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O 하수처리장 증설' 포항시-시의회 날선 공방전

470억 투입 개선 사업 논란…市 "현 시설로는 법 기준 못 맞춰"
포항시의회 "설계대로 운영 안한 탓…규명 않고 증설 땐 예산낭비" 반박

포항시 하수처리장 전경. 내부시설 중 생물반응조 증설을 두고 포항시의회가 고의적인 부실 처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포항시 하수처리장 전경. 내부시설 중 생물반응조 증설을 두고 포항시의회가 고의적인 부실 처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의 하수처리장 생물반응조 개선사업을 두고 포항시의회가 증설을 위해 포항시와 운영사가 고의적으로 시설을 부실운영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16일 포항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포항시는 현재 시설로는 강화된 환경법 기준을 맞출 수 없어 보완 및 증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포항시의회는 현재 시설이 당초 설계대로 가동하고 있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며 원인 규명 및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고 맞섰다.

생물반응조란 하수 처리과정에서 미생물을 활용해 더러운 물을 1차 걸러내고 이후 소독을 거쳐 방류하는 바이오시설을 말한다. 포항시는 2007년 남구 상도동 일원에 포항하수처리장을 지으면서 하루 23만2천㎥의 오수를 처리할 수 있는 생물반응조를 설치했다.

그러나 2012년 환경법 시행규칙이 강화되면서 방류수 청정도를 나타내는 총질소 기준이 기존 하절기 30㎎/ℓ·동절기 60㎎/ℓ에서 일괄 20㎎/ℓ으로 엄격해졌다. 포항하수처리장은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해 2015년부터 6차례에 걸쳐 과태료 및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에 포항시는 2017년 470억원(국비 235억원, 도비 49억원, 민자 또는 시비 186억원)대 'BTO 생물반응조 개선사업'을 추진했으나 혈세 낭비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사업은 포항시의회가 특위까지 가동하며 논의했지만 포항지진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가 최근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포항시의회는 "하수처리시설이 일부러 설계 가용용량보다 낮은 수치의 미생물을 투입했다. 시설 용량 부족이라는 말은 납득하기 힘들다"면서 "원인 규명도 없이 증설하는 것은 혈세 낭비이자 사업자의 배만 불리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포항시의회에 따르면 해당 시설의 미생물 투입 설계 기준은 1ℓ당 약 3천㎎이며 그 이상도 추가 투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생물 활동량이 적은 동절기에 오히려 절반 수준인 1천500㎎까지 숫자를 줄였다는 게 포항시의회 주장이다.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박경열 시의원은 "증설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미생물 숫자를 줄여 방류수 기준을 초과한 것 같다"며 "전문가들도 동절기에 미생물 투입을 줄인 것을 의아해 한다. 만약 사실이라면 범죄에 가까운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의혹을 해소하려면 미생물 농도를 높여 테스트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처럼 강한 질타가 쏟아지면서 이날 행정사무감사장에서는 한동안 공무원과 시의원 간에 언성이 높아지는 등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기도 했다. 포항시 맑은물사업본부 관계자는 "미생물을 마구 집어넣는다고 처리용량이 높아지는 게 아니다. 수온 문제도 있고 미생물과 먹이(오염물) 간의 균형도 중요하다"며 "KDI와 환경관리공단 등 권위 있는 기관들이 현재 시설 개선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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