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과 전망] 도산대교를 보고 싶다

김교성 경북본사장 김교성 경북본사장

세계문화유산 도산서원(안동시 도산면 토계리)을 가 본 사람은 시사단(試士壇)의 모습도 눈에 선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도산서원에서 낙동강 건너 서 있는 시사단(도산면 의촌리)은 주변 풍경과 어울려 운치를 뽐낸다. 시사단은 조선 정조 임금이 1792년 퇴계 이황 선생의 학덕을 기리고 지방 선비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도산별과를 시행한 것을 기념해 1796년 세운 비각이다.

도산서원에서 시사단에 한번 올라가 보려고 승용차를 타고 나선 적이 있다. 시사단에 대한 내비게이션 안내가 되지 않아 약간의 지리적 지식으로 나섰지만 퇴계종택~이육사박물관~원천교를 지나 원천리를 헤매다 포기하고 돌아선 적이 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도산서원에서 눈앞에 보이는 곳을 내비게이션으로도 못 찾아간단 말인가. 속으로 웃음이 나와 모니터가 큰 데스크톱으로 지도 검색을 하고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안동시내에서 시사단을 가려면 35번 국도를 따라 와룡면 소재지까지 간 뒤 933번 지방도와 예안면 소재지를 거치는 935번 지방도를 따라 돌고 돌아야 한다.

역사적으로 한 몸인 도산서원과 시사단은 1974년 안동댐 준공으로 쉬이 오갈 수 없는 이웃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한때는 물이 빠지면 걸어서 건너갈 수도 있었지만, 안동~임하댐 도수로 연결로 댐의 수위가 안정되면서 이제 배로만 바로 갈 수 있다.

시사단 인근인 예안면 부포리에서 끊긴 935번 지방도를 도산면 분천리까지 연장하는 도산대교를 가설하자는 움직임이 다시 일고 있다. 도산대교가 만들어지면 935번 지방도는 강 건너 35번 국도와 연결된다.

안동 출신 김명호 경북도의원이 얼마 전 도의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안동댐 건설로 갈라진 도산면과 예안면을 잇는 도산대교를 가설하자"고 했다.

935번 지방도를 연장하는 도산대교 건설 계획은 경상북도가 이미 2003년 확정한 사업이다. 2009년에는 착공 예산까지 배정된 적이 있다고 한다.

어떤 이유로 이 사업이 중단된 채 표류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안동의 빛나는 문화유산을 탐방하는 관광객 입장에서 도산대교의 필요성을 느낀다.

하물며 안동 시민들의 불편은 오죽할까. 도산면 의촌리 주민들은 지금도 직선거리 2.72㎞밖에 안 되는 면사무소를 43.8㎞나 돌아가는 불편을 겪고 있다.

안동이 지닌 최고의 자산은 문화유산이다. 도산서원 일대에는 유교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한국국학진흥원, 선비문화수련원 등 경북인의 정체성을 배우고 느끼는 현대적인 교육 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더불어 경상북도와 안동시는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과 한국문화테마파크 등 관광 시설을 2020년 준공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기자는 1990년대 초반 취미 삼아 낚시를 다니면서 안동댐 일대의 형편없는 도로 사정을 체험했다. 그때 선착장에서 배로 이동하면서 곧 다리가 놓일 것으로 여겼으나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곳에는 다리가 없다.

전라남도 목포시와 신안군, 영암군을 교량으로 잇는 바다 위 도로를 떠올려보며 다시금 경상북도 북부지역의 낙후를 실감한다.

안동댐 실향민들의 애환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안동의 문화유산이 바다가 아닌 강물에 단절됐다는 생각에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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