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2024 세계마스터스육상대회'를 기다리며

2019 말레이시아 쿠칭 아시아마스터스육상대회. 대구시 제공 2019 말레이시아 쿠칭 아시아마스터스육상대회. 대구시 제공
최창희 체육부장 최창희 체육부장

10년 전 대구에서 열렸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바운스(?)' 한다. 땀과 열정으로 달구벌을 뜨겁게 달구는 참가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매일 TV를 통해 소개되는 대구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면 그동안 대구에서 살았던 것이 맞는지 새삼 놀라기도 했다. 아마 대구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소개와 조명을 받았을 것이다.

최근 달구벌이 다시 한번 뜨거워질 일이 생겼다. 대구시가 유치 활동을 벌이는 '2024 세계마스터스육상대회'가 얼마 전 기획재정부 국제행사심사위원회를 통과했다. 대구로서는 타 외국 도시와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국비 지원과 대회 조직위 구성, 대회 시설 개·보수를 위한 특별교부세 요구도 가능해졌다. 코로나19에다 선수 폭행, 성폭행, 갑질 논란까지…․ 바람 잘 날 없던 지역 스포츠계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정부 승인 과정은 역전과 재역전이 뒤섞인 명승부를 방불케 했다. 국제대회 유치를 위해서는 유치 의향서 제출 전에 지방의회의 동의,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문화체육관광부 심사, 기획재정부의 국제대회 타당성 조사, 국제행사심사위원회 등 수많은 관문을 거쳐야 한다.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대구시는 지난 2018년 1월 국제대회 승인 신청서를 문체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 '국제행사로 볼 수 없다'며 문체부는 심사 대상에 올리지도 않았다. 재도전 끝에 대상에는 올랐지만,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과정에서 또다시 보류됐다. 기재부 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 선정 검토 때는 국비 지원 규모를 칼질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대외경제연구원에서 수행하는 타당성 조사 때는 국민 1천800명에게 설문조사를 하여 대회 개최 때 대구 방문 의향, 가구당 낼 세금 등을 조사했다. 하필 설문조사 시점이 대구가 코로나 대유행을 겪은 직후여서 매우 불리한 상황이었다.

대구 체육인들이 나섰다. 대구의 특수한 상황을 설명하고 코로나 극복을 위해서도 정부 승인이 필요함을 강하게 호소했다. 기재부, 문체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을 제 집 드나들 듯이 방문한 결과, 마침내 국비 지원 승인을 얻었다.

그렇다고 샴페인을 터뜨리기는 아직 이르다. 세계마스터스육상경기연맹의 현장 실사와 내년 7월 핀란드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최종 선정 절차가 남아 있다. 더구나 대회 개최 단계에 들어서면 조직위원회 구성, 지원본부 설치·운영, 대회 기본계획·실행계획 수립, 인프라 정비, 홍보, 청산 등의 업무가 산적한다. 국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고 또 개최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유치 과정은 물론 운영과 청산까지 전 과정에서 체계적 조직 운영이 필수적인 이유다.

국제 스포츠 행사 등의 현안은 대구시 체육진흥과 소속 스포츠마케팅팀이 맡고 있다. 이 팀의 인원은 겨우 4명이다. 현재의 조직과 인원으로는 대규모 대회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대회를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하루빨리 전문 인력을 보충하고 체계적인 조직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문체부에 조직위원회 신청 등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와 대구시는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10년 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처럼 전 세계에 대구라는 이름을 한 번 더 각인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심리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스포츠를 통한 화합으로 지금의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AD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