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노동가동연한

서종철 논설위원 서종철 논설위원

흔히 사람 얼굴과 성격, 입맛은 시간에 따라 바뀐다고 말한다. 세월의 무게 탓에 이마에는 주름살이 생기고, 나이가 들면서 성격이 조금씩 무뎌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한결같던 입맛도 시간 앞에서는 그 일관성을 장담하기 힘들다.

'꼴'이라 부르는 인상의 변화도 극적이다. 정약용은 '상론'(相論)에서 상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는데 '공부하는 이는 그 상이 어여쁘다. 장사치는 상이 시커멓다. 목동은 상이 지저분하다. 노름꾼은 상이 사납고 약삭빠르다'고 했다. 즉 사람은 생긴 대로 노는 것이 아니라 노는 대로 생긴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느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상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신체 능력도 마찬가지다. 평소 꾸준히 운동을 하고 몸을 단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체력이 낫다. 또 위생에 각별히 신경 쓰고 적정 수준의 영양을 섭취하는 것도 신체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생활 수준의 향상이 신체 능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대법원이 최근 육체노동이 가능한 최고 연령을 뜻하는 '가동연한'을 현행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올렸다. 1989년 60세 판결 이후 30년 만에 기준을 5년 상향한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발전하면서 개개인의 신체 능력도 개선됐다는 의미다.

돌이켜보면 일할 수 있는 나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념은 1956년 이전은 고작 50세, 1989년 이전은 55세였다. 60여 년 만에 15년 늘어난 것은 큰 변화다. 문제는 그 후속 조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손해배상액 산정이나 보험 등은 그렇다 쳐도 연금 지급 시기나 정년 연장, 노인 연령 기준 등 난제가 수두룩하다.

가장 큰 변수는 저출산고령화다. 한국 사회 좌표와 꼴이 달라지는데 관련 기준은 꼼짝하지 않는다면 불일치의 문제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성급하게 결정할 일은 아니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 지금부터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20년, 30년 뒤를 보고 미리 준비하는 게 혼선을 줄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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