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친문의 나라’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친문(親文) 패밀리의 집사(執事) 같다"고 했다. '추다르크'가 어쩌다 '친문 집사' 소리를 듣는 처지로 전락했는지 안타깝다.

논란은 추 장관이 자초(自招)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내 지시를 어기고 절반을 잘라 먹었다"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이런 총장 처음" 등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야당에서 "인성(人性)의 문제" "꼰대 발언" "해임하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조차 "삼십 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낯선 광경" "당혹스럽기까지 하여 말문을 잃을 정도"라고 했다.

추 장관의 도를 넘은 '윤석열 때리기'는 친문의 호감을 사기 위해서라는 게 중론(衆論)이다. 차기 서울시장이나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친문 지지를 얻으려 무리수를 둔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전력 때문에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의심'을 받는 처지다. 친문들의 "추느님" "추 장관이 인사권자(문재인 대통령)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윤 총장을) 작살내라" 등의 지지 글을 보며 미소를 지을지도 모를 일이다.

4·15 총선을 통해 민주당은 친문이 장악했다.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데 있어 친문 지지가 결정적 요인이 되는 구조가 됐다. 추 장관을 비롯해 민주당 대권 주자들이 '친문바라기'가 될 수밖에 없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아널드 토인비는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창조적 소수자가 사명감을 잃고 지배적 소수자로 전락하는 순간 문명은 쇠망의 길을 걷는다"고 했다. 친문 전신(前身)인 친노는 일정 부분 '창조적 소수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친노에 의해 잘못된 인습이나 가치관이 깨어졌고 과거와는 다른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지금 친문은 힘에 의해 대중을 통치하는 '지배적 소수자'를 방불케 한다. 여야 합의를 주문한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문자·전화 테러를 한 친문에게서 김어준식(式)으로 표현하면 지배적 소수자의 냄새가 물씬 난다. 스토커를 방불케 하는 친문의 '윤석열 찍어내기' 시도 역시 마찬가지다. 화석(化石)처럼 변한 머리로 권력 지키기에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친문이 장악한 '친문의 나라'. 이 나라 앞날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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