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사만어] 청와대 변명과 역지사지  

석민 선임기자 석민 선임기자

자유한국당 심재철 국회의원의 '폭로'가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청와대와 여권은 '불법으로 입수한 자료'라는 점을 강조한다. 검찰은 심 의원실을 압수수색했고, 기획재정부는 추가 고발 태세다. 국민의 관심은 그 '내용'이 뭔지에 쏠린다.

"뭐 땀시 저 야단일꼬?"

공개된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은 왜 난리인지를 짐작게 한다. 현 청와대는 전 정권 인사들의 특활비 사용을 문제 삼아 적폐로 몰고 모조리 감방에 가두었다. 그런 그들은 청와대 업무추진비를 어떻게 사용했을까.

첫눈에 들어온 것은 광화문 일대 레스토랑 등 고급 음식점과 와인바를 비롯한 주점에서 결제한 내역이다. 유명 스시집에서 38회에 걸쳐 1천130만원가량을 결제했다. 가장 저렴한 저녁 코스 요리가 12만원이란다. 식사 대접 1인당 3만원 미만으로 규정한 김영란법이 우습게 되었다. 업무추진비를 쓸 수 없는 심야 시간(오후 11시 이후), 토·일요일에도 백화점, 미용업종, 술집 등에서 사용했다.

얼핏 이해하기 힘든 것은 세월호 미수습자 참배일에 술집에서 업무를 추진했고, 골프장에서도 업무를 추진했다는 점이다. 무슨 상황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청와대 직원들의 맹활동(?)을 업무추진비는 증명한다.

청와대도 할 말은 있다. "청와대 업무 특성상 24시간, 365일 업무를 추진하고 있으며, 외교안보 등의 업무는 심야나 긴급 상황, 국제 시차 등으로 통상 근무시간을 벗어난다." "청와대 활동은 때(세월호 참배일)와 장소(골프장)를 가리지 않는다"는 말로 해석할 여지도 있는 것 같다. 필자는 청와대의 변명·해명이 일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온갖 특수한 상황이 맞물려 있는데, 이걸 획일적 잣대로 '의혹' '비리'라고 하면 억울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청와대만 억울한 게 아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 시행으로 골병드는 영세업자·알바생·하층 노동자들의 절규는 생존권에 관한 문제다. 서민을 위한다면서 서민을 때려잡는 비현실적 정책의 '획일적 시행'으로 국민과 나라 경제가 골병들고 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대통령 지지율 인기투표가 국가 경영은 아니다. 이번 업무추진비 폭로 소동이 이념보다 현실의 중요성을 청와대 인사들에게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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