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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 국민대 교수

[새론새평] 4·15 총선, 대구경북의 선택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수많은 비례정당들 난립 상황 유권자들이 집단지성을 발휘 이 나라 민주주의 바로잡아야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괴이한 선거법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는 정당들의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선거법 개정에 동의하지 않았던 미래통합당은 예고했던 대로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 선거법을 지키겠다고 큰소리치던 더불어민주당도 똑같은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통합당을 응징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폈다. 이뿐만 아니라 민주당 추종자들은 제2의 비례정당까지 만들어 친조국, 친문재인 비례 의석 확보에 나섰다.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선거 후 연합 가능성을 거론하며 사실상 위성정당임을 인정했다. 여당의 연합비례정당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비례 자리를 배정받지 못한 급조된 정당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고, 당초 민주당과 비례정당 논의에 나섰던 정치개혁연합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아우성이다.후보 등록일이 다가오면서 공천 불복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이나 유명 정치인들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현역의 탈락률이 높았던 통합당 대구경북 지역 공천에서는 더욱 그렇다. 중앙당의 공천이 다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공천되지 못한 사람들이 너도나도 무소속 출마를 거론하는 것은 볼썽사납다. 자신도 과거 어느 시점에는 신인으로 발탁되어 정계에 진출했던 사람들이다.일부에서는 당헌당규를 개정해서 복당을 막자고 한다. 그래서 막아질 것 같은가. 이해찬 대표는 자신이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돼 다시 복당한 사람이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속담이 가슴에 와 닿음을 느낀다.이처럼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선거판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정당과 정치인들이 엉망으로 만든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하면 바로잡을 수 있을까. 유권자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해 올바른 선택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선택의 기준은 다양하다.무엇보다 이번 선거는 3년 가까운 기간 동안 국정을 운영해 온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국정 운영 성과를 평가하는 선거다. 집권 세력이 국정을 잘 운영해왔다고 생각한다면 여당과 그 후보를 지지해주고 그 반대라면 지지를 철회해야 한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사태에의 대응에 대한 단기적 평가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다음은 경제적 어려움의 근본 원인에 대한 평가다. 작금의 경제적 상황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보다는 경제적 어려움의 근본 원인이 집권당의 정책 실패에 있다고 보는가, 아니면 코로나19를 비롯한 외부 변수에 있다고 보는가에 따라 유권자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유권자들이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변수는 조국 사태에 대한 평가다. 소위 친조국 대 반조국에 대한 의사결정이다. 조국 사태는 윤석열 검찰에 의한 쿠데타라는 주장에 동의한다면 민주당이나 민주당 후보들, 그리고 그 비례 위성정당들을 선택하면 된다. 검찰 쿠데타 주장에 동의하지 못한다면 다른 정당과 후보들을 선택하면 된다.선거구에 따라서 유권자들은 공천에 불복하고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자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자 중의 선택에 직면할 것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표가 나뉘면서 유권자들의 집단적 선택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자신의 뜻이 현실화되도록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결국 최종적인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다. 개별 유권자들의 선택이 모여 공동체의 집단적 선택을 이룬다.준연동형 비례제로 누더기가 된 공천 과정과 수많은 비례정당들 속에서 정치적 책임은 물론, 도의적 책임을 지는 정당과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 이 기막힌 상황에서 이 나라의 미래는 유권자들의 집단지성에 달려 있다.이미 대구경북 주민들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세계인의 존경을 받을 만큼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4·15 총선에서 다른 지역은 몰라도 대구경북에서만큼은 그에 버금가는 높은 집단지성이 발현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20-03-25 14:28:24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를 덮친 지난 13일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대구 지하철 반월당역을 통해 출근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새론새평] 신천지, 대구경북 때리기

신천지와 대구경북 때리기가 극성이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TK에 코로나19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한국당과 그것들을 광신하는 지역민들 무능 때문" "지자체장 한국당 출신 지역 대구경북에서만 어떤 사단이 나고 있는지 눈 크게 뜨고 보라"고 했다.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정책위원은 "대구는 미통당 지역이니 손절해도 된다"는 망언(妄言)을 했고, 방송인 김어준은 "코로나19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는 발언을 했다.(매일신문 3월 9일 자)전염병 창궐(猖獗)을 특정 종교, 지역 탓으로 돌리는 것은 '희생양(scapegoat) 삼기'이다. 고대 유대인들은 염소를 속죄의 제물로 사용했다. 염소를 죽이면 자신들의 죄가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심청전에서 심청이를 바다에 던지는 인신공양도 희생양 삼기이다. 재난, 질병, 사회적 혼란, 경제 위기의 원인 제공자를 설정하고 그들을 정죄(定罪)하는 것이 희생양 삼기이다. 논리는 이렇다. 우리의 고통은 저들의 죄, 무지, 무능 때문이다. 저들로 인해 우리가 고통을 받는다. 저들을 쫓아내면 우리의 고통이 사라질 것이다.구약 성경 욥기를 보면 불행을 겪는 욥에게 친구가 이렇게 말한다.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구인가? 정직한 자의 끊어짐이 어디 있는가? 악을 밭 갈고 독을 뿌리는 자는 그대로 거두나니." 유대 총독 빌라도는 예수를 군중에 넘기고 자신의 손을 씻으면서 "이 사람의 피에 대해 나는 무죄하니 너희가 당하라"고 독백한다. 중세에는 마녀(魔女) 사냥이 유행했다. 공동체가 흔들릴 때마다 주민들은 마녀를 지목해서 화형(火刑)에 처했다.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관동 대지진 때 6천 명의 조선인이 학살된 것도 희생양 삼기이다. LA 폭동 당시 아프리카계와 한국계 시민들의 충돌이 방치된 사례도 있다. 아프리카계 시민들의 분노 대상이 바뀌면서 결과적으로 한국계 시민들이 희생양이 되었다.전염병은 공평하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남자든 여자든, 노인이든 젊은이든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 무신론자는 감염되고 유신론자는 감염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문설주와 안방에 어린 양의 피를 바르더라도 전염병에 감염될 수 있다. 종교와도 무관하다. 개신교도는 감염되지 않는 전염병은 없다. 전염병에는 냉혹한 통계가 작동한다. 대구경북의 감염자가 7천 명이면 인구가 대구경북의 두 배인 지역의 감염자는 1만4천 명이 된다. 특별히 대구경북이 전염병에 취약할 이유는 없다. 신천지와 마찬가지로 교회, 성당, 학교, 학원, 어린이집, 병원, 공장, 군대, 클럽, PC방에서 다수의 감염자가 발견될 것이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은 어디든 핫-스팟(hot spot)이다. 아직 감염자가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다. 아니, 발견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앞으로 대구경북 외 지역에서 다수의 감염자가 발견될 것이다. 전염병은 공평하고 표본이 충분히 크면 통계는 현실이 된다. 서울시 구로구 콜센터에서 다수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견되었다. '서울 사태'가 발생한 것인가? '콜센터 코로나'가 나타난 것인가? 코로나19의 원인을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서 찾고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미개(未開)하다. 코로나19의 원인은 바이러스(virus)이다. 코로나19를 종식(終熄)하려면 백신과 치료약이 필요하다. 염소를 도살해도 유대인들의 죄는 사면되지 않는다. 심청이를 바다에 던져도 배가 침몰할 수 있다. 조선인들을 학살해도 일본의 지진은 주기적으로 발생했다. 희생양 삼기는 잘못된 분풀이에 불과하다.'배트맨 다크-나이트'에서 하비 덴트는 동전을 던져서 범죄자의 생사(生死)를 결정한다. 동전 던지기는 공평하다. 그리고 10명 중 5명이 생존한다. 코로나19는 동전 던지기와 유사하다. 누구나 감염될 수 있고 누군가는 감염된다. 이 글을 쓴 나도 감염될 수 있다. 감염되었는데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고 마녀를 찾는 자(者)들은 입을 다물고 자성(自省)하기 바란다.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파스칼(Pascal)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인간의 모든 고통은 혼자 방에 머물 줄 모르는 데서 온다."

2020-03-18 15:56:30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새론새평] 코로나19와 국제금융 위기

코로나19 사태로 세계금융시장 변동주식 폭락·환율 불안·외자유출 발생거시적 정책보다 미시적·핀셋 처방국민 심리 안정 위한 세심한 배려도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확인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맹렬히 번져가고 있다. 전 세계 확진 감염자가 11만3천 명, 사망자는 3천900명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이탈리아, 이란, 미국 등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지역적인 양상(엔데믹·endemic)에서 전 세계적인 양상(팬데믹·pandemic)으로 옮겨간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과거에도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혹은 변종 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 2002년의 사스(SARS), 2009년 신종 플루(swine flu), 2012년 메르스(MERS),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그리고 2019년 코로나19까지 거의 5년에 한 번씩 큰 질병 확산이 있었다. 확진자의 숫자나 사망자의 경우 코로나19는 사스나 메르스를 훨씬 뛰어넘는다. 2009년 신종 플루의 경우 한국 확진자가 10만 명이었고 사망자가 250명이었으니 질병의 강도에 있어서는 신종 플루가 코로나19보다 더 강했다고 볼 수 있지만 코로나19는 아직 진행 중이라서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사스의 불안과 공포로 민간소비에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하다. 민간소비(실질) 증가율을 보면 2002년 4분기 6.2%에서 다음 분기 1.4%, -0.7%, -1.1%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는 사스 때문이 아니라 다른 요인 때문이다. 즉, 2002년 10월 2차 북핵위기(북한의 고농축우라늄 개발 인정)가 발발한 데다 2003년 3월 20일 이라크 전쟁이 발발했고, 그 위에 2002년 카드 사태에 따른 대대적인 가계신용 축소가 있었던 때문이다. 따라서 사스 때문만으로 서비스업 생산이 줄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2015년 5월 메르스 확진자는 전 세계에서 1천200여 명이었고 사망자는 490명이었는데 한국에서 확진자 186명, 그리고 사망자가 38명으로 나타났다. 당시 거시경제지표를 보면 2015년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2.5%에서 2.0%로 떨어진 다음 곧바로 3분기에 3.3%로 반등했다. 메르스에 따른 거시경제성장률 하락 효과는 미미했다. 게다가 민간소비는 2015년 2분기 1.8%에서 다음 분기 2.0%, 그리고 그다음 분기 3.4%로 꾸준히 상승했다. 소매판매액 총지수도 2015년 5월부터 약 3개월간 백화점, 대형마트, 전문소매점의 판매가 둔화되었지만 곧바로 회복되었다. 다만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메르스 사태 이전인 2014년 내내 어려웠다. 도매업, 소매업은 2014년 8월 이후, 그리고 숙박업과 음식주점업은 2014년 12월 이후 계속 부진했다. 그런 와중에 2015년 5월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2016년 2월까지 도매업, 소매업, 운수창고업, 숙박업 및 음식주점업 등 서비스업 전반의 생산이 크게 부진했다. 즉,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어려웠던 백화점, 대형마트, 전문소매점의 소매판매액이 크게 둔화되었고 도매업, 소매업, 운수창고업, 숙박업 및 음식주점업 생산에 큰 타격을 준 셈이었다.코로나19 사태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큰 우려는 거시적인 경제성장률 충격보다도 세계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어떻게 되느냐 하는 문제다. 금년 들어서 3월 10일까지 미국 다우는 –16.1%, 나스닥은 –10.4%, 일본 닛케이는 –16.0%나 추락했다. 주식시장 폭락 강도는 과거 어떤 질병 사태보다도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물론 세계주식시장이 폭락한 것이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의 실물투자는 오래전부터 부진했고 중국을 포함한 세계 실물경제도 둔화 조짐을 보여 왔다. 그 위에 각국이 동원할 수 있는 금융통화정책 수단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이 모든 내부 불안 요인을 외부적으로 터뜨린 것이 코로나19 사태였다. 세계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된다면 대규모 디레버리징(deleveraging)과 외자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주가의 추가적인 폭락과 환율 불안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따라서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경제대책은 금리 인하나 혹은 기본소득 지급과 같은 광범위하고 거시적인 정책보다는 타격을 입은 업종, 지역, 기업에 집중하여 지원하는 미시적 혹은 핀셋 정책에 치중해야 할 것이다. 그에 더하여 세계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을 준비해 둬야 할 것이다. 급격한 외국인 자본 유출에 대한 대비책, 환율 급등에 대한 대비책, 주가안정화 대책, 충분한 외환 유동성 보유 및 관리 등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에 정부는 물론 언론과 정치인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불필요한 불안감을 선동적으로 조장하기보다는 침착함과 꼼꼼함과 정확함을 가지고 대처해가야 할 것이다.

2020-03-11 15:28:51

강규형 명지대 교수

[새론새평] 대구경북을 재앙의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자 천벌받으리

코로나 대참사 부른 무능한 文정부 특정 지역·특정 종교에 책임 떠넘겨 자국 안전보다 中 비위 맞추기 급급 헛발질 정책 국민 수렁으로 빠뜨려우한 폐렴은 한국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필사적으로 방역을 해야 했지만, 거꾸로 중국 눈치 보기와 저자세 외교로 대재앙을 불러들였다. 다른 나라 정부들과는 달리 중국에 체류한 사람들의 한국 입국을 초기에 완전히 열어 놓아 화근을 자초했다.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미 2월 9일 이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 지역사회에 바이러스 확산이 이미 시작됐고, 정부 대응이 상당히 미흡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한 "하루빨리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유럽에서 한국을 입국 금지 국가로 지정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제 한국은 진짜로 하루 환자 발생 세계 1위 국가가 됐고, 원산지인 중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입국 제한 또는 금지된 한심한 국가가 됐다.과거 광우병 파동 때나 메르스 사태 때는 지나치다 못해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였던 한국의 위선좌파들은 요번 사태 전개에 숨죽이고 있고, 정권과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에 예속된 방송·언론들은 이 사태를 축소·왜곡 보도하기 바쁘다. 과연 유사 전체주의 체제에 필수인 선전선동 방송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다. 메르스 당시 "준 전시상황"이라 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요번에는 미온적인 행보를 보였다. 과연 "대한민국이 중국을 잘 활용해야 한다. …파리가 1만 리를 날아갈 수는 없지만 말 궁둥이에 딱 붙어 가면 갈 수 있다"고 한중 관계를 비유한 사람다운 행태이다.또한 문재인 정권은 '우한 폐렴'이 아닌 '신종 코로나'로 불러달라고 절절히 국민을 교육시켰다. '중국 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또는 '우한 바이러스'라는 이름은 해외에서 이미 통용되는 명칭이다. 그렇다면 왜 스페인 독감이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는 지명과 국명 이름을 그대로 쓰나? '신종 코로나'는 그냥 보통명사이다. 앞으로도 계속 생겨날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를 '신신종(新新種) 코로나'라고 부르는 코미디 같은 일도 생길 것이다. 이제는 신종 코로나가 어이없는 명칭임이 드러나니 '코로나19'라는 명칭을 쓰면서 '중국' '우한'이라는 단어를 빼려 노력했다.사람들의 외부 활동도 위축되고 경제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그렇지않아도 현 정권의 막가파식 경제정책으로 악화일로에 있었는데 이번 사태는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현 정권이 자기들의 근본적 경제 실패를 변명할 핑계를 제공하는 도구가 되기도 했다. 요번 사태는 근본적으로 중국몽(夢)이 허상임을 알려주는 계기가 됐고, 한국의 종중(從中) 사대주의 정권에도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국민의 안전보다는 중국 비위 맞추기와 청와대 방역에 더 신경쓰는 태도가 이미 많은 이들의 마음을 돌려놨다.중국은 과학적 근거를 들어 한국인 입국 차단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중국인을 똑같은 과학에 근거해 대우하면 된다. 그런데도 중국인 통제를 망설이는 이 정부의 굴종 탓에 상황은 통제 불가 상태다. 그런데도 현 정권은 한국이 중국의 진짜 예속국가인 것처럼 온갖 '조공'을 계속하고 있다. 막상 한국에는 마스크, 방호복 등이 모자라는 형편임에도 말이다. 그러면서 자기 잘못을 덮기 위해 자꾸 특정 지역과 특정 사이비종교에 책임을 돌리려 안간힘을 쓴다.문재인 정부는 공식 보도자료(2월 20일)에서 '대구 코로나'라는 용어를 대놓고 썼다. 일부 친정부 매체들에선 '대구·경북 폐렴', 연합뉴스TV(22일)는 '대구발 코로나', 한겨레신문(25일)은 '대구 감기'라는 표현을 마구잡이로 썼다. 집권 민주당에선 '대구 봉쇄'라는 말까지 나왔고, 대구 출신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대구시장이 코로나를 막을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망언을 했고, 그 절정은 소설가 공지영의 대구 모독 언행이다. 이 대참사를 부른 무능 무책임 정권이 자기 잘못을 감추기 위해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 바로 대구·경북이다.이런 파렴치한 행동을 하고도 별일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우한 폐렴은 하루아침에 못 막아도, 이런 주체사상파 종중 정권의 만행은 4월 15일 하루에 끝낼 수 있다." 책임 회피를 위해 별 꼼수를 다 쓸 것이지만, 그럴수록 무능 정권은 많은 헛발질로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되리라.

2020-03-04 15:28:39

홍성걸 국민대 교수

[새론새평]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유권자의 선택

선거는 정권에 상벌을 주는 행위 文정부가 평등·공정·정의롭다면 총선서 민주당을 찍어 상을 주고 그렇지 않다면 벌을 주어야 마땅선거는 자유민주주의를 정의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주기적 선거를 통해 집권 세력을 교체하거나 재집권하도록 허용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요체다. 그래서 선거에 임하는 후보와 정당들이 뭐라 주장하든 선거는 결국 정권에 상을 주느냐 벌을 주느냐를 선택하는 행위이다.문득 대학가에서 한때 유행했던 대자보의 질문, "안녕들 하십니까"가 생각난다. 4·15 총선을 불과 50여 일 앞둔 지금 유권자들이 해야 할 질문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정말 안녕들 하십니까? 취임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을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 약속했었다. 국민통합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지난 3년간 시행한 정책으로 무엇이 있었는가. 이념이나 세대, 지역, 계층 간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는 데 기여한 정책이 있다면 그것이 곧 국민통합을 위한 정책일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갈등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키운 정책만 기억난다. 대표적인 것이 적폐 청산인데, 이는 과거 보수 우파 정부들이 해 온 정책을 부정하거나 그에 참여했던 공무원들까지 찾아내 징계와 고소·고발을 남발함으로써 갈등과 분열을 부추겼다. 각 부처의 적폐청산위원회는 진보 좌파 인사들만으로 구성하여 더욱 사회를 분열시키기만 했을 뿐이다. 오죽하면 조선시대 사화 수준이라는 비판이 있는가.문 대통령은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고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었다. 현실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의 영향으로 소득양극화가 더욱 벌어지자 통계청장까지 교체하면서 불리한 자료를 덮기에 급급했다.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제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정적 영향으로 자영업자들이 대폭 감소하고 소득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다. 그만큼 일자리가 줄어들자 무차별한 현금살포형 복지정책을 통해 억지로 60대 이상 노인의 임시 일자리를 만들어 놓고는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떼를 쓴다. 사실은 막대한 부채를 다음 세대로 떠넘기면서도 곳간의 돈을 써야 한단다. 시장을 무시한 부동산정책으로 풍선효과가 더욱 심각해지자 이전 보수 정부 탓으로 돌리기에 바빴다.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한 경기 위축이 오니 이번엔 언론이 너무 부정적으로 보도해서 소비가 위축되었다며 언론을 탓한다.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관계없이 능력 있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쓰고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훌륭한 인재를 활용하겠다고 했었다. 현실에서는 능력과 상관없이 이념과 가치에 입각한 언론 정책과 인사가 대원칙이 된 지 이미 오래다. 선거에 도움을 준 사람들을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것이 역대 정부보다 더 많았다. 공영방송은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 친여 인사들이 진행자 자리를 꿰어 차고 앉아 돈벌이하는 곳으로 전락했다. 동네 약국을 운영하던 대통령 친구를 식약처장에, 동네 의원을 운영하던 지지자를 국립의료원장에 앉히고서도 인재를 썼다고 강변한다.대통령은 불가능한 일을 하겠다고 큰소리치지 않고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인정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현실은 달랐다. 다른 나라들은 다시 원전으로 돌아오는데 뜬금없는 탈원전 선언으로 원자력산업의 생태계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 친구를 시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경찰과 청와대를 동원해 선거에 개입한 의혹에도 묵묵부답이다. 기생충 뺨치는 문서위조를 비롯한 각종 반칙과 특권을 누리고 청와대에 앉아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등 불법을 저지른 조국 씨를 법무부 장관에 앉히고는 조국 수호가 검찰 개혁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폈다. 결국 기소된 조국 전 장관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기는커녕 그를 놓아주자면서도, 매주 주말마다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광화문에 모여 목이 터져라 외치는 태극기부대 어르신들에겐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으니 그들은 국민이 아닌가.지난 3년을 아무리 돌아봐도 나라다운 나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진 것 같지 않다. 그래도 문재인 정부에서 정말 기회는 평등했고 과정은 공정했으며 결과가 정의로웠다고 생각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을 찍어 상을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벌을 주어 마땅하다. 만일 이번에도 지연, 학연, 인연 등 불합리한 기준으로 투표한다면, 그것은 유권자 스스로 민주주의를 포기하고 사회주의 인민공화국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2020-02-26 15:00:23

오정일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새론새평] 허술한 투표가 불러온 혼란

투표율·찬성률 半 합친 이상한 방식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 잡음 초래군위·의성 여론 고려 요소들 중 하나대구경북 500만 주민 의사 중요하다국방부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하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과 관련해 군위 우보에 대한 선정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 의성 비안·군위 소보를 이전지로 선정하는 절차를 4·15 총선 후 진행하겠다고 하였다.(매일신문 2월 10일 자) 국방부가 비안·소보를 이전지로 선정하는 위원회를 열 경우 군위군은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한다. 군위군이 투표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고 비난할 수 있으나 군위군도 논리가 있다. 군위 주민들이 소보보다 우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통합신공항 이전 특별법'에는 지자방자치단체장이 주민투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법제처도 후보지가 두 개 이상의 지자체에 걸쳐 있는 경우 하나의 지자체장이 '단독으로' 유치 신청을 할 수 없다고 하였다.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을 위한 투표 방식은 시민참여단이 결정하였으나 실제로는 대구시가 의성군과 군위군의 의견을 절충하였다고 한다. 의성 주민들은 비안·소보에 대해 찬반 투표를 하고, 군위 주민들은 우보와 비안·소보에 대해 각각 찬반 투표를 했다.투표율과 찬성률은 비안, 우보, 소보를 단위로 계산하였다. 투표율(50%)과 찬성률(50%)을 합하여서 비안이나 소보가 1위이면 비안·소보를, 우보가 1위이면 우보를 이전지로 선정하기로 정하였다. 이러한 투표 방식은 괴이(怪異)하다. 군위 주민들이 두 번 투표한 것, 투표 결과와 무관하게 군위군이 이전지가 된다는 것, 투표율과 찬성률을 반씩 합한 것은 이상하다.투표 결과는 비안이 압도적인 1위이다. 비안의 투표율이 0.887, 찬성률은 0.904로 양자를 반씩 합한 값은 0.8955이다. 2위는 우보로 투표율 0.806, 찬성률 0.763, 양자를 반씩 합한 값은 0.7845이다. 소보는 3위이다. 투표율은 우보와 동일한 0.806이지만 찬성률이 0.258에 불과해서 양자를 반씩 합한 값은 0.5320이다. 이 결과대로라면 비안·소보가 이전지로 선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공동 후보지인 소보가 큰 격차로 3위이다. 소보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통합공항을 원하지 않았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왜 이러한 결과가 나왔는가? 비안과 소보는 공동 후보지이므로 두 지역을 하나로 묶어서 투표율과 찬성률을 계산해야 한다. 비안과 소보의 투표자 수와 유권자 수가 각각 6만828명, 7만614명이므로 '통합' 투표율은 0.861이다.또한 비안과 소보의 찬성자 수는 4만3천421명이므로 통합 찬성률은 0.714이다. 통합 투표율과 통합 찬성률을 반씩 합한 값은 0.7875이다. 이렇게 계산하면 비안·소보와 우보의 총점 차이는 0.003에 불과하다. 총점은 비안·소보가 0.003 높지만 이는 투표율이 0.055 높기 때문이다. 찬성률은 오히려 우보가 0.049 높다. 투표율과 찬성률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가? 찬성률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투표한 주민들 중에는 이전지 선정에 반대한 주민들이 있다. 투표율과 찬성률을 합하면 결과적으로 반대율도 포함된다. 이보다는 투표율과 찬성률을 곱하는 방식이 낫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전체 주민들 중에서 이전지 선정에 찬성하는 주민들의 비율'이 기준이 된다.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의사결정 방식은 '재적 과반수 출석에 출석 과반수 찬성'이다. 이것 역시 출석률과 찬성률을 곱하는 방식이다. 비안과 소보를 하나로 묶어서 투표율과 찬성률을 계산하고 양자를 곱하면 어떠한 결과가 나타나는가? 비안·소보의 투표율과 찬성률이 각각 0.861, 0.714이므로 둘을 곱한 값은 0.6147이다. 또한 우보의 투표율과 찬성률을 곱한 값은 0.6149이다. 우보의 총점이 오히려 0.0002 높다. 물론, 그 차이는 매우 작다.이전 후보지 주민들에 대한 여론조사는 이전지 선정 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이다. 그것만으로 이전지를 선정해서는 안 된다.통합신공항을 이용할 500만 대구경북 주민들의 의사가 중요하다. 이전지를 선정하는 투표 방식도 보다 정교(精巧)해야 했었다. 향후 군위군과 국방부의 소송이 발생한다면 투표 방식과 그 결과가 쟁점이 될 것이다. 나로서는 법원이 어떠한 판결을 내릴지 알 수 없다.

2020-02-19 17:00:53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신세돈의 새론새평] 국민은 쪼들리고 나라는 풍요롭다?

올해도 불황으로 세수 부진 누적 땐국세청 체납징세과 본격 가동 밝혀어려운 때일수록 국민·기업 주머니두둑해지도록 하는 것이 참된 정치유약(有若)이라는 공자의 제자가 있었다. 노나라 애공(哀公)이 유약에게 국가 재정의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금년에는 흉년이라 세금도 잘 걷히지 않아 국고 사정이 매우 안 좋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유약에게 재정 확충 방안의 묘방을 물은 것이다. 그런데 유약은 엉뚱하게도 현행 20%를 낮추어 10% 세율(徹稅法)을 채택하라고 권했다. 세율이 20%인데도 모자라는데 세율을 낮추라니 노공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노공이 이렇게 물었다. "20%의 세율로도 부족한데 어찌 10% 세제를 택하라고 하시오?" 유약은 이렇게 대답했다. "국민이 풍족하면 어찌 나라가 풍족하지 않겠습니까. 국민이 부족하면 어찌 나라가 풍족하겠습니까?"(百姓足君孰與不足 百姓不足君孰與足). 논어 안연 편 9장에 있는 말이다. 세율이 낮을수록 세수가 늘어난다는 래퍼 가설을 주장한 미국 경제학자 래퍼(A. Laffer) 교수를 연상시키는 것같이 들리지만 유약이나 논어의 참뜻은 세수 확대가 아니다. 정치의 목적은 국민의 실질소득을 증가시키는 것이지 나라 세수 증대가 아니라는 것이다.올해에도 국세청은 중점 추진 업무 제일 순위로 '안정적 세수 조달'을 내세웠다. 지난 1월 29일에 있었던 올해 첫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 배포한 '2020 국세행정 운영 방안' 자료를 보면 총 7개 항목 중에서 첫머리가 '안정적 세입예산 조달로 튼튼한 국가재정 뒷받침'으로 되어 있다. 정부가 확정한 올해 총예산은 481조8천억원인데 이 가운데 총국세수입은 292조원이다. 총국세수입 가운데 국세청 소관 세입예산은 282조2천억원으로 약 97%에 달한다. 이 금액은 지난해 세웠던 목표 284조4천억원에 비해 2조2천억원 줄어든 것이다.최근 국세수입 환경은 빠르게 악화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세입 목표액을 초과 달성하던 징수 실적이 2019년을 기점으로 목표를 밑돌기 시작했다. 금년에는 지난해보다 더 상황이 안 좋을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도 주력 제조업 업황 회복으로 세수 개선이 예상되지만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상존해 세입 여건이 녹록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가격 회복으로 반도체 업황이 성장세로 반전할 것이라는 세계반도체무역 통계기구의 전망이 있기는 하나 세계 경기 하강에 따른 무역 둔화가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불거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인해 핵심 서비스업과 제조업 침체가 더욱 걱정스러운 형편이다.지난해 침체된 경제로 세수가 부진했는데 올해마저 경기 불황에 따라 세수 부진이 누적될 경우 국세청은 가용 가능한 모든 역량을 투입하여 안정적 세수 확대에 나설 것이 분명해 보인다. 국세청이 스스로 밝힌 바에 따르면 체납징세과를 본격적으로 가동하여 징수 활동을 강화하고, 탈세 혐의가 높은 납세자를 정밀하게 선정하는 고도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덧붙여 ERP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누수되는 세금이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했다. 말로는 자발적 신고 세수를 극대화하여 세수 달성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고 하지만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국민들은 세입 목표 달성을 위한 국세 당국의 무리한 과세를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사실 지난 몇 년 동안 국민과 기업의 조세 부담은 크게 늘었다. 조세 총액으로 보면 2016년 318조원에서 2018년 378조원으로 무려 18.9%나 증가했고 국세는 같은 기간 242조5천억원에서 293조6천억원으로 21.1% 폭증했는데 그중에서도 소득세는 23.3%, 그리고 법인세는 36.1%나 크게 올랐다. 지난 2년 동안 명목 GDP가 14.7% 늘어난 것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늘었다. 그만큼 국민들이 느끼는 세금 압박은 커졌다는 말이다. 장사가 잘되면 늘어난 세 부담 정도는 어떻게든 소화할 수 있겠지만 지금과 같이 경기가 나쁘면 현금 강요나 매출 누락 혹은 위장 폐업 등 세금을 줄이기 위한 각종 편법이 난무하는 것은 물론 강한 조세 저항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금년에도 완고한 목표 세수를 가지고 국민과 기업의 얇은 주머니를 압박한다면 설혹 세수 목표를 달성한다고 한들 어떻게 나라가 풍족하다고 하겠는가. 어려운 때일수록 국민과 기업의 주머니가 두둑해지도록 하는 것이 참된 정치의 목적이 아니겠는가.

2020-02-12 14:30:00

강규형 명지대 교수

[새론새평] 조국 방어하는 폭주 정권, 선거로 심판해야

단군 이래 최대 위선자 조국 패밀리일부 좌파 양심마비 '묻지마 지키기'권력이 조롱받을 때 힘 발휘 어려워유권자의 선택 더욱 중요해진 시점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며칠 전 서울대에서 직위해제됐다.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구속돼 구치소에 있다. 이들의 범죄행위는 현 정권의 필사적인 방어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드러날 일들은 아마도 보통 사람의 상상을 초월한 내용일 것이다. 입시 부정은 물론이고 금융 부정은 범위나 금액에서 상당히 큰 규모로 밝혀질 것이다.그동안 조국 가족들이 한 변명들 중 상당수는 이미 허위로 밝혀졌고 계속 밝혀질 것이다. 그는 법무장관이 아니라 무법(無法)장관으로 재직했던 것이나 다름없다. 과거 조국 교수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많은 사안에 대해 발언한 것이 이제는 자신에 대한 화살로 날아들고 있다. 거의 자기의 미래 행동을 예견하듯 쓴 것들이 많아 항간에는 '조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이 생겼다.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이다) 현상'(조국의 과거 언행이 조국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되는 현상)이란 신조어도 탄생했다.과거 조 씨가 이슬만 먹고 사는 사람처럼 온갖 '정의'를 부르짖는 언행을 마구잡이로 하면서 인기를 끌 때에도 필자는 몇몇 경로를 통해 조 씨와 그의 집안에 대한 위선의 실체를 들을 기회가 있어서 다른 사람보다는 면역이 돼 있었다. 그런데도 요번에 나타난 그 집안의 행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필자도 정신적 트라우마에 빠지게 됐다.원래 한국 좌파가 위선과 허위라는 기초 위에 서 있는 집단이기는 하지만 이번 경우는 도가 심하다. 그를 "단군 이래 최대의 위선자"라고 지칭하는 비판이 항간에 도는 이유이다.그리고 상당수 좌파 인사들도 과거 자기가 했던 언행과는 정반대의 "조국(曺國) 무조건 수호"에 들어갔다. 그들 위선의 실체가 밝혀질 기회가 된 것이 이번 조국 사태의 부수적 효과라 할 것이다. 특히 탄핵 정국 당시 온갖 비방성 허위 추측으로 도배를 했던 여러 사람들이 지금 와서 정반대 태도를 취하니, 집단적인 양심 마비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또한 정치권력을 뒤에 업은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산하 기자들과 방송인들 다수는 조국 전 장관 가족들을 무작정 옹호하는 '기레기(기자+쓰레기)질' 하기에 바빴다. 예를 들어 작년 10월 5일 서울 서초동에서 검찰을 대놓고 협박하는 친조국 시위대 숫자가 무려 300만 명이라고 MBC와 KBS를 위시한 각 방송, 언론들은 창피함도 무릅쓰고 거짓 보도를 해댔다. 이것이 그대들이 그렇게 부르짖던 '공정보도' '정의보도'인가? 본인들이 진정한 언론인이고 방송인이라면 창피한 줄 알고 언론과 방송계에서 떠나야 그나마 양심이 남아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최서원 씨 집안은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필자는 그들을 사진으로 보거나 이름을 들으면 아직도 구토를 느낀다. 그런데 솔직히 조국과 가족들은 최 씨 집안보다 더 심하고 악질적이지 않나. 이것은 좌우의 문제도 아니고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일 뿐이다. 왜 많은 (상식을 가진) 좌파 지식인들도 조국 씨를 맹렬히 비판하는지 생각해보라. 왜 조국을 싸고돌던 정의당이 현재 위기에 빠졌는지도 생각해보라. 조국 집안은 거의 '가족사기단'을 넘어서 무슨 '범죄 패밀리'와 같은 느낌을 준다. 미국에서 가장 큰 '패밀리'는 갬비노(Gambino) 패밀리이다. 조국과 그 가족들을 보면 무슨 끈질긴 좀비들의 행진을 보는 듯해서 '좀비노 패밀리'라 칭하고 싶을 정도다.권력이 무수한 사람들의 조롱의 대상이 될 때는 더 이상 권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워진다. 현 정권은 조국과 그 가족의 범죄를 감추고 오히려 그를 띄워주기 위해 온갖 무리수를 범했고 아직도 범하고 있다. 더 이상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들지 말라. 사회의 집단 우울증을 유발하려고 작정한 정권이 아닌가. 그 이외에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등 엄청난 권력의 비리를 감추기 위한 몸부림은 처절할 정도이다.결국 폭주하는 정권에 대한 심판은 국민이 해야 한다. 그리고 선거가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거의 유일한 심판의 도구이다.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이 더더욱 중요해진 시점이 왔다.

2020-02-05 15:18:08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홍성걸의 새론새평]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바랄 뿐이다

청와대 비서관의 검찰 수사 거부 그것이야말로 특권과 반칙 행위文대통령과 주변에 바라는 것은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행동하길검찰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꼭 필요하다던 문재인 정부였다. 그러나 윤석열 검찰총장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외골수 검사였다. 그는 설 명절을 전후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하라는 총장의 명령을 세 번씩이나 묵살하자 급기야 스스로 나서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자 법무부가 "검찰의 날치기 기소"라며 비난했다. 당사자인 최강욱 비서관도 "검찰권을 남용한 기소 쿠데타"이며 "명백한 직권남용으로 윤 총장과 관련 수사진을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윤 총장이 7월에 설치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1호 대상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정작 지난 12월부터 세 차례에 걸친 검찰 소환에는 전혀 응하지 않고서 말이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이루어지면서 정말 검찰 개혁이 이루어지나보다 했더니 반대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내세운 청와대에 의한 검찰 장악이 이루어진 것이다.원칙과 상식의 눈으로 이번 청와대와 법무부, 검찰의 갈등을 다시 분석해 보자. 시작은 여러 불법 의혹에도 불구하고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지명하면서부터였다. 조국 씨 가족의 여러 불법 의혹들은 크게 자녀 입시 과정에서의 각종 문서 위조와 증거인멸, 사모펀드를 통한 불법 투자, 웅동학원 관련 비리 등이었다. 대통령과 여당은 검찰이 조국 가족에 대해 과잉 수사, 별건 수사를 통해 '탈탈' 털었고 그것이 과도한 검찰권의 남용이고 윤석열 총장의 검찰이 정치 검찰이라는 것이다. 최강욱 비서관은 변호사 시절 조국 씨 아들의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한 혐의를 받아 불구속 기소되었다.법무부 장관은 정의를 구현하는 자리다. 그 자리에 임명된 사람이 불법행위 의혹이 있다면 당연히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그것이 과잉 수사나 과도한 검찰권 남용인지는 재판을 통해 가려질 것이다. 당사자가 직권남용이라며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고도 기소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법치주의를 무시한 행위로서 처벌받아야 한다. 일반 국민들에게 검찰 수사를 거부할 권리는 없다. 하물며 청와대 비서관이 검찰 수사를 반복해서 거부했다면 그것이야말로 특권과 반칙이다.여기에 조국 씨는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감찰 중단을 지시한 직권남용 혐의가 추가되었고 백원우, 이광철 전'현 비서관과 김경수 경남지사,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은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한 2018년 지방선거 개입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조직적 선거 개입이라면 민주주의를 부정한 있을 수 없는 사건이다. 윤석열 검찰이 이 의혹을 수사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정치 검찰로서 권력에 충성한 개가 되는 것이다.수사가 계속되자 대통령은 서둘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임명했고 추 장관은 취임 3주 만에 윤석열 총장의 손발을 모두 잘라내는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이번 수사의 핵심인 서울중앙지검장과 반부패강력부장을 모두 친문 검사들로 바꾸고 수사를 지휘하는 차장 검사들도 모두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이례적으로 단행했다. 그것도 검찰청법에 따라 1년 이상 임기를 보장해야 하는 것을 우회하기 위해 직제 개편까지 단행하면서 말이다.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시행해야 한다는 것은 비록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으나 검찰총장의 의견을 반영할 것을 의무화한 것인데도 이를 위반했다. 이는 검찰에 대한 인사권을 남용하여 청와대를 향한 검찰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어려워졌고, 수사 방해가 검찰 개혁이 그토록 필요했던 이유인 것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 되었다. 그리고는 이것이 검찰 개혁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국민을 무시하지 않는다면 이럴 수는 없다.국민은 대통령과 청와대, 조국 씨, 최강욱 비서관에 대해 특별한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법치주의의 원칙과 상식에 따라 행동해 달라는 것이다. 윤석열 총장을 임명한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다. 윤 총장을 임명할 때에도 문 대통령은 살아있는 권력에도 똑같이 검찰권을 행사하라고 당부했다. 취임사에서도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켜주기 바랄 뿐이다.

2020-01-29 14:36:17

오정일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새론새평]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비일관성(非一貫性)

월성1호기 영구 정지 승인 비난 빗발안전성으로만 판단내렸다는 원안위사고관리계획서는 왜 검토 안 했나지금은 맞고 그땐 틀렸다는 것인가2019년 12월 24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월성1호기 영구 정지를 승인했다. 이 결정에 대한 비판이 많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2018년 6월 월성1호기가 안전하지만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원안위에 영구 정지를 신청했다. 현재 감사원이 한수원의 경제성 분석이 타당한지 조사하고 있다. 감사원이 월성1호기가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한수원의 신청이 잘못된 것이므로 원안위의 승인은 효력을 잃을 것이다. 다른 비판은 원안위의 승인으로 한수원이 월성1호기 개보수(改補修)에 지출한 7,000억원이 사라진다는 것이다.원안위의 입장은 "원안위는 경제성이나 매몰(埋沒)비용을 고려하지 않는다. 한수원이 영구 정지를 신청했으므로 영구 정지의 안전성만을 판단했다"이다. 이는 재미있는 논리이다. 한수원이 영구 정지를 신청할 때 월성1호기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고려했으나 원안위는 '영구 정지'의 안정성만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석하면 원안위는 별로 할 일이 없는 기관이다. 정말 그런가? 원안위법을 보자. 제11조에 원안위의 사무는 원자력 안전관리에 관한 사항이라고 되어 있다. 또한 제12조에 의하면 원안위의 의결 사항은 원자력 안전관리에 관한 사항의 종합·조정이다.원안위법 제11조와 제12조에서 눈에 띄는 단어는 '안전관리'와 '종합·조정'이다. 원안위는 원전의 안전을 관리하고 관련 사항을 종합·조정하는 기관이다. 제11조의 안전관리는 원전사고의 위험을 관리한다는 의미이다. 위험관리는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적은 비용으로 위험을 최소화(最小化)하는 것이 위험관리이다. 관리라는 개념에는 경제성이 내포되어 있다. 제12조의 안전관리에 관한 사항의 종합·조정은 원전의 안정성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다. 원전의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종합·조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현재 원안위의 인적 구성을 보면 이 기관의 기능이 명확해진다. 8명의 위원 중에서 원전전문가는 3~4명이다. 나머지 위원들의 전공분야는 다양하다. 원안위의 기능이 원전의 안전성만을 판단하는 것이면 원전전문가들로 원안위를 구성하면 된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원안위를 구성한 이유는 이 기관이 원전의 안정성, 경제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상충(相衝)하는 사회적 가치를 조정해서 원전 관련 의사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전을 운영하는 한수원이 영구 정지를 결정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독립적인 원안위가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한 번 더 평가하기 위해서이다. 일종의 더블 체킹(double checking)이자 권한 분산이다. 원안위는 한수원의 보조기관이 아니다."원전은 안전하다"라고 말할 때 그것이 원전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0이라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적은 비용으로 원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낮은 수준으로 억제한다는 의미이다. 마찬가지로 "원전은 위험하다"는 원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것이 비경제적이라는 뜻이다. 원전의 안전성은 그 자체로 경제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원전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0인 원전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리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므로 경제적으로 불가능하다. 안전성이 중요한 가치이지만 그것이 절대적이고 유일한 가치는 아니다. 경제성이라는 현실적 제약을 무시할 수 없다. 모든 정책적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된다.2020년 1월 10일 원안위는 4년 전 한수원이 신청한 월성1~4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 보관시설(맥스터)' 증설(增設)을 승인했다. 이번에는 원안위가 사고관리계획서도 검토하지 않았다. 원안위는 「사고관리계획서」 검토와 증설 심의가 별개라고 했다. 월성 2~4호기는 연간 136억kwh의 전력을 생산한다. 맥스터가 증설되지 않으면 2021년 11월 월성 2~4호기가 멈춘다. 월성 2~4호기가 멈추면 전력 공급이 감소하므로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원안위가 경제성도 고려한 것인가? 원전의 안정성만 판단하는 원안위라면 「사고관리계획서」를 검토했어야 하지 않은가? 원안위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것인가?

2020-01-22 14:48:28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새론새평]정부의 혁신성장, 무엇이 문제인가?

집권 초기부터 정책 순위서 밀려 올해는 '혁신동력강화'라고 명칭 내용은 그대로인데 포장만 바꿔 여기 넣었다가 저기로 옮겨 놓아굳이 슘페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한국 경제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국가 전체 실질성장률이 2017년 3.2%에서 2019년 2%로 거의 절반 가까이 추락하기도 했지만 경북지역은 그보다 훨씬 상황이 나빠서 2017년에 이미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대구도 조만간 그리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어느 지역보다도 혁신성장이 시급한 곳이 대구경북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만약 서둘러 혁신성장이 되지 못한다면 대구경북지역은 10년이 안 되어 고령 세대로 가득 찬 거대한 슬럼으로 변하고 말 것이다. 그런 까닭에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을 가장 눈 빠지도록 기다리는 곳도 대구경북지역이다.집권 직후 나온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면 다섯 가지 경제 정책(5대 전략이라 불렀음) 중에서 혁신성장은 최후순위에 두었었다. 가장 머리에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일자리 정책을 둔 다음 그다음으로 공정경제, 서민중산층을 위한 민생경제,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창업과 혁신성장을 배치했다. 그리고 혁신성장의 내용도 '창업을 응원하는 창업국가 조성'이나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매우 축소된 의미로 국한하여 설정한 것이다.몇 달 뒤인 2017년 12월에 나온 '2018년 경제 정책 방향'에서는 5대 전략을 3대 전략으로 압축한 뒤 일자리-소득주도 전략에 이어 혁신성장을 두 번째로 두었으며 공정경제를 제일 뒤에 배치했다. 여전히 소득주도성장보다는 뒤에 놓여 있지만 공정경제에 앞서 놓였으니 혁신성장의 위치가 상당히 올라왔다. 아마도 청와대의 거부 기류에도 불구하고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 혁신성장의 내용은 크게 세 가지인데 ①8대 핵심 선도사업을 선정하는 것과 ②'전방위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온갖 부문에다 혁신이라는 이름만을 갖다 붙였다. 예를 들자면 교육훈련 혁신, 기존 산업 혁신, 노동시장 혁신, 중소기업 혁신, 서비스업 혁신, 전 방위 금융 혁신 등이다. 나머지 하나가 ③규제 혁신과 혁신 인프라 구축인데 기존 규제의 적용을 탄력적으로 면제시켜주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 도입이나 혁신성장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당시 정부는 이런 계획을 야심 차게 추진하기 위하여 정부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혁신성장지원단'을 출범시키고 기획재정부 차관과 함께 이재웅 다음 창업자를 공동본부장으로 영입했다. 김동연 부총리의 2018년 혁신성장 정책은 거기까지였다.2018년 혁신성장 정책의 실패는 두 가지 측면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하나는 임명된 지 4개월 만인 2018년 12월 "혁신성장이 한 발짝도 못 나갔다"는 비관적인 진단을 남기면서 '혁신성장지원단' 민간인 본부장이 사퇴한 것이다. 물론 혁신성장이 안 되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지적하긴 했지만 200명에 가까운 혁신성장본부 민간자문위원도 거의 같은 한계를 느꼈다. 다른 하나는 2019년 경제 정책 방향에 혁신성장이라는 말이 아예 빠져버렸다. 대신에 '경제체질개선과 구조개혁'이라는 대과제가 들어왔다. 그 안에는 핵심규제 혁신과 제조업 혁신 전략을 포함하는 주력 산업 육성 대책들이 들어갔다. 8대 선도사업 지원 추진, 서비스 산업 획기적 육성과 같은 것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이들은 이미 2018년 계획에 들어가 있던 것이라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다. 2019년은 새로운 혁신성장 정책 없이 지나온 것이나 마찬가지다.지난해 12월 19일에 나온 2020년 경제 정책 방향에는 혁신성장이라는 말 대신 혁신동력강화라는 새로운 단어가 들어왔다. DNA(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빅3(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자율주행차),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지만 2019년 경제 정책 방향과 대동소이하다. 핵심규제 혁신은 혁신동력강화에서 따로 떼어내 경제 체질개선이라는 큰 테두리 안으로 옮겨 넣었다. 말하자면 내용은 거의 그대로인데 포장만 바꾸어 여기 넣었다가 저기로 옮겨 놓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혁신성장단의 비판과 한계를 느껴서인지 정부는 새로운 기구인 관계부처 합동 '혁신성장추진기획단'을 만들어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집권 처음부터 혁신성장은 정책 순위에서 밀려 있다가 2019년에는 정책과제에서 아예 빠져버렸다. 2020년에는 혁신동력강화라는 말로 바꿔서 들어왔다. 이 정부에서 혁신성장이 없다고 판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20-01-15 13:56:02

강규형 명지대 교수

[새론새평] 문재인 정부의 방송 장악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지상파 장악5공 시절 방송 장악 능가하는 수준방만 경영 적자 눈덩이 혈세로 메워시청료 납부 거부 회초리 필요할 때문재인 정부는 집권 후 "방송장악을 안 하겠다"고 공언했다. 대통령과 그가 임명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이것을 여러 번 강조했다. 마치 공정한 방송을 할 것처럼 국민들을 속였다. 그러나 그들은 오히려 과거보다 더 강하게 방송장악을 해버렸다. 이런 의도는 소위 민주당의 '방송장악문건'이 공개되면서 그 모습을 완연히 드러냈다. 그리고 이들은 문건의 시나리오 거의 그대로 결행하는 무모함도 보였다. 그만큼 KBS, MBC 등 소위 공영방송 장악이 시급한 사안이었으며 무리를 해서라도 해내려는 의지를 보였다.예를 들어 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조의 KBS지부(자신들은 'KBS본부노조'라 부르고 회사에서는 주로 '2노조'라고 부른다)는 괴롭히기 쉬운 이사들을 주 공격목표로 삼는 야비함을 보였고, 무자비한 협박과 위협 등 여러 형태의 폭력을 썼다. 그러고도 자신들의 목적이 신성하니 수단은 좀 문제가 있어도 괜찮다는 식의 양심의 집단마비 현상을 보였다.방송통신위원회의 KBS 이사 해임청문회 주재인이었던 김경근 고려대 명예교수가 청문에서 뻔뻔하게 잘 요약했듯이 "힘 있는 놈이 먹는 게 방송이다"라는 모토로 일사불란하게 방송장악 폭거를 밀어붙였다. 정권의 방송장악 과정은 정치 권력과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그리고 언론노조와 특수관계에 있는 청부언론을 비롯한 몇몇 언론기관들이 긴밀히 공조한 것이었다. 이 과정은 지나치게 성급하고 무리하게 진행됐고 온갖 탈법이 동원됐다. 이런 가운데 조선일보의 사설에 '정권의 흥신소'라고 표현된 감사원은 기관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말을 들었고, 방통위는 방송통신위가 아니라 '방송장악위원회'라는 역시 기관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논평을 듣게 됐다.결국 폭력적인 방송장악은 한국방송 역사에서 지울 수 없는 오점이 됐다. 이제 KBS, MBC, SBS, EBS라는 4대 지상파 방송이 전부 언론노조의 영향권 내에 들어가게 되는 사상 초유의 결과를 낳았다. 정치권력과 언론노조의 무리한 공영방송 장악 결과 공영매체는 정권의 선전선동 방송매체화 됐다. 가끔은 JTBC같은 종편들도 여기에 가세한다. 조국 전 법무장관과 그 가족들의 비리는 은폐하고 옹호하려고 기를 쓰는 반면, 정권에 반대되는 쪽은 무조건 깎아내린다. 5공화국 정권 시절의 방송장악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다. 거기다가 전에 없던 김정은과 북한체제 옹호하기까지 더해져서 가끔은 북한의 조선중앙TV를 보는 듯한 착각도 든다. 또한 언론노조의 상위기관인 민노총의 불법이나 폭력에는 아예 눈을 감는 민노총의 기관방송으로 전락했다.새로운 미디어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바쁜데도 내부 숙청질이나 하려는 경영진과 언론노조원들의 광기는 식을 줄 모른다. MBC와 KBS에는 완장 찬 인민위원회 식의 숙청작업이 진행됐다. 그러니 편향성은 점점 심해지고, 시청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는 시청률이 1%대까지 내려갔다. 2018년 MBC는 1천2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적자가 났다. 그런데도 공영방송 직원들은 엄청난 고연봉을 받는다. KBS의 경우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다. 2019년도 KBS와 MBC는 공히 천억이 훨씬 넘는 적자가 예상되지만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정권 나팔수 노릇에만 정신이 팔려있다. 또한 북한 전체주의 사이비 세습 종교집단을 홍보해주는 저질 선전방송으로 전락했다.이런 방만경영의 결과는 국민 혈세로 그 적자를 메우는 것이다. 막대한 KBS시청료(약 6천500억원) 납부 거부운동이 일어나야 할 이유들이다.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향후 특검 등을 통한 방송장악과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정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폭거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 조직이 갖는 가공할 문제점을 낱낱이 드러내야 할 것이다. 또한 편향적 방송에 대한 대응으로 시청료 강제납부 방식을 변경한다거나, 범 국민적인 납부거부 운동을 일으켜 경각심을 주고 방만경영에 대한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두 방송사의 적자를 국민세금으로 메워주는 처리방식도 개선해서 비대해진 두 방송사의 규모와 지나치게 높은 연봉체계도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

2020-01-08 16:24:26

김형준 명지대 교수

[춘추칼럼] 국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시장 무시 규제 일변도 부동산 대책대통령 말 한마디에 바뀐 교육정책법·제도 무시한 채 힘으로 밀어붙여무능·위선·비도덕적 정부 비난 대두2019년 기해년 한 해를 보내면서 현 정부에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헌법 정신과 법 절차가 잘 지켜지고 있는가?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시세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은 헌법적 가치인 시장경제의 기본 정신을 무시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충분하게 상환 능력이 있는데 고가 주택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 가치를 완전히 무시하고, 공급을 늘리는 대책 없이 수요만 잡겠다는 것은 반시장적이고 기본권 침해 소지가 크다. 더구나 경제부총리 말 한마디로 갑자기 대출을 금지한다는 것은 법 위반 소지가 있다.이른바 '조국 사태'로 촉발된 교육 공정성 강화에 대한 대통령 지시에 교육부는 지난 11월 7일 2025년부터 자사고와 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관련된 사립학교 법인들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끝내 폐지를 강행할 경우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이 능력에 따라 균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런데 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을 국회 논의도, 사회적 합의도 없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시행령을 하나 바꿔 서둘러 추진한다는 것은 '행정 독재'나 다름없다. 국가의 교육정책은 정치적 중립성과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연구가 이뤄진 다음에 진행돼야 한다. 현 정부는 국가교육위원회·국가교육회의가 이런 뜻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검찰이 직권남용 혐의가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청와대는 정무적 판단과 결정을 일일이 검찰의 허락을 받고 일하는 기관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검찰이 조 전 장관에게 적용한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에 대해 청와대가 사실상 검찰을 압박하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명백한 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한편, 정부의 경제정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확실히 체감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확대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 경제는 꾸준히 정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실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에선 "한국 경제가 궤도를 상당히 이탈해 있다는 절박감이 담겨 있다"고 했다. 1%대 경제성장률, 13개월째 수출 감소세, 40대와 제조업 고용률 추락 등 경제가 침체된 상황을 두고 '궤도 이탈'이라는 표현을 쓴 것 같다.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어떠한가? 문 대통령은 지난달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은 안정됐다"고 했다. 그런데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고 군사 작전을 펼치듯 규제 일변도의 18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냉정하다. 한국리서치·KBS의 여론조사(12월 5, 6일) 결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국민은 27%에 불과했다. 경제 현실을 놓고 대통령과 실무 부처가 따로 노는데 어떻게 국민들이 정부의 경제정책을 믿겠는가?여러 사례들을 통해 확인되었듯 문재인 정부는 유독 올해 민주주의를 지키는 가드 레일과도 같은 '법치와 제도적 자제'를 무시한 채 목적을 위해 수단이나 절차를 가볍게 여기며 중요 현안을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공정과 자유의 촛불 민주주의로 탄생했다는 현 정부의 정체성은 무너졌다. 심지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도덕적으로 파탄이 난 정부라는 비난마저 대두되고 있다.한국리서치의 12월 정기 여론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3명 정도(36%)만이 우리나라 국정 방향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임기 중반을 넘긴 정부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해졌다. 헌법 정신과 법 절차를 준수하고 실력을 쌓아 민생 경제를 살리고 정직하게 국정에 임하고 잃어버린 도덕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국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

2019-12-26 11:30:51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새론새평] 배로(Barro) 교수의 충격, 소득주도 빈곤정책

문재인 정부 2년 하위 40% 계층 소득변동 없거나 되레 줄어 불평등 심화과도한 복지 지출'단기 일자리 정책과거 기적 일군 성장 실적 다 까먹어'소득주도 빈곤정책'(income-led poverty)!며칠 전 로버트 배로(Robert Barro) 하버드대학 경제학 교수는 작금의 한국 경제정책을 그렇게 혹평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과거의 성공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서운 얘기다. 평소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국내 교수가 그런 얘기를 한다면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겠지만 배로 교수라면 다르다. 그의 말이 맞기도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보고 듣는 것이 모두 전에 볼 수 없던 어두운 불황의 그림자 같아서 그렇다. 어딜 가나 널려 있는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는 빈 가게, 썰렁한 유흥가와 텅 빈 도심 번화가는 유령처럼 오싹하다.경제통계는 거짓이 없다. 명목 경제성장률은 2017년 3분기 문재인 정부 들어서고부터 계속 떨어졌다. 2017년 3분기 7.8%에서 2018년 3분기 2.3%, 그리고 2019년 3분기에는 0.4%로 추락했다. 가계소득은 같은 기간 동안 454만원에서 488만원으로 34만원(7.5%) 증가했다지만 세금 등을 빼고 계산한 가처분소득은 367만원에서 374만원으로 7만원 증가에 그쳤다. 그나마 최상위층 소득이 늘어서 그렇지 최저 20% 소득계층에서는 가처분소득이 112만원에서 103만원으로 오히려 9만원 줄었다. 차하위계층도 2년 동안 소득 변동 없이 같았다. 문 정부 들어 2년 동안 하위 40% 계층 국민의 소득은 줄거나 변동이 없다는 말이다. 소득주도 빈곤정책이라는 말은 이것 때문이다.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은 판이하게 달랐다. 최근 취업자 수가 4개월 연속 30만 명 이상 증가했고 고용률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했다. 또 청년고용률과 실업률도 크게 개선됐으며 상용직 취업자가 60만 명 가까이 늘고 고용보험 수혜자도 대폭 늘었으니 고용의 질도 크게 향상됐다고 했다. 또 3분기에는 최하위 20% 계층 소득 증가 폭이 확대되는 등 모든 분위에서 가계소득이 늘었고, 5분위 배율 개선으로 소득불평등이 심화하는 일반적 추세가 반전되는 등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고 했다.11월 취업자 수 증가 39만 명은 60세 이상 고령자의 취업 증가 41만 명을 빼면 감소다. 상용직이 59만 명 늘었다지만 주 35시간 미만 근로자 수가 64만 명 늘었다. 제조업 취업자는 20개월, 도소매업 취업자는 지난 24개월 중 23개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2개월째 감소했다. 심지어 정부가 주도하여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공공행정 부문에서도 8개월째 연속하여 취업자가 감소하고 있다. 가계소득이 늘었다는 것도 직전 분기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지 지난 2년을 놓고 보면 감소하거나 별반 늘어난 것이 없다.배로 교수는 이 모든 어려움의 근원이 포퓰리즘 정책(populist policies) 때문이라고 했다. 포퓰리즘이라고 해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특정 계층, 즉 노조가 결성되어 있고 직업 안정성이 높은 고소득 근로자 계층을 위한 포퓰리즘이었던 셈이다.비슷한 경제 구조를 가진 아시아 여러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수출 부진은 크게 나쁘지 않다고 했다. 콕 찍어서 최저임금 급상승, 주 52시간 제한, 소득세 및 법인세 인상, 그리고 과도한 복지 지출과 임시방편용 단기일자리 정책을 문제의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정책들이 투자를 크게 위축시키면서 일자리와 소득을 동시에 떨어뜨려 과거 기적과 같은 성장 실적을 다 까먹는다고 경고했다.설비투자는 6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다. 6분기 연속 설비투자 감소는 지난 1960년 이후 딱 세 번 있었다. 2차 석유파동과 박정희 대통령 시해가 있었던 1979년 4분기부터 6분기와 IMF 위기가 있었던 1997년 3분기 이후 6분기가 그것이다.만약 금년 4분기마저 설비투자가 감소한다면 대한민국 역사상 최장 기간의 설비투자 감소가 된다. 10월까지 산업활동 동향 통계로 보면 이번 4분기 설비투자도 감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투자가 무너지면 경제는 오랫동안 살아나기 매우 힘들다. 정부 정책도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전혀 없고 세계 경제도 더 밝아질 것 같지 않다. 소득주도 빈곤 터널의 끝은 어디에 있을까?

2019-12-24 11:19:40

민경석 한국물기술 인증원장

[새론새평] 보현산댐 통합물관리 모델

금호강 물 부족 대응한 보현산댐 우려대로 여름철 녹조 생겼지만 친환경 농법·공공하수도 사업 등 단기간 수질 개선 대책 상생 협력영천 지역은 팔공산, 보현산 등 고봉준령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으로, 연간 강수량이 연도별로 차이가 있지만, 전국 평균의 약 70~80% 정도밖에 안 돼, 옛날부터 농사용 저수지 1천여 개를 곳곳에 만들어 이용하여 왔다.금호강 유역의 장래 예상되는 물 부족에 대해 안정적으로 대처하고, 댐 하류 고현천, 신녕천 및 금호강으로 이어지는 유역의 홍수 피해를 줄이고자 보현산댐을 지난 2014년 건설하였다. 2009년 사전환경성 검토와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댐 건설 계획을 발표했을 때, 지역 주민들은 하수 처리도 안 되고 하천변에 농경지가 많은 이 지역에 댐이 건설되면 수질이 급격히 나빠져 마을이 살기 안 좋게 될 것이라며 매우 반대하였다. 결국 공공하수도 등 수질 개선 대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지방자치단체장과 한국수자원공사(K-water)의 약속을 듣고서야 반대를 철회하였다.댐을 완성하고 담수한 뒤, 여름철이 되자 우려대로 수온이 높아져서 녹조현상이 심하게 발생하였다. 처리하지 않은 생활하수를 비롯해서, 강우 시 댐 상류 유역 농경지에서 사용하는 화학비료 및 가축분뇨퇴비가 녹조의 원인 물질인 질소와 인과 같은 영양물질을 다량으로 배출하였기 때문이었다.따라서 보현산댐을 건설한 K-water 현장 부서에서는 주민들에게 협의회를 제안하였으며, 반대했던 주민들과 수질개선대책을 공유하면서 설득하였고, 어렵게 2015년 11월에 댐 상류 7개 마을 이장단과 영천시와 함께 '상생협의회'를 구성하게 되었다. 이후 수질 개선을 위한 도랑 살리기, 정화조 청소, 낚시금지구역 설정 등의 대책을 이행할 수 있었다.하지만 이 정도 대책으로는 녹조현상이 쉽게 줄어들지 않았고, 매년 큰비가 오고 나면 더 심하게 발생하였고, 작년에는 댐의 타당성 논란까지 확산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K-water는 보현산댐 유역에 물관리기본법의 핵심 정책인 유역별 통합물관리를 적용하기로 하였는데,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통합물관리 모델이 되었다. 단기간에 수질을 개선하는 종합대책을 제시하였고, 지역 주민·비정부기구·민간전문가·지자체 및 대구지방환경청 등의 공감을 얻어 2018년 11월에 '보현산댐 물환경관리협의회'를 발족하였다.보현산댐 종합대책 중에 가장 눈여겨볼 것은 친환경 농법 도입이다. 댐 상류 농업은 대부분 풍부한 일조량과 일간 기온차에 적합한 사과 농사인데, 전국적인 사과 생산지로 유명하다. 다른 댐 상류 지역과 달리 녹조의 주요 원인이 가축분뇨보다는 사과 농사에 사용하는 가축분뇨퇴비 때문이다.지금까지는 가축분뇨퇴비를 농지 위에 그대로 뿌렸는데, 이는 강우 시 퇴비가 빗물과 함께 유출돼 녹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를 줄이기 위해 뿌리 둘레에 몇 곳을 천공하여, 그 안에 퇴비를 넣는 농법인 심층시비로 바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강우 시 퇴비가 호소로 유출되는 양을 상당히 줄일 수 있으나, 번거로운 천공 작업이나 과수 품질 저하 우려로 국내에서는 적용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그래서 심층시비 전문가를 통하여 농민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한 끝에, 보현산 물환경협의회 위원이 운영하는 1개 사과 농장에 3년간 시범 적용할 수 있었다. 실증 결과 강우 유출 수질이 약 50% 이상 개선되는 것은 물론, 필요한 시비량도 약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고, 지속적으로 시행할 경우 사과 품질과 생산량도 개선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지금까지는 전체 농가의 약 10% 정도가 참여하였고 2021년까지 전체 사과 농가의 약 80%까지 적용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한 농가에서 직접 쉽게 천공할 수 있는 시제품 장비도 개발하여 적용하였고 장비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농업비점오염원을 추가적으로 줄이기 위해 쓰레기 분리수거장 설치, 폐농산물 판로 지원 등 주민 밀착형 대책을 다각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한 댐 건설 당시부터 요청했던 공공하수처리시설의 도입을 위하여 국비를 확보했으며, 내년부터 공공하수도사업을 본격 시행할 수 있다. 댐내 녹조 원인 물질은 대부분 강우 시 유입하는데, 유입 지류별로 물환경 변화를 실시간 자동 모니터링하고 있다.보현산댐 녹조 예방을 위한 국내 최초의 댐 상류 유역통합물관리 정책 도입뿐만 아니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축은 향후 유역물관리에 좋은 매뉴얼이 될 것이다.

2019-12-18 19:31:32

오정일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새론새평] 공유(共有) 비즈니스는 허구(虛構)

언제부턴가 공유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자본주의 국가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공유의 사전적 의미는 "공동으로 소유한다"이다. 경제학에 공유의 비극(悲劇)이라는 개념이 있다. 공유의 결과는 비극이다. 이기적인 사람들이 희소한 자원을 공유하면 고갈(枯渴)된다. 다른 사람을 위해 공유 자원을 아끼는 인격자는 드물다.공유의 비극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예술박물관은 금년부터 25달러의 입장료를 받는다. 그동안은 관람객이 자율적으로 입장료를 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입장료를 내지 않아서 입장료를 징수하게 되었다. 서울시는 공유 자전거에 도난 방지와 위치 추적을 위한 기기를 부착하기로 하였다. 공유 자전거를 반납하지 않는 이용자에게 5분당 200원의 요금도 부과된다.전 세계적으로 공유 비즈니스도 유행이다. 공유 비즈니스는 경제민주화, 평화경제만큼 이상한 단어이다. 우버는 자동차, 에어비앤비는 주택, 위워크는 사무실을 공유하는 비즈니스이다. 공유 비즈니스의 결과는 비극이다. 우버는 금년에 1천 명 이상을 해고하였고 금년 3분기에 1조4천억원의 손실을 냈다. 에어비앤비의 금년 1분기 손실은 3천600억원이다. 위워크의 작년 손실은 약 1조9천억원이다. 향후 4천 명을 해고한다고 한다.공유 비즈니스의 실패는 당연하다. 거창하게 공유나 혁신을 말할 필요가 없다. 택시, 숙박, 사무실 임대 시장은 레드 오션이다. 블루 오션이 아니다. 공유 비즈니스는 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공유 비즈니스의 고객은 자산은 적으나 소득이 높은 사람이다. 자동차나 부동산을 살 수 없지만 빌릴 수 있는 사람이 수요자이다. 경기가 불황이면 공유 기업이 낮은 가격에 자동차나 부동산을 확보하지만 소비자의 소득이 낮아서 수요가 적다. 경기가 호황이면 소득이 높아서 수요가 많지만 자동차나 부동산 가격이 높다. 어느 경우이든 공유 기업의 수익성은 낮다.공유 비즈니스는 공유가 아니다. 우버, 에어비앤비, 위워크에는 설립자와 투자자가 있다. 철저한 사유(私有) 비즈니스이다. 이들 기업의 설립자와 투자자의 전략은 단순하다.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늘린 후, 자신의 기업을 주식시장에 상장(上場)해서 자본이득을 얻는 것이다. 공유 기업은 혁신적이지도 않다. 이들은 브로커이다. 자동차나 부동산 소유자와 사용자를 연결하고 받는 수수료가 주된 수익이다. 복덕방이 집주인과 세입자를 연결하는 것과 유사하다. 앱을 개발하고 대형 서버를 구축하는 것이 혁신은 아니다.우리나라에도 외국의 공유 비즈니스를 모방한 기업이 다수 설립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타다 택시이다. 타다 택시는 우리나라의 우버이다. 검찰은 타다 택시를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지위를 넘어서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했다는 이유로 기소하였다. 타다 택시는 렌터카가 아니라 택시라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대표적인 벤처사업가가 레드 오션인 택시 사업에 진출한 이유는 무엇인가? 신라젠이 힌트를 준다. 신라젠은 암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뉴스로 투자자들을 모집한 후 상장에 성공하였다. 한때 주가가 15만원을 넘었으나 임상 3상이 중단되면서 폭락하여 현재 주가는 1만4천원이다. 이 과정에서 신라젠의 최고책임자와 임원들은 주식을 매각하였다.전통적인 대기업은 작은 기업으로 시작하여 매출과 이익이 늘어남에 따라 기업을 공개하고 상장되었다. 이들의 목표는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었다. 대기업의 오너(owner)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주식을 보유할 뿐, 주식을 매각해서 자본이득을 챙기지 않았다. 대다수 스타트업 기업은 별다른 수익 모형이 없음에도 그럴듯한 사업 계획을 발표해서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손실을 감수하면서 매출을 늘린다. 그들의 목표는 상장을 통해 자본이득을 얻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이바구 비즈니스'라고 부른다. 다수의 공유 비즈니스 기업은 스타트업이다. 나는 이들은 예외일 것이라 믿고 싶다.

2019-12-04 19:09:53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새론새평] 끝없이 몰락하는 우리나라 자영업

비임금근로자 2년간 10만명 감소사업 규모 상관없이 소득 11.7%↓자본'뛰어난 기술 뒷받침돼야 성공 정부는 규제 완화'세제 혜택 정책을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는 지난 2년 동안 우리나라 자영업이 두드러지게 몰락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비임금근로자(대부분이 자영업자) 및 비경제활동인구에 대한 부가조사 결과와 2019년 3분기 가계소득 통계의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첫째로 2019년 8월 비임금근로자 숫자가 680만 명으로 같은 기간 역대 최저 수준이다. 2년 전인 2017년 8월에 비해서는 약 10만 명 줄었고 작년에 비해서도 6만2천 명이나 축소되었다. 전체 취업자는 1년 동안 45만4천 명이나 늘었는데도 비임금근로자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자영업의 생태 환경이 어려웠다는 것을 말해준다.둘째로 비임금근로자의 감소는 대부분 도소매, 제조업, 건설업 및 개인사업서비스업에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동안 줄어든 비임금근로자 6만2천 명 중에서 도소매업 5만5천 명, 제조업 2만7천 명, 개인사업서비스업 1만9천 명, 그리고 건설업이 1만7천 명 줄어들었다.셋째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모두 감소했다. 자영업자의 수는 7만 명 이상 감소했는데 그중에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4만5천 명,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2만6천 명 감소했다. 2017년 8월부터 2018년 8월까지 1년 동안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감소가 두드러졌고 2018년 8월부터 2019년 8월까지 1년 동안에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는 2018년 적용된 높은 최저임금으로 경쟁력이 약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먼저 폐업하는 가운데 직장에서 퇴직한 사람들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로 유입이 많이 일어났다가 2018년 8월 이후부터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들마저도 폐업하거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전락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판단된다.넷째로, 연령별로 보면 40대와 50대 자영업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40대 자영업자는 13만6천 명, 50대는 5만5천 명 줄어들었다. 특히 40대의 경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모두 줄어들고 있다.다섯째, 지난 2년 동안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이 빠르게 감소했다. 문재인 정부 이후 2년 동안 전체 가구의 총소득은 2017년 3분기 453만7천원에서 2019년 3분기 487만7천원으로 7.5%, 금액으로는 34만원 증가했다. 그러나 자영업자가 주를 이루는 근로자외가구의 총소득은 같은 기간 370만3천원에서 380만1천원으로 2.7%, 금액으로는 9만8천원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근로자가구 총소득은 502만9천원에서 561만원으로 11.6%, 금액으로는 58만1천원이나 증가했는데 이는 근로자외가구 총소득 증가율의 다섯 배에 가깝다.근로자외가구의 총소득 증가가 현저히 떨어진 이유는 사업소득이 210만원에서 185만5천원으로 24만5천원(11.7%) 감소한 때문이다. 근로자외가구의 사업소득 감소는 지난 2년 동안 모든 소득분위(계층)에서 일어났다. 가장 소득이 낮은 20% 가구인 1분위는 사업소득이 50.3%나 감소했고 2분위는 16.4%, 3분위는 18.0%, 4분위는 7.2%, 그리고 가장 고소득 20% 가구인 5분위는 9.1% 감소했다. 감소율로 보면 1분위 근로자외가구 사업소득 감소율이 50.3%로 가장 크지만 금액으로 보면 5분위(44만원)와 3분위(34만원)에서 크게 줄었다. 소득 계층에 상관없이 사업 규모에 상관없이 사업소득이 축소되고 있음을 말해준다.지난 2년 동안 자영업이 어려웠던 근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2017년 하반기부터 수출이 부진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와 소득이 가라앉은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각종 규제로 인한 민간 경제의 침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어려움이야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겠지만 국내 경제정책은 되돌리면 되는 것이다.최저임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규제를 풀어주면서 세제상의 혜택 등을 통하여 기업 마인드를 되살려주면 더 가라앉는 것을 막을 수는 있을 것이다.그와 더불어 자영업의 생태가 어려운 만큼 무분별한 자영업 진출은 자제하고 삼가야 한다. 요행이 아니라 충분한 자본과 뛰어난 기술력이 받쳐줘야만 자영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2019-11-27 19:10:04

민경석 한국 물기술인증원 원장

[새론새평] 한국물기술인증원

물기술 관련 국내외 표준개발 보급 R&D 확대'우수 제품 사업화 앞장기업들 해외 선진시장 진출 교두보 물산업 5대 강국 도약으로 뒷받침지난해 물 관련 3법인 정부조직법, 물관리기본법, 물관리 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약칭 물산업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정부조직법에 의해 국토교통부의 수자원정책국을 환경부로 이관하여 수량과 수질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물관리를 일원화함으로써, 중복 투자를 막고 효율적인 통합물관리로 4대강의 물 환경을 건강하게 개선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물관리기본법은 수도법, 하수도법, 하천법 등과 같이 각각의 영역만 다루는 것과 달리 포괄적인 지배구조에 대한 법이다. 주요 내용은 국가 및 유역 물관리위원회 설치와 물관리 기본계획 수립 등인데, 핵심은 유역별 통합물관리이다. 또한 국토부의 하천 기능과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용수를 포함한 유역별 통합물관리의 계획 및 사업 수행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토대이다.물산업진흥법은 물관리 기술의 체계적인 발전 기반을 조성하여 물산업의 진흥에 기여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 및 지속 가능한 물순환 체계 구축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물순환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 기능을 갖고 있다.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물산업의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전 과정인 연구개발, 인·검증, 실적 확보, 국내 사업화, 해외 진출을 원스톱 지원하는 물산업 진흥시설과 기업집적단지를 갖추고 있는데, 환경부와 대구광역시가 힘을 모아 조성한 국가기반시설이다. 주요 시설은 물산업 진흥시설로 물융합연구센터, 워터캠퍼스, 글로벌비즈니스센터가 있으며, 실증화시설로 수처리 실증플랜트와 관망 시험구역이 있다. 인·검증 부분은 빠져 있었는데, 이를 보완하고 기능적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물기술인증원을 설립하였으며, 이로 인해 클러스터는 물산업 발전을 위한 기능적 하드웨어 퍼즐을 모두 완성하였다.물산업진흥법에 따라 설립한 한국물기술인증원은 물관리 기술과 제품의 위생 안전, 품질 및 성능 등을 확보하기 위한 인'검증 및 그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한다. 환경부는 인증원 설립 과정의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법률, 행정, 물산업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인증원 설립위원회'를 금년 3월부터 운영해 왔는데, 금년 11월에 최종적으로 타 지자체와 경합하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에 인증원을 설립하였다. 인증원은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운영하는데, 초기에는 인증원의 업무 규정에 맞추어 원활한 업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조직을 정비하고, 단계별로 업무의 양과 특성에 따라 기능과 조직을 확대하여야 한다.금년도는 29명의 전문 인력으로 시작하는데, 한국상하수도협회에서 수행해 온 기존 인증제도를 이관받아 운영하며, 내년부터 정수기 품질검사 및 수처리제 위생 안전 인증 등 인증 업무를 확대할 계획이며, 환경부로부터 '물산업 표준화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아, 물산업과 관련한 제품 및 기술의 국내외 표준개발 및 보급에 힘쓰며, 입주 기업의 해외 진출에 가장 중요한 핵심인 R&D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여 기업의 연구 개발 성과가 세계 탑 기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미국위생재단(NSF international) 및 싱가포르 수자원공사 격인 PUB와 상호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공동 연구, 공동 표준개발 및 상호 인증을 위한 다양한 사업 추진을 통해 국제적인 수준의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내 물기업의 해외 선진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이러한 인증원의 핵심 수행 업무는 최근 환경부에서 수립한 '물관리 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기본계획(2019~2023)'상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이다. '글로벌 물산업 5대 강국으로 도약'을 비전으로 하는 기본계획의 4대 전략 중 가장 우선하여야 할 전략은 '물기술 혁신 역량 강화'이다. 이 전략의 3대 사업은 R&D 확대 및 성과 제고, 혁신기술 성능 확인 및 실적 확보 지원, 우수 제품 사업화 및 이용·보급 촉진인데, 인증원은 가장 핵심적이고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이를 통해,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입주 기업을 포함한 국내 물기업의 연구, 제품 개발부터 인·검증, 실증 플랜트 적용 등을 통한 국내 시장 확대 및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원스톱 지원 체계를 완성하였다. 이제 하드웨어 구축을 완성하였는데, 여기에 인증원이 소프트웨어를 입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2019-11-20 19:14:58

오정일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새론새평] 시장(市長)이 할 일

도시가 살기 좋으면 사람 모이고 불만이 있으면 다른 도시로 떠나대구 시민들에게 필요한 市長은 삶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행정가사람들은 발로 투표한다. 현재 사는 도시에 불만이 있으면 다른 도시로 이동한다. 그래서 살기 좋은 도시는 인구가 증가하지만 살기 힘든 도시의 인구는 감소한다. 이는 소비자가 한 제품에 불만이 있으면 다른 제품을 사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발로 또는 돈으로 투표한다. 도시가 기업과 다른 점은 무한정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도시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인구가 늘면 혼잡이 증가해서 사람들이 다른 도시로 이동한다. 그래서 한 나라 안에는 큰 도시도 있고 작은 도시도 있다.대구광역시 인구는 1990년 223만 명이었으나 1995년 달성군과 통합하면서 245만 명으로 증가한 후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구광역시 인구는 1995년 정점을 찍었다. 인구 대비 전입자와 전출자 비율은 1990년 13%에서 2017년 7%로 감소하였고 전입자 수는 1995년을 기점으로 전출자 수를 밑돈다. 이에 따라 매년 약 1만3천 명의 인구가 유출되고 있다. 지난 40년의 통계는 대구광역시 인구가 안정적으로 유지됨을 보여준다. 안정적이라는 말은 두 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정체되었다는 의미이다. 다른 하나는 균형에 도달했다는 뜻이다.모든 도시가 인구 100만 명 이상일 필요는 없다. 큰 도시도 있고 작은 도시도 있는 것이다. 대구광역시의 목표가 인구 300만 명을 달성하는 것일 수 없다. 도시 성장 자체는 의미가 없다. 한 도시가 살기 좋으면 사람들이 모이고 그 결과 인구가 증가한다. 대구광역시의 목표는 편의성(amenity)을 높이는 것이 되어야 한다. 치안, 전염병 예방, 깨끗한 물, 일정 수준 이상의 병원, 양질의 초중등 공교육, 혼잡하지 않은 도로, 원활한 대중교통, 적당한 면적의 녹지와 공원, 적절한 가격의 주택 등이 도시 편의성을 결정한다. 특히 경제적으로 중하층에 속하는 시민들에게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다.시장은 도시 상징의 변경, 국제행사 유치, 경전철 또는 지하철 건설, 랜드마크 시설 건축, 유명기업 유치, 공연장 또는 미술관 건립을 통해 도시가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사업은 발전하는 도시가 해야 할 일이지 이로 인해 도시가 발전하지 않는다. 예산은 그렇게 쓰는 것이 아니다. 대구광역시의 편의성이 높아져서 살기 좋은 도시가 되면 인구가 증가하고 많은 기업이 유치될 것이다. 저렴한 공장 부지를 제공하고 세금을 감면한다고 해서 기업이 유치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살기 힘든 도시에는 기업도 오지 않는다. 기업에 사람은 수요인 동시에 노동력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좋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도시를 선호한다. 그러한 도시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고 혁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들을 오게 하려면 도시가 살기 좋아야 한다.최근 대구광역시 청사와 대구공항 이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내년 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호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청사와 공항이 오래되었고 규모가 작은 것은 사실이다. 토건사업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 이 사업들을 추진할 적기인지는 의문이다. 청사와 공항을 이전하기에는 대구광역시의 재정적 여력이 없다. 지하철 부채, 버스 보조금, 복지 지출만으로 예산의 대부분이 소진되는 것이 현실이다.도시 편의성을 높이는 것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과정이다. 성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몇 번의 극적인 행사로 도시 편의성은 높아지지 않는다. 예산만 낭비될 뿐이다. 시장은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시민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 일은 빛이 나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손해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 일을 해야 한다. 시장은 정치인이 아니다. 시장은 행정가이다. 시민들에게 필요한 시장은 정치적인 선동가가 아니라 청렴하고 합리적인 관리자이다.

2019-11-06 19:50:13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새론새평] 대구경북 경제를 살리는 길

첨단 산업체 지역 유치 성공하면 인구 유입'복지 여건 개선 뒤따라생기 잃어가는 기존 기업 경쟁력 획기적으로 높이는 투자도 필요대구경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 '대구경북 지역경제 성장요인'(연구2019-12)에는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 있었다. 2013~2017년 연평균 경제성장률과 2018년의 전년 대비 경제성장률 증가 폭을 기준으로 그림을 그려보면 전국 16개 광역시 및 지방자치단체는 확연하게 두 지역으로 갈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한 지역(도약 지역이라 하자)은 연평균 경제성장률과 작년 대비 경제성장률 증가 폭이 모두 평균치보다 높은 광역시 지방자치단체로 되어 있고 다른 지역(낙후 지역)은 연평균 경제성장률과 2018년 경제성장률 증가 폭이 모두 평균치에 미달하는 광역시 지자체다. 도약 지역에 해당하는 광역시 및 지자체는 6곳으로 서울과 경기도, 인천, 충청남·북도, 제주도다. 나머지 광역시 지자체는 대구경북을 포함하여 모두 낙후 지역에 속한다. 특수성을 지닌 서울과 제주를 빼고 보면 도약 지역은 한반도의 군산-세종시-충주-원주-고성을 잇는 직선(군산-고성 라인)을 중심으로 왼편 위, 낙후 지역은 오른쪽 아래로 나누어진다. 굳이 국립공원으로 나누자면 치악산-월악산-속리산-계룡산 국립공원의 이북 서쪽에 도약 그룹이 있고, 그 이남 동쪽에 낙후 그룹이 소재하고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치악-월악-속리-계룡산 국립공원을 경제 마지노선으로 하여 한국의 경제지형은 발전하는 도약 지역과 낙후 지역으로 구분된다는 말이다.군산-고성 라인을 경계로 치악-월악-속리-계룡산 국립공원의 안쪽 지역이 바깥 지역보다 경제적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이유는 수도권이 발전해온 이유와 꼭 같다. 지리적인 접근성과 교통 통신망과 의료문화 인프라와 인적자원과 금융자원이 모두 그 지역으로 집적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수도권 과밀과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강력하고도 꾸준한 수도권 투자억제 정책을 펼쳐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주, 평택, 천안, 화성, 청주, 충주 등 비교적 수도권과 가까운 지역에 대기업의 첨단 산업 투자가 집중되면서 군산-고성 라인 이북과 이남의 경제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었던 것이다.지난 1970년대와 80년대 대기업 투자가 지방과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나면서 지역경제 균형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대기업의 투자가 군산-고성 라인 이북에 집중됨으로써 지역불균형 성장의 근원이 되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20여 년 동안 대기업의 산업 투자가 수도권 중심으로 일어나도록 정부가 허용한 것은 크나큰 실수였다고 생각된다. 지역균형발전의 관점에서 경기·인천 지역에 집중되었던 첨단 산업 투자를 좀 더 넓게 분산했더라면 지역경제의 심각한 단층화는 막을 수 있었다.정부가 2019년 1월에 발표한 4차 지역균형발전 5개년 계획은 그런 점에서 고무적이기는 하다. 2022년까지 총 175조원를 부어 지역주도형 자립성장기반을 만든다고 되어 있다. 51조원을 교육 문화 복지 여건 개선에 투입하고 66조원을 인구 유인책으로 지원하며 56조원을 지역 산업 활력 회복을 위해 지원한다고 되어 있다. 특히 혁신도시 특화발전계획을 수립하여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대구는 첨단의료융합 산업, 그리고 경북지역은 첨단자동차 산업을 특화 육성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이 계획을 보면서 느끼는 개선점은 우선순위에서 인구 유인책이나 교육 문화 복지 여건 개선보다는 첨단 산업체를 지역에 들여오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된다. 만약 반도체 공장이나 최첨단 디스플레이 공장이 구미나 포항, 영천이나 경주에 들어섰다면 인구 유입이나 교육 문화 복지 여건 개선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닐까?대규모 사업체가 없는 상황에서 인구 유인책이나 교육 문화 복지 여건 개선 사업을 한들 무슨 큰 효과가 있겠는가. 돈을 들여 병원이나 학교, 어린이집을 지어 놓은들 일자리가 없고 사업체가 없는데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균형발전예산 175조원을 몽땅 털어서 신규 사업체 지역 유치에 투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사실 그 돈도 모자랄 것이다.또 한 가지는 신산업도 중요하지만 생기를 잃어가는 기존 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설비개조, 기술개발, 기업 간 융합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시름시름 앓고 있는 기존의 기업이 살아남지 못하게 하는 산업, 없는 기업의 혁신에 돈을 쏟아붓는 것은 과녁 없이 활을 쏘는 것과도 같다.

2019-10-30 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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