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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

[기고]'대구시민의 날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

도시는 거의 예외 없이 시민의 날을 두고 있다. 역사적 상징성과 지역 정체성을 상기하는 날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시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한양 천도일을 서울 시민의 날로 정했고, 부산시는 충무공의 부산포대첩 날짜에 의미를 부여했다. 인천과 광주에서는 직할시 승격일을 시민의 날이라 하여 기념하다가 각각 '인천'이란 지명이 처음 등장하고 시민군이 전남도청에 입성한 월일로 바꿨다.대구 시민의 날은 10월 8일이다. 1981년에 직할시로 승격한 때가 7월 1일이니까 그로부터 꼭 100일째 되는 날이다. 100이라는 숫자가 아주 풍성한 느낌인 데다 10월에 축제가 많고 8이 팔공산을 연상케 해서 그리 잡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어딘가 허전하다. 뜻풀이도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시민의 날 관련 조례를 제정해서 운영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으나, 여전히 대내외적 관심과 인지도가 낮다. 이런 이유 때문에 보다 뜻 깊고 지역 연관성이 강한 쪽으로 시민의 날을 재선정하자는 요청이 있어 왔다.대구시가 문제점을 모를 리 없어서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수차례에 걸쳐 설문조사하고 계층별 집단토론, 전문가포럼, 시민토론회, 시민원탁회의 등을 실시한 바 있다. 대구시의회에서도 각계각층의 생각을 확인하는 논의 과정을 통해 날짜 변경과 운영 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대구시와 대구시의회가 시민의 날에 대한 수정 보완 의지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드러내면서 대안 모색이 힘을 얻을 수 있었다.그동안 이루어진 각종 조사와 토론회 결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새로운 시민의 날로는 국채보상운동기념일인 2월 21일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대구시에서는 2017년부터 해마다 전국 유일의 소통형 문화행사로 시민주간을 개최해오고 있는데, 그 기간은 대구 출신의 선각자들이 국채보상운동을 제창했던 2월 21일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2월 28일까지이다. 이 가운데 시민주간의 마지막 날에 해당하는 2·28 대구민주운동 거사일은 이미 국가기념일이 되었으니 국채보상운동기념일을 시민의 날로 지정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다. 아주 합리적이고 논리적이고 타당한 얘기다. 대구 정신의 표상이라 할 수 있는 날에 시작해 또 하나의 위대한 상징성을 지닌 날에 시민주간을 마무리함으로써 250만 구성원들의 기상과 자긍심을 드높이기에도 최선으로 보인다.이제 서두를 것은 조례 개정이다. 기존의 '대구광역시 시민의 날 조례'를 (가칭)'대구광역시 시민의 날 및 시민주간 운영에 관한 조례'로 개정해 소통하는 문화마당이 깊이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 시민의 날과 시민주간에 축제 분위기가 도시 전체를 뒤흔들 정도로 내외부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시급한 과제이다. 그렇게 대구 색채를 강화할 때 지역 정신의 공유·확산과 재도약의 추동력 확보가 가능해진다.

2019-09-17 10:23:40

강보홍 제4기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장

[기고]주민참여예산, 참여를 넘어 자치로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 그 총회가 지난 2일 주민참여예산위원, 시민, 청소년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시청에서 열렸다. 주민참여예산총회는 시민들이 제안한 사업을 숙의와 심사 과정을 거쳐 2020년 예산으로 편성할 사업을 확정하고, 지난 3년간 시행한 사업과 청소년들이 제안한 사업 중 우수 사업을 선정하는 등 시민과 청소년,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이 모여 한마당 축제를 여는 자리다.올해 총회에서 결정한 2020년 사업은 시정참여형사업(市) 90억원이며, 지역참여형사업(區·郡) 40억원과 읍면동지역회의지원사업 20억원은 구·군 참여예산총회와 읍면동지역회의 총회에서 결정해서 상정한 사업을 시 총회에서 승인함으로써 구·군의 심의권과 자율성을 보장하였다.우수사업경진대회에서는 1차 심사를 통해 선정된 16개 사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 공모사업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남구의 '고산골 입구 계단환경 개선사업'을 비롯한 3개 사업이 선정되었다. 또한 지역회의사업 분야에서는 최우수상을 수상한 남구 이천동의 '보이는 소화기사업' 등 역시 3개 사업을 선발하였고, 청소년들이 그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직접 발굴하고 제안하는 청소년 참여예산 제안대회도 1차 심사를 거쳐 본선에 오른 12개 동아리 중 대상을 수상한 강북고 경세제민팀을 비롯하여 5개 팀을 선정하였다.2015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는 그동안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하였고 사업 내용도 공동체 활성화나 사회적 여건을 개선하는 사업이 증가하는 등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 수준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대구시는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통한 홍보는 물론 지난 4년간의 발자취를 담은 백서와 청소년들을 위한 만화 '우리 동네 행복 프로젝트 알기 쉬운 주민참여예산제'를 발간하여 도서관, 청소년 단체, 지역아동센터 등에 배부하는 등 다양하게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주민참여예산제는 주민의 권리와 책임감을 높이는 한층 성숙된 풀뿌리 민주주의이며 이 제도의 성패는 시민들의 참여와 역량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내 주변과 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공동체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함께 고민할 때 마을과 지역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다행히 공모사업 건수가 증가하고 제안 사업의 수준이 성숙하는 것을 보면 시민들의 대구 사랑과 주민참여예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주민참여예산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공무원에 대하여 가졌던 권위적이고 공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나의 편견과 부정적 시각이 말끔히 해소됐다. 주말인데도 메시지가 왔다. 정중한 인사로 시작된 담당 주무관의 메시지는 주민참여예산제의 업무 처리와 일정, 진행 결과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알려주었다.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업무에 대한 자긍심과 열정으로 휴일도 잊은 듯했다. 이래서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가 전국에서 우수 사업으로 선정되었나 보다.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는 늘 시민들의 관심과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 제5기 주민참여예산위원 공모와 내년 주민참여예산사업 공모에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리며 우리 모두 대구 행복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내 주변과 이웃을 돌아보고,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함께 가길 기대해 본다.

2019-09-15 15:35:27

황무일

[기고]세계의 변화, 일본의 변화

미국 중심 자유민주주의와 소련 중심 공산주의가 펼친 70여 년 동안의 전쟁과 반목은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로 끝났다. 한 시대는 종언되었다.반면 미국과 치열하게 패권 경쟁을 하고 있는 중국(Rise China)은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은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20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해에는 정치 군사대국이 되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독재, 전체주의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다.중국의 주요 전략은 베이징에서 중앙아시아 대륙을 관통하여 유럽까지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상하이로부터 남지나해를 거쳐 인도양으로 관통, 아프리카까지 해로를 장악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남지나해 공해상 암석에 시멘트와 자갈을 깔고 쇠말뚝을 박아 인공섬 7개를 만들어 군을 요새화했다. 인공섬에 영해를 선포한 후 이 영해를 통과하는 모든 선박은 허락을 받으라는 것이다.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인근 나라는 물론 한국 일본 미국까지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 등 무역 항로가 중국에 의해 큰 장애를 받게 되었다.미국의 대응은 중국 주변 14개국과 동맹을 맺어 중국을 봉쇄하는 것이다. 가장 큰 전략으로 북한을 미국 편으로 만드는 전략이다. 지금 트럼프와 김정은의 밀월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그 전략이다. 또한 태평양 방어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 태평양방위사령부에 인도를 포함시켜 '인도 태평양방위사령부'로 확대했다.그러는 한편 5G시대 IT기술, 무역, 환율 등으로 중국을 제재 내지 봉쇄하면서 일본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일본 자위대를 정규군으로 만들어 중국을 봉쇄하는 전략이다. 미국 조야에서 '한국은 아니다 일본을 키워야 한다, 일본이 약하면 미국이 위험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왜 한국은 아닌가? 한국과 미국은 동맹국인데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일본의 경제력은 세계 3위인 데다 해군력은 미국 다음으로 강한 나라다. 일본은 2차 대전 중 1941년 11월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하기 위해 일본 전투기를 싣고 간 항공모함은 물론 전투기도 당시 미국의 전투기보다 성능이 우수했다는 평이다.일본은 물리, 화학, 생명공학 등 2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일본은 강대국 반열에 올라 있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념전쟁 때는 공산군과 대치하고 있어 미국의 도움도 받았지만 대변혁기인 지금은 한국이 약자이니 봐주자라는 온정은 없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국이 잘살고 못사는 것이 문제 아니다. 걸림돌이 되면 외면해 버릴 것이다. 북한이 미국 편이 되어 중국을 봉쇄하는 데 유리하면 그 방법을 심각하게 고려할 상황이다.국제정치는 정글이라고 했다. 약육강식 시대에 약하면 잡아먹힌다.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산다. '강한 대한민국'은 말로 되는 것이 아니다. 강한 의지와 피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지도자의 그럴듯한 선언과 선동으로 강해질 수 있다면 세상에 강하지 않을 나라가 없을 것이다.지금 북한과의 민족 경제는 기대할 수 없다. 세계는 대변혁기이다. 우리는 한미일 등 우방과 협력하고 대변혁기의 물결을 함께 타야 한다. 변화하는 국제 정세를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하며, 적절하게 동참해야 우리가 생존할 수 있다.

2019-09-11 11:11:26

전재경 대구 동구청 부구청장

[기고] 휘청거리는 지방재정과 자치단체의 고뇌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는 처서(處暑)를 지나 무더운 열기로 타오르던 대지도 흐르는 시간에 밀려나고 구름 사이로 내비치는 청명한 가을 하늘은 마음을 설레게 하며, 결실을 위한 농부의 손길이 바쁜 올가을은 어느 해보다 풍성했으면 좋겠다.8월을 시작으로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들은 내년도 살림살이를 위한 예산 편성 시즌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세입 재원은 한정적이나 주민 숙원 사업은 산적해 고민이 깊다. 특히 2020년은 보다 강화되는 일자리 정책과 기초연금 지원 대상 확대로 이에 따른 지자체의 재정적 부담은 피할 수 없는 멍에로, 그 무거움을 극복해 나가려는 지자체들의 힘겨움이 벌써 느껴지는 듯하다.일반적으로 지자체의 재정 역량은 재정적 체력 척도라 할 수 있는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 지표를 통해 가늠하고 있다.금년도 대구 동구의 재정자립도, 즉 예산 총액에서 스스로 벌어들일 수 있는 자체 수입 비율은 16.9%로 전체 예산 5천870억원 중 지방세와 세외수입은 불과 991억원에 불과해 69개 자치구의 평균인 23.8%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있다.아울러 세입 재원의 사용 측면에서 자주권과 자율권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재정자주도는 29.8%로 자치구 평균 40.0%를 밑도는 실정이다.이는 사용 목적이 지정된 국·시비 보조금이 전체 예산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반면, 재원의 실질적 예산 편성 운용 권한은 30% 이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특히 기초생활보장, 보육 및 여성, 청소년 건전 육성 등 사회복지 분야는 전체 예산의 67%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전국 자치구 평균이 57%, 광역시 평균도 38% 정도로 가파른 증가 추이와 그에 따른 지방비 부담 가중은 지방재정을 더욱 휘청거리게 하며 힘들게 하고 있다. 많은 지자체는 자체 재원에 의한 신규 사업 추진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러한 지방정부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정부는 '지방재정 자립을 위한 강력한 재정분권'을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지방재정 확충 및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먼저 1단계로 2020년까지 지방소비세율(부가가치세수의 11→21%)을 확대하고 균특회계 포괄보조사업의 3조5천억원 내외를 지방사업으로 기능을 이양해 자치권을 강화했다.또한 2단계로 2022년까지는 국세와 지방세의 비중을 70대 30으로 개선해 나간다고 밝혔으나, 지난 7월 24일 부산에서 열린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총회에서는 정부의 2단계 재정분권 방안에 지방소득세율 2배 인상(10→20%), 지방교부세율 2%포인트 인상(19.24→21.24%), 무상보육·기초연금·무상급식·누리과정 전액 국비 부담 등 추가 반영의 건을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기도 하였다.각 지자체들도 2020년도 예산 편성을 준비하는 이 시점, 은닉 세원 발굴과 강력한 체납세 징수 활동을 통해 세입 확충과 예산 낭비 방지 및 효율적 재정 운용으로 한정된 재원 범위 내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나,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중앙정부가 지방재정분권을 통한 진정한 지방자치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골든타임의 시점에 와 있음을 인식하고 신속한 국정과제 이행은 물론 지자체의 간곡한 목소리를 과감히 수용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2020년도 예산 편성을 맞아 자치단체들의 깊은 고뇌와 그 소임을 다해 나가고자 하는 대구시 공직자들의 헌신과 열정이 뜨겁다.

2019-09-10 11:15:23

김태원 대구시의원

[기고] 어린이 교통안전 지키는 옐로카펫

'옐로카펫'은 보행자, 특히 어린이들의 안전한 보행을 돕기 위해 주민참여를 통해 국제아동인권센터가 개발한 어린이 안전보호구역을 말한다.옐로카펫은 2015년 국제아동인권센터가 지역주민, 전문가들과 함께한 '아동이 안전한 마을 만들기' 사업에서 어린이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횡단보도가 지목되면서 탄생했다.옐로카펫 사업은 노란색 시설물과 표지판을 만들어 부드럽게 개입해 선택을 유도한다는 뜻을 지닌 '넛지 효과'를 활용해 횡단보도 보행자의 안전한 대기공간을 조성한다. 또한 색 대비 효과를 활용해 운전자에게 아이들이 잘 보이게 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예방한다.2015년 어린이 안전을 위한 최초의 옐로카펫이 서울시 성북구 길원초등학교 앞에 설치된 이래로 현재까지 전국 900여 장소에 옐로카펫이 설치돼 어린이의 횡단 중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을 주고 있다.서울시의 경우 2015년 처음으로 18개소를 설치해 사고 감소의 정량적인 효과에 대한 명확한 검증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옐로카펫의 설치 효과를 검증한 바 있으며 올해 현재 37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세계 최초의 어린이 안전보장 시도가 한국에서 처음 도입됐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2017년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옐로카펫 설치 효과에 따르면 91%의 운전자가 운전 중 옐로카펫이 설치된 구간을 지날 때 감속 및 일시정지 후 주행한다고 대답했다.또,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선집중도가 20~40%에서 60~90%로 증가해 시인성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실제로 2016년 20개 서울시 초등학교 앞에 옐로카펫 사업을 실시한 자치구를 중심으로 횡단 중 교통사고 발생률을 보면 최대 40%의 교통사고가 감소했다.옐로카펫의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결과들이 공개되면서 행정안전부 산하 재난연구원은 2018년 6월 '옐로카펫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다.국토교통부도 올해 2월 도시지역 설계 가이드라인에 차량방호 안전시설 중 하나로 옐로카펫, 어린이 횡단보도 대기소를 올렸다. 필자는 어릴 때부터 "차 조심하라"는 부모님 말씀을 들으면서 자랐고 부모가 돼서는 어린 자녀에게 똑같은 말을 하곤 했다.요즘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방 주시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15년 이후로 어린이의 횡단보도 내 사고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2014~2018년 발생한 횡단 중 교통사고 발생건수를 보면 전체 비율이 10%인 데 반해 어린이 횡단 중 교통사고의 비율은 22%로 2배가 넘는다.대구시의 슬로건인 '행복한 시민' 속에는 어린이도 포함된다. 안전한 스쿨존, 통학로 조성은 대구시장의 공약사항이다.대구시는 아직 한 곳에 불과한 옐로카펫 사업을 과감하게 확대 실시하기를 바란다. 옐로카펫은 아동의 교통안전을 위한 작은 축제이기도 하다.어린이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5월 5일을 '옐로카펫 데이'로 정해 옐로카펫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소중한 아이들의 안전도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

2019-09-09 10:28:31

엄석화 한국가스안전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장

[기고]추석 연휴, 가스안전과 함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핵가족화의 진전으로 가족 친지가 한데 모이는 자리가 드물어 가는 상황에서, 오랜만에 가족 친지가 한자리에 모여 따뜻한 정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조금이나마 삶의 위안과 기대를 안겨준다.이처럼 좋은 명절, 그 행복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게 있다. 바로 나와 가족의 행복을 위한 가스 안전 실천이다.최근 5년간 추석 연휴와 앞뒤 각 3일을 포함한 기간에 발생한 가스 사고는 모두 11건으로 13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용자가 직접 LPG 용기를 교체하거나 과대 불판을 사용하는 등 사용자 취급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45.4%(5건)로 가장 많았고, 시설 미비가 27.3%(3건)로 뒤를 이었다.사고는 설마 하는 방심 속에 발생한다. 가스 안전은 바로 나와 우리 가족, 이웃을 위해 실천해야 하는 사회규범이다. 추석 연휴 꼭 지켜야 할 가스 안전 수칙은 어떤 것이 있을까?먼저, 귀향길에 오르기 전에는 가정 내 가스레인지 콕과 중간 밸브, 메인 밸브(LP가스는 용기 밸브)가 잠겨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만큼 연휴기간 중에는 음식 준비 등으로 평소보다 가스 기기 사용이 늘어나므로 미리 가스 시설을 점검하고 사용하는 것이 필수다.연로하신 부모님의 안전을 위해 고향집에 가스안전장치를 설치하고, 낡은 가스용품은 교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가스 타이머콕은 사용자가 임의로 시간을 설정하면 그 시간에 맞춰 가스를 자동으로 차단해 주는 안전장치다.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놓고 외출하거나 잠들어도 과열로 인한 화재 사고를 예방할 수 있어 부모님의 안전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특히 추석에는 많은 음식 장만을 위해 각 가정마다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어느 때보다 많이 써, 안전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작년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인한 사고는 총 24건으로 전체 사고의 16.7%를 차지한다. 우선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불판보다 더 큰 조리기구를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지나치게 큰 조리기구(냄비, 불판)를 사용하면 휴대용 가스 용기에 복사열이 전달되어 내부 압력 상승으로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석쇠에 쿠킹포일을 감아 사용하면 포일이 더 많은 양의 복사열을 휴대용 용기에 전달하기 때문에 위험하다.사용 후 남은 휴대용 용기는 휴대용 가스레인지에서 분리해 화기가 없는 곳에 보관하고, 다 쓴 휴대용 용기는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바람을 등지고 용기를 뒤집어 노즐이 바닥에 닿은 상태로 세워 눌러 잔류 가스를 방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용기에 구멍을 뚫어 분리 배출하면 된다. 잔류 가스를 빼지 않은 상태에서 용기에 구멍을 뚫으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수칙이다.연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혹시 가스 누출이 의심되면 관할 도시가스사나 LPG 판매점 등에 연락해 안전점검을 받은 뒤 사용해야 한다.흔히 우리 주변에서 '이 정도면 되겠지?' '대충대충, 빨리빨리' 등의 말에서도 잘 나타나듯이 철저하지 못한 면과 조급성은 안전관리 관점에서 볼 때 가장 큰 문제다. 이런 습관들은 안전관리의 최대 적으로 볼 수 있다.안전에는 왕도가 없다. 생활 속 작은 실천이 큰 재난을 막는 가장 쉽고도 확실한 방법이다. 가스 안전 실천과 함께 가스 사고 없는 즐겁고 풍요로운 추석 명절을 보내시길 기대한다.

2019-09-08 14:45:43

김석 대한전문건설협회 대구시회 회장

[기고]추락재해, 이제는 마침표를!

5G 시대를 사는 21세기 대한민국에 참 믿기지 않는 실상이 하나 있다.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 971명 가운데 절반인 485명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였으며, 이 가운데 추락사고 사망자가 60%인 290명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이 아닐 수 없다.문제는 추락재해가 작업환경에 대한 관심과 주의, 그리고 작은 노력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한 매우 원시적 인재(人災)라는 점이다. 추락재해 발생위험 상황은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현장에 만연한 안전불감증과 설마 괜찮겠지 하는 안이한 태도가 죽음을 부르는 화근이 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실상이 아닐 수 없다.작업현장의 추락재해 예방방법은 상식적일 만큼 아주 단순하다. 특수한 기술이나 장비가 필요한 일이 아니다. 작업자는 안전모, 안전대를 반드시 착용하고 현장에는 작업발판, 안전난간, 안전망, 개구부 덮개를 철저히 설치하면 추락사고는 발생하지 않는다.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 작업발판이 설치되어 있는지, 작업발판이나 개구부 덮개를 설치한 경우 충분한 강도를 가진 재료로 튼튼하게 설치되어 있는지, 작업발판과 통로의 끝 그리고 개구부의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 안전난간이 설치되어 있는지를 살펴보고, 만일 미흡하다면 필요한 발판과 난간을 설치하면 된다.철골 등 고소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작업자의 주요 이동통로에 안전대 부착 설비를 설치하고 혹시 모를 추락 방지를 위해 안전망을 설치하면 된다. 안전대 부착 설비를 설치한 경우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안전대와 부착 설비가 처지거나 풀림 없이 제대로 고정되어 있는지 점검해야 하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안전난간 설치와 안전대 사용이 곤란한 추락 위험 장소에는 안전망이 설치되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 밖에 선라이트 등 강도가 약한 지붕 위의 작업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을 경우 발판 혹은 안전망을 설치하고, 작업자는 안전모와 안전대 등 개인보호구를 올바르게 착용했는지 스스로 체크하면 된다.정부는 추락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난 4월 '추락사고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공공공사는 안전성이 검증된 일체형 작업발판(시스템비계) 사용을 의무화하고, 민간공사는 일체형 작업발판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설치비 등 금융지원사업(국토교통부)과 국고지원사업(고용노동부)을 5월부터 시작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현장의 시공사, 감리사, 발주청 등 사망사고 다발 건설주체 명단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지난해 22개 현장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불시점검을 올해는 200개 이상 현장으로 확대하기도 했다.특히 7월부터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고는 국토부로 반드시 신고하고 공공공사 발주청은 공사 착공 전에 감리 배치계획 등을 포함한 건설사업관리계획을 수립하도록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7월 1일 시행에 들어갔다. 우리 협회도 정부 추락사고 방지대책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추락사고 예방대책 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협회는 '소규모 건설공사 안전관리 가이드 라인' 리플릿을 제작해 전문건설 회원사와 현장에 배포하는 한편 현장방문 홍보를 펼치고 회원사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폭넓은 교육활동을 전개하는 등 추락재해 예방을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는 추락재해라는 원시적 인재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건설업체와 근로자, 그리고 발주기관 등 건설주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2019-09-05 11:14:34

김성조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사장

[기고]가 봤나! 대구경북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ce·지혜로운 인간)만큼 알려져 있지 않지만 호모루덴스(Homo ludence·놀이하는 인간)가 문화관광 분야에선 훨씬 더 가깝게 다가온다.호모루덴스의 저자 요한 호이징하이(Johan Huizingga)는 "놀이는 문화의 한 요소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놀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친구들이 우리 집 대문 앞에서 "◯◯야 놀자"라고 부르면 먹던 밥 숫가락도 내던지고 뛰쳐나가던 때를 생각해 보면 놀이와 인간은 뗄 수 없는 관계다.수많은 놀이 중에서 관광·여행은 쉬우면서도 매력적이다.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걸어 다니는 독서다"라는 말이나 "인생이 한 권의 책이라면 여행을 하지 않은 자는 첫 장을 넘기지 않은 것과 같다"는 이탈리아 속담이 잘 말해주고 있다.최근 소득의 증대, 교통의 발달, 가치관의 변화, 풍부한 정보 등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요즘 신세대들은 내 집 마련, 내 차 구입만큼이나 나만의 여행을 선호하는 것만 봐도 관광이 대세인 듯하다.이러한 때에 경상북도가 '민선 7기 출범'과 더불어 문화관광 산업을 주요 관심 분야로 선택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경북이 가진 백두대간, 강·바다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타 시도와 견줄 수 없는 다양하고 빼어난 문화유산을 고려할 때 필연의 선택인 듯하다.요즈음 관광의 또 다른 트렌드는 광장(廣場)이다. 뉴욕 센트럴파크, 파리 콩코드광장, 런던 트라팔가광장, 북경 천안문광장 등 세계 관광의 중심에는 어김없이 광장이 자리한다. 이 광장에는 늘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넘쳐난다.우리 경북에는 오직 우리만이 지니고 있는 수많은 전통적인 문화광장(文化廣場)이 있다. ▷수천 년간 치열한 구도(求道)의 광장인 불국사, 부석사, 봉정사 ▷선비들의 학문 연구와 사교의 광장인 소수'도산'옥산'병산서원 ▷양반과 평민이 함께 어우러져 살았던 삶의 광장인 양동'하회마을 등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빼어난 광장들이 경북에 자리한다. 앞으로 이들이 경북 관광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2020년은 대구경북 관광의 해이다. 대구경북 관광 산업의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대구경북은 인적, 물적 교류를 통해 상생의 힘을 보태고 있다.경북문화관광공사는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이웃 나라를 대상으로 해외 홍보 사무소 개소, 스포츠, 문화 등 특수목적관광객(SIT)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한 개별관광객(FIT) 맞춤형 상품 개발, 생활 패턴 변화에 맞춘 수용 태세 개선 사업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각 시군마다 다양하고 독특한 축제가 있으나 홍보 부족 등으로 그 지방만의 축제로 전락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축제에 상호 교환 방문하여 활성화시키는 축제 품앗이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특히 이러한 대구경북 관광 활성화 여건을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 '내 고장 바로알기 운동'은 경북문화관광공사가 범도민적으로 펼치는 대표적인 사업이다.'내 고장 바로알기 운동'은 대구경북 시도민이 해외나 타 시도를 방문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내 고장을 먼저 둘러보자는 것이다.우리 지역을 관광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 대구경북 구석구석을 잘 알게 되고, 우수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에 대해 자긍심을 느끼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그리하여 500만 시도민이 우리 지역의 자발적 홍보맨이 될 때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사시사철 관광객이 넘쳐나는 대구경북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내 고장 우선 관광'을 다시 한 번 강조해 본다. 가 봤나 경북! 가 보자 경북!

2019-09-04 11:22:47

여상도 경북대 교수

[기고] 교수인 것이 부끄럽습니다

며칠 전 나는 대형 TV가 설치된 시내의 한 광장에서 지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대학교수인 어느 장관 후보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서로 쑥덕거렸다. 나도 그것을 보고 있었기에 기다리던 지인이 멀리서 다가오는데도 미처 알아보지 못했다. 그 지인은 날 향해 '교수님'이라고 크게 불렀고, 주변 사람들은 동시에 고개를 돌려 모두 나를 쳐다봤다. 그 순간 나는 웬일인지 교수라고 불리는 나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고개를 숙여버렸다.나는 일평생 스스로 떳떳하게 생각하던 교수라는 내 직업이 이렇게 힘없이 느껴질 때가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교수의 논문이 고교생의 대입 준비물로 전락하고, 교수의 연구실이 어린 학생의 현장실습장으로 둔갑해 버리는 모습을 이 땅의 교수들은 지금 어떤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영어로 교수는 professor이며 논문은 thesis이다. 즉 교수는 고백하는 사람, 논문은 가설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교수가 수행하는 연구의 결과물은 새로운 사항들이 많기 때문에 감히 완벽한 사실이라고 주장하기 보다는 이럴 것이라고 사료된다는 식으로 타인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이런 출판물을 가설, 즉 논문이라 부른다. 이러한 교수의 논문은 시간이 가면서 대중에게 회자되고 검증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그 가설이 진실로 되기도 하고 가설로만 남기도 한다. 교수의 논문에는 진실, 시행착오, 오류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시행착오와 오류가 무엇인지는 그 논문을 쓴 교수는 이미 짐작하고 있을 수도 있다.그러므로 교수는 늘 부끄러움을 한 몸에 지니고 사는 사람들이다. 교수는 행여나 자기가 고백한 것들이 오류로 판명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짊어지고 산다. 교수가 발표하는 논문은 자신의 피부에 새겨진 아물지 않은 상처와 같고, 행여나 이 상처를 누군가 건드리기도 한다면 아픈 곳을 때리는 일이 되기 때문에 사람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교수가 논문의 표절, 부정 등의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면, 그 사람이 겪는 상실감은 그 누구보다 커진다.하지만 이러한 교수의 논문이 사회적 애물로 전락해 버렸다. 저자의 자격은 고사하고라도, 대학에서 생산되는 논문이라는 것의 기능과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혼돈마저 온다.지금 TV에 나오는 한 사람의 장관 후보자를 가장 원망하는 사람은 수험생과 그 부모들일 것이다. 또한 그에 못지않게 분노하는 사람은 자신의 연구결과를 논문을 통해 어렵게 발표한 다음, 그 논문에 대해 숙고하고 검증을 거듭하는 교수들일 것이다. 교수에게 권력이 주어지면 그 순간 교수로서의 기능은 종료된다. 지적 부끄러움을 안고 살아야 하는 교수에게 권력이 주어지면, 그 부끄러움은 당연히 만용으로 돌변하게 된다.어느 일간지에서 '교수 카르텔'이라는 말도 했다. 대학입시에 목을 매는 우리나라에서 대학을 이끌어가는 교수들마저 지탄의 대상이 된다면 이 사회가 도대체 어떻게 될 것인가. 정말이지 참담한 심정이다. 지적 부끄러움과 세속적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껴야 하는 요즘의 교수들은 약간의 우울한 감정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여상도 경북대 교수(화학공학과)

2019-09-03 02:30:00

김호진 경상북도 일자리경제산업실장

[기고] 일본 수출규제의 도전과 기회

일본 수출규제 상황에 국가경제는 물론 지역경제의 어려움도 더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민선 7기 새로운 도정이 출발한 이후 어려울 때마다 역사의 중심에 섰던 경북의 자존과 정체성을 되살려 경제의 활력과 희망을 되찾는 것이 무엇보다 지역의 우선 과제이자 국가적인 사명이 되고 있다.새벽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발로 뛰며 국비예산을 확보하고 강소형 연구개발특구와 규제자유특구 선정, 구미형 일자리 모델 투자 유치, 5G 국가 테스트베드와 홀로그램 사업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등으로 포항, 구미를 중심으로 경북 경제의 양 엔진이 다시 힘차게 가동되려고 하는 중요한 전환점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과제이자 큰 도전이 되고 있다.경상북도의 경우 2018년 기준 대일본 수입액은 22억달러 정도로 지역 총수입 152억달러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순위로는 중국, 호주에 이어 제3위의 수입국이다.무엇보다 수입업체의 현황도 전체 1천601개 기업으로 구미시가 392개사로 가장 많고 포항 263개사, 경산 210개사에 이어서 칠곡, 경주 등에 집중돼 있다.품목별로는 기계류, 철강금속, 화학공업 제품, 전기전자부품 등 주요 품목이 전체 대일본 수입의 90% 이상에 달한다. 특히 7월 이후 수출규제 중인 전자전기 및 반도체보다 기계부품류 수입이 가장 많은 9억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41%를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 부품소재 분야로 규제가 확대될 경우의 영향과 피해에 대해 더욱 긴밀히 대응하고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현실적인 사정상 개별적인 기업 정보를 공유, 파악하는 데 어려움과 한계도 있지만 다행히도 아직 우리 지역 기업들의 구체적인 피해 사례는 접수, 파악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앞으로 발생할 수 있을 이들 기업의 피해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거나 사후적으로 확인, 지원하는 대응 체계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도정의 행정력을 집중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지난 7월 초 일본이 3개 반도체 품목 수출규제 발표 직후 구미에서 현장대책회의를 바로 개최했으며 이후 전우헌 경제부지사를 반장으로 수출입 유관기관 전체와 협력해 상황대응팀, 정책대응팀, 기업지원팀으로 구성된 종합대응반 체제를 계속 유지, 운영하고 있다.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결정 당일에는 이철우 도지사가 휴가까지 취소하고 복귀해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상황 점검과 피해 기업 확인과 지원 대책, 추경예산 편성 등을 직접 꼼꼼하게 챙기고 지시했다.경북도는 위기와 도전 앞에서 항상 당당히 맨 앞에 서 왔다. 우리는 이미 일본 수출규제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응 전략과 병행해 전자, 철강, 자동차와 기계부품 등 지역 주력산업들을 공격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세부 전략을 함께 보완하고 있다. 정부의 기술개발과 국산화, 자립화 정책 대응에도 신속히 맞춰 부품소재 분야 전략사업들을 선도적으로 정부사업화하기 위해 10여 건의 예타사업 대상 대규모 전략사업과 70여 건의 개별사업을 정비, 발굴해 정부와 적극 협의, 건의하고 있다.비상한 각오와 최선의 노력으로 이러한 대응과 준비를 하면서 현재의 힘든 경제 상황과 앞으로의 더 큰 도전과 어려움을 절대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하지만 그렇다고 두려워하거나 머뭇거릴 생각도 결단코 없다. 경북도는 새로운 위기와 도전을 맞아 다시 한 번 가장 앞에서 더욱 밝은 불꽃으로 길을 밝힐 것이다.

2019-09-01 15:33:25

김광묵 대구시 산단진흥과장

[기고]성서산업단지가 나아가야 할 길

대구 성서산업단지(이하 성서산단)는 1988년 1차 단지 준공 이후 지역경제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2017년 기준 성서산단의 총생산액은 16조4천375억원으로 대구 산단 입주기업 전체의 총생산액 28조1천645억원의 58%를 차지했다.전체 면적 1천267만㎡로 국내 최대 규모의 일반산단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혁신성장의 원천인 제조업을 집적화해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그러나 올 3월 말 기준 성서산단의 가동률은 69.53%로 전 분기 대비 0.7%포인트(p) 하락했다. 6월에는 0.06%p 더 하락해 69.47%에 머물렀다. 성서산단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고, 지역경제 상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인 만큼 파장이 크다.반면 테크노폴리스나 대구국가산단 등 대구시가 최근 조성한 신규 산단의 경우 가동률이 77.7% 등으로 상대적으로 높고, 생산과 고용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정부는 4차 산업혁명과 환경규제 강화, 무역질서 재편,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등 대내외 경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주력산업의 활력이 떨어지고 신산업 창출이 지연되는 등 한계에 달했다고 우려한다.조성된 지 30년 이상이 지난 성서산단도 생산설비 노후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 도로·주차장 등 기반시설 부족, 열악한 근로환경 등으로 점차 청년들의 외면을 받는 상황이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구시는 산단 재생, 혁신 및 구조고도화 사업 등을 통해 인프라를 개선하고 창업공간 제공 및 근로환경 개선 등에 많은 노력을 해왔다.성서 1·2차 산단의 경우 올 연말까지 재생시행계획 수립과 설계를 끝내고 편입부지 보상 및 기반시설 공사에 착수, 2022년 말까지 493억원을 투입해 재생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지식산업센터 및 복합시설을 민간자력으로 개발하는 구조고도화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휴·폐업 공장을 개보수해 창업 기업 등에게 저렴하게 임대하고, 일부 공간은 산단에 활력을 불어넣을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더불어 대구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스마트 선도 산단 조성사업에 참여하고자 노력 중이다. 지난 5월부터 대구테크노파크와 공동으로 성서산단 스마트 선도 산단 조성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스마트 선도 산단은 기존 노후 산단을 '제조혁신' '근로자 친화공간' '미래형 산단'으로 바꾸는 게 목표다. 데이터와 자원의 연결, 공유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환경적으로도 주변 지역과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미래형 산단으로 만드는 것이다.현재 시행 중인 노후 산단 재생사업과 구조고도화사업의 토대 위에 스마트 선도 산단 조성사업이 추가된다면 노후 산단이 신산업 창출과 제조업 혁신의 전진기지로 대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스마트 선도 산단은 기존 산단을 스마트·친환경·융복합 혁신 테스트베드로 조성, 기업과 관련 지원시설이 집적된 제조혁신 클러스터로 조성된다. 이를 통해 창업과 혁신역량, 편의·복지시설 부족 등으로 외면받던 노후 산단을 청년이 다시 찾는 희망 산단으로 바꾸게 된다.대구에는 조성된 지 20년이 넘어 성숙 단계에 접어든 국가산단이 없다. 대구 국가산단은 1단계 구역 592만㎡가 2016년에야 준공됐을 정도로 신생 산단에 속한다.따라서 일반산단이지만 규모나 경제적 역할 면에서 국가산단에 버금가는 성서산단에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각종 정부 시책들이 우선 적용될 필요가 있다.

2019-08-29 10:27:13

박진웅 주칭다오 총영사

[기고]유학으로 한·산둥성 교류 증진 이끌자

역사적으로 19세기 중엽 이래 서양 문물이 유입되던 창구가 광둥이었다면, 한국과의 교류는 전통적으로 산둥이었다. 산둥 지역은 공자와 맹자의 고향이자, 유학의 발상지로 유학이 문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어 산둥성을 문화대성이라 부르고 있다.한·산둥성 간 교류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시황제의 명을 받은 서복이 3천여 명의 아이와 성인 남녀를 데리고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산둥반도를 출발, 제주도로 향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통일신라시대에는 산둥반도에 신라방이 형성될 정도로 교류가 매우 활발했다. 당시 신라 장수 장보고는 신라방에 신라 사찰인 적산법화원을 설립하였으며, 현재 산둥성 웨이하이시에 소재하고 있다.원(元), 명(明) 시기에는 한국과 중국이 서로 자주 왕래하였으며, 정몽주는 여섯 차례 명나라로 가는 길에 세 차례나 산둥반도를 통해 명나라 수도 난징을 방문하였다.근대에는 산둥성에서 시작된 의화단 운동으로 산둥성 일대가 전란에 휘말리게 되자, 산둥성 주민들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으로 대거 이주를 하였으며, 인천으로 유입된 중국인들이 한국 거주 화교의 시초가 되었다. 한국 화교의 70% 이상이 산둥성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립운동 시기에는 안창호 선생이 중심이 된 신민회와 독립지사들이 산둥성 칭다오에 모여 칭다오회의를 개최하였고, 광복 후 한인들의 무사 귀국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화북구한교선무단칭다오분단을 설치, 운영하였다.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부터 1992년 수교 이전까지 양국 교류는 중단되거나 단절되었다. 하지만, 수교 이전인 1989년 중국 최초로 칭다오에 토프톤전자가 진출하였으며, 1990년부터는 웨이하이-인천 간 골든브릿지호가 운항을 시작하였다. 수교 이후 우리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지역도 산둥성으로, 2006년에는 1만여 개가 진출하고, 재외국민도 10만여 명까지 늘어나 전성기를 이루었다.최근에는 중국이 제조업에서 신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우리 기업이 동남아 등지로 이전하여 현재 기업은 4천여 개, 재외국민은 6만여 명으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6년 사드 문제는 한·산둥성 교류를 더욱 위축되게 하였다. 반면, 한중 관계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한·산둥성 교류를 지속적으로 이어온 것은 유학을 통한 교류이다.한중 수교 이후, 2008년 양국 관계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었으며, 2013년 양국 정상은 동 관계의 내실화를 위해 인문 교류 강화에 합의하였다. 한·산둥성은 인문 교류 강화를 위해 2014년부터 매년 한중유학교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2018년 5회까지는 산둥성에서 개최되었으나, 금년 6회 대회는 한국 유학의 성지로 일컬어지는 안동에서 11월 중 개최 예정이다. 안동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9개 서원 중 2개 서원이 있는 문화도시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여 1회 서원포럼도 개최할 예정이다. 2016년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악화되어 한·산둥성 교류가 중단되거나 위축되었을 때에도 유학 교류는 지속되었다. 그만큼 한·산둥성은 유학에 뿌리를 둔 유대 관계는 매우 깊다고 볼 수 있다.앞으로 한·산둥성 교류가 유학을 매개로 한 지방정부 간 청소년,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로 확대해 나간다면, 향후 양국 관계에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한·산둥성 교류는 변함없이 지속적으로 이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2019-08-28 11:24:06

박형룡 더불어민주당 달성군 지역 위원장

[기고]대구의 균형 발전과 신청사

균형의 중요성은 달리 말할 필요가 없다. 균형이 깨질 경우 건강은 물론 사회도 자연도 모두 탈이 나기 때문이다. 균형이 깨지면 발전은 더디고 도약은 꿈꾸기도 어렵다. 2004년 참여정부 당시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하고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한 것도 결국은 균형을 위함이었다. 삼권분립도 결국은 균형이다. 2016년 겨울, 우리 국민은 권력 균형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수도권 중심의 일극화, 대중소기업의 양극화, 빈익빈 부익부, 지역 간 불균등 발전 등 여전히 많은 불균형이 존재하기에 균형의 가치는 현재진행형이다. 대구의 내실 있는 발전, 균형이라는 가치를 중심에 둘 때 가능하다. 대구시 신청사 위치 역시 철저히 균형이라는 가치를 중심에 두고 판단해야 한다.균형은 단순한 공간적, 산술적 균형을 의미하지 않는다. 질적 균형, 역사적 균형, 산업 경제적 균형, 사회·심리적 균형 등 다양한 측면을 포함한다. 올바른 균형점을 찾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를 통시적으로 살펴봐야 하고, 다양한 측면을 종합해서 봐야 하고, 융합적으로 깊이 있게 들여다봐야 한다.지금 대구의 거의 모든 지역은 1910년대 달성군에 포함되어 있었다. 현재도 달성군은 대구 면적의 48%를 차지한다. 달성군은 대구산업경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달성군이 대구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방 달성군은 옛날이야기다. 과거와 현재를 통시적으로 보았을 때 달성군은 꿈틀대며 균형점에 자리매김하고 있다.평균연령 39.5세로 대구에서 가장 젊은 곳이 달성군이다. 달성군이 비록 지리적으로 대구의 한 둘레를 차지하고 있지만 연령적으로는 가장 젊고 역동적이다. 외곽으로 치부할 곳이 아니다. 지리적, 생물학적 특성을 종합해서 바라볼 때 동적 균형점에 위치한다 하지 않을 수 없다.달성군에는 국가산단을 포함해 8개의 산업단지가 있다. 2017년 말 기준 4천여 개의 제조 업체가 있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첨단 물산업 클러스터가 있다. 또한 신물질과학, 정보통신융합, 로봇공학 등 융복합을 연구하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있다. 달성군은 전통 산업과 4차 산업이 공존하며 산업 균형점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이런 곳이 어디 있는가?이 뿐만 아니다. 달성군 신청사 부지 비용 중 대구시가 부담할 비용은 0원이다. 다른 지역에 위치할 경우 소요되는 2천억~3천억원의 토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달성군은 토지 비용 0원이라는 균형점에 딱 서 있다.마지막으로 심리적 균형이다. 대구의 다른 어느 지역보다 달성군민은 강한 열망으로 신청사 유치를 위해 애쓰고 있다. 이것을 단순 지역이기주의로 본다면 그것은 대단한 착각이다. 옛날과 달리 날로 성장하고 있는 달성군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이다. 편견을 버리면 화원이 다시 보일 것이라는 강한 확신의 발로이다. 이러한 강한 자부심과 확신이 그 균형점을 달성군으로 강력하게 견인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과거와 달리 높아진 달성군의 위상에 걸맞은 합당한 대우 또한 필요하다. 그게 공정이다. 신천과 금호강을 중심으로 발달되어 온 대구, 이제 낙동강을 중심으로 새롭게 뻗어가야 한다. 균형 발전, 대구 백년대계의 중심 가치여야 한다. 균형점인 달성, 화원에서 새롭게 시작하자.

2019-08-26 11:15:18

전충진 경북도 독도홍보사무관

[기고] 그러면 독도는 없는가?

2019년 8월 15일. 밖에 내건 태극기가 태풍의 영향으로 비에 젖어 후줄근했다. 최근 논란의 중심인 '반일 종족주의' 책 띠지를 뗐다. 대표저자 이영훈 교수의 책머리 글도 읽지 않고 목차를 보고 곧바로 151쪽 '13. 독도, 반일 민족주의의 최고 상징'을 펼쳤다.집필자 이 교수는 독도 주장을 부정하는 것에 대해 '참된 지식인으로서,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학문의 자유를 믿고 소신 발언'을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이 교수는 첫 주제에서 '삼국사기'의 우산국과 울릉도를 거론하면서, 사기의 '우산'은 나라 이름일 뿐 그 안에 독도가 포함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맞는 말이다. 다만 지금 학계에서는 이것이 우리의 독도에 대한 첫 인식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다음으로 '세종실록지리지' 우산과 무릉을 거론하고 있다. '15세기까지 한 개의 섬'이라는 주제까지 이어지는 글에서, 조선은 줄곧 울릉도와 독도를 한 개의 섬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이 교수는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산과 무릉 두 섬은 서로 멀지 않아 날씨가 좋으면 바라볼 수 있다"는 기록은 그의 주장대로 '상상의 산물'이란 말인가. 이후 사료에는 '더러는 두 섬은 하나의 섬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는 기술도 있다. 일본인들 주장대로 우리 조선실록은 소설이고, 그 사관(史官)들은 소설가인가.이후 이 교수의 계속되는 주제들은 '독도'는 모두 환상일 뿐이라며, 울릉도와 독도가 뒤바뀌거나, 독도가 없는 고지도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 학계에서도 조선 중기 독도에 대한 인식에 혼란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당시 일본은 울릉도를 '다케시마'(竹島)로 불렀다. 한국과 일본 다수의 학자들은 당시 지리적 인식이 오늘날과 다름을 인정한다. 고지도가 국경의 결정적 증거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이 교수는 1900년 대한제국 칙령41호의 '석도'를 독도라고 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주장한다. 당시 독도는 돌섬이 아닌 바위섬이라고 하면서 칙령의 석도는 관음도라고 못 박고 있다. 돌섬의 전라도 사람들 사투리 '독섬'을 한자식으로 표기한 독도는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옛날 사람들은 관음도를 '깎새섬'으로 불렀다. 백번 양보하더라도, 수목이 우거진 관음도를 왜 굳이 석도라고 불러야 했을까. 또 1800년대 거문도 등 전라도 사람들이 독도에 가서 강치를 잡아 부산의 일본 상인한테 팔았던 것은 어떻게 말할 것인가.우선 급한 대로 몇 가지를 일별해 봤다. 이 교수는 이케우치 사토시(池內敏)를 비롯한 독도를 부정하는 일본인들의 주장을 많은 부분 옮기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일본은 1877년 태정관지령에서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과 관계없다'고 했을까? 일본은 메이지유신 후 전국에 대한 지적조사를 했다. 이때 시마네현이 울릉도와 독도에 대해 지적조사 여부를 문의하자 당시 최고 권력기관이었던 태정관은 일본 땅이 아니라면서 지적조사를 못 하도록 했다. 도대체 이건 어찌 된 것인가?나는 학자가 아니다. 앞으로 독도학자들이 이 교수가 능히 수긍할 만한 답변을 내놓을 필요가 있겠다.'반일 종족주의' 책장을 덮은 나는 후줄근하다 못해 참담했다. 책의 다른 내용은 상당 부분 공감이 가지만, 독도는 책의 주제에 함몰되어 억지가 되어 버렸다. 이영훈 교수의 표현대로라면, 우리 국민은 독도를 '가장 신성한 토템'으로 숭배하는 박수무당 패거리에 불과한가.

2019-08-25 14:54:34

김정욱 대구경북중소기업회장

[기고]소기업·소상공인의 특별한 우산, 노란우산공제

천둥 번개를 동반한 기습 폭우가 잦은 요즘 같은 날씨에 "우산이 없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가끔은 우산 없이 나갔다가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소나기에 홀딱 젖어본 낭패도 경험해서인지 필자에게 우산은 비가 올 때는 비를 막아주고, 비가 오지 않을 때는 비 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마음의 편안함을 주는 고맙고도 소중한 물건이다.여기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특별한 우산이 하나 있다. 소기업·소상공인이 폐업, 노령, 사망 등 생계 위험으로부터 생활 안정을 기하고 사업 재기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는 '노란우산공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노란우산공제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공적 공제제도다. 압류, 양도, 담보 제공이 금지되어 있고 가입자에게는 연간 최대 5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연 복리 이자 적립으로 목돈을 마련할 수 있으며 무료 상해보험 가입, 건강검진, 하계휴가 지원 등 소기업·소상공인에게 필요한 부가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제도의 우수성 덕분인지 노란우산공제에는 2007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161만여 명이 가입했다. 이는 100만 가입자 달성에 적어도 19년은 걸릴 것이라는 전문 연구기관의 예측치를 훨씬 상회하는 결과이며, 제도 도입 이후 28만 명이 넘는 가입자에게 공제금도 제공하며 명실상부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대표 사회안전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최근에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노란우산공제 가입을 지원해주고 있다. 2016년 서울시를 시작으로 20개의 지자체가 '노란우산공제 희망장려금'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당장의 부담으로 가입을 주저하는 소기업·소상공인들에게 지자체가 직접 월 1만~5만원을 최대 30개월 지원하며 노란우산공제 가입을 유도하는 제도이다. 필자가 속해 있는 대구광역시도 올해부터 추경을 통해 5억6천만원의 희망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시행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예정된 자금이 조기 소진될 만큼 지역 내 소기업·소상공인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하지만 사회안전망 확충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노란우산공제 가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타 지자체와는 달리, 경상북도는 전국 17개 특별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희망장려금을 시행하지 않고 있어 관내 소기업·소상공인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경상북도에는 9개 도 중 경기도, 경상남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20만2천 명의 소기업소상공인이 존재한다. 그러나 노란우산공제 가입률은 30.6%로 17개 특별광역시·도 가운데 뒤에서 두 번째로 낮다. 희망장려금 제도가 시행되면 노란우산공제 가입이 활성화될 수 있는 만큼 경상북도에서도 하루빨리 희망장려금 제도가 시행될 필요가 있다.올해도 어김없이 장마철이 찾아왔다.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불확실한 대외 환경과 장기화된 내수 부진에 더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까지 우리 소기업소상공인들이 놓여 있는 환경도 먹구름이 가득 껴 있는 상태다.궂은 날씨 속 비를 막아주는 우산처럼, 필자는 노란우산공제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경영 환경 속에서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소기업·소상공인들을 위한 필수품이라고 생각한다.아무쪼록 더 많은 소기업·소상공인들이 노란우산공제 가입을 통해 폐업이라는 비를 막고 준비되지 않은 위험으로부터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2019-08-21 11:15:04

한만수 대구시 시정연구관

[기고]문화도시 대구에서의 여름 나기

대구의 힘은 문화예술이다. 무더운 여름철인 지금 대구에는 다양한 장르의 전시가 시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또한 국제오페라축제와 연극, 인문학 특강도 채비를 하고 있다.지난해 '간송미술관, 조선회화 명품전'과 '김환기전'을 기획해 여름 전시로는 전국 최대 규모의 관람객을 모았던 대구미술관에는 한국 화단의 전설인 박생광 화백의 회고전과 우리나라 팝아트의 아이콘들을 모은 '팝/콘' 전시회, 대구가 낳은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인 '박종규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미술 작품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도와 습도를 최상으로 맞추어 놓은 이곳에서 최고의 작품들을 만나 느끼고 소통하는 기회를 갖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먼저 박생광(1906~1985) 회고전에서는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드로잉 작품 100여 점을 주제별, 시대별로 정리했다. 우리는 박생광을 무속의 작가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필자가 전시회를 보고 놀랐던 것은 우리 한국화가 여백과 무채색의 그림이라고 생각했는데, 총천연색을 썼다는 점에서다. 더군다나 작품 활동을 한 연대로 보면 20세기 모더니즘의 영향을 물씬 받았을 텐데도 우리나라의 독특한 미감과 형식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웠다. 전시 기획자로부터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프랑스 미술협회에서 '한국회화특별전'을 그랑 팔레에 유치하려고 우리나라에 왔던 세계적인 미술비평가 아르노 도트리브는 박생광의 그림을 보자마자 놀라워하며 한국의 피카소라고 격찬하였다고 한다. 또한 세계적 거장 마르크 샤갈과의 2인전을 준비하다가 샤갈이 죽으면서 무산되었다고 한다. 그때 전시가 이루어졌더라면 박생광은 샤갈급으로 유명해졌을 텐데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크다.'팝/콘'전에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팝아트 작가 14명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팝아트는1950년대 중반 영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발생해 1960년대 미국에서 크게 꽃피웠으며, 영국, 프랑스, 독일은 물론 일본, 중국 등 전 세계로 퍼졌다. 우리나라에서도 1967년 정강자 작가가 '키스미'를 선보이고, 김영자 작가가 '성냥Ⅲ'를 '청년작가연립회'에 출품하면서 싹트기 시작하여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꽃피웠다. 이번 전시회 중 필자는 유의정이라는 젊은 작가 작품에 눈이 갔다. 갖가지 도자기 형태에 상업 광고 브랜드 이미지를 전사해 놓았다. 고고한 도자기 세계에 상업 광고를 입혀 서로 모순된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이 작가는 서구 미술계에서도 인정받아 내후년에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라는 전시 기획자의 말에 괜히 기분이 좋았다.박종규 작가는 홍콩 바젤아트페어, 미국 아모리쇼 등 국제 전시회에 참여해 호평을 받은 미디어 아티스트이다. 이번에 '순항'이라는 작품 시리즈를 선보이는데, 거울을 이용한 우주를 연상시키는 대형 영상 룸은 압도적이다. 그의 대형 회화 시리즈도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세상을 질서와 혼돈으로 나누어 파악하는데, 미술이라는 영역에서는 혼돈마저 가치가 있을 수 있다는 작가의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한여름날, 아이들과 온 가족이 함께 작품을 관람하고 교감하는 모습은 우리 대구가 문화도시임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다양한 문화시설에서 우리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시회와 공연 등을 다채롭게 기획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한발 더 나아가 영국왕립미술아카데미가 주최하는 '여름 전시'(Summer Exhibition)라는 연례전과 2년마다 개최하는 '베니스 비엔날레'처럼 여름의 특수를 누리는 세계적인 전시회도 꿈꿔 본다.

2019-08-19 11:19:31

유성동 문화기획가

[기고]대구시립중앙도서관 개관100주년을 기념하며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은 동네 작은 도서관이었다." 빌 게이츠가 한 말이다. 이 외에도 위인들의 도서관 예찬은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도서관은 공동체 구성원의 지적 사유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이고 다양한 지식과 정보가 자유롭게 공유되는 공간이며 더 나아가 민주적인 삶을 교육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찍이 미국도서관협회(ALA)에서는 도서관권리선언(1939)을 통해 도서관을 정보와 사상이 자유롭게 유통되는 광장(FOUM)에 비유하고 있다.차치하고 우리에게는 책 한 권 손에 쥐기가 쉽지 않고 온전히 책 한 쪽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조차 갖지 못한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대구시립중앙도서관은 시민들을 품고 시민들은 책을 품어 온 보석 같은 공간이다. 부모에게서 자식으로 그 자식에게서 자식으로 그렇게 대를 이어 현재진행형으로 쓰여지고 있는 살아 숨 쉬는 역사다. 그런 중앙도서관(이하 중도: 중앙도서관의 애칭)이 개관 100주년을 맞는다.중도는 그 역사성과 상징성 그리고 장소성의 측면에서 이미 그 자체가 근현대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필자는 중도가 1974년 구 법원 청사에 있을 때부터 그 기억을 오롯이 가지고 있다. 공부방이 없고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당시 중도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주었다. 구 법원의 건축 양식은 어린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넓고 조경이 잘된 마당과 정원은 더없는 놀이터가 되기도 했다. 부족한 자리를 얻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길게 줄 서서 기다려야 했고 구내식당에서 값싼 우동으로 허기를 달래던 기억이 선명하다.중도는 긴 세월 동안 수동, 동인동, 포정동, 삼덕동, 공평동으로 몇 번의 이전에도 중구 인근을 벗어난 적이 없으며 1985년에 신축, 현재에 이르고 있다. 청사는 바뀌었어도 이처럼 편리한 교통, 뛰어난 접근성, 동성로 등 번화가를 끼고 있는 주변 환경으로 각 구별로 도서관이 생긴 이후에도 절대다수의 대구 시민이 애용하고 있는 것은 그 전통과 역사성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그런 이유로 중도의 개관 100주년은 온 시민이 함께 축하해야 마땅한 일이다. 도서관 관계자들이 이런저런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치르느라 분주했다. 대구시나 교육청 차원에서 관심과 지원이 더욱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부족한 예산과 여건 속에서도 도서관 업무는 물론 이번 행사까지 준비하고 치러내느라 동분서주한 직원분들께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100년 중도는 시민의 손길과 발길이 닿고 닿은 서민들의 애환이 녹아든 역사다. 신분 소득 지위에 관계없이 시민들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식 문화 쉼터이며 재충전소이다. 지금도 일반인은 물론 취업 준비, 퇴직 후 재취업 준비 등 저마다의 소망과 꿈을 낡은 열람실에서 키워가고 있다.한 세기를 지나 새로운 한 세기로 나아가는 중도에 우리 모두 좀 더 적극적인 관심과 애정을 쏟을 필요가 있다. 특히 예정되어 있는 도서관 리뉴얼 공사에 큰 기대를 걸어본다. 국채보상운동 기념 아카이브 사업과 연계하여 논란이 있었고 아직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때문이기도 하고, 지금까지가 지식을 나눈 100년이라면 앞으로의 100년은 지식을 만들어 낼 100년이기 때문이다.

2019-08-18 15:52:24

정해모 대구 서부소방서장.

[기고]불나면, 대피 먼저!

지난 6일 경기도 안성시 종이 상자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 한 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은 얼굴과 양팔에 화상을 입었다. 숨진 소방관은 평일 오후 시간대에 발생한 화재라 건물 안에 근로자들이 있으리라 판단하고 내부로 진입하던 중 갑작스러운 폭발로 화를 입었다.앞서 지난 2일 새벽에는 대구 강서소방서 한 소방관이 잠을 자다 '불이야' 소리에 집에 있던 소화기 2대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불난 곳은 1층 음식점이었지만 3층은 주거 공간이었기에 초기 진화를 못 할 경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소방관은 주민의 도움으로 10개가 넘는 소화기를 사용하고 나서야 불길을 잡았다.이처럼 소방관들은 불이 나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달려간다. 하지만 시민은 무엇을 먼저 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 소화기를 집어든다거나 119에 신고하기, '불이야'라고 주위에 알리는 것이 먼저일까?아니다. 불이 나면 먼저 대피해야 한다. 우선 본인이 안전한 곳으로 피한 뒤 119에 신고하자. 대피할 때는 불이 난 사실을 주위에 알리며 현관문을 닫고 불길과 연기 등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대구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2016년 1천739건, 2017년 1천612건, 2018년 1천440건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화재 안전에 대한 시민의 인식과 소방관들이 화재예방에 헌신한 결과라고 생각한다.하지만 화재가 줄어드는 것에 비해 인명 피해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 보인다. 최근 3년간 인명 피해는 2016년 94명에서 2017년 69명으로 줄어드는 듯했으나, 지난해 84명으로 다시 늘어났다.지난해와 올해 상반기를 비교해 보면, 화재 건수는 829건에서 올해 727건으로 102건 감소했으나 인명 피해는 52건에서 60건으로 오히려 늘었다.이처럼 사상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급격한 연소 확대와 복잡한 건물구조로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이 과거보다 짧아져 질식에 의한 인명 피해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지어진 건물에는 다양한 건축자재를 사용하고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불꽃과 치명적인 유독가스가 빠르게 확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눈앞에 불이 나는 것을 보고 어떻게 불을 끄지 않고 대피만 할 수 있겠는가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소방관이 아닌 일반 시민이 침착하게 대처하기는 어려운 일이다.물론 화재 현장에 여러 명이 있어서 임무를 나누어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119에 신고하면서 소화기로 불을 끄는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긴박한 재난현장은 이런 교과서적인 상황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다만 가득한 불길과 연기로 대피가 어려울 때는 신고를 하거나 완강기 등 피난기구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안전한 곳에 대피했다고 해서 119 신고 이후 불을 끄려고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행동은 자제하고 화재 진압은 소방대원에게 맡겨두자. 화재 초기라 할지라도 불꽃 주위에 어떤 가연물이 있는지에 따라 초 단위로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위험한 상황에서는 당신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다시 한 번 기억하자. 불나면, 대피 먼저!

2019-08-15 14:46:20

김백기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역본부장

[기고]시행 5년 차 기초연금이 가져온 변화

연금과 노후 준비에 관한 업무를 하다 보니 종종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게 된다. 해가 갈수록 복지관과 노인대학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최근 여가생활로 강의를 듣는 분들이 부쩍 많아졌고 활력이 넘치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이렇게 우리 사회의 변화를 가져온 배경엔 무엇이 있을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지? 먼저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됐다. 세대교체가 빨라지고 평생교육이 확산되는 등 달라진 사회 분위기를 떠올리게 된다. 이젠 은퇴 후 집에서만 머물러 있는 분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가까운 문화센터를 찾고, 사회복지관이나 노인대학을 선택해서 늘어난 여가를 즐기는 시대가 됐다.이처럼 활동적인 노년이 가능해진 데는 시행 5년 차에 접어든 '기초연금'이 한몫을 했다. 많은 어르신이 기초연금에 의지하고 든든해 한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기초연금이 많은 어르신의 주요한 노후 소득원으로 자리 잡아 우리 사회의 격(格)을 높이고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노후소득보장 측면에서 보면 기초연금만큼 짧은 기간에 큰 영향을 미친 제도가 있을까. 기초연금제도 시행 5주년을 맞은 올해 기초연금 수급자가 522만 명을 넘어서면서 기초연금 혜택을 받는 어르신이 지난 5년간 약 100만 명 증가했고, 대구경북 지역 수급자는 67만 명(65세 이상 인구 중 73.3%)을 넘어서고 있다.국민연금공단에서는 65세에 도래한 분에게 기초연금 신청 안내와 제도를 홍보하고 있다. 한편 기초연금 신청 후 탈락하였으나 수급 가능성이 큰 분, 안내문을 받고도 신청하지 못한 분 등 연간 90만여 명의 수급 가능자를 발굴해서 안내하고 있다.어르신들을 만날 때마다 기초연금 수급 대상자 선정 기준에 관한 질문을 종종 받는데,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좀 복잡하다. 노인 가구의 각종 소득과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해서 합산한 금액에 근로소득공제, 재산공제, 금융재산 공제 등을 차감하여 '소득인정액'이라는 것을 산정한다. 기초연금은 노인가구의 소득인정액이 정부에서 고시하는 선정기준액 이하인 경우 수급할 수 있다. '선정기준액'은 65세 이상 중 기초연금 수급자가 70% 수준이 되도록 설정한 기준인 셈이다.2014년 7월 월 최대 20만원으로 시작했던 기초연금은 매년 4월 물가인상률만큼 증액해 지급하다가, 지난해 9월 월 최대 25만원으로 인상했고, 올해 4월 소득 하위 20% 이하 저소득 수급자에게는 월 최대 30만원으로 인상했다. 국민연금연구원의 조사 결과, 수급자의 86.7%가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해 어르신들의 생활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강의를 마무리할 때쯤 질문을 받아보면 국가의 공적 지원인 기초연금에 관한 것이 많다. 특히 기초연금액의 인상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인다. 여전히 우리 사회의 어려운 어르신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강의를 하면서 이처럼 질문을 받기도 하지만, 가끔은 어르신들에게 질문해본다. 어르신들의 마음을 자녀가 어느 정도 알고 있고 이해하는지를. 많은 분이 고개를 젓는다. 노년은 아득하고 힘겹다. 긴 삶의 여정에서 기초연금이 최소한의 버팀목이라면, 가족은 노후생활의 큰 자산이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고 있다. 고향 부모님과 이웃 어른을 살펴보는 관심도 필요할 때다.

2019-08-14 11: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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