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과 전망] 대구 축구의 봄날

경북본사장 경북본사장

2019 시즌 프로축구 무대에서 대구FC가 대세다. 삼성 라이온즈 야구단이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인기 구단으로 주목받았던 시절을 보는 듯하다.

올 시즌 개장한 축구 전용경기장인 DGB대구은행파크(대구 북구 고성동). 경기 때마다 축구 팬으로 관람석이 가득 찬다. 외지인들도 많이 찾는다. 직접 관전해야 만족하는 '축구 성지'로 자리 잡고 있다.

원정 경기에서도 대구FC를 응원하는 타지 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무도 예상 못 한 대구 축구의 봄날이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시작된 대구FC 돌풍은 올 시즌까지 계속되고 있다. 대구FC는 2018년 정규 시즌 K리그1(총 12개 팀)에서 전반기까지만 해도 하위권을 전전하다 후반기 반전에 성공한 뒤 7위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대구FC는 프로, 아마를 망라해 챔피언을 뽑는 대한축구협회 FA컵 우승으로 반전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2003년 프로축구 무대에 뛰어든 후 16시즌 만에 수집한 첫 우승 트로피다. FA컵 우승 자격으로 대구FC는 2019 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주목받았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대구FC는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조성된 국내 축구 열기에 편승해 창단했지만 이렇다 할 조명을 받지 못했다. 어쩌면 주식 공모에 따른 국내 최초의 시민구단으로 출범한 게 가장 큰 관심사였다. 창단 당시 한·일 월드컵으로 정점에 오른 우리나라 축구 열기는 비정상적이었다. 프로축구 흥행을 통해 조성된 열기가 아니라 국가대표팀 경기(A매치)에 대한 민족주의적 관심에서 비롯한 열기였다.

허술한 바탕에서 출발했기에 대구FC는 금세 시민과 축구 팬들의 외면을 받았다. 지난해까지 대다수 홈 경기 관람객은 수백~수천 명에 머물렀다. 100여 명의 관람객을 두고 치른 경기도 있었다.

재정이 열악한 시민구단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적을 내는 건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구단 운영의 두 축인 단장과 감독의 잦은 교체로 살림살이는 뒤죽박죽이었다. 홈그라운드인 대구스타디움은 육상 트랙을 둔 7만 명 수용 가능한 종합경기장이라 관람 편의와는 거리가 멀었다. 팬이 외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런데 홈에서 7경기를 치른 대구의 2019 시즌 평균 관중은 1만704명이다. 4경기는 만원사례를 빚었다. ACL 홈 3경기 평균 관중도 9천831명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단순히 운 좋게 이뤄진 일은 아니다. 시행착오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계속된 덕분이다.

전·현직 김범일·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 체육 인프라를 크게 개선했다. DGB대구은행파크는 축구를 좋아하는 권 시장의 작품이다. '축구 장인(匠人)' 조광래 단장이 2014년부터 권 시장과 임기를 함께하면서 구단을 이끄는 점도 성공 요인이다.

앞서 초대 이대섭 단장, 제3대 김재하 단장의 숨은 노력은 오늘의 대구FC를 있게 했다. 김재하 단장은 부단히 시민과 함께하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큰 자산인 후원 모임 '엔젤클럽'의 탄생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금 대구FC의 인기에는 거품이 포함돼 있다. 거품이 빠진 대구FC 모습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

구단주인 대구시는 비전을 제시하고 선수단과 프런트에 더 투자해야 한다. 대구FC를 앞세워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도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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