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 대구경북 하늘길도 위천의 물길처럼

군위군 소보면 및 의성군 비안면 일대 전경. 매일신문DB 군위군 소보면 및 의성군 비안면 일대 전경. 매일신문DB
김병구 편집국 부국장 김병구 편집국 부국장

석심산에서 출발해 113㎞를 달려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위천(渭川). 군위 효령들과 소보들, 의성 안계평야를 살찌우는 젖줄이다.

군위군 고로면 학암리에서 발원한 이 물줄기는 의흥면과 우보면을 거쳐 효령면에서 남천을 받아들인 뒤 군위읍과 소보면을 지나 의성 땅인 비안면 옥연리로 흘러든다. 의성군 비안면에서 쌍계천을 품은 위천은 남대천, 안평천을 함께 모아 구천면, 안계면, 단북면, 단밀면을 적시며 흘러 상주시 중동면에서 낙동강과 몸을 섞는다.

위천은 군위와 의성의 크고 작은 하천 24개를 모아 흘러드는 낙동강 제1지류다. 군위 효령들과 소보들을 기름지게 하고, 의성 안계평야의 '의로운 쌀' '황토쌀'을 잉태하는 모체이기도 하다.

이처럼 군위와 의성은 위천을 매개로 한솥밥을 먹는 식구다.

인구는 계속 줄면서도 땅 넓이는 군위가 서울 면적과 비슷하고, 의성은 서울의 두 배가량이다. 젊은 층이 먹고살기 위해 빠져나가고 있지만, 사람과 나무, 작물이 자랄 수 있는 땅은 그만큼 넓다.

두 지방자치단체장이 이런 여건과 상황을 고려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유치에 목을 매고 있다. 두 단체장 모두 군위를 살리고, 의성을 살리겠다는 좋은 취지의 발로다.

단체장이 해당 지역에 한 명의 인구라도, 한 푼의 세금이라도, 한 개의 시설이라도 더 모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위천을 수변테마파크, 생태하천으로 꾸미기 위해 양 지자체 모두 아름다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공항 유치 경쟁도 이런 차원에서 나무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10년 건설, 100년 대계를 내다보는 통합신공항 유치는 두 지역의 아귀다툼 대상은 아니다. 공항 건설은 해당 지역은 물론 주변 지역에 미치는 부대 효과가 워낙 막대하기 때문이다.

공항과 활주로, 항공클러스터, 진입도로와 부대시설, 인적·물적 흐름 등을 감안하면 한쪽이 하나를 챙기면 다른 쪽이 하나를 잃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하나를 주고 다른 하나를 받을 수 있는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두 지자체는 공항 유치 못지않게 오히려 공항이 군위나 의성에 들어온 후 이를 통해 문화·관광·산업적 효과를 어떻게 극대화시킬지에 대한 고민과 노력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두 지자체가 위천 생태하천 꾸미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듯 공항 부대시설과 관광숙박 인프라 조성에 힘을 쏟을 때 향후 군위와 의성이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들이 스쳐 지나가는 지역이 아니라 머물고 즐길 수 있는 지역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테다.

군위와 의성은 위천이라는 엄마의 젖줄을 함께 받으며 살아온 형제나 다름없다.

위천은 통합신공항 후보지인 우보, 소보, 비안을 모두 꿰뚫고 있다. 위천이 군위, 의성을 관통해 강으로 흘러가듯, 통합신공항도 군위나 의성 어느 곳에 있더라도 그 경제적 효과는 군위와 의성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이 분명히 있다.

이런 점에서 통합신공항의 하늘 길이 위천의 물길처럼 '물 흐르듯' 열릴 수 있도록 두 단체장이 손을 맞잡아야 할 때다. 국방부도 양측이 알아서 합의하라는 식으로 방관하지 말고 공항이 반드시 건립될 수 있는, '되는 방향으로' 양 지자체를 설득할 책무가 있다.

두 단체장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신공항 건설을 끝내 무산시킬 경우 대구경북의 하늘길을 막은 당사자로 오롯이 낙인찍힐 수밖에 없다. 통합신공항이 열 미래는 군위와 의성만의 하늘길이 아니라 대구경북, 나아가 한반도 남부권 국민 모두의 하늘길임을 다시금 각인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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