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언덕] 누구를 위한 통합신공항인가?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이 대구 동구 K2 공군기지 앞에서 국방부에 통합신공항 부지를 조속히 선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이 대구 동구 K2 공군기지 앞에서 국방부에 통합신공항 부지를 조속히 선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이상준 사회부 차장 이상준 사회부 차장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의성·군위군 간 유치 신청 갈등으로 무산 위기까지 내몰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긋난 걸까? 이달 중순 통합신공항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대구시를 다녀간 국무총리 비서실 관계자들은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때부터"라고 동의했다는 후문이다.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을 둘러싼 숱한 갈등은 결국 최초 결정을 잘못 내렸기 때문이란 게 지역사회의 중론이다. 통합신공항 이전은 법적 절차에 따라 예비이전후보지 선정→이전후보지 선정→주민투표→유치 신청→최종 이전지 선정의 단계를 밟는다. 현재 이전 사업은 올 1월 21일 주민투표 이후 유치 신청 갈등에 발목이 잡혀 5개월째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다음 달 3일 예정의 이전부지 선정위원회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면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제3 이전후보지 재추진'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2017년 2월 통합신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의성 비안·군위 소보 공동후보지와 군위 우보 단독후보지를 발표했다. 논란의 중심은 성주·고령 공동후보지 경우 고령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예비이전후보지에서 제외한 반면 의성·군위 공동후보지는 군위군의 반대에도 제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당시 군위군은 공동후보지에 대한 국방부의 의견 회신 요구에 '공동후보지와 단독후보지 주민 간, 지자체 간 갈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공동후보지 선정을 강행했고, 여태 단 한 번도 강행 배경을 공식적으로 설명한 적이 없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또 다른 난맥상은 '누구를 위한 통합신공항이냐'는 점이다. 통합신공항 이전 건설 사업의 절대 명제가 대구경북 공동 번영임에도, 정작 공동 번영의 주체인 시도민 여론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 22일 대구시의회 통합신공항 건설 특위 결과 보고회에서도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은 진정 반영됐는지, 또 반영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해 10월 15일 대구시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선정 기준에 주민투표와 함께 시도민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안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여론조사 유불리를 따지는 지자체 간 갈등으로 또 무위에 그쳤다.

각설하고, 이제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극적 합의냐' '재추진이냐' 중대 기로에 섰다.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여전히 최선은 지자체 합의다. 여기까지 온 이상 공동후보지가 됐든 단독후보지가 됐든 권 시장과 이 도지사가 의성·군위군 간 극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마지막까지 역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끝내 합의에 실패한다면 더 이상 특정 지자체의 이기주의로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표류하게 놔둘 순 없다. 제3 이전후보지,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재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이번에는 반드시 갈등의 여지를 원천 차단하고, 대구경북 시도민 여론을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합의 실패와 재추진에 따른 반대 급부, 이를테면 무책임 행정과 대구경북 리더십 부재에 대한 비판은 권 시장과 이 도지사가 온전히 감내해야 할 몫이다.

제3 이전후보지 재추진은 지난 3년 5개월간 군위·의성군 단독·공동후보지 선정에 쏟아부은 시간과 예산, 모든 에너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일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최악의 경우 시장직, 도지사직까지 내려놓겠다는 사생결단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대구경북 리더로서의 올바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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