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동상이몽(同床異夢)

대구경북 자유한국당 현역 국회의원, 공천 물갈이 폭 두고 이견

 

유광준 서울정경부 기자 유광준 서울정경부 기자

'조국 파동'으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지만 국내 모든 정치인의 시선은 내년 4월 총선에 고정돼 있다.

현역 국회의원은 '한 번 더', 국회의원 지망생은 '여의도 입성'을 위해 오늘도 지역구를 훑고 또 훑는다. 차기 대통령선거를 바라보는 중진도 당장은 내년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아야 꿈에 더 쉽게 다가설 수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1박 2일 동안 경기도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가 열렸다. 제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원내전략과 대정부투쟁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국회의원들의 마음은 '콩밭'에 가 있었다.

현안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제1야당의 대정부투쟁에 대한 여론의 반향에 관심을 보인 사람은 당 지도부와 기울어진 운동장의 정상화를 기대하는 일부 수도권 의원뿐이었다. 특히 대구경북 의원들의 머릿속은 '공천 물갈이 폭'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했다. 예전 같진 않지만 여전히 '공천=당선'의 기운이 강하고 그동안 인재 수혈을 명분으로 공천 농단이 잦았기 때문이다.

이에 연찬회 첫째 날 공식 일정을 마친 의원들과 언론인들이 둘러앉아 'TK정치의 미래'를 주제로 난상토론을 벌였다.

대화를 주도한 중진의원은 '지역 출신 대통령 후보감 없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엔 지역 출신 대통령 또는 대통령감이 있었기 때문에 지역 의원들이 그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면 됐지만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는 주장이다.

지역 의원들이 중심이 돼 중앙 정치무대에서 지역의 이익을 관철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선 중심의 현역 의원 진용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공천 물갈이 폭을 최소화하는 것이 지역 이익에 부합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다만 이 중진의원은 '현역 의원 집단이기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에 차기 대선후보감이 될 만한 지역 출신의 역량 있는 40대 중반 신인을 섭외해 지역 정치권 차원에서 일찌감치 데뷔시키는 전략도 병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당 지도부와 교감하고 있는 한 초선 의원은 물갈이 불가피론을 폈다. 일단 지역민의 바람이 물갈이라고 운을 뗐다. 지난 6월 말 매일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역민 10명 가운데 7명 가까이가 '새 인물'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지역 의원 가운데 중앙 정치무대에서 전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역구 관리에만 골몰하고 있는 의원이 적지 않은데 이들이 선수를 더 쌓는다고 해서 지역에 별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무엇보다 당에 참신하고 역량 있는 신인을 수혈하기 위해서는 지지세가 탄탄한 대구경북에서 이들을 흡수할 수밖에 없다며 중진의 험지 차출로 비게 될 자리에는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결단한 중진이 보기에도 흡족한 '괜찮은 신인'을 우선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밖에 동석한 의원들은 대체로 '인위적 공천개입'은 부작용과 후폭풍이 우려된다며 가급적 지역민의 의견을 충실하게 반영한 공천 과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최소한 경선'을 바라는 눈치였다.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한 정치 신인에게 한국당 의원들이 연찬회에서 이런 얘길 하더라고 귀띔했다. 그는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현역 프리미엄 뒤에 숨겠다는 사람은 물론 '친박 공천' 대신 '친황 공천'을 위해 군불을 지피는 사람도 진짜 지역 이익은 뒷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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