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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자 대구시교육청 민원담당사무관

[기고] 쇼팽과 함께 이 겨울을

굶주림과 공포에 질린 한 남자가 피아노 앞에 앉아 있습니다. 장교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독일군 장교가 피아노에 한 손을 올리고 서서 그 남자를 지켜봅니다. 남자는 잠시 두 손을 마주 잡고 망설이다가 연주를 시작합니다. 두려움에 주저하듯 연주는 몇 번의 망설임 끝에 결국 절정을 향해서 폭발합니다.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의 한 장면입니다. 영화는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라프 스필만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1930년대 바르샤바에서 피아노 연주자로 활동하던 스필만은 폴란드를 점령한 나치에게 전 가족을 잃고 맙니다. 간신히 홀로 살아남아 굶주림과 추위, 공포에 떨며 바르샤바의 빈집과 폐허를 옮겨 다니며 지내던 그는 은신처에서 독일군 장교 호젠펠트와 마주칩니다. 그는 스필만에게 직업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스필만이 피아니스트였다고 말하자 독일군 장교는 피아노 연주를 명령합니다.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바르샤바의 거리로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흐릅니다. 연주가 끝난 뒤 호젠펠트는 유대인인 그를 해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음식과 옷까지 챙겨줍니다. 호젠펠트는 연주회에 꼭 가보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떠납니다.영화에서 스필만이 선택한 연주곡은 프레데리크 쇼팽의 발라드 1번입니다. 쇼팽은 그가 좋아하던 폴란드 애국시인 아담 미츠키에비치의 서사시 콘라트 발렌로드에서 영감을 받아서 발라드 1번을 작곡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쇼팽이 태어난 폴란드는 18세기 말 세 번에 걸쳐 러시아, 프로이센, 오스트리아에 분할되었습니다. 폴란드인들은 이런 상황 아래에서도 폴란드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폴란드의 문화와 언어를 지키려 노력하였습니다.쇼팽은 저항과 독립의 갈망이 팽배하던 바르샤바의 공기를 호흡하며 성장했습니다. 1830년, 제정 러시아의 학정에 대항하여 바르샤바에서 혁명이 일어납니다. 쇼팽은 11월 혁명이라 불리는 이 항거가 일어났을 때 오스트리아 빈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쇼팽은 직접 항쟁에 참여하지는 못합니다. 대신 음악으로서 조국 폴란드에 대한 사랑을 표현합니다.그 후 쇼팽은 다시는 조국 폴란드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그는 지금도 파리의 페르 라세즈 공동묘지에 잠들어 있습니다. 그의 심장만은 코냑에 담긴 채 폴란드로 옮겨져 바르샤바 성 십자가 성당에 모셔져 있습니다. 발라드 1번 작품 23은 강대국들에 국토를 빼앗긴 폴란드인의 깊은 슬픔을 표현하듯 장중하지만 가라앉은 분위기로 시작합니다. 크지 않은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기를 반복하다가 어느새 모든 것을 뒤엎어버리는 격정을 토해냅니다.격랑 후에는 다시 아름다운 멜로디가 이어집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피아노 선율을 따라가다 보면 슬픔과 애잔함과 망설임, 그리고 환희의 감정을 차례로 만나는 것 같습니다.대구시교육청에는 하루에도 많은 분들이 교육과 관련된 의견과 민원을 가지고 방문하고 있습니다.민원실에서는 방문객들을 위해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잠시지만 쇼팽의 발라드 1번이 흐르는 가운데 의견을 나눈다면 좀 더 아름다운 대화가 오가지 않을까 하는 바람입니다. 혹여 민원 때문이 아니더라도 지나는 길에 민원실에 들러 따뜻한 녹차라도 한잔 마시면서 쇼팽의 녹턴 20을 감상하신다면 이 겨울이 좀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2019-11-25 11:12:37

김기태 대구 동부소방서장

[기고] 우리 가정의 파수꾼, 주택용 소방시설

망양보뢰(亡羊補牢).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뜻의 이 고사성어는 화마로 인한 피해를 입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되뇌어봤을 법한 말이다. 아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말이다.건물이 무너지는 재난 같은 불가항력의 사건이 아니라 게으름과 안일함으로 인해 일어난 화재, 즉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생각에 더욱 안타까움이 남는 것이다.주택 화재의 발생 원인은 1위가 부주의로, 아주 작은 실수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그로 인한 인명 피해 발생률은 전체 화재의 50% 가까이 되니 작은 실수로 인한 대가치고는 가혹하다. 특히 지금처럼 날씨가 쌀쌀해지는 계절에는 화재 위험 3대 겨울용품인 전기히터·장판, 전기열선, 화목보일러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부주의로 인한 화재 가능성도 높아진다. 주택 거주자들이 각별히 안전사고 예방에 주의해야 할 시기다.그럼에도 화재 초기라면 여전히 우리에게 기회는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이 있기 때문이다. 주택화재경보기(단독경보형 감지기)는 화재를 감지하면 경보음을 울려 빠르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소화기는 사람이 수동으로 소화 약제를 방사하는 기구로, 초기 소화에 유용하며 손쉽게 구입할 수 있고 사용 방법도 간편하다. 둘 다 작은 실수에서 시작된 화재를 막을 수 있는 최적의 소방시설이다.그래서 소방 당국은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2012년부터 아파트를 제외한 모든 주택에 의무적으로 이런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화기는 가구별, 층별로 1개 이상 설치하면 되고, 감지기는 구획된 실마다 설치하면 된다.그렇다면 이 주택용 소방시설의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우리나라는 설치율이 아직 절반에 미치지 못하지만,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일찍 주택용 화재경보기 설치 의무화를 시행하고 있다.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가까운 일본은 2008년 36%에 불과했던 설치율을 2014년 80%까지 끌어올렸고, 6년간 12.4% 화재 사망자 저감 효과가 있었다. 미국은 32년간 56%, 영국은 22년간 54% 화재 사망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명 피해 예방에 확실한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대구 동부소방서 관할 구역에서도 매년 주택용 소방시설로 인한 화재 피해 저감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지난 여름철에만 에어컨 실외기에서 발생한 화재 중 신암동, 율하동에서 2건 정도가 소화기로 자체 진압됨에 따라 화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전국적으로 살펴본다면 그 예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진다. 인명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준 주택 화재 사건 현장에는 어김없이 주택용 소방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우리 가정의 안전을 책임져주는 주택용 소방시설은 소방서와 같은 유관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설치율 향상을 이뤄낼 수 없다.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우리 가정의 안전은 곧 이웃과 우리 지역의 안전으로 연결되는 만큼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초석으로 인식하고 우리 모두 동참해야 할 때다.

2019-11-24 15:38:41

최영조 경산시장

[기고] 청년 일자리와 문화 콘텐츠

경산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지역의 전통산업을 고도화하고 신산업을 육성하는데 주력함은 물론, 청년 일자리 창출과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에도 많은 힘을 쏟고 있다.청년일자리의 핵심은 창업 생태계 조성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제공에 있다.먼저 대학교 주변 두 곳을 청년문화와 창업・커뮤니티 거점으로 육성하는 사업에 4년간 73억원을 투입한다. 경산지식산업지구에 생활소비재 융복합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이 산학융합지구와 산업단지 캠퍼스 조성 공모사업 선정으로 추진력을 더하고 있다.창업 교육 프로그램으로 공유주방에서 외식업 창업의 모든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청년들의 부엌', 유망 스타트업 아이템을 발굴 육성하는 '경산 청년희망 창업 오디션사업'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창업가들이 시제품을 바로 만들 수 있는 청년공동작업장과 청년벤처를 위한 공유사무실은 내년 상반기까지 조성한다. 또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이 도시 청년 시골 파견제 등 9개 사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4차 산업혁명은 연결과 융합이 핵심이며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이 있다. 인공지능은 다방면에 활용되면서 산업의 지형을 자본과 노동 중심에서 지식정보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출판, 만화, 방송, 영화, 음악, 광고, 게임 등의 저작물들을 생산・유통하는 문화콘텐츠산업은 인공지능 등의 신기술에 힘입어 급성장이 예고된다.문화콘텐츠산업의 최적지는 역사·문화 뿐만 아니라 생활 속 다양성이 풍부한 곳이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경산은 문화콘텐츠산업에 더할나위 없는 최적지이다. 압독국과 삼성현 등 역사문화의 도시이자 2022년 1천만 ㎡의 산업단지를 바라보는 첨단산업도시이며, 10개 대학 11만 대학생이 있는 청년도시이다. 다양한 문화인물과 경북글로벌게임센터, 한국만화인협동조합 등을 보유한 원천 콘텐츠의 보고이기도 하다.새로운 직업군으로 각광받는 유튜버를 육성하는 '청년 소셜창업 크리에이터 아카데미'가 활발히 진행되고,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들의 창작공간도 운영되고 있다.경산시 옥산동에 자리잡은 한국만화인협동조합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만화가 60여 명이 모여 터전을 일구며 경산을 차세대 만화산업의 메카로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경북글로벌게임센터를 중심으로 게임산업 인프라를 구축하였고, 게임 품질보증 회사인 IGS㈜ 경북지사가 지난해 경산에 설립되면서 지역 대학 졸업생이 다수 정규직으로 채용됐다.그러나 콘텐츠산업은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높은 반면 퇴사율도 매우 높은 산업이라고 한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낮은 임금, 후진적인 복지 수준이 원인으로 꼽히며, 노동환경 개선과 새로운 영역 개척 등에 대한 지원과 생태계 조성이 절실하다.이런 점에서 콘텐츠산업은 산・학・연・관 협력이 중요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은 교육과 취‧창업지원 시스템을 제공하고 기업은 우수인재 양성에 적극 참여하며, 지방자치단체는 제도적 지원을 통해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정립하여야 한다.문화콘텐츠 산업의 혁신적 발전을 위해서는 장기 비전을 갖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아이디어가 넘치는 청년들을 유입할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한류문화가 상품 수출에 긍정적으로 기여함에서 보듯이 문화콘텐츠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최영조 경산시장

2019-11-21 12:05:20

정성희 대구스포츠영화제추진위원장

[기고] 대구스포츠영화제에 거는 기대

스포츠는 환희와 감동이다. 환희와 감동은 자신을 극복하고 다스린 인간 승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지난 금요일부터 사흘간 스포츠 도시 대구에서 스포츠와 영화의 첫 만남이 있었다. 의기투합한 영화인들과 스포츠인들이 함께 모여 이곳 대구에서 스포츠영화제를 개최한 것이다.대구라는 도시의 이미지는 역동적이거나 젊다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대구에서 살다 보면 잘 의식하지 못하지만 외부에서는 대구를 '젊음' '활력' 이런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소간 오래되고 정적인 도시로 인식된다.건강한 도시, 역동적인 도시, 젊은 도시, 소통과 화합의 도시로 거듭나고자 대구에서 스포츠영화제를 기획했다. 서울의 의식 있는 영화인들과 교류하면서 대구에 '제대로 된'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영화제를 한번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작용했다.스포츠에는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소통, 화합, 용서, 배려, 인내, 사랑이 녹아 있다. 그리고 희망, 감동, 용기, 우정, 극기가 담겨 있다. 이것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을 갖고 시민들을 찾는다면 공감을 얻지 않을까.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번 대구스포츠영화제를 통해서 답을 찾았다. 확고한 방향성을 갖고서 함께할 사람들이 모이면 불가능도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정 부분 대구를 변화시킬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얻었다.어느 종목,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스포츠 영화에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가치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 정직한 땀을 흘리는 숭고한 경쟁, 공동체의 소통과 화합, 영화는 우리를 다른 세계로 데려가서 그 낯선 세계에 몰입하게 하여 깨달음을 갖고 현실로 복귀시킨다. 이것이 바로 영화를 보는 재미다.국내 최초 대구스포츠영화제. 육상, 축구, 야구, 테니스, 펜싱, 양궁, 싱크로나이즈드와 같은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소재로 하는 총 9편의 국내 및 해외 작품을 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하였다.영화 후 이어지는 영화인과의 '시네마 토크', 스포츠인과의 '스포츠 토크'를 통한 작품 이면의 이야기는 관객을 위해 준비한 영화제의 수작업 선물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 선물들은 많은 분들의 가슴에 전해졌다. 개막작을 보고 나서 식지 않은 감동으로 영화제 기간 내내 영화관을 찾아주신 분들, 영화제 기간인 주말을 영화로 힐링하셨다는 분들, 관심 있는 스포츠 종목 영화를 보며 공감을 느끼신 분들, 이형택 테니스 감독과의 감격적인 만남, 상업영화에 묻혀 미처 관객을 만나지 못한 소중한 영화들은 영화제에서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특권이었다.스포츠영화제의 취지에 공감하여 영화제작자, 영화감독, 영화배우, 스포츠인들이 먼 길 마다 않고 기꺼이 대구스포츠영화제의 건승을 기원하며 함께해 주셨다. 또한 대구의 많은 기관과 단체들이 영화제의 취지에 동참하여 벅찬 첫발을 함께 내디뎠다.사랑에는 반드시 수고가 수반된다.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를 사랑하기에, 수고로움을 힘겨워하지 않고 많은 분들과 함께 대구스포츠영화제를 시작한 것이다. 그 출발이 대구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대구에서 시작된 소통과 화합의 대구스포츠영화제가 전국으로, 세계로 한 걸음씩 나아가길 기대한다.

2019-11-20 11:21:10

전영순 대구시 생태해설사

[기고] 달성습지 흑두루미의 꿈

맑고 깨끗한 바람에 하얀 털꽃이 날린다. 그 털꽃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자꾸만 안으로 걸어가게 만든다. 홀린 듯 걷다 보면 깊숙한 꽃눈의 한가운데까지 와 있는 걸 알게 된다. 바로 물억새가 춤추는 금빛 바다 '달성습지'다.많은 사람들은 갈대와 억새를 떠올리면 순천만과 화왕산을 생각한다. 그만큼 지명도가 높고 규모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두 곳의 규모와 특징에 버금가는 달성습지는 유명세를 타지 않았을 뿐,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갖춘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도심의 4차로 외곽도로가 감싸 안고 있어 대구의 특징 분지를 연상케 한다. 움푹한 것 같으면서도 살짝 돋아난 지형에 대구 달성군, 달서구, 경북 고령의 경계까지 포함하고 있는 달성습지는 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지금 계절에 그 절정을 치닫고 있다. 이미 그 청초함과 수줍음을 다한 코스모스 둑길에서 내려다보는 물억새의 장관은 수천 명의 무희가 일사불란하게 군무를 추듯이 바람의 힘에 한쪽으로 휩쓸렸다가 얼른 반대 방향으로 가냘프게 몸을 떤다.1990년대 초 순천만에 흑두루미가 열 마리 미만으로 월동했을 당시 이곳 달성습지에는 흑두루미의 울음소리로 시끄러워 잠을 자지 못할 정도였다고 당시 이 주변 사람들은 증언해 준다. 하지만 인간의 풍요를 추구한 가치기준에 세상의 빠른 변화는 평안했던 생태계를 흔들고 그 속에 살고 있던 많은 생물을 밖으로 내몰아 많은 자연 생물의 개체수가 줄고, 변화된 환경에 종을 잇기 어려운 위기상황이 되어 버렸다. 달성습지가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을 때, 순천만은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한 결과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흑두루미의 개체수는 2018년 기준으로 2천500마리가 넘어 적정한 환경을 고려해 오히려 그 개체수를 줄이는 계획을 세워야 할 상황이라고 한다.자연환경을 인간의 기준에 맞춘 결과 인간의 편리와 반대로 자연은 크나큰 손실을 감당해야 할 지경이 되었다. 지금 달성습지는 30년 전의 두루미 서식지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습지의 걷기 좋은 숲길은 무관심의 세월과 무관하게 많은 생물자원이 살아 숨 쉬고 있고, 하늘이 보이지 않게 쭉쭉 뻗은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느티나무의 생동감은 '자연은 참 정직하다'는 걸 증명해 주고 있다.달성습지의 모든 걸 한눈에 볼 수 있는 '생태학습관'이 문을 열었다. 달성습지의 깃대종인 흑두루미가 날개를 펼친 형상인 생태학습관은 머지않아 습지의 옛명성을 찾겠다는 희망의 날갯짓으로 보인다.생태학습관 3층에서 바라보는 달성습지는 단연코 압권으로 멀리 낙동강의 랜드마크인 디아크가 보이고 초록의 넉넉함과 잔잔히 일렁이는 물결의 흔들림은 보는 이의 마음을 푸근하게 감싼다. 달성습지에서 낙동강과 금호강의 물결을 따라 이어지는 걷기 좋은 수변데크를 가다 보면 퇴적암이 연출해 놓은 '하식애'란 작품을 볼 수 있다.깨지지 않을 단단한 바위가 세차고도 가냘픈 물살에 깎이고 깎여 시루떡처럼 층을 이뤄 '하식애'란 자연의 작품을 우리에게 보여주듯 맹꽁이와 수리부엉이의 세찬 울음소리를 우리가 찾아줘야 할 것이다. 달성습지의 금빛 물결 억새밭을 휘돌아 수천 마리의 흑두루미가 찾아올 날갯짓을 기대하며 습지의 깊은 숨소리를 가슴에 담아 보면 어떨까 싶다.

2019-11-18 14:25:15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기고] 경북 농업, 또 한번의 갈림길에!

2019년 낙엽이 익어가는 만추(晩秋)의 계절, 농도(農道) 경북이 또 한 번의 갈림길에 들어섰다.지난 10월 25일 정부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미래 WTO 협상 때부터는 농업 부문에 있어 개발도상국 지위에 따른 특혜를 더 이상 주장하지 않기로 공식 선언했기 때문이다.우리나라의 대외적인 위상과 향후 개발도상국으로 인정해 줄 가능성, 당장에 미치는 영향, 미래 협상에 대응할 시간과 여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당장 농민단체와 농업인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즉시 개발도상국 지위를 회복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라고 주장하고 있다.1993년 12월, 국내 농업에 쓰나미 같은 후폭풍을 남긴 '농산물 시장 개방'을 주요 의제로 한 UR협상(우루과이라운드)이 타결되었다. 그 결실로 1995년 1월, UR협상의 이행과 분쟁·조정, 감시 기능을 위한 WTO(세계무역기구) 체제가 공식 출범했다.하지만 우리나라는 취약한 국내 농업의 보호라는 명분하에 농업 부문만큼은 개발도상국 지위를 고수, 수입 농산물에 대한 고관세 부과, 관세 인하 폭과 시기, 국내 생산 농산물에 대한 총보조금 등의 특혜를 받아왔다.개발도상국 특혜 상실에 따른 정부 대책도 나왔다. 농업인 소득 안정 및 경영 안정 적극 지원, 국내 농산물 수요 기반 확충 및 수급 조절 기능 강화, 청년·후계농 육성 지속 추진, 재정 지원 등을 골자로 농업인들의 이해를 구하는 모습이다.그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고, 향후 농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예고하는 것은 공익형 직불제에 대한 것이다.현행 직불제는 쌀직불, 밭고정, 조건불리, 경관, 친환경직불 등 총 9종에 걸쳐 운영되고 있다. 이 중 80% 이상이 쌀에 편중되어 있으며, 상위 7%의 대농이 38.4%, 하위 72%의 소농이 29%를 수령하는 대농 편중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반해 공익형 직불제는 모든 작물을 대상으로 동일 금액을 지급함으로써 논·밭 농가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소규모 농가는 면적과 관계없이 일정 금액을 지급하여 소득 안정 기능을 강화한다.공익형 직불제 도입에 대해서는 농업인들도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분위기이다.정부도 내년 예산안에 공익형 직불제 전환을 전제로 직불금 예산을 1조4천억원에서 2조2천억원으로 증액했다경북도 또한 중앙정부 대책 발표에 따라 공익형 직불제와 같이 건의할 것은 강력히 주장하는 등 자체 대책안을 마련하고 있다.우선 체감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기 위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이달 중순 토론회를 시작으로 농민단체와의 간담회 등을 수시로 개최하여 현안을 수렴, 경북도의 입장을 중앙정부에 전달하고 정책에 반영토록 할 계획이다. 또한 소득 안정 장치 강화를 위해 피해 보전 대책과 지역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민 중이다.지역 농업에 미치는 중장기 영향을 분석한 후 쌀, 고추 등 상대적으로 피해가 큰 품목별로 그 대책을 마련하고, 수급 불안정 시 시장가격 지지를 위한 농어촌진흥기금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특히 로컬푸드, 공공 급식, 직거래 활성화 등을 통해 수입산 농산물과 차별 시책을 강화해 지역 농산물 소비 확충에 전력을 쏟아붓는다. 농업 부문 무역협상 최대 피해 지역인 만큼, 중앙사업비도 최대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또 한 번의 갈림길에 들어선 경북 농업과 농업인들의 따스한 봄길을 생각하며, 정호승 시인의 시(詩) 한 구절을 되뇌어 본다."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2019-11-17 15:35:47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특별기고] 떨림과 울림이 있는 따뜻한 경북교육

흩어진 낙엽 위로 각자의 그림자를 드리운 나무들이 또 한 해의 나이테를 키워가며 기해년이 저물어간다.벌거벗은 나무들이 빈 까치집 하나만 품고도 바람 앞에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혹독한 추위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뿌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든든한 뿌리는 '희망'이다.아버지로부터 나로 이어진 생명, 나로부터 아이들에게 이어진 희망, 희망이 있는 한 움직일 힘이 있고, 나아갈 지도가 있다고 했다.우리 사회가, 우리 교육이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을 꿈꾸었다.교육의 희망을 찾아 발로 뛰었던 취임 2년 차! 지난 2년은 경북교육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더 나은 희망을 찾기 위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경북교육 가족과 함께 호흡했기에 가능한 시간이었다.'삶의 힘을 키우는 따뜻한 경북교육'을 위해 '신나는 교실, 소통하는 학교, 함께 여는 미래'로 지표를 설정해 4대 정책 방향과 20개 정책 과제도 정했다. 아이들의 지성과 인성, 우리들의 현재와 미래가 망라된 경북교육의 이정표를 세웠다. 모든 것을 바꿀 시간으로는 부족했지만, 희망을 향해 경북교육 가족 모두가 두 손을 맞잡을 준비를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교실 수업만 제대로 할 수 있어도 썩 괜찮은 학교라는 말을 듣는 요즘, 경북교육의 수장으로서 가슴 아픈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들의 사랑을 아이들의 허전하고 삭막한 마음에 어떻게 채워 넣을까를 고민했다. 콩나물은 물만 주어도 쑥쑥 잘 자란다. 그 물에 사랑과 격려와 염려를 함께 담아서 흠씬흠씬 주고 싶었다. 바로 경북의 떨림과 울림의 '시울림이 있는 학교'도 그중 하나다.로마 시인 호라티우스는 "시는 매력을 지녀야 하고, 듣는 이들의 영혼을 인도해야 한다"고 했다.시(詩)만큼 자기 단련과 자기 승화에 더 좋은 것이 없기에, 경북교육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를 통한 인성교육을 시도했다. 한 학년에 1인 1편의 시 암송으로 교정에 시울림이 울려 퍼져서 사람 향기 그윽한 교육의 전당이 되기를 기대했다. 그 결과 올해 전체 약 60% 정도인 544개 학교가 교육과정과 연계한 시울림 학교를 운영했다.아이와 아이, 아이와 부모님, 아이와 선생님이 함께 끌림과 떨림, 그리고 가슴 울림의 감동을 주는 시 낭송을 통해 아이들의 예술적 감수성과 표현력을 키우고 내 주변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길러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삶의 힘이 되기를 염원했다.날마다 뉴스로 가득한 세상이다. 변해가는 세상에 슬퍼하는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 주는 것은 한 편의 시, 한 줄의 시 구절일 것이다.'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는 수능시험 필적확인란의 시 한 구절에 모든 국민이 감동한 이유이기도 하다. 군고구마의 노란 속살을 발라내 주시던 외할머니의 투박하고 주름진 손등을 기억하는 우리 세대는 어쩌면 아랫목에 묻어 두었던 따뜻한 밥 한 공기의 온기와 같은 시 한 편이 그리웠는지도 모르겠다.경북교육청의 '따뜻한 교육 혁명'은 현재진행형이다.부족한 것도 많지만, 곳곳에서 따뜻함을 느낀다는 말을 듣고는 더욱 힘을 낸다. 서서히 달아올라 오래 따뜻함을 유지하는 온돌처럼 아이들이 스스로 일어나서 걸어갈 수 있도록 기다리는 느림의 미학을 지키겠다. 꿈과 희망과 미래가 있는 경북교육이 이 세모에 집집이 밥상머리 메뉴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2019-11-14 19:21:58

신호종 전 대구고검 사무국장

[기고] 야구감독의 선택

창단 50년 만에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 첫 진출한 워싱턴 내셔널스가 2019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정규리그 승률 2위 LA 다저스(106승)와 1위 휴스턴 애스트로스(107승)를 차례로 물리친 9위(93승) 워싱턴의 우승은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이게 바로 야구다. 역전패당한 휴스턴과 다저스는 경기가 끝났음에도 '패장의 선택'에 대하여 여전히 시끌벅적하다. '잘 던지고 있는 A투수를 왜 교체했느냐? B투수를 잘못 투입한 것이 패인이다. C타자를 왜 선발에서 제외했느냐? 성적이 신통치 않은 D타자를 출전시킨 이유가 뭐냐?' 등등.힌치 감독은 2년 전 휴스턴에 창단 55년 만에 첫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안겼던 명장이다. 로버츠 감독도 부임 후 4년 연속 다저스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시켰다. 하지만 올해는 두 감독 모두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정규시즌 승률보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더 갈망하는 게 팬들의 요구다. 워싱턴과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7이닝 초반까지 잘 던진 선발투수 그레인키를 교체한 힌치 감독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팬들은 믿는다. 로버츠 감독도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7회까지 3대 1로 앞선 상황에서 선발투수 커쇼를 구원투수로 깜짝 등판시켜 홈런을 맞아 패하게 되었다고 굳게 믿고 있다.반면에 워싱턴의 마르티네스 감독은 전력이 열세임에도 선발투수 2명을 적시에 등판시켜 우승을 이끌었다고 칭송받는다. 야구의 묘미는 공 한 개로 승패가 갈리는 데 있다. 투수는 공 하나로 타자를 아웃시킬 수도 있지만 홈런을 얻어맞을 수도 있다. 타자는 똬리 튼 독사가 먹잇감을 노리듯 공을 때려 홈런을 쳐낸다. 감독은 매 순간 공 한 개에 대한 선택으로 피를 말리는 고민을 해야 하고, 그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혹독한 직업이다.물론 수시로 코치의 조언과 데이터를 제공받지만 선택은 오롯이 감독의 몫이다. 다저스와 휴스턴은 슈퍼컴퓨터와 분석관까지 둬 감독이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팀으로 유명하다. 반면에 마르티네스 감독은 경험과 소통을 중시하는 다소 올드한 직감 야구를 선호한다. 부상 중이던 선발투수 슈어저의 몸 상태를 직접 점검한 후 그의 투지를 믿고 등판시켜 승리를 이끈 일화는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그는 5차전에서 심판의 볼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가 퇴장당했다. 선수 사기를 높이고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그만의 선택이었다. 소통이냐, 불통이냐. 선수에 대한 믿음이냐, 데이터 중시냐. 이런 차이다.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은 투수 34명, 워싱턴은 28명을 등판시켰다. 디비전시리즈에서도 다저스는 투수 26명, 워싱턴은 22명을 등판시켰다는 데이터는 마르티네스 감독의 투수에 대한 믿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소통과 믿음의 직감 야구가 데이터 야구를 이긴 셈이다.힌치와 로버츠 감독은 자신들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선택이었다고 정당함을 강변한다. 구단도 두 감독을 신뢰하여 내년 시즌을 보장했다. 이런 엇박자가 팬들을 더 화나게 하는 이유다. 응원 함성이 한순간에 비난의 폭풍으로 뒤바뀔 수 있고 팬들이 조용히 야구장을 떠날 것이다. 자신이 한 선택을 팬들의 입장에서 되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공감, 진정성, 용기야말로 이 시대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임을 곱씹어 볼 기회였다.

2019-11-14 11:10:01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특별기고] 개도국 특권 포기를 보며

한국 경제 위상에 어쩔 수 없다지만 농민과 소통 없이 일방적 결정 곤란침체 빠져 있는 농촌 경제에 희망을 문재인 정부 농업 정책 대전환 필요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발도상국 특권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정부 발표에 농촌이 들끓고 있다. 개도국 특혜의 포기는 농업 포기로 생각한다. 농민 단체의 비판 성명이 이어지고 전국적인 항의가 지속된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등 가축질병 발생으로 농촌 경제가 매우 침체돼 있다. 개도국 지위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정부 결정 과정에 농민과 소통이나 설득 부족도 지적받는다. 개도국은 경제 규모나 사회제도, 국가 역량이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지기 때문에 국제협상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특별 대우 중 중요한 것은 관세와 보조금 감축에서의 우대다. 개도국은 선진국 의무의 3분의 2만 이행하면 된다. 1995년 출범한 WTO 체제에서 선진국은 관세를 6년간 36%를 감축한다. 개도국은 10년에 걸쳐 24%를 감축한다. 국내 보조금의 경우 선진국은 6년간 20%를 감축하나 개도국은 10년간 13.3%를 감축한다. 개도국은 선진국에 비해 감축률은 적게 하고 감축 기간은 길게 잡아주는 것이다.'개도국 지위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정부 결정도 일리가 있다. 우리 경제가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우리 경제는 GDP 규모 세계 12위, 수출 세계 6위,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은 국가로 국제 위상이 높아졌다. 우리는 OECD 가입국이고 G20 회원국이다. 세계은행이 분류한 1인당 국민 총소득이 1만2천56달러가 넘는 고소득 국가이며 지난해 우리는 3만달러를 넘었다. 무역 규모도 2018년 기준으로 수출이 3%, 수입이 2.8%로 세계 상품무역이 0.5%를 훌쩍 넘는 국가다.WTO에서 우리의 개도국 특혜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고, 우리보다 못한 국가도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향후 WTO 협상에서 우리가 개도국 특혜를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더라도 현재의 관세나 보조금 감축에 영향이 없다.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더라도 이는 미래의 협상부터 적용된다. 당장에는 대비할 시간이 많고 그 기간 안에 근본적인 농업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는 것이다언젠가는 포기해야 할 개도국 지위이다. 국제적 위상, 국내 경제 상황, 차기 협상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져 우리 주장을 관철하기가 어렵다.OECD 가입을 준비하기 위해 필자가 OECD에 근무할 때이다. 농업과 기후변화 분야는 우리가 개발도상국이라는 주장을 관철시키느라 애를 먹었다. OECD는 '선진국이 가입하는 클럽'인데 개도국 지위를 주장하면 되느냐? 특정 산업(농업)을 개도국으로 취급하면서 OECD에 가입하기는 어렵다는 사무국 관계자들과 많은 논쟁을 하면서 어렵게 관철시켰다. 1995년 WTO 체제가 출범한 이후 25년이 지나 우리 경제의 국내외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브라질, 싱가포르 등도 개도국 지위를 더 이상 주장하지 않겠다고 한다.다만, 개도국 특혜 주장이 당장에는 득(得)이 없고 실(失)은 클 수 있다는 판단은 위험하다. 차기 협상에 변수가 많다. 개도국과 선진국의 대결 구도로 지속될지도 의문이다. 개도국 지위 포기의 시기나 방법도 적절한지 검토해야 한다. 경쟁력 제고 대책의 실효성도 의심된다. 국회에 제출한 2020년 농업 부문 예산은 15조3천억원 수준이다. 전체 예산(513조5천억원)의 2.9% 수준으로 지난해 3.1%에 비해 줄었다. 최근 6년 내의 최저 수준이다. 농업경쟁력 제고 대책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정부 대책이 공허하게 들린다.당장 시급한 '공익형 직불제'라도 조기 시행해야 한다. 차기 협상에서 감축될 가능성이 없고 WTO가 허용하는 제도이다. 지급상한도 없고 가격에 관계없이 일정 면적을 기준으로 지급된다.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 중 직불금 예산도 2조2천억원 수준이다. 지난해의 1조4천억원 규모에 비하면 상당히 늘어났다. 농업 직불금의 81%가 쌀에 집중되어 쌀 공급 과잉을 야기한다. 타 작물과의 균형을 취하고 농가별 차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공익형 직불제' 시행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개도국 지위 포기와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침체에 빠져 있는 농촌 경제에 희망을 주자. 문재인 정부 농업 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한다.

2019-11-13 11:05:55

김영국계명대 벤처창업학과 교수

[기고] 한일, 미중 무역 갈등의 해법

지난 7월 일본 정부는 한국을 대상으로 3대 핵심 반도체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 및 고순도 불화수소의 수출을 제한하였다. 8월에는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의 간소화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였다.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지속되고 있는 한일 갈등 고조의 결과로 글로벌 스마트폰의 가격 상승을 불러왔고, 양국의 경제적 피해는 물론, 글로벌 경제에도 빨간 신호가 켜지고 있다.한일 분쟁의 여파는 기존의 미중 무역 갈등과 더불어 글로벌 경제에 약육강식 동물의 세계처럼 큰 피해의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한국의 현재 무역 구조는 향후 무역 교역국의 다변화라는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이 시대적 과제의 해결책 중 하나가 지난 2017년 11월,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포럼'에서 제의된 3P를 핵심으로 하는 아세안 10개국 대상의 문재인 정부의 신(新)남방 정책이 아닐까 싶다.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가? 진행 과정이 무척 궁금하다.3P는 사람공동체와 평화공동체, 상생번영공동체를 일컫는다. 핵심은 우리 주변의 신흥 아세안 국가들과의 상생 협력 수준을 한층 더 높여 4대 강국(중국과 미국, 일본과 러시아) 수준의 글로벌 경쟁력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곧 글로벌 시장의 다변화를 통하여 기존의 상품 중심 교역뿐만 아니라, 관광과 문화예술 교류, 무역과 투자 증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 확충, 신남방 지역 내 연계성 증진을 위한 인프라 개발, 중소 및 중견기업의 시장 진출과 상호 교류 활동의 지원 확대, 신산업 및 스마트 협력 등이다.또한 기술 분야를 포함하여 인적 교류, 한반도의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에 이르기까지 교역의 범위도 더욱 크게 넓힘으로써 우리의 대내외 글로벌 경제 영역을 한층 더 확장해 나가자는 전략이다. 아울러 국방과 안보 차원에서 보면, 현재 북한과 외교 채널을 갖고 있는 동남아국가연합과의 북핵 대응을 위한 공동 노력과 다각적인 협력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연일 서민경제와 가계경제를 포함하여 국가경제의 빨간 신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엄청나게 크게 들린다. 미래의 먹거리를 위한 국가경제의 선택과 집중만이 지금의 살길이다. 우선순위가 무엇인가? 중요한 일과 급한 일 중에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인가?4차 산업혁명과 6차 산업이 광속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무역시장의 경쟁 속에서 자국(自國)의 이익을 우선하는 통상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미국에 의존적인 우리의 안보와 중국에 크게 기대고 있는 경제 구조는 우리가 안고 있는 양 날개 같은 구조이기 때문이다.지금의 우리 경제는 추풍(秋風)낙엽과 다름없지 않은가? 올해는 태풍도 잦았다. 지겹고 보기 싫은 정쟁(政爭)의 언행들을 중단하라. 낙과(落果)와 쓰러진 벼를 보는 농부의 마음처럼 참으로 우울하다. 이토록 지쳐가는 민심(民心)을 달래줄 기분 좋은 신남방 정책 실현의 좋은 소식이 언제쯤 올까 한없이 기다려지는 때이다.

2019-11-13 11:04:07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

[기고] 스토리가 있는 문화도시, 대구  

오늘날 세계의 주요 도시는 도시 이미지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활용하고 있다. 도시만의 고유하고도 특별한 이야기를 활용해서 문화상품을 만들고 도시의 이미지와 브랜드를 창조한다. 스토리는 무형의 창조적 콘텐츠로서 보다 활발하고 매력적인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우리 대구에서는 민족시인 이상화를 비롯해 한국 근대 문화예술사에 큰 업적을 남긴 인물들의 이야기가 근대골목이라는 관광 콘텐츠, 그리고 스토리를 입은 공연 콘텐츠로 재탄생해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여기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시인 이상화와 이장희가 문학을 이야기하고, 작곡가 박태준·박태원 형제가 음악 이야기로 꽃을 피우던 근대골목, 그 길을 뒤이어 걸어간 음악가들이 있었다. 그들은 6·25 피란 시절을 전후로 전국에서 모인 예술인들과 함께 교류하며, 예술로 지역사회를 치유하려고 노력했다. 그들은 남산동에서 향촌동에 이르기까지, 예술계 선배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걸으며 공연 포스터를 붙이고, 후원금을 모아 음악회를 열었다. 매일 저녁 음악감상실 '녹향'에 모여 예술과 사회에 대해 이야기했다.이들은 음악가를 길러낼 교육기관을 만들었고 교향악 운동과 오페라 운동에 힘썼다. 예술만이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지역사회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런 예술가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 대구에서는 창단 55주년을 맞은 시립교향악단이 활약하고 있고, 매년 가을 국제오페라축제와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가 펼쳐지고 있다. 대구시는 이런 저력을 바탕으로 2017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음악 분야로 당당히 가입했다.이에 대구시는 더 늦기 전에 근현대 대구문화예술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수집하기로 했다. 올해 초 문화예술 기관·단체장 및 실무진이 참여하는 '아카이빙 위원회'를 구성했고, 지난 8월에는 문화예술 진흥 조례 개정을 통해 문화예술 자료 보관을 의무화했다. 올해는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가입 2주년을 기념해 클래식 운동에 힘쓴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있다. 음악 이론가들의 자료와 생존 원로 음악가들의 증언을 수집해, 지역 방송사와 함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내년부터는 순차적으로 문학, 무용, 연극 등 예술 각 분야의 원로 예술가들의 증언과 자료 수집을 통해 새로운 스토리를 발굴할 계획이다. 그들이 남긴 하나하나의 점들을 이어 근대골목 코스의 뒤를 잇는 '문화지도'를 개척할 것이다. 향촌동·북성로 등 구(舊)도심을 중심으로 일제강점기부터 6·25 피란기, 현대에 이르기까지 문화예술의 흔적과 스토리들을 발굴·재조명하여 문화관광·교육 콘텐츠로 활용할 계획이다.이 밖에도 대구시 산하 문화예술 기관·단체들도 꼼꼼히 기록을 점검하고 있다. 대구문화재단이 10년사를 준비하고 있고 대구문화예술회관도 대구시립예술단과 함께한 30년의 흔적을 정리하고 있다.미래 문화도시는 더 이상 특정 건물 혹은 기반시설 건립을 통해 도시의 랜드마크를 만들지 않는다. 도시 고유의 스토리를 간직하고 그것을 랜드마크로 삼아 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킨, 지속가능한 문화도시가 바로 우리 대구시가 지향하는 미래가 될 것이다.

2019-11-11 11:11:05

정상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기고]올바른 검찰개혁의 방향

최근 야당에서 벌거숭이 임금님을 패러디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자 여당은 대통령의 품위를 격하시켰다는 이유로 크게 반발하였다. 사실 많은 국민들이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를 지켜보면서 '벌거숭이 임금님' 우화를 떠올렸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벌거숭이 임금과 다른 점은 자신이 앞장서서 조 전 장관이 도덕적으로 아무 문제도 없고 능력 있는 적임자라고 강변했다는 것이다. 어이없게도 그동안 양심적 지식인임을 자처했던 많은 이들이 문 대통령의 주장에 아무런 비판 없이 동조하였다. 국론 분열이라는 치명적 결과만 아니었다면 한 편의 소극을 보는 기분이었다.검사 생활을 오래 했던 필자 역시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 1999년 심재륜 고검장의 항명 파동 때 서울중앙지검에서 평검사들의 총장 반대 서명운동을 주도한 적이 있고, 모 월간지에 "탈피하지 않는 뱀은 죽는다"는 제목으로 검찰의 인사 관행과 수사 시스템을 비판하는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 수사기관의 인권침해적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였다.그러나 지금 정부의 검찰 개혁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부적절하다. 검찰 개혁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조 전 장관을 검찰 개혁의 상징 내지는 순교자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소위 '공수처' 법안은 입법 체계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 내용 면에서도 문제가 많다. 수사 대상은 고위 공직자들을 광범위하게 포함하는 반면에 기소 대상은 판사, 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관으로 제한하는 기형적 법안인데, 검사를 표적으로 한 입법이라는 것이 명백하다.여권 인사를 수사하는 검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비근한 예로 '피의사실공표'의 경우 수사 정보가 수사기관에 의해 유출되기보다는 사건 관련자에 의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훨씬 높음에도 불구하고, 공수처는 여권 인사를 한창 수사하고 있는 검사에 대해서 '피의사실공표' 등을 이유로 소환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 여당은 공수처장 임명 절차가 중립적이라고 강변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원 면면을 보면 결국 대통령이 선호하는 친여 성향의 인사가 지명될 것이 분명하다.필자는 제대로 된 검찰 개혁 방안이라면 적어도 다음 세 가지를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검사 인사권을 대통령으로부터 분리시킴으로써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여야 한다. 인사권의 독립 없이는 정치적 중립은 요원하다.둘째, 검찰권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가령 사회의 주목을 받는 주요 사건이나 당사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 피의자, 피해자, 관계인, 변호인 등을 상대로 그 검사가 합법적이고 인권친화적인 수사를 진행하였는지 사후에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하여 인사에 반영하여야 한다.셋째, 수사만능주의를 극복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정치적으로 민감하거나 정치적 고려에 의해서 발단된 사건에 대해서는 검사가 수사 착수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검찰권을 이용한 국정운영은 이제 종식되어야 한다. 다만, 이를 검사에게만 맡길 경우 자의적 판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사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검사의 요청 또는 직권으로 수사 회피 내지는 유보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2019-11-10 15:41:05

김용하 한국수목원관리원이사장

[기고] 갑질 식물 칡넝쿨에서 답을 찾다.

올해도 더위에 지쳐가던 7월 말 즈음 아내가 내민 얼음 몇 알 띄운 칡즙을 시원하게 들이켰다. 더위와 갈증을 한 번에 삭여준 고마운 칡즙을 다 마셔갈 때쯤 문득 칡에 대한 일반적인 우리의 인식은 어떨지 생각해 봤다.칡은 조선 중기부터 뿌리의 녹말인 갈분을 이용해 구황작물로 이용됐고, 줄기의 껍질은 견, 면 등 이전의 직물인 갈포의 원료로 사용했다. 이젠 농업생산성 향상으로 구황작물에서 벗어나 건강식품으로 애용된다. 간에 좋으며 피로를 푸는데 효율적이고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는 에스트로겐 성분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안정시키는 이소플라본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니 최고의 건강식품이다.그런데 갑질 식물이라니? 구황작물로 허기를 달래고, 옷의 재료가 되는 천을 만들어줬던, 우리 몸을 지켜주고 병을 치유해 주던 고마운 칡은 생각보다 다른 식물에 대한 횡포가 심한 식물이다.칡이라는 놈은 덩굴성 목본식물로 추위에도 강하고 염분이 많은 바닷가에서도 잘 자라는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줄기를 20m까지 길게 뻗어가면서 주위의 다른 나무나 물체를 감아 올라간다. 생명력이 워낙 강해 주변의 다른 식물들을 덮어서 햇빛을 가리는 탓에 칡넝쿨이 우거진 곳은 금방 황폐화되기 십상이다.쓰임새가 많은 식물임에도 토지 장악력이 어마어마해서 제때 손쓰지 않으면 땅 자체를 포기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억센 녀석이다. 환경부에서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고시 중인 가시박이나 환삼덩굴 같은 식물에 비하면 우리에게 고마운 식물이긴 하지만, 자생식물 중에서도 이런 갑질 식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갑질 횡포가 심한 것이 칡이다.무분별한 칡 확산 우려는 국내뿐만 아니다. 미국도 산의 사면 안정을 위해 칡을 도입했으나 초기에만 그 효과를 미미하게 보았고, 칡의 무궁한 생명력에 참패해 사람과 돈을 써가면서 전문적으로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 이쯤되면 칡은 '글로벌 갑질 식물'로 분류해도 무방하겠다.현 정부는 갑질을 '사회·경제적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권한을 남용하거나, 우월적 지위에서 비롯된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해 상대방에게 행하는 부당한 요구나 처우를 의미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내 이익과 편의를 위해 다른 사람, 특히 약자라고 판단되는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언행 모두 갑질로 볼 수 있다.칡과 갑질을 연관시켜보면 갑질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정부 주도로 갑질에 대한 종합대책이 수립되고 공공분야로부터 시작한 갑질 근절 의지가 점차 민간으로 확산 중인 이 시점은 곧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칡넝쿨 제거 5개년 계획'과 같이 무지막지한 칡넝쿨 확산에 대한 종합계획을 수립해 실시하는 좋은 예라 할 것이고, 또 다른 지자체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칡 수매를 통한 '칡넝쿨 비료화 사업'은 갑질 예방과 사후대책을 통한 올바른 조직문화 정착과 그 맥을 같이 하는 좋은 예라고 할 것이다.계획을 수립하고 환류체계를 구축하는 제도적 장치는 마련이 된 셈이니 이제 남은 것은 칡을 뿌리째 거두어 매각할 일과 비료로 만드는 수고만 남았다. 이런 수고에는 우리 사회의 모든 조직과 그 구성원들의 바른 인식과 노력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나 자신부터 '나'와 '너'의 다름을 인정하고 '우리'라는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갈 때 우리 사회는 더 이상 갑질이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되는 아름다운 사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뿌리와 줄기를 퍼트려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고 이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갑질, 이제는 과감하게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김용하 한국수목원관리원장

2019-11-07 11:44:25

황기호 수성구의회 의원

[기고]지방분권 의지 강한 총선후보 보고 싶다

"말은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듯 조선시대부터 수도로 사용한 한양 즉, 지금의 서울은 수백 년 동안 국가의 수도가 되면서 한국의 도시 중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서울공화국이라는 말이 있듯이 1990년대 이후로 지방도시가 쇠락하고 서울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더욱 높아져 사람과 대기업들이 중앙인 서울로 서울로 몰려드는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기현상을 보였다.시골 마을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산골오지의 마을이 아니라 군 단위의 마을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대구와 같은 대도시도 예외는 아니다. 인구 유출이 점점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젊은 층 인구의 유출로 지방 도시는 갈수록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이 서울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기회를 찾아 태어나고 자란 지방을 떠나 서울로 서울로 가고 있다.매일신문에 임기 반환점을 도는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地方分權) 정책이 '포장만 화려했지 알맹이는 없다'는 기사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참여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을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오히려 지방소멸을 재촉하는 정책들을 더 많이 내놓았다는 것이다.필자는 수성구 자치분권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방분권이 무엇인가? 권리를 지방으로 나누는 것 즉, 중앙으로부터 집중된 많은 권리를 지방정부로 나누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방자치단체에 행정 기능의 책임과 권한을 돌려주는 것이다.왜? 지방분권이 필요한가?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살림을 살다 보면 지방의 특수성과 애로사항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지방의 균형발전이 어렵기 때문에 지방분권이 꼭 필요하다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중앙정부로부터의 하달식이 아닌 지방정부 스스로가 지역 특성에 맞는 경제, 문화, 행정 등을 함으로써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이것은 주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준다.우리나라는 강력한 중앙집권제가 관습처럼 되어 있다. '중앙으로 중앙으로부터'라는 잘못된 악순환의 관습을 깨야 한다. 지방분권의 활성화 차원에서 작년에는 지방분권 관련 마술쇼, 올해는 지방분권을 주제로 한 뮤지컬과 토크쇼를 통한 홍보 등이 있었다. 1년에 한두 번의 홍보가 아니라 축제와 같은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 주민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교육과 홍보를 통한 지방분권 필요성을 널리 알려야 한다.물론 시작은 중앙의 살림을 사는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 놓는 게 전제되어야 지방분권이 가능한 것이다. 과연 그 많은 기득권을 내려놓겠는가?역사적으로 볼 때 자기에게 주어진 많은 권리를 내려놓은 왕이나 지도자는 없었다. 그러나 고인이 된 노무현 대통령은 지방분권 운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은 틀림없다.자치분권이 이루어지면 행복한 시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지방분권이 이루어지면 주민이 주인인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가 아닐까.내년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지방분권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의원들이 당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꼭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

2019-11-07 02:30:00

이영애 대구시의원

[기고] 지역의 작가, 지역의 책이 문학도시를 만든다.

얼마 전 대구의 한 출판사가 기획한 '100인 100책-대구에 산다, 대구를 읽다' 출판기념회에 다녀왔다.대구에 살고 있는 저술가들이 대구의 출판사를 통해 출판한 100여 권의 책을 전시하는 행사였다. 책 중에는 시, 수필 등 문학도 있고, 사회학도 있고, 아무튼 장르가 다양했다. 출판기념회를 기획한 출판사의 대표는 "대구의 작가를 대구가 먼저 알아줘야 서울로, 세계로 진출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출판사 대표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우리가 대표적으로 알고 있는 작가들은 어떠한 작가인가? 대형출판사에서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유명작가들과 대형서점에서 소위 베스트셀러로 지정된 작품들의 작가쯤으로 생각하기 쉽다.지역 출판 관련 정책도 그러하다.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에서 선정하는 도서만 봐도 지역 작가와 출판사에 대한 배려가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대구시가 선정한 '2019 대구 올해의 책 10권' 중 지역의 책은 '대구 독립운동 유적 100곳 답사여행' 한 권뿐이다. 나머지 9권의 책은 모두 대구와 연관이 없는 서울권 출판사의 베스트셀러 책들이었다. 대구시립도서관에서 선정한 '2019년 올해의 한 책' 역시 서울의 메이저 출판사의 유명 작가의 책이었다.문학 정책에서부터 대구가 지금과 같이 지역 서적과 출판사를 배려하지 않는다면 대구문학의 미래는 점점 더 어두워질 것이다. 지역 작가들은 영세한 지역 출판사보다 정책적인 지원이 있는 서울 출판사를 선호하게 될 것이고 당연히 지역에서 발행되는 서적 역시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지역 서점 역시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달 지역 시인이 운영하던 독립서점이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를 했다. 운영을 하면 할수록 적자라며 지금까지 유지한 것도 매우 어려웠다고 한다.백화점에 입점한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이 주류인 시대에 영세한 지역 서점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서점 멸종 지역'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을 보면 얼마나 서점들이 사라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지금과 같이 대구의 문학정책이 지역 작가, 출판사, 서점을 배려하지 않고 지속된다면 '작가멸종지역', '출판사멸종지역', '서점멸종지역'이 될 수도 있다.학창 시절 매년 가을이 되면 동네 서점에서 개최하는 '문학의 밤'을 찾아가곤 했다. 은은한 LP음악과 책이야기가 있는 문학의 밤은 배려가 있는 나눔의 공간이었다. 오래된 서적에서부터 신간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감상평을 나누고, 듣고, 공감하는 시간, 오롯이 책으로 하나 된 행사였다.하지만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 책과 서점은 어떠한 추억으로 남게 될까?모든 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접하는 오늘날에 과연 우리의 후손들은 한 권의 책이 전하는 감성을 누려볼 수 있을까?지역의 작가, 출판사, 서점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미래 대구 문학의 기반이며 후대에게 지역의 문화를 전하는 유일한 기록물로서의 가치를 가진다.시대가 변하고 책의 문화도 디지털화되면서 한 장, 한 장 넘겨 읽는 종이책에 대한 관심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변화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 시대가 변하여도 책의 가치는 영원불변하다는 것이다.

2019-11-03 16:07:51

강성환 대구시의원(예산결산특별위원장)

[기고]대구시 예산 제때 제대로 사용되나

예산이란 오늘날 젊은이들의 표현으로는 '시민의 피와 땀', 선인들의 말씀으로는 '백성의 살점(肉)이고 기름(脂)'이다.1980년대까지 경상감영 선화당(宣化堂) 기둥엔 영조(英祖)가 친필로 써서 내린 주연이 걸려 있었다.'그대가 사용하는 봉록(예산)은 바로 백성의 살이고 기름이니, 아래 백성이라고 학대하지만 하늘을 속이기는 어려울 걸세.'이 말은 두말 할 필요 없이 달구벌 선비정신의 토대를 마련한 여말(麗末) 추적(秋糴) 선생의 명심보감에도 나오는 구절이다. 중국 속담에도 '성을 쌓기는 쉽다. 성을 지키자면 백성들이 죽어야 한다'(築城易守城民死)라고 했다.비록 대구시 예산이 미스매칭·나눠먹기·주먹구구·선심성 예산이라 불리고 있지만 앞으로는 '마카 디비자'(모두 다 뒤집자), 이 외침이 메아리 없는 '광야의 외침'이 될지라도 적어도 다음과 같이 예산 편성이 되도록 감시할 것이다.첫째, 손발이 따로 노는 미스매칭 예산을 이가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 예산으로 변혁하겠다. 아무리 좋은 대통령 선물 보따리이고 국비 예산폭탄이라도 지역 현실과 맞물리지 않으면 한 푼도 편성하지 않는다는 각오다. 더 이상 치적 쌓기로 후손에게 고정운영비를 부담으로 지우지 않겠다. 또한 국책사업은 타당성, 현실성, 미래확장성 등을 매트릭스로 분석해서 유치하도록 할 것이다.둘째, 대구시 자체 예산을 ▷지렛대 예산 ▷해독제 예산제도 ▷미래 종자 예산으로 집행되도록 하겠다. 2019년 대구시 연간 일반 예산은 약 6조원, 2017년 기준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약 54조원으로 11% 정도가 된다. 즉 대구시 예산은 지역경제에 지렛대 효과를 가진다. 같은 예산이라도 적소 적시에 투입해서 예산 낭비를 제거하고 지역산업에 최소 예산 최대 효과를 도모할 것이다.또한 위기 때 황금시간을 절대로 놓치지 않고자 특정산업에 직접 투입하는 '헬리콥터 기법'도 감행하겠다. 수요 이상의 과잉 개발, 필요 이상의 초과 투입, 과도한 고정비용 부담을 자초하는 사업, 모태산업과 불협화 국책사업 등은 사전에 방지하도록 해독제 예산제도도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 반대로 아무리 사소하고 어려운 산업이라도 미래 먹거리가 된다면 미래 종자 예산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마지막으로, 350m 도로를 개설하는 데 6년에 걸쳐 보상을 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대구시 예산 편성 실태이다. 우선순위를 정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완공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또한 355억원을 들여 2008년 준공한 달성2차산업단지 소각장은 지금까지 한 번도 가동하지 않아 연간 관리비만 2억8천만원을 낭비하고 있다. 2천836억원을 들여 설립한 대구스타디움은 지나치게 과대 투자해 2018년 기준 연간 주경기장은 이용일수가 61일, 이용자수 15만 명에 불과한 실정으로 대구FC 전용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가 설립된 이후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이런 예산 낭비 사례를 교훈 삼아 대구시에서 다시는 시민들로부터 비난받는 시설물이 건설되지 않도록 견제 및 감시 역할을 철저히 하여 시민들이 꼭 필요로 하는 곳에 예산이 투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

2019-10-31 11:21:36

자신의 서재에서 책을 찾고 있는 송일호 작가.

[기고] 죽어가는 독서 이대로 좋은가

한때 가을을 독서의 계절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라고 할 만큼 책은 우리에게 사랑을 받았고, 독서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한 창간 50주년을 맞이한 '샘터'가 12월호를 마지막으로 폐간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쓸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1980년대 우후죽순같이 쏟아져 나온 정기간행물이 지금은 10분의 1도 남아 있지 않다.UN 조사에 의하면 한국의 독서량은 192개국 중 166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10분 이상 독서를 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도 안 된다고 한다. 1년에 단 한 번도 서점에 들르지 않는 사람이 95%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독서는 완전히 죽었다.옛날과 달리 전철이나 버스를 타면 독서하는 사람을 한 사람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세 살 꼬마부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스마트폰에 미쳐 있다. 스마트폰이 잠시라도 없으면 불안해할 정도로 중독되어 있다.독서와 국력은 너무나 정비례한다. 후진국 아프리카는 못사는 만큼 책을 읽지 않는다. 선진국 유럽이나 미국은 잘사는 만큼 책을 많이 읽는다. 우리나라도 도시인과 엘리트 직장인은 책을 많이 읽는다. 두 권 읽는 자가 한 권 읽는 자를 지배한다. 다양한 필독서를 읽지 않으면 평생 살아가는 데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삶의 질은 보릿고개 때보다 훨씬 못하다. 물질문명은 나날이 발전했는데 정신문화는 뒤떨어졌기 때문이다.이것을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밖에 없다. 이 때문에 '책은 최고의 스승, 마음의 양식,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했다. 토크만은 이렇게 말했다. "책이 없으면 역사는 침묵하고, 문학과 학문은 벙어리가 되고, 과학은 절름발이가 된다."2천 년 방랑 민족 이스라엘의 오늘을 있게 한 것은 '탈무드'란 책이다. 고등학교 졸업까지 1만 권 책 읽기가 의무로 되어 있는 나라이다. 오늘의 미국이 있기까지 강철왕 카네기가 전 재산을 바쳐 전국에 지어준 2천500개의 도서관이 큰 역할을 했다. 종교 탄압으로 영국에서 이민 온 청교도들에게 지식을 심어 주었기 때문에 오늘의 미국이 있다. 세계에서 도서관이 가장 많은 나라가 미국이다.독서는 어릴 때부터 생활화·습관화되어야 평생 취미로 이어질 수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5공 시절 정치적 목적으로 별을 보고 학교 가고 별을 보고 집에 오는 입시 위주 교육으로 독서의 길을 막았다. 이후 대학생은 취직 시험에, 직장인은 회사에 매달려 독서할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우리나라 현실은 초등학교 때 독서의 기반을 잡아 놓아야 한다. 책을 많이 읽은 어린이는 어른과 대화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다. 그만큼 지적 수준을 쌓아 놓은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영상매체는 직선적이고 파괴적이고 쾌락적이다. 여기에 물들지 않게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각별한 지도가 필요하다.영상매체는 뇌파의 움직임이 거의 없지만 독서는 뇌파의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때문에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은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 독서는 지식을 심어주고, 기억력 사고력 집중력을 키워주고 인내심을 길러준다. 삶의 간접경험을 쌓게 하여 인생 진로를 열어준다. 입시나 취직에 도움을 주고 고민을 해결해준다. 교양을 쌓게 하고 재미가 있다. 독서 꼴찌 국가로 우리는 이것을 잃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2019-10-30 11:04:09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특별기고] 깊어가는 가을, 결혼의 축복을 찾자!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0.98명국가 소멸 위험국으로 지목인구절벽 해소 첫걸음은 결혼청춘들에 가정의 가치 알려야가을은 하늘로부터 위로를 얻는 때이다. 청명한 하늘은 삶에 찌들어 있는 우리의 눈과 마음을 맑게 해준다. 맑은 가을 하늘 때문일까? 주변 곳곳에서 알려오는 결혼 청첩장을 접하며 가문의 축복을 빌어준다.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최악을 달리고 있다. 특히 청춘 남녀 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절반 이하(48.1%)로 떨어졌다는 소식은 씁쓰레하다 못해 청년들이 처한 현실에 안타까움마저 든다. 한 국가의 현상 유지에 필요한 출산율이 2.1명이기에 우리나라는 인구절벽이라는 재앙을 넘어 국가 소멸 위험국가로 지목되고 있다.출산율 감소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에서 크게 기인하고 있다. 과거 산업화의 큰 축을 담당했던 베이비부머 시절에는 혼기가 차면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아야(매년 100만 명 정도 출생) 한다는 생각이 삶 속에 자연스레 녹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개인적인 가치 실현을 우선시하고 결혼 기피 현상이 팽배해지고 있다. 이러한 기피 현상은 청년들의 취업난, 주거 불안정, 구속받기 싫어하는 태도, 그리고 기성세대의 무관심 때문이라 생각한다.그동안 정부에서는 많은 저출산 극복 정책을 내놓았지만 실질적 효과가 미미하다. 그러나 비혼 현상을 지나치고 인구 문제를 논할 수 없고 합계출산율을 높이는 첫걸음은 바로 결혼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016년 달서구청장으로 취임 하면서 인구절벽 해결 해법의 큰 몫을 결혼에서 찾고자 전국 최초 결혼장려팀을 신설하고 또한 조례를 제정했다. 나아가 달서결혼특구 선포, 공공장소 결혼식장 11개소 개방 및 결혼테마공원 조성, 20개의 기관·단체 간 MOU 체결 등을 통해 결혼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결혼 인식 개선 아카데미, '하늘열차 도시철도 데이트' '사랑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생애주기별 교육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펼치며 지금까지 550여 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민간활동 등을 포함해 73쌍의 성혼 결실을 맺었다. 지금 달서구의 결혼 장려 정책은 연못의 물수제비 파장처럼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을 오는 성과를 거두고 있어 '신나는 결혼 1번지 달서'의 명성을 키워가고 있다. 이에 나는 결혼 장려 정책의 전국 파급을 위해 여성가족부 장관을 만나 직접 건의도 했었고 국무총리께 서한문을 보내 제안하기도 했다. 머지않아 결혼 정책을 통해 가정의 소중함이 전국적으로 널리 퍼지는 작은 꿈이 실현되리라 믿는다.결혼은 이기심이나 물질적 조건이 앞서서는 안 된다. 나 자신의 결혼 태도를 성찰하기보다 나보다 더 나은 조건의 배우자를 찾다가 기회를 놓치는 것은 결혼의 본질을 간과한 결과이다. 결혼 조건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서로 채우고 사랑하다 보면 숨어 있는 진주가 발견되듯 우리 인생사에 숨겨져 있는 행복의 비밀을 알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도 침묵해서는 안 된다. 청춘들에게 결혼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예의인 듯한 자세보다 결혼·가정의 소중한 가치를 이야기하며 숨겨진 축복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혼밥' '혼술'이라는 단어 사용이나 '나 혼자 산다'와 같은 TV 프로그램 방영은 자제해야 할 것이며, 결혼과 출산은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이고 가정은 우리 사회의 행복 세포임을 깨닫도록 가르쳐야 한다.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성공 사례처럼 국가와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결혼 장려 문화를 범국민 운동으로 펼쳐 사회풍토를 개선해 나간다면 반드시 인구절벽 위기를 극복하는 큼직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결혼은 결코 어느 한쪽의 이익이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이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 배려와 존중으로 행복의 나무를 함께 키우는 출발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소중한 가치이자 행복 결정체인 것이다. 끝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힘든 청춘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설레는 이 가을에, 사랑하라! 결혼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정성을 기울이면 분명코 축복의 샘이다."

2019-10-28 17:38:00

이진련 대구광역시의회 의원

[기고]대구시 유관기관장 인사 공정하게

지난 10일 열린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대구시 유관기관장 인사에 권영진 대구시장의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실제 지난해 9월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이 대구청소년지원재단 대표에 취임했고, 올해 5월에는 권 시장의 전 비서실장이 대구도시철도공사 자회사인 대구메트로환경 사장 자리에 앉았고, 이달에는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인물이 엑스코 사장에 취임해 내정설 등 뒷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또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있었던 전 경제부시장은 대구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에 취임하려다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얻지 못해 제동이 걸리기도 했고, 대구경북 섬유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에 취업하려던 또 다른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도 취업 제한 결정으로 인사가 좌절된 바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아직 대구시장의 대구시 산하 및 유관기관 인사 관행은 시민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물론 권 시장의 국감 답변처럼 "사실이 아니라, 개연성으로 추측한 것"이란 말이 진실이기를 믿고 싶다. 하지만 '배 밭에선 갓끈을 고쳐 매지 않는다'는 속담처럼 유사한 행위가 반복되는 것은 시민들로 하여금 대구시 유관기관장 인사에 대한 낙하산 우려가 사실이라고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대구시 차원의 투명성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그 시작은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인 한국패션산업연구원(패션연) 원장 공모에서부터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패션연은 지난 7월 1일 원장 채용 공모를 냈지만 지원자 4명이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아 선임이 무산됐다. 이어 8월 21일 재공모에 나섰지만 1차 모집에서 부적격 처리된 4명을 포함한 6명이 지원하는데 그쳤고, 패션연은 서류심사를 열지 않고 후보자 전원에 대해 면접 기회를 주기로 의결했다. 이러한 절차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패션계 일각에서는 특정 지원자 밀어주기가 아닌지 벌써부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물론, 패션연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전문연구기관이고 지역의 원장추천위원회에서는 3배수의 인사를 산자부에 제출하는 것뿐이라 대구시장은 이번 인사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겠지만, 패션연이 대구시에 운영비와 각종 사업과제를 수행하므로 대구시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많은 시민들의 생각이다.따라서 패션연 원장 공모에서도 시민들이 볼 때 낙하산으로 오인될 수 있는 사람이 임용되는 불필요한 사회적 낭비는 방지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구시가 관련 절차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또 시민들의 눈높이에서도 납득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원장이 선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더 나아가 이런 문제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구시 출자'출연기관장 인사검증 시스템을 보완하고 현재 공사공단에만 국한된 인사청문회를 확대하여 더 이상 불공정한 정실 인사의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화할 필요성이 있다.권 시장은 지난 2014년 첫 임기를 시작할 때 취임사를 통해 "대구에서만큼은 비정상적인 관피아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한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9-10-27 15: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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