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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록 경북경제진흥원장

[기고] 이미 와 있는 미래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가 주관해 열리는 CES(국제 소비자 가전 전시회)가 얼마 전 막을 내렸다. CES는 세계 최대 전시회 중의 하나로, 이번에는 4천500개가 넘는 업체와 18만8천 명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올해 CES 기조연설이 미국 버라이즌 CEO인 한스 베스트 베리의 '5G로 활성화될 새롭게 바뀔 미래'일 정도로 이번 CES의 큰 화두는 5G였다. 5G가 만드는 초연결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지 현장에서 확인한 3가지 방향성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자 한다.첫째는 5G로 인해 '인공지능(AI)은 이제 놀라울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 기본이다'라는 사실이다. 5G는 800M 동영상 다운로드 시간이 0.8초로, 기존 4G LTE의 16초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20배 빠르다. 데이터 전송 속도의 증가는 축적되는 데이터양의 증가로 인해 AI의 의사결정이 최적화될 가능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이번 CES는 그 어느 때보다 AI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삼성(빅스비), LG(씽큐)는 맥락(Context)을 능동적으로 인지하는 AI를 선보였고, 구글(어시스턴트)은 어느 기기에나 들어가 있었다. 아마존(알렉사)은 처음으로 단독 부스를 만들 정도로 가히 Ubiquitous AI 시대라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였다.둘째는 자율주행차의 본격화이다. 4G 대비 응답속도가 10배 빨라짐으로써 5G시대는 자율주행차량이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구현했다. 그래서 기술을 넘어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생활·업무 공간으로 확장될 자동차의 변화, 특히 사용자 관점의 자동차 내부,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에 대한 전시가 많았다. 기존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삼성, LG 등 주요 업체가 다 선보일 정도로 자율주행차의 대세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상업 서비스를 통해 실생활에서의 데이터가 축적되고 미묘한 상황에서의 경험들이 축적된다면 자율주행차 시대는 곧 올 것이다. 이번 CES에서는 다가올 자율주행차 시대 기술을 넘어선 사용자 경험에 대한 경쟁이 시작되었음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셋째는 5G의 강화된 연결에 의한 스마트시티 개념의 진화였다. 연결을 넘어선 대규모 재난 사태에 대비한 도시 자체의 복원력(Resilience)이라는 개념이 많이 얘기됐다. 그러나 실제 구현에서는 아직 기대와 현실 간 차이가 있어 보였다.그리고 전통적인 CES의 주인공들인 디스플레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LG의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제품의 혁신성으로 인해 관람객으로부터 가장 큰 주목을 받았고, 삼성은 미래 디스플레이로 초소형 LED 소자가 박힌 마이크로 LED TV를 선보였다. 특히 삼성 TV에 애플의 아이튠즈를 탑재하는 등 모든 기업들이 개방형 생태계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4차 산업혁명 이미 와 있는 미래'는 롤랜드 버거의 책 제목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지 않는다. 이미 와 있는 미래를 보고할 뿐이다"라고 했다. 4차 산업혁명을 초연결에 의한 초지능의 혁명이라고 한다면 5G에 의한 연결성 강화로의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우리 옆에 와 있다. 미래는 이미 와 있는 것을.

2019-01-28 10:22:20

김순재 전 매일신문 편집부국장· it's 편집위원

[기고] 지역 시사종합잡지 it's가 탄생 합니다

나는 대구 토박이 중에 토박이다. 학교도 모두 이곳에서 나왔고 60년 가까이 수성못 부근을 서성대며 살아가고 있다. 어딜 갔다 동대구역에만 들어서면 푸근하고 편했던 대구가 어느 날부터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크면서 그들의 미래를 생각할 무렵부터였다고 기억한다.그 후로 대구는 바뀌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변화의 대구'를 기획하고 칼럼을 통해 그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필력이 모자라서인지 늘 메아리는 신통찮았다. 여전히 선거철이면 등장하는 구호는 따분했고, 자리를 차지하는 인물은 지루했다. 그들이 하는 말은 그냥 흰소리요, 한가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었다. 지역 정서에 기대어 대구는 그렇게 서서히 늙어갔고 젊은이들은 대구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끼리끼리 살아가는 '섬'이 되고 말았다.대구에 대한 관심을 접기 시작했다. 짝사랑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지역 출신 언론인들이 모여 시사종합잡지를 만든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또 누가 얼굴을 내고 싶어 하는구나' '후배들에게 부끄러운 일 하나 더 만드는구나' 정도로 짐작했다. 더구나 돈을 받고 파는 유가지라니….뒤늦게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첫날, 책을 만들려면 새로운 시각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접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대구의 답답함을 덜어주고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대구의 담론'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잡지의 존재 이유가 없었다. 창간호에 '대구를 발가벗겨 보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대구 정신은 사라지고 '꼰대의 도시' 라는 이름을 얻은 이유를 낱낱이 파헤쳐 보자는 기획이었다. '우리'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며 '새로운 길'의 모색이었다.창간 특집에서 보듯, 이 잡지의 목표는 대구를 바꾸려는 노력에 있다. 그리고 대구경북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나 오해를 없애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궁극적으로는 능력 있는 인물에게 기회를 주고, 창의력이 살아 움직이고, 아이디어가 펄떡펄떡 뛰는 뇌가 섹시한 도시를 만드는 데 있다. 당연히 능력 없는 인물은 꿈을 접게 하고, 안주하는 이들은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들고, 지역 정서와 학연 등으로 자리 보전하는 이들은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또 지역의 장점은 아주 살리고 잘못된 점은 고쳐 나가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잘못된 결정은 바로잡고 방향성까지 제시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 나아가 세련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사는 도시, 안목이 성장하는 도시를 만드는데 기여했으면 한다. 대구의 귀중한 자산인 혁신의 정신, 애국의 정신을 살려나감은 물론이다.퇴직 언론인들이 모여 'its'라는 시사종합잡지를 만든다고 하자 많은 이들이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잡지, 선배들에게는 '역시~'라는 소리를 듣는 시사종합잡지 its를 만들고 싶다. 대구경북민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잡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분명한 것은 이 잡지가 또 하나의 쓰레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지켜봐 주길 바란다. 그런데 솔직한 마음은 응원받고 싶고 관심 얻고 싶다. 그것도 아주 많이.

2019-01-27 15:49:52

이경랑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 상담실장

[기고] 영화 '마약왕'에 나타난 따라꾸미

몇 달 전쯤 한 남자가 마약사범으로 교육조건부 기소유예처분을 받아 우리 기관에서 상담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단속이 허술하던 1980년대 부산에서는 마약이 유행처럼 퍼졌다고 한다. 그 시절 아침에 사람을 만나면 '어제 한잔했어요?'(마약을 했냐는 표현)가 인사였고 골목마다 주사기들이 넘쳐 났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나 봤던 장면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있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라 당시 기사들을 찾아봤던 기억이 있다.대부분 마약 중독자들은 마약으로 인한 자기 파괴적인 심리 문제를 겪고 있다. 마약은 드러난 문제일 뿐이다. 영화 '마약왕'에서 주인공 이두삼도 그랬다.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밤,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한 남자로 인해 불안감을 느낀 이두삼은 그를 죽이지만 견딜 수 없는 긴장감을 이기려는 듯 자신의 팔에 마약 주사를 찌르게 된다. 그는 시달리기 시작한다.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엽총을 장전하는 그의 모습에는 광기가 흐르고, 아무도 없는 집에서 총을 들고 쫓기는 듯 바깥을 경계하며 커튼을 치고 집 안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기도 한다. 탁자 밑에 숨어서 '김일성이가 자신을 잡아 오라고 무장공비를 풀어 쫓고 있다'며 전화기에 대고 속삭이는 장면은 이미 현실과 망상이 구분되지 않는 분열증적 상태이다.영화는 주인공이 마약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는 과정과 결국은 약에 취해 자멸하는 과정을 잘 그리고 있다. 이두삼이 겪은 그와 같은 현상을 '따라꾸미'라고 한다. '따라꾸미'란 마약 중독자들이 겪는 증상으로 환각, 환청 등 실제와 망상이 혼합된 미행의 상황을 말하는 그들만의 은어다.최근에 '따라꾸미'라는 책이 발간되었는데 약사인 저자가 20년 동안 마약 중독자들을 만나면서 경험한 실제 사례들을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왜 마약을 끊을 수 없는지, 중독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이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실제 마약 중독자들이 경험하는 '따라꾸미'는 영화에서보다 훨씬 심각한 경우가 많다. 어떤 이는 더 강한 쾌락을 찾았지만, 즐거움은 없어지고 불안과 두려움에 빠져 누군가가 자신을 잡으러 오는 것 같은 망상에 사로잡혀 밤새 차를 몰고 도망을 다닌다. 또 어떤 이는 자기를 잡으려고 경찰이 총출동해 있다면서 무언가에 홀린 듯이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필사적으로 문고리를 부여잡고는 '빨리 와 달라'고 애원하듯 상담자에게 전화를 걸어오기도 한다.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 그들에게는 실제인 것이다. 이 영화는 '어떤 이유에서든 마약을 접하게 되면 결국은 파멸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 같다.어떤 이는 "한 번쯤은 어떤 기분인지 느껴 보고 싶다"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한다. 중독자들도 처음엔 그랬다. 호기심에, '이까짓 것 마음만 먹으면 끊을 수 있다'고.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되고 어느 순간 가족도, 친구도, 일도, 자신의 주변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야 이렇게 말한다. "도저히 마약을 끊을 수 없다"고.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호기심으로라도 마약은 하면 안 된다고. 마약은 너희의 모든 것을 파멸해버린다고.

2019-01-24 10:23:23

김복연 한복연구원장

[기고] 잊혀 가는 전통 수의

우리민족은 예로부터 관혼상제의 예를 통하여 전통사회의 공동체의식을 높이고 이웃과 가족 간의 상부상조에 힘썼다. 현대에는 모든 의식이 서양화되어가고 있지만, 상례문화에만은 아직까지도 한국적인 관습이 많이 남아있다. 그럼에도 봉분을 쓰던 장례문화가 수목장, 풍장, 평장 등 각 가정의 형편에 따라 그 형태를 달리하고 있기 때문에, 고인이 마지막 입고 가는 수의에 대한 관심과 전통은 잊혀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 전통문화가 소멸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를 갖게 되어 그 안타까움을 짧게나마 열거함으로써 수의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하고자 한다.전통적으로 가족중심으로 치러왔던 상례문화가 병원 영안실이나 장례식장에서 치러지며 상업화 되어가고 있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잊혀져가는 우리의 상례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마지막 가는 고인의 옷차림에 대하여 그 예와 법도를 알아두는 것도 남은 이들의 도리라 생각된다. 어릴 적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현장에서 한 공부, 수의를 지어온 마음으로 짧게나마 그것을 살려보고자 한다.나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와 침모 밑에서 수놓는 법부터 시작하여 옷 짓는 법을 어깨너머로 보면서 깨우쳤다. 집안어른께서 돌아가시면 집안 여인들이 한곳에 모여 수의를 짓는데, 그 곁에서 도와드리며 수의를 짓는 방법과 지을 때의 마음가짐을 배웠다. 그리고 수의를 입힐 때에는 시신의 좌우로 자식들이 나누어 앉아 입히는데, 종이 하나라도 시신의 위로 넘겨서 주고받으며 쓰지 않고 쓸 도구는 각자 옆에 전부 갖추어놓고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수의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예복이 아니다. 고인에 대한 예와 효를 바탕으로 마음과 정성을 담아 제작하고, 소재는 자연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것에 중심을 둬야한다.수의는 남자 열두 가지, 여자 열두 가지, 공통 열 가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신의 머리끝부터 발, 머리카락, 손톱, 발톱까지 모두 보이지 않게 싼다. 이는 옛날에 관과 무덤을 만들 수 없는 평민들이 부모를 관도 쓸 수 없이 흙에 묻는 것이 안타까워 흙에 닿지 않게 싸매는 것이 시초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수의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전에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은데 보통 윤달에 준비를 하거나 환갑을 지낼 때 만든다. 요즘에는 꼭 윤달이나 생일이 있는 날이 아니어도 손 없는 날을 골라 수의를 짓기도 한다.수의를 지을 때 꼭 지켜야 하는 것이 있는데, 미리 만들 소재를 준비하고, 제작하기 위한 날을 받아 하루 전날 깨끗이 목욕을 한다. 제작하는 날 동이 트기 전에 일어나 옷감과 정화수를 떠 놓고 수의를 입고 가실 분에 대한 기도를 올린다. 그리고 수의를 제작하면 마무리될 때까지 다른 일감에 손을 대지 않으며, 음주가무를 삼가고, 남과 다투지 않도록 한다.수의는 고인이 마지막 가는 길에 입고 가는 최고의 성장이며, 본인 또는 가족 중에서 고인께 드리는 최고의 예와 큰 선물이다. 그러므로 이 문화가 잊히지 않고 지켜지며, 수의의 중요성을 의식하고 이 문화를 계승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으면 한다. 육신은 소멸되더라도 그가 살았던 시간에 대한 기억, 마지막 길을 얼마나 경건하게 예를 다해 보내드렸는지, 마지막 자신의 죽음에 대한 숭고한 의식을 생각해 본다면 인간의 존엄에 대한 가장 큰 도리는 수의에 있는 것이라 주장해본다.

2019-01-24 04:30:00

추연창 대구경북동학연구회장

[기고] 적폐 청산의 기술

적폐는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잘못이다. 오래되고 잘못된 것이라 하더라도 개인 차원의 것은 적폐라고 하지 않는다. 타인과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때 그것을 적폐라 한다. 즉 적폐는 장기간에 걸쳐 계속되어온 사회적 해결 과제이다. 적폐를 없애야 사회가 바로 선다. 그런데도 적폐는 계속 생겨나고 또 이어진다. 기득권층 등 누군가가 적폐의 유지를 통해 이익을 누리기 때문이다. 적폐가 기득권층에 이익이 된다는 추정은 역사를 보면 흔히 입증된다. 74세에 창의한 최익현 선생은 고종의 신임을 얻어 호조참판이 된 후 적폐를 바로잡으려다 기득권층의 반발을 사 제주도로 유배됐다.공민왕 때의 승려 신돈도 마찬가지다. 신돈은 공민왕의 신임을 잃자 역모를 획책하다가 발각돼 처형된 인물이지만 그의 몰락도 적폐 청산과 연관돼 있다. 신돈은 고려 내부의 혼탁한 사회적 적폐를 타개해 질서를 잡으려 했다. 전민변정도감을 두고 부호들이 빼앗은 토지를 소유자에게 돌려주고 노비로서 자유민이 되려는 자들을 해방시켰으며, 국가 재정을 정리하고 민심을 얻었다. 그러나 그의 지나친 급진적 개혁은 상층 계급의 반감을 사면서 막을 내렸다.신돈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는 매우 상투적인 인식이 들어있기도 하다. "급진적 개혁을 추진하다가 상층 계급의 반감을 샀다"는 대목이 그것이다. 이는 점진적인 개혁을 했더라면 기득권층의 반감을 사지 않았을 것이라는 논리를 깔고 있다. 하지만 점진적인 적폐 청산 정책이 진정으로 개혁의 성공을 낳는다면 기득권층은 처음부터 그 '점진'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론으로만 가능할 뿐 결코 현실에서는 통하지 않는 '그림의 떡'이다.일찍이 정도전은 왕권(王權)보다 신권(臣權)이 중요하다고 외쳤지만 백성들은 그를 지키지 못했다. 고려 초기 정권을 안정시키는 데 역량을 발휘했던 광종도 개국공신과 호족들을 짓누르는 방법을 썼다. 정도전의 실패와 광종의 성공에는 신하와 임금이라는 신분 차이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면 안 된다. 정도전은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 노둣돌이 될 만한 세력을 갖추지 못한 반면, 광종은 외세와의 대결을 겪으면서 든든한 군사력을 축적했다. 지지 세력 확보라는 기초적 준비 상태가 너무나도 달랐다.적폐 청산에 들어가기 이전에 적폐 청산 정책을 지지할 백성부터 모아야 한다. 급진적으로 하든 점진적으로 하든 기득권층의 반발과 무산 기도는 집요하고 끈질기다. 인조반정을 기도한 세력은 광해군 15년이 아니라 즉위 원년부터 쿠데타를 획책했다.그렇다면 적폐 청산 지지자를 어떻게 모을 것인가? 역시 정도전과 광종이 교훈을 준다. 정도전은 잡은 권력을 분배하는 데 골몰하던 중 몰락했다. 광종은 국민 다수가 대상인 '을'에게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는 과거 실시와, 부당하게 하층민이 된 수많은 이들을 '보통 사람'으로 돌아가게 하는 노비안검법 제정을 통해 소수 기득권층의 반발을 누르고 승리했다. 대다수 국민들에게 구체적으로 경제적 이익과 심리적 만족을 주는 정치, '나에게도 기회를 주고 신분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주려고 정부가 애쓰고 있구나!'라고 보통의 국민들이 느낄 수 있는 정치, 그것이 적폐 청산의 기술이다.

2019-01-21 11:17:17

배지훈 대구 달서구의회 의원

[기고] 예천군의회 사태와 정당개혁의 필요성

예천군의회의 해외연수 사태의 파장이 이만저만 아니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공무원의 해외연수까지 금지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나아가 지방의회 폐지론에 이르기까지 분노에 가득 찬 다양한 여론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하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정당개혁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의식 없이 피상적으로 정치혐오와 반정치의 감정적 결과물만 내놓는다면 지방자치는 물론 지방분권 실현에도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이번 사태를 일으킨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해당 의원을 공천한 정당이다. 공천권을 쥔 무소불위의 제왕적 당협위원장 체제하에서 인성과 자질에 상관없이 해당 지역의 당협위원장에게 가장 충성도가 높은 인물이 밀실에서 형식적인 심사를 거쳐 공천된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정당의 공천과정이 투명하고 민주적이었다면 인성과 자질, 의정활동 능력에 문제가 있는 인물들은 아예 공천을 받기가 어려웠을 것이고 의회 입성도 힘들었을 것이다.당협위원장에 대한 어떤 견제도 작동하지 않는 이러한 비민주적 공천 시스템에서는 자질과 능력을 갖춘 인물이 공천되기도 어렵고 나아가 지방의회, 지방자치까지 망가뜨릴 수 있다. 지방의회 의원은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의 가방 심부름꾼이라는 말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자치와 분권은 관계에 대한 독립과 주체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다. 이런 식의 수직적으로 예속된 관계에서는 오히려 자치와 분권에 역행하는 인물만 공천될 확률이 높다. 공천 시스템의 개혁 없이 해외연수만 없앤다고 과연 지방자치가 발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 상황에선 이런 일이 앞으로 또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정당의 정치인뿐만 아니라 남 앞에서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권한과 권리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권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이 부여한 힘이지만 권한은 오로지 남을 위해서만 쓰도록 법이 보장한 힘이다. 전직 대통령들의 불행도 따지고 보면 권한과 권리를 혼동해서 처신한 결과이기도 하다. 무릇 세상의 모든 정치인들은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라 권한만 있는 것이지 권리는 없다. 만약 대통령이나 정치인에게 권리가 주어진 사회라면 그건 왕조국가나 독재국가와 다름 없다.공천권도 마찬가지다. 공천권이 당원의 권리가 아닌 각 정당들의 당협위원장의 권리라고 인식하는 당 구조에서는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인물보다는 당협위원장 자신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인물이 공천될 가능성이 많다.이번 사태에 대해 충격을 받은 예천군민들이 이사를 가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눈앞의 정치를 회피해서는 오히려 정치가 타락할 수 있다. 만약 지난 지방선거에서 예천군민들이 예천군의회의 구성을 좀 더 다양하게 했더라면 의회 내부적으로 각 정당들 간 견제와 감시도 있었을 것이고 이번과 같은 사태는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었다.해외연수 실시 여부에 매몰되면 정치개혁의 본질을 가릴 수 있다. 똑같은 물도 뱀이 먹으면 독이 되지만 젖소가 먹으면 우유가 된다. 의원 연수도 제대로 된 인물만 공천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방향으로 쓰일 수 있는 문제다.실제로 달서구의회는 지난해 독일의 환경정책들을 보고 배워 온 덕분에 성서 바이오SRF 열병합발전소 문제를 풀어 가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이번 사태의 재발 방지와 지방자치의 근본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각 당은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절차부터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지방분권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각 당은 상향식의 민주적인 정당 시스템으로 정당개혁부터 해야 한다. 정말 주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인물이 공천된다면 지방자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할 수 있다.

2019-01-20 16:11:43

곽흥렬 수필가

[기고] 미세먼지, '자업자득'

연막탄을 터뜨린 듯 온통 시야가 흐릿하다. 하늘은 잿빛으로 잔뜩 내려앉았다. 희뿌연 대기가 숨을 답답하게 한다. 거대한 그물로 옥죄어 오는 것 같은 이 공포스러운 상황이 마음까지 우울하게 만든다.하루가 멀다 하고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다. 게다가 걸핏하면 초미세먼지 경보까지 발령되는 바람에 집 바깥으로 나가기가 겁이 난다. 예전에는 아예 용어 자체도 들어보지 못했던 미세먼지 이야기가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근래 들어 해마다 되풀이되는 이 같은 현상에 앞으로가 더욱 걱정스럽다.가만히 하늘에다 눈길을 주고 있으면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미세먼지라는 괴물이 세상을 송두리째 삼켜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그러면서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의 한 장면이 그려진다. 소설에서는 안개가 작품 속 무대인 무진(霧津)을 휘감고 있는 상황을 두고서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고 표현했지만, 지금은 그 안개 대신 미세먼지가 사람들을 어디론가 유배시켜 버릴 듯한 기세다.불현듯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는 말이 뇌리를 스친다. 여기서 업이란 것이 무슨 뜻이던가. 불가(佛家)에서는 우리가 순간순간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하나하나의 행위들로 인해 우리 자신이 받게 되는 결과라고 가르친다. 그렇다면 자업자득은 자연 해석이 분명해진다. 내가 지은 업으로 인연하여, 내가 받게 된 과보라는 의미가 되지 않는가.어느 누구의 탓도 아닌 바로 우리 모두의 탓이다. 뒷일은 생각지도 않은 채, 그저 편리한 것만 알아서 노상 타고 다니는 자동차는 필연적으로 매연을 내뿜게 되고, 그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다른 이들의 생명을 빼앗고 있다. 우리가 매일같이 사용하는 생필품들을 만들어 내느라 수많은 공장의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독가스에 나도 너도 함께 질식해 간다. 그렇다고 아예 쓰지 않고는 일상생활 자체를 영위하기가 어려우니 참으로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우리 가운데 어느 누구도 대기오염으로부터 그다지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로 나타나지만 않을 뿐, 어차피 그로 인해 모두가 피해자다. 단지, 그 죽음이 얼마간 유예되어 있을 뿐이다. 직접적인 위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매연을 뿜어대는 짓이 한편으론 얼마나 이기적이고 다른 한편으론 얼마나 어리석은 행위인지 이 업이 분명히 가르쳐준다. 인과법이야말로 절대 불변의 가치를 지닌 영원한 진리라고 믿는다.우리가 지금 생활 여건이 풍족해졌다고, 과연 예전보다 삶의 질이 더 풍요로워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지 한번 냉정히 물어보고 싶다. 그렇다고 일단 편리를 맛본 사람이 그런 달콤한 생활을 포기하기란 건초 더미에서 바늘 찾기나 마찬가지다. 아니, 어쩌면 거의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머잖아 천길 낭떠러지와 맞닥뜨리게 될 것이 번연히 예견되는데도,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서 달리는 열차를 멈출 생각을 않고 가만히 앉아 서로 바라만 보고 있다.이제 앞으로 어쩔 것인가. 브레이크 고장 난 열차처럼 이대로 계속 질주하도록 내버려둘 것인가. 이 상황이 몹시도 답답하고 너무도 두렵다.

2019-01-17 04:30:00

김용진 대구 서부소방서장.

[기고] 소확행의 전제 조건, '확실한 예방'

2019년 기해년이 밝았다. 새해 첫날 뜨는 해를 보면서 계획한 모든 것이 잘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지난 한 해 '소확행'(小確幸)이라는 말이 최고의 유행어로 꼽혔다. 소확행이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으로, 아파트 청약 당첨 등 크지만 성취가 불확실한 행복을 추구하기보다 일상 속에서 작지만 실현 가능한 행복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소확행에 아이디어를 얻어 소확방(小確防)이라는 말을 만들어봤다. 소확방이란 '작지만 확실한 예방'의 줄임말로 평소에 우리가 손쉽게 할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예방을 하자는 뜻이다.첫 번째 소확방은 가정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주택용 소방시설이란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말한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전국적으로 연평균 339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약 38%가 단독주택에서 발생하는데 연평균 127명에 달하는 수치다. 단독주택 화재의 사망자가 많은 이유는 일반적인 주택에는 소화기와 같은 기초 소방시설조차 구비되지 않은 곳이 많아 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이 어렵기 때문이다.대구소방안전본부는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촉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서부소방서에서는 지난해 지역 금융권과 복지관의 도움으로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소외계층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많이 설치할 수 있었다. 올해도 체계적인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기부 대상이 아닌 주택은 인터넷 매장 또는 대형마트에서 주택용 소방시설을 구매할 수 있다. 소확방을 실천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다. 화재가 발생하는 원인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부주의, 전기적 요인, 기계적 요인 등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대구에서 발생한 약 1천440건의 크고 작은 화재 중 46%인 약 669건이 부주의에 의한 것이었다. 이 중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312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음식물 조리 중 화재(76건), 불씨 방치(103건), 쓰레기 소각(33건) 등이다.두 번째 소확방은 이처럼 사소한 부주의를 없애는 것에서 출발한다. 담배는 지정된 장소에서만 피우고, 담뱃불은 확실히 끈 뒤 버려야 한다.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로 화재가 발생, 시민들의 소중한 재산에 피해를 입혔다.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은 전자제품, 콘센트에 먼지나 이물질 등이 있는지 살펴 누전이나 합선의 위험을 예방하자. 특히 전기장판 등 전열기는 장시간 사용할 경우 열 배출이 어려워 화재가 나기 쉬우니 타이머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온도조절기 고장 여부도 수시로 확인하고 사용한 전기기구는 반드시 플러그를 뽑아 놓고 외출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하인리히 법칙은 큰 사고가 발생하면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해서 발생한다는 법칙이다. 1명의 중상자가 나오기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입증한 법칙이다.올해는 그동안 지나쳤던 300개의 잠재적 위험성들을 하나하나씩 '작지만 확실하게' 예방해야 한다. 300개의 소확방 실천은 하나의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다. 소확방이 소확행에 이은 2019년 새로운 유행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9-01-14 10:19:32

류호성 전 대구미래대 교수

[기고] 대한민국 단단히 탈이 났다.

박정희 시대 경제 관료 김용환 전 장관. 그는 2012년 12월 말, 18대 대통령 당선인 박근혜를 만나기 위해 서울 삼성동 어느 호텔로 갔다. 그리고 국가 운영에 대한 제안서를 전달하고 이제 "최태민의 그림자는 지우는 게 좋겠다"고 직언했다. 그러자 박근혜는 "이런 말씀 하시려고 저를 지지하셨나요"라고 했다. 이에 분위기는 일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싸늘해져 버렸고 김 전 장관은 그렇게 헤어진 후 아직 박근혜를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그렇다. 강한 신념은 사람을 경직되게 만들고 사리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바로 삼라만상 만물의 이치가 그렇다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의 자리란 많은 것을 담고 갈 수 있는 유연한 생각을 가지지 않으면 소통을 할 수가 없는 자리다. 그래서 예부터 통치란 흐르는 물과 같아야 한다고 했다. 박근혜의 그 한마디로 주변에선 최순실과의 관계를 언급하는 사람이 사라져 버렸고, 결국 박근혜는 그 최순실 때문에 자멸하고 말았다.어쨌든 대통령의 자리란 자신에겐 엄격하지만 다른 사람에겐 유연해야 한다는 교훈으로 반드시 한 번쯤 되새겨 볼 만한 대목이라는 것이다.지금 세간에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청와대를 흐려 놓는다"고 한다. 그리고 청와대는 그 흐려 놓은 불순물이 정화되기를 기다리며 미꾸라지와 같은 것들은 모두 적폐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적폐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른다. 어디까지 적폐이고 무엇을 청산해야 되는지도 모른다. 아니 모른다기보다 오히려 그들의 그러한 경직된 사고가 묘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즉 그들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편견, 어쩌면 한쪽만 보고 전체를 보지 못하는 경직된 그들의 사고가 과거 경직된 박근혜를 보는 것 같아 배알이 뒤틀리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쪽만 옳고 그 외의 모든 것은 틀린다는 논리, 그건 어거지가 아니면 독재의 발상이다. 나아가 그러한 경직된 사고는 경험상 반드시 화를 부른다는 것이다.이에 문재인 정권의 면면을 보면 대한민국이 탈이 나도 아주 크게 탈이 나게 생겼다는 것이다. 탈원전 정책이 그렇고, 최저임금 인상이 그렇다. 그리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쉽게 이야기해서 이러한 정책들은 모두 좌파적 가치의 나누어 먹기씩 정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자리 창출은커녕 경제성장과는 모두 정반대의 모순된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이 모든 것이 경제와 관련한 통계수치가 이를 증명하고 있었지만 이러한 통계를 발표하자 이번에는 통계청장을 바꾸어 버렸다.그래서 탈이 났다. 경기도 고양시 백석동에 온수관이 파열하고,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숨졌으며, 강릉 펜션 보일러 가스누출 사고로 고교생들이 숨지고, KTX 열차가 선로를 이탈하는 등 곳곳에서 탈이 나고 있다.경제 불안, 안보 불안, 생활 불안까지 대한민국은 지금 탈이 나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그동안 지지율 끌어올리는 데엔 김정은이가 최고였는데, 광화문네거리에서 '김정은 만세' 소리가 나더라도 그 김정은의 바짓가랑이라도 잡아야 할 형편이 되어버린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탈이 나도 단단히 나버린 것이다.

2019-01-13 14:45:35

최수열 대구 북구의원

[기고] 대구 운전면허시험장 이전하자

대구 북구 태전동 소재 대구운전면허시험장 이전에 대한 주민들의 염원이 뜨겁다.운전면허시험장 이전 필요성을 느끼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현재의 입지가 더 이상 운전면허시험장으로 활용하기에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면허시험장이 1990년 달성군 화원읍에서 북구 태전동으로 이전할 당시 강북 지역은 9만 명이 거주하는 도심 외곽 지역이었으나 30여 년이 지난 현재는 25만 명이 거주하는 대구의 대표적인 주거 지역으로 발전했다.그 사이 면허시험 절차도 바뀌었다. 당초 시험장 내부에서만 이뤄지던 주행 평가에 더해 도로주행 방식이 도입되며 인근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과 등하굣길에 나서는 초중고 학생들이 교통소음과 교통체증, 안전사고 위험 등을 겪고 있다. 이는 운전면허시험장 이전 사업이 북구 태전동과 인근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가장 큰 이유다.이뿐만 아니라 현재 운전면허시험장의 입지도 새로운 용도로 활용할 필요성이 크다. 3만4천㎡의 넓은 면적, 도시철도 3호선 구암역과의 접근성이 우수한 점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근에 대구과학대, 대구보건대 등 지역 대학은 물론 구암동 고분군, 팔거산성 등 관광자원도 산재해 있어 향후 강북지역 및 대구 북구의 발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다.이에 지난 7대 북구의회에서 김준호 의원이 지속적으로 운전면허시험장 이전 당위성을 얘기했고 많은 호응을 얻어냈다. 그 덕분에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도 일부 후보들이 대구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을 공약 사항으로 제시하기도 했다.다행스럽게도 이 같은 여론에 지역 정치권과 공무원들도 화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하병문 대구시의원이 시정질의를 통해 시험장 이전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에 권영진 시장이 도로교통공단과 협의가 이뤄지고 있고 국토교통부와도 도시계획시설 지정을 위한 원칙적인 합의를 마쳤다고 답하기도 했다. 순조로운 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이 기대되는 부분이다.이렇듯 운전면허시험장 이전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이제는 이전터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져야 할 때다.이전터 활용 방안의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인근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이는 인근 주민들이 오랜 기간 희생을 감수하는 등 불이익을 겪어 왔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항간에서 논의되는 택지 개발 등의 활용 방안은 당연히 배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미 태전동 일대는 단기간에 대규모 택지 개발이 이뤄지면서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이에 운전면허시험장 이전터에 인근 7천500여 가구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고 대구도시철도 3호선, 구암동 고분군, 지역 대학의 입지 등으로 많은 유동인구가 이용할 수 있는 문화체육시설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최근 제3산업단지 재생 사업 추진에 따라 이전이 예상되는 여성회관 유치나 '어린이 교통공원' 설립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2019년 새해에는 면허시험장 이전과 문화체육시설 건립이 가시화되기를 소망하며, 행정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앞으로도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2019-01-10 10:24:16

안용모 한국철도건설협 부회장(전 대구시도시철도건설본부장)

[기고] 영남권 철도물류기지 준비하자

힘찬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이맘때쯤 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 9천288㎞의 대장정 모스크바로 가고 있었다. 대구에서 북한을 지나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철도가 이어지는 '21세기형 철의 실크로드'가 재현됐을 때 얻어질 엄청난 잠재적 수익을 상상하고 있었다.남북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공식이 지난달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열렸다. 남북 정상이 지난 9월 평양에서 합의한 이 사업은 끊긴 남북의 혈맥을 잇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열차가 남북을 오가게 되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람과 물자가 대구 영남권 물류기지를 출발해 북한을 관통한 뒤 중국이나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까지 오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대구가 사실상의 섬에서 벗어나 해양과 대륙을 연결해 주는 중심 지역으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다.남북 철도 연결이 이뤄지면 대구는 대륙으로 가는 물동량을 확보해 영남 내륙 물류 중심지역으로 부상하도록 해야 한다. 남북이 끊어진 철길을 이어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완성하면 북한을 통해 대륙을 거쳐 유럽까지 가는 '철의 실크로드'가 현실화된다.영남권의 교통 및 물류 중심지인 대구에 영남권 내륙 철도물류기지를 건설해야 한다. 대구는 자타가 공인하는 철도와 도로의 교통요충지이자 내륙산업단지의 중심에 있으므로 남북 철도 연결로 경제적 무한 잠재력을 가진 대륙철도의 활용을 위해서 영남권 물류 전진기지를 하루빨리 준비해야 한다.그동안 바다가 없는 내륙의 도시를 벗어나서 철도물류기지를 유치하여 대구가 영남의 교통물류의 요충지로 꼽히고 있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 철도와 고속도로가 사통팔달로 지나고 있어 내륙 물류의 중심지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중국, 러시아 및 유럽으로의 직접 교역로를 확보해 대륙 경제에 대구를 중심으로 하는 내륙 산업단지가 합류하는 경제 효과도 기대된다. 유라시아는 중국, 인도, 러시아를 포함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남북 철도가 연결되면 우리나라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화물의 운송 시간이 해상운송보다 2주일 줄고, 운임도 컨테이너당 800∼1천100달러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결국 남북 철도 연결과 그에 따른 대륙 간 철도 연결은 대구가 영남권의 새로운 물류거점기지로 부상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류거점기지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거나 물류가 이동하는 데 따른 통행료를 받는 것에 국한되는 부분이 아니다. 물류거점기지가 되면 운송수단이 발달하고 그만큼 산업 입지가 좋아지게 된다는 뜻이다. 물류기지 기반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투자 역시 늘어나고, 여객 운송수단의 발달로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게 된다.남북 철도 연결이 대구 전체의 경제 르네상스를 이끌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재도약을 향한 대구경북 발전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남북 철도 연결을 계기로 대구경북이 한마음으로 뭉쳐서 뛴다면 '영남권 철도물류기지'를 출발하는 '철(鐵)의 실크로드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청사진은 반드시 현실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2019-01-10 04:30:00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수성을 지역위원장

[기고] 적폐 청산, 너무 오래 한다

새해인데도 식당에 손님이 없다. 사업을 하는 지인들도 예외 없이 전망에 대해 부정적이다.경제 전문가가 아니니 왜 경기가 나빠졌는지 그리고 어떻게 경제를 살려야 하는지에 대한 뾰족한 대답을 제시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핑곗거리를 찾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서 무엇이든 해야 한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경제에는 경제 외적인 변수도 큰 역할을 한다고 들었다. 남북 관계의 훈풍도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평화가 찾아오면 투자와 교역이 늘어날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또 하나가 더 있다. 이쯤에서 적폐 청산을 위한 수사는 마무리하고 민생에 전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국민들도 그렇게 바라고 있는 것 같다.문재인 정부 출범 3년 차에 접어들었는데도 적폐 청산을 향한 검찰의 칼끝은 멈추지 않고 있다. 국정 농단 수사도 계속되고 있다. 사법 농단을 수사하기 위해 전직 대법원장이 곧 검찰에 불려 나온다고 한다. 전직 대법원장의 수사는 결론이 어떻게 나든지 간에 사법 불신이라는 커다란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래도 우리나라 사법부는 믿을 만하다고 이야기해 보지만 얼마나 수긍할지 말하는 나로서도 조금 궁색하다는 생각이 든다.적폐 청산이 나쁘거나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모든 일은 과유불급이다. 적폐 청산을 너무 오래 하고 또 과하게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필자가 경찰에 있을 때 수사 경찰의 모토는 신속, 공정, 친절이었다. 우선, 수사는 빨리 끝내야 한다. 그래야 법적 불안정성에서 벗어나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다. 수사가 길어져서 좋을 것은 없다. 수사를 받기 위해 수사기관을 들락거리는 사람이 무슨 정신으로 제대로 생업에 종사할 여유를 가질 수 있겠는가? 보통 사람은 경찰서에서 한 번 출석요구를 하면 그때부터 며칠간은 잠을 설칠 정도로 수사라는 것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런 만큼 사법권은 신속하게 행사돼야 한다.여기에 더하여 검찰의 적폐 청산 수사가 좀 과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검찰로서는 좀 억울한 생각이 들 수 있겠다. 법과 원칙에 따른 적법한 수사라고 항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사가 적법하기만 해서 될 것인가? 수사는 개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억압적 사법 행정 작용이므로 죄와 벌이 상응해야 하며 목적 달성을 위한 필요 최소 범위에서 그쳐야 한다. 그것은 마치 암 수술을 위한 외과 수술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부위만 잘라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야 국민들의 공감을 받는 정당한 수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정당한 수사인지의 판단은 칼을 쥔 사람이나 칼질을 당하는 사람보다는 지켜보는 제3자들이 내리는 것이다. 적법한 수사라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지금의 수사가 과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정당한 수사가 아닐 수 있다.기해년 새해를 맞아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듯이 우리 검찰과 정부가 시민들의 여론에 귀를 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작금의 어려운 시대에 도움이 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 바란다.

2019-01-07 13:36:19

최원제 대구광역시청소년수련시설 협회장

[기고] 청소년이 행복한 대구

대구시의 청소년 정책 비전은 '미래가 튼튼한 대구, 청소년이 행복한 대구'이다. 현재의 청소년들이 행복하게 성장해야 미래의 대구가 튼튼해진다는 슬로건이다. 이 멋진 슬로건을 잘 구현하려면 지금 우리 청소년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볼 시점이다. 우리 지역 청소년이 쓴 글을 소개한다.'하늘을 날며 지키는 파일럿/ 음식을 먹고 평가하는 미식가/ 멸종위기에 있는 동물을 모두 다 만나보고 싶어라/ 연기를 하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배우/ 한국의 말을 널리 알리고/ 가르쳐주는 한국어 선생님.'하고 싶은 것이 많은 나이라서 그런지 적어도 다섯 가지의 꿈을 노래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한 청소년이 쓴 이런 글도 있었다.'최상의 경치를 제공하는 두바이 여행사/ 공사현장에 도움이 되는 중장비 운전기사/ 아, 인문계를 가야 하는데 성적이 낮아서 걱정이다/ 부모님 체면도 세워드리고 효도도 하고 싶은데/ 대학도 들어가고 싶어요 결혼도 하고 싶어/ 돈도 잘 벌고 잘 살고 싶어 착하게 늙고 싶네.'마찬가지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많은 것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부모님의 체면도 세워드려야 하고, 현실적인 성공도 하고 싶은 청소년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불안을 잘 엿볼 수 있다.우리는 청소년의 부모로서, 또는 가족으로서 그리고 지도자로서 청소년을 대하면서 정작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을 나누는 일에 과연 얼마나 관심을 갖는지 생각해 본다. 학교와 학원으로 바쁘게 쳇바퀴를 돌리면서 장래의 성공을 위해 황금 같은 청소년기를 그저 참고 희생하라고 격려(?)하고 있지는 않은가.아마 대부분의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인심은 각박해지며 취업난이 심해지는 현실에서 공부 말고는 다른 생각을 할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정부나 정치권에서도 대부분 선거권을 갖지 못한 청소년들의 문제는 언제나 정책의 최후순위 또는 관심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얼마 전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9~18세 청소년은 2만 명으로 2년 전에 비해 무려 27%나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중학생 시기에는 적대적 반항장애가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반면 일본에서는 14~19세 청소년이 범죄행위로 검거된 숫자가 1997년 1천 명당 17명에서 2016년에는 4명으로 크게 줄었다. 그 이유가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가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모, 교사의 체벌과 가족 간의 갈등이 줄어드는 등 청소년을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가 부드럽게 변하면서 아이들 역시 어른들에게 맞설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때마침 대구시에서는 조직 개편을 통해 청소년과를 신설했다. 이는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는 서울시에 이어 두 번째이다. 실제 내용 면에서 팀 구성이나 인력, 그리고 예산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어서 획기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장기적인 지역 청소년 정책의 틀을 갖추게 되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미래가 튼튼한 대구, 청소년이 행복한 대구'에 걸맞은 전향적인 청소년 정책을 기대해 본다.

2019-01-06 15:35:27

이근수 대구시 기계로봇과장

[기고] 로봇산업 선도도시, 대구를 꿈꾸며

1920년 체코슬로바키아의 극작가 카렐 차펙의 희곡에서 처음 등장한 로봇(Robot)이라는 말은 체코어로 '노동'을 의미한다. 그런 만큼 로봇은 인간을 대신해 다양한 노동 현장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전 세계적으로 로봇시장 규모는 2016년 915억달러에서 2020년 1천880억달러로 연평균 20% 성장이 전망된다. 이 중 산업용 로봇은 전체의 62%, 의료·복지·교육 등 서비스 로봇이 38%를 차지하고 있다.국내 로봇산업 성장세도 빠르다. 연평균 18.65% 성장률을 보이며 2013년 4조2천912억원에서 2016년 7조1천680억원으로 성장했다. 산업용 로봇만 놓고 본다면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전 세계 판매량 2위, 로봇 보유량 4위, 밀집도에서는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로봇산업 선진국이다. IoT, AI, 빅데이터 등과 결합해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4차 산업혁명 시대의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로봇산업의 국내 최적지가 바로 대구라고 하면 아직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시민들이 종종 있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로봇산업의 근간이 되는 기계부품산업이 발달해 있으며, 국가 로봇 정책 수립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위치해 있다. 또 국내외 글로벌 로봇 제조 기업들이 대구에 둥지를 틀면서 2011년 28개에 불과했던 로봇 기업이 현재는 161개로 대폭 늘어났다.국제로봇올림피아드 한국대회 본선과 글로벌 로봇비즈니스포럼을 개최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난해 11월 15일 대구에서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6개국 8개 로봇 클러스터의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로봇 클러스터' 출범식이 열리기도 했다.대구시는 명실상부한 로봇 선도도시로 우뚝 서기 위해 몇 가지 과제를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가장 먼저 제조용 로봇, 서비스용 로봇 등 공급 기업과 로봇 제품을 활용하는 수요 기업 및 SI(System Integration) 기업의 확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중소 제조업 업종별 로봇 활용 확대 지원과 로봇과 작업자가 협력 작업을 통해 효율적인 맞춤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인간-로봇 협업형 로봇이 통합된 생산 라인 표준화 시범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산학이 협력해 글로벌 틈새시장을 타깃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가성비 좋은 로봇 핵심 부품을 개발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현재 감속기, 모터, 센서 등 로봇 핵심 부품들은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대구시는 중앙정부와 협력해 부품 경쟁력 강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로봇 핵심 부품의 국산화에 힘쓸 계획이다.무엇보다 다양한 로봇 기술 개발의 핵심적인 주체는 인재다. 이를 위해서 대학과 기업 지원기관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지역의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협업해 기업의 수요에 맞는 로봇산업을 견인할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한다.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부정적인 인식도 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존의 산업과 신산업이 융합된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아주 크다. 로봇산업을 통해 대구가 지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한다면 대구가 젊은 인재들이 몰려드는 기회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2019-01-04 05:30:00

김대봉 법무사

[기고] 비례대표제, 아예 폐지하라

2019년도 정부 예산안 통과를 앞두고 일부 야당 의원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며 단식에 돌입하는 등 투쟁을 벌였다. 연동형을 도입하기 위해 국회의원의 정수를 300명 이상으로 증원하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도입하자고 한다. 각 정당이 주판알을 튕겨 본 결과이리라.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선거 과정을 통해 국회에 입성하기 어려운 각 분야의 전문가를 입법 과정에 참여시키고, 정당 중심의 투표가 가능하도록 해 정당 정치를 활성화하며, 국민의 지지율을 될 수 있으면 의석수에 반영하자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사표(死票)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비례대표제의 완전 폐지를 주장한다. 먼저, 우리나라의 비례대표제도는 516 이후인 1963년 11월 26일 제6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도입된 것이다. 제헌의회부터 존재하였던 것은 아니다. 정당 수뇌부가 작성한 명단에 따라 자동적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것은 국민의 선택을 받지 않은 자가 국민의 대표가 되는 것이다. 민주적이지 못하다. 이것은 국민에 의한 정치가 아니다. 부정한 정치자금의 유통 경로로 활용되었다. 국민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발제도를 비하하여 말하기를 '전국구'(錢國區)라고 부른다.또한, 선거의 대원칙인 직접선거의 원칙에 어긋난다. 국민들은 정당이 차려놓은 밥상에 절이나 하라는 얘기다. 이런 사고방식은 정당 수뇌부의 결정이 국민의 다수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보다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치 수준을 무시하는 발상이다.권력자와 기득권 세력이 늘 국민을 보고 자기들만 바라보고 따라오라고 그렇게 설득해 왔다. 국회의원이 반드시 전문가여야 하는가 하는 문제도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전문가는 언제든지 불러다 자문을 하면 되지 국회의원이 스스로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국회의원은 다양한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능력이 있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면 충분하지 그들 스스로가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일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누가 전문가인지 아닌지는 국민도 판단하고 선택할 능력이 충분하다.정당 수뇌부가 유권자보다 더 똑똑하다고 할 수 없다. 전문가도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 무사통과는 안 되는 것이다. 국민의 지도자를 뽑는데 선거라는 시험을 거치지 않고 무임승차하는 것은 아니 되는 것이다. 국민의 선택이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사고가 체육관에서 대통령을 뽑는 제도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가 국민이 선택한 정당 구조가 비정상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더욱이 비례대표제 의원 수의 증가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측은한 생각이 든다.전국구는 지역구 경선을 회피하고 의원 상호 간의 교통정리 수단으로 악용되어 왔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지는 않으며 설사 채택한 나라라도 실패한 나라가 더 많다. 누구를 비례대표 후보로 선택할 것인가가 전적으로 정당 수뇌부에 달려 있어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다.그러므로 국회가 진정한 민의의 전당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이 직접 뽑은 의원들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2019-01-02 10:17:33

김재동 대구시 복지정책관

[기고] 찾아가는 복지 시민들 참여로 완성

찰스 다윈은 '왜 멸종한 동물들과 같은 지역에서 살고 있는 오늘날의 동물들 사이에 연속성이 있는가'가 궁금했다. 다윈은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에서 생명체가 자연 선택을 통해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을 일반적으로 다윈의 '진화론'이라고 부른다. 다윈은 진화론의 아버지로서 명성을 떨치게 되었는데, 그의 이론은 결국 생존 경쟁과 적자 생존으로 대표된다. 이는 곧 경쟁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운명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우린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고 살아오고 있다.최근 일본에서는 공생사회(共生社會)라는 단어가 부각되고 있다. 복지제도의 경직성과 부양하는 사람-부양받는 사람 간의 관계를 넘어 복지 대상자와 관련된 여러 주체와 지역주민 모두가 '자기 일'처럼 참여하는 사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경쟁 사회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공생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공생사회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원을 세대와 분야를 넘어 '동그라미'(丸)처럼 연결하여 주민 모두의 생활과 삶의 보람과 지역을 함께 만들어 가는 사회를 의미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현재 구축 중인 '지역포괄케어 시스템'이 지향하는 것보다 더 확장·진화한 개념의 복지를 2020년에 전면 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공생사회는 고령자는 물론, 빈곤층과 장애인까지 포괄하여 지역 자원과 연계된 복지를 추구하는 것이다.우리나라의 복지 행정을 둘러싼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최근 들어 '마을' '지역' '커뮤니티'라는 단어가 그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다. 2016년부터 고객접점인 읍면동을 복지의 중심으로 하는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대구시도 민선 7기 역점 사업으로 시민들의 삶을 보듬는 따뜻한 복지 실현을 위해 대구형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대구형 사업의 핵심은 시민들의 복지 참여 확대와 민관협력의 증진, 그리고 복지 서비스의 전문성 향상이다. 3년의 시간 동안 세 가지 핵심 분야를 키워가기 위해 노력을 했다. 그 결과 찾아가는 복지상담 및 복지사각지대 발굴, 복지자원 개발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전국 최고의 실적을 거두게 되었고 시민들의 복지 참여도 늘어나 주위의 어려운 분들을 발견하면 제보를 해주는 일들이 많이 늘어났다. 대구시는 보건복지부의 2018년 지역복지 사업 평가에서도 대상을 포함한 9개의 복지행정상을 수상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기도 했다.대구시는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와 함께 지역사회 통합 돌봄사업인 커뮤니티케어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전문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시설과 기관들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시민 모두가 '자기 일'처럼 참여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혼자 슬슬한 죽음을 맞는 고독사나 생계 곤란을 이유로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는 일들이 우리 지역에서 제로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어려운 이웃을 보고 그냥 지나칠 게 아니라 사랑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사회가 우리가 지향하는 모습이다. 보편적 복지가 지금 우리 사회의 뜨거운 이슈라면 앞으로는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 가는 '자발적 복지'의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

2018-12-30 14:46:39

최복준 경일대 창업지원단 창업중점교수

[기고] 청년실업, 창업선도대학이 해법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0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천267억원(60.4%) 많은 6천19억원이었다.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의 수도 같은 기간 8만1천 명(25.4%) 늘어난 40만1천 명으로 집계됐다.고용탄성치도 올해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전망을 토대로 11일 올해 취업자 수 증가율(0.3%)을 경제성장률(2.7%)로 나눈 고용탄성치는 0.11로 나타나 지난해 기록한 고용탄성치(0.39)의 3분의 1 수준이다.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과 접근 방법이 있을 수 있으나 그중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창업의 장기 고용 효과'의 연구 결과를 분석해보면 근거가 확인된다.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내 제조업 창업률이 1%포인트(p) 상승하면 10년에 걸쳐 역내 고용증가율은 3.3%p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이 고용에 미치는 효과는 창업 초기에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창업이 1%p 증가하면 창업 후 1~3년까지 지역 고용은 4.63%p 늘어난다. 창업 후 3~6년이 되면 지역 고용은 늘지 않다가 7~10년이 지나면서 다시 2.34%p의 고용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한국은행의 연구 결과는 제조업 창업이 살아나야 고용도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경제의 창업 생태계가 서비스업 중심에서 지식기반형 창업을 통해 시장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그러므로 지식기반형 창업은 일부 사람만이 누리는 지식재산을 누구나 쉽게 공유하게 하고 사회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권장되고 장려될 일이다. 청년실업의 문제는 창업 활성화가 가장 효과적이며, 지식재산이 함축되어 있는 대학, 특히 창업선도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식재산을 많이 보유하고, 전문인력과 연구장비 등 우수한 창업지원 인프라를 갖춘 대학을 창업선도대학으로 지정하여 대학이 창업교육부터 창업 아이템 발굴 및 사업화, 사업화 완료 제품의 성능 개선 지원과 마케팅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창업 인프라가 부족한 대구경북으로서는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창업선도대학은 전국 40여 개 대학이 지정되어 있으며 우리 지역은 경북대, 경일대, 계명대, 대구대 등 4개 대학이 지정되어 있다. 2011년 창업선도대학 사업이 처음 시작할 때부터 참여한 경일대는 2016,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사업성과평가에서 유일하게 2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은 창업명문대학으로 인정받고 있다.새로운 것에 도전할 각오가 되어 있는 창의 혁신적 마인드의 소유자나 기술을 통해 세상을 편리하게 만들고자 하는 꿈을 가진 대구경북 지역의 청년이라면 창업선도대학의 문을 두드릴 것을 권한다.창업중점교수를 비롯한 경영컨설턴트, 선배 벤처기업인 등 다양한 경력과 노하우를 보유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가슴에 품은 꿈을 현실로 바꾸어보자. 청년실업의 문제를 창업을 통해 우리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2018-12-27 10:19:27

류호성 전 대구미래대 교수

[기고] 탈원전 정책과 대통령의 행보

얼마 전, 나는 내 눈과 귀를 의심하였다.즉 문재인 대통령이 체코에 가서 원전 세일즈를 한다고 해서다. 다시 말해 "원전은 안전하지 않다"고 탈원전을 선포한 대통령이 "원전을 세일즈 한다(?)"라고 하는 기사는 나의 가치 기준으로 보았을 때,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 위험하다는 이유로 포기해버린 원전 정책을 외국에 수출하겠다는 주장은 우리 국민뿐 아니라 체코 국민들까지 우롱하는 기만행위이다. 더욱이 이러한 발상은 윤리적으로도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노릇이다.쉽게 이야기해서 악덕 식당 주인이 불량 식품을 만들어 자기 가족에게는 "먹으면 안 된다"고 해놓고 손님들에게는 그것을 파는 것과 뭐가 다른가 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사건이 청와대와 그들 주변, 나아가 대통령까지 나서 행한다면 우린 언젠가 체코 국민들에게 사기꾼 소리를 들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답답하다. 정말 답답하다. 결론은 빌어먹을 탈원전 정책, 그놈의 정책 때문이지만 말이다.사실 에너지와 원전 문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이념과 진영의 문제도 아니다. 오직 국가 경제와 우리 후손들의 미래 먹거리 산업 개발이란 관점에서 전문가들의 끊임없는 토론과 철저한 검증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했어야 했던 과제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원자력 산업에 대해 막을 내려 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기술 집약과 같은 복합 원전 산업은 반드시 개발해야 된다고 했다. 즉 원전은 이념과 진영이 아니라 과학과 경제에 기초해야 된다고 했던 것이다.그렇지만 문재인 정권은 그들만의 기준과 가치관으로 원전 산업을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쳐 버렸다. 사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 시작되면 전기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전기차의 발전은 물론이고 드론이나 각종 자동화 시스템의 원천은 모두 안전한 전기 공급에서 출발한다. 특히 미세먼지나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환경 친화적인 원전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태양광과 같은 고비용 재생에너지를 장려한다 하더라도 원전으로 그 고비용을 상쇄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어쨌든 그동안 한국은 반도체와 휴대전화, 자동차와 조선 등으로 먹고살아 왔다. 그러나 자동차와 조선은 이미 사양 산업이 되었고 반도체와 휴대전화도 언제 사양의 길로 들어설지 모른다. 원전이나 의학, 혹은 생명공학 등이 새로운 먹거리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도외시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 후손들의 미래와 성장의 기회를 모두 상실하게 만드는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다.특히 세계 5위권 이상의 기술을 가진 우리 원자력 산업계의 수만 개 고급 일자리를 소멸시킨 것뿐 아니라, 원전 수출을 통한 수백조원의 국부 창출 기회까지 날려 버린 정책, 그리고 그 사이 중국을 포함하여 후발 경쟁 국가들의 등장을 보노라면 너무나 안타까운 좌파적 가치의 탈원전 정책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결론은 좌파적 감성주의자들이 만들어 놓은 탈원전 정책, 이 때문에 대통령까지 사기꾼으로 만들어 놓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2018-12-26 10:18:44

김태원 대구시의원

[기고] 대구를 알리는 대중음악의 필요성

대구 하면 떠오르는 대중가요가 있는가. 간신히 한 곡 떠오른다면, 국민가수 현인의 '비 내리는 고모령' 정도일 것이다. 다행히 최근 대구를 주제로 한 두 곡이 발표되었다. 가수 현정화의 '동대구역'과 가수 김경민의 '신천대로'가 그것이다. 물론, 이 외에도 대구를 주제로 한 대중가요는 더 있겠지만, '목포의 눈물' '대전 부르스' 등과 같이 고향을 추억하기 충분한 노래가 없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유명한 노래 한 곡은 지역 경제를 살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가수 진성이 부른 '안동역에서'의 팬들은 추억 속 첫사랑을 기억하며 안동역을 찾아가고, 버스커버스커가 부른 '여수 밤바다'는 여수를 낭만의 거리로 재탄생시켰다.2012년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린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문화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문화 전문가들은 싸이의 이 한 곡이 가져온 경제 활성화 효과를 1조원에 달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한국을 찾는 상당수 관광객들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듣고 한국 여행을 결심했다고 할 정도다. 문화의 힘은 사람의 마음을 저절로 이끌어주는 효과를 창출한다.여기에서 대구는 문화 마케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과거 중요한 관광지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 수많은 노력과 예산을 들였음에도 대구 대표 관광지는 '김광석 길'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공연문화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대구는 다양한 공연 관련 축제를 추진하고 있다. 매년 야외 공연축제인 '컬러풀 페스티벌' '국제 오페라페스티벌' '국제 뮤지컬페스티벌' '포크페스티벌' '재즈페스티벌' 등이 그것이다. 이에 소요되는 대구시 예산은 매년 수십억원이지만, 과연 그 축제들이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단편적으로 지역 축제를 찾아오는 관광객과, 김광석 길을 찾아오는 관광객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비교해 보아도 월등한 차이를 보일 것이다. 일정 기간 단발성으로 많은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축제가 과연 관광객 유치라는 측면에서 얼마나 효과성이 있는 것인지 다시 살펴보아야 할 시점이다.이런 가운데, 지역을 소재로 한 두 가수의 노래가 발표되었다는 것은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대중가요 한 곡이 대구의 긍정적인 이미지와 추억을 상기시킬 수 있다면, 서울역 앞 대형 전광판에 대구를 홍보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가수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기차', 가수 최성원의 '제주도의 푸른밤' 등의 히트곡으로 오래도록 사랑받는 관광지가 된 사례가 있다. 하루 5만 명이 이용하는 대구역에서 대구역의 노래가 흐르고, 수성못에 가면 수성못의 노래가 흐르고, 서문시장에 가면 서문시장의 노래가 흐른다면, 관광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경제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싸이나 방탄소년단이 한국어로 노래한 것이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한국과 한글을 알리는 데 그 무엇보다도 효과적이란 것을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서 잘 알고 있다. 어쩌면 수많은 리더들이 대구를 긍정적으로 알린 것보다, 김광석이란 예술가 한 명이 알린 대구가 더 클지도 모른다. 이제 대구를 대표할 만한 대중가요 몇 곡쯤은 있어야 한다. 대구를 떠나 타향에 살면서도 고향을 추억하며 향수를 달랠 수 있는 대구만의 노래가 필요하다. 대구가 진정 인정받기 위해서는 대구 하면 모두가 떠올릴 음악 몇 곡은 있어야 한다.

2018-12-24 13:43:47

최병호 전 경북도 혁신법무담당관

[기고] 간통죄 폐지 그리고 우리 사회의 그늘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문화 충격을 겪으면서 공동체 의식이 희미해지고 가치관의 혼란으로 가정은 위기를 맞고 사회는 혼돈으로 흔들리고 있다.집 밖에서 울고 있는 아이들, 어두운 골목길을 서성이며 방황하는 청소년들, 직장을 잃고 가정을 나온 가장들, 오갈 데 없고 의지할 곳도 없는 노인들…. 이것은 위기의 가정과 혼돈의 사회가 만들어낸 우리의 한 모습이다.이러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2015년 2월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간통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지도 3년여 세월이 지났다. 이 위헌 결정은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과 풍습 그리고 성 규범을 송두리째 뒤흔든 충격적인 사건이었다.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간통죄는 구약 성경의 십계명에서 찾을 수 있으며, 우리 민족 최초의 법인 8조금법에서 존재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근대적 규정으로는 1905년 공포된 대한제국 형법대전이 있다. 이와 같이 간통죄는 우리의 가정과 혼인제도를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지탱해왔던 것이다.간통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 전까지 법적 실효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었고, 다수의 국민들은 간통죄가 폐지될 경우 성 규범이 문란해지고 가정의 해체가 급속하게 늘어날 것이라는 걱정과 우려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간통죄가 폐지된 이후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통계를 통해 살펴보는 것도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간통죄 폐지 이전 3년(2012~2014년)과 이후 3년(2015~2017년)을 돌아보면, 이전 3년간 이혼은 34만5천 건이며, 이후 3년간 이혼은 32만3천 건으로 이전보다 6.4%(2만2천 건) 감소했다. 조이혼율(인구 1천 명당 이혼 건수)은 1997년(2.0건) 이후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또한 이혼 사유 중 배우자 부정으로 인한 이혼 건수를 보면, 간통죄 폐지 이전 3년간은 2만6천 건이며, 이후 3년간은 2만3천 건으로 이전보다 11.5%(3천 건) 감소하였다. 이는 당초 우리가 우려했던 예상과는 달리 이혼 건수와 배우자 부정으로 인한 이혼 건수는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이다.그러나 이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성급한 감이 없지 않다. 그 이유는 간통죄의 위헌 결정에 대한 찬반 논쟁이 아직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간통이 사회 일각에서 끊이지 않고 은밀하게 행해지고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가정 없이 사회 없다"라고 할 만큼 가정은 우리 사회의 기반이다. 이제 우리는 간통죄라는 국가 보호막으로서의 울타리가 허물어진 만큼 부부관계, 가족관계에 있어서도 새로운 가치관을 재정립하여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아울러 국가는 가정의 갈등 해소와 위기 극복을 지원하는 부부 상담, 부부관계 향상 프로그램 및 가족 교육 프로그램 운영, 성교육 등에 관한 인프라 구축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 이것은 국가가 해야 할 책무이다.

2018-12-23 14: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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