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대구시립·경북도립 예술단이 살 길은

모현철 문화부장

대구시립예술단 6개 단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대구시립교향악단, 대구시립합창단, 대구시립국악단, 대구시립무용단, 대구시립극단,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순. 매일신문DB 대구시립예술단 6개 단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대구시립교향악단, 대구시립합창단, 대구시립국악단, 대구시립무용단, 대구시립극단,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순. 매일신문DB

 

모현철 문화부장 모현철 문화부장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지원 사업 선정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너무 힘듭니다. 대구시립예술단 단원들은 근태 불량에, 심지어 연주회 없이도 월급을 따박따박 받아갑니다. 분통 터질 일입니다."

대구지역 한 문화계 인사의 하소연이다. 대구시·경북도민의 문화생활 향유와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설립된 시립·도립 예술단. 하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시·도민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최근에는 이런저런 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우선 시립예술단 단원들의 비정상적인 근무 형태다. 시립예술단 복무 규정에 따르면 '주 5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지만 일부 단원은 오전에 2, 3시간만 근무하고 퇴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출근하지 않고도 출근한 것으로 근무상황부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도 대구시의회를 통해 확인됐다. 시립예술단원의 외부 겸직 문제도 심각하다. 단원들은 초중고, 백화점 문화센터 강사, 대학의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산 불균형도 문제다. 예술단원 인건비에 비해 기획예산 비중은 형편없이 부족하다. 양질의 예술작품 창출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다. 시립예술단 운영비 197억원 중 인건비는 무려 90%에 해당하는 176억원이다. 예술단 운영비에서 예술단의 기획에 들어가는 비용은 21억원에 불과하다. 번듯한 작품이 무대 위에 오를 리 만무하다.

공연 활동도 미약하기 그지없다. 합창단의 경우 지난해 총 30회 공연 중 12회는 찾아가는 음악회였고, 음악회당 고작 10명 정도가 참여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지난 6월 기준 단 5회 공연에 그쳤고, 이 중 정기연주회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보여주기식 운영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여기에 2년마다 실기 평정을 실시하지만 평가는 형식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량이 떨어지거나 수준 미달이라도 평정을 통해 해촉할 수 없으니 자리가 나지 않아 신규 단원을 뽑을 수도 없다.

시립예술단의 곪아 터진 문제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혈세가 낭비되고 시민의 문화 향유 증대나 지역 문화 발전은 정체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몇 해 전 경북도립예술단에서도 교향악단 일부 단원들의 겸직 금지 등 복무 규정 위반이 말썽을 빚었다. 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사직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여전히 경북도의 관리·감독 책임과 사전 승인을 거치지 않고 외부 활동에 나섰던 단원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 경북도청이 2016년 도청신도시로 이전했지만 도립예술단은 여전히 대구에 남아 있어 이전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나온다.

시립예술단과 도립예술단은 어떻게 하면 잃어버린 시·도민의 신뢰와 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까? 대구시와 경북도는 행정 통합과 광역 경제 공동체 형성 논의를 한창 진행하고 있다. 사람과 돈, 문화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수도권에 맞서 대구와 경북이 힘을 합쳐 대항해 살길을 찾자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행정 통합과 함께 시립예술단과 도립예술단도 통합의 필요성을 느낀다. 시립예술단은 교향악단이, 도립예술단은 국악단이 강점이다. 시립예술단과 도립예술단의 장점과 특화된 부분은 살리면서 통합한다면 시너지 효과 창출은 지당하다.

철밥통이라고 비판받는 시립예술단과 도립예술단은 뼈를 깎는 자성과 통합을 통해 시·도민의 신뢰와 사랑을 되찾아야 한다. 두 예술단의 통합은 인건비 절감과 수준 향상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것이 곧 살길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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