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사만어] 연금사회주의

조양호 일가 '빈대'는 파리채로!

석민 편집국 선임기자 석민 편집국 선임기자

대한항공 조양호 일가의 패륜적(?) 갑질이 연금사회주의 논란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조 씨 일가의 이번 사건은 쉽게 넘어갈 것 같지 않다. 그러나 마음 한쪽은 여전히 썰렁하다. 시간이 흐르면 조 씨 일가는 또 재벌 가문으로 화려하게 부활할 것이다. '권력은 유한하지만 재벌은 영원하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 박사는 연금사회주의란 용어를 창안했다. 연기금이 대기업들의 최대 주주가 되면 결국 연기금의 주인인 노동자가 연기금을 통해 기업을 움직이는 새로운 사회주의가 시작된다는 이론이다.

최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2대 주주로서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주주권을 행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너 갑질로 대한항공의 주식은 10% 이상 하락했고, 그 피해는 국민연금에 노후를 맡긴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온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이 그렇게 간단치 않다는 데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에 131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 기업만 276개에 달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네이버·LG화학·신한지주 등 대표적 기업의 1대 또는 2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 복지부 장관을 지낸 문형표 씨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했다. 그런데 이번엔 문 정부 스스로 국민연금을 이용해 기업 경영에 영향력을 미치겠다고 나선 셈이다. 국민연금이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인 만큼 권력의 입맛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적폐 중의 적폐가 개혁을 빌미로 재연될 조짐이라는 우려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문 정부는 교과서의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버렸다. '인민'민주주의나 '사회'민주주의처럼 '사이비' 또는 '유사' 민주주의도 마치 민주주의의 한 종류인 것처럼 오도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따랐다. 조양호 일가 '빈대' 잡으려고 한국 경제를 망쳐서는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시장경제는 대한민국의 핵심이다. 빈대 잡는 데는 파리채로도 충분하다.


sukmin@msnet.co.kr

관련기사

AD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