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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세종정부청사 스포츠센터장

[매일춘추] 행복한 노인이 많은 나라

우리나라의 노인수는 점차적으로 증가하여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지 오래다. 노인인구가 국민 전체인구의 14%를 넘는 현재의 고령사회는 20%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초고령 사회에 직면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생산인구의 감소와 사회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노령인구의 증가는 중대한 사안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 차원에서도 신중하게 대처해야 할 사안이다. 중년의 나도 언젠간, 아니 곧 노년층의 세대가 되어 개인적·사회적으로 골칫거리의 대상이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솔직히 겁이 나고 서글퍼진다. '평균수명 연장,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과연 그 때의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 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노화로 인하여 쇠해지는 기력과 질환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피할 수 없다. 또한 경제의 중심에서 비켜져 생산성도 경제력도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나이 듦을 서글퍼하고 한탄할 수만은 없다. 거부할 수 없는 현실에 맞는 각자 나름의 행복을 준비해야 한다. 20년 후, 40년 후, 어쩌면 60년 후의 나의 모습과 삶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고자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특히 건강수명에 집중해야 한다.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더불어 영적으로도 건강하다면 흐르는 시간과 깊어가는 주름도,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변화도 조금은 너그럽게 품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노인들은 집에서 낮잠이나 TV시청 등의 수동적이고 폐쇄적인 낮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체활동의 부족으로 건강은 더욱 위협 받고 심리적으로도 위축되어 질병과 외로움으로, 게다가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더해진다면 그 삶은 너무 무겁다. 이것은 지금의 노년세대가 성장한 시대에서 체육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에 기인하여 운동생활이 없는 것이 큰 원인 중 하나이다. 운동을 하지도, 할 수도 없었던 시대였기 때문에 현재의 결과는 더욱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세종정부청사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다 보니, 매일 테니스를 치러 오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만난다. 왜 아프고 불편함이 없겠는가. 하지만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오셔서 운동으로 활력을 찾고 적극적으로 즐거운 사회생활을 만드시는 이 분들의 의욕과 꾸준한 도전이 존경스럽다. 생물학적으로 어른이, 노인이 정말로 많아지는 시대가 우리 앞에 있다. 그렇다면 그 많은 다수가 건강하고 행복한 세상이어야 한다. 열심히, 꾸준한 운동생활을 통한 자기관리로 삶의 연륜과 지혜가 묻어나는 건강한 존재, 행복한 노인이 많은 나라를 기대해 본다. 이영애 세종정부청사 스포츠센터장

2018-06-14 12:17:28

고려야마하 피아노 대표

[매일춘추] 피아노 앙상블이 전하는 전율

정치와 외교 이슈(미북정상회담)가 나라 전체를 덮고 있지만, 오늘 시작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역시 전 세계 축구팬들의 최대 이벤트다. 아무쪼록 정치 이슈와 관계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축구경기를 즐기고, 우리나라 국가대표 팀을 한 목소리로 응원하는 날들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이른바 '팀워크'는 축구 뿐 아니라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필수적인 덕목이자, 11명의 콤비 플레이가 승패를 좌우한다. 하지만 팀워크보다 독자적인 나만의 플레이가 중요한 직업도 있다. 일하면서 만나게 되는 음악인들 중에는 피아니스트가 가장 단독 플레이의 대명사다. 혼자서 넓은 음역과 사운드의 볼륨을 책임져야 하는 피아니스트가 때론 측은하기까지 하다. 그런 피아니스트들이 모여서 합주하는 아주 덩치 큰 이벤트가 있는데, 바로 '피아노 앙상블' 음악회다. 얼마 전, 오래된 뮤지컬 영화 '닻을 올리고'를 감상하다 놀란 적이 있다. 프랭크 시내트라, 진 켈리 주연의 이 영화에는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호세 아투르비(1895~1980)가 등장해 연주와 연기를 선보였는데, 야외 공연장에서 수십 명의 피아니스트가 각자의 피아노 앞에 앉아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 2번을 연주하는 하이라이트 장면을 선사했다. 지금으로부터 70여 년 전 만들어진 이 영화 속 스펙타클한 명장면이 지금 봐도 신기한데, 당시 관객들에게는 얼마나 큰 전율을 선사했을지 짐작이 간다. 거대한 몸집과 기계적 장치를 갖춘 피아노가 귀족들의 음악 살롱에 '붙박이' 악기로 등장한 직후부터 이 악기끼리의 앙상블은 꾸준히 시도돼 왔다. 1대의 피아노에 두 사람이 앉아 연주하는 '네 손을 위한 연탄곡'부터 시작해, 초기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의 대가였던 쇼팽과 리스트 등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작품은 치밀한 앙상블과 확대된 텍스트에서 기대할 수 있는 화려함을 동시에 충족시켰다. 피아니스트들의 친목도모와 레퍼토리 개발, 성대한 이벤트의 필요성 등으로 만들어지는 피아노 앙상블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드물지 않은 공연의 한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달성문화재단은 '100대의 피아노'라는 특별한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베토벤은 합창 등이 피아노 앙상블로 딱 좋다. 한 번도 피아노 앙상블의 공연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시간을 투자해 한 번 가서 객석에 앉아보길 권한다. 건반 음악이 주는 사운드의 '홍수처럼 쏟아지는 진수'를 맛볼 수 있다.

2018-06-13 13:46:55

미술학 박사

[매일춘추] 탈 그루핑의 법칙

이슬 맺힌 들꽃과 눈 마주치면 마음엔 온종일 촉촉한 꽃물결이다. 바로 아침 산책길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산책길에서 만나는 자연을 좋아한다. 비갠 후에는 풍경이 더 선명하다. 가끔은 신을 벗어든다. 흙의 질감을 감촉하기 위해서이다. 맨발로 온갖 새소리의 협화음에 발맞추는데, 먼 산에서 까마귀와 한 남성이 닮은 목소리로 소통을 한다. 훌쩍 키가 자란 상수리나무 밑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동그란 접시꽃 사이를 걷다보면 어느새 들어섰던 그 길이다. 꽃과 새, 나무, 흙, 물, 풀잎까지 제 각각의 모습을 유지하는 자연과 사람이 조건 없이 하나가 되는 산책길이다. 게슈탈트 심리학에는 '그루핑의 법칙'(rules of grouping)이 있다. 독일의 심리학자 베르타이머가 주장한 이 법칙은 시각 대상의 유사성에 주목한다. 디자인이나 조형예술분야에서 적극 활용되는 이 법칙은 우리의 뇌가 모양이나 크기, 방향, 거리, 색깔, 위치 등이 비슷하면 한 그룹으로 보려고 하는 시지각적 논리가 핵심이다. 유사성(Similarity), 근접성(Proximity), 폐쇄성(Closure), 연속성(continuation) 등으로 구분되는 이 법칙은 빠르고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에서 그 효용성이 크다. 아침 산책길에서 그루핑의 법칙을 자연에 포개어 보았다. 서로 다른 종과 형상들도 하나로 묶곤 하던 자연이 준 힌트이다. 본래부터 무형(無形), 무색(無色)이었던 것처럼 서로 다른 것들도 조건 없이 품어서 하나 되게 하는 성품은 득과 실을 따지지 않는 자연의 본성인 듯하다. 만약 인간의 마음에도 그루핑의 법칙을 적용하라고 한다면 베르타이머는 어떤 기준점을 제시할 수 있을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보이지 않는 마음이 아예 이 법칙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지 싶다. 다양한 마음들이 한데 어우러져 산다. 개인의 잇속만 챙기려는 마음과 이타심이 큰 마음도 한 그룹의 일원이 되곤 한다. 같은 명찰을 단 단체의 일원이라는 이유만으로 한 통속으로 묶어보는 결례를 범하지 말아야 할 이유이다. 먼셀이 20색 상환에서 초록색과 녹색을 각각 다른 색으로 표기하듯, 무턱대고 초록을 동색으로만 치부하면 곤란하다. 개개인의 각각 다른 사정을 세세히 살피지 못하면 한 그룹의 일원이어도 영원히 다른 세상이다. 마음의 탈(脫) 그루핑의 법칙이 되는 셈이다.

2018-06-12 12:10:21

교육극단 '나무테랑' 대표

[매일춘추]공연이 끝난 후 "벅찬 행복"

며칠 전 뮤지컬 '삶 인 사랑2' 정기공연이 끝나고 난 후 감격스러운 상황이 펼쳐졌다. 관람하신 분들 중에는 학교와 여러 기관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찾아가는 공연으로 와줄 수 있느냐"고 말씀하셨다. 전화기 너머의 소통이지만 감동의 여운을 느낄 수 있었고 공연관람 후의 행복과 공감을 많은 사람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연극이 공연을 통해 행복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타인에게 알려주면서, 행복이 급속도로 확산이 되는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한 지역마을 행복에 관한 조사에서는 불행한 사람들은 불행한 사람들끼리 함께 모여 있고, 행복한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들끼리 함께 모여 있다고 했다. 이런 현상은 한사람의 행복이나 불행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효과 때문이다. 하버드 의대에서 실시한 행복의 전염효과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과 가까이 하면 마치 전염병이 확산되는 것처럼 행복도 그 확산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1단계로 직접 연결된 사람(친구)이 행복할 경우 당사자가 행복할 확률은 약 15%의 효과가 발생한다. 2단계 거리에 있는 사람(친구의 친구)에 대한 행복 확산효과는 10%이고, 3단계 거리에 있는 사람(친구의 친구의 친구)에 대한 행복 확산 효과는 약 6%이다. 그리고 4단계에서는 그 효과가 거의 사라진다. 다시 생각하면 공연을 통한 행복확산이 굉장히 놀라운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공연을 통한 감동과 포럼을 통한 행복이 직접 연결되면서 15% 늘어나고, 그 분의 친구는 10%, 3단계 친구의 친구 4% 확산된다면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은 함께 감동과 행복을 받게 되는 것이다. 행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일은 행복한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기분 업(Up)을 위해 행복한 사람들을 만나면 된다. 우리는 연극을 통해 용기와 희망, 행복을 함께 하기 위해 한마디 한마디의 대사도 소홀함 없이 써내려간다. 모든 관객 분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확산하기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찾아가는 공연 의뢰를 받으면서 행복을 자신 안에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하고자 하는 분들의 마음이 존경스러웠다. '찾아가는 공연'이 아니라 교육극단 나무테랑의 '행복 전파 공연'으로 명칭을 바꾸고 더 많은 공연으로 머지않아 전 국민이 행복바이러스에 감염되기를 기대해본다.

2018-06-11 12:08:24

권충근 대구시 시민행복콜센터 팀장

[매일춘추]좋은 습관의 열매는 행복

단오(端午)! 일년 중 만물이 살아 움직이는 양기(陽氣)가 가장 왕성한 날이다. 창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고, 뿌리를 깍아서 비녀를 만들어 머리에 꽂으니 좋은 향기가 난다.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예뻐지려는 인간의 본성이 작용한 것이다. 단오를 전후하여 쑥을 뜯어 서늘한 그늘에 말린 잎을 담요 속에 넣어 잠을 자면 건강하다는 속설(俗說)도 있다. 이 좋은 때에 좋은 습관을 가져 단오처럼 생기 넘치는 행복한 생활을 즐기자. 자연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순환하여 꽃들이 지고, 싱그러운 잎과 열매를 자라게 한다. 창공하늘을 나는 새들의 무리들도 법이 없어도 부딪히지 않고, 질서 정연하게 목적지를 향하여 함께 날아가듯, 우리도 흘러가는 인생(Chronos Time)에서 삶의 질을 향상하여 의미있는 시간(Kairos Time)을 가져보자. 우리는 먹고 싶은 데로 먹고, 누구를 만나면 맛 집을 찾는 것에서부터 먹는 욕구를 떨쳐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특히, 기름진 고기를 안주 삼아 술을 음료수 마시듯 하는 과식이 문제인 것이다. 그로 인하 여 뱃속이 더부럭하여 만사가 귀찮아질 것이다. '80%만 먹어도 병이 없다'는 옛말이 있다. '적게 먹어 나는 병은 먹어면 되지만, 많이 먹어 나는 병은 '화타'나 '편작 '이 와도 못 고친다'고 하였다. 먹고 싶은 충동이 있을 때 마다 적게 먹어 장수하는 거북이를 생각하며 '절주'(節酒)와 '소식'(小食)을 외쳐보자. 마음이 즐거움만을 추구할 뿐 즐거움의 근원과는 거슬리게 행동하는 관계로 건강할 수가 없는 것이다. 알맞게 먹는 음식습관으 로 건강하자. 오늘은 새로운 오늘이다. 어제 같은 오늘이 아닌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벌떡 일어나기가 쉽지는 않다. 밤새 숙면을 못했을 수도 있고, 일상의 피로가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럴 때 '눈을 뜨게 되어 감사하다'는 생각과 '오늘은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라는 감사와 희망으로 아침을 여는 것이다. 창문을 열기 전에 마음의 문을 먼저 열어야 하는 것이다. 세수를 하고 주변에 있는 가까운 산이나 들녘으로 산보를 하면서 신선한 공기도 쇠고 상쾌한 기분으로 오늘할 일도 계획 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으로 건강하자. 물질의 풍요사회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안전(安全)일 것이다. 보행자가 무단횡단을 하거나, 운전자가 신호를 무시하거나, 교통약자를 보호하지 않으므로 빚어지는 사건, 사고가 우리에게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이다. 사회질서를 지키는 본(本)이 되지 않는 행동을 보면, 자신을 파괴 하는 일을 하는 미움과 분노의 독화살을 맞은 것이다. 이 아픔은 불어오는 바람과 같이 곧 잠잠해지는데도 불구하고, 사소한 일에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눈앞의 현상에 치우친 때문이다. 이럴 때는 대범하게 '상대가 급한 일이 있구나'라고 이해하는 습관으로 편안하자. 빨간신호등 을 조절할 수는 없지만, 반응은 조절할 수가 있는 것이다. 한 번만 참으면 두 번 참는 힘이 생길 것이며, 나아가 시비가 없으니 적이 없을 것이다. 워렌 버핏은 '습관이란 처음에는 너무나 가벼워서 느끼지를 못하다가, 나중에는 너무나 무거워서 헤어나지를 못한다.'라고 하여 습관의 중요성을 경고했다. 내가 한 좋은 말과 생각은 행동으로 바뀌고, 그 행동이 지속되어 좋은 습관이라는 열매가 맺어지는 것이다. 그 행복으로 삶이 편안해졌음 좋겠다. 대구시 시민행복콜센터 팀장

2018-06-11 05:00:00

권충근 대구시 시민행복콜센터 팀장

[매일춘추]삶의 본

공자의 근본은 '자신을 곧게 세우고 덕을 넓혀 나아가 자신을 감동케 하므로 세상이 나의 감동과 하나가 된다.'(直己 陳德 動己 天地焉應)로 뜻을 밝혀 기본이 바로 서야 나아갈 길이 열리는 본립도생(本立道生)을 강조하셨다. 인간의 삶이 음양육십이면 120의 수(壽)를 다하는 즐거움이 있는데, 반백(半白)부터 몸이 쇠(衰)하는 까닭은 눈앞의 현상에 치우친 결과 사물의 본질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첫째, 자연에서 배우는 즐거움이다. 모든 일을 방편(方便)에 따라 처리하면 편안함이 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순리인데, 동력(動力)을 이용하여 아래의 물을 위로 흐르게 할 수는 있지만, 그 만큼의 힘을 필요로 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도(道)에서 배우는 기쁨이다. 천문(天文)과 지리(地理) 그리고 인사(人事)를 알면 널리 이롭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셋째, 허(虛)에서 깨달음을 얻는 새로움이다. 사람은 주먹을 불끈 쥐고 세상에 태어나지만, 손을 펴고 죽는다. 현재의 삶에 고맙게 여기며,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함을 알고, 사회에 공헌할 때, 사명과 본분을 다하는 것이다. 하늘과 땅 사이는 허공처럼 텅텅 비워있기에 인간이 빌딩을 짓는다하여도 하늘이 도전한다 하지 않을 것이며, 그렇다고 땅이 무겁다 하지 않을 것이다. 이 공간에 선(善)을 채우고 덕(德)을 쌓아 인향(人香)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것이다. 넷째, 해와 달의 이치를 따르는 삶이다. 자연은 때가 되면 반드시 채움과 비움으로 음과 양이 순환하여 조화를 이루어 이 세상이 아름다운 것이다. 사시(四時)의 때에 맞게 의복만 바꿔 입는다고 계절이 바뀌지는 않는다. 마음가짐과 기거(起居)의 절도가 있어야 함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다섯째, 원추(鵷鶵)처럼 나쁜 습관을 삼가는 것이다. 원추라는 새는 남해에서 출발하여 북해까지 날아가는데,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를 아니하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를 않듯이 매사의 행동에서 조심하여 훌륭한 삶을 살아야 한다. 훌륭한 새는 좋은 나무에 둥지를 틀듯이, 선배의 역할은 솔선수범과 모범 그리고 본이 되어 주고, 여력이 있으면 후진양성까지 인 것이다. '한결같은 부모와 효(孝)를 다하는 자식과의 화기애애함', '사제(師弟)지간 청출어람(靑出於藍)의 보람', '성인(聖人)의 경전(經典)을 독서하는 즐거움', 그 외에도 '지도자', 'Mentor', 'Role Model', '책 속의 감동받은 한줄',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긍정의 촌철활인(寸鐵活人)', '동기부여가 되는 용기', '좋은 음악과의 만남', '꿈 너머 꿈 설계', '인생의 가치관, 좌우명, 묘비명' 등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권충근 대구시 시민행복콜센터 팀장

2018-06-10 15:06:39

세종정부청사 스포츠센터장

[매일춘추] '나의 꼬마들, 세종주니어FC'

언제나 함께 하는 나의 꼬마들이 있다. 세종주니어 FC의 막내들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하루일정을 마치고 스포츠센터에 도착하자마자 차에서 내려 주위를 살필 틈도 없이 축구장을 향하여 달려간다. 행여나 넘어져서 다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에 "조심조심! 천천히!"라고 주의를 주지만 축구를 하고 싶은 마음에 내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숫자와 이름이 새겨진 파란 유니폼을 입은 어린 전사들의 느낌이랄까. 어쩌면 축구장의 크기와 축구공이 벅찰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축구에 대한 흥미와 의지는 형들 못지않은 것 같다. 하지만 미운 7살! 3차례 정도에 걸쳐 찾아오는 취학 전 반항기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이 꼬마들을 통솔하고 지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에 가끔은 아이들과 씨름하는 선생님들과 개성이 강한 꼬마들을 보면서 웃음이 나곤 한다. 친구들과 장난하고 겉잡을 수 없다. 그러다가도 선생님의 단호한 눈빛에 긴장하고 이내 진지한 눈빛으로 열중한다. 퇴장하면서 서로를 챙기고 뒷정리를 하고 그 날의 플레이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를 평가하기도 하는 어린 꼬마들의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자면 그 세계 안에서의 서로에 대한 소속감과 소통하고 함께 어우러져가는 작고 어린 의젓함이 느껴진다. 질문하는 나에게 자신있는 표정으로 설명도 해 주고 "축구가 좋아요. 재미있어요."라며 환한 미소를 짓는 7살 플레이어들. 생활 속의 놀이를 통하여 대인관계를 이해하고 사회성을 기르게 되는 이 시기의 아이들의 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디지털 혁명으로 지능정보화사회인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우리의 아이들은 인공지능과 기계가 따라할 수 없는 인간성, 책임감, 겸손함, 도덕성 등의 인간 본성이 기본이 되는 소통능력, 협업능력과 더불어 직관력과 무한한 상상력, 창의력을 준비하여야 한다. 이렇게 세종주니어 FC의 막내들은 축구를 통하여 놀고 배우면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을 하나하나씩 갖추어가고 있다. 특히나 호기심 많고 바깥세계에 대해 알고 싶은 욕구가 넘치는 이 시기의 아이들이 야외의 넓고 푸른 구장에서 파란 하늘을 보고 바람을 맞으며 맘껏 달릴 수 있는 건강한 신체활동을 함으로써 신체적, 심리적 욕구와 지적, 사회적 욕구를 자연스럽게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이 작은 꼬마들이 꿈을 키우고 자신의 역할과 능력, 팀웍을 위한 배려와 협력을 배움과 동시에 그 꿈을 펼쳐갈 기초를 다지는 이 곳과 이 시간이길 바란다. "세종주니어 FC의 막내들, 파이팅!" 스포츠와 함께 성장하는 즐겁고 행복한 꼬마들을 항상 응원한다. 이영애 세종정부청사 스포츠센터장

2018-06-07 12:14:55

고려야마하 피아노 대표

[매일춘추] 하루 몇시간씩 연습하십니까

피아노 음악과 피아니스트에게 관심이 있는 분들은 가끔 '횡재'를 한다. 내한 공연을 온 외국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이 좋은 피아노를 찾아다니다 악기숍이나 연습실에 자리를 잡고 피아노 연습을 할 때가 있다. 음반이나 동영상을 통해서만 만나던 연주자를 우리 동네의 연습실에서 마주치는 행운은 아마도 피아니스트에게만 한정돼 있을 듯하다. 자신의 악기를 갖고 다닐 수 없는 운명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대가들은 사전준비 없이도 늘 연주를 잘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무대에 서는 연주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한음한음을 연습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며, 그 모습은 학창시절 학생의 모습과 정확히 똑같다. 그들은 현재 자신의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또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한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연습시간에 대해 크고 작은 강박관념이 없는 연주자는 없다. 악기와 마주하지 않는 시간은 늘 불안하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연습한다는 연주자도 꽤 있다. 객관적으로 보면 그들이 측은해 보일 때도 있지만, 그 과정 없이는 무대에서 청중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하다. 흔히 음악가들 중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들이 있다고들 하는데,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생각한다. 매일 연습실에서 고독을 친구삼아 자신의 실력을 재확인하는 직업의 사람이 지극히 사교적이라면 오히려 그 편이 더 이상하지 않을까. 대가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연습에 매달릴까.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이상적인 대답으로 언젠가 들었던 정경화 바이올리니스트의 말이 생각난다. "사람들이 '몇 시간 연습하느냐'고 늘 묻는데, 전 항상 똑같은 답을 하죠. '가능한 모든 시간을'(Every possible minute). 즉, 시간이 허락되는 한 늘 바이올린과 함께 해야 하는 운명을 지닌 사람에게 연습을 위해 얼마나 시간을 내느냐는 궁금증 자체가 우문이다. 최근 70세를 기념하기 위한 독주회에서 보여준 정경화의 녹슬지 않은 기량은 자신의 말을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유려하고 풍성한 음색과 정확한 기교를 통해 아직 그녀의 전성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라이브로 들려주었다. 최근 인터뷰에서 정경화는 자신을 이렇게 평가했다. "기운이 달려 악기를 내려놓기 전까지는 죽을 힘을 다해 할 겁니다. 제게 '레전드' 라고들 하시는데, 진짜 전설이 되려면 계속 연습해야죠." 화려한 무대 위의 연주자들의 일상은 그다지 궁금해 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그저 연습실에 있기 때문이다.

2018-06-06 14:33:45

서영옥 미술학 박사

[매일춘추]'일월오봉병' 앞에서

하늘에는 해와 달이 나란하다. 땅 아래로는 파도가 넘실댄다. 붉고 단단한 몸집의 소나무에는 푸른 잎이 한결같다. 산에서 흐르는 좌우대칭의 폭포수는 곧은 형상이 힘차다. 우뚝 속은 다섯 개의 산봉우리는 비슷한 크기와 높이로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 한 화면에 각각의 소재들이 도식적으로 표현된 이 그림은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이다. '일월오봉도'는 해와 달 그리고 다섯 개의 봉우리가 그려진 궁중화이다. 여기서 해와 달은 음과 양이고 오봉은 오행을 상징한다. 산과 물은 생명이 숨 쉬는 공간이다. 며칠 전 포항시립미술관에서 본 것은 해가 단독으로 그려진 병풍이었다. 그 병풍 앞에서 일행 중 한 사람이 "그림 한 점에 삼라만상이 모두 다 담겼다"라고 한다. '삼라만상의 조화'야 말로 일월오봉도의 핵심이 아닐까 한다. 대체로 병풍으로 제작되어 '일월오봉병'이라고도 하는 이 그림의 연원은 불분명하나 조선시대에 병풍으로 많이 쓰인 그림인 것은 분명하다. 용상 뒤에 놓여 왕권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병'은 장식성이 강하며 백성들의 태평성대를 염원하는 의도에서 제작됐다. 임금님의 이상을 대변한다고도 할 수 있다. 이 그림에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요구되는 부분은 아무래도 좌우에 공존하는 해와 달이 아닐까 한다. 해와 달은 우주조화와 영원성의 표상이다. 일월오봉도의 해와 달은 어좌의 왕을 위에서 비추는 형상이다. 바로 '함께 빛날 때 천하가 화평하고 상하(上下)가 고루 창성하며 장수할 것'이라는 상징성을 시각화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서로 상반되지만 늘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는 점이다. 화면 구성과 색채, 소재 하나에 이르기까지 상징성이 강한 '일월오봉도'는 상징으로 삶과 우리의 염원을 비춘다. 교훈을 주기도 하고 훈계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미술상징은 우리에게 어떤 행위를 하라고 직접적인 명령을 하지는 않는다. 상징을 통해 의미를 유추하고 숙고하도록 한다. 일월오봉도 앞에 앉은 조선의 왕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곧 당선자가 결정될 것이다. '일월오봉병'을 배경으로 하는 어좌에 앉을 임금님은 아니겠지만 버금가는 당선자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권력의 소유자가 아니라 시민을 어좌에 앉힐 수 있는 자세를 갖춘 당성자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미술학 박사

2018-06-05 14:09:09

교육극단 '나무테랑' 대표

[매일춘추] 조슈아 벨의 연주가 들리지 않는 까닭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은 2007년 1월, 복잡한 출근 시간대에 워싱턴 랑팡플라자 역에서 45분간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연주했다. 사람들은 음악소리가 들려오는데도 불구하고 바쁜 걸음으로 앞만 보고 움직였다. 조슈아는 그날 고작 32달러를 벌었다. 사람들은 그가 TV에 나온 적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무료로 진짜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데도 지나쳐간 것이다. 조슈아는 이날 지하철에서 연주하기 이틀 전, 곧 있을 보스톤 공연을 앞두고 있었는데 그 공연의 티켓가격은 약 11만원 정도였는데 모든 객석은 매진됐다. 이것은 사회적인 인식과 지지없이 간과되는 다양한 사회적 영향의 작용은 아닐까. 첫 번째는 연주를 감상할 여유를 가질 수 없는 바쁜 현실의 익숙해진 모습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가다보면 특정한 공간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다양한 악기를 이용한 음악, 노래, 춤 등 거리예술을 봤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스마트폰이나 이어폰을 의지한 채 복잡한 머릿 속을 계산하며 바삐 지나가는 것이 일상이다. 아무리 좋은 볼거리도 이슈화되지 않고 갖춰진 공간이 아닌 곳에서 감상하기는 쉽지 않다. 두 번째는 사회에서 문화적 영역이나 기관들이 융합한 결과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개인의 활동 가운데서 천재성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 천재성의 가치를 사회가 부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이 사회적·문화적인 영향으로 이슈화되면서 같은 시기에 공연하는 무명 배우들의 작품은 연기가 손색이 없다 해도 흥행에는 큰 차이가 생긴다. 이와 같이 공간적인 제약이나 사회적인 영향력이 사람들의 편향적인 생각에 크게 작용한다. 이러한 문제들의 해답을 위해 교육극단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접근을 위한 필요성을 느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위해 끊임없는 도전을 하고 있다. 교육극단 '나무테랑'의 2번째 정기공연 가족뮤지컬 "삶 in 사랑2"에서는 찾아가는 공연, 또는 길거리 낭독극으로 보여지기만 하는 예술이 아닌 포럼 형식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을 자극해 공감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앞만 보고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간의 부담없이 뒤를 돌아볼 수 있는 감동을 주고, 이슈화된 예술작품을 기다리는 사람들 또한 지역의 연극에 대한 따뜻한 인식과 영향력이 조금씩 나이테처럼 퍼져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이융희 교육극단 '나무테랑' 대표

2018-06-04 11:56:26

대구시 시민행복콜센터 팀장

[매일춘추] 공감적 언어

지금의 시대는 문화의 시대요, 언어의 시대라고 할 수가 있다. 인생에서 의식주가 해결되니 '어떻게 즐길 것인가'가 관건이 되어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작용되는 것이다. 물질적 풍요로움의 극치에 이른 지금 시대에 언어의 중요성은 더할 나위가 없음이다. 언어(言語)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하고, 의사를 소통하기 위한 소리나 문자 따위의 수단이며, 사람들의 생활양식, 감정, 문화, 정서, 사고의 방식과 영역, 생활환경에 따라 형성된 어휘체계를 의미한다. 왕과 관료 그리고 백성들 상호 간의 전방위적인 의사소통이 문제였던 것이다. 무지한 백성들이 한문으로는 의사불통이었으며, 억울한 일을 당한 백성들 스스로 자신의 뜻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던 까닭으로 세종대왕이 이러한 백성들을 어여삐 여긴 통찰이 적중한 결과이다. 훈민정음은 문화사적인 면에서도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책으로써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 국제자문위원회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되었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움직이지 아니 하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으니,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그치지 아니하므로 내를 이루어 바다에 가느니라"는 '용비어천가'가 주는 교훈에서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후 백성들이 널리 사용하기 전에 실용성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백성들과 무언(無言)으로 傾聽(경청)하였던 것이다. 마치, 악기의 속이 비었기 때문에 맑고 고운소리를 얻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주체성이 강한 세종대왕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종이위의 글을 읽고 쓰면서 판단력을 향상할 수 있게 되었다. 생각의 가장 기본단위인 언어는 이미지와 행동 그리고 습관으로 이어져 인격을 완성하고, 나아가 나의 가치를 향상하는 결과가 된다. 말을 하는 입이 하나이고, 듣는 귀는 두 개인 것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언어도 이왕이면 교감있게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아이가 상을 탓을 때 부정적 표현은 '무슨 상 탓는데'라고 묻지만, 공감표현은 '기쁘시겠습니다'라고 하고, 최상의 표현은 공감적 경청으로 '부럽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렇듯 공감적, 긍정적 언어를 사용한다면, 더할 나위없는 상생하는 길일 것이다.그런 까닭으로 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기에 앞서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나뭇가지의 잎과 꽃, 열매의 '느낌'을 이야기할 수 있을 때 우리 사회는 한층 성숙된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매사에 '덕분에', '고마워'라는 감사의 표현으로 내가 먼저 고운 언어 쓰기의 본보기가 되어 보자. 마치 구름은 솟구치는 용(龍)을 쫓듯이….권충근 대구시 시민행복콜센터 팀장

2018-06-04 05:00:00

이영애

[매일춘추] 열정의 시간, 6월

본격적인 여름의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새로운 계절이 실감나는 오늘이다. 새로움은 언제나 기쁘고 명랑하다. 올 여름은 혹서로 얼마나 더울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 이상의 막연하고도 가슴 설레이는 이 느낌은 무엇일까. 긍정의 상상력으로 도전하는 한 청년의 굳은 의지로 가득찬 강렬한 눈빛과 질주의 환희가 역동감 있게 표현된 광고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한 번이라도 전력을 다해 달려 보던가 겁 없이…. 거침없이…. 후회없이…. No Fear, Go Dynamic" 지난 봄날에 이루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다시 시작하고 싶은 새로운 각오와 희망으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다. 달리고 싶다.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한 번 더 도전하고 싶다. 잘 될 것 같은 희망이 꿈틀거린다. 넘어지면 털고 일어나 다시 도전하고 달릴 수 있을 것만 같은 의욕이 넘치는 푸르고 눈부신 6월이다. 뜨거운 태양은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바람은 쾌활하고 기쁘다. 희망이 샘솟는다. 초록으로 뒤덮인 자연은 신선하고 풍성하고 평화롭다. 눈부시고 화려한 태양 아래 자연의 푸르름과 함께 우리의 땀과 열정이 조화를 이룬다면 이 여름은 그 어느 시간보다 우리에게 큰 기쁨과 선물이 되지 않을까. "열정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넌 자와 건너지 않은 자로 비유되는 것이 아니라, 강물에 몸을 던져 물살을 타고 먼 길을 떠난 자와 아직 채 강물에 발을 담그지 않은 자, 그 둘로 비유된다." -이병률의 글에서- 어느새 6월의 첫 날이 우리에게 와 있다. 아니 우리는 6월이라는 시간을 열었다. 여름이라는 아직 채워지지 않은 새로운 도화지를 우리는 무엇으로 어떻게 채울 것인가.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면, 시작은 했지만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가? 그렇다면 미루지 말고 과감하게, 거침없이, 후회없이 마음껏 그려보자. 나아가자. 달려보자. 발을 채 담그지 않은 당신과 내가 열정적인 6월과 이 여름을 새로운 각오로 다짐하는 오늘이면 좋겠다. 긍정의 상상력과 열정이 펼쳐지는 여름을 기대하면서…. 이영애 세종정부청사 스포츠센터장

2018-05-31 14:24:05

배성희 고려야마하 피아노 대표

[매일춘추]차이콥스키 명곡의 우여곡절

유독 우리나라 음악애호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에는 우여곡절 스토리가 있다. 순탄치 않았던 그의 53년 인생 만큼이나 그의 걸작들도 기구한 운명을 겪었다. 19세기 후반 러시아 낭만주의 음악의 중심이었던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웅장함과 화려함 뒤에 숨어있는 서정성과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우울하고 슬픈 정서가 그 매력이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일찍 여읜 후 갖게 된 트라우마에 결혼 실패 등 좌절의 개인사가 합쳐져 염세적인 작품세계가 형성되었으나, 무엇보다 타고난 멜로디 감각으로 만들어진 절절한 악상은 한 번만 들어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치명적인 흔적을 남긴다.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의 주제곡이자 피아니스트라면 누구나 연주하고 싶어하는 피아노 협주곡 1번 작품 '23'은 처음 구상될 때, 심한 갈등을 겪은 것으로 유명하다. 본래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동료이자 선배였던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을 위해 쓰여졌는데, 카덴차를 포함한 여러 악구들이 연주에 불편하다고 불만을 표시한 루빈스타인의 의견 때문에 다툼이 일어나게 되었다. 자신의 작품세계를 침범당했다고 생각한 차이코프스키는 작품을 수정할 생각이 없었고, 피아니스트로 자존심이 강했던 루빈스타인은 이대로라면 연주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결국 이 곡은 독일 출신의 피아니스트 한스 폰 뷜로가 초연을 맡았고, 엉뚱하게 미국 보스턴에서 첫 선을 보였다. 한 때, 가장 친한 친구였던 차이코프스키와 루빈스타인은 한동안 소원한 관계로 지냈지만 두 사람 모두 마음을 바꾸게 된다.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백조의 호수'도 초연 때 큰 실패를 맛봤다. 1877년 발표한 '백조의 호수'는 알렉산드라라는 이름의 차이코프스키 여동생이 어린이들을 위해 만든 단편 발레 음악들에서 힌트를 얻었다.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청중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했는데, 이유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음악이 지나치게 훌륭한 탓이었다. 춤보다 음악이 전면으로 드러나는 '백조의 호수'를 청중들은 이해하지 못했고, 이에 상처받은 소심한 성격의 차이코프스키는 다시는 발레곡을 쓰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다행히 마음을 바꿔 '잠자는 미녀', '호두까기 인형' 등의 걸작을 남긴다. 첫 발레곡의 실패가 그로 하여금 다른 장르의 작품에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다행스런 전화위복이었다고나 할까. 당시의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듣는 이들의 가슴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는 멜랑콜리의 선율과 장대한 관현악법을 구사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스타일이 발레 음악과 안성맞춤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2018-05-30 14:02:54

서영옥 미술학 박사

[매일춘추]행복으로 향하는 길

2009년 가을 어느 날이다. 광주의 모 전통시장에 걸음 했을 때이다. 시장 안을 거닐다가 골목 어귀 작은 '생닭' 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춘 것은 닭집에 걸린 그림 한 점이 눈에 쏙 들어왔기 때문이다. 벽면을 채울 만큼 큰 초상화는 마치 70~80년대 영화포스터 같은 인상으로 다가왔다. 생뚱맞게도 시장에서 마주친 빛바랜 초상화가 하도 신기하여 가까이로 갔다가 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닭집 안쪽 벽면에 가득한 또 다른 그림들을 본 것이다. 얼핏 봐도 서툰 솜씨였다. 색채의 조화 뿐만 아니라 비례와 투시도법이 무시된 것으로 보아 전문가의 작품은 아닌 듯 했다. 시선을 끌어당긴 것은 앙리 루소(Henri Rousseau)의 그림 같은 순수함이었다. 그 그림을 그린 이는 바로 닭집 주인할머니였다. 결례를 무릅쓰고 할머니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것은 호기심이 일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할머니는 필자를 반겼다. 손님이 뜸할 때면 가게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할머니는 평생 닭집을 운영했는데, 늘그막에 시장에 입주한 작가들의 도움으로 화가의 꿈을 이루게 되었다며 행복해 했다. 고인이 된 부모님과 형제자매 그리운 친구의 모습을 그릴 때면 잊고 지낸 아름다운 추억들이 되살아난다고도 했다. 그녀는 평범한 행복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작은 그림들은 그렇게 모인 것들이다. 차츰 닭집은 전시장이 되었고 손님들은 기꺼이 관객이 되어주었다.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상기된 표정으로 당신의 과거와 현재를 고백하던 닭집 할머니의 수줍은 미소가 지금도 생생하다. 닭집 할머니의 모습에 오버랩 되는 할머니가 또 한분 계시다. 바로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라는 자전적 에세이를 낸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Anna Mary Robertson Moses) 할머니이다. 그녀 역시 적지 않은 나이에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다. 76세에 시작해 101세까지 총 1천600여 점의 작품을 남긴 모지스는 80세에 개인전을 열었고 92세에 자서전을 출간했으며 93세에는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을 만큼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그러나 두 할머니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결코 순탄하지 않은 삶이었고 어려운 환경 때문에 꿈을 미루었다는 것이 그렇다. 두 할머니 모두 자신의 솔직한 마음에 반응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런 그녀들의 그림에는 평범하면서도 범접할 수 없는 인생의 연륜과 아픔, 따스함이 고루 녹아있다. 둘 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꿈을 실천하고 스스로 만족을 찾아 행복을 누렸다. 바로 필자에게 두 할머니들이 가르쳐준 행복으로 향하는 길이다. 서영옥 미술학 박사

2018-05-29 11:37:58

이융희 교육극단 '나무테랑' 대표

[매일춘추]지식의 저주/ 이융희 교육극단 '나무테랑' 대표

극단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문제와 마주치기를 반복한다. 연극 속 인물들처럼 현실 속 우리도 하루에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해내고 있는지 생각해 볼 때, 사람들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항상 느끼게 된다. 소통 부재의 원인은 아마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이야기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는 것이 많아지고 정보가 많은 전문가가 되어 갈수록 일반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한마디로 아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대체로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상대방도 알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고, 모르는 상대방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현상을 히스 형제는 '지식의 저주'라고 했다. 1990년 엘리자베스 뉴턴은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간단한 놀이에 관한 연구논문으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녀가 연구한 놀이는 단순했다. 한 사람이 헤드폰을 끼고 생일 축하노래와 같은 널리 알려진 곡을 들으며 그 멜로디와 박자대로 탁자를 두들긴다. 그러면 다른 쪽에 있는 사람이 탁자 두들기는 소리를 듣고 알아맞히는 것이다. 실험을 위해 총 120곡을 들려주었는데 놀랍게도 제목을 맞춘 노래는 단 3곡 뿐이다. 더 놀라운 것은 두드리는 사람은 듣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맞혔을 것이라고 대답한 것이다. 그 이유는 탁자를 두드리는 사람이 듣는 사람의 입장, 즉 자신은 탁자소리 외에 헤드폰을 통해 노래가사, 멜로디, 리듬을 듣고 있지만 듣는 사람은 음악이 아닌 몇 개의 타격 음밖에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사나 리더는 목청 높여 질 좋은 강의를 이어간다고 생각하지만, 듣는 사람들은 무의미한 단절음만 들리는 것이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되고 중요함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실험은 아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에게 얼마나 친절하지 못한가는 보여주기도 한다. 연극은 소통의 기본적 주체이다.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닌 보여지는 것이고, 더 나아가 함께 경험을 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공연제작을 항상 포럼과 함께한다. 배우들의 일방적 소통이 아닌 직접 관객들을 참여시키면서 관객과 배우의 상호소통이 이뤄지고, 같이 호흡과 시선을 맞춰가며 내면의 갈등을 함께 이끌어내어 공감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객참여의 반응도가 얼마나 높은지 그리고 그 가치를 깨달아 연극의 소통이 더 의미있게 발전되기를 기대한다. 이융희 교육극단 '나무테랑' 대표

2018-05-28 11:50:01

[매일춘추] 아름다운 어울림

우리는 살아가면서 참 많은 대립과 갈등을 경험한다. 나의 생각과 같지 않음으로, 뜻이 같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의 차이로 인하여 부딪히고, 다투고, 상처를 만들고, 화해하지 못한 채 포기하고 돌아서기도 한다. 그건 어쩌면 조화롭지 못하여 패배한 것이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소중한 것들, 더 큰 것들을 놓쳐 버릴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기에 이해하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하고 대립하고 힘들어지는 것이다. 내 생각과 방식만이 옳다고 믿으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잃었을지도 모르는 스스로를 돌아보면 치우친 생각과 고집스러웠던 나의 모습이 참 어리석었음을 깨닫게 된다. '나'와 '너'는 다른 사람! 다른 환경에서 태어났고 자라고 살아왔다. 저마다의 생김새도, 성격도, 생각도, 습관도, 살아온 방식도 다르다. 이처럼 같은 것보다 다른 것이 더욱 많기에 다름에서 파생되는 이견과 차이로 맞서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다름과 차이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과정 속에서 대립과 갈등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음정과 음색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여 불협화음이 될 수도 있고 오히려 반대로 어우러진 화음으로 창조되어 한 편의 아름다운 심포니가 될 수도 있다. 조화로움은 나의 생각과 같이, 나의 방식과 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것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섞이는 것, 융화하고 화합하는 것임을…. 5월의 여러 날들은 존재와 관계의 소중함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함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다르다는 것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던, 어쩌면 조화롭지 못하여 아팠을지도 모를 시간을 보낸 이들도 있지 않을까. 우리, 나도 너도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자. 비난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눈과 마음으로 다가가 보자. 다르다는 것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네가 가지고 있어 좋은 것, 그래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줄 수 있어 더욱 좋은 것이 될 수 있다. 나와 다른 서로를 이해하고 맞추어 풀어가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혼자의 세상이 아니고 또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세상에 살아가야 하는 우리이기에 함께 어우러지고 조화롭게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가야 한다. 내가 남과 다르다는 것을, 남도 나와 다르다는 것을 서로 인정하고 보완해 갈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보람과 기쁨으로 채워질 것이다. 이영애 세종정부청사 스포츠센터장

2018-05-24 16:46:29

[매일춘추] 주인공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바리톤들

클래식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분야의 '클래식'과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반복되고 우리에게 다가올 때마다 새로운 느낌과 감동을 전달해 준다는 점이다. 오페라 극장에는 고정된 공식이 하나 존재하는데, 첨단의 유행이나 실험적인 연출이 들어간 공연이 실패하면 돌아가게 되는 '보험'과 같은 작품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베르디, 푸치니 등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대표작과 모차르트, 로시니 등 희가극이 그것인데, 아름다운 멜로디와 극적인 줄거리를 가진 이 걸작들에는 또 하나의 매력이 있다. 바로 주인공 가까운 데에서 극의 흥미로운 반전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조연, 바리톤이 맡은 배역은 주로 악역이나 노역 등으로 화려한 주인공들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베르디의 오페라에서 나오는 바리톤들은 정말 다양한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복잡한 심경을 지닌 아버지 역할도 많다. 오페라 '리골레토'(1851)의 타이틀 롤인 리골레토는 만토바 공작 밑에서 일하는 광대지만, '호색한'(여색을 밝힘)인 공작의 눈에 딸 질다가 보일까 봐 전전긍긍한다. 세상을 조롱하며 딸과 함께 은둔생활을 하던 리골레토는 공작에게 소중한 딸 질다가 능욕을 당하자 복수를 꿈꾸지만, 결국 사랑에 눈먼 질다에 의해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 '라 트라비아타'(1853)에서는 비올레타와 사랑에 빠진 아들 알프레도를 걱정하며 집으로 돌아오라 권유하는 아버지 제르몽 역을 바리톤이 맡는다. 아들의 사랑을 이해하지만 결혼과 집안의 명예를 동시에 걱정하는 제르몽의 마음은 유명한 '프로벤차 내 고향으로'라는 아리아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남자 주인공인 테너보다 더 화려하게 등장하는 바리톤도 있다. 바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1875)에 나오는 에스카미요 역이다. 시골에서 올라온 순진한 병사 돈 호세는 담배 공장의 여공 카르멘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진다. 이 오페라도 테너의 아리아 '꽃노래'보다 바리톤 아리아 '투우사의 노래'가 좀 더 인기있는 듯하다. 극악무도한 악역은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1900)에서 만날 수 있다. 로마의 경시청장 스카르피아는 나폴레옹을 지지하는 혁명군을 잡으러 찾아다니는데, 혁명군 친구를 숨기고 도망시킨 화가 카바라도시를 고문하고 그의 애인인 토스카를 차지하려는 검은 마음을 드러낸다. 결국 악인은 심판을 받는 법, 권선징악의 줄거리임에도 바리톤 스카르피아 역에 더 큰 박수갈채가 쏟아지는 경우도 자주 있는데, 작품에 온전히 몰입된 오페라 팬들이 보내는 진실된 격려라고 생각된다. 배성희 고려야마하 피아노 대표

2018-05-24 00:05:00

[매일춘추] 이미지의 역기능과 순기능

"살림에는 눈이 보배다." 알뜰한 살림은 눈으로 잘 보살펴서 처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본다'는 것은 시지각(視知覺)을 의미한다. 조선 왕실에서는 임신 3개월이 되면 산모에게 훌륭한 사람을 가려서 보게 했다고 한다. 좋은 책과 좋은 그림을 보게 한 것도 산모의 감상이 태아에게 전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보는 것이 곧 '지적 행위'임을 방증한다. 시각문화 연구자들은 '보는 행위'에 주목한다. 보는 행위에는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이 내재한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이다. 사물이 단순히 눈에 보이는 형태에만 갇힌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형태심리학자인 루돌프 아른하임(Rudolf Arnheim)은 심리학적 분석을 통해 의식과 시각의 상호작용을 밝혀냈다. 특히 형태 분석으로 예술의 본질과 정체를 명명한 것은 그의 대단한 업적이다. 그는 사람이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것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못 박았다. 그런가 하면 정신의학자인 헤르만 로르샤흐(Hermann Rorschach)는 잉크 자국으로 사람들의 성격을 진단하였다. 이를테면 똑같은 데칼코마니를 보고 어떤 사람은 나비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악마라고 한다. 보는 관점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이나 정신 상태, 욕망 따위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로르샤흐의 주장이다. 이미지에는 이미지를 만들어낸 사람의 의식과 무의식적 심리 상태가 반영된다. 해석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여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실험은 성격심리학이나 문화인류학에서 널리 응용되고 있다. 그러나 말이나 글자처럼 구체적이지 않은 이미지는 다의적(多義的)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다의적인 이미지로 소통을 할 때이다.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하여 이미지로 정보 전달을 할 때는 주의가 요구된다. 현대에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이미지 오남용이 큰 이슈이다. 얼마 전 매스컴을 달군 남성 누드모델 사진 유출 사건도 하나의 실례겠다. 남과 여라는 성별 대립으로까지 치닫게 된 것은 불편한 이미지의 무분별한 유출이 발단이다. 때론 이미지가 인신공격의 수단이 되거나 권력을 시각화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다." 내용이 좋으면 겉모양도 반반하다는 뜻이다. 더불어 이미지에 버금가는 알찬 내용도 기대하게 된다. 좋은 것을 보면 감정이 순화된다. 산모가 시각적인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저속한 이미지의 무분별한 노출은 정신을 갉아먹고 사회를 병들게 한다. 한 단계 성숙한 사회로 가는 길도 아득해진다. 약이 되는 이미지의 생산은 재주보다 덕(德)이 앞설 때 가능하다. 창의적이면서도 배려심이 밴 이미지가 풍성할 때 세상은 더 밝아질 것이다. 서영옥 미술학 박사

2018-05-23 00:05:00

[매일춘추] 좋은 습관의 반복

아리스토텔레스는 반복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이고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에 있으며, 젊었을 때 형성된 좋은 습관이 모든 차이를 만든다고 했다. 교육 또한 습관 형성을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어릴 적 습관을 통해 거지가 되기도 하고, 지도자가 될 수도 있다. 즉, 좋은 것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아이에게 매일 30분씩 책상 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있기'를 제시하고, 그 시간을 조금씩 늘리면 장시간 앉아있는 습관이 길든다. 반복이 중요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요즘은 모방을 통한 습관이 심각한 사회 이슈화가 되기도 한다. 행동이나 감정과 같이 상대방의 강한 자극이 습관처럼 받아들여지게 되고, 그 자극은 좋음이 아닌 나쁜 자극을 더 강하게 흡수한다. 인터넷이나 방송, SNS 등을 통한 모방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큰 사례로 들 수 있다. 즐겨 보는 프로그램의 유행어나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 그리고 좋은 감정이나 나쁜 정서들을 가볍게 따라 하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좋은 습관을 건전하게 즐기면서 기르는 방법은 없을까. 연극은 즐거움을 주는 것 가운데 하나이다. 탁월함은 올바로 즐기고, 좋은 감정을 느끼고 판단하며, 착한 성격과 훌륭한 행위에 즐거움을 느끼는 법을 배우는 동시에 공감의 힘을 가져야 한다. 그 속에서 감정이나 성격을 이해하며 옳은 감정에 고개를 끄덕이고, 옳지 않은 감정에 고개를 저을 수 있는 분별의 경험을 쌓는 품성을 만들어 갈 수 있다. 감정을 뜻하는 '파토스'(pathos)는 종종 '경험'으로 번역되기도 하는데, 감정 그 자체는 물론이고 감정을 동반한 도덕적 경험들이 성격의 성장에도 영향을 준다고 표현된다. 연극은 직접적인 도덕적 감정과 행동을 통해 습관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연극을 통해 기대하는 교육적 효과는 훈계를 통한 가르침이 아니라 극적인 학습으로 올바른 행동과 감정을 즐겁게 습관 들이는 것이다. 연극 활동이 갖고 있는 힘은 다른 입장이 되어 그 속에서 표현하는 것이다. 생각으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닌 그 상황의 입장에서 감정이나 성격의 습관들을 직접 겪어보게 해야 한다. 이해 가능하게 되면서 좋고 나쁨의 판단하에 자신의 것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이 연극이 가지고 있는 힘이기도 하다. 이융희 교육극단 나무테랑 대표

2018-05-22 00:05:01

[매일춘추] 둘이 하나 되어 화합하는 21일

계절의 여왕 5월! 가정의 달이다. 특히 오늘은 둘이 화합으로 하나 되는 부부의 날이며, 행위의 책임자로 독립하는 성년의 날이다. 어른이신 부부는 윗물이 맑아야 됨을 보여주시고, 성년이 되시는 청년에게는 아래 불이 잘 타야 됨으로 호응해 주시면 좋다.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5천만 가정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이루기를 응원한다. 깊은 산속의 지초(芝草)는 사람이 있으나 없으나 꽃과 향기를 피우듯, 자신을 닦을 때는 배움을 존중하여 인격을 수양하고 덕을 쌓아 도를 즐기는 선비정신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마치, 가마솥에 좋은 재료와 양념을 넣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부글부글 끓으면서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 좋은 음식이 되는 이치이다. 이를 위한 실천덕목으로 '만나는 사람마다 정성 들여 인사하기' '매사에 감사 표현' '섬김으로 헌신하여 봉사하기' '모든 시련과 역경을 긍정으로 받아들이기' '인지하는 나쁜 습관은 즉시 극복하기' '매사에 참음을 본받아 행동' '방편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편안함을 가져 나의 본분 다하기' '나아가고 물러섬의 처신' '마음의 탐욕 버리기' '일상에서도 매사에 나부터' 등이다. 천박하기 짝이 없는 한낱 승냥이와 물개도 그 본분을 알고 있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이를 가벼이 여겨서야 되겠는가. 지금부터 시작하자. 한 방울의 물이 모여 바위를 뚫는 '수적석천'(水滴石穿)의 전략이 정통한 것이다. 믿고 신뢰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가족과 아침 식사하기' '하루에 한 가지 칭찬과 격려하기' '공연과 영화, 전통적인 문화 감상하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한 토론하기' '오락과 스포츠 프로그램 함께 보기' '전통시장 둘러보며 장보기' '함께 걸으며 산책하기와 여행하기' '설거지할 때 뒤에서 안아주기' '힘들 때 가족을 생각하기' '신발 정리와 대청소 도우기' '문자, 카톡, 포스트지, 편지 등으로 감사 표현하기' 등 생활 속에 찾아보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자자(孜孜)할 것이다. 나아가 어떤 환경에서도 반드시 자아를 실현하는 모범적인 행동을 당당하게 하고, '시간' '공간' '상상' '분노' '독서' '마음경영' 등 형태가 없는 지구를 경영하는데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가족끼리 서로 지지하고 응원하고 격려하고 박수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하자. 지금 이 시간 '나는 가족에게 몇 점일까'를 반성해 본다.

2018-05-21 0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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