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이번 주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해 큰 화제를 모았다. 한국 영화로는 첫 골든글로브 수상인 탓에 국내 팬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고, 다음 달 9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상 수상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생충'에 쏠리는 관심은 자연스럽다.
하늘을 찌를 듯한 '기생충'의 기세와 달리 조용히 팬들의 발길을 당기는 영화가 있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미드웨이'(Midway)다. 독일 출신 로란트 에머리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상영 열흘째인 9일 현재 누적 관객 수 78만 명을 기록했다. 2001년 국내에서 약 100만 명의 관객을 모은 '진주만'과 비교해 '미드웨이'의 속도가 훨씬 빨라 앞으로의 흥행 예측이 쉽지는 않다.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지만 마이클 필립스 감독의 '불굴의 미드웨이'도 1일 미국에서 개봉했다. 무엇보다 국내 팬들의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미드웨이 해전 영화를 꼽자면 1976년 잭 스마이트 감독의 '미드웨이'다. 헨리 폰다, 찰턴 헤스턴, 제임스 코번 등 당대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한 이 영화가 들어오자 대구 각 중·고교마다 문화교실 작품으로 단체 관람을 했는데 칠성시장 부근의 신성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 기억이 생생하다.
이런 '미드웨이 붐'은 최근 '노 재팬' 등 높은 반일 정서와 맞물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영화는 말할 것도 없고 미드웨이 해전의 전모를 '학습'하는 분위기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크게 일고 있는 상황이다.
매주 유튜브에 연재돼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인 미드웨이 해전 리뷰 '불타는 하늘'은 이런 분위기를 잘 반영한다. 지난 2012년 미드웨이 해전의 전모를 56편으로 나눠 상세히 분석한 '대사의 태평양전쟁 이야기' 블로그에 대한 재조명 열기도 뜨겁다. 진주만은 일본의 성공, 미국의 상처로 귀결되는데 반해 미드웨이는 미국의 굴기, 일본 패망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한국인의 기대심리를 잘 반영한다. 단순히 '미드웨이'를 즐기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교훈을 얻으려는 요즘 트렌드가 듬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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