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사만어] 대학개혁, 뉴 패러다임  

석민 선임기자

석민 선임기자 석민 선임기자

대학 개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신입생 급감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도 그럴 것이 33년 전 필자가 대학에 입학했을 때 100개도 안 되던 대학(전문대학 포함)이 이제는 400개가 훨씬 넘는다고 하니, 많아도 너무 많다. 엉터리 대학 정책의 당연한 결과이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대학 수만 늘린 결과, 대학은 과열경쟁인데 대학경쟁력은 별 볼 일 없는 것이 현주소이다.

일반적으로 경쟁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시켜 경쟁력을 높인다. 그런데 한국의 대학은 생존을 걸고 치열하게 경쟁하는데 왜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질까? 여기에 대학정책의 모순이 있다. 교육 관료와 정치인, 그리고 대학을 이권으로 생각하는 일부 사학의 이기심이 초래한 '대학과잉'은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가져왔고, 교육부는 재정지원을 빌미로 온갖 평가를 통해 '대학 간 생존경쟁'을 시켰다. 이런 와중에 '서울공화국'인 대한민국은 지방 명문대조차 우수 인적자원 확보가 어려울 정도로 지방을 피폐화시켰고, 수도권에 위치한다는 것만으로 경쟁력 있는 대학이 되는 기형적 구조를 만들어냈다. 지방대학은 아무리 애써도 돌파구를 찾기 어렵고, 서울지역 대학은 가만히 있어도 (신입생 유치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대학이 되는 이런 구조 속에서 어떻게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을까.

또 있다. 대학 자체가 경쟁 단위의 전부는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수많은 명문대학이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명문대학인 아이비리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세계적 경쟁력을 자랑하는 학과와 연구기관을 보유한 명문대학들이 즐비하다. 백화점식 학과가 난립한 한국 대학에서 대학 간 경쟁은 '너 죽고 나 살자'는 것에 불과하다. 상살(相殺)의 아비규환이다. 모든 것이 열악한 대학들이 서로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평가기준에 목을 맬 때, 교육은 망국지계(亡國之計)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대학의 현실이 그렇다.

앞으로 계속될 대학 구조조정의 윤곽은 이미 드러났다. 이제는 구조조정과 더불어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아마도 '지방분권형 대학공유협력체제'가 그 해답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더 늦기 전에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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