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통신] 통일을 위한 통일

박상전 기자 박상전 기자

남북 정상이 38선을 제집 드나들듯 오가면서 통일의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궈졌다. 30분간의 '밀담'을 통해선 가정사에 대한 이야기까지 서슴없이 나눴다.

입 모양을 통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아버지가 저 여자(리설주)와 결혼하라고 했다" "(리설주가) 명품을 많이 산다" 등의 말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보고서는 모두 5페이지를 넘기지 않는다. 그를 '2분남'이라고도 한다"며 길고 복잡하게 이야기해서는 승산 없음을 조언했다. 그야말로 허심탄회한 내용이다.

통일 분위기는 중국 부동산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북한 신의주 압록강의 섬, 황금평'위화도와 맞붙어 있는 중국 단둥신구 지역의 주택 가격이 며칠 사이 최대 1.5배로 폭등했다고 한다. 해당 지역 부동산등기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늘자 남북 정상회담 며칠 뒤 현지 부동산등기센터는 번호표 발급자를 하루 200명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경제적 시각으로 통일을 분석한 이론도 곳곳에서 쏟아져 나온다. 통일을 위해 투입되는 '통일비용'이 1천조원이라고 지난해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추정했다. 하지만 통일이 되면 1천조원의 몇 배에 달하는 북한의 광물이 공유'개발되고 2천500만 명에 달하는 북한주민이 남북 통합경제에 편입된다. 또 신생아 수가 2배 이상으로 증가하고, 한반도 내 5천300만 명의 노동인구가 생기는 긍정 효과가 발생한다.

국내에서도 1천조원의 통일비용보다 통일되지 않아서 지출되는 돈인 '분담비용'을 걱정하는 여론이 조성됐다. 한 인문학 강사는 "통일비용이 1천조원이라고 할 때 남한 인구 1인당 200만원씩 분담된다. 젊은이들에게 '군대 2년 갈래, 200만원 낼래?'라고 물으면 모두 200만원을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를 보면 통일은 금방 손에 잡힐 것만 같다. 하지만 시선을 대한민국 내부로 조금만 되돌려 보면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주요 도로에선 아직도 '태극기부대'와 '급진세력'들의 집회가 난무하고, 국회에서는 백주에 국회의원이 시민에게 폭행당한다. 국회 본청을 멀쩡히 놔두고 일부 의원들은 천막 농성을 벌이며 서로 으르렁대기만을 반복하고 있다. 새롭게 뽑힌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은 채 전직 대통령을 목 놓아 부르는 국민들도 적지 않다. 한반도 전체를 통일하기에 앞서 38선 이남의 반쪽 통일이 시급한 상황이다.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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