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종교, 국민 삶 안식처 되어야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 표어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는 듣기에는 좋지만 불교계의 현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마저 든다. 이달 초에 MBC PD수첩은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숨겨둔 자식 유무와 학력위조 논란, 심야운전 사망사고 전력까지 폭로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도심 큰 사찰의 스님이 돈이나 여자 문제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곳곳에 나돌고 있으며, 경북의 큰 교구 사찰 주지 스님은 자신을 따르지 않는 말사 스님들을 탄압한다는 근거있는 얘기도 있다. 또 최근 대구에는 조계종은 아니지만 한 사찰 피해 신도들이 '절에서 각종 명목으로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해 당했다'며, 불사한 돈을 반환해달라는 도심 집회를 하기도 했다. 신도들로부터 큰돈을 받은 해당 사찰은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시주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부처님오신날 불교 특집을 하면서, 현장에서 느낀 점은 '지혜와 자비'가 아닌 '혼란과 욕심'이었다.

2015년 통계청의 종교 분포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종교가 불교라고 답한 사람은 전체 중 15.5%로 10년 전에 비해 7.3%포인트 하락했다. 불교는 2015년 조사에서 기독교에 신자(도) 수로 본 종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다른 종교와 비교해도 불교 신도가 줄어들고 있을 뿐 아니라 종교인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에도 직면해 있기 때문에 불교는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자각하고 있다. 이 정도면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불교계는 크게 자성해야 한다. 시중에는 '기독교는 초등학생 종교, 천주교는 중학생 종교, 불교는 고등학생 종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불교는 그만큼 포용력이 있고, 자비와 지혜 그리고 나눔이 있는 '품이 넓은 종교'라는 의미를 에둘러 표현한 말인지도 모른다. 이미 3년 전, 기독교에 신자(도) 수 1위 자리는 내준 불교가 이번 부처님오신날(5월 22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하기를 기대해본다.

사실 종교 지도자들은 우리 국민들의 삶의 안식처이 되어야 할 분들이다. 특히나 불교계 지도자들은 더욱 성숙하고, 속세의 유혹으로부터 초탈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현 불교 지도자들을 보면서, 지금은 세상에 없는 두 스님이 그리운 것은 왜일까. 한때, 성철 스님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고만 해도 큰 울림이 있었고, 법정 스님은 무소유의 삶과 아름다운 자취가 영원한 지남(指南)이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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