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사찰, 졸속 입법' 논란 휩싸인 'n번방 방지법'

이른바 '방송통신3법'…실효성 대신 부작용만? 시민단체 "졸속 추진 멈추라" 반발

 

 

7일 오전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2 'n번방'을 막겠다며 나온 'n번방 방지법' 등 이른바 '방송통신 3법'이 향후 통신·인터넷 업계의 새로운 규제로 작용할 지 여부에 관심이 크게 쏠린다. 법은 성착취물·음란물 유통을 미리 차단하라는 취지지만 업계와 이용자는 "사적 자유, 기업 재산권 침해"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1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방송통신 3법이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이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등 3개 법률 개정안을 이른다.

이 가운데 전기통신사업법 빛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n번방 방지법'에 해당한다. 인터넷 사업자에게 불법 음란물을 삭제하고 관련 접속을 차단할 의무를 지우는 것이 핵심이다. 한 예로 카카오톡 등 온라인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등은 대화방에서 불법 음란물이 유통될 때 이를 반드시 삭제하고 유통 주체의 접속을 막아야 한다.

이를 두고 업계, 이용자 등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불법 정보 유통을 막자면 대화를 검열해야 하는 등 개인 사생활과 표현의 자유, 통신비밀 보호 등 헌법적 가치를 보장하기 힘들다는 이유다.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우려도 높다. n번방 사건은 외국 기업 서비스인 텔레그램에서 일어났다.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검열, 단속할 수 없을 만큼 서버·본사 소재가 불분명하고 대화 당사자 간 익명성도 보장됐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법을 시행하더라도 텔레그램에 대해선 여전히 법을 적용할 수 없어 '국내 기업 역차별법'이 될 게 뻔하다는 관측이다. 기업에만 의무를 지우고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높다.

이날 시민단체 '오픈넷' 박경신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가 책임을 지지 않고 통신 사업자들에게 이용자를 감시하라고 부추기는 조항"이라며 "국제 인권 기준에 어긋나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에서도 이 법이 통과하면 개인 간 사적 대화까지 모두 감시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내놓고 있다.

오픈넷 측은 "입법 취지는 일반에 공개된 정보만 관리하려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추후 검찰이 비공개 대화방까지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텔레그램 등 해외 메신저는 잡지 못하므로 '메신저 망명'을 일으킬 수 있는 입법"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는 "일반에 공개된 게시판, 누구나 입장할 수 있는 '오픈대화방'만 기본 대상으로 할 뿐, 개인 간 사적 대화까지 규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내 메신저 역차별' 논란에는 "해외사업자에게도 법이 적용되도록 법제를 정비하겠다"며 "텔레그램에 대해서는 국내외 수사기관과 협조해 규제 집행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도 입장문을 내고 "(n번방 방지법은) 불법 성착취물 유통을 방지·처벌하는 데 법적 근거가 미비했던 부분을 보완·강화하려는 취지다. 텔레그램을 처벌할 수 없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고 국내 사업자만 규제하는 꼴이므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불법 방조행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방송통신3법 취지와 반대 이유 방송통신3법 취지와 반대 이유

한편, 일명 '넷플릭스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내 인터넷 업체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해당 법은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 제공업자가 국내 통신망에 무임승차해 수익만 가져가지 않도록 막자는 취지다. 이 법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자사 서비스로 과도한 트래픽(정보 이동량)이 발생해 통신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

그러나 모바일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가 반색하는 반면, 인터넷 통신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터넷 기업은 부담을 떠안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는 "통신 서비스 품질은 당연히 통신사가 관리해야 하는데, 고객사인 인터넷 기업에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며 "일부 대기업만 이익을 볼 뿐 다수의 스타트업과 고객의 이익을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입법 안이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며 "좋게 해석하면 부가통신사업자가 충분한 접속 용량을 확보하라는 의도겠지만, 다르게 보면 망이 혼잡한 비용을 부가통신사업자더러 책임지라고 하는 입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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