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민자 공항의 허구

박병선 논설위원 박병선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가덕도 신공항 신설 시사' 발언을 한 이후 온통 시끄럽다. 2016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난 사안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 '선물'을 주고 싶겠지만, 정부 신뢰성이나 정치 도리 측면에서는 잘못된 행태다.

부산은 가덕도 신공항을 짓기 위해 온갖 수단을 마다하지 않는다. 2015년 5개 시도지사 합의안은 물론이고, 2016년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 결론을 뒤집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압권이 '가덕도 신공항을 민간투자 방식으로 건설하겠다'는 주장이다. 부산시 주장대로 국내에서 전례가 없는 민간투자 공항이 가능할 것인가?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 국제 여객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민간 자본으로 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외국에서는 도심과 멀리 떨어진 소규모 공항이나 노후 공항을 리모델링하는 경우 민간 자본으로 건설하는 사례가 있기는 하다. 다만, 부산시가 목표로 하는 '관문공항' 경우에는 영리 위주 운영의 위험성 때문에 민간투자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일본 나고야의 주부(中部)공항은 국비 확보에 실패해 민자가 투자금의 50% 정도 들어가긴 했지만, 나머지는 인근 지방자치단체 등의 출연금이다.

흥미로운 것은 외국계 기업이 투자를 하더라도 '민간투자법'에 따라 정부와 부산시가 투자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잘못될 경우 그 손실분을 세금으로 메워줘야 함은 물론이다. 가덕도 신공항 투자비용이 10조~13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가 이런 위험 부담을 감수할 리 만무하다.

부산시는 구체적인 민간투자 계획을 내놓지 않지만, 일각에서는 민간투자금은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건설 비용의 30~50%는 부산시 예산, 외자, 지역기업 주주 참여 등으로 부담하고, 나머지는 정부가 부담하는 식이다. 결국 외자는 전체의 절반에 채 미치지 않고, 나머지는 정부에 손을 벌리겠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철도·고속도로 등 교통수단은 빠져 있다. 결국, 민간투자 공항은 여론 호도용 구호이자 실현 불가능한 결론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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