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 더불어민주당의 착각과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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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균등하지 않았고, 절차는 공정하지 않았으며, 결과는 정의롭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현 정부의 국정 기조가 된 통치 철학이다. 이런 인식의 바탕에는 우리 경제와 시장을 구조적인 거악(巨惡)의 원천으로 보는 시각이 깔려 있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 더해 민주당을 비롯한 집권 세력은 자신들만이 거악을 척결할 수 있다고 맹신한다. 나아가 그들의 의식은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시장경제 시스템과 시장에 대한 신뢰보다 자신들이 더 정의롭고 우월하다는 사고가 온통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 집권 세력은 지금까지의 불균등한 기회, 불공정한 절차, 불공평한 과실 배분은 모두 시장의 실패이자 기득권 세력의 잘못이므로 자신들이 바로잡아야 한다는 소명의식으로 뭉쳐 있다. 이런 배경으로 민주당의 '적폐청산(積弊淸算) 집권 가치'가 창출된 것이다. 현 집권 세력은 적폐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최소 20년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민주당은 '20년 집권론'을 떠들어댄다.

1990년대 이후 미국에서 특정 정당이 20년 집권한 때는 1933년부터 1953년까지 민주당의 프랭클린 루스벨트(3선) 대통령과 해리 트루먼(재선) 대통령 재임 기간이 유일하다. 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공화당) 직전만 보더라도 버락 오바마(8년·민주당)-조지 부시 2세(8년·공화당)-빌 클린턴(8년·민주당) 대통령 등 한 정당이 8년 이상 집권하지 못했다.

루스벨트 대통령 집권 이후 민주당은 20년간 행정부와 의회를 완벽히 장악할 수 있었다. 20년 집권이 왜 가능했을까? 루스벨트가 당선되던 1930년대는 대공황으로 실업자가 넘쳐났고, 계급 갈등이 극에 달하던 때였다. 루스벨트는 민주당의 정체성 그대로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복지 정책과 노동친화적 정책을 도입했다. 그러나 '민중의 당'이라는 민주당과 루스벨트는 편협되지 않았다. 국내 상황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거대 자본가와 노동자로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았다.

루스벨트가 가장 의식한 쪽은 오히려 자본가였다. 국가 주도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시행해서 경제 파이와 일자리를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자본가와 기업인들의 협력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루스벨트 정부는 거액의 적자 공채를 발행했고, 이로써 묶여 있던 자금이 탈출구를 찾아 공공사업에 투입되고 멈추었던 기계들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루스벨트의 민주당은 정부와 산업계의 협동 체제가 가동되어야만 민간 구매력을 회복하고 소비재 생산을 자극, 민간 투자의 증대를 가져온다는 믿음에다 또 이런 믿음을 정책으로 옮겨 일자리를 만들고 노동자들 삶의 질을 높였던 것이다.

우리의 더불어민주당은 노동자, 서민의 정당임을 자부하지만 노동자, 서민들의 생존을 더 옥죄고 있다. 기업 상황은 기본이고 생산성과 연동돼야 할 최저임금과 근로시간은 막무가내로 선을 그어 정부 요구를 따르라고 한다. 따르지 않거나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기업은 청산되어야 할 적폐가 된다. 베트남 삼성전자 핸드폰 공장에서는 16만 명이 고용되지만 삼성전자의 국내 휴대폰 생산 노동자는 5천 명에 불과하다. 좋은 의도가 시장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는다.

기회가 균등하고 절차가 공정하면 되지 왜 결과까지 같아야 하는가? 자유로운 선택을 한 결과가 같아야 한다면 국민의 재산권을, 시장을, 자본주의를 뿌리째 흔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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