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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석 대구시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장

[새론새평] 서대구 역세권개발과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

한꺼번에 묶어서 체계적으로 개발대구시 균형발전·새로운 성장 동력노후산단 재생·방천리 매립장 연계에코타운 조성·도시철 연결 추진을국토교통부는 2015년 12월 서대구 고속철도역 추진 계획을 확정하고, 2017년 12월 설계를 완료하였으며, 2018년 11월 한국철도시설공단 입찰공고를 거쳐, 금년 2월 서대구역을 착공하게 되었다.이에 따라 대구시에서는 서대구 역세권 개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는데, 2018년 4월부터 체계적인 개발과 공공성 확보를 위해 TF를 구성, 운영하고 있으며 개발 방향, 개발 범위, 도로·교통대책 등의 종합적인 추진 방향을 검토하기 위한 기본구상 용역을 금년 2월에 완료할 예정이다.서대구 역세권 개발은 서대구 고속철도역을 중심으로 복합환승센터 등 서대구역 주변 핵심지역 개발,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 및 이전터에 대한 상부 개발을 주요 내용으로 하며,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전체를 한꺼번에 묶어서 추진할 계획이다.서대구 고속철도역 주변에는 달서천 및 북부 하수처리장과 염색폐수처리장이 있는데, 지금까지 검토한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 사업은 노후 하수처리장의 개선, 처리 용량, 이전 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현 북부하수처리장 위치에 통합하여 지하화하는 것이다. 상부는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 시설로 가능하며, 현 달서천 하수처리장과 염색폐수처리장은 이전이 완료되면 역세권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민간자본이 투자되는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 사업은 대구시비 절감 및 역세권 개발의 조기 추진을 위해, 지난해 PIMAC(공공투자관리센터)에 접수하여 우선적으로 검증을 추진하고 있다.이를 바탕으로 서대구 역세권 전체 개발에 대한 평가를 병행하여 대구시 정책 방향에 적합한 최적의 역세권 개발 사업자를 공정하게 선정하여 추진할 계획이다.서대구 역세권은 염색산업단지, 서대구산업단지 등과 하·폐수처리장이 집중적으로 위치하고 있어, 대구시에서는 정주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이다.본 개발이 조기에 추진되어 대구시 균형발전과 새로운 경제성장동력이 되어야 하는데,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는 핵심 사업이다. 하·폐수처리장은 지하화 및 상부 이용, 처리공정 집적화, 물재이용, 에너지 자립도 향상을 목표로 저에너지 및 저비용 구조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선진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에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 사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적용하여야 한다. 우리나라 하수처리장의 에너지 자립도는 10% 이하인데, 선진국의 경우 100%를 넘는 곳이 많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전과는 다르게 폭넓은 국내외 전문가의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대구시는 물산업 허브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안정적 정착이 중요한데, 고도핵심기술개발, 선진국 수준의 검인증 능력 확보는 필수이고, 이를 위해서는 클러스터 입주 기업에 시장을 열어줘야 한다. 본 사업이 이러한 역할을 반드시 해야 한다. 또한 지난해 말 시행된 '물산업진흥법'에서 제도화한 우수제품 등의 사업화 지원, 시범사업의 실시, 혁신형 물기업의 지정과 지원을 본 사업에서 선도적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본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수익형 사업모델 개발을 통한 민간기업 투자가 필요하며, 대구시 중장기 핵심사업인 3공단·염색·서대구 등 노후산업단지 구조고도화,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 중심 에코타운 조성, 도시철도 연결사업 등과 충분히 연계하여 추진하여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대구시 물 관련 행정조직을 정부의 통합물관리 정책에 부응할 수 있도록 통합 일원화하고 전문화하여야 한다.

2019-01-17 04:30:00

천영식 KBS 이사

[새론새평] KBS이사여서 죄송합니다

KBS 재미도 없고 균형감도 상실국민 눈높이 벗어난 '국민 방송'30~59세 시청률 1.1%에 불과해정작 경영진은 "갈 때까지 가 보자""방송이 이게 뭡니까. KBS 안 봅니다."요즘 'KBS 이사' 직함이 찍힌 명함을 건넬 때 당혹스러운 일이 잦아졌다. 명색이 국민의 방송인데, 국민들로부터 원망 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KBS를 변화시켜 보겠다는 순수한 열정을 갖고 이사직을 시작한 지 4개월. KBS는 이미 오래전부터 가라앉고 있었지만, 그 4개월 동안도 더욱더 가라앉고 있음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지난 12월 2019년 KBS 예산을 심의하면서 KBS 경영진의 미래 비전 부재에 대해 소스라치게 놀란 것은 혼자만이 아니다. 11명의 이사진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KBS의 암울한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필자처럼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KBS 이사를 맡고 있는 3명은 '온몸으로' 걱정하고 있고, 나머지 더불어민주당 추천의 다수 이사들은 '남몰래' 걱정하고 있다는 차이라고 생각한다.4개월간 겪은 KBS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표현하라면, 안으로는 무사안일, 밖으로는 마이동풍이라는 말로 집약할 수 있다. 배가 가라앉고 있다고 말해도, 선실에 남아 있으라고 방송했던 세월호 선장을 떠올리게 한다. 먹통이다.대학에서 미디어 관련 강의 도중 KBS 방송을 보느냐는 질문에 70여 명의 학생 중 어느 누구도 '예'라고 대답하지 않았다. 안 본다는 것이다. 왜냐고 물었더니 대답은 간단했다. "재미없어요."한국갤럽은 매달 한국인이 좋아하는 상위 20개 TV 프로그램을 조사하고 있다. KBS1 TV에서는 일일연속극 하나만 포함될 뿐이다. 국민이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은 없는 것이다. KBS1 TV는 국민의 돈을 직접 받는 유일한 방송이지만, 국민의 시야로부터 사라져 가고 있다. 배신이다.KBS는 지난 11월 6개의 프로그램을 새로 시작했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를 제외하고, 나머지 5개는 1~3%에서 바닥을 치고 있다. 없는 돈에 약 300억원의 제작비를 추가 투입했는데도 약발이 안 먹힌다.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무능이다.공영방송이니 재미없어도 된다고? 편파 논란까지 휩싸여 있다. 공영방송의 존재 기반인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김정은 찬양을 쏟아내는 '오늘밤 김제동'을 보는 불편한 심기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새해 첫 방송을 했던 1월 2일을 기준으로 핵심 시청층인 3059(30대에서 60세 미만) 국민의 시청률이 1.1%에 불과하다. 또 프로그램의 타깃 대상인 20~40대 시청률은 0.6%다. 청년층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골고루 보지 않는다.5개월째 그러고 있는데도 정작 KBS 경영진은 갈 때까지 가 보자고 말한다. 갈 때라는 게 가라앉을 때를 의미하는 걸까. 시청자를 볼모로 한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이다. 그 방송은 워낙 문재인 대통령의 홍보에 열을 올린다고 해서 어느 언론으로부터 '오늘밤 청와대'라는 조롱까지 받고 있다. 쉽게 표현하자면, KBS 방송은 재미도 없고 싸가지(균형감 상실)도 없는 셈이다. 그래서 불편하다.공영방송 전문가인 강형철 숙명여대 교수는 "신문과 달리 공영방송은 방송사 또는 방송사 조직원의 이해를 대변하는 장이 아니라 사주인 '시민 전체'의 의견을 대변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공영방송론」 300쪽) 그런데도 KBS 기득권 세력들은 김제동 방송을 비판하는 시민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화를 내고 있다. 이사회 내부 논의도 반대했다. 누구를 위한 표현의 자유일까. 표현의 자유란 이름으로 김제동 방송을 보지 않거나 불편해하는 국민 95% 이상을 KBS 바깥으로 밀어내고 있다. 장외투쟁으로 떠밀고 있는 것이다.국민의 눈높이에서 일탈한 방송은 국민의 방송일 수 없다. 방송을 싸가지 없이 만드는 말 못 할 정치적 이유가 있는 건지, 대학생들 눈에 비친 대로 아예 '노잼' DNA를 갖고 있는 건지, 누가 나서서 죄송하다는 얘기라도 해줬으면….국민 없는 국민방송. 국민은 지금 밑 빠진 독에 시청료라는 물을 갖다 붓고 있다. 야권 이사로서 저는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2019-01-09 13:33:51

김주영 소설가

[새론새평] 그 많았던 반딧불이는 어디로 갔을까

반딧불이 한 번 짝짓기 위해 1년 변신온몸 풍찬노숙 마다 않고 경륜 쌓아몽골인은 세 살 때부터 말타기 배워전사 되면 마상재 달인으로 거듭나아무리 우겨 봐도 어쩔 수 없네/ 저기 개똥 무덤이 내 집인걸/ 가슴을 내밀어도 친구가 없네/ 노래하던 새들도 멀리 날아가네/ 가지 마라 가지 마라 가지를 마라….30여 년 전 대중들에게 회자되었던 이 가요의 노랫말 중에 반복되는 "가지 마라 가지 마라 가지를 마라"의 가사에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이별에 대한 가슴 저미는 듯한 아픔과 숙연함이 배어 난다. 나를 위해 한 번만 노래해줄 법한데도 자신이 지닌 보석 같은 지혜와 눈부신 성과를 숨긴 채, 오늘 밤도 그렇게 울다가 잠이 든다는 대목에는 목이 멘다.그 대상이 바로 캄캄한 밤중에 혼자서 불을 밝히며 어둠 속을 날아가는 반딧불이다. 애벌레일 때는 늪에서 물달팽이를 먹고 자란다.그리고 약 250여 일이라는 길고 긴 기간 동안 허물을 벗는 과정을 거쳐 비로소 늪에서 벗어난다. 그것도 모자라 다시 60여 일 동안 땅속에서 번데기로 살아야 드디어 어른벌레가 된다.그러나 수명 2주의 짧은 기간 동안 낮에는 습하고 어두운 개똥이나 소똥 밑에 숨어 지내다가 밤이면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식음을 전폐하고 불을 밝히고 밤하늘을 날아다니며 짝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른벌레가 되어도 몸길이 불과 1센티미터, 그 작은 벌레가 짝짓기 한 번을 위해 장장 일 년에 걸쳐 여섯 번 이상의 허물을 벗는 변신과 고통을 감내한다.이것이 그 벌레가 온몸으로 겪는 몸서리치는 경륜이다.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산기슭을 끼고 있는 크레모나 지방은 이미 17세기부터 명품 현악기 제작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곳이다.특히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가문이 만들었던 바이올린은 세월이 흘러갈수록 값어치를 더한다. 얼마 전 경매에 부쳐진 그 바이올린의 출품가는 70억원이었다. 그 현악기가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재료인 나무들이 가졌던 뼈저린 경륜에서 비롯된다.스트라디바리 가문은 빙하기의 알프스 산록에서 끊임없이 몰아치는 거센 비바람과 천둥소리, 그리고 뼛속까지 스며드는 혹한과 눈보라를 견디느라 무릎을 꿇고 옆으로 자라는 나무들을 베어다 담금질해서 이른바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라는 이름을 가진 바이올린을 제작해 냈었다.무려 백 년 동안이나 이어진 냉해와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나무로 악기를 만들었을 때, 연주장이 아무리 넓어도 객석 구석구석까지 온전하게 퍼져 나가는 천상의 아름다움을 지닌 공명을 얻을 수 있었다.몽골인들은 세 살 때부터 말타기를 배운다. 그 아이가 자라서 전사가 되면 말 네 마리를 한꺼번에 몰고 황야를 달릴 수 있는 마상재(馬上才)의 달인이 된다. 안장도 없이 달리는 말 위에서 자고, 달리는 말 위에서 먹고, 달리는 말 위에서 활 쏘고 창을 던져도 과녁에서 빗나가는 실수를 볼 수 없다. 그들은 하루 160킬로미터 이상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말의 담력과 질주력에 힘입어 드디어 거대한 유럽 땅을 삽시간에 정복할 수 있었다.내 편만을 찾을 게 아니다. 반딧불이가 태어날 때처럼 그 분야에서 풍찬노숙을 마다 않고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를 삼고초려를 해서 모셔 와야 한다. 경륜은 위험 부담을 극소화시킨다.그것을 쌓지 못한 사람은 걸핏하면 원망이 많고 핑계가 많다. 그뿐만 아니라 실패할 경우 권력자의 등 뒤에 숨어서 대중을 향해 화를 내고 비난을 퍼붓는다. 빗물을 받을 그릇이 삐뚤어지게 놓인 걸 깨달았다면, 똑바로 놓을 줄도 알아야 바라는 만큼의 물을 담을 수 있다. 돌에서 물을 짜낼 수는 없다. 인생은 한 닢의 동전, 어디에서나 쓸 수 있지만, 한 번밖에 쓸 수 없다.

2019-01-02 06:30:00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 자주가 항상 좋은 건 아니다

국가·민족의 자주를 명분으로 독재세계 모든 독재자들의 공통된 모습북한 정권의 군사 도발 '자주적 악행''악행' 눈감고 '자주'만 떼어내 찬양자주 혹은 주체성이란 일반론적으로는 좋은 것이다. 개인이나 국가나 주체성을 가지고 자주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자주나 주체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자주가 악행이나 우행으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로 한정되어야 한다.국가 혹은 민족의 자주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독재를 하고 독재자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세계의 모든 독재자들의 공통된 모습이다. 북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도 민족 자주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가족 독재를 지속하고 있다. 북한 정권이 인류사적 대발명이라고 선전하는 주체사상도 독재의 명분으로 내세운 자주를 억지로 부풀린 것에 불과하다.대한민국에서도 자주가 독재의 명분으로 이용된 적이 있다. 유신 시기의 집권 세력은 서양의 자유민주주의라는 옷은 한국인의 체격에 맞지 않은 것이며, 한국에서는 한국인의 체격에 맞는 한국식 민주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와 같이 한국식 민주주의를 모색하고 실천하는 것을 민족 주체성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말했던 한국식 민주주의란 곧 유신 독재를 말하는 것이고 민족 주체성이란 민족 자주를 말하는 것이다.개인이나 집단이 자주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일을 자주적으로 실행하게 되면 재난을 당하게 된다. 수영을 배운 적이 없는 사람이 자주가 좋은 것이라 하여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자주적으로 물에 뛰어들면 '자주적 익사'로 귀결된다.악행의 구실이 되는 자주나 우둔으로 연결되는 자주는 비판되어야 할 '나쁜 자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자주라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가족 독재를 자행하고 있는 북한 정권을 우리 민족의 자주적 전통을 계승한 집단으로 미화하면서, 북한 정권의 자주성만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우긴다.그 사람들은 주민을 굶겨 죽이면서도 핵무기를 만들고 대남 군사 도발 책동을 계속하는 북한 정권의 '자주적 악행'에서 '악행'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자주'만을 따로 떼어내서 찬양하고 있다. 그리고 '악행'마저도 '자주'의 불가피한 파생물로 감싸준다. 그 사람들의 행태는 자주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살인범에 대해 그의 살인 행위는 눈감아 주고 '자주적 인간'이라고 칭찬하며 그 범인의 살인을 '자주'의 불가피한 파생물이라고 변호하는 것과 동일하다.그 사람들은 또 우리가 한미연합군의 전시작전권을 수행할 역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주국방을 위해서 전시작전권을 한국이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자주는 전쟁에서의 패배를 자초하는 어리석은 자주이다. 그 사람들은 우리가 한반도의 당면 문제들을 해결할 역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한반도의 당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자주는 한반도 당면 문제들의 효과적 해결을 저해하는 어리석은 자주이다.우리 민족은 매우 오랫동안 강대국에 눌려 살아왔기 때문에 민족 자주라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 국민의 이런 심리적 경향은 북한 정권의 '나쁜 자주', 범죄적 자주를 민족의 기상을 살리는 자주로 왜곡하는 북한 정권과 남한 종북 세력의 책동이 사기라는 것을 명확하게 깨닫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 또 한미연합군의 작전권을 한국이 행사하게 되면 한반도의 전쟁 발발 시 한미연합군의 패배를 초래할 것이며, 한반도가 당면한 문제를 한국이 주도적으로 해결하면 당면 문제들의 해결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점을 깨닫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대한민국이 북한에 대해 올바로 대처하고 한반도가 당면한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국민들이 '자주=항상 좋은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하루빨리 버려야 할 것이다.

2018-12-26 11:30:36

김대영 (사)대한민국지식중심 이사장

[새론새평] 억강부약(抑强扶弱)

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약자 돕는 정치 실종돼 사고 되풀이노인·교육·육아 문제 파고드는 의원뽑을 수 있는 선거법 개정 합의 '위안'중국 한나라의 역사가 반고(班固)는 '정재억강부약'(政在抑强扶弱), 즉 정치의 의미는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돕는 데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새벽에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꽃다운 청년 김용균 씨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생각난 말이다. 가진 것이 없다고 성실하게 일하는 청춘이 이렇게 쓰러져간다면 대한민국에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차별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날로 심해지는 것이 과연 정상일까.이번 사건을 보면서 정치의 실종을 절감한다. 정치 때문에 사고가 터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2년 전에 있었던 서울 구의역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사건과 판박이다. '위험의 외주화'가 초래한 결과이다. 당시 이 문제에 대해 정치권은 너도나도 해결하겠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결과는 없고 똑같은 사고는 되풀이되었다. 약자를 돕는 정치가 죽었기 때문이다.원래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은 강자에 대한 견제의 원리를 담고 있다. 권력자를 법으로 묶어놓기 위해 만든 것이 헌법이다. 그런데 문제는 헌법만으로 강자를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약자에 대한 보호가 쉽지 않다. 권력은 가만히 놔두면 저절로 집중된다는 '과두지배의 철칙'을 이탈리아의 사회학자 미헬스(Robert Michels)가 주장한 이후 이 기분 나쁜 이론을 아무도 논박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절대 권력이 반드시 부패하듯 집중된 힘은 세상의 해악이 된다. 이 때문에 권력이 집중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정치고, 그로써 약자를 돕는 것이 정치의 본분이다.물론 권력을 집중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도 있다. 국난의 상황이나 가진 게 없을 때는 탈탈 털어서 힘을 모아야만 한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이 그것이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단계에 이르면 집중 자체가 걸림돌이 되고 독재는 내부로부터 무너지고 만다. 이명박 정부에 이르러서는 힘 모아 키워준 재벌이 국민경제에 아무런 낙수효과를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강한 대통령과 힘 있는 여당이 국정 농단의 원인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강자들은 여전히 힘을 몰아달라고 주장한다. 힘을 몰아준다고 정치가 살아나지 않는다. 힘 있는 김영삼 대통령은 공안 정국을 주도했고, 다수를 확보한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오만한 정권으로 몰고 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번 예산안 처리에서 드러났듯이 힘이 없어 협치를 못 하는 것이 아니다. 예산안 통과를 정치 행위라고 강변하지 말자. 도적들도 협력해서 약탈한 물건을 잘 나눠 갖는다. 약자들에게 돌아갈 복지 예산을 떼어 지역구 개발 예산으로 나눈 것을 보면 기가 막힐 따름이다.독일의 철학자 하버마스(Jűrgen Habermas)는 후기 산업사회에서 특히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거와 달리 공동체 정신이 약화되어 개인이 고립된 상태에서 국가마저 약자를 돌보지 않는다면 그들은 곧바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국가의 해체로 이어진다. 주변부부터 무너지기 시작해서 전 사회까지 붕괴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지난 주말에 정치권이 선거법 개정에 합의해서 약자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될 수 있는 길을 터 주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우리도 이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헌신하는 국회의원, 농업에 정통한 국회의원, 노인·육아·교육 문제를 끝까지 파고드는 국회의원을 비례대표로 뽑을 때도 되었다. 이것을 아까워하다가 훗날 내가 약자가 되어 피눈물을 흘려본들 소용이 없다.

2018-12-19 11:29:17

김구철 전 아리랑T V 미디어 상임고문

[새론새평] 혼밥과 단식, 일자리…대한민국의 미래는?

"고용문제 성공 못했다"는 文대통령최근에 혼자 식사하는 일 잦다고 해'김정은과 식사' 마냥 기다리지 말고단식 야당대표 찾아 '밥 한끼' 했으면삼국지에 위나라 장수 사마의가 적장인 촉나라 승상 제갈량의 식사량을 물어보고, 제갈량의 건강과 수명을 재는 대목이 나온다. 21세기 최첨단 문명사회가 된 요즈음도 여전히 '먹기'는, 개인의 의지를 가늠케 하고 집단의 행동 논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 '먹는 문제'가 우리 정치권의 화두가 됐다.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요구하며 8일째 단식 중이다. 비례대표제는 표의 등가성을 담보하는 소중한 제도다. 그러나 야당이 요구하는 '권역별 연동형'은 현재로서는 지역 정당에 더 유리하고, 자칫 지역 정치를 고착화할 위험성이 있다. 단식의 명분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여권이 그의 단식을 보는 태도에는 아쉬움이 있다. 애정이 부족하다. 손학규, 그만한 정치인을 찾기 어려운, 한국 정치의 소중한 자산인데….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혼자 식사하는 일이 잦다 한다. 1년 전, 지난해 꼭 이맘때 중국 방문 당시 대통령이 혼자 식사하고 그 사진까지 공개됐기에, 대통령의 '혼밥'이 근거 없는 소문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대통령은 국정 전반을 챙겨야 하고, 그러기 위해 많은 다양한 사람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 생각이 같은 사람과는 언제 어느 때나 대화할 수 있지만, 생각이 다른 사람과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식사는 생각 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런데 혼자 식사하신다? 생각 다른 사람과 대화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다는 뜻이다.대통령은 11일 "고용 문제는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자성했다. 이미 대한민국의 경제 수준은, 경험 없는 저학력자의 일자리가 설 여지가 별로 없다. '최저임금' 언저리의 일자리는 제3세계 출신의 노동자에게 넘어간 지 오래다. 아무리 돌아봐도 고학력 장기 경력자를 위한 일자리뿐이다. 국내 일자리 늘리기는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그런데도 여전히 청와대와 정부는, 국내만 뚫어져라 들여다보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언론 보도도 외면했다.(본지 2017년 10월 11일 자 「시각과 전망」 백설공주와 최저임금, 2018년 2월 8일 자 「새론새평」 청년 일자리, 해외에 길이 있다) 어쩔 수 없다. 대통령부터 다른 정책 아이디어를 가진 인사와 폭넓게 만나야 한다.문재인 대통령이, 생각이 많아서 혼밥할 수 있다.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하니까.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식사를 기다리느라 혼밥할 수도 있다. 그 식사는 우리가 부르고 김정은이 답한다고 바로 성사되는 게 아니다. 남과 북에 일부 반대 세력이 있고, 이웃 국가들이 국력을 기울여 견제하고, 멀리 미국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다. 마냥 기다릴 것인가?대통령이 북의 동반자만 기다리지 말고 남의 동반자와 먼저 만나 식사하면 어떨까? 청와대에 탁월한 기획자가 있다는데, 대통령이 야당 대표의 단식 현장을 찾아 함께 식사하는 기획은 왜 못 할까? 그는 대통령과 김정은의 식사만 기획하나? 쉬운 일은 하지 않고, 어려운 것만 시도하는 것이 큰 정치인가? 돌아가는 길이 지름길이라고, 정치권이 힘 모으면 북쪽과의 대화도 훨씬 쉽게 풀리지 않을까? 다행히 제1야당도 막말 지도부가 차례로 물러나고 합리적인 신임 지도부가 들어섰다.가까운 쉬운 것부터 하는 것이, 일 잘하는 사람의 일하는 방식이다. 기획도 주변의 일상사를 살피는 데서 시작하면 좋겠다. 대화도 가까이에서 시작해야 한다. 성경에도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고 했다.

2018-12-12 12:05:42

김주영 소설가

[새론새평] 지나간 것에 대해 되새김질하기

전통 뒷간 배설물 농사 거름으로 써마사이족은 집 벽에 소 배설물 발라냄새 나지만 빛나는 가치 숨어 있어지나간 것들 무작정 버리지 말아야조선시대 후기에 외국인이 촬영한 사진 중에 똥장군을 지고 서 있는 한국인 농사꾼의 사진이 있다. 그 사진이 인상적인 것은 사람의 배설물이 담긴 용기를 등에 지고 있으면서도 카메라를 향해 전혀 민망한 기색 없이 당당한 표정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문명 세계로 진입한 지금은 그런 모습이 사라지고 볼 수 없게 됐다. 중세 유럽에서도 거리에 변기통을 가지고 다니며 빌려주고 돈을 받는 장사꾼이 있었다. 심지어 새벽이면 너도나도 배설물을 거리에다 내다 쏟아 도시 전체에 악취가 진동했다. 루이 14세가 즐겨 신었던 굽 높은 구두의 동기도 당시 길거리에 흩어진 오물을 피해 다니기 위한 것이었다는 기록도 있다.그런데 배설물을 처리하는 우리의 역사는 그렇게 미개하거나 허술하지 않았다. 절제와 효용성의 묘미에서 이탈한 적이 없었다. 궁중에서는 왕이 매일 아침 내놓는 배설물을 맛보는 어의가 있었다. 그 맛과 빛깔로 왕의 건강 상태를 검사하기 위함이었다. 배설물 속에 모든 병증의 원인과 진행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그때부터 알고 있었다. 조선시대 건축의 백미로 일컫는 병산서원의 만대루 왼쪽에는 우리나라 뒷간의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만대루가 개방된 공간으로서의 건축미를 자랑하듯 이 뒷간 역시 개방된 열린 공간을 자랑한다. 주거 공간과 멀리 떨어져 있어 지붕 없이도 악취가 주거 공간 주변까지 미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민간 가옥에 존재했던 뒷간 대부분이 만대루 뒷간이 가지는 이러한 공간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그것을 재활용하는 현명함을 가지고 있었다. 화학비료가 없었던 조선시대 때 농사에 쓰였던 거름의 효용성도 동물의 배설물이 섞이지 않으면 불가능했다. 그때는 우리의 농토가 지금처럼 황폐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름졌다.우리가 미개한 사람들로 꼽는 아프리카의 마사이족은 기르는 소가 배설한 똥으로 그들 가옥의 벽을 바른다. 해충의 침입을 막고 맹수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동남아에선 코끼리와 짐승의 배설물을 거쳐 얻어낸 커피콩을 거두어 고품질의 커피를 얻어낸다. 우리가 반딧불이로 부르는 개똥벌레는 낮에는 습하고 따뜻한 소똥이나 말똥 속에 숨어 지내다가 밤이 되면 밖으로 나와 암수를 찾아 활동한다. 그 개똥벌레는 급기야 반딧불이라는 명칭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지방자치단체에선 축제도 열어 관광객들이 반딧불이를 보려고 전국에서 모여들어 밤이 되기를 기다린다. 냄새 나고 혐오스럽다고 내다버려야 할 것들에 대한 빛나는 가치를 되새김함으로써 얻어내는 성과다.과거에 새마을사업의 성과에 집착하다가 모든 것들을 버리고 새 출발하자는 슬로건 때문에 우린 아주 소중하고 값어치 있는 민속 자산을 많이 잃어 버렸다. 프랑스의 베르사유에 있는 베르사유 궁전은 루이 14세가 파리의 궁전을 버리고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화려하고 거대한 궁전에는 화장실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설이다. 궁전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파티가 열렸고 왕의 환심을 사려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 들었다. 먹고 마시고 춤추며 환락의 밤은 연일 계속되었다. 그런데 그들 왕족과 상류층도 어차피 사람이었고, 먹고 마셨으니 당연히 배설 욕구가 뒤따랐다. 궁전 주변은 그들이 내놓는 배설물 장소로 활용되었고, 낮이 되면 그들 배설물에서 풍기는 냄새로 가득 찼다. 왕이 의도했던 대로 궁전 자체는 깨끗해졌지만, 주변 환경이 배설물로 오염되는 비관적인 결과를 맞았다.지나간 것, 그리고 버려진 것들 속에도 빛나는 보석이 숨어 있을 수 있다. 그것을 놓치고 후회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도 마찬가지다. 지나간 것이라 해서 무작정 버리거나 혐오스러운 눈길을 주지 말자.

2018-12-04 10:33:13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 심각해진 내부의 적의 위협

세계역사를 통해 국가 존립의 위협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치명적서울 광화문 '김정은 환영단 발족식'대한민국이 감당할 한계 초과 징후우리나라에서는 국가 존립 문제를 논할 때 대체로 외부의 적에 대한 방어만을 말하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외침에 자주 시달려온 기억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국가 존립에 있어서 더욱 중요시해야 할 대상은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다.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데 있어서 보다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것은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기 때문이다.내부의 적이 외부의 적보다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 정도가 심하다는 점은 세계 역사가 입증해준다. 세계 역사를 보면, 아무리 작은 국가라도 내부의 적이 없이 국민이 잘 단결해 있으면 외적의 공격에 쉽게 붕괴된 경우가 없다. 반면 아무리 많은 군대를 가진 강대한 국가라도 내부의 적이 많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상태에서 오래 존속한 경우가 없다.국가의 존립에 대해 내부의 적이 외부의 적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미치게 되는 까닭은 사물의 본질에서부터 비롯된다. 모든 사물의 유지와 변화에 있어서 사물의 내적 모순은 사물의 외적 모순보다 우월한 작용을 한다. 모든 사물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이 국가 존립에 대한 내부의 적과 외부의 적의 위협 차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국가 존립에 대한 내부의 적의 위험도는 국가의 정치체제가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폭이 클수록, 그리고 대외적 개방도가 클수록 더욱 높아진다. 그런 정치체제는 내부의 적이 생성·확대될 수 있는 조건을 보다 폭넓게 제공하기 때문이다.모든 선박은 적재 가능한 화물량의 한계가 있고, 그 한계를 초과하는 양의 화물을 싣게 되면 침몰한다. 모든 국가도 감당해낼 수 있는 내부의 적의 규모가 있고, 내부의 적의 규모가 감당해낼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하게 되면 붕괴된다.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북한 집권자 김정은을 위인으로 찬양하면서 그의 남한 방문을 환영하기 위한 '위인맞이 환영단' 발족식이 있었다. 이 발족식에서 한 연사는 김정은을 위인이라고 치켜세우면서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 여러분도 곧 좋아하게 될 거예요"라고 외쳤다.언론 매체들은 그 집회의 규모가 극히 작고 시민들의 반응이 냉소적인 점을 고려하여 김정은 환영단 발족식을 '똘아이들의 장난질'쯤으로 가볍게 취급했다. 필자의 생각에는 그 집회의 정치적 의미를 가볍게 평가할 일이 아닌 것 같다. 필자의 예상으로는 앞으로 김정은 환영단 발족식 또는 그와 유사한 퍼포먼스가 전국 여러 곳에서 연쇄적이거나 동시다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예상대로 그런 퍼포먼스가 확산되면 그것은 대한민국 안에 내부의 적의 규모가 위험수위에 이르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그런 일이 아니더라도 남한 사회 내에 내부의 적의 규모가 대한민국이 독자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했음을 시사하는 증후들은 적지 않게 나타났다. 예를 들면 국방 태세 약화를 경고하는 행위에 대한 사회적 경멸, 내부의 적을 억제하는 국가 기구와 법제의 무력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을 무시한 공적 조치 및 집단행동의 빈발, 본원적인 적대 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북한을 단지 동족이라는 이유로 국가 존립을 위한 관건적 동맹의 파트너인 미국보다 중시하는 사회 풍조 등이 그것이다.지금부터라도 국민들이 위험수위에 달한 내부의 적의 규모 확대에 경각심을 가지고 그에 대응하는 노력을 전개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적재 한계를 초과한 화물을 실은 선박의 모양새가 되어, 외부의 적인 북한에 당하기에 앞서 남한 사회 내부의 적에게 먼저 당할 가능성을 부정하기 어렵게 될 것 같다.

2018-11-28 11:56:23

김대영 (사)대한민국지식중심 이사장

[새론새평] 정개특위의 딜레마

'연동형 비례대표제'엔 암묵적 동의국회 의석수 늘리자니 민심 무섭고지역구 의원수 줄이자니 반대 거세여건 잘 살펴 선거법 개정안 발의를현재 국회에서는 선거법 논의가 한창이다. 지난달에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개특위)가 설치되어 현재 선거법 개정안이 준비 중이다. 정치개혁의 최대 현안은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이지만 그동안 국회마다 설치된 정개특위는 특별한 성과 없이 끝나고 말았다. 따라서 정개특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많지만, 지금의 정개특위는 다른 때와는 좀 달라 보인다. 이번에는 선거제도 개편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가장 어려운 것이 개편 방향에 관한 정치권의 합의인데, 이미 끝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지난달 초에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정개특위에 합의하면서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을 위원장으로 내세운 것은 정치권이 이미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암묵적으로 동의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법 개정을 주문했는데, 여야 정당들이 이를 미루다가 마침내 여론에 밀려 수용한 것이다.현행 선거제도는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오랫동안 비판받아왔다. 실례로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25%의 정당지지를 받고서 41%의 국회의원 의석을 확보했고, 그전의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42%의 지지로 50%의 의석을 얻었다. 이 때문에 선거 후에는 어김없이 '승자 독식'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그러나 선거법 개정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거대 정당들이 담합하여 기득권을 지켜왔는데, 이번에는 바뀔 모양이다.물론 연말까지 정개특위가 선거법 개정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다. 국민 여론이 의석수를 늘리는 데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국민 다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찬성하면서도 국회의원의 수를 늘리는 데는 반대한다. 그런데 의석수를 묶은 상태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하면 국회 표결에서 부결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시행을 위해서는 지역구 의원의 숫자를 대폭 줄여야 하는데, 당장 지역구를 잃게 되는 국회의원들이 거세게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다.여기에서 진퇴양난(進退兩難)에 처한 정개특위의 딜레마가 시작된다. 국민들에게 별로 존경받지 못하는 국회의원의 수를 늘리자니 민심이 무섭고, 현재의 의석수에 맞춘 개정안은 국회에서 부결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정개특위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어쩌면 그래서 소수당 의원에게 선심 쓰듯 위원장직을 맡겼는지도 모르겠다. 더 나아가 국민들은 비례대표 의원을 더 싫어한다. 비례대표 의원들이 앞장서서 막말로 정치를 어지럽히기 때문이다.사실 대한민국의 발전 정도를 생각하면 국회의원의 절반은 비례대표로 뽑아 그들에게 정책개발을 맡기는 것이 합당하다.이미 학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의견이 모아졌는데, 그 이유는 공정한 대의와 더불어 정책정당의 필요성 때문이다. '독일 통일의 아버지'라 불리는 헬무트 콜(Helmut Kohl) 총리도 비례대표 의원이었다.이제 도로포장이나 마을회관 건설 같은 지역현안은 지방의원들에게 맡겨도 된다. 국가정책을 고민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지역사업에 몰두하다 보니 국정은 공무원들에게 맡겨져 변화와 발전이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주에 571개 시민단체들이 모여 한목소리로 의석수 확대를 주장하여 정개특위에 힘을 실어주었다. 아무쪼록 정개특위가 그 시한인 다음 달까지 국민 여론과 정치 여건을 잘 살펴서 선거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발의해 주길 바란다. 과거 한나라 대장군 한신(韓信)이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배수진을 쳐서 조나라를 함락시켰던 것처럼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 큰 지혜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2018-11-21 11:31:25

김구철 전 아리랑T V 미디어 상임고문

[새론새평] 강자에 관대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고액 연봉에 갖은 수당과 복지혜택재벌 노조는 '갑 중의 갑, 무궁화 갑''갑에게는 절대 불관용' 국정 원칙을노동계 적용하는 여권 용기에 박수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월 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노조라고 해서 과거처럼 약자일 수는 없으며,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이틀 뒤 민노총은 "노조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조차 없는 무지하고 오만한 말"이라고 맞받았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13일에도 국회에서 민노총에 대해 "많은 고민과 우려를 갖고 보고 있다"고 재차 비판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한 발 더 나갔다. "한국지엠 노조가 카젬 사장을 감금했는데 미국에서는 그러면 테러"라고 지적했고, 민노총에 대해서는 "말이 안 통한다"고 일갈했다.여권 최고위 인사들의 일련의 발언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어떤 이는 "할 말 용기 있게 잘 했다, 시원하다" 하고, 어떤 사람은 "겁이 없네? 배은망덕하다"고 한다. 2016년 총선, 지난해 대통령선거, 올해 지방선거, 3년 연속 여권에 표를 몰아준 노조로서는 섭섭하겠지만, "노조가 청구서를 내민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 그 어느 쪽으로 해석하든 여권 인사들의 발언은 의미심장하다.새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지 않는 노동계에 정부 여당도 서운한 게 많았을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 반대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거부 ▷한국지엠 노조의 외국인 대표 감금 ▷고용 세습을 지적한 여당 원내대표 고발 등. 그러나 아무리 감정이 쌓였다 해도, 거대 조직인 민노총을 건드리려면 여권으로서는 큰 결단이 필요했을 것이다. 선거 때 노동계가 등을 돌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앞으로 1년 반 동안 선거가 없으니 한판 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 만일 이런 얄팍한 계산의 결과라면 여권의 발언은 지속적인 지지를 받기 어렵다.반면에 여권이 '이제는 노조의 족쇄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면 그건 다른 문제다. 일시적인 지지율 상승이 아니라, 한두 정책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한국 정치의 지형이 왼쪽으로 몇 클릭 정도는 이동했고 그래서 노조의 몰표 아니라도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 말이다. 그래서 노동계 특히 민노총과 크게 한판 붙어도 정권 재창출 가능하다, 이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자신감일 수 있다.노조는 원래 약자들의 모임이고, 그래서 힘을 모아야 한다. 노조의 제1강령은 '안으로 단결, 밖으로 연대'이다. 1980년대 폴란드 민주화를 주도한 자유노조는 이름부터 '솔리대리티' 즉 '연대'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기업, 공기업, 금융 노조, 그리고 그들이 중심이 된 민노총은 협력업체 노조나 비정규직 노조, 취업 준비생과의 연대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말마따나 이미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서일까?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자. 지주-마름-소작농의 전근대적 농경 사회의 완전한 재판(再版)이다. 재벌이 지주, 대기업·공기업 노조는 마름, 협력업체 직원·비정규직은 힘없고 가난한 소작, 취업 준비생은 소작도 떼어 받지 못한 떠돌이 유민이다. 현대판 소작은 험한 일, 위험한 일 도맡지만, 원룸 신세를 벗어날 길 없다.현대판 마름은 고액 연봉에 갖은 수당, 온갖 복지 혜택을 누리면서, 소작 착취에 단단히 한몫한다. 탈법, 불법적으로 마름질을 세습하며 떠돌이 유민들이 마을에 발도 들이지 못하게 한다. 예로부터 지주보다 마름이 더 밉다고 했다. 21세기 마름은 입으로는 재벌 개혁을 부르짖으며 실제로는 재벌 권력에 철저히 기생한다.임종석 비서실장의 말마따나, 노조는 이미 우리 사회의 약자가 아니다. 약자는커녕 '갑 중의 갑, 무궁화 갑'이다. 사실 집권당과 제1야당 원내대표 모두 노조 출신이니, 노동계가 기세등등할 만도 하다. '갑에게는 절대 불관용'의 국정 원칙을 노동계에 대해서도 적용하는 정부 여권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강자에 관대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2018-11-14 10:31:37

김주영소설가

[새론새평] 시골 5일장, 부활 성공 사례 있다

'장흥 토요시장' 도회지 여행객 유도대형 관광버스 40대 주차 시설 마련가요무대 열어 파장까지 발길 잡아젊은이 찾도록 현대적 커피숍 즐비5일장은 1470년대 전라도 무안과 나주 등지의 사람들이 읍내로 나와 난전을 벌이고 물물교환을 한 것을 효시로 추정하고 있다. 그때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장시가 열렸으나 해를 거듭하면서 5일장으로 정착했다는 것이 지금까지는 정설이다.그러나 장시가 열리기를 거듭하면서 민간의 풍속이 어지러워지고, 농사꾼들이 농토를 버리고 상업에 종사하게 됨으로써 갖가지 폐단이 생겨났다. 여기저기에서 금압 조치를 내려 달라는 상소가 빗발쳤으나 대세를 막을 수 없었다. 그 5일장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오늘날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마당 역시 대세를 막을 수 없어 나날이 번성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우리 역시 5일장이 번성하였으나 제품의 대량생산이나 유통 구조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위축되어 장날의 풍경이 한적하기만 하다. 이젠 추억 속으로 사라질 위험마저 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5일장을 되살리기 위해 다방면의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나 인구 문제, 교통 문제, 유통 구조의 문제, 소비 패턴의 문제 등이 서로 얽혀 지난날의 번영을 회복할 징후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이 같은 와중에 5일장 부활에 성공한 지자체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전라남도 장흥이 바로 그곳이다. 장흥 5일장의 성공은 그 지방의 자연환경과 지역의 특성을 섬세하게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내놓아서 성공한 사례다.우선 장흥은 5일장을 폐지하고, 대신 토요일마다 장이 서도록 조처했기 때문에 이름을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이라 부른다. 관광 유적지가 산재한 인근 시군에서 모여드는 도회지의 여행객들을 토요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함이었다.장흥 시가지 오른쪽으로 길게 뻗은 탐진강 천변 제방을 사이에 두고 천변의 둔치 쪽은 대형 관광버스들이 40여 대나 주차할 수 있는 주차 시설을 마련했다. 제방을 넘어서면 주차장처럼 길게 뻗은 토요시장이 열리도록 조치하였다. 시장 양쪽 끝에는 가요무대를 마련하여 가수와 악단들이 파장 무렵까지 연예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근방에서 모인 1천여 명의 관광객들이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시장에는 인근 축령산 편백나무 숲에서 생산되는 표고버섯과 편백나무를 소재로 한 일용 제품들을 개발하여 팔고 있어 도시인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그뿐만 아니다. 도시인들의 추억을 건드리는 짚신이나 삿갓과 같은 옛 상품들도 팔고 있다. 음식으로는 유명한 장흥 삼합이 있다. 한쪽 장거리에는 사오십 명의 아낙네들이 줄지어 앉아 산나물과 채소를 팔고 있다. 그런데 그 아낙네들은 모두 목에 두 개의 명찰을 걸고 있다. 하나는 주민등록증이고 하나는 아낙네의 택호와 살고 있는 마을 이름이 적혀 있다. 아낙네들이 팔고 있는 산나물이나 채소들은 모두 인근 산기슭에서 채취한 것들이거나 자신들의 텃밭에서 유기농으로 기른 것들이다.군청 담당자들이 토요장마다 아낙네들의 상품을 점검해서 유기농이 아니거나, 이웃 장시에서 몰래 사온 것을 되팔고 있는 것이 발견되면, 그 자리에서 택호가 적힌 명찰을 회수해 버린다. 그것은 매우 엄격하게 집행되기 때문에 소비자는 명찰만 보고 채소를 구매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한쪽으로 가면 장흥으로 시집온 다문화 가족들이 저마다의 나라에서 먹어왔던 다국적 음식을 팔고 있어 이색적이다.시장 주변에는 인테리어가 현대적인 커피숍들이 즐비해서 젊은이들도 스스럼없이 토요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들 카페에서는 수시로 그림 전시회나 시화전이 열린다. 장흥은 소설가 송기숙 선생, 이청준 선생, 한승원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다.

2018-11-08 05:00:00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 문 정권에 대한 신영복·송기인의 영향

통혁당 투쟁 노선 따라 활동한 신부산 지역 운동권 중심인물인 송文대통령 빨리 벗어나지 않으면머지않아 큰 불행 초래될 것 같아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취해 온, 북한과의 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미국의 대북한 제재를 견제하는 행보를 보고 있으면 문 대통령이 깊이 존경하는 신영복 교수와 송기인 신부의 미국·북한 관련 발언들이 생각난다.신영복 교수는 1968년에 적발된 북한 추종 지하당 통일혁명당의 구성원으로서 20년간의 형무소 복역 후 1988년에 석방된 인사이다. 2016년 1월 작고한 신 교수는 출옥 후에도 통혁당의 투쟁 노선에 따라 활동했다. 문 대통령은 자기가 신 교수를 존경한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표명했으며, 신 교수에 대한 존경심이 넘친 나머지 신 교수의 붓글씨 액자를 청와대에 걸어 놓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직전 북한 특사 김영남과 김여정이 청와대를 방문하여 문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었을 때 배경에 있던 '通一'(통일)이란 붓글씨가 들어 있는 액자가 바로 그것이다.신 교수는 '황해문화' 2003년 가을호에 게재된 인터뷰 기사에서, 북한은 우리 민족의 주체성을 강화했는 데 반해 남한은 민족적 주체성을 잃고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 자본주의 체계의 중하위권에 종속돼 있다, 남북통일이 되려면 한국이 그 종속 구조에서 빠져나와야 하고 북한이 세계 자본주의의 하위에 종속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하여, 북한은 휴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전환한 후 경제 문제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려는 생각에서, 평화 체제를 위한 협상용으로 핵무기를 만든 것이다, 그에 반해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하는 동북아의 새로운 냉전 구조에 대비한, 또는 새로운 적을 만들어내는 미국의 전통적인 국가 전략과 관련해서 북한 핵을 다루고 있다, 한반도의 전쟁 위험은 북한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으로부터 올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미국은 한국의 은인'이라든지 '한반도 논의는 한미동맹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등의 환상적 미국관을 청산해야 한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북한 고립 정책과 미국의 북한 봉쇄 정책을 비판해서 북한이 자력으로 여러 가지 경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도록 돕는 게 필요하다고도 말했다.송기인 신부는 부산 지역 운동권의 중심인물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문재인의 정신적 지주'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이 내 생각하고 똑같다"고 말할 정도로 문 대통령과 가까운 송 신부는 '월간중앙' 2005년 5월호에 게재된 인터뷰 기사에서, 나는 1980년대부터 미군 철수를 주장해 왔다, 미군이 철수하기 위해서는 남북이, 서울 정부와 평양 정부가 먼저 손을 잡아야 한다, 어떠한 경우라도 우리 민족끼리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이 있어야 한다, 이것을 6자회담이니 뭐니에 맡길 것이 아니고 우선 서울 정부와 평양 정부가 저 사람들 몰래라도 긴밀하게 결속을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민족의 번영을 보장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 대미 관계는 안타까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송 신부가 말하는 '저 사람들'이란 미국을 뜻한다.이상과 같은 신·송 양인의 발언들과 문 대통령의 미국·북한에 대한 행보를 비교해 보면,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한 두 사람의 영향력이 매우 강하다는 점과, 북한과의 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미국의 대북한 제재를 견제하는 문 대통령의 행보가 문 대통령 1인의 판단에 따른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 핵심 세력의 집합적 판단에 따른 기조적인 정책임을 알 수 있다.문재인 대통령이 신 교수와 송 신부의 영향으로부터 하루속히 벗어나지 않으면 머지않은 장래에 대한민국에 큰 불행이 초래될 것 같다.

2018-10-31 11:47:23

김대영 (사)대한민국지식중심 이사장

[새론새평] 촛불집회와 공화주의

촛불집회 후 공화주의가 시대정신'갑질'근절 '미투'운동 사회 공감 형성정치권 능력'감수성 기대에 못 미쳐당파적 관점만 주장 땐 사회 해체돼 지금부터 2년 전인 2016년 10월 최순실 국정 농단의 물증으로 태블릿PC가 언론에 공개되자 "이게 나라냐"는 국민적 분노 속에서 촛불집회가 불붙었다. 촛불집회는 한 달 보름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 의결을 이끌어냈고, 그 두 달 후에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대통령이 파면되는 역사적 사건이 발생했다. 전 세계가 놀랐던 대한민국의 촛불집회가 불과 2년 전에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무겁게 다가온다.촛불집회가 과연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촛불 혁명'으로 평가되고 기억될지 알 수 없지만, 지난 2년을 되돌아보면 새로운 의미가 드러난다. 촛불집회는 분명 민주주의의 신장에 기여했고 많은 이들이 이를 주목하고 있다. 이제 최고 권력자를 파면한 대한민국 국민의 자긍심은 아무도 꺾을 수 없고 대통령도 함부로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할 수 없게 되었다.그러나 공화주의의 관점에서 성찰은 부족한 듯하다.서양의 공화주의는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민주주의와 더불어 다양한 제도와 관행을 만들어 왔다. 거칠게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비교하자면, 민주주의는 국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권력을 견제하는 원리이고 공화주의는 모든 국민을 위하여 권력을 행사하는 원리이다. 따라서 공화주의적 법치는 범죄자의 권리까지도 존중한다. 이런 맥락에서 촛불집회가 공화주의의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태극기집회'와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포함한 모든 국민을 위한 새로운 정신으로 성숙해야만 한다.촛불집회 이후 지난 2년 동안 우리 사회는 분명 공화주의적으로 성장했다. 대표적으로 '갑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들 수 있다. 이제 국가권력은 적극적으로 '갑질'의 근절, 나아가 사회적 부조리를 해소할 것을 요구받게 되었다. 이는 한국 사회의 질적 성장을 예고한다. 같은 맥락에서 '미투'운동도 해석된다. 남성과 여성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강압적 관계는 근절되어 마땅하다.그런데 문제는 이와 같은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갈 정치권의 능력과 감수성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공화주의적 제도 개혁을 위해서는 협치를 통해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만 하는데, 우리 정치인들은 상대방을 비난하는 데 급급해서 제 할 일을 않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거대 정당의 '정치적 갑질'을 막고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거법을 개정해야겠다. 과거에는 행정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정치적 민주주의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공정성과 다양성을 강화하는 정치적 공화주의가 시대정신이다. 공동체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 당파적 관점만을 주장한다면 사회는 분열과 대립 속에서 해체될 수밖에 없다.지금부터 120년 전에 발생했던 1898년의 만민공동회 사건을 통해 촛불 정신을 재해석할 수 있겠다. 그해 11월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만 명의 서울 시민들은 23일 동안 철야로 장작불을 피워 놓고 의회 설립을 주장했다. 당시 국왕이었던 고종은 공화주의자들이 왕권을 위태롭게 한다고 판단하여 만민공동회를 무력으로 해산했고 이승만을 비롯한 주동자들을 체포하여 사형을 선고했다.그러나 완전히 꺼진 것만 같았던 '장작불 집회'의 정신은 그 후 1919년의 거국적 3·1운동과 민주공화국을 천명한 '대한민국 임시헌장'으로 되살아났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해방 후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으로 계승되어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촛불 정신도 이처럼 성숙한 민주공화국의 토양이 되어야겠다. 그것이야말로 공자가 강조한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실천하는 길이기도 하다.

2018-10-24 10:50:14

김구철 전 아리랑T V 미디어 상임고문

[새론새평]양동마을을 다녀오면서

10년만에 경주 양동을 방문했다. 다른 인연이 있기도 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해서 기대가 컸다. 산책길로 좋았고 잘 보존된 고택도 잘 정비된 산책로도 좋았다. 경상도 반촌(班村)-양반마을의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아쉬움도 컸다.우선 안내가 턱없이 부족했다. 인물 소개는 벼슬 나열이 고작이고, 마을과 고택 소개는 공학적 설명으로 끝난다. 회재 이언적 선생이 왜 거유(巨儒)로 불리는지, 성리학의 기초라도 소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주리론, 주기론, 이기일원론이니 이원론이니 말만 들었지 제대로 아는 한국인도 많지 않은데, 설명다운 설명을 찾아 볼 수 없다. 마을과 고택에 얽힌 풍수사상에 대해 영어 안내판은 '토폴로지(Topology...)'로 시작한다. '풍수지리'의 영어 번역이 '토폴로지'긴 하지만, 영어권 사람들은 이를 '위상수학(位相數學)'으로 읽는다.양동을 대표하는 인물, 회재 선생의 이름, 호, 시호도 소개할 가치가 있다. '언적(彦迪)' 선비 언, 큰 인물 언, 나아갈 적, 이끌 적, 그래서 '언적'은 '이끌어가는 큰 스승'이란 뜻이 된다. 아호 '회재(晦齋)'는 '반성하는 집', 시호 '문원공(文元公)'은 '글, 정신문화의 원천'이라는 뜻이다. 거기에 원래 이름은 외자 '적(迪)' 이었지만, 임금의 명으로 언적이 되었다는 이야기까지... 얼마나 재미난가?'숭례문(崇禮門)'이 무슨 뜻이며 '덕수궁(德壽宮)'이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이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몇이나 될까? 왜 임금의 정전은 근정전(勤政殿)이며 왕비, 태후의 거처는 교태전(交泰殿), 자경전(慈慶殿)인가? 요즘 아무나 입에 달고 다니는 스토리텔링이 별건가? 이런 게 스토리텔링인데. 이런 해석이 없다면 '양동'에서 우리 미래 세대가 무엇을 자랑할 것이며,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무엇을 깨달을 것인가?근대 이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칼 휘두르던 자들이 권력 잡고 국정을 주물렀다. 그 후손이 명문 귀족이 되고, 귀족의 아들은 사관학교를 다녔다. 돈많은 상인들이 무인 귀족에 대항해 궐기한 것이 이른바 시민혁명이다. 우리나라처럼 중세 이전부터 독서계급이 국정을 담당하고 권문세가를 이룬 나라는 극히 드물다. 우리에게는 정신문화, 소프트파워가 군사문화, 하드파워를 통제한 유구한 전통이 있는 것이다.양동을 비롯한 전통 마을에서는 정신 문화를 우위에 놓은 자랑스런 우리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세계문화유산 양동에는, '양동의 추억'을 되새길 책자 한 권, 기념품 하나 없다. 우리야 그렇다 치더라도 일생에 단 한 차례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인류문화유산 '양동'을 기념할 게 아무 것도 없다.이집트에 가면 작은 은판에 이집트 상형문자로 이름을 새겨 목걸이 명찰로 사게 만든다. 고대 이집트 역사의 한 장면을 모티브로 한 파피루스와 면 티셔츠를 판매한다. 조금만 생각하면 양동도 기념품 소재는 쌔고도 넘친다. 무첨당(무첨당이나 향단, 수졸당, 관가정같은 고택의 모형이나 사진, 선비의 갓이나 문방 사우, 기념비의 탁본이나 문헌의 사본, 고지도 형식으로 제작한 양동 마을 조감도...간식조차 여느 서구 관광지마냥 각종 커피와 아이스크림 일색이다. 입구 매점에서는 컵라면과 샌드위치를 판다. 외국인을 위해 샌드위치는 그렇다 치고, 인류문화유산의 품위가 있지 컵라면이라니... 한입에 들어갈 작은 크기의 양반가 떡과 다양한 전통차를 설명 곁들여 내놓으면 좋지 않을까?마지막, 마을 입구의 벽화, 꼭 콘크리트로 급조해야 했을까? 어차피 시간 여행인데. 초입의 초등학교도 전통 서원의 건물 배치를 참고했으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

2018-10-17 12:07:01

김주영소설가·객주문학관 명예관장

[새론새평] 농촌오지, 소멸에서 부활하기

日 외딴섬 나오시마 재생 작업 성공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세계 명소로문화 예술만이 발걸음 되돌리게 해문화가 분산됨으로써 경제도 분산농촌 인구의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 오지 마을에는 하루가 다르게 빈집과 폐교가 늘어난다. 젊은이들은 떠나고 새우등진 노인네들만 남아 유모차에 의지해서 살아간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아니면 사래 긴 밭에 씨앗을 박거나, 과수원의 풋과일을 솎아낼 엄두조차 못한다. 소멸을 앞두고 있다는 지방자치단체의 이름이 가시지 않고 우리들 주위를 유령처럼 떠돌아다닌다.가까운 이웃인 일본은 인구 노령화와 농촌 공동화를 먼저 겪고 있는 나라다. 그런데 그들은 농촌의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날의 활기를 되찾고 있다. 우선 일본의 외딴섬인 나오시마의 경우를 사례로 들 수 있다. 이 섬은 구리제련소의 폐기물로 가득해서 버려진 곳이었다. 그러나 1989년부터 시작된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가들의 손길이 닿기 시작했다. 마을 곳곳에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안도 다다오의 설계, 되살린 전통 가옥, 세계적인 작가의 조형물을 이 섬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나오시마는 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세계 7대 명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섬이 거둔 눈부신 성과는 문화가 분산되어야 경제가 분산된다는 놀라운 가르침이다. 일본의 또 다른 오지 마을인 에치코 쓰마리 지역에선 3년마다 한 번씩 대지의 예술제가 열린다. 하찮은 흙도 모아서 다듬으면 훌륭한 전시품이 된다는 것을 이 예술제는 보여준다. 2015년의 예술제에는 5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이 오지 마을에 모여들었다. 더불어 약 50억엔의 경제 효과도 거두었다. 일본의 오지에 숨어 있는 작은 마을 곳곳에는 갖가지 문학관과 박물관이 문을 열고 있어 지역 경제를 되살리고 있다. 이들 사례에서 보듯이 빼어난 자연에 예술의 옷을 입히고, 스며드는 예술을 지향한 결과 막대한 재생 에너지를 얻어 낼 수 있었다.소설 속에 등장하는 허구의 장소를 실제로 존재했던 장소로 둔갑시켜 관광명소로 만든 사례도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연인들이 가진 감성여행 곳곳을 실제로 있었던 사실처럼 꾸며서 관광 상품화해 성공한 것이다. 설국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일주일 정도 체류했었던 설국의 여관방을 지금까지 그대로 보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가와 관계가 없었던 게이샤 이야기까지 꾸며내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효과도 거두었다. 이야기를 만들어 관광상품화한 사례다. 자랑스러운 것만 관광 상품화 되는 것은 아니다. 체코의 프라하에는 카프카의 누나가 살고 있던 초라한 가옥과 누추한 골목길을 그대로 보전해서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중국의 쓰촨성에는 참혹했던 지진으로 쑥밭이 된 학교 건물과 부서진 교량을 고스란히 보전하여 재해지역의 참혹상을 역력하게 보여줌으로써 역발상의 관광 상품화를 노려 성공하고 있다. 그냥 두어도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제주도에도 크고 작은 50여 개의 미술관과 문학관과 박물관이 들어서 있고, 지금도 부지 대여와 같은 편의를 제공하는 등 희생적인 노력을 기울여 제주도의 쇠락을 사전에 차단한다.이런 성과들을 거두려면 먼저 지역 주민들이 개인적인 이익에 집착한다든지, 문화 예술에 대한 배타적 혹은 냉소적인 반응이 지속된다면 농촌 재생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하거니와 문화 예술만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되돌릴 수 있고, 문화가 분산됨으로써 경제가 분산된다는 결과는 제주도를 비롯해서 일본 오지 섬의 재생 프로젝트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없는 소매를 흔들 수는 없다." 일본인들 사이에 회자되는 속담이다.

2018-10-10 14:25:13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 문재인·김정은 불길한 밀착

'나쁜 사람과 친구 되지 마라' 격언국가 지도자들 정상외교에도 해당포악·거짓말 '나쁜 사람' 김정은을경계는커녕 국제무대서 신용보증나쁜 사람과는 친구가 되지 마라. 이 말은 인간관계 형성에 있어서 반드시 지켜야 할 행동준칙이다. 나쁜 사람과 친구가 되면 나쁜 사람과 한패가 되어 나쁜 짓을 범하게 되거나 나쁜 사람에게 이용되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이러한 행동준칙은 국가 지도자들 간의 정상외교에서도 적용된다. 국가 지도자들이 외국의 지도자와 접촉·교유를 함에 있어서도 포악하고 거짓말 잘하는 독재자와는 '친구' 같은 밀착관계를 가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 나쁜 외국 지도자와 밀착되면 나쁜 외국 지도자의 나쁜 국제적 도발에 동참하게 되거나 나쁜 외국 지도자에 이용당하여 자기 나라에 피해를 초래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1930년대 이탈리아의 지도자 무솔리니는 독일의 지도자 히틀러와 밀착되는 바람에 히틀러와 함께 2차 세계대전을 도발했고, 이탈리아에 국토가 초토화되는 패전의 재앙을 초래했다.그런 까닭으로 해서 분별 있는 국가 지도자는 나쁜 외국 지도자와의 상종을 피하고, 상종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제한된 협력이나 거래만 하고 밀접한 관계는 갖지 않는다. 예를 들면, 1930년대 스페인의 지도자 프랑코는 국내 공산세력을 제압하기 위해 히틀러와 협조했으나 히틀러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그로 인해 스페인은 독일의 세계대전 도발에 동참하지 않았고 세계대전의 전화를 피했다. 또 1970년대 서독 지도자 브란트는 동서독 화해를 위해 동독의 공산 독재자 호네커와 회담하고 거래했으나 호네커와 인간적 거리를 좁히지 않으면서 동독 공산정권의 서독 침투공작을 억제했다. 1990년대 중국의 지도자 등소평은 중국에 대한 북한의 중요한 지정학적 가치 때문에 북한과의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북한의 나쁜 독재자들인 김일성·김정일 부자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었다.이상의 전례들에 비춰볼 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도에 넘는 밀착은 불길한 느낌을 준다. 두 사람이 불과 5개월 동안에 3차례나 회담을 가졌고 백두산 등반을 동행하는가 하면, 문 대통령이 유엔에 가서 "김정은을 믿어라"고 호소하는 연설까지 한 것을 보면 둘의 관계가 10년 지기라도 울고 갈 정도로 긴밀한 것 같다.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밀착관계가 불길한 느낌을 주는 것은 김정은이 나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가 나쁜 사람이라는 것은 그의 행적이 말해준다. 그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전면적으로 말살하는 독재를 자행하고 있다. 그는 포악하다. 고모부 장성택을 잔인무도한 수법으로 처형하고, 고모를 유폐·살해(?)했으며, 형 김정남을 암살했다. 집권 후 300명 이상의 고위 관료들을 처형했다. 그가 처형한 고위 관료들 가운데는 김정은의 연설을 듣는 태도가 불량했다는 이유만으로 죽임당한 사람도 있다.김정은은 또 거짓말을 잘 한다. 천안함을 폭침시킨 것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거짓말을 계속하고 있으며, 자기가 북한 공작원을 시켜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김정남을 암살해 놓고도 죽은 사람이 김정남이 아니라고 거짓말하고 있다. 핵무기 제조를 계속하고 있으면서 북한의 핵무기를 자진 폐기할 것처럼 거짓말하고 있다. 한반도 전쟁 위기의 원인인 북한의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할 의도가 없으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거짓말하고 있다.김정은은 이처럼 나쁜 사람인 것에 더하여 대한민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북한의 수뇌이다. 정상적이라면 대한민국의 국가원수는 김정은과 평화를 위한 접촉·거래를 진행함에 있어서 나쁜 사람에 대한 경계와 적국 수뇌에 대한 경계를 이중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함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김정은을 경계하기는커녕 국제무대에서 김정은을 대변하고 김정은의 신용을 보증 서줄 정도로 김정은과 밀착되어 있다. 도대체 무슨 곡절이 있는 것인지?

2018-10-03 13:28:39

김대영 (사)대한민국지식중심 이사장

[새론새평] 핵 협상을 가로막는 원숭이 항아리

한반도 평화 경제협력 기대한다면비핵화 위해 내놓을 것들 성찰해야북한 설득하려면 평화협정 공론화주변국과 더불어 진지하게 고민을지난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과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핵의 폐기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만들어졌다. '평양공동선언'과 북미 협상 재개라는 큰 성과를 낸 것이다. 그렇지만 못내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는 이유는 제 것은 내놓지 않고 남보고만 내놓으라는 속된 욕심이 더 큰 결실을 방해하기 때문이다.아프리카에서는 원숭이를 잡기 위해 주둥이가 좁은 항아리 안에 야자 열매를 넣어둔다고 한다. 야자 열매를 손에 쥔 원숭이는 항아리에서 손을 빼지 못한 채 발버둥 치다가 사람들에게 잡히고 만다. 일단 한번 먹이를 쥔 이후에는 절대 내놓지 않는 원숭이의 생리를 이용한 사냥법인데, 원숭이뿐만 아니라 인간도 종종 양손에 떡을 쥐고서 다른 떡을 탐낸다.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라는 대한민국의 대의는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았고 이에 15만 평양 시민들이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1년 전의 상황과 비교했을 때 놀라운 진전이다. 1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33번이나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지만, 당시 북한은 '서울 불바다'와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에 대한 보복'으로 대응했었다.그런데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비핵화 의지를 명시적으로 표명함으로써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협상의 실마리를 풀어낸 것은 실로 큰 성과다. 군사적 긴장 완화와 남북 간의 경제 및 문화협력에서도 합의가 있었지만 이는 북미 협상의 진전과 맞물려 있다.정작 심각한 문제는 미국의 미온적인 대응에 있다. 북한이 내놓은 떡을 받아 쥔 채 아무것도 내놓지 않는 미국은 원숭이의 항아리에 묶여 있는 형국이다. 이 상황을 타개하려고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애써 설득도 해 보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구체적인 대답 없이 계속 딴청만 부렸다. 이미 미군 유해를 송환받았고 이번에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폐쇄라는 큰 떡을 받고도 또 다른 떡을 찾는 꼴이다. 1994년의 북미 제네바합의에서 미국은 경수로 건설과 평화협정으로 북한의 핵 포기를 종용했는데, 지금 미국은 뚜렷한 제안 없이 핵 사찰을 요구한다.면밀히 살펴보면 우리에게도 문제가 있다. 한반도 평화를 추구한다지만 그 대가로 무엇을 내놓을지 생각하지 않는다. 서독은 통일을 위해 막대한 통일 비용을 지불했는데, 우리는 남북 관계의 개선이 초래할 이익만을 생각한다. 내 것을 내놓지 않으면서 평화도 유지하고 경제협력도 기대한다면 원숭이와 다를 바 없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우리가 내놓을 것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먼저 우리가 주장하는 종전선언만으로는 북한을 설득할 수 없기 때문에 평화협정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어렵고 불편하다고 해서 주변국들과 더불어 상호 구속력이 있는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문제를 얼버무리고 넘어간다면 핵 협상을 진전시킬 수 없다. 나아가 대북 제재를 풀기 위해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대가에 대해서도 정밀하게 파악해야겠다.초당적, 범국민적 협력의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겠다.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 국회 동행을 요청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방식으로는 안 된다. 일방적으로 통보한 후에 거절당하면 당리당략으로 매도하면 판이 깨질 뿐이다. 내줄 것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할 때 비로소 협상이 성사된다. 공자도 강조했듯이 결과에 들뜨지 말고 먼저 어려운 일을 하나씩 실천해나가는 '선난후획'(先難後獲)의 자세가 절실한 시점이다.

2018-09-26 13:38:10

[새론새평] 시장의 자정 기능에 한계 자영업자 맡겨라

김구철 전 아리랑T V 미디어 상임고문경제활동인구의 25%가 자영업자미·유럽 선진국은 10%선에 불과IMF 이후 가장 힘든 추석이지만세금으로 지원하는 정책은 위험며칠 뒤면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다. 오곡백과가 익는 수확의 계절이다. 먹을 것이 1년 중 가장 푸짐하다. “모두가 밤낮없이 즐겁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加也勿 減夜勿 但願長似嘉俳日·가야물 감야물 단원장사가배일)고 한다. 열양세시기에 나오는 말이다. “가을걷이 풍성해 집집마다 배부르니, 달은 밝고 길가에선 노랫소리 자주 들리네”(秋熟始知盧舍飽 月明頻聽路衢歌·추숙시지노사포 월명빈청로구가)라는 조선 후기 이안눌의 시도 있다.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국제 유가는 1배럴에 80달러 선으로 크게 오르고 물가도 불안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수출이 위협받는다. 투자 심리는 얼어붙고 경기는 위축된다. 금리를 더 낮춰 경기를 띄워야 하는데, 금리 높은 미국으로 해외 자본이 빠져 나갈까 걱정이다.실업률, 실업자 수 모두 8월 들면서 다시 악화됐다. 청장년층은 일자리 없다 아우성이고, 자영업자들은 죽겠다 울어댄다. 한국은행과 국제 경제기구들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초의 3%에서 더 낮췄다. IMF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가장 어려운 추석이다.일각에서는 주 52시간 노동시간과 최저임금 16.4% 인상 때문이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우려했다니 일말의 진실은 있는 듯하다. 과연 노동시간과 최저임금 인상이 문제일까?우리 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은 연간 2천113시간으로 OECD 가운데 2위다. OECD 평균은 1천766시간, 우리보다 못한 에스토니아, 폴란드, 그리스도 우리보다 짧다. 최저임금, 이제 겨우 OECD 평균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40년 유보해 온 ‘인간다운 삶’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 노동시간과 최저임금이 문제라는 지적은 잘못이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자영업자가 너무 많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는 556만 명, 자영업자 1명에 딸린 식구가 3명이라 보면 2천240만 명이 자영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셈이다. 전 인구의 40%다.생각해 보자. 누가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지. 자영업자인가, 봉급생활자인가? 그래서 자영업자 비율은 공정과세, 건전경제의 척도다. 우리는 자영업자가 경제활동인구의 25%, 미국과 유럽은 10%선에 불과하다. 그만큼 우리 세제의 투명성이 낮은 것이다.정부는 자영업자들이 어렵다고 불평하니 카드 수수료까지 재정에서 지원하겠다고 한다. 재정이 무엇인가? 봉급생활자의 쥐꼬리 월급에서 박박 긁어간 세금 아닌가? 세금 잘 내는 봉급생활자 월급 뜯어, 세금 덜 내는 자영업자를 지원한다!자영업자 절대다수가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 없이 시작한 요식업이나 편의점주다. 그들이국제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 돈을 벌 수 있나? 해외에서 돈 벌어오지 못하고 아무도 세금 안 내면서, 모두 세금에 기대 살아간다. 이래서는 나라 경제가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현재의 문제 자체가, 역대 정부가 선거 때문에 표만 의식해 경제정책과 세제를 자영업자에게 절대 유리하게 운영해 온 결과다. 차제에 정부는 결단하라. 한계에 다다른 자영업자는 과감하게 도태시켜라.또 하나, 실업이 심각하다 해서 공무원 늘릴 생각은 하지 마라. 그러지 않아도 공무원 수발 드느라 산하기관, 민간기업 등골이 휘다 못해 빠질 지경이다. 공무원 늘리기는 쉬워도, 다시 줄이기는 어렵다.세금으로 공공일자리 늘리고, 세금으로 자영업자 지원하는 정책, 굉장히 위험하다. 세금으로 월급받는 공무원이 세금 지원받는 자영업자 먹여 살리는 경제체제로 전락할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1990년대 공산주의가 몰락했다.

2018-09-19 11:31:34

김주형 소설가

[새론새평] 군대, 지금도 가슴이 뛴다

어머니께 편지 쓰면서 울먹였던 기억먼동 트는 새벽 행군하며 젊음 확인세상사 두려울 게 없는 자신감 배워자식 사랑한다면 일부러 고생시켜야누구나 늙게 되면, 기억력에 타격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집 전화번호와 자신의 핸드폰 번호, 아내의 핸드폰 번호, 흉허물 없이 지내는 친구들의 전화번호 몇 개, 아내 몰래 개설한 통장번호, 이런 번호들은 언제 어디서든 대뜸 기억할 수 있어야 치매에 걸렸다는 의심을 받지 않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느닷없이 그런 번호들을 떠올릴 수 없을 때가 있다. 심지어 자기 집 현관문 앞에 당도해서 디지털 도어록의 번호를 기억 못해 쩔쩔맬 때도 있다.그런데 필자의 경우, 정신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해 있어도 일사천리로 기억할 수 있는 두 개의 번호가 있다. 그것이 바로 군번과 훈련소에 입소해서 처음 지급 받았던 총번이다. 왜 그럴까. 어째서 다른 것은 모두 하얗게 잊는데, 군번과 총번만은 명료하게 기억하고 있을까. 아직까지 내 기억 속에 이끼처럼 찰싹 달라붙어 생생하게 살아있는 군번을 기억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뿐만 아니라, 노령의 몸으로 저승사자와 수시로 통화하고 있는 지금도 군대 이야기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참견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까닭은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병영 생활은 평상시에 겪었던 고통 따위는 하찮은 것이고 털끝만치의 가치도 없다는 것을 기억하게 만든다. 아프면 약 바르고 가려우면 긁으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그리고 '같다'라는 언어적 콘돔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것을 가르친다. 이것 같기도 하고 저것 같기도 하다는 어정쩡한 태도로는 이 험한 세상을 강단 있게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군대는 삼엄하게 가르친다.삭풍이 불어닥치는 혹한 속, 얼음장처럼 차가운 참호 속에서 난생처음으로 어머님께 편지를 쓰면서 울먹였던 기억도 결국은 내 삶을 풍요롭게 적셔준다는 것을 군대는 가르쳐 주었다. 땀과 땟국물이 뚝뚝 흐르는 양말을 연탄난로에 쬐어 말리면서, 하루의 일과를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는 자긍심에 젖었고, 먼동이 트는 새벽의 행군에서 내 젊음도 피처럼 뜨겁다는 것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었다.식사는 언제나 충분치 못했고, 목에 차고 있던 군번줄을 벗어 인식표로 수저를 대신할 때도 있었으나 지금은 웃음 짓게 한다. 저의가 의심스러운 악질적인 기합에 마음의 상처를 입었으나, 그것을 극복하면서 긍정의 힘을 가진 젊은이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 군대였다. 그래서 평온함 속에서 겪는 갖가지 경험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별다른 가치가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래서 군대는 이웃 사람이 가는 곳이니 나도 할 수 없이 가는 곳이 아니라, 기필코 가야 할 곳이라고 내게 가르쳤다.내 안에 들어앉아 잠자고 있는 젊음의 기백이 무엇이며, 세상의 격정적인 민낯들과 조우하면서 얻은 경이적인 체험을 하고 싶다면 군대만 한 공동체도 없다는 것을 가르친다. 땀 흘리지 않고는 달콤함도 없다는 속담처럼 군대는 하찮은 젊은이로 하여금 땀 흘리게 했고, 땀 흘린 만큼의 자신감을 가진 젊은이로 만들어준다. 그래서 치열한 삶이란 무엇이며, 비겁한 것은 무엇인가를 가르쳐 준다.입대한 아들의 훈련장까지 뒤따라 다니며 간식거리를 챙겨주며 엄호하는 부모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그런 부모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부모란 이름이 부끄럽고, 그것을 용납한 군대 역시 있으나 마나다. 군대야말로 어디 가서도 비겁하지 않으며, 남의 등 뒤에 숨지 않는 강철 같은 젊은이를 사회에 배출시키는 용광로이기 때문이다.최전방 부대에 배속되어 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나오면, 모든 세상사가 두려울 게 없는 자신감을 갖게 가르치는 곳이 바로 군대다. 당신이 진정으로 자식을 사랑한다면 일부러라도 고생을 시켜라. 성공의 체험보다 고난의 체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대인 사고법에 나오는 가르침이다.

2018-09-10 14:03:39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 문정권의 북한핵 폐기 방해

대화 불가능한 폐쇄 독재국가에경제적 지원 제공하려 계속 시도국제사회 대북제재 그물망 약화핵무기 폐기 이행에 역효과 초래국가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대화(외교적 협상), 제재, 군사력 사용 등이다. 이 세 가지 방법들은 갈등 당사국들의 정치체제와 갈등 사안에 따라 통하기도 하고 통하지 않기도 한다.대화는 개방적 민주국가들 사이에서는 거의 모든 갈등 사안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갈등 관계에 있는 어느 일방만이라도 폐쇄적 독재국가이면 갈등 사안을 해결하는 방법이 되지 못한다. 더구나 갈등의 사안이 폐쇄적 독재국가의 핵무기 개발 저지 같은 비밀성과 휘발성이 높은 군사적 문제이면 대화는 그런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전혀 될 수 없다.대화가 폐쇄적 독재국가의 핵무기 개발 저지와 같은 군사적 문제를 둘러싼 국가 간 갈등의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러한 국가와는 진실한 정보를 토대로 한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에 있다.대화에 의해서 갈등을 해결하려면, 주고받는 말들이 진실해야 하고, 대화 쌍방이 상대방의 말이 진실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약속(합의)한 사항이 반드시 이행되어야 하고, 상호 간에 상대방의 약속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폐쇄적 독재국가는 자기 영토 내에서 진행된 일을 비밀에 부치고 협상에서 거짓말을 다반사로 한다. 대화 상대방은 독재국가의 발언들이 진실인지 아닌지나 독재국가가 약속한 사항을 이행했는지를 효율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바로 이러한 이유로 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20년이 넘는 국제적 대화는 손톱만큼의 효과도 보지 못한 채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방조한 결과를 초래했다. 미국과 유엔은 그런 점을 반성하여 2016년부터는 북핵 폐기를 이끌어내는 방법으로 제재와 무력사용 위협을 적극 동원하고 있다.국제정치에 있어서 제재의 방법은 격투기에서 사용하는 목조르기와 본질이 같다. 제재의 방법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상대방이 숨을 쉴 수 없도록 있는 힘을 다해서 '인정사정 보지 않고' 목을 조르는 것과 같은 태도와 강도로 제재를 가해야 한다. 상대방이 질식사할까 우려하여 목을 조르는 팔에 힘을 약간이라도 빼게 되면 목조르기는 실패한다.이러한 사리에 비추어볼 때 문재인 정권의 평화지상주의 대북정책은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한 것으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권은 출범과 동시에 한반도에서의 전쟁 반대를 천명하여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위해 북한에 군사력 사용을 위협하는 방법의 약효를 크게 약화시켰고, 북한 독재정권과 화친하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나아가서는 북한에 대한 제재의 그물을 피하여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려고 시도해왔다.그 연장선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과거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기에 북핵 위협이 줄어들고 비핵화 합의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이라고 천명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기에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장막 속에서 비약적으로 진전되었다는 사실과 배치되는 주장이며,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유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북한 목조르기를 방해하는 행위이다.문 정권이 취해온 대북정책 노선이 그들의 선전처럼 한반도에서 전쟁을 피하면서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하도록 유도하려는 선의에서 비롯되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선의는 북한이 대한민국에 대한 적대성을 버리지 않은 폐쇄적 독재국가라는 사실을 외면한 순진한 선의이고,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위한 유일한 비군사적 대안인 북한 제재를 실패하도록 만듦으로써 불가피하게 미국의 군사력 사용을 초래할 사고력이 부족한 선의이다.

2018-09-05 11: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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