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컬럼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DNA 여행

유럽 각국에서 무슬림 등 반이민 정서가 고조되자 몇 해 전 덴마크의 한 여행사가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렛츠 오픈 아워 월드'(Lets Open Our World)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국적과 다양한 외모를 가진 피실험자 67명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실험이다.DNA 검사를 통한 자기 정체성 확인이 프로젝트 취지였다. 혈통에 대한 확신, 순혈주의의 근거가 과연 타당한지 DNA로 확인하자는 것이다. 유튜브에 'DNA 여행'이라는 타이틀로 공개됐는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무슬림 피가 흐르는 유대인 청년, 서아시아인 유전자를 물려받은 백인 여성, 영국·독일·아일랜드 등 다양한 유전자 조합을 가진 남성 등 67명 모두 혼혈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요즘 미국 정가에서는 인디언 혈통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의 입씨름이 한창이다.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이자 '트럼프 저격수'로 불리는 워런 의원이 그저께 '원주민 혈통 주장은 거짓'이라며 자신을 공격해온 트럼프에 정면 반박하는 DNA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는데 원주민 선조의 유전자 증거가 드러난 것이다.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출신인 워런은 자신이 체로키와 델라웨어 부족의 후손이라고 말해왔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후보가 워런을 '포카혼타스'(17세기 원주민 추장의 딸)라며 조롱한 게 논쟁의 시작이다. 트럼프는 워런의 하버드대 입학과 교수 채용도 '소수민족 특혜'의 결과라며 걸고넘어졌다.과거 북미에는 말이 다른 300개가 넘는 원주민 부족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원주민은 미국 인구 전체의 1%에도 못 미친다. 백인들이 원주민의 씨를 말린 탓이다. 미국 전체 땅의 3분의 1이 백인이 불법 취득한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는데 그들 대다수가 미국 전역 310곳의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산다. 와이오밍(대평원), 텍사스·다코타(친구), 네브라스카(잔잔한 물결), 오클라호마(붉은 사람), 켄터키(미래의 땅), 미시시피(위대한 강) 등 지명에 희미한 흔적으로 남고 아무도 그들의 권리를 말하지 않는다. 워런 혈통을 둘러싼 트럼프의 그릇된 인식도 이들의 처지를 잘 말해준다.

2018-10-18 05:00:00

김병구 경제부장

[데스크칼럼] 삼성과 현대의 민낯

삼성과 현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대구경북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력도 막강하다.국내 유일의 삼성전자 모바일사업 법인이 구미에 있고, 스마트폰 부품과 네트워크 장비를 납품하는 2, 3차 협력업체 상당수가 지역에 있다. 삼성전자와 직간접적으로 얽혀 사는 근로자와 업체가 많은 만큼 지역에서 삼성의 입김은 클 수밖에 없다.현대도 마찬가지다. 비록 완성차는 아니지만 대구경북 상당수 자동차부품업체가 현대자동차의 수출과 내수실적에 일희일비해야 하는 형편이다.삼성과 현대가 국가적, 나아가 세계적 기업이라고 하지만 그들이 자사 근로자와 협력업체를 대하는 방식을 보면 과연 글로벌 기업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최근의 행태를 보면 치졸하고 비열하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상품 생산에 기여하고 소비까지 하는 지역민과 업체에 대한 애정은 눈 씻고 봐도 찾기 힘들다.삼성은 구미에 절대적 비중을 뒀던 휴대전화와 TV 사업 상당 부분을 수년에 걸쳐 베트남 등 해외나 타지로 돌렸다. 결국 모바일사업 법인 1개만 구미에 남았고, 나머지 법인 7개는 해외로 넘어갔다. TV도 LCD만 제외하고 타 부문은 모두 타지로 옮겼다. 급기야 구미 모바일사업 2개 공장 중 휴대전화 네트워크 장비사업부마저 경기도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삼성은 2년 전부터 삼성 라이온즈와의 관계를 절연하다시피 해 지역 야구팬들마저 등을 돌리게 하고 있다.삼성이 자회사 노동조합을 대하는 방식도 냉혹하기 그지없다.검찰은 지난달 삼성 전·현직 임직원 16명,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대표 7명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기소 내용을 보면 노조 활동이 활발한 삼성전자서비스센터 4곳의 위장 폐업을 유도하고, '심성 관리'를 빙자한 개별 면담으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노조를 와해고사시키려 한 혐의다. 심지어 무노조 경영에 맞섰던 한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회사 자금으로 유족을 회유해 노동조합장 대신 가족장을 치르도록 한 정황도 나오고 있다.현대자동차가 협력업체 등에 가하는 횡포도 삼성 못지않다. 최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현대차가 전기자동차 등 기술 분야 경쟁 중소기업인 에디슨모터스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에디슨모터스의 CNG버스를 사면 현대차의 CNG버스나 중형 마을버스 등 다른 차종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운수회사에 거래 중단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또 "에디슨모터스와 거래하면 자사의 하청 부품회사에 정비공장 지정 취소와 부품 공급 중단을 하겠다며 위협했다"고도 했다.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지난해부터 올해 6월 말까지 10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공정거래 관련 법 위반 건수가 가장 많은 기업으로 현대자동차가 꼽힌 것도 이를 방증한다.삼성과 현대가 자사의 임금 인상분을 떠넘기거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납품 단가를 후려치는 관례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흑자 폭을 유지하거나 늘리기 위해 연구개발이나 투자를 확대하는 대신 협력업체만 쥐어짜는 대기업이 과연 글로벌 기업으로 대우 받을 자격이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삼성과 현대가 자사 직원을 대우하고, 지역민의 사랑과 협력업체의 신뢰를 받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것은 헛된 기대일까.

2018-10-17 16:39:53

경북부 이현주 기자

[기자노트] 칠곡보에 대한 단상

지난 12~14일 칠곡군 칠곡보생태공원 일원에서는 호국과 평화를 주제로 한 국내 유일의 축제 '제6회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이 펼쳐졌다.3일간 누적 관람객 수는 32만명에 육박했고, 14일 연계행사로 열린 '제6회 낙동강 호국길 자전거 대행진'에도 1천명이 넘는 자전거 동호인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라이더들은 펼쳐진 낙동강 풍광에 "최상의 라이딩 코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이 모두는 칠곡보가 있어 가능했다. 행사가 치러진 칠곡보생태공원은 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으로 2012년 칠곡보가 설치되면서 조성됐다. 현재는 주민들의 휴식공간이자 칠곡군의 대표 축제 개최장소로, 또 관광인프라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무엇보다 칠곡보는 가뭄 해갈과 홍수 예방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칠곡보 인근 왜관읍·북삼읍·석적읍·약목면·기산면 일대 농민들은 칠곡보가 큰 짐을 덜어줬다고 입을 모은다.윤영득(46·석적읍 남포리) 씨는 "강 수위가 일정하게 유지돼 가뭄 때 소형 관정을 해도 농업용수를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고 장마철 겪던 농지 침수 피해 걱정에서도 해방됐다"고 했다.이런 효과가 있어 농민들은 정부의 보 개방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보 개방 이후 물 부족으로 농작물이 시들고, 일부 강에선 건천화(乾川化)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남 합천 농민들은 정부에 10억여 원의 농작물 피해 배상을 요구하기도 했다.하지만 정부는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모양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개발을 '적폐'로 낙인찍고 보 개방을 밀어붙이고 있다.정부는 그간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가운데 10개 보를 개방한 데 이어 취수 장애 우려가 제기된 칠곡보를 제외한 상주보와 낙단보, 구미보 등을 15일부터 추가 개방하려다 거센 반발에 부딪혀 추가 협의를 전제로 유보했다.보 설치로 치수(治水)와 용수(用水) 기능 향상이라는 긍정적 효과에도 정부는 보 철거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금강·영산강은 올 연말까지, 한강·낙동강은 내년 6월까지 보 철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녹조현상을 꼬집어 22조원이 들어간 4대강 사업을 무효화하려는 것이다. 보 개방이 녹조 퇴치에 뚜렷한 효과를 낸 것도 아니다. 보 개방 후 녹조가 심해진 곳도 많다.모든 정책에는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면이 공존한다. 부정적인 현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긍정적 효과를 무시하고 그 정책을 폐기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물 부족 국가인 우리 현실에서 보 설치로 인한 이점은 극대화하고 부정적 문제는 최소화하는 정책 집행이 이뤄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적폐 청산이라는 틀에 얽매여 또 다른 적폐를 쌓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2018-10-17 14:45:01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눈뜬장님

"아름답고 풍요로운 우크라이나의 도시들에서는 갓 구운 빵 냄새가 났다." 2차 대전 초기 프랑스 총리를 지낸 에두아르 달라디에가 1933년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고 나서 돌아와 이렇게 기록했다. 1933년은 농업집단화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 농민을 분쇄하기 위해 스탈린이 자행한 관제기아(官製飢餓)가 한창일 때였다. 달라디에는 이를 전혀 몰랐다. 소련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것조차도 속임수였다. 달라디에가 본 빵은 회반죽을 색칠해 만든 가짜였다.뉴욕타임스의 모스크바 특파원 월터 듀런티는 더 질이 나빴다.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알면서도 "기근이나 아사가 전혀 없으며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지도 않다"고 했다. 그는 이런 허위 보도로 1932년 퓰리처상을 받았다.드물지만 영국 기자인 맬컴 머거리지 같은 의인(義人)도 있었다. 그는 소련의 허가 없이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취재해 맨체스터 가디언에 보냈다. "지금 나는 절대적인 의미에서의 아사를 말하고 있다…충분히 먹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몇 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영국 사회주의자 시드니 웹베어트리스 웹 부부는 "무분별한 장광설"이라고 일축했다.이런 '눈뜬장님'들은 이 땅에도 있다. 12일 주미 대사관 국정감사에서 평양 여명 거리와 과학자 거리의 번화를 격찬하며 "북이 핵을 개발하느라 백성을 굶주리게 했다는 보수 진영의 비판은 잘못"이라고 한 민주당 송영길 의원도 그중 하나다. 송 의원은 북한의 다른 지역은 보지도 못했다. 북한의 실상을 알려면 이런 지역을 봐야 한다. 그러나 보자고 해도 북한은 보여주지 않았을 것이다.1956년 헝가리를 탈출한 미국 정치학자 폴 홀랜더는 "억압적인 경찰국가의 실상을 보여줄 시각 정보를 입수할 수 없다는 사실 자체가 그 사회의 가장 나쁜 측면을 보여준다"고 했다. 송 의원이 상식을 갖췄다면 여명 거리와 과학자 거리를 격찬할 게 아니라 자유롭게 북한의 다른 지역을 보지 못해 북한의 실상을 알기 어렵다고 해야 했다. 이런 문제의식의 결여는 송 의원만이 아니라는 게 더 문제다.

2018-10-17 05:00:00

[관풍루] 대구교육청, 운영 비위 119곳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 않고 '감사 강화' 밝혀 논란

○…대구교육청, 운영 비위 119곳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 않고 ‘감사 강화’ 밝혀 논란. 비위 방치한 교육청의 ‘물 감사’ 믿는 사람 없는데 차마 공개 못할 이유 있나.○…서울교통공사, 직원 가족·친척 무더기로 계약직에 뽑아 정규직 돌리는 수법으로 고용 세습하다 발각. 이러다 사돈의 팔촌까지, 가족기업 될판.○…경찰, 휴대전화 분석해 숙명여고 교무부장 아버지와 쌍둥이 딸 ‘시험지 유출’ 증거 확보. 윤리·도덕마저 마비시킨 ‘일류대 지상주의’의 비극.

2018-10-17 05:00:00

조두진 문화부장

[시각과 전망] 밋밋한 일상에 리듬을 부여하는 소소한 일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는 서로 사랑하는 남녀(알프레도-비올레타)를 남자의 아버지(제르몽)가 억지로 떼어 놓는 이야기다. 여주인공 비올레타는 남성 사교계 모임에 종사하는 여성이다. 어느 정도 지식과 교양을 갖춘 '화류계 여성'으로 보면 된다. 알프레도는 그녀를 사랑한다.오랜 연모 끝에 알프레도는 비올레타의 사랑을 얻고, 그녀와 동거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녀가 돌아서서 사교계로 다시 가버리자 '배신자'로 간주하며 모멸을 준다. 사실 비올레타가 알프레도 곁을 떠난 것은 '자신의 아들과 헤어져 달라'는 아버지 제르몽의 간곡한 당부 때문이었다. 이 오페라를 두 번 관람했는데, 그때마다 여주인공 비올레타를 안쓰러워했고,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을 못마땅하게 여겼다.'라 트라비아타'를 세 번째 관람한 것은 작은 민간극장에서였다. 무대는 소박했고, 음악은 피아노 반주가 전부였다. 하지만 그날 공연에서 나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보았다.아들이 사교계 여성과 동거하고 있음을 안 아버지 제르몽은 그들의 거처를 찾아간다. 아들이 집을 비운 사이, 아버지 제르몽은 비올레타에게 아들 알프레도가 어린 시절 어떤 아이였으며, 지금 자신의 처지가 어떠하며, 아들이 장차 집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 주어야 하는지, 자신이 아들과 함께 바라보고 싶은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를 잔잔한 바리톤으로 노래한다. 그리고 부디 자신의 아들과 헤어져 달라고 당부한다.내게 그날 공연의 주인공은 비올레타나 알프레도가 아니라 아버지 제르몽이었다. 이전까지는 아버지 제르몽이 두 연인의 사랑을 방해하는 훼방꾼으로 보였는데, 그날은 비올레타가 아버지 제르몽의 삶과 사랑을 방해하는 훼방꾼으로 보였다.아버지 제르몽 역을 맡았던 바리톤의 노래와 연기가 워낙 뛰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내 아들이 이제는 소년이 아니라 청소년이고, 오래지 않아 어른이 되고, 직장을 구하고 결혼을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내 속에서 생겨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말하자면, 연인의 입장이 아니라, 아버지의 입장에서 공연을 감상했던 것이다.문학과 음악, 미술 등 예술작품의 감상 포인트는 줄기(혹은 줄거리)가 아니다. 줄기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누구나 이미 아는 줄거리임에도 예술작품이 세월의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견뎌내고 건재하는 것은 끊임없이 새롭게 탄생하게 하기 때문이다. 시대에 따라, 감상하는 사람의 처지와 시선에 따라 하나의 작품이 다른 작품으로 거듭나는 것이다.어디에서나 창의성을 강조한다. 창의적일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위험하다. 늘 새로운 것만 추구하는 것이 능사도 아니다. 그렇다고 같은 일상을 되풀이하자니 무기력과 우울감이 밀려온다.다행스럽게도 우리 곁에는 훌륭한 예술작품들이 있고, 인간에게는 하나의 작품을 여러 가지로 감상할 줄 아는 재능이 있다.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창조를 경험할 수 있다면, 밋밋한 일상도 얼마든지 리듬을 탈 수 있다. 19일(금)과 20일(토) 2018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작 '라 트라비아타' 공연이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이번 주말엔 리듬을 타보시길!

2018-10-16 14:30:55

석민 선임기자

[세사만어] 대구청소년지원재단 10년

"대구청소년의 모습이 바로 대구이다."지난주 대구청소년지원재단 출범 1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에 앞서 대구경북 청소년의 우울증이 3년 사이 32%나 급증했다는 보도(본지 10월 8일 자 1면)가 있었다. 집단 따돌림이나 괴롭힘, 교우관계, 학업스트레스 등을 원인으로 지적한다. 성대한 기념식의 뒤끝이 왠지 찜찜하다.그래서 대구청소년들의 객관적 삶의 지표는 어느 정도일까 궁금증이 생겼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에서 매년 조사·발표하고 있는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유니세프 웰빙지수 활용)를 살펴봤다. 세종시 포함 18개 시·도 중 청소년 삶의 만족도 4위, 참여·권리 만족도 3위, 활동여건 만족도 4위 등 그다지 나빠 보이지 않는다(2018년).그런데 통계의 함정이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 삶의 만족도는 OECD 비교대상 23개 국 중에서 최하위이다. 그것도 꼴찌인 우리나라(72점) 바로 앞에 있는 체코(80점)보다 월등히 낮은 점수를 보이고 있다. 대구청소년이 국내 다른 시·도에 비해 특별히 더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세계 다른 나라 청소년들에 비해 '엄청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은 이미 올해 정부가 최종 발표한 '6차 청소년정책기본계획' 비전에 나와 있다.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환경에서, 청소년들이 자기주도적 참여와 활동을 통해, 현재를 즐기고,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어 자립할 수 있도록 하고, 청소년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이런 측면에서 '10주년 기념식'은 청소년지원재단 10년을 축하하기보다, 지난 10년간의 노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도약의 새로운 10년을 다짐하는 자리의 의미가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족한 예산과 하드웨어 시설의 확충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의 개선은 더 중요하다. 많은 예산의 투입 없이도 청소년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파하는 청소년들 앞에서 '돈 타령'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대구청소년을 위한 민관협력 네트워크 구축, 청소년 분야 전문성을 가진 행정조직, 청소년정책 연구·개발 기능 확보, 청소년 기관단체의 구심점(hub) 기능 강화 등은 미룰 수 없는 실천과제이다. 대구청소년의 모습이 바로 대구이다.

2018-10-16 11:55:09

박병선 논설위원

[야고부] 굶주림의 역사

'고구려 봉상왕 9년 2월부터 7월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므로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서로 잡아먹었다고 하며, 백제 동성왕 21년 여름에 크게 가물어 백성들이 굶주려 서로 잡아먹었고 도둑이 많이 일어났다.''평안도의 굶주린 백성 이어둔이 인육(人肉)을 먹었다. 임금은 매우 굶주려서 실성하였기 때문이라고 하여 사형을 감면하였다.''북한 당국은 최근 인육을 먹은 혐의로 최소한 3명을 처형했다. 2009년 중국 접경지역인 양강도 혜산에서 한 남자가 인육을 먹은 혐의로 처형됐는데, 화폐 개혁으로 인한 물가 폭등으로 심각한 식량 문제가 발생하면서 빚어진 결과로 보인다. 북한 내 식인 문제는 전반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굶주림만큼 비참한 것은 없다. 얼마나 피폐했으면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상황이 될까. '배고프면 눈앞에 보이는 것이 없다'는 속설이 맞는지도 모르겠다.한국이 굶주림에서 벗어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60년대만 해도 초근목피로 연명하다 부황증(浮黃症)에 걸린 농민이 꽤 많았다. 경제 개발이 시작된 1960년대 후반에서야 '춘궁기'(春窮期)가 완전히 없어졌으니 배고픔 해결은 민족의 숙원이나 다름없었다. 일제의 수탈로 시작된 '보릿고개'는 눈물과 고통의 역사였다.16일은 UN 식량농업기구(FAO)가 제정한 '세계 식량의 날'이다. 식량농업기구는 올해 식량 부족 국가로 39개국을 지정했는데, 북한이 아프리카 국가들과 함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북한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160만t의 쌀을 생산했지만, 지난해 가을 140만t을 생산해 10% 이상 부족한 상태라고 했다. 쌀이 모자라긴 하지만, 아사자 350만 명이 발생한 1990년대처럼 아비규환의 상황은 아니다. 남쪽은 식량이 남아돌고 북한은 항상 굶주린다. 요즘 남북이 대화를 진행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지만, 배고픈 인민들의 처참한 얘기는 어디에도 없다. 북한 사람들의 배고픔만은 없애줬으면 좋겠다.

2018-10-16 05:00:00

이대현 논설위원

[세풍] 문재인 대통령 국정 성패 경제에 달렸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라이언 일병을 구한 것은 존 밀러 대위였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려 문 대통령을 구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엔 남북 정상회담 효과에 힘입어 6주 연속 하락하던 문 대통령 지지율이 10%가량 급반등했다. 하지만 이 '약발'도 한계에 이르렀다. 남북 정상이 앞으로 보여줄 만한 빅 이벤트가 별로 없는 데다 식상해하는 국민도 점차 늘어나서다.문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은 경제 문제다.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소득주도성장 부작용, 최악의 고용 상황, 서울 집값 급등, 오락가락하는 부동산 대책과 세금 폭탄 논란 등이 지지율 하락을 가져왔다. 지지부진한 북한 비핵화, 거센 파도에 직면한 경제. 이 두 가지를 어떻게 푸느냐에 문 대통령 지지율은 물론 국정 성패가 달렸다.그 사람의 미래를 알려면 과거를 보라고 했다. 사람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경제 문제에 대처해온 문재인 정부의 인식과 자세, 실력을 보면 앞으로 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리라 기대하기 힘들다.문 정부 출범 후 지난 1년 5개월 동안 경제 정책은 난맥상 그 자체였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 등을 놓고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줄곧 불협화음을 빚었다. '경제 투톱'이 손발을 맞춰 위기를 돌파하기는커녕 딴소리만 하다 보니 정책의 일관성은 물론 신뢰마저 깨졌다. 연말에 두 사람을 동시 교체한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 이를 방증하고도 남는다.세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세금 만능주의도 문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생긴 구멍을 세금으로 메우고 있다. 나랏돈을 투입해 임시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지표를 끌어올리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 그동안은 이전 정권에서 쌓아둔 세수에 집값 급등, 반도체 호황으로 국세 수입이 늘어 버텨왔다. 그러나 반도체 경기마저 얼어붙고 세수도 한계에 달할 우려가 커 계속 세금을 쏟아붓는 것은 불가능하다.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 정부가 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것이다. 경제 정책에 대한 야당의 쓴소리를 경청하는 것은 찾아보기 어렵고 죽을 지경이라며 아우성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기업인의 절규와 한숨마저 외면하고 있다.고용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경기선행지수가 추락하는 등 경제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 대외 변수마저 악재투성이다. 나 홀로 호황을 구가하던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부정적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발 금융위기설도 있다. 두 나라 경제가 휘청거리면 우리 경제는 핵폭탄급 충격을 받는다. 주식시장과 환율에서 전조(前兆) 증세가 나타났다.문 대통령을 비롯해 경제를 책임진 인사들이 경제에 대한 관점을 더욱더 실용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것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첫걸음이다. 경제 현장에서 나오는 의견을 토대로 해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지금 기준으로 보면 외환위기를 가져온 김영삼 전 대통령은 탄핵 대상이 되고도 남았다. 외환위기 고통은 국민이 고스란히 감내했다. 그런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만약 외환위기에 맞먹는 경제 위기가 와 민생이 파탄 나면 국민은 대통령과 정부에 책임을 물을 게 분명하다. 촛불이 다시 타오를 수 있다. 처음 가는 길은 어렵지만 두 번째 가는 길은 쉬운 법이다.

2018-10-16 05:00:00

[관풍루] 지역 혁신도시 온 가스공사, 도로공사 등 공기업,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와 공헌은 미미

○…지역 혁신도시 온 가스공사, 도로공사 등 공기업,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와 공헌은 미미. 비록 등 떠밀려 오긴 왔지만 우린 지역구 아닌 전국구라고요.○…경북도 인구 유출과 출산 감소 이중고로 6년 뒤면 농가에서 한명도 태어나지 않을 것이란 고민. 사람 없으니 살기 힘들고 살기 힘드니 사람 안 드는 이치.○…대구 청년의 올해 3분기 실업률 11.9%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아. 대통령이건 시장이건 취임 일성이 일자리 창출이더니 공염불 했나.

2018-10-16 05:00:00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개미

어린 시절 집 주변이나 들판에서 가장 흔하게 접했던 곤충이 개미였다. 아이들은 무언가 바쁘게 돌아다니는 개미를 붙잡아 장난삼아 괴롭히거나 아예 개미집 입구를 무너트리고는 무심코 지켜보기도 한다. 게다가 개미가 성가실 때는 손가락으로 꾹 눌러 죽이는 경우도 있다. 개미의 입장에서는 이 같은 인간의 행위가 불가항력의 공포일 것이다.프랑스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과학소설 '개미'는 바로 개미의 시선을 빌려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작은 생명체의 입장에서 바라본 인간의 모습이다. 개미들에게는 인간은 손가락 끝조차 범접할 수 없는 전지전능한 존재인 것이다. 소설 속에서 그것은 고차원의 세계와 신앙의 대상이기도 하다.1998년 개봉작인 애니메이션 영화 '개미' 또한 개미의 시선으로 본 세상과 개미왕국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간적 시선의 사각지대를 개미의 관점으로 채우고 있다고 할까. 역설적으로 현대의 첨단 과학기술이나 기계 장비들은 개미에게서 영감을 얻거나 신체적인 특징을 모방하는 사례가 많다. 자기 몸보다 몇 배나 큰 짐을 지고 가거나 일사불란한 협력으로 물체를 옮기는 데서 역동적인 신체적 역학관계나 집단의 사회성에 대해 배울 것이 분명 있다. 옛사람들도 개미의 움직임을 통해 비가 오거나 장마가 지는 것을 예측했다.개미가 지구상에 출현한 것은 1억 년 전으로 추산한다. 인류보다 먼저 나타나서 전 세계에 1만 종이 넘는 종족이 살아가고 있으니 그 생존력에 경외감마저 감출 수 없다. 개미를 한자로 의(蟻)라고 쓰는데, 우리말로는 '가야미'라고 하여 15세기 문헌에 등장한다. 우리나라에는 약 130여 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남미가 원산지인 맹독성 붉은불개미가 미국, 호주, 중국, 일본에 이어 한반도 곳곳에 상륙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 인천에서 처음 발견되던 붉은불개미가 내륙도시인 대구에 나타나더니 지난주에는 경기 안산에 수천 마리가 들어왔다. 전투력과 생존력이 강한 이 악성 외래종이 환경오염 및 생태계 변화와 더불어 우리에게 불가항력의 공포가 되는 일만은 없어야겠다.

2018-10-15 05:00:00

[관풍루] 문 대통령, 유럽 순방 앞서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되돌릴 수 없는 상태 돼야 제재 완화"라고 언급

○…문 대통령, 유럽 순방 앞서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되돌릴 수 없는 상태 돼야 제재 완화”라고 언급. 말만 그렇게 하고 행동은 딴판이니 문제.○…태양광 발전시설 난립에 따른 환경 파괴 방지 대책 발표에도 산림 태양광 허가 면적은 오히려 급증. 정부가 밀어주는 ‘돈 되는 사업’이니 당연한 현상.○…올해 3분기 월평균 실업자 106만5천 명으로 3분기 기준으로 1999년 이후 최대. 정부가 공공부문 단기 일자리 많이 만드니 ‘통계’는 곧 좋아질 것.

2018-10-15 05:00:00

정창룡 논설실장

[매일칼럼] 낙동강 보 개방, 주민 뜻 따라야 한다

황천모 상주시장이 정부의 낙동강 보(洑) 개방 방침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상주의 젖줄인 낙동강 상주보와 낙단보 지키기에 시장직을 걸었다. 기어이 정부가 보를 개방하려 든다면 바리케이드를 쳐서라도 막을 각오다.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이 정부 방침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은 처음이다. '적폐'를 앞세운 정부의 강공 드라이브에 모두가 입을 닫고 있는 시기다. 황 시장의 용기가 돋보인다.시장의 용기는 민심에서 나온다. 선출직 단체장은 민심을 거스르기 어렵다. 민심이 필요로 한다면 봇물은 유용한 것이고 보는 지켜야 한다. 봇물이 썩어 못쓰게 된다면 주민들이 가장 먼저 들고일어날 일이다. 지금 그 주민들이 보 개방에 결사반대하고 있다.정부는 난처해졌다. 보 개방 후 '모니터링을 거쳐' 보 철거로 이어가려던 정부다. 상주시 반발로 15일로 예정됐던 낙동강 상류 상주보, 구미보의 개방과 이달 중으로 예고했던 낙단보의 개방을 일단 보류했다.가뜩이나 정부의 보 개방 계획은 지지부진하다. 현재 정부 의도대로 보 수문을 완전히 개방해 저수율이 10%대로 떨어진 곳은 16개 보 중 금강의 공주보와 세종보 둘뿐이다. 보 철거는커녕 개방조차도 곳곳에서 농민 등 주민 반발에 직면해 있다. 당초 금강·영산강은 올해 말, 한강·낙동강은 내년 6월까지 보 개방 후 모니터링을 거쳐 철거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도 정부가 무리하지 않는다면 기약하기 힘들게 됐다.완전 개방된 세종보와 공주보는 보를 열었을 때 어떤 현상이 생기는지를 역설한다. 수문을 열어 과거 물 흐름으로 돌아간 세종보의 녹조는 지난해, 지지난해보다 더 심해졌다. 수려하던 경관은 사라졌고 과거의 건천화 현상은 다시 나타났다. 연간 1만1천 명이 사용할 전기를 생산하던 소수력 발전은 허공에 떴다. 보마다 수문을 막아달라는 주민 요구가 빗발치지만 환경부는 꿈쩍도 않고 있다. 상주보도 이미 지난 3월 9일 한 차례 개방한 바 있다. 하지만 보를 가득 채웠던 물이 사라지자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했다. 취수량 부족으로 수돗물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정도였다. 열렸던 보문은 17일 만에 다시 닫혔다.녹조 논란이 숙진 것도 아니다. 높은 수온이 4대강 녹조 발생 원인으로 지목됐으나 유량이 늘면 클로로필 농도가 오히려 감소한다는 논문이 잇따라 국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학술지(SCI)에 실렸다. 한때 4대강 사업지에서 발견돼 수질오염의 징표라며 호들갑을 떨던 큰빗이끼벌레는 1~3급의 깨끗한 물에 사는 태형동물로 수질오염이 심한 곳에서는 오히려 죽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4대강 보 개방 혹은 철거 여부는 정치적 편향성에서가 아니라 보가 유용한지가 논의의 초점이 돼야 한다. 그 보의 유용성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것이 보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주민들이다. 보가 가뭄과 홍수 예방, 주변 경관에 도움이 된다고 주민들이 판단하면 굳이 물을 빼거나 보를 허물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물이 썩어 농사를 지을 수 없고 고기잡이도 할 수 없게 돼 죽음의 강이 된다면 보를 그냥 두자 할 리 없다.영산강 주변 주민들이 승촌보 죽산보가 오염돼 헐어달라면 헐지 못할 이유가 없다. 낙동강 상주보 낙단보 주민들이 보를 지키려 하는데 굳이 헐어야 할 이유도 없다. 금강이건 한강이건 마찬가지다. 결정은 그 강을 생활 터전으로 살아가는 주민들 몫이다. 민심은 천심이다. 정부가 하루 빨리 이를 깨쳐야 한다.

2018-10-15 05:00:00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검은 목요일

'블랙'(Black) 색상의 이미지와 상징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죽음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세련되고 차분한 느낌을 받는 경우도 많다. 또 집단이나 사회, 국가에 따라 블랙을 해석하는 코드나 의미도 다르다. 그만큼 검은 색상에서 느끼는 인상과 상징체계가 중층적이며 복합적이라는 말이다.'블랙 프라이데이'처럼 긍정적인 관점도 있다. 흑자의 개념도 마찬가지인데 중세 유럽의 교회는 재정이 바닥나면 장부에 동물 피로 붉게 기록하고, 돈이 남으면 검은 잉크로 썼다. 검은색을 풍요와 행운의 의미로 본 것이다. 미국 추수감사절이 낀 11월 넷째 금요일인 블랙 프라이데이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상인들이 연중 최대 세일에 나서면서 흑자를 기대한 데서 비롯됐다.어둡고 침울한 색감 그대로의 이미지가 녹아 있는 사례로는 '블랙 먼데이'가 꼽힌다. 1987년 10월 19일, 뉴욕 증권시장의 대폭락을 일컫는 용어다. 당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하루에 22.61%나 떨어져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앞서 대공황을 촉발한 역대 두 번째의 주가 대폭락(-12.82%) 사건인 1929년 10월 28일도 '검은 월요일'이다.그제 미국 증시가 831.83포인트나 뒷걸음을 친 '검은 수요일'의 여파로 11일 한국 증시도 급락하면서 온통 우울한 분위기다. 살얼음판 한국 경제가 이제 금융·외환시장에까지 그 충격파가 전해지면서 위기감이 높다. '10년마다 반복된다'는 경제 위기설이 예사말로 들리지 않는다. 특히 올해는 '블랙~' 별칭이 붙은 날이 유독 잦다. 지난 2월 5일 '7년 강세장의 끝물' 분위기가 퍼지면서 다우존스지수가 사상 최대인 1,175포인트나 떨어졌고, 사흘 뒤 2월 8일에도 1,032포인트 폭락했다.위기를 극복하려면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과 발 빠른 대응이 필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닥쳐오는 위기를 재빨리 감지하고 든든한 방패를 준비 중이라는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래저래 가진 것 없는 서민만 또 거친 파도에 휩쓸려 고통받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2018-10-13 05:00:00

정경훈 논설위원

[야고부] 교황 초청한 김정은의 의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선출된 다음 달인 1978년 11월 교황청 외교 담당관들에게 자신의 폴란드 방문이 조속히 성사되도록 폴란드 정부와 교섭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폴란드 공산주의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교황이 폴란드를 방문해도 문제이고 방문을 거부해도 문제였기 때문이다.방문을 수락하면 그러잖아도 삐걱거리는 공산체제가 더 큰 위험으로 내몰릴 우려가 있었다. 이는 요한 바오로 2세가 새 교황으로 선출됐을 때 당시 소련 KGB(국가보안위원회)가 직감한 것이었다. 당시 KGB는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출이 폴란드 공산체제의 붕괴를 넘어 궁극적으로 소련의 해체를 노린 음모라고 판단했다.그리고 이런 음모를 꾸민 인물로 폴란드 출신으로 카터 미국 대통령의 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와 역시 폴란드계 미국인인 존 크롤 필라델피아 추기경을 지목했다. 소련다운 음모론적 상상이었지만 요한 바오로 2세가 공산체제를 위협할 것이란 판단만큼은 정확했다.그러니 소련이 요한 바오로 2세의 폴란드 방문을 반대하는 것은 당연했다. 소련 공산당 서기장 브레즈네프는 폴란드 공산당 지도자 에드바르트 기에레크에게 경고했다. "내 말 잘 들으시오. 어떤 식으로든 그를 환대하지 마시오. 그렇게 하면 골치 아픈 일만 생길 거요."그러나 폴란드 정부는 교황의 방문을 거부할 수 없었다. 자국 출신 교황에 대한 폴란드 국민의 자부심과 열광에 비춰 거부했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기 때문이다. 기에레크가 이런 사정을 호소하자 브레즈네프는 마지못해 승낙했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도록 조심하시오"라는 경고와 함께. 이후의 역사는 브레즈네프의 경고대로 공산주의자들의 '후회'로 점철됐다.북한 김정은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평양으로 초청한다고 한다. 북한을 '정상국가'로, 자신을 '정상적 지도자'로 보이려는 의도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방문이 실현되면 이런 의도도 실현될까? 아니면 폴란드 공산주의자들처럼 '후회'할 일을 만든 꼴이 될까? 그리고 김정은의 메신저로 나선 남한 대통령은 어느 쪽이 되기를 바랄까?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2018-10-12 05:00:00

[관풍루] 한국당 전원책 조직강화특위 위원, "제 별명이 둔도(鈍刀)로, '둔한 칼이 예리함을 감추고 있다'"고 강조

○…한국당 전원책 조직강화특위 위원, “제 별명이 둔도(鈍刀)로, ‘둔한 칼이 예리함을 감추고 있다’”고 강조. 민주당, ‘20년 집권’ 때까지만 무딘 칼 쓰시면 어떨지요?○…관함식 참석 문재인 대통령, “우리는 바다를 통해 영역을 지구 전체로 확장했다”고 연설. 고구려·발해인, “압록·두만강 너머는 우리 옛 땅인 줄 아시죠!”○…대구 주택 분양시장, 외지 건설사들이 ‘대구 앞으로’ 외치며 점령. 시도민, 대구 밖 ‘산토끼’ 잡는 정성만큼 ‘집토끼’ 지킬 노력 않았으니 누굴 원망하리.

2018-10-12 05:00:00

경북부 차장

[청라언덕] 도지사의 운동화, 그리고 권력이동

최근 경북도청 공무원 사이에서 간 큰 공무원 일화가 화제였다.한 사무관(5급)이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아끼는 운동화를 구겨 신은 게 발단이 됐다. 지사와 함께 회식을 하던 공무원 A씨는 용무가 급한 나머지 신발장에 있던 운동화를 골라잡고는 화장실로 내달렸다.하필, 그가 꺾어 신은 운동화는 도백의 것이었다. 경북도 공무원 노조위원장이 '도정을 위해 열심히 뛰어 달라'는 의미에서 취임과 동시에 선물한 것. 더 하필, 화장실에는 이 지사가 먼저 와 볼일을 보고 있었다. 지사는 모른 체하고 자리에 돌아왔다.그리고는 "아끼는 운동화를 어느 간 큰 공무원이 구겨 신고 있더라"며 그 직원을 골려 줬다. 이후에도 여러 행사 때 이 얘기를 두고두고 꺼냈다.이후 도백의 운동화를 '테러'한 공무원이 누구냐는 이야기가 도청 회식 자리의 단골 메뉴가 됐고 '소통 도정'의 한 에피소드로 남아 있다.앨빈 토플러는 1990년대 초 저서 '권력 이동'(Power shift)에서 "21세기의 권력은 힘 있는 자로부터 정보를 가진 자에게로 이동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권력 이동의 단계를 물리력→금력(돈)→지력(지식)→정보력 등으로 나눴다.고인이 된 그가 지금 권력 이동을 집필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권력의 마지막 한 단계를 추가했을지 모른다. 매력(魅力)이다. 매력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을 말한다. 돈도, 배운 것도, 정보마저 없어도 그냥 잘해주고, 친해지고, 따르고 싶은 사람이 있다. 반대로 아무리 잘나도 가까이하기 싫은 이가 있다. 매력을 끌어오지 않고선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다.이런 점에서 이 지사는 '매력'을 무기로 하고 있는지 모른다. 도백 역시 "나하고 일하면 다 내 편이 된다"고 자주 말한다. 이 말에는 국정원, 3선 국회의원(정보위원장), 제1야당 최고위원, 그리고 현재 도지사의 자리보다 더욱 중요한 건 인간 '이철우'라는 의미가 담겼다.부하 직원의 실수를 골려먹는 화젯거리로 만들어 공무원 간 소통을 이끌어내고, 실력 하나만 있다면 남자든, 여자든 인사 팀장이 될 수 있으며 산하 공기관장 자리에까지 오르는, 매력이 있는 경북도. 일단 취임 100일간 이철우의 매력은 통했다.하지만 하회탈의 미소만으로, 공정한 인사로만 지사의 매력이 머물러서는 안 된다. 대기업이 투자 매력을 느끼고, 외국 자본이 오고 싶어하는 '경제적' 매력까지 키워야 한다.여기에 인정까지 더해야 한다. 특히 정과 매력이 넘치는 경북 만들기의 과정에서 불거지는 인적 쇄신에서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전임 지사 사람이라고 해서, 능력이 평가절하되어서는 안 된다. 실력만 있다면 실수로 운동화를 구겨 신은 것처럼 골려주면 그뿐이다.일본의 300년 에도막부 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인생의 늘그막인 70세를 넘어 2대 쇼군인 아들 히데타다를 조용히 불러 세운다. 그리고 원리 원칙의 쇼군에게 정의와 정직을 넘어서는 것이 인정이라고 가르친다.조조는 경쟁자인 원소를 이긴 뒤 자기 수하들이 원소와 내통한 편지를 발견했지만 모든 것을 불문에 부쳤다. 군주론, 정략론, 전략론을 쓴 마키아벨리도 르네상스 희극의 걸작으로 통하는 '만드라골라'를 남겼다. 이 모든 게 인정 없이는 어려운 것들이다.

2018-10-11 17:54:28

모현철 정치부 차장

[계산동통신] 당협위원장이 뭐길래

자유한국당 차기 당협위원장을 선발할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11일 정식 출범해 대구경북 25개 당협(사고당협 3개)에 '칼바람'이 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밝힌 평가기준인 '지난 지방선거 결과' 등을 적용하면 대구경북에서는 현역 10여 명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 3선 이상 의원들이 당협위원장을 다시 맡을지도 관심거리다. 여야를 막론하고 인적 쇄신 요구가 나오면 표적 대상이 다선 의원이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의 한국당 의원 20명 중 3선 이상은 5명이다. 재판 중인 최경환 의원과 최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재원 의원을 비롯해 주호영, 김광림, 강석호 의원 등이다.한국당에서는 인적 쇄신이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당협위원장이 언급된다. 이유는 당협위원장의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당협위원장은 국회의원 지역구별로 존재하는 당원협의회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겸하거나, 차기 총선을 준비하는 사람이 당협위원장을 맡는다. 당협위원장이라고 100% 공천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협위원장으로서 수년간 지역구를 관리하다 보면 비당협위원장보다 경쟁력이 나을 수밖에 없다. 당협위원장은 조직 관리가 주 역할이다. 한국당 당헌 당규에 따르면 당협위원장은 당 대표 선거 시 필요한 선거인단의 일부를 추천하는 권한을 갖는다.홍준표 전 대표가 최근까지의 당협위원장 구도를 만들었다. 지난 1일 당협위원장이 일괄사퇴하면서 홍 전 대표 시절 당협을 새로 맡은 위원장, 탈락했다가 당협 탈환을 노리는 위원장, 차기 공천을 노리는 정치 신인 등이 당협위원장직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문제는 당무 감사를 통해 당협위원장을 교체하면 내년 2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 당헌 당규에는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대의원을 1만 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당협에서 추천의결한 당원이나 국회의원이 추천한 당원으로 규정한다.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의원을 임명할 수 있는 당협위원장에 '자기 사람'을 꽂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작 인적 쇄신이 아닌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계파를 위한 당협위원장 임명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한국당의 인적 쇄신에 대한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2018-10-11 17:51:50

이대현 논설위원

[야고부] 경제 위기는 '왔다'

남북 화해 분위기에 정신이 팔린 사이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영향인지 급속히 확산하는 게 한국 경제 위기 10년 주기설이다. 1997년 외환 위기, 2008년 금융 위기에 이어 10년 만에 경제 위기가 닥쳐온다는 얘기다. '최악' '최저' 수식어가 붙은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경기 추락과 나빠진 고용 사정을 보여주는 지표들을 보면 벌써 경제 위기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 버팀목인 제조업 경쟁력 하락부터 심상치 않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 줄었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1년 이후 가장 큰 폭 내림세다. 8월 취업 증가자 수는 3천 명으로 금융 위기 여진이 이어지던 2010년 1월 이후 8년 7개월 만에 가장 적다. 실업자는 8개월째 100만 명을 웃돌며 외환 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치솟았다.전망 역시 잿빛이다. IMF는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8%로, 내년은 2.9%에서 2.6%로 각각 낮췄다. 내년 전망치는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전망치를 낮춘 바 있다.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금융시장 개방도가 높은 탓에 우리 경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중국발 금융 위기가 현실화하면 우리 경제가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경제 위기를 촉발하는 국내외 요인보다 더 걱정인 것은 경제 운전대를 잡은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잘못된 인식과 능력 부재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얘기는 공직생활을 하며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지금의 위기 상황을 늘 있었던 일 정도로 치부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경제 현장에서는 죽을 지경이라는 아우성이 쏟아지는데도 경제를 책임진 인사들은 엉뚱한 소리만 내뱉고 있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사는 국민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기는커녕 힘 빠지게 하는 소리는 그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8-10-11 05:00:00

[관풍루] IMF 등 국제기구와 투자은행들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2%대로 잇따라 낮춰

○…IMF 등 국제기구와 투자은행들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2%대로 잇따라 낮춰. 모두 비관적인데 당·정·청만 열 달째 ‘회복세’, “뭐, 군계일학이라고 불러줘?”○…세종시에 ‘국회 분원 설치’ 묻는 의원 설문조사에서 찬성이 반대보다 2배 더 많다고. 분원 만들면 헌법 개정 피하고 서울에 눌러앉을 수 있다는 계산.○…고양시 저유소 화재 유발한 스리랑카 노동자 영장 기각돼 결국 불구속 수사. 더 엄히 책임 물을 대상은 풍등 하나에 까발려진 공공기관의 안전 불감증.

2018-10-11 05:00:00

이호준 경북부장

[데스크칼럼] 권영진·이철우의 쇼

대구경북은 원래 하나였다. 대구시가 경북도에 포함돼 있었다.981년 7월 대구시가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경북도로부터 분리됐다. 이후 경북도와 대구시는 17개 지방자치단체 중 하나로 쭉 대등한 관계지만 지역에서 종종 큰집(경북도), 작은집(대구시)으로 불리기도 한다.이달 2일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일일 교환근무를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대구시로, 권영진 대구시장은 경북도로 출근했다. 대구와 경북의 상생 협력을 위해서였다. 이를 두고 정치인 출신 시장, 도지사의 '쇼'라는 말도 나왔다. 교환 업무도 각 시도 간부들과의 만남, 시도의회 방문, 기자 간담회 등 주로 정무적인 일정으로 짜였다.이들의 교환근무 이전에도 대구와 경북의 상생 협력 노력은 있었다. 2014년 대구경북 시장'도지사 후보들의 '한뿌리상생선언' 이후 조례가 만들어졌다.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도 구성됐고, 시도가 상생을 위해 함께 추진할 수 있는 협력 과제들도 속속 선정됐다.그러나 한계가 뚜렷했다. 시도에 상생 발전 담당자도 정해지고, 관련 부서도 만들어졌지만 큰 틀에서 뭔가를 해 보기엔 '끗발'도 부족했고, 주변의 관심도 적었다. 그렇다 보니 내놓을 만한 상생 협력 활동 내용, 성과라 할 것이 별로 없었다. 시도지사가 참석하는 한뿌리상생위원회 총회 등 이벤트성 행사 때나 한 번씩 부각되는 정도였다. 그래도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었다. 별 기대도 없었기 때문이다.그래서 이번 시도지사의 교환근무가 주는 상징적·실질적 의미는 더 크다. 지금까지처럼 '말로만 상생 협력하진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시장과 도지사가 직접 나서, 상생 협력의 선봉에 서겠다는 선언을 한 것과 다름없다.실제 권영진 시장과 이철우 지사는 통합 대구공항과 취수원 이전, 그리고 팔공산 국립공원 추진 등 그동안 풀지 못한 난제를 상생 협력의 최우선 과제로 끌어다 놨다. 2일 교환근무 후 9일까지 5번이나 만나기도 했다. 취수원 이전 관련 해법 합의도 여기서 나왔다. 시도지사가 연속적으로 만나 직접 머리를 맞댄 건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앞으로 상생 협력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구와 경북 두 수장이 직접 보여준 것이다.대구와 경북이 함께 위기를 돌파하고 상생 발전하기 위해선 함께하는 힘, '협력'이 절대적이다. 그 힘의 원천은 역시 한뿌리에서 나온다. 다행히 경북(큰집)과 대구(작은집)는 뿌리가 같다. 그 힘이 모아진다면 그 강도와 규모는 상상 이상일 수 있다.어쩌면 경북과 대구는 다시 하나로 합쳐질지도 모른다. 그게 행정 통합이든 경제 통합이든 분야별 통합이든 뭐든 상관없다. 둘이 하나처럼 합쳐야 둘 다 살아남을 수 있고,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권 시장과 이 지사의 의기투합이 대구경북 통합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쇼도 하기 나름이다. 겉만 번지르르하거나 보여주기식에 그칠 수도 있지만 습관화된 일상을 뒤집거나 발상의 전환으로 판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 이들이 시작한 쇼가 대구경북 상생과 통합, 나아가 전국 판도를 좌우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쇼가 될 수도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제대로 된 한판 쇼를 기대해본다.

2018-10-10 14:57:06

정인열 논설위원

[야고부] 한글 방탄소년단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이 나라 한아바님은 단군이시니.'지난 3일 오전 팔공산 정상 비로봉에서는 맑고 푸른 가을 하늘만큼이나 개천절 노래가 높게 멀리 울려 퍼졌다. 시민사회단체인 대구국학원과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 회원과 등산객 등 100여 명의 합창은 이날 열린 천제단 제천(祭天) 의식의 하나였다지난 2004년 7월 한여름, 천제단비 건립에 낀 인연의 고리로 필자는 이날 개천절 행사에 초청받아 천지인(天地人) 삼배(三杯) 삼배(三拜)도 올렸다. 다른 참석자들처럼 남북통일과 대구 발전, 선조의 오랜 문화였던 제천 및 천제단의 복원, 개인 바람까지 하늘에 알리며 남다른 개천절을 보냈다.필자에게 이날 비로봉 개천 의식이 남다르게 와닿고 지금도 그런 까닭이 있다. 먼저, 지난 2년 가까운 작업 끝에 최근 마무리된 광복회 대구지부의 첫 '대구독립운동사' 책 발간 작업을 통해 얻은 뼈저린 느낌이다. 다음은 한글날을 맞아 방탄소년단에게 정부가 8일 훈장을 주기로 했다는 소식이다.무엇보다 대구독립운동사 발간 자료를 모으면서 한글 수난 역사를 절감했다. 특히 일본말 강요로 숱한 독립운동가 활동은 일본어의 번역을 거쳐야 했다. 재판 기록은 더욱 그랬다. 통역자를 두고 일본인이 재판했으니 그럴 만했다. 조선조 지배층의 한문(한자) 선호에 이은 일제강점기 일본말 득세로 나라말 한글은 두벌죽음이었다.식민의 엄혹한 암흑기, 독립운동가와 백성이 그나마 힘을 얻게 된 대상은 바로 단군이었다. 광복의 독립운동 맹세와 동지를 배신하지 말자며 다짐할 때 단군의 등장은 자연스럽다. 이런 사실은 대구독립운동사 발간 작업 과정에서 필자가 얻은, 값진 배움이었다. 또 이런 일이 나라 안은 물론, 나라 밖 독립운동에서도 같았음을 알았다.한글의 두벌죽음 수난사에다 지금도 넘치는 외래어와 한자어로 홀대인 한글, 갈수록 소홀하고 무관심한 단군과 개천절 현실에 우울할 즈음, 비로봉 개천 의식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방탄소년단의 한글 노랫말 해외 공연과 한글 사랑, 이에 따른 훈장 수여 소식이니 어찌 반갑지 않을까. 절로 한글 방탄소년단 응원이다.

2018-10-10 05:00:00

[관풍루] 정부, 방탄소년단(BTS) 멤버 7명에게 한류 발전시킨 공로로 화관문화훈장 수여 결정

○…정부, 방탄소년단(BTS) 멤버 7명에게 한류 발전시킨 공로로 화관문화훈장 수여 결정. 말 많은 병역 혜택 대신 훈장으로 때우려는 꼼수는 아니겠지.○…민선 7기 광역자치단체장 지지도 조사에서 이철우 경북지사 2위, 권영진 대구시장 3위 기록. 일 잘하라고 격려하는 지역민 마음은 알고들 계시려나?○…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논문 표절 인정하고 석사 학위 반납하겠다고 밝혀. 논문 표절은 정치인의 기본 덕목이니 국회 진출해도 문제없겠군.

2018-10-10 05:00:00

김교성 경북본사장

[시각과 전망] 저가항공과 지방공항

마일리지가 소멸한다기에 회원 가입한 국내 양대 대형항공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찾았다.예전 스포츠 기자로 활동하며 해외 출장을 많이 다녔기에 마일리지가 꽤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직접 확인한 건 처음이었다.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명세는 기대 이상으로 상세했다. 2000년 이전의 마일리지는 무관심으로 잃어버렸지만 2001년부터 사용한 마일리지는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그런데 양대 항공사 이용 명세가 2014년 이후 뚝 끊겼다. 비행기를 타지 않은 게 아니라 국내외 저가 항공이나 외국 항공을 이용했기 때문이다.관심 없이 지나친 일이지만 항공사 이용 패턴의 큰 변화였다. 취재를 위한 장거리 해외 출장이 줄어들면서 휴가 개념의 단거리 해외여행이 많아진 것이다.자연스레 대구공항과 저가항공이 해외여행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티웨이, 에어부산, 제주항공 등 국내 저가항공, 외국계 저가항공이나 전세기를 주로 이용했다.이들 여행의 공통점은 대구공항 출발·도착이었다. 인천공항을 오가는 불편을 겪어봤다면 도심에 위치한 대구공항이 얼마나 편리한지를 알 것이다. 대구공항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이용객 400만명 시대를 열 것이라고 한다.대구공항을 이끄는 핵심은 저가항공이다. 티웨이항공은 대구공항을 거점 삼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티웨이의 지난해 대구공항 점유율은 국제선 57%, 국내선 31%다.추석 연휴 전에 티웨이항공을 이용해 필리핀 세부를 다녀왔다. 귀국 길에 탑승한 상태에서 기체결함으로 운항이 취소됐다는 안내방송이 있었고, 다시 내려 탑승구역에서 대기하는 불편이 있었다.다행히 비행기는 3시간여 만에 수리됐고, 당시 필리핀 북부 지역을 강타한 태풍 '망쿳'을 피해 가는 항로 변경 끝에 아무런 사고 없이 돌아왔다.안전한 비행이었기에 감사한 마음이지만 대구공항을 주 무대로 하는 티웨이가 더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짚고 갈 게 있다. 돌발 상황에서의 대응 방법이다.비행기는 거대한 기계장치이기에 고장 날 수 있다. 날씨 등 천재지변도 피할 수 없다. 전문성이 없는 고객은 항공사 조치에 전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다.하지만 불가피한 상황에서의 조치(안내 방송이나 현장 설명)는 항공사 신뢰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세부공항에서 티웨이의 조치는 기체결함으로 운항 취소되니 탑승구역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방송과 담요를 나눠주는 게 전부였다. 간접적으로 4시간을 대기한다는 말을 들었다.탑승객들의 항의에 부족한 담요를 이웃 항공사에 빌려 더 나눠준 게 추가 조치였다. 기장 등 승무원들과 직원들은 본사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고만 했다.이런 조치가 '고객님 사랑합니다'란 구호를 외치는 항공사의 매뉴얼일까. 현장에서 고장 수리에 따른 시간적, 단계적 조치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숨기고 피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일본과 태국 국적 항공사, 싱가포르 저가 항공 등을 이용하면서 고장 수리에 따른 지연 출발, 오버 부킹에 따른 피해를 본 적이 있는데 숙박과 위약금 등 적절한 피해 보상을 받았다. 조금 항의가 있었지만 자발적 조치였다.대구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는 저가항공이 더 발전해야 한다. 돈이 들지 않는 고객 서비스는 저가항공도 강화할 수 있다. 안내 서비스까지 저가항공 티를 낼 필요는 없다.

2018-10-09 11:51:54

조향래 논설위원

[야고부] 은행나무

20여 년 전 영화 '은행나무 침대'는 한국적인 정서로 풀어낸 환생과 윤회의 가설에 현대적인 감각을 보탠 비극적인 멜로 서사였다. 출연 배우들의 열연과 미려한 음악 그리고 당시 처음으로 도입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영상을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행나무의 오랜 역사성을 원용한 것이었다.강화 볼음도에 가면 이별의 서러움을 안고 사는 은행나무가 있다. 이 노거수(老巨樹)는 원래 황해도 어느 마을에서 암수 짝을 이뤄 살던 수나무였는데, 800여 년 전 홍수로 뿌리째 뽑혀 홀로 떠내려온 것을 어민들이 건져서 심었다는 것이다. 그 후 두 지역에선 음력 정월에 각각 제사를 지내왔는데, 남북 분단으로 명맥이 끊겨 버렸다. 그런데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를 타고 '부부 은행나무' 제례 방안을 다시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은행나무도 남남북녀이던가.전등사에 있는 수령 600년의 은행나무 두 그루는 꽃은 피어도 열매는 맺지 않는다. 여기도 그만한 사연이 전한다. 조선 후기, 무리한 은행 공출을 요구하는 관아의 압력을 견디다 못해 '더 이상 열매를 열지 않게 해달라'는 제사를 올린 후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래된 은행나무는 저마다 이렇게 역사의 향기를 간직한 채 사람들의 이목과 발길을 이끈다.가을에 마주하는 은행나무는 낭만의 대명사이다. 노란 캔버스로 변하는 숲이며, 노란 카펫을 펼쳐놓은 듯한 길이며, 속절없이 흩날리는 노랑 잎새는 조락의 계절인 가을 정취의 압권이다. 이 같은 심미적 기능에다 공기 정화 능력이 탁월한 은행나무는 가로수로도 제격이다. 단 하나 흠이 있다면, 암나무에서 떨어진 열매에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이다.그러나 열매를 맺지 않는 수나무로 차츰 교체해나가면 머잖아 악취도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예전과는 달리 조기에 암수를 구별하는 기술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중순부터 열매가 떨어져 냄새를 풍기기 전에 미리 채취하는 '은행나무 기동반'을 운영한다고 했다. 그것도 한 방법이다. 가을 한철 냄새 때문에 은행나무를 박대하기에는 얽힌 역사와 정서가 너무도 깊다.

2018-10-09 05:00:00

박병선 논설위원

[세풍] 남북관계 말고는 없나?

요즘 가장 아리송한 것은 현 정권이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헷갈린다는 점이다. 방송·인터넷·젊은 층에서는 호의적인 평가 일색이지만, 정작 주위 사람에게 물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좀 혼란스럽다.개인적으로 비핵화·남북관계에 진력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지만, 다른 현안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본다. 현안 해결 능력만 볼 때, 실망 정도가 아니라 거의 낙제점이다. 여당 주변에서도 "너무 실력이 없다"는 자평이 나오니 심각한 국면임이 분명하다.남북관계에 매달리는 정부의 정책 방향은 대체적으로 옳다. 우리 사회에 북한을 감정적으로 여기는 시각이 여전히 많지만, 북한을 고립시키고 압박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흉기를 쥔 10대'를 방에 가둬두고 두들겨 패서 교화시키려고 해봤자, 더 비뚤어지기 십상이다. 밖에 데리고 나가 밝은 세상을 보여주고 '흉기'보다 더 좋은 것이 있다고 가르쳐야 한다. 비록, 구차하고 아니꼽지만 '흉악한' 철부지를 교도하려면 달래고 어르는 방법이 최선이다.그런데, 문제는 정부가 '남북관계 지상주의'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남북관계를 빼면 무엇 하나 이룬 것이 없으니 그럴 만하지만, 말만 앞세우고는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 매사 '미적미적' '흐지부지'하는 것이 정권의 특징처럼 굳어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최저임금, 집값, 일자리, 입시, 환경 등 중요 현안마다 구멍이 숭숭 나 있고, 지역민이 관심 갖는 지방분권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연방제 수준'의 분권을 하겠다고 공언하더니만, 지금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서도 정부는 올 초 추가 이전은 없다고 발표했다. 2004년 지역 균형 발전을 앞세워 153개 공공기관 이전을 단행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거꾸로였다. 그 와중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국회 대표연설에서 수도권 122개 공공기관을 이전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 대표가 문 대통령의 지지부진한 정책 추진에 답답함을 느끼고 일침을 가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정권 실세들은 스스로 서민 출신이라고 내세울지 몰라도, 아무리 봐도 '책상물림'의 전형이다. 진보성과 신념으로 무장해 남북·노동 문제는 해박할지 몰라도 서민 살림살이의 이해도는 무지에 가깝다. 서민 모두 불황이라고 아우성인데, 정부는 무작정 기다리라고 한다. 국민 모두가 교수·정치인·운동권 출신처럼 생계에 걱정없는 이들이 아니다. 하루가 힘들고 다급한 사람들이다.정권은 남북관계의 성공에 취해 있지만, 언제 나락에 떨어질 수 있는 외줄타기 상황이라는 점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비핵화는 우리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11월 중간선거 후 태도를 바꾸면 방법이 없다. 극우 세력이 내심 바라는 시나리오지만, 잘못하면 남북 모두에게 재앙적인 결과가 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플랜B'를 만들어야 하지만, 그런 대비책조차 없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정권 출범 1년 6개월이 됐다. 한창 개혁하고 바꿀 시기인데, 적폐 청산에만 열을 올릴 뿐, 결실이 없다. 어물거리다간 빈손으로 나가는 정권이 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가장 치명적인 병은 머릿속에 생기는 병'이란 말이 있듯, 자신들 앞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면 그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2018-10-09 05:00:00

[관풍루] 정부와 여당, 9월 취업자수 감소로 예상되자 고위 당정청 회의와 관계장관 회의 잇따라 열고 대책 논의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민중당 원내대표들, 기자회견 갖고 판문점선언의 국회 동의안 조속 비준 촉구. ‘떼창’해서 무조건 다 된다면야….○…정부와 여당, 9월 취업자 수 감소로 예상되자 고위 당정청 회의와 관계장관 회의 잇따라 열고 대책 논의. 소득주도성장 그대로 두고서 머리를 쥐어짜 본들.○…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북한 방문 마치고 중국으로 가기에 앞서 북한 비핵화 협상에 “중대한 진전” 이뤘다고 자평. 당신 기준이요 남한 국민 기준이요?

2018-10-09 05:00:00

서종철 논설위원

[야고부] 정음(正音)

고려 인종 때 연영전(延英殿)을 정비한 집현전(集賢殿)은 조선 세종 즉위 이듬해인 1420년부터 제 기능을 한다. 수장인 영전사(領殿事)와 대제학, 제학은 중신이 겸임했다. 실무는 3품 부제학 이하의 관리가 맡았다.'훈민정음' 해례본에 정음(正音) 창제에 관여한 집현전 학자 이름과 관직이 나온다. 47세의 대제학 정인지, 34세의 응교 최항을 빼면 박팽년 신숙주 성삼문 강희안 이개 이선로 등은 모두 20대다. 당시 세종의 나이는 46세였다.'정음 반대 상소'를 올린 최만리는 집현전 부제학이었다. 그는 정음 창제에 관여하지 않았으나 정음의 언어학적·사상적 의미를 정확히 간파한 지식인이다. 노마 히데키는 저서 '한글의 탄생'에서 최만리를 '한자한문 원리주의자'로 규정했다. 그가 세종의 '문자혁명'에 반기를 든 것은 '새 문자의 창제가 지(知)의 지평을 움직이게 하고,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짚었다.그가 상소에 언급한 정음의 원리 즉 '용음합자'(用音合字)는 옛것을 거스르는 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 '음에 의거해 글자를 합치는' 문자 형태와 사고방식은 한자와 생판 다르기 때문에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다. 세종과 반대론자의 이 언어학적 사상 투쟁은 정음이 '한글'이라는 이름을 얻을 때까지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배경이다.내일이 한글날이다. 전 세계 수백 개의 문자 중 정확히 생일을 알고 기리는 유일한 문자의 날이다. 정음 반포 572년, '가갸날'에서 1928년 '한글날'로 기념일 명칭을 바꾼 지 꼭 90년이다. 그런데 국민 10명 중 8명이 한글 창제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글문화연대 설문조사에서 세종(17%), 세종과 집현전 학자 공동(55.1%), 세종이 지시하고 집현전 학자들 창제(24.4%)로 제각각이다. 초중고 교과서 상당수가 잘못 기술하는 바람에 이런 오류가 생겼다.세종실록은 이리 기록했다. 25년(1443년) 12월 30일 기사다. '이달에 임금이 친히 언문 28자를 지었다. (…) 이를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고 일렀다.' 누가 언제 한글을 만들었는지 답은 분명하다.

2018-10-08 05:00:00

[관풍루] 전 이스탄불 총영사관 직원, 몰래 2만6천달러 횡령

○…전 이스탄불 총영사관 직원, 몰래 2만6천달러 횡령에다 ‘갑질’로 적발. 국민, 나라 안 관리는 카드 긁어 쓰고 밖에선 공금 빼쓰니 새는 바가지의 찰떡궁합.○…국세청, 지난해 고액·상습 세금 체납액 11조4천697억원. 체납자연맹, 돈 좀 쓰면 절세탈세 고속도로 닦아주는 전문가들 넘치는데 왜 내.○…구미 보수·진보단체, 박정희기념사업 공론화위원회 구성에 모두 반대. 시민, 진보시장이 이런 문제일수록 잘만 풀면 앞날은 대도무문(大道無門)!

2018-10-08 05:00:00

이춘수 편집부국장

[매일칼럼] 마오쩌뚱의 '해로운 참새 때려잡기'

중국대륙을 장악한 마오쩌뚱은 1958년부터 1962년초까지 대약진운동을 펼쳤다. 하지만 이 운동은 농촌 현실을 무시한 결과로 4천 여 만명의 아사자를 발생시키며 대실패로 끝난다.수천 만 명을 굶어 죽게 한 하나의 원인이 된 것이 제사해운동(除四害運動)이었다. 중국인민을 괴롭히는 4가지 해충을 제거하자는 운동인데 사해(四害)는 쥐, 파리, 모기 그리고 엉뚱하게 참새가 포함됐다.마오쩌뚱이 농촌 현지지도에 나섰다가 참새가 곡식을 쪼아 먹는 걸 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 새는 해로운 새다"라고 말했다 한다. 이 일로 참새를 멸종시키기 위한 '참새 때려잡기 운동'이 벌어졌다.참새를 잡는데 사용된 방법은 참새가 앉아 쉬지 못하게 하면서 탈진해 죽게 하는 기상천외한 것이었다. 참새가 앉을 만한 곳에 사람을 풀어놓고 온갖 소리 나는 물건들을 두드리거나 긴 막대를 휘두르며 고함을 질러 댔다.소란 때문에 참새들이 공중에서 뱅뱅 돌다가 탈진해서 땅으로 추락하면 때려잡았다. 이렇게 잡은 참새가 1958년에만 약 2억 1천만 마리에 달했다고 한다.참새는 곡식을 쪼아 먹기도 하지만 메뚜기, 멸구 등 해충을 잡아먹는데 참새가 멸종하다시피하자 이런 해충들이 창궐했다. 메뚜기 떼와 벼멸구가 중국 전역을 뒤덮고 대약진운동 기간 마구잡이 벌목에 살충제 남용으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3년 대기근을 촉발시켰다.요즘 문재인 정부의 정책결정을 보자면 중국의 참새 때려잡기를 연상시킨다. 부동산 정책, 탈원전 정책, 교육정책이 대표적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택한 정책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이다.이같이 되는 이유는 정책들이 근시안적이고도 현실을 도외시한 채 당위성만 갖고 결정됐기 때문이다. 또 반대는 허용치 않고 소수의 특정집단이나 그 조직의 리더가 의사결정을 독점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사건건 대중의 의견을 정책결정에 반영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여건이 허용하는 한 반대파의 여론과 언론의 지적도 수렴하고 현장의 미세한 울림까지 고려한 의사결정을 하면 참새잡기식의 역효과는 회피할 수 있다.집값 폭등에 국민들의 비난이 폭주하니 정부는 처음에 세금폭탄으로, 이어 대출규제로 , 이것마저 안되니 최후 수단으로 공급량을 늘리겠다한다. 임대사업자나 전문 투기꾼이 아닌 선량한 시민들도 집 한채는 보유하고 싶고, 자기 집의 자산가치가 불려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보통의 국민들을 모두 '해로운 참새'로 보고 때려 잡으려니 대책마다 역효과가 분출한다.탈원전 정책도 그렇다. 전기료나 혈세부담없이 영원히 탈원전을 할 수 있다면 누가 마다하겠나. 정부는 5년뒤, 10년뒤 전기 부족사태나 전기료 대폭 인상이 없다고 장담할수 있나. 원전 전문가들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많은 나라에서 원전을 고수하고, 때론 환경정책이 우리보다 앞선 선진국에서 조차 원전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탈원전의 좋은 점을 몰라서가 아닐게다.문재인 정부와 그의 정책결정자들은 마오쩌뚱이 참새의 역할을 인식하고 구 소련으로부터 참새 20만 마리를 공수해와 풀어 놓는 잘못을 반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

2018-10-07 19: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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