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장애인 체육 메카 대구

최창희 체육부장 최창희 체육부장

한때 대구는 장애인 체육의 메카로 명성이 높았다. 지도자 양성, 관련 교육시설 등 풍부한 인프라로 타 시·도의 부러움을 받았었다. 대구시 장애인체육회는 2006년 7월 전국에서 최초로 대한장애인체육회 시·도지부로 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몇 년 새 예산과 훈련 공간 부족 등으로 이 같은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우수 장애인 선수들이 타 시·도로 이적했고 생활체육 저변 확대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봄, 여름에 열리는 국제대회인 대구오픈 국제휠체어 테니스대회나 대구컵 국제휠체어 농구대회가 장애인 체육 메카로서의 명성을 잇고 있다.

매년 봄에 열리는 대구오픈 국제휠체어 테니스대회는 국내에서 개최된 최초의 장애인 국제휠체어 테니스대회로 1997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휠체어 경기의 양대 산맥인 제22회 대구컵 국제휠체어 농구대회가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렸다. 대구시청 휠체어농구단은 국내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된 휠체어농구단으로 장애인 체육의 모범 사례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두 대회 모두 우리나라 장애인 대표 선수들의 새로운 등용문은 물론 신인 선수 발굴과 장애인 스포츠 국제교류의 장으로서 큰 역할을 담당해 왔다. 스포츠계 전체를 돌아봐도 변변한 국제대회 하나 없는 대구로서는 소중한 자산이자 자랑거리다. 전국 17개 지자체 중 꼴찌 수준(12위)인 예산과 훈련 공간 부족 등 많은 어려움에도 선수들과 협회 임직원 등 관계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만간 대구에는 장애인 체육계에 새로운 자랑거리가 하나 더 생긴다. 많은 이들이 기다렸던 장애인국민체육센터가 수성구에 있는 대구체육공원 내에 들어선다. 이 센터는 전체 면적 3천991㎡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이뤄졌다. 1층에는 체력단련실과 보치아 경기장, (시각)탁구장, 의무실이 있고 2층에는 체육관, 당구장 3층에는 다목적체육관, 용기구실, 탈의실 4층에는 탁구장, 휴게실이 조성된다. 장애인 체육의 메카 대구의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기대가 커서일까. 개관(27일)도 하기 전부터 졸속 설계·안전 논란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메인 공간인 3층 다목적체육관은 휠체어 농구 등의 훈련과 시합이 열리는 곳인데 너무 좁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휠체어 농구는 엔드라인과 벽까지 2m 정도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 간격이 채 1m도 되지 않는다. 농구단 측이 설계 때부터 경기장 너비를 규정(33m)에 맞게 해달라고 대구시 측에 요구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공사가 진행됐다. 단순한 졸속 설계가 아니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주차장과 화장실 역시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센터와 대구시체육회, 그리고 대구FC 관계자들이 50면의 주차장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이다. 층당 3개에 불과한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 역시 불편해 보인다.

화재 등 긴급 상황 발생 때 휠체어를 탄 채 대피할 수 있는 경사로가 없다는 점도 걱정스럽다. 임시방편으로 엘리베이터로 대피를 유도할 수 있겠지만 대피 속도 등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피해를 키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설계 단계부터 시공에 이르기까지 장애인 체육 전문가들이 참여해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들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대구시의 설명에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들이다.

장애인국민체육센터는 대구시에 처음 들어서는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아무쪼록 이 소중한 공간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장애인 체육의 보금자리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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