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실패’한 靑 정책실장들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의 유별난 참여연대 편애도 끝이 났다.' 문 대통령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질하고 후임에 이호승 경제수석을 임명하자 나온 촌평(寸評)이다. 문 정부 출범 후 장하성, 김수현, 김상조 등 참여연대 출신들이 정책실장을 차례로 꿰찼다. 새로 정책실장을 맡은 이 경제수석은 전임자들과 달리 경제 관료 출신이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가 경제·사회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산하에 경제·일자리·사회 수석비서관 등을 거느린다. 파워가 대통령 비서실장 다음이다. 이런 자리에 문 대통령은 참여연대 출신 세 명을 잇달아 기용했다.

문 정부 초대 정책실장이었던 장하성 실장은 소득주도성장 기치를 내걸었다. 그러나 얼마 안 가 부동산 문제가 정책실장의 주된 업무로 떠올랐다. 집값 폭등이 민심 악화의 주범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책실장들은 부동산 문제로 논란을 샀거나 경질됐다. 장하성 실장은 "강남에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자신은 엄청난 시세 차익을 봤고, 김수현 실장은 "부동산은 끝났다"면서도 정작 집값만 올려놓았다. 김상조 실장은 자기 잇속 챙기기에 급급했다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상조 실장은 임대료 인상 폭을 5%로 제한한 임대차 3법 시행 이틀 전 본인 소유 서울 강남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을 14.1% 올려 내로남불 논란을 일으켰다.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모시는 정책실장이 법 시행을 코앞에 두고 자기 집 전세금부터 올렸다.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데도 간과했다. 김 실장은 이런저런 핑계를 댔지만 백번 잘못했다. 김 실장은 법 통과 직후 "불편하더라도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국민은 전세금과 집값 폭등으로 고통을 겪었다. LH 사태로 가뜩이나 민심이 격앙한 상황에서 정책실장이 불난 데 기름을 붓자 문 대통령이 급히 꼬리 자르기를 했다.

참여연대 출신 정책실장들은 서생의 문제의식은 있었는지 몰라도 상인의 현실감각은 갖추지 못했다. 외골수 시각으로 정책을 만들다 보니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들이 쏟아졌다. 민심을 헤아리는 정무 감각도, 도덕성도 없었다. 참여연대 출신 정책실장들에게 밀려 경제부총리는 '얼굴마담'으로 전락했다. 정책실장들의 실패는 이미 예정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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