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봄날의 반곡지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반곡지는 경상북도 경산시 남산면 반곡리에 자리 잡은 조그마한 농업용 저수지다. 대구에서 가까이 있어 반곡지 인근 지역을 자주 가는 편인데, 봄날을 만끽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반곡지를 보고 즐기려는 인파가 넘쳐나고 있다. 네이버 검색 '경산 가볼 만한 곳'(5일 현재) 1위에 반곡지가 올라 있다. 팔공산 갓바위가 2위로 밀려났다.

지난달 말부터 경산 상대온천에서 반곡지로 가는 지방도로 성산로에 승용차가 부쩍 늘었다. 주말에는 교통 혼잡으로 주차장 진입이 어렵고, 도로에 차를 세우고 한참 걸어야 할 정도다.

저수지가 많기로 소문난 경산 지역의 평범한 동네 못, 낚시광이나 아는 반곡지가 어쩌다 경산 지역 최고 관광지가 됐을까.

전국적인 관광지로 인기 높은 청송 주산지가 그러하듯 반곡지는 왕버들 덕분에 알려졌다. 100m 안팎의 반곡지 둑에는 왕버들 20여 그루가 물가에 그림같이 뻗어 있다. 일부는 물속에서 자라고 있다. 1903년 조성됐으니 고목이 된 왕버들은 100년 이상 수령을 자랑한다. 200, 300년 됐다는 추정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반곡지를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로 선정했다. 봄을 맞아 신록이 번지는 왕버들은 좋은 기운을 내뿜는다. 주산지 같은 절경은 없지만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다 보니 사진 동호인의 입소문과 SNS를 통해 알려졌고 여러 드라마 촬영지로도 이름을 올렸다. 현실을 뛰어넘는 사진과 영상의 힘이다.

반곡지는 진입로 주변 남산면 일대를 뒤덮은 복숭아밭과 더불어 사랑받고 있다.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 저수지는 분홍빛 복사꽃과 어우러져 그 나름 무릉도원이다.

볼거리 없는 도시 경산이 반곡지와 복사꽃을 매개로 관광객을 유혹하는 게 꽤 흥미롭다. 세상을 보고 즐기는 눈이 달라졌다. 왕버들과 복사꽃은 오래전부터 그대로인데 반곡지는 봄날을 거쳐 사계절 관광지로 변하고 있다. 이를 알리듯 저수지 주변에 카페도 생겼다.

반곡지로 진입하는 마을 고개에는 코로나19가 집단 발생, 우리를 놀라게 한 요양원이 있다. 봄 햇살에도 코로나19 기세는 여전하다. 늙으나 젊으나 인생의 봄날은 또 한 번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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