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노인 아닌 시니어다

홍헌득 편집국부국장 홍헌득 편집국부국장

4년제 대학교에서 1학년은 프레시맨(freshman)이다. 신선하고 풋풋한 매력이 한껏 피어오르는 때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1998년 영화 '4월 이야기'에서 마츠 다카코가 보여준 그런 이미지다. 요즘엔 '미숙하지만 새롭다'는 의미로 '새내기'라는 예쁜 우리말이 더 많이 사용된다. 예전엔 '고 4'라고도 했다.

2학년(sophomore)이 되어서야 진짜 대학생다운 성숙함을 보이기 시작하고, 3학년(junior)이 되면 캠퍼스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4학년은 시니어(senior)이다. '늙음'을 의미하는 라틴어 어원 sen-에다 사람을 뜻하는 -ior이 더해진 단어다. 어른, 연장자, 선배라는 뜻이 되겠다. 대학 생활의 마지막 1년을 보내며 그야말로 '큰형'(어른) 대접을 받는 시기이다. 과 대표도 이들에게 자문하고 의견을 경청한다.

우리 인생을 대학 생활에 비유해 보자. 인생 대학에서 20대까지를 1학년(freshman)이라, 30대와 40대를 각각 2학년(sophomore), 3학년(junior)이라 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50대 이후를 4학년(senior)이라 부를 수 있을 텐데, 이들은 한 조직에서 가장 윗부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에선 임원을 제외한 중간 관리자급 중 가장 높은 지위의 사람들이다. 예전에는 50대가 되면 상노인 대접을 받았지만 요즘은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세대이다.

시니어가 캠퍼스에서 졸업을 앞둔 최고 '큰형'이듯, 인생 대학에서는 경험과 연륜을 갖춘 '어른들'이다. 얼굴에 주름이 지고 머리카락만 하얗게 센 '그냥 노인'이 아니다. 삶의 깊은 지혜가 그들에게서 나오고, 경청할 만한 조언이 그들에게는 넘쳐난다.

나이가 든 은퇴 이후 세대를 흔히 노인 혹은 실버라 부르기도 한다. 노인은 글자 그대로 늙은 사람이다. 실버도 마찬가지. 나이가 들어가며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하는 신체적 특징을 들어 은발, 즉 실버 세대라 한 것이다. (신체적으로) '늙었다'는 의미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어른들은 이런 용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나이 든 어른을 지칭하는 말로 '시니어'를 선호한다고 한다. 신체적, 연령적 노화를 부각하는 용어가 아닌, 경험과 경륜에 초점을 맞춘 '어른'이라는 의미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어른은 젊은이들에게 조언과 충고를 해주고 지혜를 빌려줄 줄 아는 사람이다. 우리 사회의 시니어들은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지만, 경험에서 축적된 그들의 지혜는 젊은이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시니어들은 사회 참여에 대한 열망 또한 높다. 그들은 사회 참여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고 한다. 자신들의 경륜과 경험, 지혜를 사회에 나눠 주고 싶어 한다. 여전히 에너지도 넘친다.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노인이라고, 늙은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열정을 가진 시니어들의 사회 참여를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시너지가 되리라 믿는다.

민간이나 국가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2026년, 지금으로부터 불과 7년 후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65세 이상 인구만 봤을 때 그렇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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