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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 경상북도 공무원교육원장

[기고]미세먼지 저감, 나무와 숲에서 찾자

습관처럼 날씨예보를 검색하게 된다. '우산 장수, 짚신 장수 아들 둔 어머니' 심정으로 맑고 바람 센 날은 산불 걱정, 흐리고 바람 없는 날엔 미세먼지가 염려되기 때문이다.반복되는 미세먼지는 국민 모두가 심각하게 느끼는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2018년 통계청 사회조사를 보면 환경문제 중 국민 불안도가 가장 높은 것이 방사능, 수돗물도 아닌 미세먼지였다. 국민 82% 이상이 불안하다고 응답했을 정도로 민감하다.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농도는 연평균 26㎍/㎥로 WHO 권고기준(10㎍/㎥) 및 선진 주요도시(도쿄 13.8, 런던 11㎍/㎥)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정부에서 연평균 초미세먼지를 2016년도 기준 26㎍/㎥에서 2022년까지 18㎍/㎥로 감축 목표를 잡고 있지만, 이는 미국 50개 주 중에서 10번째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워싱턴 D.C의 연평균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목표치다.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맑고 깨끗한 환경을 후세에게 물려주는 것은 우리 공직자 모두의 책무라고 강조하면서 시책 개발을 독려한다.이에 따라 경북도는 올해에만 6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대기오염측정소 확충, 저녹스 버너 보급, 사업장 굴뚝자동측정기 및 방지시설 설치 지원, 전기자동차 구입 지원 및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와 화물차 LPG전환 지원 확대 등과 함께 도시 미세먼지 휴게쉼터 설치를 통한 다양한 도민건강 지킴이 사업도 펼치고 있다.특히,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나무와 숲이 대안이 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도시숲은 미세먼지(pH 10) 농도 25.6%, 초미세먼지(pH 2.5) 40.9%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넓은 표면적을 가진 나뭇잎은 미세먼지를 흡착, 흡수하는 능력이 주변 환경보다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고, 나무 한 그루는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 1㏊ 숲은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을 연간 168㎏ 줄여 준다고 한다. 이는 경유차 1대가 연간 1천680g 미세먼지를 배출하니 47그루의 나무가 있으면 해결 가능하다는 것이다.올해 경북도에서는 519㏊의 산림에 37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도시숲 41㏊, 가로수 82㎞를 조성 중이다. 포항 철강산단 주변에 미세먼지 차단숲, 구미 도시바람길숲을 조성하여 미세먼지로부터 보다 안전한 경북을 만들어가고 있다.이미 많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포항 송도솔밭 도시숲, 안동 신도청 천년숲, 경주 한중우호의숲, 구미 인동도시숲, 문경 미로공원을 거닐어 보면 숲이 주는 무한한 선물을 받을 수 있으리라.탁한 하늘빛을 맑고 푸르게 되돌리는 일은 나무 한 그루 더 심는 데서 출발한다. 나무를 심고 숲을 만드는 일은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열섬, 폭염 현상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수단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애써 가꾼 숲을 보호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 그루 나무로 천 개비 성냥을 만들 수 있지만, 천 그루 나무를 태워버리는 건 성냥 한 개비다'(One tree can make a thousand matches, but one match can burn a thousand trees)라는 격언을 되새겨 볼 일이다.

2019-07-08 11:12:05

박정권 대구 수성구 구의원

[기고]축제는 어디로 갔을까?

축제는 원래 개인 또는 집단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일이나 시간을 기념하는 일종의 의식을 의미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축제가 지역 기반 문화산업으로 인식되면서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주민공동체와 놀이 문화의 관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많은 문화 인프라와 자원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축제를 통해 문화적 정체성을 확보하는 한편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축제 개최를 통한 고용 창출 효과와 축제 진행을 위해 필요한 시설의 운영, 그에 따른 문화 상품의 생산과 유통 등은 지역 내 인적 물적 자원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통해 지역의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관광객들이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재화와 연관되는 경제적 파급효과 그리고 지역의 이미지와 브랜드 제고를 통해 향후 지속될 부가적인 가치와도 연관되어 있다. 이렇듯 성공적인 축제가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단순한 축제 그 이상이다.2003년 이후 3회에 걸친 '들안길맛축제'가 점차 축제 참가 인원이 감소하는 등 축제 전반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면서 수성구에서는 품격 있는 명품 축제를 발굴하고자 전국을 대상으로 축제 공모를 하였다. 그 결과로 2008년 8월 1일부터 3일간 수성폭염축제가 열려 3년간 계속되었다. 소위 말하는 대프리카와 더위라는 지역적 핸디캡을 극복하고 '더위를 즐기자'는 발상의 전환이었다.이렇듯 축제란 그 지역만이 가지는 독창성과 차별성, 유일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야 성공할 확률이 높다. 수성폭염축제 첫해에는 참여 인원이 50만 명으로 성공적인 출발을 했고, 2010년 3회 때는 무려 80만 명이나 축제장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수성폭염축제는 사라졌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축제가 사라진 것이다. 폭염을 주제로 축제를 개최하는 것이 오히려 부정적 이미지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로 축제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지역의 자연적 자원을 역발상으로 활용하여 성공한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대구는 섬유의 도시이며 패션의 도시다. 또한, 2006년 안경산업특구로 지정되고 국내 안경 제조업체의 85% 이상이 대구에 있을 정도로 대구는 안경산업의 중심지였다. 이런 지역 특화산업과 지역의 축제를 연계하는 문제에 대한 발전적인 고민이 필요했다. 그랬다면 선글라스를 활용한 안경광학산업과 선크림 등 화장품산업까지 확장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사라진 수성폭염축제를 도심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콘셉트로 발전시켜 패션과 안경광학산업, 화장품과 요식업까지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지역의 산업과 지역적 특성이 공존하는 축제로 더욱 발전시키는 발상의 전환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그리고 더위라는 전국 유일의 자연적 자원을 활용해 물이라는 테마의 수성못을 활용하는 것까지, 그 어떤 도시에서도 벤치마킹이 안 되는 유일성과 축제의 차별화, 지속 가능성을 일구어내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성공한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

2019-07-07 14:53:44

하병문 대구시의원(경제환경위원장)

[기고]생활체육의 시대 대구의 현실은?

삶의 질이 높아지는 만큼 건강과 레포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오늘이다. 프로축구, 프로야구를 관람만 하던 시대에서 자신의 여가를 활용해 시민 스스로 참여하는 레포츠의 시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전 국민 시민생활체육 활성화를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문화부는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 20개소 구축, 생존수영 기반 시설을 확보한 수영장형 다목적 체육관 5개소 건립, 어르신 생활체육지도사(2018년 기준 1천800여 명 활동), 저소득층, 장애인 등에게 바우처 예산을 활용한 스포츠 강좌 이용권 제공(2018년 기준 4만3천750명 이용)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그렇다면 과연 최근 5년간 시민들의 생활체육 참여 정도는 어떠할까? 문화부가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주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생활체육에 참여한 사람은 2013년 45.5%에서 2018년 62.2%로 16.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놀라운 것은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생활체육에 참여한 여성의 비율(62.8%)이 남성(61.6%)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연령대로 보면 1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생활체육 참여율이 증가했는데, 특히 70대 이상 연령에서 59.8%의 높은 참여율을 보인 것은 100세 시대 건강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확인하게 된다.반면, 최근 1년간 생활체육 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사람은 11.8%로 나타났다. 이유로는 시간 부족(70%), 관심 부족(41%), 지출 부담(23.1%), 생활체육 활동 정보 부족(16.9%) 등이었다.이에 따라 시민생활체육 확대는 국가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체육시설이 집중돼 편리한 접근성이 보유된 지역과 인구밀도에 비해 체육시설이 부족해 활성화되지 못한 지역에 대한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대구 역시 생활체육시설은 인구에 비해 매우 불균형하다. 대구 실내체육시설 현황을 살펴보면 달서구 5곳, 달성군 4곳, 수성구 2곳, 동구 2곳, 서구, 남구, 북구는 각 1곳으로 250만 대구시민이 이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필자가 만나 본 칠곡 주민은 "배드민턴 동아리의 작은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성서다목적체육관까지 가야만 했다"고 했고 또 다른 시민은 "나이가 들어 외부 활동은 어렵고 인근에 실내체육관이 있다면 건강을 위해 가보겠지만 운동을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고 했다.북구의 인구와 범위를 고려할 때 단 1개의 실내체육시설은 사실상 없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이에 따라 ▷접근성 높고 저렴한 공공체육시설 ▷학생들과 어르신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다목적 실내체육시설 ▷생활체육에 무관심한 사람들을 위한 생활체육지도사의 확충과 지속적 홍보 ▷생활체육 동호인들의 적극적 동기 부여를 위한 지역 생활체육 대회 개최 등은 중앙정부와 대구시가 시민생활체육 저변 확대를 위해 정책 수립에 고려할 사항이다.건강한 100세 시대를 위해 건강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개인의 의무다. 하지만, 시민생활체육의 저변 확대는 국가의 책임이다. 모든 국민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생활체육시설이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한다.

2019-07-04 10:19:57

김지영 대구동구사회적경제협의회장

[기고] 대구시 동구 사회적 경제 조례 제정 필요

최근 대구 동구사회적경제협의회와 대구 동구의회 한 의원이 공동으로 논의해 만장일치로 통과했던 동구 사회적 경제 기본 조례가 동구청장의 무리한 거부권 행사로 폐기에 이르는 상황이 벌어졌다. 국내 거버넌스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단체장이 정책 결정자의 위치에서 사회적 경제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함에도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사회적기업에 집중돼 있는 차별적 제도나 정책에 대한 장벽을 일소해야 한다. 현재 동구는 사회적기업 육성 조례만 제정돼 있어 보다 근본적이고, 통합적인 사회적 경제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둘째, 대구에서도 2015년 조례가 제정돼 지역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달성군, 달서구, 수성구에서도 이미 제정·시행되고 있다. 또한 전국의 광역·기초 자치단체들은 사회적 경제가 그간 이룬 성과와 잠재력에 주목해 사회적 경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약 442건의 조례를 제정, 시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전국의 기초 지자체도 165건의 사회적 경제 관련 조례를 제정, 시행하고 있으며 시·도 교육청도 나서고 있다.셋째, 사회적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거버넌스적 지원 체계 안에서 가능하다. 사회적 경제 조례 제정을 통해 지역의 사회적 경제 정책의 수립에서부터 민관 협력의 원리가 잘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사회 혁신의 대가 제프 멀건에 의하면 사회적 경제 조직과 정부의 관계를 '벌'과 '나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사회적기업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빠르게 움직이면, 정부와 같은 큰 조직은 창의성은 떨어지지만 상황에 대한 탄성이 있고, 목표가 일어나게끔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넷째, 정부의 사회적 경제 활성화 정책이 정부 부처 합동으로 수립, 발표까지 됐다. 최근에는 행정안전부 주재로 8개 관련 부처와 공동으로 '대구경북 합동 사회적 경제 지역 기반 및 정책 역량 강화 간담회'도 개최됐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는 매우 낮다. 또한 행정과 정책은 소관 법률과 부처, 지역에 따라 각각 이루어지다 보니 분절화의 한계와 파편화의 폐해, 비효율이 심각하다. 이러한 문제는 사회적 경제에 대한 체계적인 정책 환경 조성과 지역 내에서의 통합적인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다.이번 조례에 대해 무리한 재의 요청과 부결 사태의 일차적인 책임은 동구청장에게 있다. 동구청장은 취임 이후 수차례 자신의 구정 방향과 목표를 제시하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사회적 경제 지원,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대한 내용을 빼놓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동구청은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범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 성과와 결실이 지역 단위, 마을 단위, 협의체 단위에서 확인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그동안 사회적 경제가 지역 내에서 해온 일은 단지 수치로서의 일자리, 경제적 이익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 오랜 빈곤과 좌절을 딛고 일어난 자활의 상징이며, 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이 자립하고 자조하려는 협동의 결과물이다. 또한 우리 사회와 지역을 변화시키는 노력과 혁신의 결실이다. 사회적 경제 조례는 영리에 우선하지 않으며, 사람의 가치를 먼저 살피는 포용적 성장을 만들어내는 토대가 될 것이다. 동구청과 동구의회는 화답해줄 것을 기대한다.

2019-07-01 11:17:13

이충호 대구시 여성정책팀장

[기고] 일상이 평등한 도시, 대구를 향하여!

성주가 고향인 필자는 5형제의 막내로 태어나 부엌에 들어가거나 빨래를 개는 등의 집안일은 여성이 하는 일이지 남자가 하기엔 무척 흉한 것이라고 배우며 자랐다. 결혼(1990년) 후에도 맞벌이를 하는 아내가 더러 가사와 육아에 도움을 요청해도 백안시(白眼視)하기 예사였다.세월이 꽤나 흘러 지금은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청소나 설거지로 집안일을 도우려고 애쓰고 있고, 이런 소심한 노력이 노년에 대비한 현명한 처사일 뿐 아니라 여성에 대한 배려 있는 행동이라고 주변에서 동조와 칭찬으로 격려(?)를 해주시지만, 글쎄 아버지께서 살아계셔서 이 모습을 보셨다면 모자란 놈이라고 꾸짖으셨을까?여전히 '출산율'이 아닌 '출생률'이, '유모차'가 아닌 '유아차'가 성 인지 감수성 관점에서 합리적인 표현이란 말에 아! 하고 탄성을 지르는 내게 이런 칭찬이 적당한 것일까?보수적이라고 하는 대구경북에서 나고 자란 필자와 같은 남성들이 간간이 가사를 돕고 '출생률'이란 단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거나, 혹은 대구 지역의 성평등지수(3개 영역, 8개 분야, 23개 지표에 대해 남성과 여성 대비 격차 등의 수준에 대해 매년 여성가족부 발표)가 상위권에 진입(2017년 말 중상위권→2018년 말 상위권 진입)했다고 해서 갑자기 세상이 바뀌어 성평등이 이루어졌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그러나 여기, 대구에서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잔치가 벌어진다고 한다면, 그런 큰 변화를 위한 작지만 의미 깊은 한 걸음이며 충분한 자랑거리이자 '사건'이 아닌가?대구시는 7월 5일부터 6일, 양일간 '2019 여성UP엑스포'를 개최한다. 여성UP엑스포는 양성평등주간(7월 1~7일)을 맞아 '일상이 평등한 도시, 대구' 실현을 위해 개최되는 전국 유일의 여성 정책 분야 종합박람회이다.올해 4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평등해야 대구요, 행복해야 대구요"라는 슬로건을 걸고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을 시작으로, 대구시의 여성 관련 정책을 눈으로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분야별 테마관과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들이 함께 얘기하고 나눌 수 있는 토론회・토크쇼・강연이 준비되어 있다.또한 슈퍼스타 다문화 경연, 가족원탁회의, 아빠 요리대회 등 여성과 가족, 다문화가정 등 모두가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풍성한 프로그램들이 열릴 계획으로 이미 많은 시민들의 사전 접수 열기가 뜨겁다. 올해는 여성가족부 차관의 행사 참여와 특강까지 계획되어 있어, 중앙정부에서 이 행사에 두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남성의 입장에서 이런 행사를 준비하다 보면 여러 가지 질문과 고민에 부딪치게 된다. 행사를 며칠 앞두고 문득 나는 '평등'이 '불편'하지는 않았는지, 내 딸이 살아갈 세상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다시 생각해 보며 부디 이번 행사가 더 많은 여성들이 엄마로서, 자매로서, 딸로서의 모습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권리를 주장하고 얻어가는 소중한 존재의 모습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9-06-30 16:01:41

김태환 경북농협 원예유통사업단장

[기고] 고향을 생각하며, 양파 소비에 동참을!

요즘 양파를 보니, 1974년 초등학교 3학년 시절이 떠오릅니다. 부모님은 고추 농사를 지었습니다. 당시 고추가 한창 붉어지고 수확 시기가 되면 저도 방과 후에 부모님을 도와 고추를 땄습니다.어느 날 세차게 내리는 소나기 속에서 우의를 입은 채 붉은 고추를 하염없이 수확한 적이 있습니다. 비료 포대에 담은 고추는 빗물과 뒤섞여 무척이나 무거웠고, 땅도 빗물에 젖어 발을 떼기도 힘들었습니다.어렵게 수확한 고추를 고추 굴의 건조대에 나란히 정리하고 연탄불 화로로 열을 가해 건조합니다. 마른 고추를 상'중'하품으로 선별, 큰 보자기에 담아 오일장에 나가 팔았습니다.고추 보자기의 부피는 제 몸보다 컸는데 받는 돈은 얼마 되지 않아 허무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돈으로 사탕과 노트, 필기도구를 사며 참으로 뿌듯했고, 돈 버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습니다.현재 농촌에서 가장 심각한 상황 중 하나가 '인력 부족'과 '비싼 인건비'입니다. 농가에서 인건비를 주고 나면 남는 것은 거의 없고, 고된 작업으로 인해 허리가 아프고 몸이 불편해도 어쩔 수 없이 고통을 참아가며 농사를 지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작황 호조로 인해 양파 농사가 대풍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자연재해보다 더 무서운 '풍년 기근'으로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농민과 우리의 고향에 큰 아픔이 되고 있습니다.성인 남성이 힘겹게 들 수 있는 양파 20㎏을 시장에 판매하면 받는 돈은 고작 6천원 내외입니다. 겨우 국밥 한 그릇 먹을 수 있는 돈입니다. 양파는 기원전 3천500년 이집트에서 재배한 기록이 있고 올림픽 경기에 참가하는 고대 그리스 선수들과 로마의 검투사들은 체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파를 섭취했다고 전해집니다.양파의 매운맛을 내는 황화아릴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고, 비타민C와 마그네슘도 풍부해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줍니다. 특히 인슐린 작용을 촉진해 혈당 조절을 돕는 성분인 크롬이 풍부해 만병의 근원인 당뇨병 예방을 도와줍니다. 또한 알리신 성분도 풍부해 일산화질소를 배출하고 혈압을 낮춰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해줍니다. 각종 암세포를 퇴치하는 효과도 있고 항산화제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인 케르세틴은 피로를 푸는 데 좋습니다.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해주고 각종 암세포를 퇴치하는 효과 등도 있습니다. 양파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착한 채소입니다. 100g당 40kcal로 낮은 열량에 섬유질은 풍부하고, 케르세틴 성분은 몸에 불필요한 중성지방을 녹여줍니다.필자도 3개월간 양파즙을 먹어보니 콜레스테롤 수치가 많이 낮아져 건강도 좋아지고 덩달아 기분도 좋아졌습니다.농자는 '천하지대본'이라고 합니다. 자연의 근간이 바로 '농사를 근본으로 하는' 땅입니다. 대대손손 유지한 그 농지에서 지금 양파가 계속해서 수확 중입니다. 풍요로운 농토와 농촌의 힘을 얻고 싶은 도시민들의 따뜻한 정을 농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정이 건강에도 좋은 '양파 소비운동'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지금 농심(農心)은 더욱 간절히 당신의 따스한 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9-06-26 11:36:10

황무일

[기고]6.25전쟁과 대한민국 안보의 지평 

6월 25일은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 69주년이다. 전쟁은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휴전협정이 있기까지 3년간 지속되면서 세계 전쟁 역사상 가장 처참했다.미군은 북한 남침 6일 만인 1950년 7월 1일 처음으로 수원 지역 전투에 참전, 150명이 전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 국군과 이 나라를 위해 많은 희생을 했다.1961년 UN 통계에 의하면 당시 지구상 167개 국가 중 우리 경제는 165위였다.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다음 대한민국이 가난한 나라였다. 그러나 우리는 하면 된다는 신념 아래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내며 경제 규모 세계 11위의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했다.우리는 미국과 방위 동맹을 맺었기 때문에 막대한 국방 재원을 경제성장에 투입할 수 있었다. 공산주의를 택한 북한엔 지하자원이 엄청나게 많은데도 경제 규모는 우리의 50분의 1밖에 안 된다.세계 질서는 변하고 있다. 인구 14억 명인 중국이 부상, 'Rise China'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미국은 초강대국가로의 'Great America Again'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 중심 해양 세력과 중국 중심 러시아와 일부 중앙아시아 등 대륙 세력으로 결집되는 양상이다.현재 미국의 전략은 북한의 핵 제거보다 중국 견제이다. 미일 동맹은 날마다 강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미 관계는 약화되고 있다.트럼프는 지난달 25일 3박 4일간 일본을 공식 방문, 최신예 F-35 전천후 스텔스 전투기 150여 대를 일본에 제공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한·미·일 동맹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미국 주도 태평양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미·일·인도로 구성하는 태평양 전략에 우리나라의 참여를 주저한다고 했다.사드 문제도 한국 정부가 소극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한·미 군 고위 관계자 회의 시 사드가 조속히 배치 완료되도록 요구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트럼프의 일본 방문 시 아베 총리와 '한국은 왜 이렇게 소극적이냐'는 대화를 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었다.또한 일본과 영국은 새로운 영일동맹을 맺어 군사 교류 훈련을 하면서 미국 중심 세계 변화의 흐름에 맞는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 동맹이란 동맹의 필요와 요구에 협력함으로써 가치가 있는 것이다. 동맹으로 혜택만 받고 의무는 부담하지 않겠다면 동맹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우리 군이 월남 전투에 참여해 피를 흘린 것이나 고 노무현 대통령 집권 시 우리 병사를 열사의 땅 이라크 전쟁터에 파병한 것은 동맹이기 때문에 그리했던 것이다.미국의 일부 싱크탱크에서는 미국의 새 동북아 전략 구상으로 일본에 미군 6만~7만 명의 동북아사령부를 창설하고 한국에는 극소수의 파견 병력만 둔다는 이야기도 있다. 전작권 문제에 있어 우리가 갖는다는 것은 맞는 말일지라도 우리는 상황이 심각하다.전작권을 한국이 가지면 미군의 한국에 대한 대처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한미 동맹이 계속 이대로 있는 것은 아니다. 전략이 바뀌면 필요에 의해 한미 동맹도 바뀐다. 한미 동맹은 어느 한쪽이 통보하면 1년 후에 효력이 자동으로 상실된다.국제정치란 정글과 같다. 우리는 한미 동맹이 있었기 때문에 자원이 없어도 무역국가로서 현재의 경제력을 유지하며 잘살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미·일 등 우방과 새로운 눈높이로 접근해야 한다.

2019-06-24 16:24:07

[기고]"수돗물 마시면 건강하게 오래 삽니다"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최근 '백세시대'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렇게 우리가 백세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던 가장 핵심 요소는 당연 '물'이라고 할 수 있다. 수도시설의 발전과 함께 각 가정으로 깨끗한 물이 공급되면서 인간의 수명은 연장됐다.특히 인체는 70%의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물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체내에 흡수된 물은 신진대사 촉진과 각종 질병 예방, 산소와 영양분 운반 및 공급, 노폐물 배설, 체온 조절, 혈액 농도 조절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체내에 수분이 2~3% 부족하면 초조함과 무기력, 불쾌감을 느끼고 5% 부족 시 매스꺼움과 반혼수 상태, 12% 이상 부족 시에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인간의 노화 또한 체내에서 수분이 줄어드는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아는 약 90%, 청소년·성인은 약 70%, 노인은 약 50%의 수분을 유지한다는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다. 체내 흡수율이 빠른 '물 마시기'만큼 인체에 여러 가지 영양소를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어떤 종류의 물을 마시느냐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사람이 마실 수 있는 물 중에서도 가장 안전하고 미네랄이 균형 있게 포함된 건강한 물을 꼽으라면 단연 '수돗물'이다.수돗물을 꼽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짧은 가장 큰 이유도 수도시설이 없거나 오염된 물을 마시기 때문이라고 판단하는 전문가들이 많다.영국의 저명한 브리티시 메디컬저널은 20세기 들어 인간의 평균수명이 약 35년 늘어난 이유 중 30년은 수도시설의 발전 덕분인 것으로 평가했다. 우리나라를 봐도 수도시설의 발전 전후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었다는 연구 결과를 쉽게 찾을 수 있다.2016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수돗물 섭취 전·후의 신체 변화에 대한 임상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LDL)과 중성지방은 감소했으며,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앞서 녹색소비자연대와 서울시, 고려대학교가 각자 수돗물과 정수기 물을 대상으로 수질 검사한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실험 대상이 된 21∼58%의 정수기 물에서 세균과 대장균 등이 발견, 먹는 물로서의 기준치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수돗물은 조사 대상 전체 401건 중 1건도 기준을 넘지 않았다.이런 연구 결과에도 수돗물에 대한 거부감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수돗물은 일간과 주간, 월간, 분기, 연간 단위로 수질 검사와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 수도꼭지에서 나온 물을 그대로 마셔도 무방하다.또 한국수자원공사가 수탁받아 관리하는 예천군 등 23개 지자체의 상수도는 더 안전하다. 가정에서 직접 받은 수돗물을 직접 수질 검사한 결과를 바로 알려 주는 '수돗물 안심 확인제'를 실시하고 있어서다.바야흐로 '백세시대'다. 건강관리를 하는 데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수돗물 마시기'다. 기고를 통해 수돗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길 기대하며, 많은 사람들이 수돗물 마시기에 동참하시기 바란다.

2019-06-24 14:03:57

유영애 대구중앙중 교감

[기고] 교사를 가르치는 학생의 질문

초등학교를 마치고 갓 입학한 중학생들의 얼굴은 그래도 맑다. 대한민국 초등생이 겪는 학업 스트레스가 위험 수준에 이른다고 해도 말이다. 중학교에서 1학년은 아직 어설프고 뭔가 잘 모르는, 그리고 조그만 일에도 쪼르르 달려와 이르거나 매달리는 떼쟁이. 뭐 그런 존재로 생각된다.문학 수업을 진행하면 삶의 갈등을 다룰 때가 많다. 이럴 때 기본적으로 깔고 시작하는 것이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강론이다. "인간이 불완전한 이유는 말이야!" 영원히 살지 않는다는 것, 미래를 모른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상상이 위대하다는 것, 그래서 문학이 아름다운 것까지 한데 묶어 열변을 토한다.이런 이야기가 자주 반복되다 보니 하루는 한 학생이 손을 들어 이렇게 질문하는 것이다. "선생님! 그럼 우리는 어디서 완전함을 찾아야 하나요?"순간 교실은 거짓말처럼 조용해졌고 다수의 집중된 눈에서 나온 파란 광선이 정적을 타고 내 얼굴에 마구 꽂혔다. 모두 '맞아! 그게 뭐지?'라는 표정이었다. 머리가 찌르르해지고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이런 질문이 나올 거라 생각지 못했기에 당황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조금 뜸을 들이며 속으론 버둥거렸다. "그래! 정말 멋진 질문이다. 이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결국은 존재에 대한 이타심이 아닐까?"라고 대충 얼버무린 것 같다.한참 지나고 보니 그 아이는 가볍게 털어버린 것 같은데 나는 그 질문을 매달고 지낸 것 같다. 이제 성인이 되었을 그 학생도 지금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동분서주하지 않을까 싶다.최일남의 단편소설 '노새 두 마리'를 수업할 때의 일이다. 이 작품은 가난한 아버지의 눈물겨운 이야기다. 말하기 영역을 마무리 활동으로 정하고 자신의 아버지를 소개하는 '1분 스피치'로 진행했다. 켄트지를 주고 '아버지' 하면 떠오르는 것을 무엇이든 그려 넣고 여백에다 발표할 내용을 적으라고 했다.한창 발표가 무르익어 갈 때 'NO'라는 글자로 켄트지를 가득 채운 학생이 사연을 얘기했다. 아버지께 뭔가를 요청하면 대부분 "하지 마!"라는 답변이 돌아오니 힘이 좀 안 난다고 했다. 힘이 안 난다는 것을 고백하면 어떠냐고 했더니 그 학생은 대답 같은 질문을 했다."내가 아버지 말만 잘 들으면 'NO' 할 일이 없지 않을까요?" 그 순간 뭔가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뒤늦은 깨달음이랄까. '아! 그래, 나는 왜 항상 상대방을 바꿀 생각만 했을까!' 습관이 다른 남편에게 열을 올릴 때마다 개의치 않던 남편의 덤덤한 눈빛과 학생의 건조한 눈빛이 스르르 겹쳤다.학생이 무슨 의미를 갖고 한 질문인지, 아니면 그냥 무심코 던진 질문들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윌리엄 워즈워스의 감탄사에 공감이 간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힘을 얻곤 한다. 여전히 떼쟁이지만, 그래도 나를 환히 비춰주는 맑은 거울들을 감사하게도 매일매일 만난다.참고로 학생들의 켄트지 속 아버지는 아쉽게도 소주병, 담배, 소파, 텔레비전 등으로 많이 그려졌다. 하지만 아버지가 끓여주는 심야의 라면, 검은색으로 물든 러닝셔츠, 끈 풀린 낡은 구두, 할머니께 입양된 아버지를 위한 커다란 하트도 있었다.

2019-06-24 02:30:00

남종경 대구가톨릭대학교 학생취업처 교직원

[기고] 지원으로 청년일자리 정책, 땜질에 불과

투입이 있으면 산출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경제학의 기본 원리이고, 세상살이 이치도 그렇다.투입과 산출의 결과가 항상 정비례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투입 요소에 걸맞은 산출 결과가 따라줘야 한다.서론이 길었다. 현 정부 일자리 상황을 말하기 위해서다. 참담하다. 2년간 일자리 예산 54조원을 투입하고도 '아니 퍼부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 많던 국민 세금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고용지표 개선도 없었다.지난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가 114만 명이라고 한다. 2000년 이후, 19년 만이다. 사상 최악의 실업자 수를 기록했다. 애꿎은 혈세만 줄줄 샜다. 정권 출범 초기부터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며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 설치를 홍보한 정부치고는 그 결과가 너무 초라하다.고용의 질도 나빠졌다.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제조업의 일자리가 크게 줄고 정부 주도 재정 투입 성격의 공공일자리만 늘어가고 있다. 비정규직 없는 사회를 외쳤지만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만 양산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혁신 성장이 따로 놀고 있는 형국이다.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혁신 성장에 적합한 일자리 창출 방안은 여전히 암중모색이다.청년 실업난도 여전하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청년 취업률이 소폭 상승됐다고 하지만 청년들이 직접 느끼는 체감실업률은 그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악화됐다. 대학에서 학생들의 취업 지원과 대학일자리사업을 담당하는 필자로서는 무심히 읽고 지나칠 수 없는 소식이었다.한쪽에서는 청년일자리 지표의 개선과 고용 상황 호전을 말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고용 한파를 넘어 고용 참사라는 표현까지 언급하며, 청년 체감실업률이 외환 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임을 주장한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현 상황이 청년이 희망을 말하고 꿈을 꾸고, 펼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아님은 부인할 수 없는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이다.그동안 정부기관에서 청년일자리 정책에 쏟아부은 각종 청년수당과 지원금, 고용 장려금 등의 지원 정책이 과연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을까. 국민 세금으로 일시적인 일자리를 만들고, 대중소기업 간 급여 격차를 줄여주는 지원 방식이 과연 옳은 것인가.정책은 지속 가능해야 한다. 그것이 정책 운용의 묘미가 되어야 한다. 돈으로 만든 인위적인 일자리는 결국 돈 떨어지는 순간 끝이다. 유사한 사례들을 질리도록 봐왔다. 금융 위기 이후 지난 10여 년 동안 역대 정부가 내놓은 청년일자리 대책들과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목표라면 청년일자리 대책만큼은 재탕, 삼탕 반복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일자리, 결국 기업이 만든다. 기업이 고용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릴 수 있는 산업 환경, 경제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기업의 투자 의욕을 살리고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할 때 좋은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상식이다."행복한 가정들은 모두 닮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어떻게든 불행하다." 러시아 대문호 톨스톨이의 '안나 카레니나' 첫 문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시대다. 세계 각국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혈안이다. 일자리 대책, 근본적 변화 없이는 미래도 없다.

2019-06-20 11:15:05

전상헌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정책협력관

[기고]연어는 그냥 돌아오지 않는다

먼바다로 나갔다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의 귀소 여정은 가히 감동적이다. 가수 강산에가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이라는 노래에서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산란, 즉 종의 생존을 이어가기 위한 몸부림의 과정이다. 그런데 최근 연어 회귀율이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산란에 적합한 환경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연어 회귀는 정부의 지역 인재 육성 정책이나 청년 일자리, 인구 늘리기 프로젝트에 곧잘 비유된다. 지역에서 태어나 수도권으로 떠나더라도, 학업을 마친 뒤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그간 배우고 경험한 역량을 발휘해 주기를 바라는 지방정부의 열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학업을 마치더라도, 가능하면 고향에 다시 내려오지 않고 수도권에서 취직하고 가정을 꾸리며 살고자 한다. 여기서도 생태계의 교란이 생긴 것이 분명해 보인다.대한민국 인구의 49.8%, 1천 대 기업 본사의 75%가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다. 신용카드 전체 사용의 80%와 신규 고용의 65%가 이곳에서 이뤄진다. 전통 제조업은 후발 개도국에 비해 경쟁력을 잃으면서 지역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농·식품 분야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네덜란드 바헤닝언(Wageningen) 푸드밸리는 인구 4만 명의 작은 도시다. 이곳에서 바헤닝언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기업인 하인즈, 하이네켄까지 1천400개 식품기업, 20개 연구소, 70개 과학기업이 클러스터를 구축, 66조원의 연 매출을 올리고 있다.호주 애들레이드(Adelaide)시는 2008년 일본 미쓰비시 완성차 공장이 떠난 부지에 연구와 생산, 주거와 교육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시는 플린더스대학과 지멘스, 테슬라 등 세계적 기업 그리고 자율주행, 에너지 등 스타트업들을 유치하여 버려진 자동차 공장을 미래형 도시로 변모시키고 있다.경탄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들의 전략을 살펴야 한다.결국 대한민국 역시 지방정부 중심으로 신산업의 씨앗을 발굴하고 키워나갈 수 있는 지식 생태계와 벤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역대학과 연구기관, 테크노파크 등 지역의 고급 두뇌들이 지역의 잠재력과 특성을 분석해 미래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지식을 생산해야 한다. 지방정부는 신산업과 관련된 제도와 재정지원 체계를 정비해 지역기업의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정부는 국민들이 태어나고 자란 곳에 양질의 교육과 일자리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대상을 반영한 현실감 있는 국가 균형 발전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야 한다. 지방정부는 기업, 대학, 연구소 등 지역혁신 주체들과 새로운 기술과 신산업이 만들어질 기회를 포착하고 이를 정착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연어는 고향으로 그냥 돌아오지 않는다. 지역 활력도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생태계의 복원을 위한 혁신에 모든 주체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2019-06-19 11:38:56

김휘동 전 안동시장

[특별기고] 경북도청 안동·예천 이전 이유를 되새기자

지난 8일은 11년 전 경북도청 이전이 안동·예천으로 결정됐던 날이다. 2008년 6월 8일 오후 7시 40분 경북도청 이전 추진위원회가 '안동·예천'을 도청 이전지로 확정 발표했던 역사적인 날이다.안동과 예천 두 곳 모두 기쁨에 젖은 주민들이 거리로 뛰어나와 서로 얼싸안고 춤을 추며 환호했다. 마침 내린 축복의 비를 맞으면서 덩실덩실 춤을 추는 주민들의 눈물이 빗물과 섞였던 감동의 저녁이었다.당시 경상북도의 절반이 넘는 53%의 면적인 북부지역 11개 시·군은 산업화의 뒤안길로 밀려나 해마다 2만~3만 명씩 떠나면서 180여만 명이던 인구가 겨우 70여만 명을 유지하던 절박한 현실이었다.이 때문에 경상북도 도청을 북부지역으로 유치해 살길을 찾아보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도청 이전 예정지 평가단 83명이 11개 신청 지역을 실사하고 평가한 결과도 1, 2, 3위 모두가 북부지역이었다. '경북 균형 발전'이라는 대명제를 높게 평가한 결과였다.포항, 구미를 잇는 양극 발전 축에서 북부지역으로 도청을 이전시켜 경북을 세 곳의 거점지역으로 연결,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따라서 도청 소재지인 안동·예천을 거점으로 북부지역 전체를 고르게 발전시켜야 할 대명제를 안고 도청 이전의 대역사가 단행된 것이다.이제 도청 이전 결정 11년, 신도청 개청 3년을 보내며 도청 이전을 결정한 정신이 충실히 이행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시간이 된 듯하다.첫째, 경북 북부 11개 시·군의 현재 인구수는 약 62만 명으로 도청 이전 결정 후에도 10만여 명이 감소했다. 감소세가 다소 둔화됐으나 매년 1만 명씩 줄어들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해야 할 것인지?둘째, 도청 이전 결정에 '균형 발전을 하라'는 대명제에 충실하게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지? 세계와 나란히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었는지 분석해 보아야 할 것이다.이제는 개인이든 지방자치단체든 세계 무대에서 세계인과 경쟁하고 저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세계 무대에 올려놓을 레저·스포츠·문화·관광, 학교와 연구 과학 지식산업, 학술·세미나 등 새로운 발전 축을 구축하려는 프로그램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특히 세계 무대에 올려놓아도 전혀 손색없는 명소의 신도청 청사를 두고 동해안에 새로운 청사를 마련한다는 것이 당초 도청 이전 결정과는 너무 거리가 먼 것 같아 자칫 경북도 균형 발전이라는 경북도청 이전 취지가 무색해지지나 않을까 우려된다.셋째, 경북도청을 중심으로 안동시와 예천군을 함께 아우르는 안동·예천 통합신도시가 바람직할 것이다. 경북도청은 도청 중심 주변의 편익시설 확충에만 급급하고, 안동시와 예천군은 기존 상권 몰락 막기에만 집중하는 꼴이다.인구 문제도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꼴'처럼 안동의 도심에서 빠져나간 인구가 예천 쪽으로 이동하는 '제로섬 게임'에 희비가 엇갈리니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다. 안동시 인구가 줄고 예천군 인구가 늘었다고 하나 양 시군 통합 인구는 10년 동안 오히려 줄었다.신도청 2단계 사업이 조성되면 또다시 인구 이동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처럼 안동과 예천 두 곳이 제로섬 게임에 빠져 미래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해답은 '안동과 예천 통합'뿐이다. 그 중심에는 경북도청이 있다. 양 도시가 동반 성장하거나 쇠락하는 것은 경북도청과 함께하기 때문이다.지금처럼 경북도청이 도청 청사 주변 신시가지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양 시군 통합에는 소극적이라면 안동 신시장, 구시장, 옥동 상권과 예천 기존 상권의 쇠락은 물론 도농지역의 어려운 사정을 보듬지 못할 것이다.넷째, 위정자는 언제나 역사를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지금 처한 자리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주민과 지역을 위한 바람직한 가치에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2019-06-19 11:38:32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

[기고]DIMF, 대구를 넘어 세계 속으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을 이야기할 때에는 '뮤지컬 투란도트'를 빼놓을 수 없다. 뮤지컬 투란도트는 세계 4대 오페라로 손꼽히는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바닷속 가상세계로 옮겨와 재해석한 것으로 화려한 무대 장면과 함께 '어쩌면 사랑' '오직 나만이' 등 감성적인 곡들로 사랑을 많이 받은 창작뮤지컬이다. 2011년 초연 이후 상하이, 하얼빈 등 중국 진출을 비롯해 최근에는 한국 대형 창작뮤지컬로는 최초로 슬로바키아를 비롯한 동유럽 6개국에 라이선스를 수출하는 성과까지 거둔 작품이다. 그야말로 DIMF가 낳은 세계적 스타인 셈이다.DIMF는 2006년 Pre-축제를 시작으로 올해 13회째 펼쳐지는 세계 최초 글로벌 뮤지컬 축제이다. 그동안 269개 작품을 공연하였고, 국내외 관객 188만 명이 축제를 다녀갔으며 회를 거듭할수록 관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번 DIMF(6월 21일~7월 8일)는 영국의 웨딩 싱어 등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8편의 공식 초청작 외에 DIMF 지원 신작 뮤지컬 4편과 웰메이드 지자체 창작뮤지컬 3편, 대학생의 열정과 패기를 느낄 수 있는 대학생 뮤지컬까지 다채롭고 풍성한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특히 올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청소년 뮤지컬 대상 경연대회를 개최해 차세대 뮤지컬 스타를 발굴하는 한편 일회성 소비형 축제가 아닌 공연·관광·문화산업을 연계해 축제에 참가하는 분들이 뮤지컬의 멋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문화의 향연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대구는 뮤지컬 도시이다. 이는 DIMF의 괄목할 만한 성장과 전국 뮤지컬 티켓 판매의 25%를 차지하는 대구 관객들의 티켓 파워, 1천 석 이상 대규모 공연장을 11개나 보유하고 있는 공연 인프라 지방도시 1위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국내 유일 세계 뮤지컬축제인 DIMF 개최뿐만 아니라 다양한 뮤지컬 행사를 개최해 뮤지컬 시장 내에서 대구의 위상을 한층 높여가고 있다. 대형 뮤지컬이 서울보다 지방에서 먼저 공연되는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데 위키드, 레미제라블, 아마데우스 등 대형 뮤지컬들이 서울보다 먼저 대구에서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 11월 브로드웨이 최고 흥행 뮤지컬 '라이온 킹'의 인터내셔널 투어가 대구에서 먼저 시작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할 것이다.대구는 아시아 최고의 뮤지컬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 및 뮤지컬 극장 관련 전문 인력의 체계적인 양성까지 계획 중에 있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DIMF는 더욱 번성하여 영국의 에든버러 축제와 같은 세계적인 축제가 될 것이고 뮤지컬 전용 극장에서 DIMF 개막작을 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뮤지컬 투란도트에는 칼라프가 첫눈에 반한 투란도트에게 "나 그대의 사랑에 도전하겠소!"라며 수수께끼의 벽에 칼을 꽂는 장면이 나온다. 공주 투란도트의 사랑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왕자가 외치는 사랑의 대사를 들으면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나고자 노력하는 DIMF의 모습이 연상된다. 이번 축제 기간 대구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DIMF의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해 보길 권한다.

2019-06-18 10:20:32

김은총 미국 에모리대학 신학대학원 입학예정

[기고]하양무학로교회가 보여준 어우러짐

신학생으로서 미국 유학을 준비하며 지원 에세이에 가장 많이 사용했던 단어가 'Pluralism'이다. 미국 신학교의 주된 연구 주제 중 하나인 Pluralism, 즉 종교 다원주의라는 말을 듣고 그에 대한 나의 지식과 관심을 피력하기 위해 '타 종교에 대한 개방성' '수용적 태도' 따위의 말들로 에세이를 구성했다. 그러나 종교 다원주의를 이야기하면서도 그것을 실제로 상상해 보거나 경험해 본 적은 없었다.지난달 26일 하양무학로교회 성전 봉헌 감사예배에서 여러 종교의 공존을 조금이나마 그려볼 수 있었다. 스님과 신부와 수녀, 지역 유림계 원로 등 다양한 종교인들이 한데 모여 개신교식의 예배를 드렸다. 예배에 함께하는 이들의 표정에서 어색함과 불편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종교 화합을 선전하기 위한 의례적인 '참석'이 아닌, 모두가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어우러지는 모습이었다.이러한 '어우러짐'에는 새롭게 건축된 교회 건물의 역할이 컸다. 승효상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의 설계로 지은 새로운 교회는 시골 마을의 풍경에 자연스레 녹아드는 모습이었다. 교회를 나타내는 두드러진 상징물이 없기에 다른 종교인들이 그 공간에 있어도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승효상 건축가는 설계 의도를 설명하며 "지극히 검박하고 단순할수록 교회 본질에 다가간다"고 말했다. 모두가 화합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목회자의 의도와 단순성을 추구하는 건축가의 철학이 제대로 들어맞은 것이다.하양무학로교회는 역설적으로 최근 우리 사회에 어우러짐의 풍경이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보지 못했기에, 이날 예배에서 마주한 풍경이 너무나 생경하면서도 참석한 사람들의 마음에 새로운 감동을 주었다.비단 종교계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나와 타인을 구별 짓는다. 다른 종교라는 이유로 배척하고, 취향, 경제력, 지식 수준 등 무수히 많은 기준으로 나와 타인 사이의 경계를 세우고 있다. 이렇게 구별 짓는 시간 동안 보이지 않는 계급이 생겨나기도 하고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점차 사라졌다.어우러지면 정체성이 사라질까 두려워한다. 기독교인은 불교인과 만나면 기독교 신앙을 잃을까 걱정한다. 물론 그럴듯한 두려움이다. 특히 종교 간에는 분명 구분이 있다. 각자가 믿는 신도, 추구하는 진리도 다르다.하지만 지금껏 각자의 정체성을 사수하고자 노력해 왔으니, 조금 어우러질 필요도 있지 않을까. 불교이건 기독교이건 유교이건 구애받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고 수용하는 경험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 이 경험이 함께하는 가운데 각자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길을 찾기 위한 하나의 단계가 될 것이다.하양무학로교회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하면서도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날의 이미지는 앞으로 있을 긴 유학생활 동안에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원주의라는 미국의 흐름에 주체성이 결여된 채로 바삐 쫓기기보다, 그날의 구체적인 풍경을 떠올리며 한국 사회의 미래를 고민하고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그냥 한자리에 모여 모두가 편할 수 있는 것, 거기서 사회 통합과 화합이라는 거창한 목표가 실현된다. 하양무학로교회가 보여준 어우러짐의 풍경이 종교의 영역을 넘어 사회로 확장되길 기대한다.

2019-06-17 10:18:18

수필가 곽흥렬

[기고] 명심보감로를 아십니까

어떤 발견이든 발견은 늘 우연한 기회에 찾아오는가 보다. 이날도 그랬다. 화원 명곡지구 아파트 단지에 면한 오솔길로 산책을 나선 걸음이었다. 초입에 들어서자 '명심보감로'라 적힌 안내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이 산길이 조선시대 선비들의 필독서였던 '명심보감'과 무슨 연관이 있기에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여간 의아심이 들지 않았다. 안내문에는 여말 충렬왕 때 문신인 추적 선생이 중국 원말 명초 시절 학자인 법립본이 편찬한 원본을 참고해 증보판으로 펴낸 책이라 기록되어 있었다. '마음을 밝히는 보배로운 거울 같은 책', 이 훌륭한 수신서를 우리 지방 옛 어른이 지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생각하며 생각한 만큼 누릴 수 있다 했던가. 지금 산책하려는 이 길이 어찌하여 명심보감로란 이름을 얻게 됐는지 그 까닭을 까마득히 몰랐으니 순전히 내 무지의 소치였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내친걸음에 보물찾기하는 마음으로 길이 끝나는 지점까지 한 번 가보기로 했다. 가보면 분명히 의문을 풀 정보를 만날 수 있으리라.산자락으로 들어서서 천천히 걸음을 옮기노라니 군데군데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거기에 명심보감 구절을 새기고 한글로 뜻풀이까지 곁들여 놓았다. 그중 두 구절만 옮겨본다."黃金滿籝(황금만영)이 不如敎子一經(불여교자일경)이요 賜子千金(사자천금)이 不如敎子一藝(불여교자일예)라"-황금이 상자에 가득해도 자식에게 경서 한 권 가르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자식에게 천금을 물려주는 것이 기술 한 가지 가르치는 것만 같지 못하다. "薄施厚望者(박시후망자)는 不報(불보)하고 貴而忘賤者(귀이망천자)는 不久(불구)니라"-조금 베풀고 크게 바라는 사람에게는 보답이 없고, 몸이 귀하게 되어 천했던 때를 잊는 자는 오래 가지 못한다.하나같이 가슴에 고이 간직해 두고서 새기고 되새길 만한 귀한 글귀들이, 혼자서 나선 산책길을 심심치 않게 해준다.그렇게 한 시간쯤 걸었을까. 마침내 인흥서원에 이르렀다. 남평 문씨 세거지만 몇 차례 갈 기회가 있었을 뿐, 거기서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자리한 인흥서원을 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끄럽게도 나는 여태껏 명심보감이 무슨 내용을 담아놓은 책이라는 것 정도만 알았지 언제 누가 지었는지는 까마득히 몰랐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이 귀한 책을 지은 사람은 고려 충렬왕 때 예문관 제학을 지낸 추적이며 그 어른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 인흥서원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추적 선생은 고려 후기 성리학자인 안향 선생과 함께 이 땅에 유학을 정착시키고 동방예의지국의 기틀을 다진 선비로 추앙받고 있다. 명심보감은 여말 선초 이후 가정과 서당에서 아동교육의 기본 교재로 널리 쓰였으며, 수백 년간 즐겨 읽히면서 우리의 정신적 가치관 형성에 지대한 역할을 했으니 얼마나 값진 책인가. 나는 이 책이 우리 지방 출신의 유학자에 의해 지어졌고 그래서 명심보감과 얽혀 있는 인흥서원과 명심보감로를 세상에 널리 알려 뜻있는 이들이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소명의식을 느낀다. 여태 몰랐던 사실 하나를 깨닫고 돌아오는 길, 절로 콧노래가 흥얼거려진다.

2019-06-16 14:58:24

장상수 대구시의회 부의장

[기고]엑스코 제2전시장 확장과 대불공원

2021년 6월 개최하는 세계가스대회를 성공적으로 준비하고, 추후 대형 국제전시회 유치를 위해 대구시는 엑스코 제2전시장을 건립(사업비 2천400억원, 2021년 5월 완공 예정)할 예정이다.대구시가 2021년 세계가스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게 되면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에 이어 에너지 관련 3개 총회 중 2개를 개최하게 돼 대구시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에너지 중심 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또한 엑스코는 전 세계에 세계에너지총회, 세계물포럼, 세계가스총회 등을 개최, 국제 전시컨벤션센터로 더욱 알려질 것이다.하지만 엑스코에서 국제 행사를 개최할 때마다 가장 아쉬운 것 중 하나는 대구 엑스코 주변에 내방객들이 머무를 수 있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이에 엑스코 맞은편 대불공원에 '한국의 문화'와 '대구'라는 도시의 스토리를 입히는 것은 효율적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우선 대불공원을 '대구시'와 '대구 정신'을 알리는 장소로 활용하자. 대구는 동방성리학이 처음으로 뿌리를 내렸던 본고장으로 명예를 중시하고 실천하는 선조들의 기풍이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사재를 털어 신천에 제방을 쌓아 홍수 피해를 막은 대구판관 이서와 사재를 털어 금호강 팔달진에 돌다리를 놓아 주민이 쉽게 통행하게 한 대구판관 서유교(徐有喬)의 이야기는 '대구 정신'을 말할 때 회자되는 대표적인 사례다. 대불공원에는 서양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의미가 상통하는 '대구 정신'의 스토리를 가진 세 분의 공덕비가 있다. 수리 시설이 없어 가뭄이 들 때마다 흉작으로 주민들이 굶주림에 고통받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이돈수 당시 산격수리조합장은 자신의 가죽제조공장을 처분하고 가족의 생계수단인 전답까지 팔아 배자못의 수리 공사를 완공했다.주민들은 이돈수의 숭고한 공적이 지역민들에게 귀감이 되어 그 뜻을 기리고자 유공비를 세웠다.서정도는 '능금왕'으로 불릴 정도로 큰 과수원을 경영하면서 신기동 주민 100여 가구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전기시설, 도로 확장, 쉼터를 마련해 주는 등 지역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서상호는 유통단지가 순조롭게 조성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이들의 공덕비는 대구가 국채보상운동 발상지답게 기부문화 도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또 엑스코를 방문하는 국내외 내빈들에게 대구가 따뜻한 도시, 품격 높은 도시라는 것을 보여줘 지역경제 발전의 촉매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또 하나는 대불공원 산책로를 명품 '가볼래길'로 조성하는 것이다.대불공원 내 산책로에 선진화된 스마트 기술을 적용한 가로를 조성한다면 엑스코를 방문한 국내외 내빈들에게 대구에 대한 좋은 인상을 만들어줄 것이 기대된다. 대구의 기술력과 관련한 정책 및 산업에 대한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3명의 공덕비에 누구나 걷고 싶은 명품 가로에 대구의 지역색을 더한 정감어린 어감의 '가볼래길'로 스토리텔링한다면 대구의 또 다른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19-06-13 11:04:52

조성제 대구한의대 교수

[기고]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권 조정

최근에 국회가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 등의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면서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논의가 증대되고 있다.수사권 조정 논의는 국민들의 수사 절차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사기관 상호 간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도록 하여 권한의 남용을 막아야 할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1차적 수사권을 경찰의 권한으로 하는 이번 신속처리안건의 내용은 견제와 균형 원리라는 측면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최근 문무일 검찰총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에 신속처리 법안으로 지정된 법안들이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경찰에 1차적 수사종결권을 인정하게 되면 사실상 경찰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되고, 사건을 축소·은폐하여 국민이 제대로 수사를 받을 권리를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학회 또한 경찰에 불송치 결정이라는 일종의 불기소처분권을 부여하는 것은 사법절차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으로 남용될 위험이 크다는 입장을 표시하였다.현재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된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 경찰과 검찰 간의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협력관계로 설정하고,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에만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도록 하여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고 있고,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경찰의 1차적 수사종결권에 대한 통제를 위하여 불송치 결정한 사건 기록을 검찰에 보내 검사는 60일 동안 수사 내용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하고, 불송치 결정 사건의 고소인 등 이의 신청이 있는 사건은 검사에게 송치토록 하고 있고, 검사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부당한 때에는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해 놓는 등 사실상 전건 송치에 가까운 통제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한 기관이 집중된 권한을 행사하는 제도와 여러 기관이 일련의 절차상에서 적정하게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운영되는 제도 가운데 어느 것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적 원리에 부합하는지는 자명한 일이다.나아가 경찰에는 독립된 수사기관으로서 독자적인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영장청구권을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헌법개정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영장 청구에 대하여는 법원의 심사 절차를 거치므로 경찰에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은 인권침해 소지도 없을뿐더러 경찰이 수사기관으로서 역할을 하도록 하는 데 필수적이다.반면에 개정 법안에 따르더라도 검찰수사에 대한 통제제도는 거의 마련되어 있지 않다. 검찰의 불공정한 수사나 공소권의 남용에 의한 인권침해를 막기가 어렵다. 수사권 조정 논의의 본래 취지가 수사·기소 분리의 사법민주화 원리가 작동되는 '선진 수사구조'로 변화라는 데 있었다고 본다면 향후 국회의 논의에서 검찰권 남용의 통제방안에 대하여 각고의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앞으로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라는 대원칙 아래, 수사 절차에 있어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지고, 관계되는 피의자와 범죄피해자의 인권 보장이 보다 강화될 수 있는 방안을 입법자와 관련 전문가들이 논의를 통하여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2019-06-12 11:11:53

김도엽 변호사 법무법인 (유한) 태평양

[특별기고]데이터 경제 시대,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

데이터 경제의 시대다. 데이터는 대부분 개인화되어 있어 개인정보가 요즘 시대의 화두다. 이러한 개인정보 보호에 한발 앞서 대응한 곳은 EU다. EU에서는 4년간의 합의 과정, 3천여 건 이상의 수정안 제출, 2년간의 유예기간 끝에 1년여 전에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일반 개인정보보호법)이 발효되었다.GDPR은 상당히 넓은 적용 범위와 막대한 과징금을 규정하고 있어, 발효 당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EU와 미국 간의 세이프 하버(Safe Harbor)를 무너뜨린 슈렘스는 GDPR 발효일에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을 상대로 GDPR 위반 사항에 관한 신고를 접수하기도 하였고, 일본은 올해 1월에 EU와 일본 간의 자유로운 데이터 전송을 위한 유럽 집행위원회의 적정성 평가 결정을 받기도 하였다.국내에서도 인터넷진흥원을 비롯한 여러 유관 기관에서 우리 기업을 위한 GDPR 가이드북을 발간하고, 세미나 및 강의 등을 마련하는 노력을 해왔고, 민간에서도 GDPR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는 다수의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GDPR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미국, 브라질, 인도, 태국 등에서는 GDPR을 반영한 개인정보 법제의 제·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며, 향후 이러한 추세는 지속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GDPR의 집행과 관련하여, EU 규제기관의 신고 건수는 약 20여만 건이며, 올해 2월 기준으로 프랑스 규제기관(CNIL)이 구글에 부과한 5천만유로의 과징금을 포함하여, 약 5천600만유로의 과징금이 부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규제기관의 수장은 향후에도 다양한 GDPR 집행 사례를 예고하기도 하였다.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엄격한 GDPR 규정의 해석에서도 투명성, 책임성 이외에 '비례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데이터 항목, 법 위반 행위의 성질 및 사고 발생 시 대응 조치에 따라 규제기관의 제재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각 기업이 처리하는 데이터에 따라 위험 기반의 접근 방식(risk based approach)을 통해 GDPR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한다면, '글로벌 매출'의 2~4%에 달하는 GDPR의 과징금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한편, EU에서도 데이터 이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다수의 기업이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는 대량의 데이터 확보로 이어져,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와 기술 발전이 가능했다. 이에 GDPR에서는 가명화된 데이터의 활용, 개인정보의 추가 처리 등을 일정한 제한하에 허용하고 있다. 또한, EU는 HORIZON 2020에서도 데이터를 통한 연구와 혁신이 EU의 번영과 시민의 웰빙에 직결된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제산업성도 데이터∙AI 가이드라인을 통해 데이터 이용을 위한 표준계약 구조를 마련하여,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고 있다.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정보 주체의 권리가 산업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희생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절한 수준의 보호 조치가 된 데이터에 대해서는 이용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회에는 GDPR의 가명화, 이동권, 프로파일링 등을 반영한 다양한 개인정보 관련 법안들이 발의되어 있다. 이러한 법안들의 개정 논의를 통해 기업이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우리 기업, 나아가 우리나라가 데이터 경제 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2019-06-10 15:02:31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기고] 댐물식수는 헌법적 권리다

대한민국에 1등 국민, 2등 국민이 있을 수 없다. 서울 사람은 댐물 마시고 대구 사람은 강물 마셔서는 안 된다. 이것이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이다.댐물 식수는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마땅히 보장되어야 한다. 댐물은 댐물이고 강물은 강물일 뿐이다. 정수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한계가 있다. 안전한 물을 마시는 것은 건강권, 나아가 헌법상 행복을 추구할 권리에 해당한다.한 사회가 가치의 우선권을 어디에 두느냐는 시대에 따라 다르다. 농업국가 시대에는 농업용수가, 산업화 시대에는 공업용수가 우선권을 가졌다. 그러나 이제 대한민국은 70여 년간의 개발연대를 지나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의 선진국 문턱에 와 있다.1991년 페놀 사고 이후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수질오염 사고로 대구 시민들은 수돗물을 믿지 않고 있다. 약수터로, 생수로, 정수기로 시민들 스스로 깨끗한 물을 찾아 나서고 있지 않은가. 그 비용은 고스란히 개개인의 부담으로 돌아가고, 이는 더 큰 불평등을 야기한다. 한강과 낙동강은 수계법의 명칭부터가 다르다. 한강 수계법은 상수원 수질 개선, 낙동강 수계법은 물 관리로 시작되는 법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두 강의 수질 차이로 귀결된다.한강은 서울의 상수원인 팔당댐 상류 북한강과 남한강 일대까지를 수변 구역으로 묶어 1급수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낙동강 또한 상수원인 댐의 상류 지역은 수변 구역으로 묶어 수질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거기까지다.낙동강 본류에는 생활하수, 공장폐수, 축산폐수에 농업용 비료까지 흘러들어 섞여서 흐른다. 그런 물을 중·하류 지역에서는 수돗물 원수로 쓰고 있다. 오폐수의 처리 기준이 있다고 하지만, 그 물로 만든 수돗물의 수질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마치 요리에서 식재료의 차이가 맛의 질적 차이를 내듯이.그래서 선진국에선 가능한 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물을 수돗물 원수로 쓴다. 상수원과 오폐수의 배수로를 분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1800년대 런던과 시카고는 상수원 오염으로 콜레라, 장티푸스가 발병하여 수만 명이 희생된 후 근본적인 처방을 했다.런던은 템스강의 취수원을 지류인 리강으로 옮겼고, 시카고는 미시간호를 상수원으로만 쓰기로 했다. 운하를 파서 시카고강의 물길을 거꾸로 돌려 오폐수는 미시시피강으로 버리고 있다. 그들의 이러한 선택에 주목해야 한다.원칙이 없으니 대구의 취수원 이전이 10년이 되도록 답보 상태다. 안동댐도 아니고 구미 상류 이전인데도, 현실은 그렇다. 환경부의 주장대로 구미 산업단지에 기술적 한계가 분명한 무방류 시스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대구의 취수장은 그대로 두자는 것이다.중앙정부는 미봉책이 아니라 댐물 식수의 원칙부터 세우라. 국격에 맞게 먹는 물에 물 이용의 우선권을 확고하게 하자. 댐물 식수는 헌법적 기본권이라는 대원칙부터 밝혀야 상하류 지역 간 상생의 지혜도 가닥이 잡힌다. 큰 지도자, 살아 있는 리더십이 국민을 행복하게 한다.

2019-06-10 11:10:10

김일곤 경상북도 대변인

[기고]'쫌' 괜찮은 뉴미디어 콘텐츠 만나다

'당신은 뉴미디어 또는 SNS라 일컫는 문명에 얼마나 친화적인가?'누구나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받거나 혼자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5%로 세계 1위, 소셜미디어 사용률은 76%로 세계 2위라는 통계가 있다. 아침에 눈 뜨면 페이스북으로 뉴스와 지인의 소식을 확인한다. 식사 중에도 구독 중인 유튜버 콘텐츠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인스타그램이 보여주는 여행지 정보로 휴가 계획을 세운다. 뉴미디어와 밀접하게 연결된 익숙한 삶의 모습들이다.특히 유튜브는 월간 순 사용자 수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며 전 연령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50대의 유튜브 사용 시간이 전 세대를 아울러 1위라는 재미있는 조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심지어 초등학생 장래 희망 상위에 유튜버가 등장할 정도이니 뉴미디어와의 초(超)연결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큰 파급력을 갖게 된 SNS의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정보의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면서 다양한 의견 표출과 실시간 소통, 공유가 가능해지고 여론의 형성과 사회 변혁의 모습을 목도했기 때문이다.이에 거의 모든 기업, 공공기관은 물론 개인까지도 자체 브랜드와 인지도 강화, 긴밀한 소통을 위해 뉴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아니면 대중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현실이다.연예인, 유명인 등 이른바 셀럽 또는 먹방, 여행, 뷰티, 게임 등을 다루는 1인 크리에이터 콘텐츠가 대세다.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영상은 중장년층에게도 인기다. 연령과 관심사에 따라 열광하는 콘텐츠가 명확한 만큼 콘텐츠 소비자를 고려한 기획이 필요하다.공공 분야의 콘텐츠는 어떠한가?정책을 다루기에 지루하고 운영자가 공무원이기에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콘텐츠 자체에 눈길이 가지 않고 트렌디하지 못하다는 선입견도 여전하다. 각급 기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를 타파하기 위해 B급 감성, 유튜버 협업, 패러디, 라이브 등 콘텐츠의 다양화와 디자인의 세련미, 감성, 공감 요소를 발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경상북도도 예외는 아니다.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6개의 뉴미디어를 통해 도민의 삶과 경상북도 브랜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공식 유튜브는 '경상북도TV 쫌'이라는 이름으로 도민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다. '쫌'이 가진 중의적인 의미를 통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구독 및 재방문을 유도하는 전략이다.실제로 지난 2개월 동안 재미나고 관심을 끌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심혈을 기울여 구독자 수가 7천여 명 증가했다. SNS에 익숙하지 않은 연령층의 도민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이다.앞으로 모든 뉴미디어 채널에 '쫌'을 활용한 이벤트는 물론 유튜버와의 협업, SNS기자단을 통한 도민 눈높이의 콘텐츠, 파격적인 형식과 재미를 가미한 멀티콘텐츠로 공공기관 뉴미디어 콘텐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다.아울러 포항지진 피해배상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민청원 동참 캠페인, 소방본부 등 유관 조직과 협업으로 도민 삶과 공익 증진에 기여하는 뉴미디어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각오다.

2019-06-09 15: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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