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 문재인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오전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오전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정창룡 논설주간 정창룡 논설주간

'코리아 포비아' 확산세가 매섭다. 세계가 앞을 다퉈 한국에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한국인들이 이젠 '코로나 원조' 중국에게 수모를 당하고 있다. 미국조차 한국에 빗장을 걸기 시작했다.

그럴 만하다. 한국에서 하루 확진되는 환자 수가 중국을 추월하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환자 수가 폭증하며 병상을 구하지 못한 환자가 1천600명을 넘었다. 환자가 병원 밖에서 숨진 일도 잇따랐다. 중국 우한에서 벌어지던 일이 불과 한 달여 만에 한국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상황이다. '무엇보다 국민 안전이 우선'이라던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허언이 됐다.

지금의 수모는 '국민 안전'이 뒷전으로 밀린 결과다. 대한의사협회는 일찌감치 "감염병 관리의 핵심은 해외 유입 환자 차단"이라 했다. 지난 1월 26일을 시작으로 무려 7차례나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를 촉구했던 이유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고위험군이 덜 들어오는 입국 금지가 당연히 좋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대한감염학회가 "입국자 제한 지역을 중국 후베이성 이외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이 지난달 2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모두를 무시했다. 대신 중국 시진핑에게 전화해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고 했다.

발열이나 기침 같은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가 속출하며 전문가 집단의 판단이 옳았음이 입증되고 있다. 대만, 러시아, 몽골, 북한 등 일찌감치 중국을 봉쇄했던 나라들은 아직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앞에서 '국민 안전 우선'을 말하고 뒤에선 '정치 우선'을 한 결과는 아는 대로다. 대통령은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무시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대통령은 긴장의 끈까지 놓게 만들었다. 기껏 재벌 총수들을 불러모아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했다. 당시는 질병관리본부가 "변곡점을 맞거나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할 때였다. 대통령의 이 한마디에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정세균 국무총리)", "우리 방역과 의료체계, 시민의식은 세계 수준(이해찬 민주당 대표)", "미국은 완전히 입국 차단하는데 우리는 실효적인 차단을 하니, (중국이) 아주 감사해했다(추미애 법무부 장관)" 같은 정치권의 자화자찬이 쏟아졌다. 후회 막심한 오판이었다. 믿었던 국민들만 속절없이 당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대가가 큰 실수'라고 제목 활자를 뽑아 꼬집었다. 대통령의 입은 진중해야 하고 판단은 정확해야 한다. 대통령은 이 오판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한다.

그래도 남았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경제는 더 없이 나빴다. '거지 같다'는 시장 상인의 말이 이를 함축한다. 국민들은 '살려 달라'고 아우성이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대통령이 꺼내든 카드가 추경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낡은 경제 대응 방식이다. 집권 후 내리 4년째 경제를 살린다며 추경을 했지만 집권 후 경제성장률은 3.7%에서 2.0%로 곤두박질쳤다. 슈퍼 예산에다 계속된 추경까지 지속된 확장 재정 여파로 우리나라의 지속 가능한 경제 체력만 급격히 떨어졌다. 이번 추경도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나라 곳간을 거덜내고 국채 추경을 요구하려면 대통령은 사과부터 해야 한다.

억울할 수도 있다. 취임 1천 일이 넘도록 '일, 일, 일, 또 일만 했는데'라며 '내가 왜'란 말이 나올 법하다. 숨겨 병을 터뜨린 신천지를 탓할 수도 있다. 그래도 대통령은 국정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을 이 지경으로 내몰고도 사과하지 않는다면 온 나라를 환자 천지로 만들어 놓고도 반성 않는 신천지보다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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