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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일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새론새평]큰 정부를 우려(憂慮)한다 

너희를 다스릴 왕의 제도가 이러하니라. 그가 너희 곡식과 포도원 소산의 십일조를 취하여 자기 관리와 신하에게 줄 것이다.-구약 사무엘상 8장-〈현상 1〉내년 정부 예산이 약 513조원으로 확정되었다. 2017년 400조원을, 2020년 5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는 금년 34조원, 내년 60조원이다. 2018년 기준 국내총생산은 1천893조원, 예산이 429조원이므로 우리 경제에서 정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이다. 2%대 경제성장률, 8%대 예산증가율이 유지된다면 정부 비중은 계속 커질 것이다.〈현상 2〉금년 1월 정부는 24조원 규모의 23개 재정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였다.경제성이 떨어지는 재정사업을 지방 균형발전 측면에서 시행하기 위해서이다. 국가재정법은 예타가 면제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남북 교류사업이나 지역 균형발전상 필요한 사업은 예타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재정사업을 동시에 예타에서 제외시킨 것은 전례(前例)가 없다.〈현상 3〉금년 4월 정부는 1999년에 시작된 예타를 개편하였다. 비수도권 재정사업에 대한 예타에서 경제성 비중은 낮추고 지역 균형발전 비중을 높였다. 기획재정부에 설치되는 재정사업평가위원회가 정책성을 평가하고, 경제성 평가는 한국개발연구원과 조세재정연구원이 수행하게 되었다. 개편을 통해 예타에 대한 정부의 권한이 강화되었다.정부가 커진다는 것은 정부의 시장 개입이 증가함을 의미한다. 정부는 생산적인 조직이 아니므로 누군가로부터 세금을 거둬야 누군가에게 줄 수 있다. 이를 재분배라고 한다. 시장에서 분배된 것을 다시 분배하는 조직이 정부이다. 정부는 합법적인 물리력을 보유한 유일한 조직이다. 정부는 세금을 내지 않는 사람을 처벌한다. 정부의 재분배는 과세권(課稅權)과 물리력에 의해 실현된다.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 민간 부문이 위축된다. 왜 그런가? 대체로 사람은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소득으로 생활하기를 원한다. 자신의 계획과 노력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삶을 사는 개인, 그러한 개인들의 자발적인 거래를 통해 경제는 성장한다. 이것이 우리 헌법에 적시된 시장경제의 철학이다. 동정심이 아니라 정부에 의해 세금을 내면 열심히 일할 의욕이 줄어든다. 일하지 않아도 정부가 도와주면 열심히 일할 동기가 없다. 이렇게 되면 경제는 성장하지 않는다. 경제 성장의 주체는 정부가 아닌 개인이다.큰 정부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재분배뿐이므로 세금을 걷고 쓰는 것을 통제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통제는 헌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헌법은 정부와 개인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뷰캐넌(Buchanan)에 의하면 초기 헌법 제정자들은 조세와 정부지출이 이렇게 증가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그들은 민주적인 정부에서 조세와 정부지출에 대한 제한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헌법적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정부의 의사결정은 단기적이 되었다. 단기적인 의사결정은 지속적인 조세 증가와 적자 예산의 일상화(日常化)를 초래하였다.국채나 돈을 찍어서 정부지출을 충당해서는 안 된다. 정부지출을 조세로 충당해서 균형 예산을 달성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납세자들이 정부지출 증가를 견제한다.정부지출이 늘면 납세자들의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정부지출을 늘리는 것이 어려우므로 정부도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뷰캐넌은 아래와 같은 내용을 헌법에 명시할 것을 제안하였다. 우리 국회에서 논의될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가 아닌가?정부 예산은 균형적이어야 한다. 국민이 정부지출 증가를 원한다면 조세를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국가란 무엇인가, 민경국 저에서 인용-

2019-09-12 01:30:00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새론새평]작동하지 않는 정부의 분배 기능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는 동안 가계의 소득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2019년 상반기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가계소득은 2017년 상반기 6개월 동안 283만3천원에서 2019년 상반기 6개월 동안 257만9천원으로 25만4천원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전 정부 때인 2015년 상반기와 2017년 상반기 중에도 1분위 가계소득이 10만6천원 줄긴 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하락 폭이 더 커진 셈이다.1분위 가계소득이 이렇게 빠진 것은 근로소득의 감소 때문이다. 2017년 상반기 6개월 동안 116만1천원이던 1분위 가계소득이 2019년 상반기에는 84만3천원으로 31만8천원이나 줄어들었다. 반면에 최상위 20%인 5분위 가계소득은 2017년 상반기 1천757만5천원에서 2019년 상반기 1천935만1천원으로 177만6천원이나 늘어났다. 2015년과 2017년 사이에 최상위 가계소득이 59만3천원 늘어난 것보다 두 배가 넘는 규모이다.명목경제가 3% 이상 성장하는데도 최하위 가계의 근로소득이 오히려 감소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로 일자리가 늘어나는 속도가 둔화되었고, 둘째 폐업 혹은 조업 단축 등으로 기존 일자리가 쪼그라들었으며, 셋째 그나마 있는 일자리도 근로시간이 줄어든 때문이다.이런 현상은 물론 전반적인 불경기와도 연관이 없진 않겠지만 2018년과 2019년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추가 고용을 꺼리게 됨과 아울러 폐업 등으로 기존 일자리를 잃거나 근로시간이 단축되면서 평균 근로시간이 전반적으로 감소하였다. 예컨대 2017년만 하더라도 취업자가 31만6천 명이 증가했었으나 2018년에는 9만7천 명으로 줄어들었고, 2019년에도 고령자 취업을 빼고 보면 취업자 증가 폭은 크게 둔화되었다. 게다가 주 36시간 이하 근로자가 50만 명 이상 늘어나는 데 비해 36시간 이상 근로자는 25만 명이 줄어들면서 평균 취업시간도 지난 2년 동안 거의 3시간 정도 줄어든 것이 근로소득을 줄이는 데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반면에 고소득계층의 소득은 현저하게 늘어났다. 최상위계층인 5분위 가계소득은 2017년 상반기 1천757만5천원에서 2019년 상반기 1천935만1천원으로 지난 2년 동안 177만6천원(약 10%) 늘어났는데 이 중 근로소득 증가가 159만9천원(증가율 12.6%)이나 되었다. 4분위 가계 근로소득도 727만2천원에서 822만6천원으로 95만4천원 늘어났다. 결국 상위계층으로 갈수록 근로소득 증가 폭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소득양극화를 부추긴 셈이다.다른 한편으로는 사업소득은 급격하게 감소했다. 5분위를 제외한 전 소득계층에서 2019년 상반기 사업소득은 2017년 상반기에 비해 감소하거나 거의 증가하지 못했다. 사업소득조차 최상위계층만 크게 늘고 나머지 계층은 줄거나 거의 정체되었다. 앞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더 격화되고 한일 간의 갈등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중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의 경기마저 둔화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렇게 되면 저소득층의 소득은 더 아래로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이렇게 양극화되면 정부는 재정 정책을 통해 이것을 바로잡아야 한다. 특히 저소득층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지출 구조를 효율화해야 한다. 그러나 소득 재분배 기능을 나타내는 이전소득 통계를 보면 전혀 그렇지 못하다. 지난 2년 동안 1분위 가계나 5분위 가계나 이전소득의 증가 금액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 오히려 최상위계층 이전소득이 더 많이 증가했다. 다시 말해 이전소득의 소득불균형 시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말이다.이제라도 이것을 고쳐야 한다. 고령자나 청년, 실업자라고 덜컥 수당을 줄 것이 아니라 재산이나 소득 수준을 꼼꼼히 따져 가려가면서 지급해야 할 것이다. 꼭 필요한 사람에게 가야 할 소중한 세금이 엉뚱한 사람들에게 가서는 안 될 것이다. 주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사람에게 가려 주는 게 소중한 것이다.

2019-09-03 16:17:10

민경석 대구시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장

[새론새평]낙동강 미량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가?

낙동강 의존도가 높은 부산과 대구는 근본적으로 수돗물 불신 문제를 갖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양질의 상수원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낙동강은 상수원으로 매우 중요하지만, 상수원의 역할을 넘어 수생태 건강성 확보 또한 중요하다.낙동강의 물환경 문제는 크게 2가지로 유해화학물질과 녹조이다. 산업폐수로부터 배출하는 미량유해화학물질, 의약품 폐기와 수온 상승, 강수량 부족 등으로 발생하는 녹조와 이로 인한 독성물질 및 맛·냄새 문제이다.낙동강의 유해물질 주요 사고는 1991년 페놀오염사태, 2004년 수돗물에서 다이옥산 검출, 2006년 낙동강 원수와 수돗물에서 퍼클로레이트 검출, 2009년 구미공단의 화섬업체에서 다이옥산 가이드라인 초과 배출, 2018년 구미공단 내 반도체 업체 등에서 배출한 과불화화합물 사고 등으로, 규제 대상이 아닌 미지의 유해물질로 인한 수질오염 사고이다. 정부는 유해물질 사고 발생 후, 페놀과 1,4-다이옥산은 특정수질유해물질로, 퍼클로레이트는 수질오염물질로, 과불화화합물은 감시물질로 추가 지정하는 등 사후대책으로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현재 사용 중인 화학물질은 약 10만 종이고, 유통하는 화학물질은 약 4만여 종이며, 매년 약 400여 종 이상의 신규 화학물질을 개발·유통하고 있다. 산업 발전 및 고도화에 따라 화학물질 사용량은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규제관리체계는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미규제 유해물질 관리는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는 실정이다. 수질오염물질 중에서 발암성 등을 기준으로 특정수질유해물질을 지정하고 배출허용기준을 설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2004년 17종에서 2017년 32종으로 확대하였으나, 추가 지정이 필요하다. 낙동강 수계는 상류부터 하류까지 약 60여 곳의 산업단지가 위치하고 있어, 수질유해물질에 노출되어 있으며, 특히 특정수질유해물질 발생량은 전국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환경부는 화학물질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화평법은 2011년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계기로 2013년 5월에 제정하여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신규 화학물질 또는 연간 1t 이상 제조·수입하는 기존 화학물질에 대해 유해성 심사를 의무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화학물질의 등록, 화학물질 및 유해화학물질 함유 제품의 유해성 심사 및 평가, 유해화학물질 지정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를 생산·활용함으로써 국민 건강 및 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화관법은 2012년 구미불산 사고를 계기로 2013년 6월에 제정하여 화평법과 같이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화관법은 화학물질의 체계적인 관리를 목적으로 유해화학물질의 취급기준을 강화하는 법률이다. 과거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이 유독물 취급 영업자 중심의 관리였다면, 화관법은 유해화학물질 관리,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관리, 유해화학물질영업자 및 취급자 관리 등을 포괄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화학물질 통계조사 및 정보공개, 유해화학물질의 취급기준, 취급시설의 설치 및 운영, 화학사고 대비 및 대응 등으로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화평법은 화학물질의 유해성 심사 및 입증에 대한 책임이 기업에 있어 등록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과 비용이 과다하며, 수출제품의 화학물질 조성은 영업비밀로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의 문제점이 있다. 최근 일본의 반도체 주요 소재인 불화수소의 수출규제로 국민적 우려가 큰데, 첨단소재인 화학물질의 개발에 제한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화관법은 강력한 입지규제로 인한 부지 활용의 어려움, 설비 보완 및 교체 비용 과다, 전문인력 확보 등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 화평법과 화관법은 화학물질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법이므로 제기하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여 적극 시행할 필요가 있다.낙동강은 새로운 미량유해화학물질로부터 안전성 확보, 쾌적한 친수환경 창출 및 수생태계 건강성 회복을 위해, 유해물질 유출 사전예방대책이 절실하다. 유해물질은 공공하·폐수처리장에서는 처리할 수 없으므로 배출원에서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산업체의 자발적인 유해물질 배출저감을 유도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강화하거나 또는 보완하여야 한다.

2019-08-28 10:23:19

천영식 KBS이사

[새론새평]박근혜보다 문재인이 낫다? 여전히?

눈덩이처럼 터져나오는 법무부장관 후보자 조국의 각종 비리 의혹은 문재인 정부를 새삼 다시 돌아보게 만들고 있다.조국의 비리 의혹에 대해 화가 나는 것은 크게 보면 두 가지 방향이다. 하나는 재산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자식 문제이다. 사회주의를 맹신하던 자가 어떻게 저렇게 자본주의의 더러운 것만 골라하면서 과도한 재산을 착복했느냐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평등교육을 강조하던 인물이 자식에게는 특수교육을 시키고 온갖 편법을 동원해 사회 상류층으로 끌어올려줬느냐는 것이다. 타인에게 엄격하고, 자신과 자식에게 한없이 너그러운 이 행태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기막힌 현실이다. 이게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던 '정의로운 국가' 목표와 일치하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을 끼고 도는 것은 운동권적 동지애로 보인다. 목표가 같기 때문에 동지들끼리 수단이나 절차의 문제가 있어도 용인해줄 수 있다는 자세일 것이다.그렇지만 우리는 조국과 같은 무리들을 기생충이나 기득권자로 부른다. 자신의 노력보다 과도한 결과물을 편법적으로 얻고, 자식에게는 기득권의 대물림을 하는 부류들이다. 그리고 타인에게는 인신공격성 인격 살인을 퍼붓는 사람들이다. 과거에는 재벌들의 전유물이었는데, 이제는 강남좌파들의 전형적 코스로 이식되었다.국가가 왜 망하는지(Why nations fail)의 답은 이런 기생 엘리트들 때문이라고 대런 애쓰모글루는 말하고 있다.경제와 안보를 내팽개치고, 외친 구호가 '사람이 먼저다'이다. 조국 같은 사람이 먼저라는 얘기인가. 운동권이 먼저이며, 민주당이 먼저이고, 청와대 출신이 먼저이며, 민주노총이 먼저이다. 그래서 서민들은 문재인 정부 탄생을 후회하고 있다. 서민이 먼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문재인 정부에 대한 대중의 후회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차원이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그것은 전임 대통령의 임기를 중도에 그만두게 하고 수립한 정부이기 때문이다. 전임 정부가 임기를 채웠다면 나라가 거덜 날 것 같으니, 탄핵으로 가자고 했다. 그랬으면 국가가 제대로 가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증명해야 할 운명을 갖고 있다.문재인 정부가 보여줄 게 이게 전부라면 국민들은 심한 자괴감에 빠져들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나라를 이처럼 거덜 내기만 한다면, '권력 먹튀'인 것이다.균형재정과 개혁에 나섰던 페르티낙스 황제가 근위대의 반란으로 암살되고, 뒤이어 멍청하기 그지없는 율리아누스 황제가 제위에 오르자 민심이 들끓어 올랐던 로마시대를 보는 것 같다. 그렇게 국가는 무너져갔다.문재인 정부 수립 후 일어난 일련의 일들은 결국 탄핵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전환점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저 인기 없는 대통령 한 명 끌어내리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었다. 국가를 근본부터 흔드는 일이었다.탄핵이 민주당뿐 아니라 한국당(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의 도움을 얻어 이뤄졌다는 점은 역사의 비극이다. 탄핵에 찬성한 한국당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를 끌어내리고 어떤 나라를 만들고 싶어했는가. 혹시 탄핵에 찬성한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그래도 박근혜보다 문재인이 낫지 않느냐'는 한가한 인식을 하고 있었지 않은가. 소통이 부족한 '인간 박근혜'의 약점이 부각됐지만, 그렇다고 박근혜 정부가 만든 정책보다, 문재인 정부 정책이 낫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양심에 손을 얹고 물어볼 일이다.답을 하기 싫다면 최소한 집권당 의원으로서 정부를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데 대한 반성은 있어야 한다. 보수 세력의 진정한 통합은 성찰에 의해서 이뤄진다고 본다. 묻지마 통합은 우리 국민을 또 한 번 '묻지마 미래'로 가게 할 것이다. 문재인이 아니라면 과거불문 누구라도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3년 전 '박근혜 아니라면 누구라도 좋다'고 말하던 사람들의 데자뷰 같다. 그런 안일한 인식으로 표를 달라면, 누가 표를 줄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 조국 같은 좌파 위선자뿐 아니라 보수 세력들에게도 화살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

2019-08-21 11:14:41

오정일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새론새평]지역형 자사고(自私高)는 죄가 없다

공식적으로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는 평준화되어 있다. 현실은 이와 다르다. 학군 간, 학군 내 고등학교 사이에 학력 차이가 존재한다. 서울 강남 3구, 대구 수성구, 부산 해운대구, 대전 유성구의 의대, 명문대 진학률이 높다. 이들 지역의 집값이 비싼 것은 의대, 명문대 진학률과 관계가 있다.비슷한 수준의 교사를 배정하고 표준화된 교과과정을 도입해도 고등학교는 평준화되지 않는다. 학생이 다르기 때문이다. 직업과 소득에 따른 계층이 존재하고 계층별로 거주지역이 분리된 현실에서 학생을 근거리 배정하면 학교 간 학력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부모의 교육,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에 위치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 근거리 배정과 고등학교 평준화는 양립이 불가능하다.언제부터인가 과학고와 외국어고가 우후죽순처럼 설립되었다. 취지는 좋았다. 국가 발전을 선도할 과학 영재, 외국어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목적으로 특목고(特目高)를 만들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과학고와 외국어고는 의대나 명문대를 진학하는 수단으로 변질되었다. 과학이 좋아서, 국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 외국어 전문가가 되기 위해 특목고에 진학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특목고 성공에 자극을 받아서(?) 개인 또는 기업이 '전국형' 자율형사립고를 설립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민족사관고, 상산고, 하나고, 포항제철고이다. 이들 학교는 전국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실질적으로 평준화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최근 인가가 취소된 서울의 8개 자사고는 전국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는다. 정부나 기업의 지원을 받지 않는다. 이들은 학부모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진정한 의미의 '지역형' 자사고이다.고등학교 생태계 피라미드의 최상층에 수도권 소재 과학고가 있다. 그 아래에 비수도권 소재 과학고와 민사고, 하나고 등의 전국형 자사고가 위치한다. 그 아래에 수도권 소재 외국어고, 서울 강남의 고등학교가 있다. 지역형 자사고는 강남 소재 고등학교 밑이다. 그리고 피라미드의 최하층은 '일반고'이다.인가가 취소된 8개 자사고 중 7개는 비강남에 있다. 강남의 자사고는 1개가 취소되었다. 서울의 경우 현재 비강남에 4개, 강남에 9개의 지역형 자사고가 있다. 이 결과는 우리를 당황하게 한다. 지역형 자사고가 필요한 지역은 비강남이다.사실 강남 소재 고등학교는 자사고로 전환할 이유가 없다. 국가 지원금을 받으면서 근거리 배정 원칙에 따라 우수한 학생을 받으면 된다. 학생은 사교육을 통해 의대나 명문대에 진학한다. 학교가 할 일이 별로 없다.지역형 자사고는 평준화를 깬 주범(主犯)이 아니다. 종범(從犯)도 아니다. 평준화는 오래전에 깨졌다. 아니 평준화는 달성된 적이 없다. 서울 강남과 비강남의 학력 차이는 1980년대부터 존재했다. 그 차이가 커졌을 뿐이다.지역 간 학력, 진학률 차이를 심화시킨 요인은 수시모집과 쉬운 수능이다. 이는 현행 대입제도의 특징이다. 대학 정원의 상당 부분을 수시모집으로 채우면 스펙이 없는 학생이 불리하다. 수능을 쉽게 출제하면 사교육을 통한 반복 학습이 위력을 발휘한다. 사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가난한 학생이 불리해진다. 정시모집, 어려운 수능이 스펙이 없고 가난하지만 우수한 학생에게 기회를 제공한다.특목고와 전국형 자사고로 인해 비강남의 학교는 황폐화되었다. 강남에 거주할 수 없고 특목고나 전국형 자사고에 진학하지 못한 중산층 학생에게 지역형 자사고는 유일한 대안이다. 돈이 많아서 지역형 자사고에 진학하는 것이 아니다.지역형 자사고를 평준화의 적으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 지역형 자사고가 일반고 재학생의 불만의 대상일 수 없다.자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맨 중산층 학부모는 정당하다. 특목고와 전국형 자사고의 태풍이 지나간 폐허에서 분투하는 지역형 자사고 교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지역형 자사고(自私高)는 죄가 없다.

2019-08-14 11:06:30

민경석 대구시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장

[새론새평]낡은 옥내급수관 그대로 두고는 수돗물 품질 담보 못해

2018년 4월부터 6월까지 대구시 일반 거주민을 대상으로 수돗물 인식도 조사를 전화로 시행하였는데, 총 600표본이었다. 그 결과를 같은 해 동일한 설문으로 조사한 전국 상수도 경영평가 대상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평균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수돗물을 그대로 마신다'는 대구시 3.3%, 전국 7%였고, 그대로 마시지 않는 이유로는 '믿을 수 없어서'가 대구시 34.8%, 전국 29.7%로, 대구시가 전국에 비해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식수 이용 형태로 '정수기 사용'은 대구시 47.5%, 전국 45.8%, '끓여서 마심'은 각각 30.7% 및 31.6%, '먹는 샘물 이용'은 각각 17.3% 및 13.6%로 유사하였다. '정수장 및 수도꼭지 수질검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표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까?'라는 설문에는 '전혀 모른다'는 답변이 대구 및 전국 모두 약 80%로 나타났다. 대국민 수돗물 홍보 효과가 매우 저조한 만큼 지금과는 다른 다양한 홍보 방법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대구시민들의 수돗물 직접 음용률이 약 3%로 저조하고 불신하는 이유는 상수원수의 약 68%를 사용하는 낙동강의 수질문제와 붉은 수돗물의 원인인 상수관망의 노후화이다. 수돗물을 위협하는 낙동강 물 환경 문제는 산업폐수로부터 배출되는 미량유해화학물질, 수온 상승 및 강수량 부족 등으로 발생하는 녹조, 이로 인한 독성물질 및 맛·냄새 문제 등이다. 수돗물의 품질은 상수원수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낙동강의 유해물질 주요 사고는 1991년 페놀오염사태 이후, 지난해 구미공단 내 반도체 업체에서 배출한 과불화화합물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낙동강은 미량유해화학물질로부터 안전성 확보, 쾌적한 친수환경 및 수생태계 건강성을 위해 유해물질 유출 사전 예방 대책이 절실하다.대구시의 정수장은 유해화학물질과 녹조로 인한 독성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고도정수시설을 갖추고 있고 먹는 물 수질기준 60개 항목보다 훨씬 많은 250여 가지 이상의 유해물질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러나 수질의 안전성은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으나, 신규 유해물질까지도 처리가 가능할지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한편 정수장의 정수 수질이 아무리 좋더라도, 상수관망을 거치는 수도꼭지의 수질이 좋지 않으면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받기 어렵다. 최근 인천시와 서울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상수관망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대구시는 수돗물 공급 정수장 간 수계전환용 비상관로를 이미 구축하였으며, 전환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총 28회의 수계전환을 매뉴얼에 따라 시행하였는데, 붉은 수돗물은 발생하지 않았다.대구시 상수관로 총연장은 8천13㎞이고, 2020년 기준 개량대상 노후관은 934㎞이며, 최근 3년간의 노후관 개량 실적은 164㎞로 656억원을 투입하였다. 2018년 말에 노후관 개량 사업 추진 매뉴얼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의 노후관 개량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였다. 그러나 수질 민원과 누수 발생을 기준으로 노후도가 심한 관부터 우선 개량하고 있으나 관망의 노후도 조사를 확대하고 노후관망 개량 사업을 계획보다 앞당겨서 전면적으로 시행하여야만 대구시민의 수돗물 불신을 해소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붉은 수돗물의 원인은 노후 급·배수관망은 물론 낡은 옥내급수관이다. 옥내급수관은 소비자가 관리 주체이나, 실질적으로 서민 가계의 부담 등으로 개별소비자가 개량하기는 어렵다. 대구시는 낡은 옥내급수관 개량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관 교체 및 갱생으로 구분하여 공사비의 약 60%를 지원하고 있다. 교체의 경우는 가구별 최대 1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홍보를 구·군 소식지와 신문·방송을 통해 시행하고 있는데, 홍보 효과는 크지 않다. 다양한 홍보 방법을 강구하여 많은 참여를 유도하여야 한다.옥내급수관 교체와 갱생 중심의 개량 지원 사업에 관 수명을 연장하고, 안정적인 수질을 유지할 수 있는 관 세척을 우선하여 야 한다. 관 세척은 단독가구와 아파트마다 사정이 다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세밀한 시행계획 수립과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예산 문제가 따르지만 옥내급수관을 급·배수관망과 같이 공공에서 함께 관리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도 검토할 시점이다. 붉은 수돗물의 원인인 옥내급수관을 포함한 상수관망 관리에 적극 투자하여, 수돗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2019-08-06 11:28:58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새론새평]나의  극일(克日)교육

초·중·고등학교 12년을 통하여 고맙게 생각하지 않은 스승이 없지만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생생하게 기억하는 스승은 중학교 시절 도덕을 가르치셨던 박중근 선생님이다. 180㎝가 넘는 거대한 키나 엄청난 유도 고단자(아마도 9단?)라서가 아니라 수업시간 내내 항일 정신만 가르쳐주셨다. 수업은 항상 공포감과 긴장감의 연속이었고 때로는 무자비하기도 했지만 뼈에 사무쳐 계시던 선생님의 항일정신은 반백년이 지난 지금도 마치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다. 그 선생님 덕분에 평생 일본에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일본 상품을 사지 않으려고 했으며 또 입으로는 절대로 일본 사람이 아니라 왜놈이라고 부르는 습관을 가졌다.지난 7월 1일 일본은 마치 진주만 공격처럼 중요한 제품의 한국 수출을 막을 것이라고 선언했고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이유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정부나 국회는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양국 당국자 간의 실질적 협상 없이 감정을 부추기는 불매운동만 격화되고 있다.우리와 일본과의 교역 구조에는 숨길 수 없는 현실이 있다.첫째는 심각한 무역역조다. 지난 60여 년 동안 우리는 단 한 해도 무역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었고 2004년부터 지금까지 무역 적자가 200억달러보다 적은 적이 한 해도 없었다. 따라서 저쪽에서 안 팔겠다고 한다면 우리도 안 팔겠다고 대항하기엔 역부족이다.두 번째 현실은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대부분의 상품이 중간재(349억8천달러)와 자본재(138억4천달러)다. 이 둘을 합하면 488억달러로 전체 수입의 90%에 달한다. 기계, 화학원료, 금속제품들로 대체가 쉽지 않은 상품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제품을 조금이라도 제때에 한국이 수입하지 않으면 공장이 돌아가지 못하거나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어려움이 생긴다.셋째 대일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품목은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섬유 및 의복인데 이 부문은 수출이 수입 규모보다 커서 일본의 불매운동 맞대응에 취약하다. 예컨대 담배의 경우 우리의 대일 수입은 400만달러인데 대일 수출은 3억달러로 10배 가깝고, 의류의 경우에도 우리의 대일 수입은 4천만달러인데 대일 수출은 8천만달러로 2배나 된다. 화장품도 대일 수입은 3억800만달러인데 대일 수출은 3억2천만달러다. 그러니 만약 우리의 불매운동이 부메랑을 일으킨다면 경제적 피해는 작지 않을 것이다.한일 교역에서 우리가 '보복'할 수 있는 전략은 이론적으로 4가지가 있다: ①한국산 기계나 원료의 대일본 수출규제 ②국산 농축수산물 등의 대일본 수출규제 ③일본산 기계나 원료의 불매운동 ④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그것이다.①항이나 ②항 같은 대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이나 농어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채택하기 어렵다. ③항은 당장 우리 공장 가동이나 산업의 마비가 우려되므로 어렵다. 결국 남는 것은 ④항밖에 없는데 이 또한 일본이 불매운동으로 반격해온다면 타격이 클 것이다. 결국 일본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가 되는 셈이다.이렇게 무방비 상태가 된 근본 이유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있다. 기술력과 정신력에서 일본을 이기지 못했다. 기술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고 일본 상품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했다. 저들의 부품이나 소재를 사들이면서 기술적 종속을 탈피할 생각을 못했다. 저들의 기술력을 가볍게 생각했다.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23명이나 되는 사실을 애써 외면해왔다. 저들은 우리 자동차나 TV를 사지 않는데도 우리는 그들의 물품을 헤프게 사주었다. K-POP이 모든 것인 양 일본 축구만 이기면 모든 것이 다 되는 양 나태해져 있었다.이젠 바꾸어야 한다. 우리 제품이 없으면 저들 경제가 돌아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저들이 우리 제품을 사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우리가 저들로부터 살 물건이 별로 없게 만들어야 한다. 그 첫 단추는 반일(反日)정신이 아니라 극일(克日)정신이다. 중학교 은사인 박중근 선생님을 생각하며 내가 극일의 내 몫을 다하지 못한 것을 정말 뼈아프게 반성한다.

2019-07-30 11:18:01

천영식 KBS이사

[새론새평]파산 직전의 KBS 위기, 대한민국 운명 예고편

2019년 7월 말 현재 국민들의 KBS에 대한 불쾌지수는 장마철 꿉꿉한 날씨 이상이다. KBS 이사이기에 받아야 하는 항의와 욕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KBS 경영진 견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하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 당장 옷을 벗으라는 사람도 많다. 날개 없이 추락하는 KBS를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다.그런데 최근에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KBS 위기가 대한민국 위기, 더 정확히 문재인 정부 위기의 본질과 너무나 닮아 있다는 점이다. 우선 KBS와 문재인 정부의 위기는 똑같은 복합 위기이다. 문재인 정부는 경제와 외교안보가 뒤엉켜 무너지고 있고, KBS는 경영과 신뢰도, 시청률, 영향력 등 모든 면에서 한꺼번에 사선을 넘고 있다. 어느 한 부분의 문제가 아니다.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는 구멍은 더더욱 아니다.둘째, KBS와 문재인 정부 위기의 몸통은 리더십 위기이다. KBS는 전임 사장까지 흑자를 보다가, 사장 교체 이후 무서운 속도로 추락했다. 배가 서서히 침몰한다는 침몰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다. 불과 7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26일 KBS 이사회에서 2019년도 예산을 통과시킬 때, KBS 사장은 균형 예산을 달성하겠다며 큰소리를 뻥뻥 쳤다."2019년 균형 예산을 짰는데…그게 뜻대로 굴러갈지 걱정되는 게 상당히 많다."(천영식 이사)"예산 통과시켜 주신다면 효율성이 극대화될 수 있는 그런 경영을 하도록 하겠다…중간 광고와 더불어 광고 수익을 늘리고 그것을 통해서 콘텐츠 수익을 늘려야 되는 그런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KBS 양승동 사장)헛공약이다. 7개월 만에 KBS는 올해 1천억원대 적자를 낼 것이라고 실토하더니, 갑자기 비상 경영 계획을 수립하는 등 비틀거리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이 이끌고 있는 대한민국도 그렇다. 지난해 7월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예측했다. 그런데 지금 예측치를 2.2%로 낮췄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라고 한다. 그 1년 새에 한국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세계 경제위기가 있었나. 다른 나라들은 멀쩡하다. KBS와 대한민국의 무능력한 정치 기득권 세력들이 실력을 드러낸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셋째, 위기를 환경 탓으로 돌리는 방식도 똑같다. 문재인 정부는 경제위기의 책임을 일본에 돌리는 기회를 움켜잡았다. KBS는 지상파 시장 전체의 어려움 탓을 하고 있다. 5월까지 통계를 보면, 같은 지상파인데도 SBS의 광고 감소는 10% 정도이지만, KBS는 30% 안팎이다. 그 20%포인트(p)의 격차는 분명한 리더십의 결과물인데도 계속 외부 탓만 하는 것이다.넷째, 대응 방식의 유사성이다. KBS는 향후 5년간 매년 1천억원 이상의 적자를 예고하고 있다. 그건 문을 닫겠다는 선언만큼이나 충격적이다. 그런데도 자기 반성은 없다. 올해 예상되는 1천억원대 사업 손실도 비상 경영으로 1천억원 안팎을 쥐어짜야 가능하다. 세 끼 중에 두 끼만 먹으라 하고, 그래도 빚은 계속 늘어난다는 최악의 '굶자 적자 경영'을 선포한 것이다.국채보상운동 등을 운운하며 백성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문재인 정부의 위기 극복 방식도 마찬가지다. 국민에게 책임을 떠안기고 있다. 정부는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 후 일본의 대응이 나오기까지 8개월간 손 놓고 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선제적 대응이라는 용어가 사라졌다. 뒷북 대응조차 허술하다.다섯째, 정치 과잉의 문제이다. 나라가 어떻게 되든 적폐, 친일, 과거 등 모든 걸 프레임 전쟁으로 몰아가는 게 신기하게 닮았다. KBS는 특정 이념의 전파 도구가 아니다. KBS 뉴스에서 안 뽑을 정당으로 자유한국당을 적시한 그래픽이 나간 게 우연이라고 볼수 있나. 미래는 어떻게 될까. KBS 직원들 중에는 이대로 가면 KBS가 5년쯤 후에 공중분해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기득권 세력은 국민의 세금을 더 쏟아붓는 방식을 꿈꾸고 있다. 막연히 국민의 호주머니만 노리며, 속수무책 세월을 보내는 게 오늘날 KBS 위기의 진짜 얼굴이 아닐까.대한민국 역시 막연한 환상 속에서 일자리는 줄어들고,경제성장률은 떨어지며,국민들의 갈증과 갈등은 더욱 커져 갈 것이다. 비상 경영에 들어간 KBS가 보여주는 암울한 현재는 대한민국 미래의 예고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멀쩡한 공영방송과 지극히 상식적인 정부를 가지는 일이 이렇게 힘이 드나.

2019-07-24 11:41:40

오정일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새론새평] 전기요금의 본질(本質)

여름철 누진제 소비 상한 확대 정책한전 약 2천800억원 손실 부담 예상전기 적게 쓰는 소비자 할인 줄이면결과적으로 이들 요금이 오르는 셈 실내에서 여름에 긴소매 옷을, 겨울에 반소매 옷을 입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다. 여름 더위와 겨울 추위를 견디는 데 전기는 필수적이다. 적절한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것은 정부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 전기는 복지의 문제이다.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사기업이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 경우 가난한 사람이 전기를 충분히 소비하지 못한다. 그러나 전기를 소비하는 사람이 요금을 지불하는 수익자 부담 원칙이 지켜진다. 다른 하나는 정부가 저렴한 요금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적자를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이 방식을 택하면 많은 사람이 원하는 만큼 전기를 소비한다. 다만, 전기가 과도하게 소비되고, 전기를 소비하는 사람과 세금을 내는 사람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수익자 부담 원칙이 깨진다.우리나라는 한국전력공사라는 공기업이 전기를 공급한다. 전기요금은 생산비에 적절한 이윤을 더해서 결정되므로 비교적 저렴하다. 우리나라의 전기 공급은 앞의 두 방식의 절충이다. 모든 절충이 그렇듯이, A와 B를 섞으면 A와 B의 장점과 단점이 모두 나타난다. 전기요금이 저렴하므로 적자가 발생하고 여름과 겨울에 초과 수요가 나타난다. 사기업이 전기를 공급하면 이러한 문제가 없다. 여름과 겨울에는 전기요금이 오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전은 전기요금 누진제를 통해 간접적으로 여름과 겨울의 전기 소비를 억제하였다. 소비량이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높은 요금이 부과되므로 전기 소비가 억제된다. 200㎾h 이하를 사용하면 ㎾h당 93원, 201~400㎾h를 사용하면 188원, 400㎾h를 초과해서 사용하면 281원의 요금이 부과되었다.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누진제를 수정하였다. 7, 8월에 한하여 ㎾h당 93원이 적용되는 소비 상한이 300㎾h로, 188원이 적용되는 소비 상한은 450㎾h로 확대되었다. 올해부터는 7, 8월에 전기를 많이 쓰더라도 높은 요금이 적용되지 않는다. 누진제 완화로 7, 8월의 전기 소비가 증가하고 한전은 약 2천800억원의 손실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7, 8월에 누진제를 완화해서 많은 사람이 더위를 피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좋은 정책이다. 그러나 좋은 정책을 시행하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2천800억원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한전은 필수공제를 폐지 또는 완화한다고 한다. 필수공제는 전기를 적게 쓰는 소비자의 요금을 할인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국민의 요금은 인하되고, 적게 소비하는 국민의 요금은 인상된다. 이는 인센티브(incentive)의 측면에서 개악이고 조삼모사(朝三暮四)이다.전기요금 체계를 만드는 것은 전기 생산비를 누가 얼마나 부담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문제이다. 적은 비용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문제와는 무관하다. 전기요금 체계를 잘 만들어도 모든 국민이 승자가 될 수는 없다. 전기요금을 가정용과 산업용으로, 주간과 야간으로 구분하고, 누진제를 완화하고, 필수공제를 폐지 또는 완화하면 누군가는 이득을 얻지만 누군가가 손실을 입는다. 전기요금 체계의 개편은 돈을 오른쪽 주머니에서 왼쪽 주머니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모든 국민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전기를 공급하려면 생산비를 낮추어야 한다. 효율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생산비가 상승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공기업이 전기를 공급하면 소비자와 납세자가 증가한 생산비를 부담한다. 국민이 부담하는 것이다.합리적인 국민이라면 효율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부담하는 전기요금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근시안이다. 내가 적게 부담하면 누군가가 많이 부담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많이 부담한다.

2019-07-18 01:30:00

민경석 대구시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장

[새론새평] 붉은 수돗물

선진국 의사 1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2007년도 영국의학저널에서 발표했는데, 19세기 이후 인간 수명을 늘리는 데 기여한 것으로 항생제, 백신 등의 의학기술 발전을 제치고, 상하수도(sanitary revolution)를 1위로 선정했다. 특히 상수도(watersupply)가 인간 수명 연장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2017년 기준 세계보건기구 발표에 의하면, 아직도 지구촌에는 기본적인 식수 서비스를 받지 못해 각종 질병과 기아에 노출되고 있는 인구가 7억8천500만 명 정도이고, 세계 인구의 71%인 53억 명만이 수도관이 구내에 위치하여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고, 오염이 없는 급수 서비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5년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물 부족 지역에 살게 될 것으로도 전망하고 있다.공공 상수도는 정수장에서 상수 원수를 수돗물 수질 기준 이하로 처리 후 상수관망을 통해 각 가정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환경부 상수도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급수 보급률은 2017년 기준 99.1%로 선진국 수준으로 최고이다. 그러나 최근의 인천시 서구 및 영종도, 서울시 문래동 및 평택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는 해당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우려를 넘어 분노하게 하였다.인천시 붉은 수돗물 사건은 5월 30일 처음 발생하여, 한 달여가 지난 현재까지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후 보상 협의 등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사건 원인을 수계 전환 과정에서의 준비 부족과 초동 대처 미흡으로 인한 100% 인재라고 하였다.수계 전환을 위해서는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연결 관로를 점검하고, 역류 구간에서는 관로 모니터링을 통해 서서히 이송하여야 하는데, 준비 없이 일시에 이송하여 충격을 주게 되었다. 그 충격으로 발생한 관내 부착 및 퇴적된 침전물 부상과 탁수가 확산됐다. 인천시는 사전 준비에 크게 소홀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건 발생 후 초동 대처가 극히 미흡했다. 붉은 수돗물 사태를 발생케 한 인천시는 물론 환경부도 무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환경부는 늦었지만 위기 대응 매뉴얼을 재정비하고,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재난 예방부터 복구까지 전 과정에 대한 대응 체계를 올해 안에 마련하기로 하였다.서울시는 6월 19일 녹물 신고로 붉은 수돗물이 알려졌는데, 노후관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책으로 138㎞의 노후관을 조기에 교체한다고 발표하였는데, 진즉 노후 수도관을 우선적으로 교체하지 못하고, 사건 발생이 있어야만 대책을 내놓는 상수도 행정이 국민의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국민의 수돗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서울시뿐만 아니라,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상수관망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우선하여야 한다.수돗물의 품질 향상을 위해서는 깨끗한 상수 원수뿐만 아니라, 상수관망 최적 관리 시스템 구축이 중요한데, 일명 상수관망 최적화는 주로 배수 블록 시스템 구축이다. 이는 복잡한 급수 체계를 대중소 블록으로 분할하여 유량 및 수압에 대한 관망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수량의 효율적 관리 및 안정적인 용수 공급, 유수율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환경부 상수도 통계에 의하면, 2017년 기준 배수 블록 시스템 구축은 전국 약 67%인데, 특별광역시 중 부산시와 울산시는 100%이고, 광주와 대전시는 약 55% 내외로 저조하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일선 시군 단위의 지자체는 더욱 열악한데,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지방 상수도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2017년부터 2028년까지 12년간 약 3조원을 투입하여 누수를 줄여 유수율을 제고하여 생산원가를 줄이고, 지방 상수도 재정을 건전화하여, 상수도 사업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하고자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소규모 지방 상수도에만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여야 한다. 수돗물의 품질은 상수관망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9-07-02 15:28:35

천영식 KBS이사

[새론새평]김해신공항 재검토는 악마의 이간질

역사 발전의 주체는 대중이라고 하지만, 주요 역사적 사건에는 항상 권력의 힘이 작용한다. 그래서 우리는 유능한 지도자를 뽑으려 고민하는 것이다.오랫동안 지켜본 정치 지도자의 유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갈등 지향형이고, 다른 하나는 통합형 리더십이다. 갈등 지향형은 끊임없이 대중을 갈라치기 하고, 통합형은 대중의 힘을 모으는 데 고민한다. 갈등 지향형은 현재보다 미래를 강조하고, 현재의 고통은 '불가피한 통과의례'라며 갈등을 증폭시킨다. 우리 역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갈등 지향형으로 보인다. 그나마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통합 지향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3년 전인 2016년 6월 21일 김해신공항 결정이 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환호했다. 그중의 한 명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어려운 결정을 잘 내렸다. 박근혜 정부 아래서 이뤄진 가장 책임 있는 결정"이라고 극찬했다.한국인들은 결정 장애를 갖고 있다. 그래서 프랑스인이 대타로 투입돼 내린 결정이었는지 모른다. 결정을 주도했던 장 마리 슈발리에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수석 엔지니어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비용과 안전을 따져 오류 없이 결정했다. 가장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그때 결정은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푸는 것 같은 짜릿함이 있었다. 가덕도와 밀양이 첨예하게 갈등을 증폭시키는 상황에서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예상치 못한 제3의 대안이 나온 것이다. 당시 정부에서 일하고 있었던 필자는 김해신공항 결정이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 예의주시했지만, 심상정 대표의 말대로 여론이 대체로 칭찬하는 분위기여서 안도했던 기억이 있다. 적어도 국가를 망치게 하는 갈등 지향형 결정은 아니었다.두 달 전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당시 차관으로 있으면서 슈발리에의 결정을 뒷받침한 김해신공항 전도사였다. 그는 정치권과 각종 단체를 뛰어다니며 김해신공항 결정의 타당성을 설명했다. 그가 문재인 정부 국토교통부 장관에 임명됐어도, 김해신공항 결정을 번복했을지 궁금하다. 그랬다면 대한민국 공무원은 쓰레기 집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을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는 장관에 오르지 못했고, 문재인 정부는 정치인 장관 아래에서 김해신공항을 번복하는 '정치적'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다.이 정부가 김해신공항 논란을 다시 끌어낸 것은 정치적 득실 셈법의 결과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PK(부산경남) 표를 얻기 위해 TK(대구경북)를 버리는 게 정치적으로 득이라고 결론 냈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정부는 최후의 한 가지 명분도 자신하고 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결정을 번복하는 것은 여전히 여론의 지지를 받는 일이라고. 적폐 청산으로 여론을 몰아가면 된다. 그래서 대구는 이 정부가 짜놓은 프레임 전쟁의 희생자가 될 것이다. 정부가 갈등 지향형 결정을 내린 게 아니라 TK 사람이 이기적인 것으로 둔갑할지 모른다. 그런 전쟁에 TK 사람들이 내몰리고 있다.여차하면 국민 일부도 버리고 갈 수 있다는 정치적 결정은 갈등형 리더십의 최절정이다. 북한의 김정은이 평양 사람만 끌어안고 함경도 사람을 방치하듯이, 이 정부는 TK 사람을 버리는 것인가. 적의 침입을 받아 국토와 국민의 일부라도 떼 줘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인가. 역사상 유례없이 국민 일부의 희생을 강요하는 비겁한 결정이다.신공항과 관련한 투쟁은 시작부터 정신 무장을 제대로 해야 한다. 우리는 TK를 위해서 싸우는 게 아니라 이 나라 분열을 막기 위해 싸우는 것이다. TK가 희생양이 되면 다음은 충청도로 강원도로 넘어갈 것이다. 국민 일부는 언제든지 정권의 셈법에 희생양이 될 것이다. '분열의 대한민국'에 맞서는 '완전한 대한민국'의 싸움이다. 당당하고 강하게, 분열을 혐오하는 모든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싸워야 한다. 정치권의 버림받은 대한민국 불쌍한 국민을 구하는 일이다.천영식 KBS이사

2019-06-26 11:33:22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대북 인도적 지원의 非인도성

11일 문재인 정부는 대북한 인도적 지원 사업에 쓰일 800만달러를 해당 국제기구에 송금했다. 문 정부가 지원한 자금은 세계식량계획의 '북한 영양 지원 사업'과 유니세프의 '북한 모자 보건 사업'에 투입된다. 이 조치는 명분만 확보되면 북한에 돈과 물자를 제공하려고 애써 온 문 정부의 의지가 관철된 최초의 대북 지원이다. 이제 대북 지원의 물꼬가 터졌으니 문 정부는 앞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대북 지원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문 정부와 여당 사람들은 자기들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사업에 열을 내는 이유는 그것이 식량과 의약품이 부족한 북한의 취약 계층 주민들의 생활을 개선하고 남북한 간의 평화에 기여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북한이 전체주의적 독재국가이고 대한민국 국민을 몰살시킬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해 왔다는 현실을 외면한 잘못된 것이다.외부에서 제공된 돈과 물자가 그것들을 수납한 국가에서 어떤 효과를 나타낼 것인가는 그것들을 제공하는 측의 공여 의도에 따라 좌우되지 않고 수납한 측의 사용 의도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칼을 제공한 사람은 주방에서 요리하는 데 사용하라는 인도적 취지에서 칼을 제공했지만, 칼을 받은 사람은 그 칼로 사람을 죽이는 비인도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인도주의적 동기에서 돈과 물자를 북한에 제공하더라도 북한에서 그 돈과 물자가 인도적인 사업에 사용되지 않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북한과 같은 폐쇄되고 잔인한 전체주의 독재국가에서는 외부에서 제공되는 모든 물자가 독재세력의 수중으로 들어간 다음 그들의 마음대로 처리된다. 우리가 북한 취약 계층의 생활 개선을 돕기 위해 돈과 물자를 제공하면 북한의 독재세력은 그것들을 취약 계층에 분배해 주지 않고 북한 독재세력과 그 주변의 충성 분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분배한다. 정작 취약 계층에는 독재세력과 그 주변의 충성 분자들에게 분배하고 난 나머지가 분배된다.대한민국 정부나 민간단체들이 북한 취약 계층의 건강과 생활 개선을 지원한다는 인도주의적 동기에서 북한에 보낸 돈과 물자는 북한 취약 계층에 제대로 분배되지 않는 데 그치지 않고 그보다 훨씬 심각한 비인도적 결과를 초래한다. 남한에서 북한으로 보낸 돈과 물자가 북한에서 초래할 심각한 비인도적 결과는 두 가지이다.첫째, 북한에서 주민들의 인권을 무지막지하게 탄압하는 김정은 독재정권으로 하여금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탄압하는 악행을 계속하도록 도와주는 비인도적 결과를 초래한다. 주민들의 인권을 탄압하려면 주민들을 감시하고 처벌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감시와 처벌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비용이 든다. 남한에서 인도적 목적으로 넘어온 돈과 물자가 없다면 비용 부족으로 인해 주민을 감시하고 처벌하는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없을 터인데, 남한에서 넘어온 돈과 물자가 감시와 처벌을 수행할 수 있는 비용을 충당해 주는 것이다.둘째, 김정은 독재정권으로 하여금 남한 국민을 몰살시킬 핵무기를 개발하는 비인도적이고 반평화적인 악행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적 독재국가에서는 누가 무슨 목적으로 보냈건 일단 자기들의 영토에 들어온 돈과 물자는 독재정권의 마음대로 처분된다. 김정은의 수중에 들어간 돈과 물자는 김정은의 의도에 따라 핵무기 제조를 직간접적으로 도와주는 데 투입될 것이다.남한에서 인도적 목적으로 제공되는 돈과 물자가 이처럼 북한 정권의 비인도적 악행을 지원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은 북한이 전체주의적 독재국가이고 그 통치자가 비인도적 악행을 자행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하고 싶다면 김정은 정권이 자행하는 북한 주민의 인권 탄압을 중단시키는 일부터 해야 할 것이다.

2019-06-12 11:47:22

민경석 대구시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장

[새론새평]지방상수도 통합운영

수돗물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상수도 급수계통인 취수-도수-정수-송수-배수-급수 단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하천이나 댐 등에서 상수원수를 취수해서 도수관로를 통해 정수장으로 이송하고, 정수 후 송수관로를 이용하여 배수지로 보낸다. 배수지에서는 급배수관망을 통해 각 급수구역으로 공급한다.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위해서는 상수원수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급배수관망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현실적으로 개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그러나 급배수관망 관리에는 지속적인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 규모가 크고 재정자립도가 높은 특별·광역시와 경기도는 이미 지속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일선 시군 지방자치단체는 열악한 실정이다. 수돗물 품질과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서는 급배수관망에 상수관망 최적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블록 시스템 구축이 핵심인데, 복잡한 급수 체계를 대중소 블록으로 분할하여 유량과 수압에 대한 관망 감시 시스템으로, 효과는 수량의 효율적 관리, 안정적인 용수 공급 및 유수율 제고이다.여기서 유수율은 총공급량 대비 요금으로 징수한 사용량인데, 환경부 통계에 의하면, 2017년 기준 전국 평균 85.2%이다. 그러나 환경부 통계는 단지 지자체의 보고 자료에 의한 것으로 모두 신뢰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실정이다. 블록 시스템을 모두 구축하고, 전문성을 갖춘 기술자가 운영을 하고 있는 서울시는 95.8%, 대구시는 92.2%인 반면, 제주는 45.9%, 경북은 약 70%로 열악한데, 실제 일선 시군 지자체는 환경부 통계보다 열악하여 30~40% 정도인 경우가 많다.유수율이 낮은 것은 상수관망에 재정 투입을 못해, 블록 시스템 구축은커녕 노후 수도관을 그대로 방치한 경우이며, 대부분 누수로 이어지고 있다. 전국에서 21년 이상 경과한 노후 수도관은 약 68만㎞로 총연장 대비 32.4%이다. 이로 인한 누수량은 연간 약 7억t으로 팔당댐 저수용량의 3배 정도이고, 경제적 손실은 연간 약 6천억원에 이른다.지방상수도의 재정이 열악한 이유는 낮은 상수도요금이 원인이다. 2017년 말 기준으로 전국 161개 지방상수도의 평균 수도요금은 t당 약 723원 정도인데, 원가는 약 898원으로 요금 현실화율은 80.5%이다. 서울은 80.9%, 대구는 91.7%, 경북은 62.3%이고, 울산과 광주는 100%를 넘어 지자체마다 다른데, 특히 군 단위는 지방상수도 전체 평균에 비해 생산원가가 약 2배 이상 높아 재정이 열악한데도 수도요금은 대도시에 비해 훨씬 높다. 강원도 평창군은 생산원가 t당 4천832원, 요금 1천467원으로 생산원가가 가장 높으며, 요금 현실화율은 30.3%이고, 경상북도 봉화군은 생산원가 3천193원, 요금 496원으로 현실화율이 15.5%로 전국 최하위이며, 군위군은 생산원가가 1천190원인데, 요금은 376원으로 전국 최하위이다.이렇게 부족한 재원은 일반회계 보조금으로 충당하고 있어 국민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똑같을 뿐만 아니라, 열악하고 제한된 상수도 재정으로는 노후한 정수장과 상수관망 투자에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지역 간의 상수도 서비스질과 재정의 격차를 줄여 평등한 대국민 물복지를 실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국 동일한 전기요금처럼 수도요금에도 이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동일 요금제도를 도입한 제주도와 같이 최소한 도단위 요금 단일화는 시도해 볼만하다. 또한 상수도 통합운영을 추진해야 한다. 최근 충청남도는 도단위 통합운영을 추진하기 위한 용역을 수행하였는데, 일부 지자체에서 요금과 수도시설 격차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으나, 지자체의 양보와 협력이 절실하다. 현재의 열악한 지방상수도를 계속 방치할 것인가,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비록 늦었지만 환경부는 지방상수도 통합운영을 위해 2019년도에 '지방상수도 사업운영 효율성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완료하였다. 환경부는 경영과 조직·인력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와 적극 협력하여 합리적인 통합운영 모델을 개발하고 대국민 설득과 홍보는 물론 제도 보완뿐만 아니라, 적극 추진 의지를 보여야 한다.

2019-06-05 11:36:03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춘추칼럼]함께하는 남북협력과 통일교육

지난 20~26일 통일부에서 주관하는 통일교육주간이 마무리되었다. 국민들로 하여금 평화통일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자는 취지로 올해 7회 행사를 종료하였다니 매우 좋은 발상이 아닌가 싶다. 프로그램을 보니 콘퍼런스, 공모전, 체험 학습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30여 년간 북한과 통일문제를 다룬 교육자로서 볼 때 이러한 프로그램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앞으로 한 가지 보완할 점이 있다면 이러한 프로그램의 지방 확산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모여 있지만 서울 못지않게 통일문제에 대한 지방의 관심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지방자치단체가 남북 교류와 협력의 주체로 올라섰다.그간 지자체의 남북 교류는 중앙부처 차원의 교류의 부차적인 의미로서 기능하였고 규모와 기간 등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남북 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지자체는 남북 교류와 관련된 예산과 조직을 대폭 확대하였고 다양한 협력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있다. 지자체의 대북 교류가 체계를 갖추고 실질적으로 남북 관계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전개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체계가 잡히면 향후 남북 관계 발전과 통일 대비의 관점에서 긍정적인 기제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한다면 지방정부를 지지하고 있는 지역민들의 남북 관계, 통일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은 필요성이 더욱 커 보인다.우리와 같은 분단을 겪었던 독일은 전형적인 연방제 국가로 지방자치의 역사가 깊다. 통일 이전에도 주정부의 자치가 확고히 보장되었고 자매결연 등 지자체들이 동서독 교류에 직접 나서기도 하였다. 동독 탈주민들의 수용에 있어서 주정부는 연방정부와 협력해 나갔고 통일 이후 재원 분담에서도 주정부는 고통을 분담하였다. 이러한 일들은 주정부가 지역 주민들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적시성 있게 설명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다.한국에도 잘 알려진 독일의 '정치교육센터'는 연방센터도 있지만 각 주마다 지역센터가 있어 지방 특색에 맞는 이슈를 가지고 독립적으로 활동을 해왔다. 분단 시기 정치교육센터는 자유 민주주의 이념에 대한 확고한 전파 역할을 하였고 기본권, 시장경제 등에 대한 교육 홍보활동도 수행하였다. 통일 이후에는 통일에 따른 통합의 가치를 설파하였고 현재는 올바른 정치 체제와 선거제도 등에 대한 정보를 적실성 있게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필자는 수년 전 지방정치교육센터를 가 본 적이 있었는데 실로 체계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 또 한 가지 특색 있는 통일교육에의 합의는 서독에서 추진된 '보이텔스바흐 합의'이다. 냉전이 한창 중인 1970년대 중반 서독의 보수와 진보 진영은 치열한 논의 끝에 이념과 정권에 따라 변하지 않는 정치교육 지침을 마련하였다. 한 번 합의한 원칙은 대체로 지키는 독일의 특성에 따라 이 원칙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교육은 강제할 수 없으며 토론과 논쟁을 통해 독립적인 관점과 사고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주체적인 인식의 형성을 위해 다양한 가치와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편이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생각의 다름을 인정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합의를 이뤄나간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통일이라는 민족의 명운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는 이러한 절차가 더욱 긴요하다고 하겠다.지자체는 북한과의 교류 협력도 중요하지만 지역 주민들에게 남북 교류에 따른 평화적 효과와 지역경제에의 이득, 나아가 통일 과정에의 기여 등을 지역주민들에게 잘 설명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정보가 부족한 젊은 세대들에게는 참여형 방식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통일교육을 담당하는 중앙정부도 그들만의 사업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지방정부와 민간단체와 적극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배가해야 할 것이다. 지방에는 지방정부뿐 아니라 민주평통, 민간단체, 지역통일관 등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관들이 산재되어 있다. 이들이 각기 따로 수행하는 통일교육 프로그램들을 하나로 엮는다면 더 효과적인 사회적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내년 통일교육주간은 통일문제에 대한 범국민적인 사회적 합의의 장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19-05-30 11:49:59

천영식 KBS이사

[새론새평]화이트칼라는 왜 한국당을 여전히 외면하나

최근 사석에서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 때 어느 정도 선방할지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기대어 약진을 기대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여전히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이와 관련, 화이트칼라층에선 여전히 한국당 지지율에 별 반응이 없다고 했더니, 참석자들이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 이후 한국당 지지율이 전반적으로 올랐으니, 화이트칼라층도 조금은 올랐을 것이라는 상식과 배치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화이트칼라는 한국의 정치 지형에서 독특한 중도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집단이다. 넥타이 부대로 통칭되는 화이트칼라는 사무직 노동자를 포괄한다. 화이트칼라가 중요한 이유는 한국의 미래 담론을 주도할 엘리트 계층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든 명분적으로든, 여야가 미래 정당으로 뿌리내리려면 화이트칼라층 없이는 불가능하다.황교안 체제가 들어선 이후 석 달 동안 한국당이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화이트칼라 지지층의 무덤덤한 반응은 내부적으로 논란거리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화이트칼라층이 정치 변화에 가장 늦게 반응하는 집단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거꾸로 화이트칼라층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으면, 한국당이 내년 총선과 그 이후의 대선까지도 희망을 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최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화이트칼라층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58%이다. 이들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5%이며, 한국당 지지율은 정의당과 같은 12%에 머물고 있다. 화이트칼라층은 한국당에 범접할 수 없는 섬처럼 존재하고 있다. 석 달 전 거의 그대로다.화이트칼라층은 연령적으로는 30대와 40대를 주축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종 조사에서 30, 40대 지지율과 연동돼서 나타난다.보수층 내부에서는 화이트칼라에 대해 두 가지 극단적 시각이 상존하고 있다. 하나는 화이트칼라층이 이미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으로 굳어진 만큼, 호남처럼 버겁게 느끼는 흐름이다. 다른 하나는 화이트칼라층 비중을 과도하게 설정하는 바른미래당식 방식이다. 둘 다 극단이다.화이트칼라는 이념적으로 진보성을 갖고 있어 보수의 공략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머리가 진보이더라도 몸은 현실에 기반하고 있는 이중적 특성을 갖고 있다. 사무직 노동자인 만큼 가장(家長) 및 생활인으로서 각종 경제 이슈에 민감한 층이다. 가령 연말정산에서 신용카드 공제가 되느냐 하는 문제는 화이트칼라층의 여론을 흔드는 이슈이다. '호주머니 지상주의자'들이다. 지금 이 정부는 화이트칼라층을 화나게 하는 정책적 실수를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 문제도 그중의 하나다.문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화이트칼라층에 대한 대응 부재 현상을 드러내고 있으며, 그 실점은 보수당이 뒤집어쓰고 있다는 점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저출산도 화이트칼라층에는 아주 민감한 이슈"라며 "자녀 인적공제 확대나 교육세 환급 등 화이트칼라층이 관심을 가질 이슈가 많은데도 한국당조차 별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화이트칼라층은 막말에 거부감을 갖고, 기득권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며, 실용성을 중시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념적 틀로 접근하는 것은 닫힌 문을 굳게 잠글 뿐이며, 경제 이슈로 접근하는 게 최선이다.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각종 경제지표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그럼에도 화이트칼라층의 여론이 변하지 않는 것은 분명 무언가 잘못돼 있는 셈이다. 한국당이 경제 이슈에 민감해 하는 화이트칼라층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까지 무슨 투쟁을 했다는 것일까. 대중의 경제적 불만을 정확히 집어내고 대안을 제시해주는 '핀셋 투쟁'이 절실한 시점이다. 하다못해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의원 세비라도 갹출하든지, 민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하나라도 공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 주변의 화이트칼라는 문재인 정부를 독재라기보다 무능으로 느낀다.천영식 KBS 이사, 계명대 언론광고학부 초빙교수. 전 청와대 홍보기획 비서관

2019-05-29 10:23:52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임을 위한 행진곡'은 반체제 가요

문재인 정권이 출범 후에 취한 제1호 조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틀 후에 거행될 금년 5·18 기념식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은 더욱 당당하게 제창될 것이다.문재인 정권이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로 관철한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기로 한 조치는 타당한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그 문제를 진지하게 따져볼수록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조치로 판단된다.왜 그런가? 그 노래의 가사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를 산문체로 정리하면 "새날(새로운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하다가 먼저 죽은 동지의 뜻을 받들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고 목숨 걸고 투쟁하자"가 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새날', 즉 새로운 세상의 의미이다.'임을 위한 행진곡'을 독재시대인 1980년대에 불렀을 때의 새날은 좌익운동권에게는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이 성공한 세상'(사실상 사회주의 세상)이고 대중에게는 '자유민주화된 세상'을 의미했다.그러나 자유민주주의가 높은 수준으로 실현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그 노래를 부르면 그 노래에서 말하는 '새날'은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과 판이하게 다른 세상'을 의미하게 된다.'대한민국의 현재 상황과 판이하게 다른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대한민국의 현존 자유민주주의 체제와는 상이한 체제가 지배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 세상의 구체적인 그림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사상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기존 국가 상황과 다르고 자유민주주의와는 다른 체제가 지배하는 세상이란 점에서는 공통될 것이다.'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에 내포된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메시지는 그 가사를 빌려온 모시(母詩) '묏비나리'를 분석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는 백기완의 시 '묏비나리' 중의 일부를 떼어온 것이다. '묏비나리'가 독자에게 주는 메시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①남한의 청년 운동가들은 처음부터 목숨을 던질 각오를 하고 운동에 나서서 살인마 구조인 남한 사회구조를 뒤엎어야 한다. ②혁명투쟁을 하다가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죽더라도 부활하여 민중의 혁명의지를 격발시켜 분단의 벽과 미 제국주의를 무너뜨리고 죽어야 한다. ③투쟁하다가 죽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들을 향하여 새로운 세상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고 목숨 걸고 투쟁하라는 호소가 된다. ④혁명이 일어나면 민중과 힘을 합쳐 가진 자들과 이 세상의 껍질을 깨버리고 해방 세상을 이루어내야 한다.'묏비나리'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의 ③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혁명투쟁을 하다가 먼저 죽은 선배 투사의 영혼이 후배 투사에게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고 목숨 걸고 투쟁하라"고 촉구하는 대목이 바로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이다.'임을 위한 행진곡'과 '묏비나리'가 전달하려는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메시지는 작사가인 백기완의 대한민국의 상황과 통일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면 한층 더 분명해진다.백기완은 그의 저서 '백기완의 통일 이야기'에서 대한민국을 '온갖 나쁜 짓을 해서라도 돈만 거머쥐면 왕이 되는 사회'요, '남의 나라 군대가 지배하는 창피하고 더러운 식민지'라고 주장하고, 자본가들을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존재로 비난했다. 통일에 관해서는 '우리들의 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장애는 주한미군이다. 우리가 통일을 하려면 주한미군부터 몰아내야 한다' '우리의 통일은 일하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9-05-15 18:30:00

민경석 대구시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장

[새론새평]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 정책은 바뀌어야

하천 수질을 개선하고 국민 위생을 위해 공공하수처리시설을 보급했는데 도시 지역에 우선했고 농어촌 읍면 단위 지역은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다. 농어촌 지역에서도 하수 발생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처음으로 행정안전부가 농어촌 마을의 하수도정비사업을 진행했다.이후 농림축산식품부 및 환경부에서도 부처 간 협업 없이 무분별하게 마을 하수도를 설치해 전국적으로 처리시설이 난립하게 되었다.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각 부처에서 추진하던 마을 하수도 사업인 행안부의 '농어촌 주거환경개선사업'과 농식품부의 '농어촌 정부 생활권개발사업'을 모두 2007년도에 환경부로 이관하였다.환경부 통계에 의하면 2017년 기준 전국에 가동 중인 500㎥/일 이상 공공하수처리시설은 661개소이며, 500㎥/일 미만의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은 전국에 3천375개소이다.소규모 시설은 유지 관리에 어려움이 많고 정확한 운영 현황과 방류 소하천의 수질 개선 효과 등을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지금까지 파악한 주요 문제점으로는 하수 관로 불량으로 인한 불명수 유입, 시설의 노후화로 인한 오작동, 처리 공법의 난립으로 인한 운영 관리의 어려움, 운영비 과다, 사업의 낮은 효과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비록 늦었지만 환경부는 2018년도에 전국적으로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 운영실태 정밀조사 연구' 용역을 수행했다. 용역보고서에 의하면, 10년 이상 된 시설은 전체의 약 55%로 시설 노후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하수도법 규정에 따라 공공하수도 시설은 5년마다 기술 진단을 한다. 50㎥/일 미만 시설은 소규모 시설의 약 45%를 차지하지만 기술 진단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문제점 파악과 개선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하수 관로의 기술 진단 시행률도 약 5%에 불과하다.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하수 관로와 처리 시설을 포함한 전체 시설에 대한 전문 기술 진단이 절실하다.전체 평균 운영 비용은 개소당 연간 약 1천800만원으로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이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상당한 부담이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데 하수도요금 현실화를 통한 재정 확보와 같은 지자체 자구 노력에 따라 선별 지원하는 정책으로의 전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농어촌 지역 특성상 축산 분뇨의 유입, 인구 감소로 인한 하수 발생량 감소, 강우 시 유입량 증가, 주말 및 관광객에 의한 일시 유입량 증가 등의 원인으로 유입 유량과 수질 변화가 크므로 이에 맞는 적정 기술을 적용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소규모 시설에는 환경 신기술인 60여 가지의 다양한 처리 공법을 적용하고 있는데 지자체마다 적용한 공법이 난립해 전문가라 하더라도 운영 기술이 제각각인 시설을 적정하게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또한 지금까지는 정부 지원 아래 지자체별로 개별사업으로 추진했는데 공법의 난립으로 운영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산재해 있어 하천의 수질 개선 효과도 미미하며 투자 대비 사업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웠다.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유역별 통합 물관리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 중 통합오염원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유역별 통합오염원관리계획을 수립할 때 특히 소규모 시설은 개별사업이 아닌 유역별 통합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전국에 산재해 있는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유역 단위의 종합적인 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인근 시설의 통·폐합 및 연계 처리 검토, 노후화 시설과 관로 개선, 원격제어 시스템 구축, 정기적인 순회 점검 계획, 적정 운영 인원 관리 계획 등 관리 체계의 제도적 수립도 시급하다.

2019-05-09 03:30:00

김주영 소설가

[새론새평]쾌락과 미혹에 빠져 허덕이는 나라

오래전 한국문학을 해외에 소개하는 일로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연달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도시에 도착한 이튿날 우리 일행은 국립대학의 여학생들로 구성된 봉사단체들과 합류하게 되었다. 한류를 사랑하는 모임의 구성원들이었다.그들은 한국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아 그곳에 체류하는 동안 우리 일행은 수없이 쏟아지는 질문들에 시달림을 받아야 했다. 물론 이구동성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그 말들이 너무나 절실했으므로 한국을 방문하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예상 못 했던 대답이 돌아왔다. 피부 관리를 받고 싶다는 것이었다.외국의 유명 사립대학 졸업을 앞두고 유학생이 오랜만에 고국을 방문했다. 서울에 도착한 바로 그날, 여행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부랴부랴 어디론가 자취를 감춰 버렸다. 행방을 수소문했으나 도무지 오리무중이었다. 그가 집으로 돌아온 것은 자정을 넘긴 새벽 3시쯤이었다. 어디 갔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홍대 앞을 다녀왔다고 했다. 거긴 왜 갔느냐고 다그쳤더니, 대답이 걸작이었다. "재미있잖아요."서울에 있는 올림픽공원에 가보면 거의 끊임없이 아이돌 그룹의 공연이 열린다. 공연이 있는 날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동남아를 비롯해 먼 나라에서 온 젊은 여성들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고 긴 대열을 만들며 삼삼오오 노숙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여행용 가방은 물론이고 간이 침대와 가벼운 이부자리, 몇 끼니를 때울 식품까지 갖추고 있다. 그리고 공연을 보고 나면 옆도 돌아보지 않고 귀국길에 오른다.탈북한 여성들이 출연하는 좌담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자신이 탈북을 결심하게 된 동기가 남한의 젊은 연기자를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함이었다는 고백이었다. 가슴속에서 우러나온 참말인지 웃자고 하는 흰소린지는 모르겠으나 그 여성은 남한의 인기 연예인 아무개의 실물을 보기 위해서 하나뿐인 목숨을 걸고 탈북을 감행한 것이었다. 나이 먹은 사람으로선 도저히 이해 못 할 일에 요즘 젊은이들은 목숨조차 걸 수 있구나 싶었다.그 눈부신 성과에 대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한류는, 우리가 겪었던 외환위기란 어둠 속에서 우박처럼 쏟아진 행운이었다. 싸이나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아이돌 가수들이 획득한 대중적 성과는 세탁기에 들어간 봉제 인형처럼 방향감각을 잃고 곤두박질치던 우리 경제에 눈부신 활로를 열어주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우리는 찌그러진 동냥 그릇을 손에 들고 좌왕우왕했을지도 모른다.이처럼 한류의 성과에 힘입어 우린 희망의 경이를 목격하게 되었고, 국민 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게 되었다. 놀라운 일이다. 이집트 인구의 95프로가 나일강가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우리는 한류가 이루어 놓은 산업적 성과에 기대어 살아가는 시대가 도래했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 그래서 탈북 여성의 발언이 허튼소리가 아니라는 생각까지 드는 것이다.그런데 이런 성과를 거둔 K팝 스타들이 저지른 스캔들 때문에 우리 사회가 받은 충격이 크다. 그들은 심지어 공직자와 결탁해서 뇌물 혹은 탈세와 같이 노회한 범죄자들을 뺨치는 지저분한 비리를 저질렀다. 똑같이 생긴 칼이라 하더라도 어머니가 들고 있을 때와 도둑이 들고 있을 때가 확연히 다른 것처럼, 연예인들이 인기에 도취되어 방만한 일탈에 젖다 보면 그때까지 거둔 성과는 바람 부는 날 연기처럼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사람이 시대가 낳은 미혹과 풍기를 벗어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쾌락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악령의 손짓에만 무분별하게 쫓아가다 보면, 양녕대군처럼 따 놓은 왕의 자리를 제 발로 걷어차는 치명적인 불상사를 저지르게 된다.한국인의 애환을 달래 온 국민 가수 이미자 씨가 자신의 노래 인생 60년을 회고하면서 악보대로 노래하지 않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 젊은 연예인들이 오늘날과 같이 절제력을 잃게 되면, 필경 오만해지며 나아가서는 범죄 의식조차 느끼지 못한다는 교훈으로 기억해야 할 말이다.

2019-04-25 01:30:00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새론새평]리셋 필요한 문재인표 대북 정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 등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를 설득하기 위해 백악관을 찾아간 문재인 대통령을 앞에 두고, 미국의 대북한 정책의 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이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심하고 그 결심을 실천할 때까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지속할 것이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는 현 시점에서는 부적절하다고 잘라 말했다.비슷한 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행한 시정연설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는 미국의 압박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고, "남조선 당국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윽박질렀다.워싱턴과 평양에서 거의 동시에 터져 나온 트럼프와 김정은의 이 같은 발언들은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진행되어온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려는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확인해준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발언은 두 사람이 모두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거부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려는 문 대통령의 정책이 실패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그 실패의 결정적 원인은 대한민국 또는 문 대통령이 미·북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사람들 사이에서나 국가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중재에 나선 주체가 최소한 다음 3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중재 대상들에 대해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처지에 있어야 한다. 둘째, 중재 대상들로부터 신뢰 내지 존경을 받아야 한다. 셋째, 현안 문제에 관한 정확한 정보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한다.실상은 어떠한가? 대한민국과 문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독립적이지도 중립적이지도 않은 처지에 놓여 있다. 객관적으로 볼 때 북한은 대한민국의 적이고 미국은 대한민국의 존립에 필수적인 동맹국이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우정이 아무리 돈독해진다 해도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에 대해 반역을 자행하지 않는 한, 이러한 3국 간의 객관적 관계는 변할 수 없다.대한민국은 북한과 미국으로부터 존경은 고사하고 신뢰도 받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지금 핵무기를 가지고 대한민국과 국민을 납치해 놓은 상태이다. 북한은 납치범이고, 대한민국과 국민은 인질이며, 미국은 대한민국과 국민을 납치 상태로부터 구해내려고 노력하는 구조대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질인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정부가 납치범과 구조대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미국과 북한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없는 일이다.문 대통령은 지금 트럼프와 김정은으로부터 자기의 처지를 깨닫지 못한 사람으로 취급받고 있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에게 "당신은 나의 인질이니 내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라"고 강요하고, 트럼프는 문 대통령에게 "납치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구조대의 구출 노력에 적극 협조하라"고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문 대통령과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그리고 김정은의 의도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습득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들에 관한 정보가 빈약한 문 대통령과 대한민국이 우월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미국과 북한 및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한다는 것은 초등학생이 대학생들의 갈등을 중재하겠다고 나서는 것과 같은 웃기는 일이다.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뭔가 기여하고 싶으면, 이제부터라도 중재자가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갖추거나 아니면 중재자 역할에 대한 미련을 갖지 말고 자신의 대북한 정책을 원점에서부터 새로이 판을 짜야 할 것이다.

2019-04-17 14:41:15

민경석 대구시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장

[새론새평]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에너지 자립화

환경부 국가하수도정보시스템 자료에 의하면, 2017년 말 기준 전국에 가동 중인 500㎥/일 이상 공공하수처리시설은 661개소이며, 시설 용량은 2천552만3천㎥/일이다. 대구시에는 7개소가 있으며 전국 대비 7.3%인 1천874㎥/일로, 지역별로는 경기, 서울, 부산에 이어 네 번째 규모이다.공공하수처리시설은 환경기초시설 중에서도 에너지 다소비 시설의 하나로, 전체 500㎥/일 이상 공공하수처리시설 운영으로 연간 에너지 소비량은 75만 TOE(Ton of Oil Equivalent·석유 발열량으로 환산 톤)에 달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매우 큰 데 비해, 에너지 회수율은 낮다. 2006년 기준 미국 환경청 자료에 의하면, 미국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의 전기에너지 사용량은 미국 전체 전기에너지 사용량의 약 3% 정도에 달하며, 우리나라 경우는 약 1% 내외로 에너지 소비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하수처리시설에서의 에너지 자립률은 에너지 사용량 대비 자체 생산량 비율인데,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에너지 사용량은 75만TOE이며, 에너지 생산량은 10만5천TOE로 에너지 자립률은 약 14% 정도이다. 시·도별로는 서울시가 26.8%로 가장 높았고, 울산시 24.9%, 부산시 20.7%, 인천시 0.1%, 광주시 19.8%, 대전시 11.9%, 경기도 9%인데, 대구시는 23.4%로 평균 대비 비교적 높은 에너지 자립률을 나타내고 있다. 선진국 경우 에너지 자립률이 100%를 상회하는 처리시설이 많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에너지 생산량은 주로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러지를 혐기성 발효 미생물을 이용하는 소화조에서 생산하는 바이오 메탄가스에 의한 전기 생산이다. 혐기성 소화조는 규모가 큰 처리장에서 주로 도입하는데, 전국 68개 처리장에 설치하였으며, 61개가 운영 중에 있다. 따라서 에너지 생산량은 소화조 설치 유무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규모가 큰 대도시가 크다. 국내 소화조 운영 효율은 하수관로 정비 부실로 인한 불명수 유입으로 낮은 유입 하수 수질, 소화조 운영관리 기술 부족 등으로 인해 선진국에 비해 약 4분의 1 수준이다.대구시 달서천하수처리장의 경우 염색공단에서 배출하는 색도를 제거하기 위해 에너지 소모가 큰 오존처리시설을 도입하였는데, 이것이 전체 에너지 사용량 중 약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처리 비용과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는 최신의 혁신적인 하수고도처리 공법을 적용하여 재구축할 필요성이 크다.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효율 기기 도입과 혁신적인 처리 공정으로의 개선이 필요한데, 현재 국내에서는 유입 펌프 인버터 제어 운전, 공기 공급 최적화 시설 도입, 고효율 탈수기 도입 등 고효율 기기 도입에 국한하고 있다. 대구시는 에너지 절감을 위한 슬러지펌프 인버터 설치, 소화조 교반기 개체, 총인처리시설 펌프장 수위 운전 방식 개선 등 16건(3천786㎿h)의 운영 방법 개선으로 에너지 절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부하수처리장은 2009년에 생물반응조 공기 공급을 위한 초미세 포기장치 교체사업으로 소요 에너지양의 약 절반 정도를 절감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일부 시설은 장기 노후화로 인해 에너지가 과다하게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므로 재구축 시기가 도래하였다.에너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바이오가스 생산 혐기성 소화조의 고효율화가 가장 중요하다. 다음으로 재생에너지 도입인데, 하수처리시설의 침전지, 반응조, 각종 시설물 지붕 등의 부지에 태양광 발전시설, 풍력, 소수력, 냉난방 열원 이용 등이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는 부지 면적에 대한 생산 효율이 매우 낮아 한계가 있다.서대구 고속철도 역세권 개발계획과 맞물려 달서천 및 북부 하수처리장·염색공단폐수처리장의 통합 지하화 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이를 위한 기술개발과 사업화는 대구에 조성하고 있는 물산업클러스터와 함께 해야 한다. 더불어 에너지 절감을 위한 고효율 기기 및 저에너지 생물처리공정 개발 등 이와 연관된 에너지 자립화 프로젝트도 추진해야 한다. 이것이 곧 국내외 물산업 경쟁력 제고이다.

2019-04-11 0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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