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셧다운 일상화된 국회

국회를 출입하는 한 언론사 취재기자가 지난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국회 본청 일부 공간과 소통관, 의원회관 일부 층 등이 다시 폐쇄됐다. 지난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6층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를 출입하는 한 언론사 취재기자가 지난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국회 본청 일부 공간과 소통관, 의원회관 일부 층 등이 다시 폐쇄됐다. 지난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6층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훈 정치부 기자 김병훈 정치부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긴급 방역을 실시할 예정이오니 출입기자분들은 즉시 퇴거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코로나19가 여의도 국회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 놓고 있다. 국회 내 확진자 발생으로 올 들어서 총 4번의 '셧다운'이 발생했고, 그 가운데 3번이 최근 보름 새 이뤄졌다. 확진자도 외부인(1명)에서 보좌진(1명), 출입기자(2명) 등으로 그 범위가 확산하는 형국이다.

확진자 발생 시 그의 모든 동선이 공개되고,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는 사람은 즉각 검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국회의원들도 예외일 순 없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무려 4번의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기자실이 있는 소통관은 '절반 근무'가 일상화돼 분위기가 황량하기까지 하다. 국회사무처가 지난달부터 단계별 거리두기에 따라 출입 인원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 2단계(2.5단계 포함) 상황에선 언론사별 출입 인원을 30~50%로 축소 권고하고 있는데, 3단계로 격상할 경우 이를 70%까지 올리거나 아예 출입을 전면 제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의원회관 역시 보좌진 재택근무 지침에 따라 한산한 모습이다.

일부 의원실은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모든 출입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취재를 위해 일상적으로 의원회관을 찾아야만 하는 기자들 사이에선 "눈치 보여서 의원실에 갈 수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의원회관에서 하루 수십 차례 열리던 각종 토론회도 모두 순연되거나 취소되는 중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원천 배제하기 위해 의원회관 및 소통관 내 라운지에선 의자들이 전부 치워져 창고에 쌓이고 있다.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국회 의사일정은 연기되기 일쑤다.

지난 7일에는 국회 본회의 도중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회 출입기자 한 분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됐다"고 알리며 의원들에게 동선 최소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확진자 발생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본회의는 어수선하게 산회가 선포됐다.

당연히 국회 취재에도 제한이 걸렸다. 본회의 및 각종 상임위는 풀 취재(합동 취재)로 운영되고 있지만 문제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기자단 협의를 통해 소수의 대표 취재진을 구성, 취재 내용을 공유하는 식이다.

하지만 비공식 브리핑인 이른바 '백브리핑'마저 풀 취재로 운영되자 독자의 가려움을 긁어줄 송곳 같은 질문들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장 10일 예정된 박병석 국회의장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도 화상 방식으로 열린다. 입법부 수장의 기자간담회에도 단 16명의 취재기자가 그것도 '선착순' 방식으로 비대면 질문권을 가진다는 데 대해 언론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월 정기국회가 이제 막 시작했고 곧이어 국정감사,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국회 의사일정은 켜켜이 쌓여 있다. 국회는 원격 회의·표결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지만 비대면 방식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21대 국회는 여대야소 국면에다가 상임위원장 전(全) 석을 여권이 석권한 탓에 만약 원격 방식까지 더해진다면 입법 폭주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뉴노멀' 국회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입법부의 기능도 정상화시킬 묘책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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