅리치: 아뇨. 그건 당신의 의견일 뿐입니다. 캐머로타: 의견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국가기관인 FBI에서 내놓은 사실이라고요.""깅리치: 하지만 제 말도 사실입니다. 진보 진영에서 이론적으로 그럴 듯해 보이는 온갖 통계 자료를 제시하지만 인간 세상이 통계 자료 같지는 않다는 게 최신 관점이죠. 캐머로타: 아니, 잠깐만요. 지금 진보 진영에서 그럴싸한 통계 자료를 사용한다, 신비로운 숫자 놀음을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제가 지적한 것은 FBI에서 제시한 자료입니다. 거기는 진보주의 기관이 아니에요, 범죄와 싸우는 기관이라고요."결말은 가관이었다. "깅리치: 맞아요. 제가 말한 것도 똑같이 사실입니다. 사람들은 예전보다 위협을 크게 느끼고 있어요. 캐머로타: 느끼고 있다, 그렇죠. 느낌일 뿐 사실로 뒷받침되지는 않죠. 깅리치: 저는 사람들 감정을 따를 테니 그쪽은 이론가들 말이나 따르시죠."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방영된 광주MBC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 대통령들이 (5·18)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이 아니다.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엔 기념식에 참석했다. 그리고 기념사에서 이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은 지금과 같은 민주화 사회를 이루는 초석이 됐다"고 했고, 박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겠다"고 했다.문 대통령은 이를 몰랐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내 편'의 '감정'을 따른 것일까, 아니면 자신만의 '대안적 사실'이 있는 걸까.

2020-05-18 20:01:12

[야고부] 언젠가 만날 그날까지

[야고부] 언젠가 만날 그날까지

'언젠가 만날 수 있는 그날까지.'지난 4일 자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 인터넷 기사로 뜬 보도 일부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강제징용 외교 갈등에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탓에 사실상 모든 교류가 중단된 한일(韓日) 두 나라의 험악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 대학생들 사이에 인터넷을 통해 서로 주고받은 사연을 소개한 기사이다.2018년에는 무려 1천만 명에 이르렀던 양국 교류였다. 그러나 냉각된 교류는 코로나19로 그나마 이뤄지던 대학생 교류마저 끊어버렸다. 이에 지난달 20일부터 9일 동안 일본 공익재단법인인 '일한문화교류기금'은 서로의 나라에 갇힌 학생들에게 단절된 인연의 끈을 잇기 위해 온라인 교류 창구를 마련했다.소위 '집에서 일한(日韓) 교류'라는 이름으로 마련된 이번 사업에는 한국의 대구를 비롯해 일본의 도쿄, 후쿠오카, 나고야 등지에서 모두 118명이 참가했다. 온라인을 통해 서로의 답답함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털어놓고 고민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여기에는 서로 안부를 걱정하는 진한 배려도 배어났다.이 같은 '집에서…교류'의 사연이 대구의 일본 연구자 등에게 소개된 까닭은 코로나로 고향을 찾지 못하는 대구의 일본인 여성들이 망향(望鄕)의 정을 담아 만들어 공유한 '이코이(憩い)합창단'의 영상 소식이 일본에까지 알려졌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린 영상이 그들의 바람처럼 고국에도 전달된 셈이다.한일을 잇는 하늘, 땅, 바다의 길이 모두 닫힌 데 따른 단절의 힘든 현실은 대구 일본인 여성이나, 한일 두 나라 대학생들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이런 동병상련이었기에 '집에서…교류'를 통해 이어진 한일 대학생 교류 사례를 대구에도 전파해 합창 영상으로 고향 일본은 물론 대구경북 이웃과 나누며 코로나 극복에 나선 대구의 동포 여성들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싶었을 것이다.코로나19가 일상을 삼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할 방역 지침으로 생활화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만은 코로나도 막을 수 없음은 물론, 갈등 속의 한일 두 나라 사이의 마음의 거리를 없애는 교류만큼은 바람직함을 확인한 두 사례이다. 마음이 가야 몸도 따르니, 한일의 행동 교류에 앞선 마음 교류 소식만으로도 다행스럽다.

2020-05-18 06:30:00

[사설] 불안감 속의 등교 개학 빈틈없이 준비해야

[사설] 불안감 속의 등교 개학 빈틈없이 준비해야

서울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확산으로 또 연기되었던 등교 개학이 다시 눈앞으로 다가왔다. 20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초·중·고 등교 수업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지역사회 2, 3차 감염이 현실화된 상황을 감안, 등교 일정을 더 미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학생 지도 매뉴얼의 실효성과 대체 급식의 영양 상태 등에 의문을 제기하는 교사와 학부모도 없지 않다.과연 수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교사들은 등교 수업 이후 감염병 발생 대응 훈련 시나리오가 실제 현장에서 어떤 혼란을 초래할지 우려하고 있다. 하루 세 번 학생들의 체온 측정과 교실 안 두 팔 간격 거리 유지, 불필요한 이동과 대화 금지, 쉬는 시간 화장실 이용 인원 제한 등의 실효성 문제이다.교사들은 불필요한 이동과 대화의 기준은 무엇인지, 짧은 휴식 시간에 화장실 이용 인원을 제한하는 게 현실성이 있는지 묻는다. 대구시교육청은 "학교생활 매뉴얼을 제작해 각급 학교에 배포했으며 내용을 꾸준히 수정하고 있다"고 했다. 급식 여부와 방법 등에 대해서도 학부모와 교직원 의견을 수렴해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결국 학교별 상황이나 사정에 맞게 재량권을 인정해야 할 텐데, 여기서도 모순과 간극이 존재한다. 재량권이 많으면 원칙이 흔들리고, 재량권이 적으면 비현실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더 면밀하고 구체적인 대응책이 필요할 것이다. 교육부도 등교 개학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다양한 방역 대책을 제시했다. 학년별 격주 및 격일 등교, 분반 및 원격 수업 병행 등이 그것이다.그렇다. 꼭 등교 수업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온라인 수업을 기본으로 하면서 시험이나 비교과 활동, 수행평가 등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안전이 우선이다. 학교 방역이 뚫리면 그 파장은 감당하기 어렵다. 모든 비상 상황을 고려한 빈틈없는 준비가 최선의 방역이다.

2020-05-18 06:30:00

[관풍루] 구미 각국에서 번지고 있는 어린이 괴질 공포에 세계보건기구, 코로나19 연관성 의심.

○…"대선 후보 지낸 사람이 나가서 자기 집 향해 짖어댄다. 똥개도 아니고"(진중권) "똥개 눈엔 모든 사람이 똥개로 보이는 법"(홍준표). 때아닌 정치판 똥개 배틀, 견공이 뭔 죄?○…구미 각국에서 번지고 있는 어린이 괴질 공포에 세계보건기구, 코로나19 연관성 의심. 참 가지가지 보여주는 사상 최악의 바이러스 COVID-19.○…코로나19 국내 최고령 환자인 104세 할머니 포항의료원 퇴원. 위험한 고비 여러 차례 넘기고 무서운 역병 이겨냈으니 부디 오래오래 사시기를.

2020-05-18 06:30:00

[매일칼럼]  TK, 진보-보수 프레임에 갇혔다

[매일칼럼] TK, 진보-보수 프레임에 갇혔다

대구경북(TK)이 위기에 놓였다. 감염병 쇼크, 경제 쇼크, 정치적 쇼크가 꼬리를 물고 있다. 삶은 피폐하고 생산과 고용은 곤두박질하고 있다. 여당 당선인 한 명도 없는 21대 총선 결과는 앞날을 불안하게 한다. TK는 고립무원(孤立無援)이다.21대 총선 결과는 'TK 차별' 우려를 낳고 있다. 기우(杞憂)라면 다행이다. TK 지자체들은 내년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통합신공항 건설 등 주요 현안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총선이 끝난 뒤 부산·울산·경남 여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부울경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미다.기업인들의 시름도 깊다. "'대구 주소'를 들고서는 다른 지역 공사를 따내기 힘들다. 계약 직전에 수주에 실패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총선 후 분위기가 더 좋지 않다. 원래 건설업이 정권 바람을 많이 타지만, 지금은 심하다." 건설업을 하는 지인의 푸념이다.시도민들은 일상에서 차별과 소외감을 느낄 때가 많다고 한다. 최근 발생한 두 지역의 산불을 보자. 정부와 서울 소재 언론은 경북 안동의 산불보다 피해가 적은 강원 고성 산불에 더 관심을 쏟았다. 4월 24일 발생한 안동 산불은 산림 800㏊를 태우고 40여 시간 만에 진화됐다. 5월 1일 고성 산불은 발생 12시간 후 불길이 잡혔고, 산림 피해는 안동의 10%인 85㏊였다. 이틀 동안 사력을 다해 안동 산불 진화에 나섰던 공무원들은 "힘이 빠진다"고 했다.TK는 코로나 확진자 폭증 속에서 악전고투했다. 'K-방역'의 시발점은 대구다. 병실이 없어 대기 중인 환자들이 죽어갈 때 대구시와 의료진이 정부에 줄기차게 요구해 생겨난 것이 '생활치료센터'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처음 시행한 곳도 지역 병원이다.그러나 '코로나 모범 방역국'의 찬사는 '처절한 전쟁터인 TK'가 아니라 정부의 몫이 됐다. SNS에는 정부에 도와달라고 한 권영진 대구시장의 읍소를 '징징거린다'고 조롱하는 글들이 많았다. 대구 시민에 대한 모독이다. 당시 대구는 확진자 폭증으로 인적·물적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대구 시민은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지적은 적절했다. 그는 4월 28일 페이스북에 "(코로나) 사태 수습에서 가장 수고한 것도 통합당 소속 지자체장이었다. 그런데 정작 미디어의 관심을 받은 것은 경기도지사와 서울시장"이라면서 "누구는 신천지 본부로 쳐들어가는 활극을 벌여 일약 코로나 극복의 영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고 했다.총선 결과를 놓고 TK를 모욕하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4월 16일 김정란 시인은 페이스북에 "대구는 독립해서 일본으로 가시는 게 어떨지. 소속 국회의원과 지자체장들 거느리고. 귀하들의 주인 나라 일본, 다카키 마사오의 조국 일본이 팔 벌려 환영할 것"이란 글을 올렸다. 지지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특정 지역을 혐오·차별하는 언행은 반(反)민주적이다. TK는 미래통합당 지지자들만 사는 곳도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대구 28.5%·경북 25%의 득표율(지역구)을 기록했다. 특히 대구의 민주당 득표율(지역구)은 ▷19대 총선 20.9% ▷20대 24.4%에 이어 상승세를 보였다.'진보는 옳고, 보수는 그르다. 따라서 보수의 심장인 TK는 옳지 않다'는 인식은 낡은 이념과 지역주의 망령에서 비롯된 것이다. TK는 '진보-보수 프레임'에 갇혔다.

2020-05-17 15:00:00

[야고부] ‘스승의 날’을 보내며

[야고부] ‘스승의 날’을 보내며

16세기 조선의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은 나이와 세대, 직위와 경륜, 그리고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는 학문적인 선후배 또는 사제 관계로 편지를 통한 학술 논쟁을 이어갔다. 우리 정신사에 길이 남을 '사단칠정논변'(四端七情論辨)이다. 극진한 예의를 갖추면서도 권위에 주눅 들지 않았던 고봉의 패기와 학문이 원숙한 경지에 이른 퇴계의 개방적인 자세가 돋보이는 영혼의 교류였다.추사 김정희의 제자 이상적은 역관 가문이었다. 그러나 추사는 시와 글씨에도 능한 이상적을 예술의 후배로 학문의 제자로 삼아 인간적인 교류를 아끼지 않았다. 스승을 존경했던 이상적은 청나라를 오가며 구한 최신 서적과 예물을 들고 추사의 귀양지인 제주도를 찾았고, 제자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한 추사는 한 폭의 그림을 전했다. 그 유명한 '세한도'(歲寒圖)이다.스승의 날을 맞아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찾아온 제자가 있었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임이자 국회의원(재선)이다. 임 의원은 이 지사가 1978년 수학 교사로 첫 부임했던 상주 화령중 시절의 제자이다. 사제 간에 나란히 금배지를 단 경우도 드물거니와 선배 정치인이었던 이 지사를 늘 '의원님'이 아닌 '선생님'으로 부를 수밖에 없었다는 임 의원의 덕담도 흐뭇하다.세파에 흔들리지 않는 사제지간의 따뜻한 이야기는 각박한 세상에 온기 가득한 등불 같다. TV조선의 '미스터트롯'을 통해 성악가에서 트로트 가수로 변신한 트바로티 김호중의 인생 역전에도 한 사람의 스승이 자리하고 있었다. 김호중은 부모의 이혼으로 고단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형편이 어려워 좋아하는 음악 공부도 할 수가 없었다.방황하던 비행 청소년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며 해외 유학으로 인도해 준 사람은 바로 고교 시절 은사였다. 제자의 음악적인 재능을 알아보고 헌신적으로 이끌어 준 결과가 또 한 사람의 특별한 스타를 탄생시킨 것이다. 누구나 가르칠 수가 있고, 누구나 배울 수 있는 넉넉한 시대이다. 그러나 교사는 있어도 스승은 드물고, 학생은 있어도 제자는 귀한 세태를 우리는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2020-05-15 18:19:59

[야고부] ‘친일 세력’이란 유령

[야고부] ‘친일 세력’이란 유령

러시아 혁명 10년 뒤인 1928년 캅카스 북부 샤흐티 탄광에서 석탄 채굴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자 소련 당국은 광산 기술자들을 '사보타주' 혐의로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일명 '샤흐티 재판'으로, 소련은 '제국주의 영국의 사보타주 사주(使嗾) 음모'를 날조해 5명을 총살하고 44명을 감옥으로 보냈다.이후 '외국 세력'은 스탈린이 숙청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불러낸 편리한 '유령'이 됐다. 스탈린의 숙청 희생자치고 이 유령에 당하지 않은 경우는 드물다. 독일군의 전격전(電擊戰) 교리와 비슷한 종심작전(縱深作戰) 이론을 설계한 천재 군인 미하일 투하체프스키가 대표적인 예다. 나치 독일과 내통했다는 것이다. 이런 혐의를 뒤집어씌우려고 스탈린은 나치를 설득해 투하체프스키와 나치 장군들이 비밀리에 접촉하고 있었다는 허위 증거를 날조했다.스탈린의 충견(忠犬)으로, 내무인민위원장(NKVD)으로 있으면서 1937∼1938년의 '대숙청'을 집행했던 니콜라이 예조프와 그 수하(手下)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영국과 폴란드의 간첩이란 혐의를 뒤집어쓰고 말 그대로 죽도록 두들겨 맞은 뒤 총살됐다.이런 '유령 불러내기'는 김일성도 따라 했다. 6·25전쟁 휴전 직후, '조선의 랭보'로 불렸던 월북 작가로 낙동강 전선에도 종군했던 임화를 '미군 CIC(방첩대)와 결탁한 간첩'으로 몰아 처형했다. 1955년에는 박헌영을 '미 제국주의의 고용 간첩'이란 혐의를 씌워 저세상으로 보냈고, 1958년에는 김원봉을 '중국 국민당 장개석의 사주를 받은 국제 간첩'이란 죄목으로 숙청했다.'외국 세력'이란 유령과 비슷한 유령이 이 땅을 배회하고 있다. 바로 진보 진영이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날 때마다 불러내는 '친일 세력'이다. 윤미향 4·15 총선 당선인은 '정의연'과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를 "친일 세력의 부당한 공격"이라고 했다. 이에 김두관 의원을 시작으로 여권 인사들이 '옳소'라는 '떼창'으로 추임새를 넣고, '문빠'들은 "정의연을 공격하면 토착 왜구"라고 악을 쓴다.지난해에는 조국이 1961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뒤집은 대법원 판결을 비판하는 사람은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무시(無時)로 불러 젖히니 '친일 세력 유령'도 참 피곤할 것 같다.

2020-05-15 06:30:00

[관풍루] 한국개발연구원, ‘정년연장 의무화로 고령층 일자리는 증가했지만 청년층 일자리는 감소했다’는 보고서 내

○…한국개발연구원, '정년연장 의무화로 고령층 일자리는 증가했지만 청년층 일자리는 감소했다'는 보고서 내. 국책연구기관이 그것을 꼭 연구해 봐야 안다는 것인가요.○…민경욱 의원이 공개한 투표용지, 경기도 구리시 선관위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며 허술한 용지 관리 뭇매. 고등학교 시험문제도 그런 식으로 유출됐다면 중징계감.○…기업 떠나기만 하는 구미산단으로 유턴 추진 중인 기업들, 값비싼 노동력 필요 없는 스마트 공장 지원 전제 조건 내걸어. 결국 노조 겁 안 나게 해줘야 돌아오겠다는 뜻.

2020-05-15 06:30:00

[청라언덕] 공익과 프라이버시의 위험한 줄타기

[청라언덕] 공익과 프라이버시의 위험한 줄타기

대구 수성구 수성알파시티 내 대구디지털진흥원에는 '5G 스마트시티 통합관제센터'가 구축돼 있다. 이곳에서는 수성알파시티 내 실증도로 운영과 지능형도로안전 시스템 도로 위험 정보 제공, 불법 주정차 무인 관제, 스마트 가로등, 차량번호 인식, 스마트 워킹, 지하 매설물 관리 등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모든 서비스를 관장한다.일렬로 설치된 모니터에는 무단 횡단하는 보행자와 불법 주정차, 범죄 발생 여부, 통과 차량 수, 과속 건수, 유동 인구 숫자까지 등장한다. 이 같은 정보는 100여 개의 서버에서 수합하고 인공지능이 정보를 분석한다.또한 실시간으로 행인의 얼굴을 분석해 동일인 여부를 판단하고 특정 지역 내에서 행인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사람의 움직임을 분석해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인지,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있는지도 감지할 수 있다.만약 이 관제 시스템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일어난 서울 이태원 일대에 구축돼 있었다면 어땠을까. 정부가 이 시스템에 정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신분증 얼굴 사진을 제공했다면 행인의 얼굴 영상과 대조해 이태원을 찾은 이들의 신원을 모두 특정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명백한 불법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생체 감시 방식이다.인공지능 CCTV가 아니더라도 개인을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은 굉장히 많다.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에서 보듯 휴대전화와 기지국의 통신 기록과 수많은 CCTV, 신용카드 결제 기록, 모바일 기기의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통신 기록 등으로도 개인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지금과 같은 비상사태에서 사생활 보호와 인격권에 대한 요구는 생명을 위협하는 바이러스 확산 공포를 이길 수 없다. 시민들은 공익을 위해 통제를 용인하며, 감시에 협조한다. 방대한 개인정보는 막강한 힘을 부여하고, '빅브라더'를 택한 정부는 그 편리한 권력을 놓기 주저한다.세계 각국은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시민 감시를 확대하고 있다. 확진자 동선 추적이 인권 침해라고 비난하던 유럽 국가들도 휴대전화 위치 추적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비상조치를 발동했다.정부도 코로나19 경제 위기 대응을 명분으로 개인정보 빗장 풀기에 나섰다. 개인의 정치적 견해나 정당·노동조합 가입 여부, 진료기록, 성생활 등 사생활과 연관된 개인정보라도 가명으로 처리하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결합되고 가공돼 어딘가에서 쓰일 수 있는 셈이다.'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코로나 위기를 맞아 인류는 특별히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고 말했다. 전체주의적 감시 체제와 민족주의적 고립의 길로 갈 것인지 아니면 시민사회의 역량 강화와 글로벌 연대의 길로 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정보 보호 분야에서 공익과 개인의 사생활 보호가 충돌할 때 타협점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증폭될 것이다. 기존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변화할 수밖에 없다.악용이 두려워 사용자 인식 기술의 발달을 막을 순 없다. 그러나 개인정보에 어느 수준까지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규정하고 어길 경우 확실하게 책임을 묻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경제 회복을 이유로 방치하면 사생활 보호와 인격권이라는 기본권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다.

2020-05-14 16:54:24

[관풍루] 합참 검증 결과 비무장지대 내 GP 피격 당시 기관총 원격사격체계 고장으로 32분만에 대응 사격한 것으로 들통

○…합참 검증 결과 비무장지대 내 GP 피격 당시 기관총 원격사격 체계 고장으로 32분 만에 대응 사격한 것으로 들통. 북 짝사랑에 첨단 기관총조차 알아서 '기었던' 모양!○…민주당 대변인, 윤미향 당선인 관련 기부금 논란에 "문제 제기 세력들이 아직 정신 못 차린 것 같다" 주장. 국민, 글쎄요! 돈만 제대로 잘 썼으면 논란이 왜 생겼을까?○…부산·울산·경남, 김해 신공항 백지화와 가덕도 신공항 추진 위해 연일 총리실 접촉. 대구경북 시·도민, 부울경 전선 막을 25명 당선인의 결사적 화랑 정신만 믿겠소.

2020-05-14 06:30:00

[야고부] 코로나 신풍속도

[야고부] 코로나 신풍속도

일본 최대의 야쿠자 조직인 야마구치조(山口組) 두목이 '싸움 금지와 외출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은밀한 장소에 모여 세력을 과시하고 다른 조직과의 대결이 일상인 야쿠자에 이 같은 비상조치는 존재의 부정이나 다름없다. 때로는 목숨을 건 유혈전도 불사하는 폭력 조직의 냉혈한들도 코로나에 맥없이 무너진 것이다. 야쿠자 조직의 최우선 목표가 '세력 확장'이 아닌 '건강 사수'로 바뀐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코로나는 동서양 문화에 대한 편견과 선진국에 대한 인식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한국과 대만 등이 코로나 방역과 차단에 비교적 선전한 사례를 남긴 데 반해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일본 등 일류 국가들이 바이러스의 침투에 지리멸렬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그렇다. 코로나19는 지구촌 인류의 일상생활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그 대표적인 양상이 마스크의 화려한 등장이다.그래서 우리는 지금 '민낯 실종'의 세상을 살고 있다. 코로나가 세계인의 얼굴을 가려 버렸다. 두 눈만 보고 누구인가를 판단해야 하는 '마스크 천국' 시대가 열린 것이다. 대통령도 마스크를 쓰고 노숙자도 마스크를 쓴다. 지구촌이 하나의 거대한 가면무도회장이 된 듯하다. 복면강도라는 말도 무색해졌다. 환자와 닌자(忍者)가 따로 없다.남자는 애써 수염을 깎지 않아도 되고 여자는 굳이 성형수술을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마스크가 일상화된다면 머잖아 값비싼 기능성 패션 마스크가 사람의 귀천을 가름하는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스크 시대의 종착역은 과연 어디일까. 코로나가 불러온 비대면·비접촉 문화 정착은 사회의 전반적인 풍속도와 직장 및 가정생활에도 일대 변화를 초래했다.코로나바이러스는 모든 학교와 종교시설의 기능마저 마비시키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코로나신(神)이 묵언수행이라도 명한 듯하다. 코로나는 인류에게 그동안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가를 깨닫게 했다. 자숙과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코로나 또한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의 교훈을 잊고 또 이기와 탐욕에 집착한다면 더 독한 바이러스가 등장할 것이다. 그때는 마스크가 아닌 방독면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

2020-05-13 18:57:13

[데스크칼럼] 코로나19 이후 ‘보수 부활’의 조건

[데스크칼럼] 코로나19 이후 ‘보수 부활’의 조건

지난주 미래통합당 정당 지지도가 26.1%로 창당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구경북의 지지도 역시 그 전주보다 13.2%포인트나 폭락한 30.5%를 나타냈다.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이다. 중요한 것은 추세이다. 4·15 총선 이후 보수 정당을 대표하는 미래통합당은 그들을 지지해 준 국민들에게조차 엄청난 실망감을 주고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총선 참패의 원흉들이 반성과 자숙은커녕 '진영 논리'와 '패거리 정치'에 기대어 제 살길을 모색하는 듯한 모습에 보수 시민들은 더 큰 절망과 좌절을 느낀다. 문재인 정권이 뭘 잘해서가 아니라 보수 정당이 제 스스로 폭망했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분석이기도 하다.선거 부정 의혹도 나오고 있다. '사전 투표에 등장한 삼립빵 박스' '중국인 개표인' '중국 화웨이 사전 투표 장비설' '선거 관리 서버 임대 업체에 대한 의혹' 등등,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 지난 총선 과정에서 일어났다는 주장이 우파 유튜버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물론 이런 일들이 일어났던 것이 사실이라면 분명 비상식적이고, 그 실체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다.그러나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은 선거 관리 과정의 문제이지 부정선거의 직접적 증거가 되기는 힘들다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다. 선관위와 검찰·법원은 괜히 의혹만 부풀게 하지 말고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조치를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 근거 있는 의혹 제기를 '가짜뉴스'로 치부하고 외면해 버린다면 부정선거 의혹은 더 커질 것이다. 이미 2018년 울산시장 부정선거 혐의로 당시 청와대 주요 관계자들이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필자는 일부에서 주장하는 부정선거가 보수 폭망의 근본 원인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부정선거 의혹 진위 여부와 관계 없이 보수는 스스로 무너져 내렸다고 본다. 사실 이제 더 이상 '고도성장을 일군 산업화 시대 패러다임'에 갇힌 시대착오적인 보수가 설 자리는 없어 보인다. 더욱이 코로나19 이후 세계는 우리의 과거 경험과는 철저히 완전히 달라질 전망이다. 개인의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다시 곧추세우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전략을 갖추어야만 보수가 다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지금 좌파는 퍼주기식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으로 기업과 국민의 '경제하려는 의지'를 좀먹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하고 있는 '탈세계화' '거대 정부 부상' '포퓰리즘'에 잘 편승해 인기를 높이고 장기 집권의 실익도 챙길 수 있는 전략이긴 하지만, 결국 우리 국민과 국가를 그리스·베네수엘라 같은 처참한 상황으로 몰고 갈 것이 명약관화하다.그렇다고 과거의 성장 제일주의, 성장 만능주의가 지금도 유효한 것은 아니다.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을 지키고 '경제하려는 의지'를 북돋우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 변화는 사회경제적 소외계층을 대규모로 양산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계층이 청년, 저연봉, 단순 서비스, 시간제 노동자들이다. 좌파 포퓰리즘 정책이 이들에게 혜택을 주는 듯하지만, 좌파 정책의 최종 부담과 희생 역시 이들 취약계층에 집중될 것이다. 너무나 불공평한 세상은 좌파에 의해 더욱 불공평해질 전망이다. 지금 보수에게 필요한 것은 '자유'와 '인권'을 소외계층에게까지 확대해 그들을 품어 안을 새로운 국가 비전과 전략이다. 사회 소외계층을 '정부 보조금 노예'가 아니라 '자유시민'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2020-05-13 09:30:25

[야고부] ‘기억이 왜곡됐다’고?

[야고부] ‘기억이 왜곡됐다’고?

역사는 기억이다. 그리고 기억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현재의 요구에 맞춰 끊임없이 첨삭, 변형, 왜곡, 미화된다. 그래서 한 시대의 지배적 역사상(歷史像)은 후대에는 전혀 다른 역사상으로 대체된다. 이런 기억의 가소성(可塑性)을 미국 역사학자 데이비드 텔렌은 이렇게 정리한다."기억의 (따라서 역사의) 형성은 역동적인 과정이며, 그 과정은 대개 현재의 필요성에 봉사한다. 그것은 새로운 정보가 흡수되면서, 새로운 가치와 맥락이 특정한 시대에 부각되면서, 우리의 정체성이 바뀌면서, 우리가 다른 지향성을 가진 새로운 집단과 관계를 맺으면서, 우리의 역사 기억을 다시 빚어내겠다고 결심한 다른 권위들이 우리에게 작용하면서 끊임없이 빚어지고 다시 빚어진다. 그것은 선택적 기억의 과정이면서 망각의 과정이다."세계 역사는 이를 보여주는 사례들로 가득하다. 나치의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에 대한 이스라엘인들의 '기억'의 변화도 그런 예다. 이스라엘 건국 초기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희생자들을 '비누'라고 부르며 멸시했다. 비누란 유대인 희생자 시신에서 나온 기름으로 비누를 만들었다는 소문에 빗댄 '하찮은 존재'라는 의미다. 그들은 희생자들을 저항도 않고 순순히 끌려가 죽임을 당한 어리석은 존재로 기억했던 것이다.이런 '기억'은 1961년 홀로코스트 전범 아이히만 재판을 계기로 '변형'된다. 세계 여론이 희생자에 대한 동정으로 쏠리자 이스라엘인들은 자신들을 '비누'와 동일시했다. 이렇게 형성된 집단적 희생자 의식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일명 '6일 전쟁')으로 더욱 강화되면서 윗세대의 홀로코스트 경험은 당대의 경험으로 전화(轉化)됐다."일본군 위안부 단체에 이용당했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발언을 정의기억연대와 여권 인사들이 '기억의 왜곡'으로 몰고 있다. 심각한 자기부정이다. 위안부 강제 동원 및 운영을 입증하는 자료의 부재를 이유로 위안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정의연의 반박 논리의 핵심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기억'이기 때문이다.'기억의 왜곡'이 맞는다면 지금까지 정의연은 '왜곡된 기억'에 홀려 허깨비를 좇은 것이 된다. '치매 노인' 취급으로 성금 유용 의혹을 부인하려다 자초한 자승자박(自繩自縛)이다.

2020-05-13 06:30:00

[관풍루] 열린민주당 전당원 투표에서 99.6% 지지로 최강욱 신임 당대표 선출

○…열린민주당 전 당원 투표에서 99.6% 지지로 최강욱 신임 당대표 선출. 살다 살다 북한 노동당에서나 있을 법한 찬성률마저 보게 되는 대한민국의 드라마틱 정치판.○…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시 '기부 동의' 버튼 실수로 누르는 사례 속출하면서 민원 폭발. 신청과 기부를 한 화면에 배치해 생긴 일인데, 기부 유도하려는 정부의 꼼수?○…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후폭풍으로 등교 다시 연기되자 학생·학부모 발 동동. 춘추 교복 맞춰 놓고 고이 모셔만 뒀는데 부디 하복은 입을 수 있기를.

2020-05-13 06:30:00

[시각과 전망] 대입 정시 확대 속 흔들리는 학교

[시각과 전망] 대입 정시 확대 속 흔들리는 학교

2022학년도 대입 전형이 발표됐다. 수능 위주의 정시 인원 확대가 가장 큰 특징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정시 비율은 24.3%로, 2021학년도에 비해 불과 1.3%포인트 정도 증가한 듯 보인다. 하지만 정시 확대 권고를 받은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정시 비율은 37.6%로 대폭 상승했다. 16개 대학 중 9개 대학은 정시 비율을 40% 이상으로 정했다. 수시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까지 감안한다면 실제 정시 비율은 40%를 훨씬 웃돌 전망이다.전반적인 입시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준비 중인 고등학교 2학년생들은 정시 준비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코로나19로 등교 개학이 계속 늦춰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정시 준비의 일반적인 방법은 선행학습과 반복학습이다. 수능에서 재수생들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 현재로선 이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것이 사교육이다. 정시 확대가 공교육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게다가 현재 고등학교들은 수시모집에 대비한 교육과정을 위주로 운영한다. 내신 필기시험부터 수행평가, 교내 활동까지 학생부종합전형 및 학생부교과전형에 맞춰 진행된다. 내신 성적은 한번 실수로 등급이 내려가면 좀처럼 만회하기 힘들다. 과목마다 쏟아지는 수행평가를 쳐내기도 버겁고, 교내 대회 수상 실적까지 쌓으려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2020학년도 기준으로 전체 대입 정원의 77.3%를 수시로 뽑았으니 아무리 힘들어도 수시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그것도 갑자기 바뀐 것이다. 정시 비중이 크게 늘었으니 번거로운 수시 준비에 매달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게 됐다.문제는 학교다. 종전에도 내놓고 "저는 정시 준비할 거예요"라며 내신 성적을 팽개쳤던 학생들이 있었는데, 이젠 그런 학생이 훨씬 늘어날 상황이 됐다. 3학년 1학기 성적까지만 내신에 들어가다 보니 1학기가 끝난 3학년 교실은 예전 '교실 붕괴'를 방불케 할 만큼 엉망인 경우도 많다. 이젠 그런 상황이 1학년 때부터 벌어질 수도 있다.대입은 정시 위주로 넘어가는데 고등학교는 여전히 수시 중심이라면 학생들이 어떻게 대처할지 안 봐도 뻔하다. 학교 생활을 포기하거나 아예 학교를 포기하는 것이다. 고등학생들이 자퇴한 뒤 검정고시를 치고, 수능을 준비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대가 발표한 2020학년도 정시 합격자 통계(최초 합격 기준)를 보면 검정고시 출신 비율이 1년 만에 1.4%에서 3.5%로 크게 늘었다. 최근 몇 년간 고졸 검정고시 응시자 중 10대 비율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10대 응시자 비율이 50%를 넘겼고, 지난해는 전체 응시자(4만3천816명) 중 68%(2만9천659명)가 10대였다.어떤 정책보다 교육 정책은 일관성이 중요하다. 심지어 초등학교 때부터 대입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불과 1, 2년을 남겨두고 대입 제도를 바꾸는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대입의 공정성 확보는 무엇보다 우선시해야 하지만 급작스러운 변화가 가져올 파장을 감안하지 않은 정책 변화는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킨다. 학생부종합전형의 문제점은 수차례 지적했지만 학생 선발권을 둘러싼 힘겨루기 속에 지금껏 땜질식 수정만 이뤄져 왔다. 정부의 요구에 못 이겨 대학들이 정시 확대를 발표했지만 그로 인해 벌어질 입시 지도의 혼란은 오롯이 고등학교 몫으로 남게 됐다.

2020-05-12 18:28:17

[취재현장] 가장 큰 위험신호는 방심

[취재현장] 가장 큰 위험신호는 방심

코로나19의 폭발적 확산세가 잦아드는가 싶더니 서울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감염으로 다시금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사태를 예견한 듯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가장 큰 위험신호는 방심'이라며 강력히 경고해 왔다.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방심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거듭 냈다. 이번 사례에서 재확인된 것처럼 한순간의 방심이 언제든 대규모 감염으로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천지 사태로 거센 후폭풍이 일었던 대구경북(TK)은 정부 지침보다 더 강한 수준의 방역 대책을 유지하며 방심을 경계하고 있다.코로나19 대응에 모든 역량이 집중된 지금, 또 하나의 '방심'이 TK에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바로 국무총리실의 '김해신공항 사업 재검증'이다.김해신공항 재검증은 지난 2019년 6월 총리실에서 추진하기로 결정한 이후 거의 1년간 시간을 끌어왔다. 같은 해 12월부터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안전 ▷소음 ▷환경 ▷시설·운영·수요 4개 분야 14개 쟁점을 검증하고 있으나 '깜깜이' 상태다. 최근엔 4·15 총선이 끝나 정치적 부담이 줄면서 더 이상 미룰 명분도 사라져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그런데 이 중차대한 시기에 지역 일각에서는 묘한 안도감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하면서 김해신공항 사업이 탄력을 받고, 그의 최우선 공약인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다.TK와 부산·울산·경남(PK) 5개 광역자치단체 간에 합의한 2016년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김해신공항 안'을 뭉개고 오 전 시장 주도로 밀어붙인 김해신공항 백지화 요구가 동력을 잃을 거라는 것이다.하지만 돌아가는 흐름을 보니 이는 안일한 발상과 나태한 상황 판단력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시정 공백'이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PK 정치권이 단합하며 오히려 치밀하고 일사불란하게 막판 정부 압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2년 후 대선·지방선거를 앞두고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태로 들끓는 '여권 책임론'과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지역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선 사실상 PK 최대 숙원 사업인 신공항 해결 카드가 유일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당장 부산의 최인호·전재수·박재호, 울산의 이상헌, 경남의 김두관·민홍철·김정호 등 PK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전원은 12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만나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논의했다.반면 TK는 총선 이후 여권 인사가 한 명도 없다는 점이 적지 않은 핸디캡이다. 특히 김부겸 민주당 의원(대구 수성갑)은 김해신공항 문제에 대해 지역 민심을 대변한 사이다 발언으로 날을 세워 왔다.김 의원은 당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정권이 바뀌었다고 지난 합의를 무시하고 또다시 검증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다음에 정권이 바뀌면 또 바뀔 수 있는 것이냐"며 일갈했고 "한 지역에서 주장하면 우르르 따라가는 식의 국정 운영은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야 한다"며 정부를 질타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5개 지자체가 합의하고 정부도 동의해 결정된 사안을 총리실이 일방적으로 깰 수는 없다"며 강한 브레이크를 걸어 왔다.이제 TK를 대변할 여권 인사는 전무하다. 소통 창구가 좁아진 환경에 '방심'은 가장 큰 위험신호다. 결과에 따라 지역에 미칠 충격은 지금까지의 어떠한 국책사업·현안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늠하기 어렵다. TK의 방심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이다.

2020-05-12 11:43:46

[야고부] 코로나19와 공동체

[야고부] 코로나19와 공동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속칭 '러브 호텔'의 손님이 뚝 끊겼다고 한다. 코로나19에 걸리면 보건 당국의 역학 추적 조사를 받게 되는데 떳떳하지 못한 밀회를 즐겼다가 러브 호텔을 드나든 사실이 공개되면 그만한 망신살도 없을 것이다.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확진자들의 동선이 공개되고 있다.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이지만 공공 안녕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서 가능해진 일이다. 반면, 사생활 노출을 꺼리며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 이들도 여전히 많다. 이런 사람들이 많으면 방역 난도는 높아지고 사회적 비용도 커진다.진작부터 클럽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결국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례를 보니 최악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 하필이면 성 소수자들이 많이 찾는 클럽이라고 한다. 이곳 방문자들 중 상당수가 성 소수자 낙인 효과를 우려해 음지로 숨어들었다. 공들여 구축한 방역 전선이 한 방에 무너질 수 있는 누란지계 상황이다.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 치사율이 높았다면 인류의 방역 싸움이 지금보다 한결 수월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치사율이 높으면 사람들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서고 방역에도 순순히 응하게 돼 있다. 서구 선진국들도 치사율이 낮다는 이유로 안일하게 대처하다가 초기 골든 타임을 줄줄이 놓쳤고 결국 이 지경에 이르렀다.인류는 코로나19 사태를 반드시 수습해야 한다. 혹여나 각국의 방역이 실패로 돌아가 인류의 1% 희생자가 나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사망자 수만 7천만 명이다. 이런 규모의 재앙은 윤리적으로, 현실적으로 현대 문명사회가 감당할 수 없다. 경제적 피해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사회적 약자들이 희생되는 것을 방기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야만사회다.코로나19가 노인 및 기저질환자들에게만 위협적일 거라는 생각은 대단한 착오다. 무증상인 채로 자연 치유되는 경우도 많지만 일단 증세가 심각하게 발현되면 폐, 심장 등 주요 장기에 큰 손상을 가해 기저질환자로 평생을 걱정하며 살아야 할 수도 있다고 한다. 바이러스는 인종과 나이, 지역을 차별하지 않는다. 안 걸리는 게 상책이다.

2020-05-12 06:30:00

[관풍루] 청 대변인, “문대통령 3년동안 태종이었다면 남은 2년은 세종의 모습이었으면” 피력

○…청 대변인, "문 대통령 3년 동안 태종이었다면 남은 2년은 세종의 모습이었으면" 피력. 세종은 과학적 업적 엄청 쌓았지만, 문 대통령은 과학과는 담을 쌓았으니 언감생심.○…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확진자,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집중. '대구 코로나' '대구 봉쇄' 운운하며 대구 사람들에 대못 박은 이들 이번에는 뭐라 하려나.○…스쿨존서 사고 시 고의 아니라도 중형 못 면하는 민식이법 시행에 운전자들 전전긍긍. 이들 노린 사기꾼들 득시글거려 법 재개정될 때까지는 그저 조심조심.

2020-05-12 06:30:00

[세풍] 코로나에 묻을 수 없는 이름이여

[세풍] 코로나에 묻을 수 없는 이름이여

'권재갑 김문진 김윤섭 박용규 우기돈 윤학조 이보식 그리고 정휘창….'대구에 중국발 우한 폐렴으로 시작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2월 18일 이후, 괴질(怪疾)의 광풍이 휘몰아치면서 대구는 모든 일상이 사라졌다. 코로나를 뺀 다른 일이나 사람들 이야기는 묻혔고 잊혔다. 확진자 역시 마치 수인(囚人)처럼 어느덧 이름 대신 숫자가 주어졌다. 그렇게 대구는 2020년의 봄날을 보내야만 했다.온통 코로나19가 세상을 뒤덮었으니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이 그럴 만했겠지만 결코 코로나19에 묻혀 잊고 그냥 지나가기에는 왠지 마음이 편치 않은, 일상이었으면 결코 잊지 않고 기억하려 했던 이름들이 분명 있었다. 그래서 비록 시간이 흘렀지만, 이제라도 시간을 거슬러 그들 이름을 마음에 새기는 게 도리라 여겨 불러본다.앞의 일곱 이름은 대구 출신으로 101주년 3·1절을 맞은 날, 독립운동 유공자로 포상을 받은 분들이다. 이들은 1919년 대구 만세운동 참여로, 혹은 다른 독립운동으로 뒤늦은 서훈을 받게 됐다. 코로나19의 회오리 속에 이들 이야기는 제때 세상에 알려지지도 않았고, 세인의 관심조차 끌지 못했으니 어찌 안타까운 일이 아니랴.이어 이틀 뒤 3월 3일, 조용히 다른 세계로 떠난 분이 있었으니 아동문학가로 널리 알려진 주인공 정휘창 전 한국아동문학가협회 부회장이다. 그를 오늘 떠올린 까닭은 대구와 한국 아동문학에 끼친 공로도 크지만, 직접 발품 팔아 대구경북 독립운동사를 다룬 지역의 첫 '대구경북항일독립운동사'를 지난 1991년 펴낸 업적 때문이다.전문 역사가도 아닌 그가 대구경북의 피맺힌 항일 독립운동 현장 곳곳을 직접 누비고 다니면서 내놓은 책은 뒷날 대구경북의 독립운동을 연구하는 데 길라잡이가 됐다. 이후 그의 책을 바탕으로 대구경북의 빛나는 항일 투쟁사를 다룬 책이 경북 안동과 대구에서 잇따라 나왔고 독립운동도 조명되었으니 어수선한 날을 보낸 이제라도 그를 기억함은 마땅하리라.또 다른 14명 이름도 있다. 생존 독립지사 2명(권중혁 장병화)과 독립운동가 후손 12명(허경성 나중화 이종찬 문희갑 박유철 우대현 정대영 이재윤 김진 김능진 박중훈 윤주경)이 그들이다. 이들은 지난 100일 동안 대구를 초토화한 코로나19 회오리바람 속을 뚫고 대구에 독립운동기념관(역사관)을 세울 뜻을 세우고 발기인을 모으며 동분서주한 바로 그분들이다.전국에 흩어져 사는 이들이 항일과 독립운동의 역사, 흔적, 자산이 풍부한 대구에 독립운동을 위한 변변한 시설 하나 마련하자며 처음 모인 게 지난 2월 13일. 대구 첫 모임 뒤 곧바로 덮친 코로나로 일상이 휩쓸리는 바람에 모든 게 중단됐다. 그러다 보니 뜻 맞는 발기인 모으는 작업도, 당초 3월 26일 예정의 발기인 행사 준비도 밀렸다.하지만 코로나 괴질도 14명의 열정만은 막지 못했다. 300명 발기인 명단도 그래서 그럭저럭 채워졌다. 300명 동참자 대부분은 참여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도 알았다. 먼저, 앞장선 14명 주인공 나이가 70~90대여서 그랬다. 또 대구 밖 인물도 여럿이고, 모두 독립운동가 집안이고, 한 후손은 3만3천㎡(1만 평) 넘는 땅까지 내놓은 기증에 또 놀랐다.2월 이후 대구 일상은 코로나에 눌려 묻히고 잊혔다. 그러나 대구 독립운동과 관련한 일은 쉽게 잊을 수 없는, 그냥 묻고 넘길 수 없는 일임이 분명하다. 실종된 봄을 보내며 뒤늦었지만 그들 이름을 이리라도 남기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에 쓸려 간 대구의 봄 속에서 잊힌 그들 이름을 건져 지상에 올리니 미안함을 조금 덜 수 있어 다행이다.

2020-05-11 19:44:39

[야고부] 태평성대인가?

[야고부] 태평성대인가?

한국갤럽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71%를 기록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취임 3년을 맞은 역대 대통령 중 최고치다. 노태우(12%) 김대중(27%) 노무현(27%)은 물론 비교적 지지율이 높았던 김영삼(41%) 박근혜(42%) 이명박(43%)보다 훨씬 높다. 지지율만 보면 어진 군주가 다스리는 태평한 시대를 일컫는 태평성대(太平聖代)가 도래한 것으로 오인하기 십상이다.태평성대의 전범(典範)으로 동양에서는 요(堯)와 순(舜) 두 임금이 다스린 중국 '요순시대'가 꼽힌다. 요 임금은 어떤 비결로 태평성대를 열었을까. 명(明)의 장거정은 임현도치(任賢圖治)와 간고방목(諫鼓謗木) 두 가지로 요약했다.임현도치는 어진 이를 임용해 다스림을 도모했다는 말이다. 요 임금은 공신들에게 자리를 나눠주지 않고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발탁해 그들의 의견을 따랐다. 하자투성이 인사를 장관에 앉혀 국민을 둘로 갈라지게 하고,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친문 인사들이 줄줄이 재판정에 선 문 정권 모습과는 매우 달랐다. 나라 곳간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경제부총리를 윽박질러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주는 것과 같은 식의 전문가를 안중에 두지 않은 것과도 거리가 멀었다.간고방목은 간언하는 북과 비방하는 나무를 설치했다는 뜻이다. 직언·간언하고 싶은 사람이 문밖에 매단 북을 치면 요 임금은 이들을 만나 의견을 경청·수용했고, 나무를 세워 백성이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는 글을 써서 붙이도록 했다. 독선에 빠져 탈원전 등 잘못된 정책조차 뜯어고치지 않는 문 대통령 모습과는 크게 달랐다. 북한 김정은의 신변 이상설을 주장한 야당 탈북민 총선 당선인들을 정권이 지나칠 정도로 비난하고, 경제가 거지 같다고 하소연한 상인을 집단 공격한 것 역시 간고방목과는 동떨어진 일이다.요 임금 때 백성은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은 채 배불리 먹고 배를 두드리는 함포고복(含哺鼓腹)의 삶을 살았다. 문 대통령 3년 재임 동안 국민은 근심 없이 배불리 먹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코로나 공포가 다시 커지고, 경제 추락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폭증하는 지금, 문 대통령 지지율 고공 행진과 태평성대는 전혀 함수관계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2020-05-11 06:30:00

[매일칼럼] 기우에 그쳐야 할 국가 채무 걱정

[매일칼럼] 기우에 그쳐야 할 국가 채무 걱정

예정된 결과였다. 나라 곳간이 빠르게 비어간다. 곳간에 재정을 쌓아두면 썩어버린다는 발상을 했던 청와대 대변인은 21대 국회서 금배지를 달았다. 이 후보를 당선시켜 주면 '100% 국민 모두에게 돈을 드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던 여당 원내대표는 선거 승리를 이끌었다. 이젠 '재난지원금이 너무 적다'며 '몇 차례 더 해야 한다'는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가 나왔다. 대통령은 "1, 2차 추경에 이어 3차 추경도 준비하고 있다"고 자랑처럼 말한다.정부가 금과옥조처럼 여기던 'GDP 대비 부채 비율 40%'는 헌신짝처럼 버려졌다. 국채 비율이 40%를 넘어 60%에 이르는 것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국가 채무에 관한 우려는 기우'라는 여당 간부의 주장을 떠올리면 모골이 송연하다. 국가 채무를 걱정하는 것이 우국(憂國)도, 애국(愛國)도 아닌, 기우(杞憂)가 됐다.국민 관심도 국가 재정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에 있지 않다. 당장 나에게 돌아올 돈이 얼마인가, 언제나 받을 수 있는가에 쏠려 있다. 긴급고용안정지원금, 긴급재난지원금, 아동수당, 각종 소비 쿠폰 등 공짜 천지인 세상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나랏빚보다 나라에서 더 받아낼 것은 없는지를 살피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카산드라를 떠올린다. 카산드라는 트로이의 멸망을 예언했던 트로이의 공주다. 예언의 능력은 얻었지만 아무도 그 예언을 믿지 않도록 설계된 저주받은 인물이었다. 그녀는 그리스가 선물이라며 보낸 목마를 성안으로 들여놓아서는 안 된다고 절규했다. 목마는 선물이 아니라 트로이의 멸망을 재촉하는 예언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트로이는 성곽을 허물면서까지 거대한 목마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망했다.2015년 국가 부도를 경험한 그리스에 카산드라에 비유된 인물이 있었다. 2001년 노동부장관이던 타소스 지아닛시스였다. 그는 일찌감치 그리스의 비극적 상황을 예견, 과감한 개혁을 주장했다. 하지만 "지금 모든 것이 좋은데 왜 10년 뒤의 일로 귀찮게 하느냐"는 푸념만 들었다. '정부와 당을 망치려 한다'는 비난이 뒤따랐다. 빚을 내 연금을 주고, 공무원 수도 팍팍 늘리는 일이 이어졌다.10여 년 후 경제 위기가 닥쳤다. 평소 1천 명 미만이 찾던 아테네시 운영 무료급식소는 하루 2만 명을 맞아야 했다. 길게 늘어선 줄이 외신을 탔다. 포퓰리즘의 종말은 그렇게 시간을 두고 찾아온다. 그리스는 공무원 23만 명을 줄이고 연금은 최대 44% 깎는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포퓰리즘은 짧은 기간 선물처럼 다가오지만 장기간 불행의 예고편이다. 국민 일부나 모두에게 단기적으로 선물로 보이지만 그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 통합재정수지는 거의 매년 흑자를 기록했다. 10년 누적 흑자액이 115조원에 이른다. 그렇던 통합재정수지가 불과 2년 만에 91조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1분기만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가 45조원 적자를 냈다. 재정적자 규모가 커지면 국채는 빠른 속도로 는다. 나라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건전재정의 축은 소리 없이 무너진다.아르헨티나나 베네수엘라같이 포퓰리즘으로 무너진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은 '왕의 의자에 앉은 거지'로 불린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졌으면서도 나라가 휘청대니 '천연자원의 저주'라는 말 그대로다. 이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국가도, 국민도 포퓰리즘에 취해 빚잔치를 벌이면서도 지도자에게 열광했다는 사실이다.

2020-05-11 06:30:00

[관풍루] 문재인 대통령, 10일 “거듭 제안하는 것은 남북간 할 수 있는 일들 찾아 해나가자는 것”이라 발언

○…문재인 대통령, 10일 "거듭 제안하는 것은 남북 간 할 수 있는 일들 찾아 해나가자는 것"이라 발언. 우리끼리 잘하자 그리 외쳐도 핵무장 외곬인데 일편단심이니 문심가(文心歌)라 할까?○…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 10일 통합당과의 합당과 관련해 "최종 결정은 모두의 총의 모아 결정"이라 주장.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름을 우릴 보면 잘 아시겠지요?○…대구시, 코로나 확진자 폭증 책임을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외 이만희 총회장에게도 물을지 고민. 청도 사람, 총회장이 고향 사랑 발휘해 미리 알아서 잘 처신하오.

2020-05-11 06:30:00

[야고부] 비누 경찰

[야고부] 비누 경찰

생명체의 지상 과제는 종족 번식이다. 바이러스도 예외는 아니다. 바이러스 입장에서 보자면 인간을 숙주로 삼은 전략은 로또 당첨만큼 탁월한 선택이었다. 가축을 사육하는 인류는 바이러스가 인수(人獸) 공통 전염병으로 변이를 일으키기에 딱 좋은 숙주다. 게다가 도시에서 밀집해서 살고 20세기 이후 들어서는 활동 범위도 전 지구적이다. 바이러스가 후손을 널리 퍼뜨리기에 이만한 조건도 없다.한편으로 인류는 몹시 위협적인 상대다. 인간은 바이러스의 존재를 인지하는 유일무이한 생명체다. 바이러스 출몰을 인지하는 순간 인류는 갖은 치료제와 백신을 동원해 바이러스에 맞선다. 인간이 벌이는 방역 행위는 바이러스로서는 수억 년 진화 과정에서 경험하지 못한 돌발 변수다. 인간의 몸에 침투하는 순간 바이러스는 멸절 리스크도 함께 안아야 한다.이것 말고도 인류는 아주 강력한 바이러스 대응 무기를 갖고 있다. 비누다. 비누의 계면활성제 성분은 30초 만에 바이러스 대부분을 죽인다. 비누는 매년 수백만 명 이상의 목숨을 구한다. 하지만, 인류의 비누 사용이 보편화된 것은 19세기 이후다. 바이러스와 세균이 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모르던 시절에는 의사들조차 손을 씻지 않은 채 메스를 들었다.여기 '비누 경찰'(Soap Police)이라는 멋진 말이 있다. 이스라엘 작가 유발 하라리가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문에서 쓴 표현이다. 비누가 바이러스로부터 사람을 지키는 경찰 같은 존재라는 뜻에서 탁월한 은유다. 100년 전 스페인독감 이후 최악의 바이러스로 기록될 만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도 비누는 유감없는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비누가 경찰이라면 마스크는 '경비대'다. 마스크 경비대는 비누처럼 바이러스를 죽이지는 못하지만 바이러스가 사람 사이를 옮겨 다니지 못하게 단단히 봉쇄한다. 둘은 환상의 콤비다. 이 둘만 제대로 활용해도 인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능히 물리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기, 식중독, 눈병, 수두 등도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생활 방역이 감염병 지도 자체를 바꿔 놓는 미증유 현상을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2020-05-09 07:30:00

[야고부] 권력에 취했나

[야고부] 권력에 취했나

2018년 9월 당시 장하성 대통령 정책실장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을 설명하던 중 "모든 국민들이 강남 가서 살려고 하는 건 아니다. 살아야 될 이유도 없고…"라고 했다. 이어 "나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대중의 공분을 산 '강남 발언'이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모든 사람이 부자일 필요 없다. 내가 부자라 하는 말씀'이라는 뜻"이라고 비꼬았다. 인터넷엔 "내가 꿈을 이루어 보니 모든 국민이 꿈을 이룰 필요는 없다"는 조롱 글이 쏟아졌다.집값 폭등으로 민심이 들끓는 상황에서 기름을 확 끼얹은 장 실장 발언은 공감 능력 부족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신은 시가 20억원이 넘는 강남 아파트에 살면서 다른 이들에겐 "강남 살 필요 없다"는 식으로 말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 강남에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비애·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데서 튀어나온 발언이다.미국 심리학자 애덤 갈린스키는 '알파벳 E 실험'을 통해 사람은 권력을 가질수록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고(高)권력자 그룹은 알파벳 E를 자기 편한 대로 쓰고, 저(低)권력자 그룹은 상대방이 보기 편한 방향으로 쓴다는 것이다. 권력을 손에 쥔 사람은 자기중심적으로 사물을 보고 행동한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더불어시민당 양이원영 당선자가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생사기로에 선 두산중공업을 향해 "원전 노동자들을 훈련시켜 풍력(風力)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구조조정 등으로 고통을 겪는 이 회사 전·현직 직원들의 참담한 처지에 대한 공감 부족에다 대기업을 구멍가게로 여기는 데서 나온 발언이다. 온라인엔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 "야구선수 보고 축구 시합 나가라고 한다"는 등의 반박 글이 앞다퉈 올라왔다.사람이 권력을 잡으면 뇌가 바뀐다는 게 뇌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다.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활성화되는데 이렇게 되면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국회엔 "아무리 좋은 사람도 6개월이면 변한다"는 격언이 있다. 금배지란 권력에 취한 일부 선량들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이 얼마나 더 많이 상처를 입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2020-05-08 06:30:00

[관풍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그룹 승계 관련, “자녀에게 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 선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그룹 승계 관련, "자녀에게 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 선언. 안 그래도 기업하기 어렵다며 '기업' 대신 '돈'으로 물려주겠다는 기업인이 부지기수.○…지난 총선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전남 나주 유치 공언했던 방사광가속기 사업서 경북 포항 결국 예선 탈락. 짜고 치는 고스톱 판에 들러리만 선 꼴.○…북한, 평양 인근에 최대 4기의 ICBM 동시 조립 가능한 새로운 미사일 기지 완공 눈앞에 뒀다. '삶은 소대가리도 웃을' 친북정권 있을 때 핵 고착화도 속도전 하라우.

2020-05-08 06:30:00

[청라언덕] 야누스(코로나19)와 프로메테우스(산불)

[청라언덕] 야누스(코로나19)와 프로메테우스(산불)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인간사의 천태만상(千態萬象)이 녹아 있다.인기 방송 드라마 '부부의 세계'서부터 세계를 '팬데믹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까지…. 신화 속 신(神)들의 삶과 닮았다.해당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으로 손색 없는 바람둥이 '제우스'. 그의 여성 편력을 쫓아다니며 보복하는 아내 '헤라'는 극 중 여배우를 연상시킨다.코로나19는 얼굴이 두 개인 '야누스'와 비슷하다. 건강한 청장년층은 경증으로 지나치지만 고령자, 기저질환자는 치명적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조차 '두 얼굴을 가진 바이러스'라고 표현했을 정도다.'코로나'란 병명을 태양의 corona(왕관)에서 따왔다는 데, 태양신이자 의술의 신인 '아폴론'이 통곡할 노릇이다.'프로메테우스'가 인간을 위해 제우스로부터 훔쳤다는 불이 '화'가 된 사례도 잇달았다. 특히 지난달 발생한 안동의 대형 산불은 도민 가슴을 아프게 했다.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산불 만찬' 논란에선 '프로크루스테스' 침대가 엿보인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침대의 길이에 맞춰 나그네의 키를 늘이거나, 잘라 죽인다. 미리 답을 정해 놓고 자기 생각에 맞추는 '편견'을 빗댈 때 자주 쓴다.이 도지사는 이날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도지사 특별보좌관'으로 데리고 있던 젊은 당선인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혔다. 국비 협조를 구하며 '상전' 모시듯 떠받들었다. 국토교통부 차관을 지낸 한 당선인에겐 차질 없는 통합신공항 사업을 간청했다. 디오니소스(술의 신)가 함께 했더라면 '국비 확보', '통합신공항' 건배주가 고작 두세 잔에 끝나지 않았을 거다.그럼에도 일부 언론은 야당 도지사에게 '산불 술판 프레임'을 걸었다.신화에서 영웅의 헌사 뒤에는 늘 형벌이 따라다닌다.프로메테우스는 불을 절도한 죄로 끊임없이 재생되는 자신의 간을 독수리에게 쪼여 먹힌다. 이 도지사는 비록 억울한 지적일지라도 '도백의 헌사'로 삼고 '뚜벅이' 도정 행보를 이어 가야 한다.성추행으로 낙마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저승의 신 '하데스'(보이지 않는 자)를 불러낸다. 숨어 지내며 '모습을 감추고 있는' 오 전 시장과 흡사하다. 그가 쓰고 다니는 '퀴네에'(보이지 않게 하는 투구)에선 "사람 잘못 봤다"며 얼굴을 가린 오 전 시장의 '선 캡'이 떠오른다.미래통합당은 미노왕의 미궁(迷宮)이 재현된 듯하다.막장 공천이 부른 총선 패배와 당 수습은 꼬일대로 꼬였다. 출구를 찾아 줄 아리아드네(크레타의 공주)의 실타래도, 이카루스의 밀랍 날개도 없다.코로나 긴급생계지원금, 코로나 뉴딜 등 빚을 내 '선물 보따리'를 안기는 정부는 '판도라'(온갖 선물을 다 받은 여자)도 말릴 지경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판도라 상자'에 마지막 남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지난 총선에서 여당을 전폭적으로 밀어줬다. '바다 거품'에서 태어난 '아프로디테'(미의 여신)의 유혹처럼 '퍼주기'가 '거품 경제'일지라도….정작 문제는 K방역(코로나19)에 성공한 이후인 K경제다. 나랏빚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만 가는 데다 나라마다 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대한민국호는 난파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해답은 하나다.정부의 탈원전과 소득주도성장 등 한국 경제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여러 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또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반목은 모두 '레테의 강'(망각의 강)에 띄워 보내고 협치 속에서 올바른 항로를 찾아야 한다. 경제와 서민의 삶이 순항할 수 있다면 프로메테우스의 불이 아니라 제우스의 번개라도 훔쳐 낼 일이다.

2020-05-07 16:40:43

[야고부] 코로나에 빛날 ‘대구 길’

[야고부] 코로나에 빛날 ‘대구 길’

우리 근대사에서 해외 언론, 특히 일본의 거의 모든 언론에 서울보다 대구가 널리 알려진 적이 있다. 물론 슬픈 일을 계기로 알려지긴 했지만 당시 대구에 살았던 일본인(가와이 아사오) 기록에는 그리 나와 있다. 지금부터 111년 전이다."한황(韓皇)의…두 차례 머무심으로 해서 전후 4일간은 한국의 정치 중심을 대구로 옮긴 감이 없지 않았다. 당시 4일간 대구 우편국에서 취급한 외국 전보가 128통이나 있었다 한다. 그만큼 대구라는 곳이 구미 각국에 소개되었던 것이다. 대구라는 지명이 일본 내 모든 신문에 일제히 소개되기는 이것이 처음이었다고 생각된다."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순종은 망국 직전인 1909년 1월 7일 대구에 도착, 하루를 머물고 8일 부산에 들러 마산 방문 뒤 12일 또 대구에서 하루를 보냈다. 마지막 왕조 임금 행차에 이토 히로부미 통감까지 따랐으니 해외 언론, 특히 일본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랬지만 대구로서는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나라 밖 보도였다.이후 대구는 두 차례에 걸친 대형 지하철 참사 같은 아픔으로 해외 언론에 알려졌는데 역시 그때처럼 쓰리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런 대구에 대한 해외 언론의 반갑지 않은 보도와는 다른 느낌으로 대구를 다룬 사례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바로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대구 사람이 어떻게 잘 대처하여 극복하는지를 알리고 소개한 글들이다.대구의 코로나 사투 이야기 등을 자국민들에게 전해 참고토록 한 해외 언론으로는 일본 신문인 아사히와 마이니치, 영국 BBC방송, 독일 주간지 슈피겔을 비롯해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언론도 여럿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국내 일부 언론과 대구를 낮춰 보려는 부류가 대구를 마치 기피할 곳으로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라 놀랍다.비록 정치적 이유로 대구가 안으로 제 모습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밖으로도 사고로 알려지는 사연을 안고 있지만 코로나19에서 보여준 대구 사람의 행동과 모습은 안팎에서 제대로 평가할 만하다. 100일 넘게 묵묵히 지낸 대구 사람 스스로도 자긍할 만하다. 오랜 아픔의 뭇 상처를 지닌 대구만의 저력일 수 있다. 끝까지 코로나를 뚫고 세계에 빛날 '대구의 길'이 나길 바란다.

2020-05-07 06:30:00

[관풍루] 김두관 민주당 의원, “보유세 강화하자”며 “21대 총선 민주당 당선인부터 등원 전 1주택만 빼고 다 팔자”고 제안

○…김두관 민주당 의원, "보유세 강화하자"며 "21대 총선 민주당 당선인부터 등원 전 1주택만 빼고 다 팔자"고 제안. 재난 극복 위해 팔지 말고 정부에 기부하심이 어떨지.○…통일부, '평양 인근에 ICBM 수용 가능한 새 시설 완공 예정' 보도에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함구. 사실인지 아닌지라도 '언급'해 줘야 밥값 하는 것 아니요?○…더불어시민당 대표 지낸 최배근 건국대 교수, 국가채무 비율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40%를 "족보도 없는 수치"라고 주장. 그러면 귀하 주장의 족보 좀 보여주시오.

2020-05-07 06:30:00

[데스크칼럼] 지역 공연계,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

[데스크칼럼] 지역 공연계,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

지난 1월 30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관람했던 오페라 '리골레토'의 감흥을 잊지 못하고 있다. 관객들은 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면서 '브라보'를 외쳤다. 확실히 오페라는 일반적인 클래식 공연과는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팍팍한 일상을 적시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공연장을 자주 찾아 다양한 공연을 봐야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하지만 불과 20여 일 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하면서 문화 공연 관람에 대한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대구지역 공연장이 행사를 취소하고 문을 닫은 뒤 문화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 것은 온라인 공연이었다. 위기에 처한 대구 문화계를 포함해 국내와 전 세계 공연계는 무관중 온라인 콘서트 등을 개최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무관중 온라인 콘서트를 시도했다. 지난 3월 유튜브 채널에서 'DAC on Live'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와 함께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은 지난 5일 아파트 단지에서 '발코니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세계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온라인 콘서트는 코로나19와 싸우는 전 세계 의료진을 응원하는 한편 시민들이 집에 머물도록 독려하기 위해 지난달 열린 '원 월드: 투게더 앳 홈'(One World: Together At Home)이었다.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됐으며, 자선 기금 1천500억원을 모았다. 1985년 에티오피아 난민의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해 톱스타들이 뭉쳤던 '라이브 에이드'를 연상케 했다.온라인 공연은 전 세계와 지역 공연계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온라인 콘서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예술인들이 관객들과 교감하는 새로운 창구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공연 예술은 무대와 객석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시간 동안 이뤄졌다. 코로나19 사태로 공연 콘텐츠의 온라인 유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공연은 현장에서 직접 봐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졌다. 독일의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디지털 콘서트홀' 사이트를 만들어 스트리밍 방식으로 공연을 중계한다. 미국의 메트로폴리탄오페라도 '메트 오페라 온 디맨드'를 통해 고화질 오페라 공연을 온라인에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코로나19로 공연장 찾기가 꺼려진다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온라인 공연은 새로운 공연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특히 지역 문화계는 온라인 공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온라인 공연이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새로운 공연 무대가 될 수 있도록 콘텐츠나 플랫폼 개발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과거 폐쇄적인 공간에서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소비했다면 온라인과 같은 개방적인 공간으로 무대를 옮겨 저렴한 비용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양질의 공연을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수도권과 지방 간 문화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서울에는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같은 공연 인프라가 뛰어나고 굵직한 행사와 이벤트도 양적·질적으로 풍성하다. 세계적인 공연은 대부분 서울에서 열린다. 대구에서는 볼만한 전시와 공연이 부족하다고 푸념하는 시민들이 많다. 대안은 온라인 공연이다. 온라인 공연이 활성화하면 공연에 대한 지역민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고, 대구경북의 예술인이 국내 예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도 만들 수 있다. 지역 문화계가 온라인 공연에서도 도태되면 수도권과의 문화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2020-05-06 17:36:40

[야고부] 중국의 코로나 발원 부인

[야고부] 중국의 코로나 발원 부인

6·25전쟁에 개입한 중공(中共)은 1952년 2월 미국이 세균전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1월 말부터 북한과 만주 일대에 세균에 감염된 파리, 모기, 개미, 빈대, 이, 벼룩, 잠자리, 지네 등을 살포했다는 것이다. 일방적 주장이었으나 곧바로 세계 전역에서 대서특필되면서 사실처럼 굳어졌다.그렇게 된 데는 '중국의 과학과 문명'의 저자로 친중국 지식인이었던 영국의 생화학자 조지프 니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니덤은 당시 국제과학위원회 조사단장으로 만주를 현지 조사한 뒤 중국의 주장을 확인하는 이른바 '니덤 보고서'를 발표했다.그러나 보고서는 대부분 중국이 일방적으로 제시한 증거와 생포된 미군 조종사의 강요받은 것일 수도 있는 증언 등을 토대로 작성됐으며, 무엇보다 중공이 발간했다는 점에서 '신뢰성'에서 많은 의심을 받았다. 현장에서 찾은 증거라는 것도 만주에서 병에 걸려 죽은 들쥐 한 마리가 고작이었다.('해방의 비극, 중국 혁명의 역사: 1945~1957' 프랑크 디쾨터) 하지만 니덤의 세계적 명성은 그런 의심을 덮기에 충분했다.그러나 소련은 진실을 알고 있었다. 소련 정보기관은 스탈린의 오른팔인 라브렌티 베리야에게 "가짜 전염병이 만들어졌고, 시신을 매장하고 그 명단을 발표한 것 역시 조작됐다"고 보고했다. 이어 소련 내각 최고회의 간부들은 1953년 5월 2일 이런 비밀 결의안을 채택했다. "소련 정부와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잘못 알았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세균전 무기를 사용했다는 언론의 보도는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것이다. 미군을 비난하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미국과 중국이 코로나 책임론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 발원지로 중국 우한연구소를 지목하며 "거대한 증거가 있다"고 하자 중국은 "냉전시대 화석 같은 거짓말"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앞서 중국은 코로나19의 발원지는 우한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주장했었다. 미국이 세균전을 했다는 6·25 때의 거짓 선전을 생각나게 한다.중국은 코로나 발원에 관한 독립적인 국제조사도 단호히 반대한다. 우한이 코로나 발원지가 아님이 확실하다면 국제조사는 중국이 '혐의'를 벗는 절호의 기회이다. 그런데도 반대하는 것을 보니 뭔가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2020-05-06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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