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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스승의 날 단상

이번 주 화요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바뀐 법 때문에 카네이션 드리는 일도 조심스럽게 되었지만, 차별 없고 부담 없는 사제지간을 새롭게 만들어간다는 의미로 조금씩 적응해 가야 할 듯하다. 이와 상관없이 걱정되는 일도 있다. 일부 대학에서 재정 문제와 교원 채용 문제로 인해 실기 지도 강의 시수를 조정한다고 한다. 다른 분야와 달리 음악, 그중에서도 실기 연주 지도는 일대일 교육이 필수인바, 그렇지 않은 수업들과 동등한 기준으로 시수를 계산해 늘리거나 줄인다면 가르치고 배우는 선생과 학생이 모두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피아노나 바이올린, 성악 지도 등에서 한 명의 선생이 한 학생을 지도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런데 지휘자는 어떨까? 어지간한 음악 애호가라도 지휘 레슨을 지켜본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오케스트라나 피아노로 관현악곡을 연주하고 그것을 지휘하는 학생을 보며 적절한 코멘트를 던지는 방식의 지휘 레슨은, 다른 분야보다 특히 가르치는 선생의 성향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오게 마련이다. 클라우디오 아바도, 주빈 메타, 이반 피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 지휘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한 사람의 스승에게서 배운 제자들이라는 것. 이들을 가르친 선생님은 한스 스바로프스키(1899~1975)라는 인물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스바로프스키는 명작곡가이자 지휘자였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게서 지휘를, 역시 최고의 작곡가였던 아널드 쇤베르크에게 이론을 배웠다. 슈투트가르트에서 활동을 시작한 스바로프스키는 함부르크, 취리히, 크라쿠프 등에서 경력을 쌓은 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7년부터 비엔나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유명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그를 빈 국립 가극장의 상임지휘자로 청한 사실이 있을 정도로 지휘자로서의 능력도 뛰어났다. 스바로프스키는 생전에 말러를 비롯해 하이든, 모차르트 등 빈을 중심으로 활동한 작곡가들의 곡 해석에 강했는데, 악보의 원칙에 충실했던 스스로의 지휘 스타일과 달리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은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닐 수 있도록 교육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지휘자 프리츠 라이너는 저명한 지휘자인 동시에 교육자였다. 라이너는 매우 엄격하고 타협하지 않는 성향으로, 지휘 모션이 아주 작은 것으로도 유명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그의 제자 중 가장 유명해진 인물은 지휘 동작이 매우 컸던 레너드 번스타인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어째서 그를 내버려 두었느냐고 묻자 라이너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그는 천재니까." 훌륭한 스승들은 진정한 재능을 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고유의 개성을 꽃피우게 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알았던 사람들인 것 같다. 배성희 고려야마하 피아노 대표

2018-05-17 00:05:04

[매일춘추] 오월의 햇살처럼

꽃으로 웃어주는 자연의 얼굴만큼 직접적인 행복 전도사도 없을 듯하다. 개울물 소리에 잠에서 깬 꽃창포는 올해도 노란 얼굴로 웃는다. 세상을 관망하듯 담장 위로 얼굴 내민 장미는 여왕의 위용에 가깝다. 하얀 크리산세멈은 기교를 생략한 시처럼 담백하다. 모두 5월의 햇살 아래 핀 꽃들이다. 응달진 곳까지 생기를 뿌려주는 5월의 햇살이 존경하고 싶은 스승을 닮았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올라오는 언론의 대문 글들을 모아보았다. "스승들 '스승의 날 아예 없애주세요'"(매일신문, 5월 15일), "스승의 날이 반갑지 않은 교사 저만 그런가요?"(오마이 뉴스, 5월 13일), "교사, 학부모 모두 불편, 스승의 날 폐지해 달라"(채널A 뉴스, 5월 13일), "어린이집 학부모 스승의 날 어떡해 골머리"(채널A 뉴스, 5월 13일), "[내일 스승의 날…추락하는 교권] 美 교사 훈육 권리 명시…英 학생 통제 권한 부여"(서울경제, 5월 13일), "프리허그, 손편지, 세족식, 청렴한 스승의 날 뿌리내렸다"(국민일보, 5월 14일)…. 가끔은 학생이 선생을 선생 자리에 세운다. 지인의 경험담이 그렇다. 대학 강사인 그가 학생들에게 해 줄 수 있는 현실적인 도움은 사실상 없다. 그럼에도 10여 년 넘게 학생들이 그에게 보여준 존경의 태도는 선생의 본분을 재점검하게 하고 자신을 더욱 가다듬게 한다고 한다. 다른 한 친구의 경험담도 희망적이다. 가르친다는 소임에 자부심이 큰 그 친구는 비정규직 논술지도 강사이다. 가르침은 '목적'이어야지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이 강한 그 친구는 스스로 세운 덕목을 학생들을 대할 때마다 실천한다고 한다. 자부심을 실감하는 순간은 학생들로부터 성장에 디딤돌이 되었다는 편지를 받을 때라고 한다.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백성들이 그가 있다는 것만 알고, 그다음은 백성들이 그를 가까이하고 칭송하는 것이며, 그다음은 그를 두려워하는 것이고, 그다음은 그를 업신여기는 것이다. 믿음이 부족하면 불신이 있게 된다"(太上, 下知有之, 其次, 親而譽之, 其次, 畏之, 其次, 侮之, 信不足焉, 有不信焉)-도덕경 17장. 화선지에 먹물 번지듯 5월의 생기가 여름으로 스며든다. 생기 넘치는 5월의 햇살처럼 선생도 학생들의 가슴속에 긍정적인 존재로 스며들었으면 한다. 미력하나마 드러나지 않더라도 양심과 진심으로 대할 때 매일이 어린이날이자 스승의 날이 되지 않을까 한다. 서영옥 미술학 박사

2018-05-16 00:05:01

[매일춘추] 피그말리온 효과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칭찬이 타인에게 자신감, 자존감을 어필해 긍정적인 자아를 확립하는 데 큰 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일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 바다의 육식동물 범고래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묘기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칭찬의 힘이라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목표나 수행이 잘못되었을 때 모른 척해주고, 잘했을 때는 칭찬하고 격려해주면서 더 큰 힘이 발휘되고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이렇게 긍정적인 기대를 받게 되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에 의해 긍정적인 결과가 초래되는데 이 현상을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한다. 키프로스섬에 피그말리온이라는 조각가가 살았는데 그는 섬의 여자들을 혐오해 독신으로 살았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여인 조각상을 만들면서 그 조각상을 사랑하게 된다. 자신의 아내로 바뀌길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매일 간절히 빌자 조각상이 여인으로 바뀌는 기적이 일어난다. 간절히 기대하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다. 피그말리온 효과에 관련된 대표적 유명 사례가 있다. 1968년 미국 하버드대 사회심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로젠탈과 미국에서 20년 이상 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레노어 제이콥슨은 미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한 후 결과와 상관없이 무작위로 20% 정도의 학생에게 지적능력이나 학업성취의 향상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이라 믿게 하였다. 8개월 후 다시 지능 검사를 한 결과 평균점수는 물론 학업성적까지 향상됨을 알 수 있었다. 결과를 종합해보면 관심을 갖고 칭찬과 기대를 주었을 때 실제로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연극 수업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이 자주 나타난다. 한 초등학교 첫 수업에서 장애 학생이 있었다. 공연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학생에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생각을 거듭한 끝에 연극수업 장면을 찍는 사진작가의 역할을 주었다. 반듯한 사진은 아니었지만 삐뚤삐뚤한 사진이 예술적이면서 감각적이라는 것을 매시간마다 칭찬해 주었고 그 학생은 시간이 지날수록 뛰어난 솜씨를 발휘했다. 공연 발표와 함께 사진전시회도 열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그 아이는 사진작가의 꿈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런 뿌듯함은 나에게도 큰 보람이 될 뿐 아니라 교육 연극을 통해 스스로 높은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이융희 교육극단 나무테랑 대표

2018-05-15 00:05:00

[매일춘추] 새로운 날을 물과 같이

음력으로 춘삼월의 마지막인 그믐이다. 어둠에서 밝음이 오듯, 내일은 초승달이 생긋 웃는 4월의 첫날이니 새로운 날에 대한 기대 또한 가슴을 부풀리게 한다. 사람은 자연으로 귀환(歸還)하는 필명이다. 자연의 운행 궤도에 따라 순환하는 까닭으로 반드시 성인의 길(道)을 본받아 선순환으로 사회적 자본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길을 가면 편안하다는 뜻이다. 혹여 무지한 대중들의 주장이나, 개인편의주의와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할 수 있으나, 행동 후에 오는 '껄껄껄'의 불요회(不要悔)를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태어나서 하는 일마다 고달프고 꽉 막히는 생지노사(生之老死)를 경험하게 된다는 말이다. 만물은 공존과 자연의 질서에 따라 모든 일을 방편에 따라 순리대로 처리하면 편안함이라는 안락(安樂)의 선물이 있다. 삶을 만사형통의 도(道)인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는 상선약수(上善若水)와 '골짜기는 죽지 않고 신명이 났다'는 곡신불사(谷神不死)에서 음양의 이치를 새겨본다. 물은 이로움을 이루 열거하기 힘들 정도의 좋은 점이 있다. '만물을 성장하는데 이롭게 하며' '까닭 없이 다투지 않는 미덕을 가지며' '언제나 남이 꺼리는 낮은 곳으로 위치하며' '성질이 불변하여 지극히 약하게 흐르다가 장애물을 무너뜨리며' '처(處)한 환경에 유연하게 변화하여 적응하며' '불 위에 있어서 신명으로 춤추며' '물보다 찬 얼음을 만들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하며' '돌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조약돌을 만들며' '변신하여 대지와 바다와 하늘로 흐르면서 나아가며' '둑을 만나면 물의 위치를 세우며' '아래로 흐르는 기세를 이용해 커다란 돌도 굴리며' '얼음 아래를 흐를 때는 소리가 없으며' '흐를 때 웅덩이를 만나면 반드시 채우고 넘으며' '빨리 움직일수록 더 맑아지며' '자정력이 뛰어나며, 구정물까지 받아 주는 포용력이 있으며' '멈추어 서면 곧 평형을 이루며' '여유로우면 활달하기 그지없으며' '물방울이 떨어져 바위에 구멍을 뚫듯이 쉼 없이 일을 하며' 등. 틈을 비집고 스며들어 굽이쳐 흐르는 자연스러운 물을 인생의 마음 밭에 촉촉한 씨앗처럼 뿌려 기백은 하늘을 따르고, 태도는 바다를 본받아 안팎으로 지혜와 덕행을 갖추는 내성외왕(內聖外王)의 덕목으로 날로 달로 발전하는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해본다. 어이없이 흐르는 물이 얼음이 되면 부러질 수도 있으니, 그러할 때 고귀한 삶을 좌절의 늪에서 거품처럼 허덕여서야 되겠는가. 권충근 대구시 행복시민콜센터 팀장

2018-05-14 00:05:00

[매일춘추] 배려와 따뜻함을 지닌 사람

악따구니를 물고, 서로 못잡아 먹어서 안달하는 세상에 참 좋은 사람을 만날 때면 '아직도 세상은 살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사람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갈 수 있겠지만, 필자는 그동안 만나온 훈훈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당신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라는 이라는 글귀를 써봤다. "당신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 부드럽고 평온하게 온화한 미소를 주는 사람입니다. 진심어린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고 칭찬으로 기쁨을 주는 사람입니다. 마음에 문을 열고 진실하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사람입니다. 정이 담긴 눈빛을 가진 사람입니다. 친절하고 도우려는 마음이 넘치는 사람입니다. 힘든 이에게 내 자리를 흔쾌히 내어 주는 사람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살피고 어려움을 헤아려 주는 사람입니다. 난 당신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나도 당신처럼 좋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함께 하는 시간과 그 자리에 감도는 기쁨과 평화로움은 그 무엇보다 귀한 선물이다.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와 함게 하는 이들에게 이런 선물을 주는 사람이었을까. 아니다. 좋은 사람이 아니었음을 알기에 미안함으로 부끄럽기만 하다. 특히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더욱 무심한 나였음을 반성한다. 그런 나를 아껴주고 안아준 참 좋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이제서야 깨닫게 된다. 이런 다짐을 해본다. "나도 누군가에게 따뜻함과 여유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바쁜 일상이지만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고, 나에게 따뜻함을 전해준 사람들과 만날 약속을 정하고 '당신 참 좋은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내 가족과 친척들에게도 따뜻한 안부를 묻는 여유를 가지도록 노력하겠다." "세상으로부터 뭔가를 받을 것만 생각하지 않는 세상에게 뭔가를 줄 수도 있는 사람입니까. 누군가를 생각하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는 거라고 믿어도 되는 겁니까. 그 한 사람을 생각하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나는 세상에 뭔가 어떤식으로든 보탬을 주고 있다고 믿어도 되는 겁니까." 이병률의 '끌림' 중에서 내가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을, 내가 받은 사랑만큼, 아니 그 이상의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눈빛으로, 미소로, 말로, 또 행동으로 평안함을 만드는 참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돈이나 물질에 비할 수 없는 소중한 마음과 사랑을 나누는 나와 네가 되어 보기로 하자. 그런 우리가 있음으로 오늘이 행복하지 않을까. 이영애 세종정부청사 스포츠센터장

2018-05-11 00:05:00

[매일춘추] '동물의 사육제'와 '피터와 늑대'

'고전' 이라는 말은 굉장히 여러 뜻을 담고 있다. '고전음악' 은 지금까지 유럽 역사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완성도가 뛰어났던 약 400년 정도 전부터의 음악작품들을 광범위하게 부르는 말이다. '고전파'는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까지, 하이든의 활동시기부터 베토벤의 사망시점까지 나타난 작품들을 일컫는다. 음악이건 문학이건 다른 분야의 '고전'이건 뚜렷한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인기와 시류에 관련 없는 불변의 가치가 숨어있다는 점이다. 5월이 되면 가족이 함께 감상할 만한 고전음악 2곡을 소개한다. 2곡 다 동물들의 흥미로운 모습이나 이야기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 . 프랑스의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1835~1921)는 모차르트와 맞먹는 천재성을 지닌 만능 음악가로 오페라·교향곡·실내악·협주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다수의 작품을 썼다. '동물의 사육제'(1886년 작곡)는 그의 대표작인데 사자, 거북이, 코끼리, 물고기, 뻐꾸기, 닭, 캥거루 등 개성이 뚜렷한 동물들의 몸짓과 소리, 이미지를 14곡의 짤막한 곡들로 절묘하게 묘사한다.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작풍이나 생상스는 서투른 연주를 하는 학생의 모습(피아니스트)이나 철 지난 스타일을 답습하고 있는 선배 작곡가들에 대한 풍자(화석) 등도 흥미롭게 실어놨다. 악기 편성은 2대의 피아노와 현악기, 플루트, 클라리넷, 타악기 등이며 제일 유명한 곡은 첼로가 아름다운 선율을 노래하는 13번째 곡 '백조' 다. 동물들을 의인화해 흥미로운 동화를 꾸민 작품도 있는데, 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1891~1953) 작곡의 '피터와 늑대'(1936년 작곡). 프로코피예프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으나 혁명을 피해 프랑스와 미국에서 활동한 후, 다시 구소련 체제로 돌아와 생을 마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였다. 호기심이 많은 장난꾸러기 소년 피터는 고양이, 새, 오리 등과 친구로 지내는데, 무서운 늑대가 오리를 잡아먹는 것을 보고 다른 동물 친구들과 함께 꾀를 내 늑대를 생포하고 사냥꾼들에게 넘긴다는 줄거리다. 사실적인 대사(내레이션)와 변화무쌍한 악상으로 지루할 틈 없이 그린다. 클라리넷(고양이), 새(플루트), 오리(오보에), 늑대(호른) 등 악기로 캐릭터화한 동물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생상스의 작품과 유사하나, 중간중간 줄거리 진행을 도와주는 해설자의 역할이 연주자들 이상으로 중요하다. 2곡을 깊이 감상해보면, '고전음악'이라고 해서 진지하고 무거운 음악을 딱딱한 자세로 받아들여야 할 의무는 분명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어떤 음악을 듣든 순수한 어린이의 마음으로 돌아갈 일이다. 배성희 고려야마하 피아노 대표

2018-05-10 00:05:00

[매일춘추] 공공미술에 관한 단상

"현실은 끊이지 않는 생성이다"고 한 앙리 베르그송(Henri Bergson)의 말처럼 시작과 동시에 다음을 준비하는 변화의 속성이야말로 예술의 생리가 아닐까. 다층적인 현대미술 작품의 해석과 수용이 어려운 이유이다. 가끔은 논쟁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중 하나가 공공미술이다. 공공의 이해관계가 얽힌 공공미술은 논쟁이 빈번하다. 대구지역 공공미술 작품 하나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달서구에 설치된 '원시인 조형물'이 그렇다. 달서구청은 2017년 12월 진천동 테마거리의 랜드마크로 예술작품 제작을 작가에게 의뢰했고 작가는 지난 3월에 '원시인 석상'(길이 20m, 높이 6m)을 완성했다. 문제는 주민이 반발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언론 보도(5월 4일)에 따르면 "달서구의회는 '원시인 조형물' 철거를 요구한 진천동 주민청원을 채택했지만 '구청의 사업 추진에 강제적인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점도 함께 명시해 실제로 철거되진 않을 전망"이라고 한다. 유사한 사례가 있다.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 1939~ )의 작품 '기울어진 호'(Tilted Arc, 높이 3m 65㎝, 길이 36m 50㎝)에 얽힌 사연이 그렇다. 뉴욕 중심가에 설치됐던 세라의 '기울어진 호'도 시민들에게 반감을 샀던 작품이다. 1985년 공공시설국은 세라의 작품을 다른 장소로 이전할 것을 권했고 세라는 "작품을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은 작품을 파괴하는 일"이라고 했지만 결국 9년의 법정 공방 끝에 1989년 철거됐다. 법원이 '장소 특수성'을 주장한 작가의 주장보다 공공의 의견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 사건은 예술가의 표현 자유와 공공의 권리가 대립한 사례로 회자되며 우리에게 몇 가지 질문을 남겼다. 공공미술의 본질과 예술은 그 자체로 공공의 장에 존재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사전 준비에 대한 검토는 말할 것도 없다. 불특정다수에게 노출되는 미술인 만큼 공공미술 작품은 사전에 역사성과 장소성, 인지성, 소통, 자연 친화, 적당한 규모, 주변 환경과의 조화 및 위치 등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 외에도 사회학적 접근과 작업 방향을 위한 주민의 의견 수렴 및 자문위원회구성에 더하여 작업의 방법론과 작품 내용 등의 검토 또한 필요충분조건이다. 분명한 것은 문제가 제기됐고 해결점이 남았다는 것이다. 예술은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대변한다. 특히 조형예술 작품은 창작의 자유를 누리며 시각에 호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시인 조형물'은 예술가의 창작적 자유를 보장해 줄만한 예술작품인가? 무방비 상태에서 목격하게 되는 시각적 폭력인가? 사업 추진에 따른 행정상 직무의 불찰인가? 적절한 무게중심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일 것 같다. 미해결이면 아무리 값비싼 천재의 작품일지라도 사상누각이다. 예술은 삶과 불가분하기 때문이다. 서영옥 미술학 박사

2018-05-09 00:05:01

[매일춘추] 연극은 삶의 예술

문화가 형성되는 데는 모방으로 시작해 주변의 사물이나 현상을 언어로 배우고 서로 소통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엄격히 말해 이미 만들어진 건 다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형성된 것을 결합하고 빌려오고 훔쳐 응용하면서 확대 발상이 된다. 이러한 종합적인 사고와 창의적인 발상을 교육하고, 학습으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필수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현재 교육은 주입식 교육이 아닌 자기 주도적 학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철학자이지 교육학자인 존 듀이는 교육적 환경은 가정에서 학교와 사회로 확대되고, 교육의 큰 성장과 발달을 위해 더 자유롭고 풍부한 인간 접촉과 상호작용 그리고 사회적 활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시 말하자면 행동과 경험에 의해 배우고 그 속에서 몸과 마음을 관련시켜 배우게 됨을 의미한다. 살아가면서 체험한 경험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적극적인 몰입과 참여가 학습으로 이어지고, 여기에 자신의 생각을 반영해야 그 활동이 가능하게 된다. 그것은 양적인 학습이 아닌 질적인 학습이 되어야 한다. 연극이나 영화를 볼 때, 그 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연극 활동 후에는 스토리가 가졌던 이해와 느낌, 그 속의 변화가 남아있다. 예를 들면, '왕따를 주제로 활동한다'고 생각해보자. 활동 구성원들은 그 당시 왕따 친구와 관련된 주변 인물들을 알아보고,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와 그리고 일어난 계기, 배경, 고통 등을 연극이라는 틀을 통해 체험하게 된다. 이런 경험들이 연극 활동을 진행한 구성원들에게 이해와 느낌을 변화시킨다. 또한 개개인에게 생생하게 남아 자발적인 배움으로 발전해 나간다. 실제 사례로 대구의 모 고등학교에서 뮤지컬 작품 발표를 위하여 오디션 및 연습과정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처음 연습을 할 때 유대관계가 원활하지 않는 모습이 보였고, 관찰 결과는 실제 '왕따' 상황이 벌어졌다. 그래서 당시 뮤지컬 주제를 '왕따'로 정했다. 주도한 학생에게 왕따 역, 후자에겐 도우미 역을 맡겼다. 이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기립박수는 물론 무대 위 함께 호흡했던 학생들은 미안한 마음으로 서로 껴안고 울었다. 연극은 삶과 밀접한 관계의 예술이다.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그 속에서 자발적 탐구로서의 교육과 학습에 기여한다. 교육연극 활동을 통해 다른 인물로 가상의 세계를 경험하면서 인간의 삶에 대한 가치를 느낀다. 공동체적 삶을 배우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이해하게 되면서, 삶에 필요한 교육을 하는 것을 교육연극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독려하는 교육연극 관계자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이융희 교육극단 나무테랑 대표

2018-05-08 00:05:04

[매일춘추] 좋은 관계의 쓰임

인생이란 짧고도 긴 여정이지만, 원시시대의 수렵 생활에서 형성된 생존'감정'이해의 뇌(腦)를 쓰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무엇보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관계의 질이 좋으면 만사가 형통하고,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관계의 질이 나쁘면 만사가 불통하여 험한 산을 오르는 것처럼 오르고 올라도 힘만 든다. 그런 까닭으로 아무리 좋은 말과 행동을 하여도 듣는 청자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는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다.성선설의 대가이신 중국의 공자께서도 군자는 화합하되 편을 가르지 아니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과, 소인은 편을 가르되 화합하지 않는 '동이불화'(同而不和)로 화합의 중요성과 편 가름을 경계하셨다.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첫인상에서 호감 가는 얼굴 만들기' '상대방을 경청과 존중으로 대하기' '홀로 있을 때 자신을 더욱 경계하는 신독(愼獨)하기' '화목한 가정 가꾸기' '수적석천(水滴石穿'한 방울의 물이 모여 바위를 뚫는다)의 인내하기' '흘러가는 시간(Chronos Time)에서 의미 있는 시간(Kairos Time) 만들기' '서로 의지하고 돕는 비익조(比翼鳥), 비목어(比目魚), 연리지(連理枝) 같은 관계 하기' '후진을 양성하고 모범과 솔선수범으로 본보기가 되는 고참과 선배 역할 하기' '재난을 입은 사람에게 의식주 돕기와 아픈 마음 함께하기' 등 일상에서의 자신감 있는 유연성과 자기 개선 의지가 있는 융통성으로 행동 적응력을 향상해야 할 것이다.마치 자연에서 산길을 걸으며 울울창창한 숲속에서 파란 하늘을 보며 청명(淸明)으로 감동하고,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귀는 노랫소리를 들으며 온화해지고, 향기를 내는 야생화들의 굳은 절개(節介)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말이다.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 한 모금에 갈증을 해소하고,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골바람이 식혀주고, 준비해온 도시락은 정성이 가득하니 한 번 오신 고객이 만 번을 오게 하는 '일객만래'(一客萬來)의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맑은 계곡의 샘물 같은 마음으로 국민 한 사람 또 한 사람이 일상에서 주인정신으로 뜻을 세우고, 매사에 후회 없는 선택과, 상대를 존중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할 때 아득하고 멀게만 여겨졌던 진실된 길은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다. 한결같고도 지극한 정성됨이 고귀(高貴)해지니, 예쁜 그릇에다 음식(飮食)을 가지런히 담듯 좋은 관계의 쓰임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한다.

2018-05-07 00:05:00

[매일춘추] 5월은 예쁘고 상쾌해야

5월은 상쾌하고 예뻐야 하는 계절의 여왕이다. 하지만 미세먼지와 송홧가루 등으로 인해 오히려 불쾌함마저 느껴진다. 상큼한 맘으로 세차를 하고 나도, 하루만 지나면 차 표면에 작은 얼룩 먼지가 가득하다. 낮에는 초여름 무더위 때문에 땀이 삐질삐질 나기도 한다. 그래도 5월은 5월이다.예쁜 꽃들과 싱그러운 푸르름으로 가득한 달이다. 반짝이는 햇살과 바람에 흩어지는 꽃향기는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적당한 뜨거움과 선선함이 교차하는 5월의 낮과 밤도 우리를 열정적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꽃가루와 미세먼지가 뒤섞여 숨쉬기 찝찝하기도 하지만 5월의 향기와 기운은 자연 그 자체로 싱그럽다.5월은 무언가를 다시 계획하고 시작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시간이기도 하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희망과 낙관이 우리를 이끄는 것 같아 그저 좋다. 어렸을 땐 어린이날(5일)이 있어 좋았다. 어버이날(8일)엔 사랑으로 길러 주시는 부모님이 계셔서 좋았다. 스승의날(15일)엔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이 계셔 좋았다. 이렇게 늘 5월은 우리를 충만하고 훈훈하게 했다. 함께하고 아끼고 사랑하고 감사하기에, 우리의 가슴은 벅차고 뿌듯했다. 사는 데 바빠서 잊고 있었던, 가까이 있지만 미처 챙기지 못했던, 멀리 있어 늘 그리워하던 주변의 따뜻한 사람들로 인해 나의 존재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나를 닮은 내 자녀들마저 사랑스럽고 애틋하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신 나의 아빠, 엄마에게 미안하고 울먹해진다. 진실한 가르침을 주신 기억 속의 선생님들이 그립다. 이들에게 새삼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는 달이 5월이다.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끼고 깨달으며 배워가는 의미 있는 5월이다. 나로 인해 네가 기쁘고 너로 인해 내가 행복한 5월의 나날들이 되길 바란다. 사랑하는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합니다"라고 표현하고, 따뜻한 눈빛과 진정한 가슴으로 "사랑합니다"라고 말하자. 그런 마음속에 5월은 더 생동감 넘치고, 밝은 에너지가 가득 찬 달이 될 것이다. 4일(금)부터 시작하면, 5월은 아직 28일이나 남았다. 하루하루가 예쁘고 상쾌해야 한다.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수업'의 한 대목을 류시화 시인이 옮겨 유명해진 한 구절이 떠오른다. "살고(Live), 사랑하고(Love), 웃으라(Laugh) 그리고 배우라(Learn). 이것이 우리가 이곳에 존재하는 이유다. 삶은 하나의 모험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지금 이 순간, 가슴 뛰는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된다."

2018-05-04 00:05:00

[매일춘추] 사계

연주자가 하는 일 중 제일 힘든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연습하고 연주를 무대에 올리는 일이겠지만, 그와 비슷하게 어렵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어떤 곡을 연주할지 프로그램을 정하는 일이라고 한다. 너무 어려운 곡을 선택하면 청중이 오지 않고, 늘 하던 곡만 연주하면 청중이나 연주자 모두 따분한 자리가 되니 어느 쪽에 장단을 맞춰야 하는지 갈등이 될 법도 하다. 그런데 청중의 입장에서 보면 흥행이 잘 되고 청중들의 호응이 높은 음악회에서 으레 연주되는 곡들이 있다. 대표적인 곡이 바로 이탈리아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의 협주곡 '사계'다.바이올린 협주곡이 원곡인 '사계'는 바이올리니스트였던 비발디가 자신이 연주하기 위해 만든 수백 곡의 협주곡 중 사계절의 이름을 붙인 네 곡의 시리즈다. 요즘처럼 만개한 봄이 그 찬란한 빛을 발하는 시기에는 여지없이 협주곡 '봄' 이 전국 각지의 공연장서 연주된다. 1725년에 발표되었으니 이제 300살이 다 되어오는 이 곡의 긴 생명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이 협주곡은 서양음악사에서 초창기에 시도된 '묘사음악'의 분류에 들어간다. 이 곡들에는 이탈리아 전통에 따른 짧은 시 '소네트'가 악보마다 붙어 있다. 가령 '봄'의 1악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봄이 왔다. 새들은 아름답게 지저귀고, 시냇물은 부드러운 소리를 내며 흐른다…." 시의 내용은 지극히 평범하나 자연의 소리, 그 속에 생활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비발디의 절묘한 묘사 기법으로 기막히게 표현된다.두 번째로는 작품이 발표된 시기로는 획기적으로 한 대의 악기, 즉 바이올린 솔로를 위해 만들어진 협주곡이라는 점이다. 이 시기의 협주곡들은 큰 소리를 내지 못했던 당시의 악기 사정에 따라 독주악기가 셋 정도 모여서 연주되곤 했는데 비발디는 주인공인 독주자가 한 명으로 된 협주곡을 최초로 시도한 작곡가 중 하나다. '사계'를 포함한 이 시기 비발디의 협주곡들은 그 효시가 된 중요한 작품들이다.마지막으로, 이 곡들이 주는 끊임없는 즐거움이다. 누구든 음악에서 즐거움을 느끼려면 우선 내 마음대로 상상할 수 있는 '자유'가 전제돼야 하는데, '다듬어지지 않은 진주'라는 뜻이 들어 있는 바로크 시대의 모토가 바로 음악가와 청중이 함께 누릴 수 있는 자유였다. 어떤 편성이나 틀에 넣어도 훌륭하게 소화되는 신비로운 힘을 지닌 명곡 '사계'의 매력은 바로 이런 상상력이 동반된 창의성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사계'를 들으면서 올봄도 나만의 상상으로 멋지게 만들어가길 바란다.

2018-05-03 00:05:00

[매일춘추] 마음이 담긴 선물

초록 잎 사이로 번져오는 아카시아 꽃향기가 살갑다. 간간이 얼굴 내민 불두화는 5월을 밝혀줄 꽃등인가 싶다. 지천이 꽃 대궐인 봄의 향연이 절정이다. 덩달아 설레는 마음은 자연이 준 덤의 선물이다. 선물은 늘 설렌다. 주는 마음 또한 기쁨이다. 아마도 인정과 인심이 담겼기 때문일 것이다. 스승의 책갈피 속에도 인정과 인심이란 단어가 넉넉하게 둥지를 틀고 있었다."한 사람이나 한 가문을 말할 때 인심이 좋고 인정이 많다는 평가처럼 좋은 칭찬은 없을 것이다. 지위가 높고 유복하다는 말은 그 사람이나 그 집안 당해자만의 개인적인 것에 머무는 일이다. 그러나 인심이나 인정은 이웃에서 마을로 방사되면서 교류되는 밝고 따뜻한 공기와 같은 사회적인 뜻을 가지고 있다." 고(故) 극재 정점식 화가의 에세이집 '현실과 허상'에서 옮겨왔다.인심과 인정의 중심축은 사랑이지 않을까 한다. 사랑이 깃든 선물은 오래 두고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가끔은 자랑도 하고 싶어진다. 필자에게도 그런 선물 하나가 있다. 어머니의 '조각보'가 그렇다. 몬드리안의 그림처럼 색색의 조각 천을 이어붙인 조각보는 어머니가 손수 지은 수작(手作)이다. 앉은뱅이 재봉틀 소리에 어머니의 콧노래가 버무려진 조각보는 사랑의 결정체이다.펼쳐놓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오밀조밀한 사랑마을인 것 같다. 세모나 네모난 마음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진 것 같기도 하다. 사랑으로 뭉친 가족은 아닐까. 이웃과 친지, 자식들에게 선물하며 활짝 웃더니 이젠 손이 약하고 눈도 침침하여 어머니의 수작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보자기를 고이 접어서 서랍 속에 두고 아끼며 내어보는 이유이다. 선물이 보물이 되었다.모 화가의 선물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개업을 한 지인이 화가에게 작품 한 점을 구입했다. 다행히 가게에는 손님들로 붐볐다. 주인은 화가의 귀한 그림 덕분이라며 가난한 화가에게 그림 한 점을 더 주문하였다. 으쓱해진 화가가 가게로 가서 본 것은 기운이 생동하는 그림이 아니라 주인의 성실함과 친절함이었다. 바로 손님을 붐비게 한 원인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영광을 화가에게 돌리며 힘든 화업을 격려해주던 주인에게 감동한 화가는 진심을 담은 그림 한 점을 선물했다고 한다.훈훈한 사연은 이웃의 마음까지 데워주는 또 다른 선물이다. 선물에는 법의 잣대가 아닌 인심과 인정이 앞서야 할 이유일 것이다. 영화 '선물'의 대사처럼 "당신은 세상이 내게 준 가장 아름다운 선물입니다"라고 할 수 있다면 더 큰 기쁨이겠다.

2018-05-02 00:05:00

[매일춘추] '리더십'보다 '팔로우십'이 더 중요

교육극단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인간관계와 여러 사람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업무 속성 때문에 무기력해지기도 하고, 효율적이지 못한 업무 진행에 힘들 때도 있다.업무가 부담되는 것은 우선 그 일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급한 마음에 빨리하려고 하지만 방향이 맞아야 한다.더 중요한 것은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협력이다. 이 속에서 리더십(Leadership)도 중요하지만 팔로우십(Followship)이 더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미국의 경영학자 로버트 켈리는 조직의 성공에 리더십이 기여하는 바는 10~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90%는 팔로우십이 결정한다고 했다.그 조직의 리더가 팔로우를 단순히 직원의 개념이 아닌 독립적이고 능동적 주체로 인식할 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우리는 늘 각자가 주체자로서 협력적인 동행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래야 각자 가지고 있는 진리의 정체성이 일뿐만 아니라 삶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문화예술인들 역시 리더십과 팔로우십에 대한 이해가 동반되어야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선의의 경쟁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창의적인 상상력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자 해야 한다.롤프 스미스는 저서 '개인과 조직의 혁신을 위한 변화 7단계'를 통해 혁신을 위한 7단계를 제시한다.▷1단계 효과=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것 ▷2단계 효율 =해야 할 일을 잘하는 것 ▷3단계 개선=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는 것. 1~3단계는 60%의 사람들이 하고 있다고 한다. ▷4단계 삭제=내가 하고 있는 일 중에서 안 해도 되는 일을 줄이는 것. 이 단계는 일을 잘하는 상위 10% 정도만이 예측하고, 실행에 옮긴다. ▷5단계 모방=하고 있는 일에서 제일 잘하는 사람을 보러가는 것. 90% 이상의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이지만 앞의 4단계를 거치지 않고 보러가는 것은 망하는 것이다. ▷6단계 차별화=모방하고 와서 그 사람과 다른 일을 하는 것 ▷7단계 불가능=남들이 힘들다고 여기는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것.교육연극을 하면서 일의 스트레스도 만만찮지만, 동료들과의 찰떡 호흡 그리고 스스로 혁신을 위한 7단계를 새긴다. 더불어 '나무테랑'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스스로를 채찍질해 본다.

2018-05-01 00:05:00

[매일춘추] '빨리빨리'의 방향

하나의 점을 어떤 방향으로 찍느냐에 따라 곧은 선과 휜 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의 삶에서 직선의 묘인 '빨리'를 지향한다. 하지만 좀 더 빨리 이루려는 지나친 욕심으로 조급해지니 정서 불안이라는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물론 100m를 가장 빨리 달려 우승이라는 트로피를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하지만 삶의 곳곳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빨리빨리'의 행동으로 옮겨지면 나의 인격은 천 년 된 갈대가 타버리는 경우와 다름없을 것이다. 처음 가는 길은 누구나 울퉁불퉁하여 힘들고 고달픈 게 사실이다. 도로에서 지그재그 운전을 하면서 빨리 갈 수 있다는 불안한 심리의 함정에 빠져 오류를 범하는 조급함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또한, 어머니가 아이에게 사용하는 언어도 마찬가지 이치이다. 맞벌이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가정에서 집안일과 정리정돈으로 분주하기 짝이 없다. 그러다 보니 아이에게 '숙제 다 했나' 등 '나 중심의 메시지'를 사용해, 아이의 정서와 주파수를 맞추는 일이 없어 관계의 질이 나빠짐은 자명하다. 그러할 때는 '너 중심의 메시지'를 사용하여 아이의 기분을 살피고 상호 교감 있게 행동하면, 관계의 질이 향상되어 함께 더불어 살 수가 있다. 마치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기업은 스스로 빠르게 움직이며, 시속 100마일의 속도로 변화하고, 법과 법원, 변호사협회, 법학대학원, 로펌(법률회사) 등은 시속 1마일로 거의 변화를 추구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을 돌아보면 자연의 순리처럼 때에 맞는 느림의 미학이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으뜸이다.일상에서의 단점을 변화시켜 장점을 만들겠지만, 멈추어 서서 방향을 잡는 사람은 드물다. 사람의 피가 달기 때문에 사람에게서 쫓기고 또 쫓겨도 계속해서 물려고 덤비는 모기처럼, 7전 8기의 열정적인 도전정신으로 휜 마음을 곧게 펴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날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개운한 듯하고, 밤에 잠자리에 들면 편안한 듯하고, 맑게 흐르는 냇물소리를 듣는 듯하고, 정서 안정을 위한 국악과 클래식을 듣는 듯하고, 긍정에너지 창출을 위한 태양을 쬐는 등 매사 순리에 따라 처리하는 안온함으로 대등한 자연에서 삶을 즐기고 휴식으로 안정에 이르러 공존하는 길을 열어야 하지 않겠는가.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바람직한 현상은 언제나 거울처럼 보고, 저 하늘의 북극성처럼 삶의 방향도 빨리빨리 정해야 한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의 기반 위에서 조금의 성장을 추구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듯 내 삶의 방향을 허무하게 운에 맡겨서야 되겠는가.

2018-04-30 00:05:00

[매일춘추] 하루하루의 기쁨이 최고의 예술

미국 NBC 앵커였던 데보라 노빌은 "하루하루 기쁨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세상 최고의 예술이다. 우리는 최고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행복한 미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예술가! 바로 나와 우리다"고 말했다. 데보라는 한국어로 번역된 책 '감사의 힘'(2008년 위즈덤하우스 펴냄)에서는 내 마음의 평온을 느끼게 해 주고, 행복을 부르는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이 "감사합니다"라는 단어라고 했다. 이 책은 감사한 것을 학습하고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매일 생각하고 반복적으로 말하면서 상대방을 바라보는 시각,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을 감사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는 우리의 일상에서 대표적인 에티켓의 표현이다. 부모님으로부터 가장 먼저 배운 말들 중에 하나가 "고맙습니다"였다. "늘 고맙습니다"라고 말해야지 하며 가르침을 받았다. 왜 "고맙습니다"가 이토록 중요한 것일까.아마도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소중한 핵심이기 때문일 것이다. 감사의 마음과 태도는 자신과 모두의 행복을 좌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삶의 요소다. 우리의 일상에서 소소하고 특별하지 않은 일이지만 그저 그 자체로 내가 나에게 감사할 때,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고맙고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더불어 내가 존재하는 이 세상에 감사할 때, 우리는 기분좋은 감정으로 지금이 즐겁고 기쁘고 하루가 행복하다. 감사의 마음은 선(善)을 쌓고, 그 선은 여러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그 행복이 결국 나의 삶 곁으로 돌아오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그 반대로 '증오'나 '미움'의 마음이 쌓이면, 말할 필요도 없이 악(惡)이 쌓일 것이다."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두 단어로 하루하루를 지내보면 그런 마음이 내게 주는 평화를 체감하게 될 것이다. 오늘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작은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곧 감사할 일이 많은 5월이 다가온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부모님에게, 은사님에게…. 고맙고 그리웠던 사람들을 떠올리면 내 가슴이 뭉클해지고 전율이 흐른다. 칭찬이 칭찬을 낳듯, 감사는 또다른 감사의 마음을 생성한다. 우리 마음속에서 행복 선순환의 법칙을 작동시키자. 작은 일에도 감사와 고마움을 표시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감사와 설레는 마음으로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나의 마음이 진정으로 전해질 수 있을까' '고마움의 답례로 뭘 해줄까' 등 마음을 담은 짧은 손편지라도 한번 쓰면서 5월을 준비하는 남은 4월의 날들이면 좋겠다.

2018-04-27 00:05:00

[매일춘추] 시스템 문제 VS 모럴 해저드

1995년, 230년의 전통을 지닌 금융그룹이 한 개인의 실수로 인해 파산 위기에 몰리고 단돈 1달러에 매각된다.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한 영화 '겜블'의 모티브가 된 이 사건은 회사 내에서 승승가도를 달리던 파생상품 매니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영화의 주인공이자 실제 모델인 닉 리슨은 영국의 빈민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학력이 그리 좋지 않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뛰어난 금융거래 기술을 통해 금융기관에 취업하게 됐다. 베어링은행이 파생금융상품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을 즈음, 그는 위험이 높은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고수익을 올리며 회사 내에서 유명인사가 된다.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큰 재미를 봤던 주인공은 1995년 일본 니케이(Nikkei) 선물에 일생일대의 도박을 걸었다. 그러나, 그해 1월 고베 지진이 발생하면서 자신이 체결한 거래에서 14억달러라는 당시로서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었다. 이 사건을 통해 베어링은행은 한순간에 파산하게 됐고, 네덜란드계 은행인 ING에 단돈 1달러에 매각되는 최후를 맞이한다. 이 사건에서 닉 리슨은 자신의 거래에서 발생한 손실을 중간에 감춤으로써 손실액을 더욱 키우게 되는데, 이것은 위험관리 시스템의 부재에서 기인한다.얼마 전, 우리나라 굴지의 증권사인 삼성증권에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에게 1주당 1천원씩 지급되어야 할 배당금이 1주당 1천 주씩 지급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회사의 총발행주식은 8천930만 주지만, 배당 착오로 인해 전체 발행주식 수의 30배가 넘는 28억3천 주가 시장에 풀렸다. 그리고, 그중 501만 주의 주식을 일부 직원이 시장에 매도하면서 이 회사의 주가는 장중 12% 가까이 하락했다. 그로 인한 공매도 시스템의 문제와 소액주주들의 피해, 더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문제마저 제기되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여기서 생각해 봐야 할 점은 이번 삼성증권 사태가 우리나라 금융 시스템의 문제인지 아니면 배당 착오인지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증권사 직원들의 모럴 해저드에 의한 문제가 아닐까 하는 점이다. 배당 지급이 완료된 후 40분이 지나서야 직원들의 주식 계좌 거래를 중지했기 때문이다. 애당초 시스템에서 거래를 막았다면, 한순간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는 사고였기 때문이다.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은 인간의 탐욕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우리는 법과 제도를 통해 이러한 무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 '사후약방문'이라는 말도 있다. 세상사 모든 문제들은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좋다.법과 제도에 입각해 잘못을 저지른 개인들은 처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과 추후 발생할 수 있는 관련 문제들에 대한 철저한 정비를 통해 미지한 시스템을 재정비하길 바란다. 그래야 선진국이다.

2018-04-26 00:05:00

[매일춘추] 두개의 문

턱을 괴고 앉은 사람의 시름이 깊다. 그의 발밑에는 인물 군상들이 소용돌이치듯 뒤엉켜 있다. 엿가락처럼 늘어진 육체는 얼핏 보아도 200명은 됨 직하다. 당연했던 삶이 흔들리고 꿈꿨던 미래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 죄로 얼룩진 육체의 사슬들이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중이다. 문 위에 선 세 인물이 이 광경을 지켜본다. 그들은 지옥을 지키는 어둠의 악령들이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 1840~1917)의 작품 '지옥의 문'이다. '지옥의 문'에 반(反)하는 작품이 있다. 로렌초 기베르티(Lorenzo Ghiberti, 1378~1455)가 만든 '천국의 문'이다. '천국의 문'은 미켈란젤로가 '천국의 문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고 찬사를 한 데서 붙여진 별칭이다.로댕의 '지옥의 문'은 기베르티의 '천국의 문'에서 영감을 받았다. 기베르티 역시 로댕처럼 '천국의 문'을 제작하는 데 긴 시간(약 50년)을 할애했다. 그러나 '지옥의 문'에서와 같이 고통에 짓눌린 인간에게 초점을 맞추진 않았다. 성경을 바탕으로 한 주문 제작인 만큼 불완전한 인간보다 완전한 신의 생애를 담고 있다. 성서에서 문은 상징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시각적인 조형언어는 종종 암묵적인 약속을 지킨다. 이를테면 긍정적인 뉘앙스는 밝은색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는 어두운 빛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위의 두 거장의 선택도 엇비슷하다. '지옥의 문'이 어두운 무채색인 데 반해 '천국의 문'은 황금색으로 밝게 빛난다. 어둠과 빛이 고통과 환희를 뚜렷이 대비시킨다. 더하여 인간과 신이라는 대립 구도는 불완전한 인간의 현실과 완전한 신의 이상세계를 경계 지운다. 다른 듯 결이 같은 두 작품은 시각적이지는 않으나 없다고 할 수 없는 세계를 비추어 준다.길고 고된 여정(약 1880~1917년) 중에 탄생한 로댕의 '지옥의 문'은 뚜렷한 조형을 버렸다. 거친 질감과 무채색 표면에 뭉개진 인체가 우리의 상상력을 고조시킨다. 단테의 신곡 중 '지옥' 편에서 주제를 따온 이 작품은 내용과 구성이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과도 맞닿는다. 날 것 같은 감정이 입혀진 '지옥의 문'은 로댕의 인생 역정을 기록한 일기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그는 긴 세월을 이 '지옥의 문'에 갇혀 산 셈이다. 지옥을 느낄 만큼 삶이 고행이었던 것은 아닐까.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두 개의 문이 우리를 유혹한다. '열려라 참깨'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안과 밖' '성(聖)과 속(俗)' '죽음과 생명의 갈림길'….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마음의 문이 울린다면 작가의 고된 예술노동이 헛된 일만은 아닐 것 같다.

2018-04-25 00:05:00

[매일춘추] 창의성을 여는 열린 사고

우리 일상은 같음이 반복된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같은 것을 우선시한다'는 의미다. 반대는 창의적이라 할 수 있겠다. 같으면 안 되고 달라야 한다. 틀에 박힌 규칙들을 모두 깨고 창의적인 발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과연 몇 명의 사람들이 적극 참여하고 동참할까. 다르다면 신기하고 재미있고 호기심이 생겨야 하는데 사실상 우리는 적응이 안 된다.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어떤 일이 발생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그것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억울한 상황이 발생해도 '나 하나만 참으면 되지'라고 넘겼다. 더 나아가 문제가 확대되는 것이 두려워 스스로 감정을 억제했다. 그것이 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일에 잘못된 근원을 찾고 좀 더 주장과 개선을 위한 필요성을 마련했다면, 낮은 자존감에 고착된 사람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문제 해결을 막는 다양한 저해요인이 있다. ▷틀에 박힌 견해와 사고 ▷고정관념으로 번역된 스테레오(전형적) 타입의 사고 ▷질문방식의 결여 ▷실패에 대한 두려움 ▷기억에 의한 제약 ▷가치관세계관에 기인한 제약('난 팔자에 그렇다'는 식의 생각) ▷자기 나름의 생각에 의한 제약 ▷사용언어에 의한 제약(칭찬에 인색하거나 남을 인정하지 않는 것) 그리고 ▷생각의 기능적 고착 등이 있다.기능적 고착의 해소 방안으로는 문제를 바라보는 방법을 창의적으로 해결하고, 상황이 끝이 아니라 '이 상황이 되면 어떻게 될까'라는 다시 문제 제기를 하면서 끊임없이 반복해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내는 사고의 선순환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상황이나 이야기의 끝이 서로 다르거나 같거나 끝날 때는 다른 의문이나 문제 제기와 함께 생각들을 한없이 열어 처음의 대화들이 오히려 작은 의미로 느껴지게 해야 한다.더 많은 창의적인 생각들로 대화를 끊임없이 이어간다면 단순화된 문제 해결이 아닌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쏟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항상 다이어리나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적는 습관이 있지만 그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록들을 계속 활용하면 예상치 못한 다양한 새로운 지식이 변화될 것이다.지금까지 정형화된 생각들과 학습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창의적인 생각들이 오히려 사회 인식 변화에 큰 지렛대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교육연극의 주된 키워드 중 하나가 창의성이다. 책 내용을 암기하고 이해하는 보통의 학습과정과 접목시켜 다른 방식의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냄으로써 사고와 표현을 바꾸고, 나아가 장기기억으로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더불어 교육연극은 학생들의 정서와 감성에 변화를 주어 학생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촉매가 될 수도 있다.

2018-04-24 00:05:01

[매일춘추] 변화를 넘은 변신

별빛을 모으면 보름달 빛보다 밝다는 것은 만물이 변화하여 소통과 화합으로 최대한 목적을 달성한다는 뜻이다. 나아가 만물이 변신하여 심장 소리에 가까운 북을 치게 하고 흥을 돋워 춤을 추게 하여 신명의 한계에 이른다.사람은 한 번 태어나 필명으로 죽지만, 태어날 때의 울음소리는 비슷하다. 또한 자라면서 배움이 달라 어떤 이는 초개(草芥)와 같은 죽음을 맞이하고, 어떤 이는 위대한 영웅(英雄)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돈키호테'의 기상을 가지고, 지금 바로 여기서 당장(當場) 꿈과 희망 그리고 비전의 뜻을 세우고, 미래의 성공 이미지를 그리며 나아가면 된다. 그리고 계획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면, 반드시 나의 뜻에 합당한 선물을 얻는 축복이 있을 것이다.현재 환경을 탓하는 습관적 불평보다 일상에서 작은 기쁨을 느끼고, 타인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기 위한 노력으로 변신한 명언들을 생각해보자. 어둡다고 불평하는 변화를 넘어 촛불 한 개라도 켜는 변신을 실천해 보자.'기분 좋은 말을 생각하고, 상대에게 표현해 힘과 용기 북돋우기' '1일 30분 이상 운동 등 괜찮은 습관 만들기' '자신을 믿고, 신뢰하며, 스스로 자존감 향상을 위해 응원하기' '좌우명, 묘비명 등 가치관 향상하기' '상대방을 중요한 사람으로 여기려는 노력 아끼지 않기' '절망이라는 독약을 희망이라는 비타민으로 만들어 먹기' '자살을 살자로, NO를 ON으로, Stress를 Desserts로 긍정적 뒤집기' '신체 온전함에 감사하며 일하는 기쁨을 아는 지혜 가지기' '칭찬과 격려위로 등 일고수이명창(一鼓手二名唱) 역할 하기' '불행과 잘못을 상대 탓으로 여기지 않고, 자신을 탓하기' '부모 살았음에 감사하고, 은혜에 보답하는 프로그램 하기' '믿고 신뢰하는 사람과 시간을 함께하며 즐기기' '연간 계획을 세우고 실천과 반성하기' '매일 감사 명상과 감사 표현하기, 감동 실천하기' '날마다 만나는 사람을 최고의 VVIP로 모시기' '일상에서 솔선수범과 모범 그리고 본보기가 되는 몸가짐과 행동하기' '미소, 이해, 관심, 긍정, 배려, 여유 등 무형자산을 적심통장에 채우고, 생활화하여 이웃을 밝히기' '인생의 1초라도 허비하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의미 있는 시간 만들기'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고도 많은 것이다.급변하는 사회에 카멜레온의 변화보다 나비의 변신이 요구된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나는 또 어떤 업적을 남기고, 이 사회에 어떤 공헌을 하였는지, 그로 인해 이 사회가 어떻게 발전하였는지 생각해 보자.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 시대의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하여 국격 향상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해본다.

2018-04-23 00:05:00

[매일춘추] 적응(適應)의 힘

올해 봄 날씨는 유난히 변화무쌍하다. 눈비가 치기도 하고 초여름같이 뜨거운 날이 있는가 하면, 비바람에 다시 겨울이 온 듯 춥고 어떤 날은 흐린 하늘과 싸늘함에 가을인가 싶기도 하다.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이었던 어제와 패딩 점퍼를 입는 오늘의 다양한 옷차림만큼이나 우리의 몸과 마음도 자연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하게 된다. 이렇듯 변화무쌍한 봄 날씨가 싫지만은 않다.꽃길의 봄바람과 따뜻한 기운에 가슴을 열었는데, 봄기운을 느낀 터라 겨울이 되돌아온 듯한 날씨가 더욱 매서웠고 여름에 대한 예고 같은 갑작스러운 이상고온으로 답답했다. 또 춥다. 따뜻하다. 뜨겁다. 또 춥다.왜 이럴까. 이상하다. 싫어. 우리는 저항하려 하지만 막강한 자연의 힘에 순응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적응하면서 순응하고, 순응하면서 적응하고. 이 과정의 거듭된 반복을 통하여 환경에 익숙해지고 비로소 어우러진다.뜨거운 햇살과 차가운 바람에 저항하다가 졌다. 그래서 감기를 앓았다. 아팠다. 열이 나고 기침과 콧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감기가 떨어져 나갔다. 이미 우리에겐 또 다른 감기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겨 있다.우리의 삶의 이치도 변화무쌍한 날씨와 유사하지 않을까. 내가 바라든 바라지 않든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환경적으로 예기치 않은 수많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 상황들은 우리를 자극했고 우리는 반응했다. 질병으로, 경제적 난관으로, 실패로, 이별로…. 예고 없이 찾아온 일들에 당황했다. 바라지 않았던 결과라면 더욱 부정했고, 또 저항하고 아팠다. 어지러웠고 혼란스러웠다. 반면 결혼, 승진, 생일, 횡재, 회식 등 기분 좋은 일들에 많이 웃고, 떠들기도 했다. 참 안타까운 것은 기분 좋은 시간은 짧고,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은 길게만 느껴진다는 점이다.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 죽을 만큼 아팠던 그 시간들이 누구에게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저항과 적응의 과정을 겪으면서 순응하며 오늘에 와 있고, 또 저만치에 가 있으리라. 지금까지 그래왔듯이.개구쟁이 같은 봄 날씨에 우리의 몸과 마음이 적응하듯,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감당하고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우리 안에 있다. 우리에게 내재되어 있는 적응력(適應力)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무척이나 뜨거울지 모르는 여름을 대비시켜 주는 것만 같은 이 봄에 찾아온 변화무쌍한 사계절이 고맙다. 날씨에 적응하듯, 우리 삶의 난관에도 잘 받아들이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지혜를 갖자.

2018-04-20 0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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