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민 선임기자의 Focus On] 메디시티 대구와 기업가적 의사

석민 선임기자 석민 선임기자

메디시티는 대구의 현실이자 미래이다. 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이 5개나 되고, 대구한의대 부속 대구한방병원까지 양·한방이 어우러져 있다. 경북대병원은 우리나라 현대 의학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가 조성된 것도 10년이 지났다. 2016년부터 2년 연속 비수도권 최초로 의료관광객 2만명 유치를 달성했다. 그동안 9개 나라 20곳에 메디시티 대구의 의료관광을 알리는 해외홍보센터를 구축했다.

대구의 의료헬스케어 기기 관련 업체도 180여 개나 된다(식약처 등록 기준). 경북 80여 개와 의료기 도시라는 명성을 가진 원주 40여 개에 비해 압도적이다. 대구경북이 사실상 같은 경제권인 만큼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의 중추도시가 대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구, 경북, 원주의 매출 규모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대구의 의료헬스케어 기기 산업이 상대적으로 영세하다는 뜻이다.

괜찮은 제품을 만들어도 마케팅이 잘 안 된다는 것이 업계 하소연이다. 반대로 소비자와 의료계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사람의 생명과 건강에 관련된 의료 분야인 만큼 그 어느 곳보다 보수적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부정적인 현실을 뒤집어 보면 희망이 보이는 듯도 하다. 어쨌든 대구에 많은 의료헬스케어 기기 업체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려움 속에서도 나름 생존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돌파구만 찾는다면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2018 의료헬스케어산업 성과확산 워크숍'에 참석, 그 돌파구의 가능성을 봤다. (주)파인메딕스 사례이다. 내시경 시술 도구를 국산화함으로써 지난해 6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창업자가 칠곡경북대병원 교수라는 점이 눈에 확 들어온다. 대형 대학병원에서 직접 시술을 하고 있는 의사이기 때문에 제품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이런 점이 마케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임은 분명하다.

물론 모든 의사가 창업에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세계 최고 의과대학으로 꼽히는 하버드 메디컬 스쿨 박사과정 졸업생의 50% 정도가 창업을 희망한다는 뉴스는 솔직히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메디시티 대구의 의사'는 좀 다를 수 있지 않을까. 기회가 주어진다면 창업을 주저하지 않고, 산학협력을 적극 받아들여 기업가를 동업자로 삼고, 대구에서 개발된 제품이 부족하면 적극 조언하여 더 나은 글로벌 혁신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기업가적 의사'의 면모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의료가 서비스를 넘어 산업으로 발전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다. 그 핵심은 선진국처럼 '기업가적 의사'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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