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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4월 위기설과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이른 아침에] 4월 위기설과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한미군사훈련 동맹 의지 바로미터 北 이간에 한국 의심해 '위기설' 나와 '北 비핵화' 없는 남북정상회담 추진 문재인 정권, 국민'우방에 설명해야 25일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북한은 개회식의 김여정, 김영남에 이어 폐회식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보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가 폐회식 대표단장으로 왔지만 북미 간은 별다른 접촉이 없었다. 이는 지난 11일 김여정이 떠난 뒤 열흘 뒤쯤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 보도로 드러난 한국 정부 주선의 '펜스-김여정' 회동이 막판에 북측의 거부로 무산된 후유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이 뒤늦게 보안에 부쳐졌던 이 사실을 공개한 이유는 남북한이 올림픽 후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전제로 한 비핵화 의제가 담보되지 않은 남북정상회담을 계속 추진하는 데 대한 불쾌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가 오래 비밀리에 준비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이달 2일 통화에서 적극 주선한 '평창 미-북 대화'가 북측의 회담 직전 거부로 무산되고 미국 내에서조차 미국 펜스 부통령의 경색된 태도가 비판을 받자 한국 주선 물밑 거래의 전말을 불쾌함 속에 폭로해 버린 것이다. 펜스 귀국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GM 철수, 한미 FTA 폐기, 안보 목적의 '무역확장법 232조'의 한국 철강 적용 등 연일 무서운 대한 통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결연히 맞서겠다며 안보와 통상은 별개라면서 WTO 제소, 보복 관세 적용을 언급했다. 그러나 30조원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를 보는 한국의 입장에서 세계 최강국이자 동맹국인 미국과 맞선다는 논리가 공허하기만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1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평창올림픽에서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미 동맹을 이간시키고 있지만 미국은 한국과의 무역에서 30조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기에 통상 문제로 보복할 수 있다고 정면으로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며 남북정상회담 속도 조절을 하고 있지만 현 정부가 결국 남북정상회담 추진 카드를 기어이 성사시키기 위해 김영철 방남을 통해 깊숙한 논의를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한미 국방 당국이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말쯤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한다고 분명히 합의해 못 박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한국 정부가 훈련 축소나 중단을 시도한다면 미국은 단독으로라도 훈련을 실시하고 일정 변경은 절대 불가하다고 못 박고 있다. 미국 측은 한미군사훈련 실시 여부를 북의 이간계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한미 동맹 역할 준수 의지의 바로미터로 삼고 있다. 이방카 방한에서 문재인 정권의 기대와는 달리 이런 강경한 미국의 태도는 남북 현안에 대한 의도적 회피로 확연히 드러났다. 미국은 '펜스-김여정 회동'이 성사되었다 하더라도 '비핵화 없이는 협상 없다'는 강경 의지를 피력했을 거라고 확인하고 있다. 또 미국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NSC 보좌관, 존 켈리 비서실장 등 핵심 장성 출신들이 장악한 미 안보 라인은 북한의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검증 가능한 비핵화 원칙(CVID)을 확고하게 유지하고 대북 제재 압박을 강화하고 이후의 도발에는 무력 보복을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국 측에 전달하고 있다. 향후 이런 미국의 원칙에 벗어난 한국의 남북정상회담 추진과 한미군사훈련 중단 의도는 한미 간 안보, 경제통상, 금융 문제 등 전면 갈등으로 비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4월 위기설은 이런 북의 이간계에 대한 미국의 한국에 대한 의심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과연 누구를 위해 무엇 때문에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은 남북정상회담을 해야 하는지 문재인 정권은 국민과 우방에 설명해야 할 시점이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2018-02-26 00:05:00

[이른 아침에] 남북 정상회담과 남남갈등

[이른 아침에] 남북 정상회담과 남남갈등

'김일성 가면' 해프닝 적전분열 양상 대북특사 남남갈등 최고조 이를것 文대통령은 야당부터 먼저 만나야 일대일 면담 흉금 터놓고 의견 교환 '김일성 가면' 논란의 진실은 무엇일까. 가면의 얼굴은 젊은 시절 김일성과 닮았다. 과거 그 분야 전문가(?)였던 모 의원이 김일성이라 고집하는 걸 보면 미상불 그런가 싶기도 하다. 김일성 우상화 선전이라며 '평양올림픽'이라는 비난의 근거로 쓰인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고 존엄의 얼굴을 함부로 다룰 수 없는 북한체제의 특성을 든다. 존영을 가면으로 만들어 눈까지 뚫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김일성의 얼굴일 수도 있고, 여자 집 앞에서 휘파람을 부는 미남일 수도 있다. 한 언론이 '김일성 가면 쓰고 응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더라면 논란조차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김일성 우상화? 김일성 가면을 본 대한민국 국민 사이에 김일성 사모 분위기가 형성되었을까. 만약 북한 응원단이 선전선동 수단으로 김일성 가면을 사용했다면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북한 측은 일언반구도 없지만 우리 스스로 김일성이라 인식했다는 것 아닌가. 단순히 북한판 미남 얼굴을 사용했다면 망외의 소득을 거뒀다고 미소를 띨 것이다. 우리 사회가 적전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면은 우리 가운데 이른바 보수와 진보, 친북과 반북을 가르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 응원단조차 가면이 이토록 큰 논란거리가 될 줄은 모르지 않았을까 싶다. '평창 이후'가 걱정이라고 한다. 올림픽을 계기로 한 평화 분위기가 일시적인 것임을 모두 알기 때문이다. 휴지기가 끝나면 핵을 둘러싼 남북미 간 본게임이 벌어질 것이다. 일본, 중국, 러시아도 한발 걸치려 할 것이다. 미국이 대화를 언급하고 있지만 태도가 언제 바뀔지 모른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순식간에 표변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익히 보아온 터이다. 북한의 인권 문제를 계속 거론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분명하다. 핵과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와 인권침해. 미국이 이라크, 시리아 등을 공격할 때 내세운 명분이다. 선제타격론이 완전히 꺼진 불이라고 볼 수 없는 이유이다. 해프닝으로 지나칠 수도 있는 '가면' 문제를 엄중히 생각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북한이 작은 먹잇감만 던져도 우리는 이를 둘러싼 이전투구를 시작한다. 적을 상대하는 것보다 더한 증오감이 지배한다. 정치판에서 시작된 논란은 사회 전반에 번진다. 아무 이해관계 없는 사람들까지 서로 물고 뜯는다. 아귀다툼이 따로 없다. 평창 이후 우리의 걱정은 남남갈등의 증폭이다. 남북 간, 미북 간 충돌 이전에 우리끼리의 충돌이 더 우려된다.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다. 당장 한미 군사훈련 재개 문제가 불쏘시개이다. 대북특사로 언제 누구를 보낼지도 도화선이다.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남갈등은 정점에 이를 것이다. 이런 상태로 남북문제를 제대로 풀기는 어렵다. 비판적인 의견을 일부 수구세력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야당을 드라큘라, 바퀴벌레라고 비난하면 속이야 시원하겠지만 문제를 푸는 방법은 아니다. 그래서 제안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지도자를 접촉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북특사 파견 전에 야당부터 먼저 만나야 한다. 한꺼번에 회동하는 대신 일대일로 대면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한 사람씩 부르라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말에 찬동해서가 아니다. 여럿이 함께하는 자리에서 속 깊은 대화를 나누기는 어렵다. 형식적인 대화가 아니라 흉금을 터놓고 의견을 나눌 기회가 있어야 한다. 시간제한 없이 만나 북한 측과 나눈 대화 내용을 야당에도 남김없이 알려야 한다. 북한 측의 숨소리까지 미국에 알려주라고 했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이 전해진다. 문 대통령이 야당에 그렇게 못할 이유가 없다. 비판이 마땅치 않을 수도 있다. 때로는 얼굴을 붉히고 치열한 토론을 벌일 생각도 해야 한다. 대통령이 존중하는 모습을 보일 때 야당도 막 나가기는 어렵다. 설득이 되지 않더라도 만남 자체로 의미가 있다. 북한에 이용당할까 걱정하는 여론도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지난번 칼럼에도 말했지만 국민 여론의 뒷받침을 받지 못하는 정책은 힘 있게 추진할 수 없다. 우리는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가면이 아닌 진정성 있는 우리 지도자의 얼굴이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때이다. 노동일 경희대 교수

2018-02-19 00:05:00

[이른 아침에] 평창 축제 이후 진짜 위기 올 수 있다

[이른 아침에] 평창 축제 이후 진짜 위기 올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 카드 성사 가능성 커 한미 군사훈련 다시 연기 요구하면 美, 한국 따돌린 채 북한과 직접 거래 한미동맹 약화와 경제적 보복 우려 평창올림픽의 막이 마침내 올랐다 그러나 1월 1일 김정은 신년사 이후 각종 남북 판문점회담, 선발대 교차 방문, 북측의 각종 대표단 파견 그리고 김영남과 김여정의 방문 등으로 순수 스포츠제전이 북한 선전장이자 국제정치의 장으로 변질된 씁쓸한 느낌을 갖는 국민도 많다. 내적으로는 축제 분위기가 과거 88올림픽이나 월드컵 경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비교해 미지근하며 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15조원을 들여서 3수 끝에 따낸 평창올림픽은 국민 1인당 30만원, 4인 가족 기준 한 집당 혈세 120만원이 들어갔음에도 북한을 위한 올림픽으로 변질되어 버린 씁쓸함도 지울 수 없다. 축제의 주인공은 국민들임에도 북한 열풍 속에 정작 주인인 국민은 자원봉사자 홀대, 지원 병사 사망, 노로바이러스 등으로 마음이 상했다. 1천억원을 들여서 개폐회식 두 번만 사용하고 해체하는 천장 없는 메인스타디움 등 많은 소홀함도 드러났다. 반면 북한은 치밀히 기획된 계산하에 UN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5'24 조치를 육해공으로 유린하고 인적 제재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남북대화를 위해 여기에 목을 매고 끌려가는 정부 측의 지나친 저자세도 국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고 이에 1월 초와 2월 초순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은 정권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북측이 아무리 삼지연관현악단에 'J에게'를 부르게 하고 미녀 응원단을 대거 보내고 현송월, 김여정을 보내도 핵미사일 위기를 겪고 있는 국민들의 반응은 이전처럼 그리 살갑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어떻든 축제는 끝이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평창올림픽이 끝난 후 몰려올 안보, 경제위기이다 문 정권은 김여정 면담 이후 특사를 보내 패럴림픽이 끝나기 전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항상 불가측한 행동을 하는 북측 김정은 또한 올림픽 기간 중 구멍을 뚫은 대북 제재 압박을 계속 무력화시키고 한미동맹을 이간 균열시키는 것이 최대의 전략적 목표일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은 가장 약한 고리라 생각하는 남측과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미국의 군사적, 경제적 압박을 지연시키는 것을 당면 과제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결국 남북 정권의 이해로 올림픽 직후 남북 정상회담 카드가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는 우리 측이 미국 측에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재차 요구하게 만들 것이고 이를 예측한 미국 매티스 국방장관은 1월 26일 하와이에서 한미 국방장관회의를 열어 'enough is enough' 즉 '충분히 참았다'며 올림픽 직후 한미 군사훈련을 예고했다. 만약 한국이 재차 훈련 연기를 요구하면 미국은 '한미 방위조약'상의 '의무 위반'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 충돌이 지속되면 미국 측은 첫째, 아예 한국을 따돌린 채 북측과 직접 거래를 선택하거나 둘째, 사실상 동맹의 해체를 요구하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매우 완고하고 올림픽 기간 무언가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미국은 펜스 부통령, 매티스 국방장관, 맥매스터 NSC 보좌관 등의 강성 매파에게 주도권이 넘어갈 것이다. 최근 빅터 차 주한 미 대사 낙마도 매파 우세의 분위기를 반영한다. 미국의 긴축, 금리 인상 그리고 주가 폭락, 부동산 하락 등은 글로벌 차원에서 동조현상을 일으키며 세계 경제위기의 재발을 우려케 하고 있다. 이런 환경 아래의 비핵화 국면에서 한미동맹의 약화는 미국 측의 경제적 보복을 야기해 한미 FTA 폐기, 세이프 가드, 반덤핑 관세, 안보 이유에서 수입제한, 공정거래 위반, 환율 조작 등의 다양한 경제적 압박 카드를 한국에 들이밀 것이다. 이는 세계 경제 환경의 악화와 더불어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충격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4월 이후 우리가 실제 직면할지 모르는 안보, 경제적 위기의 한 예상치다. 진정 현명한 정부라면 진정한 친구가 누구인지,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을 정확히 구분해 최악의 상황을 피해 갈 것이다. 최악의 그 피해는 어떻든 국민이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2018-02-12 00:05:00

[이른 아침에] 대한민국의 최고 존엄은 국민이다

[이른 아침에] 대한민국의 최고 존엄은 국민이다

약속'합의 파기 중요치 않은 北 최고 존엄 김정은 심기만 중요 우리의 권력은 국민에서 나와 정부, 北 어깃장 당당히 대해야 그럴 줄 알았다는 말이 나온다. 예상한 바는 아니지만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남북이 합의한 금강산 문화공연을 갑자기 취소한 북한의 행동 말이다. 위장 평화공세라도 짐짓 속아주는 게 낫다는 건 사실이다. '부자 몸 조심'이라고 하지 않았나. 올림픽을 잘 치러야 하는 우리가 잃을 게 많기 때문이다. 북한의 행태는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담담타타 타타담담'(談談打打 打打談談)이라는 마오쩌둥식 전술이 새삼스럽지 않다. 대화와 타격을 적절히 배합한다는 말이다. 전쟁 분위기로 몰아가다 갑자기 태도를 바꿔 평창올림픽에 참가해준다(!)는 말 한마디로 칙사 대접을 받는 중이다. 화해 무드에 취해 우리의 긴장이 풀릴까 봐(?) 북한은 적절한 채찍을 잊지 않는다. 현송월 방문 취소와 재개를 통해 우리 정부의 애면글면하는 접대를 이끌어냈다. 한마디 해명도 없이 나타난 그들을 위해 국정원 직원은 "불편해 하신다"며 우리 기자의 질문을 막았다. 단일팀, 태극기 사용 논란도 마찬가지다. 과공(過恭)은 비례(非禮)라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 국민 여론이 심상치 않은 것은 그런저런 과정을 지켜보는 우리 국민의 자존심이 상한 결과이다. 공연 취소 역시 우리를 혼란시키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북한의 의도에 대한 온갖 추측과 해석이 나온다. 경유 반출 등에 대한 미국의 견제에 북한이 선수를 쳤다는 말도 있다. 일부에서는 먼저 우리 내부로 총구를 돌린다. 북한의 무례함 대신 우리가 북한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이유부터 따진다. 2월 8일 북한의 전승절 열병식을 문제 삼은 게 잘못이라는 것이다. 북한 측은 '내부 행사'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행사 취소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북한이 우리 여론에 시비를 건 것은 처음이 아니다. 남북 고위급회담에서도 북한 측은 비핵화를 거론하는 일부 여론에 불편함을 표한 바 있다. 정부가 여론을 적절히 관리 못하면 잔칫상이 제사상이 될 것이라는 위협도 있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해외매체에서는 평창 참가 재고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우리가 북한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잘사는 형이 못사는 동생을 품어야 한다는 말도 있다. 맞는 말이다. 상대의 특성을 이해하고 역지사지할 때 대화와 협상은 순조로울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에 온 북한 젊은이들이 장군님의 초상이 비에 젖고 있다고 울부짖는 일이 있었다. 남북한 지도자들의 악수 장면이 인쇄된 현수막을 보고서였다. 어이없지만 자의든 타의든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안쓰럽게 생각하는 우리들이다. 같은 맥락으로 그들도 우리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마땅하다. 북한이 자발적으로 그런 자세를 보일 리는 만무하다. 우리 정부가 대한민국 체제의 특수성을 당당하게 설득해야 한다. 북한에서는 이른바 '최고 존엄' 한 사람의 심기만이 중요하다. 협상이 성공하건 실패하건 상관없다. 약속을 깨든 합의를 파기하든 문제없다. 국제사회의 비난도 두렵지 않다. 최고 존엄만 만족하면 그만이다. 우리는 다르다. 대한민국의 최고 존엄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대통령도 아니요 집권당 대표도 아니다. 국민들이 노여워하면 대통령도 집권당도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부정적 여론은 대통령 지지도 등으로 나타난다. 단일팀 논란에 대해 장관, 총리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해명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북한이 함부로 오만한 태도를 보일수록 우리 정부의 입장이 어려워지는 현실을 설명해야 한다. 북한의 어깃장처럼 대한민국은 여론을 정부가 관리하는 나라가 아니다. 대통령도 마음을 다해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수 있을 뿐이다. 북한이 우리를 잘 알 것으로 지레 생각하지 말라. 설사 안다 해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북한이 볼 때 우리의 여론은 중구난방이나 무질서로 비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장점이 그것임을 북한에 설파해야 한다. 걱정은 다른 데 있지 않다. 과연 우리 정부 인사들이 그 같은 확신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최근 우리 인사들의 행보를 볼 때 괜한 기우가 아닐 수도 있다. 분명히 강조하고 싶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촛불혁명의 본질이 바로 그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동일 경희대 교수

2018-02-05 00:05:00

[이른 아침에] 2030의 분노, 평창올림픽 그리고 평화협정

[이른 아침에] 2030의 분노, 평창올림픽 그리고 평화협정

남북단일팀 과정 불공정성에 분노 文정부 젊은지지층들 배신감 느껴 올림픽 이후 北-美평화협정說 솔솔 북 핵 보유한 '핵동결' 누가 동의할까 평창동계올림픽이 열흘 남짓 남았다. 평생에 다시 보지 못할 세계적 스포츠 축제인데 88올림픽, 2002월드컵 때와는 달리 축제 분위기보다 이념적 국론 분열이 팽배하다.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조건부 올림픽 참가를 표명하며 시작된 일련의 판문점회담 이후 현송월과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방남 과정을 지켜보는 국민 다수의 심정은 이전과는 달리 편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한반도기, 단일팀 등을 바라보는 2030세대의 시각은 실망 수준을 넘어 분노에 가깝다. 이들의 지지에 힘입어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문재인 정부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50%대 수준의 지지율 하락을 경험했다. 집권 초반부터 일자리 정책, 최저임금, 정규직화, 문재인케어, 아동수당, 주거공급 등의 정책으로 젊은 층의 정책 요구를 적극 반영해온 문 정권이 남북 문제에서 실책을 범한 것이다. 사실 2030세대의 불길한 이탈 징조는 12월 중순께 가상화폐에 대한 오락가락 정책 발표와 2030세대의 가상화폐 규제 반대 청원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집권 후 가상화폐가 10배 이상 뛰도록 방치하다가 뒤늦게 180도 턴한 규제 정책을 실시한다하니 '기회균등과 경쟁의 공정이 정의'라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가 무색해 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현실에 민감한 2030세대가 핵과 미사일로 남한의 생존을 위협하는 북한에 아무런 변화 약속도 받아내지 못하고 올림픽 참가를 애원하고 고작 악단 단장에 불과한 현송월을 여왕 대접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과연 무엇을 느꼈을까? 3년 3개월을 노력하며 출전권을 따낸 여자아이스하키팀에 한마디의 설득도 없이 남북 단일팀을 통보하는 모습에서 2030세대는 과정의 불공정성에 분노를 느꼈다. 남북이 각자의 깃발로 출전하면 될 일을, 고작 선수 20명에 500명에 가까운 체제 선전대를 보내고 애써 한반도기로 개폐회식을 치르는지 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억지 춘향식 '민족, 통일, 평화 반전 지상주의'에 강한 거부감을 가진 1980, 90년대에 태어난 전후 세대이다. 그들은 북한 주민들을 굶기면서 핵과 미사일을 만들어 남한의 생존을 협박하며 뒤늦게 남의 잔치에 숟가락을 올리며 평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들어 가는 김정은의 행동에 분노하며, 전형적인 부모 잘 만난 금수저 3세의 슈퍼 갑질 횡포를 김정은에 투영한 것이다. 지금 미국과 일본 등 우방은 올림픽을 이용해 한미군사훈련 중단, 미국 전략자산 배치 반대와 북한에 대한 제재 압박을 완화하려는 한국정부의 일방적 대북 구애 노력을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평창에 오는 미국 펜스 부통령과 일본의 아베 총리는 김정은의 선전무대가 되어가는 평창올림픽을 막기 위해 평창에서 북의 선전에 맞서 북에 대한 압박을 벼르고 있다 한다. 미중일 등의 북한 전문가들은 남북대화 교류와 올림픽 참가로 북의 비핵화를 이룰 수 없다고 확신한다. 북의 비핵화는 결국 '북한 체제 교체와 격변'밖에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인식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올림픽 후 남북 간의 극적인 이벤트와 대화 진전으로 남북 간, 북미 간 본격적인 대화가 비핵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나 홀로 확신하고 있다. 그 방법론은 '평화협정'이다. 북미 간 정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바꾸고 상호 수교하며 불가침협정을 맺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는 주한미군의 지위 변동을 수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북측의 일방적 주장이었는데 현 정부에서도 평화협정 시안을 이미 만들었고 법적인 검토까지 끝냈다고 한다. 나아가 시민종교단체 등에서 평화협정 천만인 서명운동까지 받고 있다. 문제는 비핵화가 아닌 북핵 보유를 인정하는 의미에서의 '핵 동결'을 전제로 한 평화협정이라는 데 있다. 과연 합리성과 공정성을 중시하는 2030세대는 핵과 미사일로 한국과 세계를 위협하는 북한이 핵 보유를 한 채로 북미 간에 평화협정을 맺는 것을 동의할 수 있을까? 그리고 미국은 과연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대화로 북한을 비핵화한다는 것은 '축제가 끝나면 모든 것이 현실로 돌아간다'는 단순한 진리를 외면하는 것만큼 위험한 발상이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2018-01-29 00:05:00

[이른 아침에] 책임 추궁과 원인 규명 별개로 진행해야

[이른 아침에] 책임 추궁과 원인 규명 별개로 진행해야

책임추궁 희생양 찾기 될까 우려 청와대에 소방관 처벌 반대 청원 수사에 앞서 원인 규명 복기 필요 구조 실패의 교훈 얻어야 선진국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이란 영화가 있었다. 미국 뉴욕 라과디아공항을 이륙한 비행기가 새 떼에 부딪혀 엔진에 불이 붙었다. 위급한 상황에서 기장은 순간적인 판단으로 비행기를 허드슨강에 불시착시킨다. 탑승자 155명 전원은 무사히 구조된다. 2009년 1월 15일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기적'이라고, 기장은 '영웅'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언론들도 기장을 영웅으로 칭송해 마지않았다. 이후 사태는 이상하게 돌아간다. 정부가 기장을 조사 청문회에 회부한 것이다. 회항하지 않고 강물에 불시착을 선택한 기장의 판단이 승객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었다는 주장이다. 영화는 기장 설리가 논리적으로 자신의 선택을 설명하고 변호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문제를 제기한 측이 결국 기적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해피엔딩으로 영화는 끝난다. 현실에서의 사건 역시 그렇게 종결되었다.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우리 입장에서 볼 때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다. 승객은 사망하고 자신만 살아남은 사람도 아니다. 영웅 대접은 못할망정 기장을 추궁하는 모습은 화가 나기까지 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공항까지 회항이 가능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기장이 영웅심에 무모한 모험을 했다는 혐의를 두는 건 지나치지 않나. 전원 무사 구조라는 결과보다 더 나은 선택이 무엇이란 말인가. 하지만 결국 깨닫게 된 것은 그런 과정의 효용성이다. 똑같은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일지를 함께 논의하는 것이다. 결과가 중요치 않다는 게 아니다. 유사한 상황에서 전범으로 삼을 수 있는 경험의 축적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영화를 통해 관객 모두 이해하게 된다. 미래의 학습 사례로 기록되려면 철저한 조사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을. '제천 소방관 처벌 반대' 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을 달구고 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완벽하지 않은 현장 대응의 책임을 물어 처벌하는 선례는 소방공무원들에게 한 번이라도 대응에 실패하면 사법처리될 수 있다는 작두 날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임무를 소방공무원들에게 계속 맡기려면 경찰의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 글에는 20일 오전 11시 현재 1만8천686명이 동의하고 있다. 제천 참사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결국 책임 지울 사람 찾기로 귀결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그들의 우려를 이해한다 해도 일단 수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유족들이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유족들은 소방관들이 2층 여성 사우나로 신속하게 진입해 구조에 나섰거나, 유리창을 깨 유독가스를 외부로 빼냈다면 대형 참사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족들의 아픈 마음이야 말해 무엇하랴. 현장 소방관들이 조금만 다른 판단을 했다면 가족들이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면 잠도 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장 책임자를 처벌한들 신원이 될까. 수사 결과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또 한 번 억장이 무너지게 되지 않을까. 경찰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처벌을 전제로 한다. 판단 착오 등 현장 대응에 일부 잘못이 있었다 해도 직무 유기로 형사처벌은 불가하다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거와 증명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책임 추궁을 위한 수사로 원인 규명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조사단의 대응이다. 구조 실패의 원인 규명을 위한 철저한 복기가 필요한 것이다. 똑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었는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현장 소방관을 처벌해도, 처벌하지 않아도 수사를 통해 그 같은 교훈을 얻을 수는 없다. 승객 전원 구조라는 영웅적 결과에 대한 복기도 필요하다. 하물며 실패한 사건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성공보다 실패 사례에서 더 많은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런 경험이 축적될 때 비로소 안전에 관한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칼럼에서 나는 책임 추궁과 원인 규명은 달라야 한다고 했다. 불길한 예감이지만 이번 사건도 결국 희생양 찾기 책임 추궁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다시 한 번 말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책임 추궁과 원인 규명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노동일 경희대 교수

2018-01-22 00:05:00

[이른 아침에] 평창 올림픽과 안보 불감증

[이른 아침에] 평창 올림픽과 안보 불감증

北 평창 올림픽 참가는 노림수 많아 일단 핵미사일 완성 단계 시간 벌고 한미동맹 균열'제재 완화도 포함돼 '전쟁 불가' 막연한 낙관론 경계해야 새해 들어 남북 관계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김정은 신년사에 이어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리고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남북군사회담 대화와 타협으로 남북 간에 주도적으로 현안 문제 해결 등이 합의되었다. 이에 8개 분야 수백 명의 거대한 북한 대표단의 올림픽 참가가 확정되었고 한국사회는 북 핵미사일 국면의 수년간 군사적 긴장이 이제 해빙단계로 접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도와 기대감이 넘쳐나고 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까지 지난 6월 한미정상회담에서의 '북핵국면 운전자론' 'G20에서의 베를린선언' '군사회담, 적십자회담 제안' '터키 남북 적십자 접촉' 및 '여타 남북 간 비공식 접촉과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군사훈련의 올림픽, 패럴림픽 기간 연기' '문 대통령의 UN 연설'과 현 정부의 '평화협정 프로젝트' 등이 일정한 로드맵 하에 쌓여서 이루어졌다. 그리고 김정은의 신년사 화답으로 마침내 북의 동계올림픽 참가가 확정되었다. 그러나 북측은 지난 9일 남북회담에서 비핵화 주장은 아예 남측과 의논할 일이 없고 미국 측과 의논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고 김정은의 신년사에는 중국 측의 '쌍중단'과 같은 한미군사훈련 중단, 미국의 전략자산 배치 중단이 올림픽 참가 조건으로 제시되었다. 일단 연기된 한미군사훈련은 올림픽 이후 아예 한미군사훈련 중단까지 문정인 특보 등에 의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북측의 올림픽 참가는 여러 노림수를 포함하고 있다. 첫째 미국 측은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북측이 실전 배치 가능한 핵탄두가 완성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행정부 측은 지난 연말 북 핵미사일 위기 최종 레드라인(red-line)으로 북의 핵탄두가 미사일에 탑재되는 순간으로 규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월 이후 북이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순간 미국은 이 미사일을 동해 상에서 요격하고 즉각 원점을 저강도 핵미사일로 타격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북측은 평창 참가로 최대 3개월 이상의 핵미사일 최종 완성 마감단계의 황금 같은 시간을 벌었다. 둘째 북측은 한미합동군사훈련과 전략자산 배치 중단을 언급하며 한미동맹의 균열을 노리고 있다. 일단 연기된 3, 4월의 키리졸브, 독수리훈련 등은 이후 예정된 쌍용훈련, UGF 훈련과 시간상 상충되며 결국 일부 훈련의 축소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문정인 특보 등은 북의 입장에 맞추어 이를 강조하고 있다. 결국 올림픽 이후 한미동맹 간에 훈련 중단을 둘러싼 갈등이 터져 나오고 이는 한미동맹 구도를 붕괴시키려는 북한의 계산된 이간책으로 보인다. 셋째 북은 UN과 한미일이 주도하는 북핵 제재 압박과 미국 측의 해상 봉쇄, 차단과 오일, 식량, 북의 해외자산 동결 등을 올림픽 참가를 빌미로 전반적 북 봉쇄 제재 압박에 큰 구멍을 내어 동맹전선의 붕괴를 노리고 있다. 넷째 북은 대규모 대표단의 올림픽 참가로 평화공세를 세계와 남한 국민들에 펼쳐 마치 자신들이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원하는 듯 북핵 미사일 위기의 본질을 호도시키는 프로파간다의 기회로 삼고 있다. 최근 미국의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의 세계 28개국을 상대로 16~64세 성인 2만1천548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북미 간 올해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는 질문에 미국 응답자 47%가 '그렇다'라고 답했고 28개국 평균이 가능성 '그렇다' 42%, '없다' 40%를 기록했다. 그런데 한국은 28개 조사국 중 꼴찌인 단지 '21%'만 전쟁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고 '66%'가 없다고 답했다. 결국 올림픽 이후 시간을 번 북은 여러 트집을 잡아 평화공세에서 다시 도발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 측과는 비핵화 협상을 거부 할 것으로 보이는바, 더 큰 위기의 지속이 확실시되어 보인다. 현재 한국 국민들 다수의 세계인들의 판단과 동떨어진 막연한 전쟁 불가능에 대한 기대와 평화 낙관은 어떤 상황 분석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 이는 전쟁 반대 평화를 외치며 북측의 선의에 기대는 문재인 정부의 지속적 '햇볕정책 Version 2'에 의해 조성된 바 있는 희망사항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한국 국민은 전쟁을 불사하며 평화를 지키겠다는 자국민 스스로의 각오 외에는 누구도 평화를 담보해 줄 수 없다는 냉정한 국제현실을 깨달아야 한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2018-01-15 00:05:00

[이른 아침에] 경험을 허비하지 않는 나라

[이른 아침에] 경험을 허비하지 않는 나라

대형 사고때마다 정치 공방 책임 추궁과 원인 규명 혼동 뼈아픈 실패 거듭하는 나라 제천 경험 허비하지 말아야 이런 걸 '안 봐도 비디오'라 하던가.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수습과정이 그렇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제천에서 '제천화재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했다. 논란이 일자 김 원내대표는 "책임자 처벌은 하위직 공무원이 아니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와 소방청장 파면"이라고 밝혔다. 형사처벌과 정치공방. 대형사고 때마다 익숙한 풍경이다. 제천 사고에서도 이미 건물주와 관리인이 구속되었고, 소방관들, 담당 공무원들에게도 책임을 물을 태세이다.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대형사고 수습과정은 그렇게 흘러 왔다. 세월호 같은 대형사고는 구속자도 많고 장관과 대통령에게까지 책임 추궁이 미쳤다. 제천 사고의 경우 현장 중심으로 희생양을 찾는 모양이다. 유족들의 해원이 아니더라도 사고에 책임이 있는 자는 누구라도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 문제는 책임 추궁과 원인 규명을 혼동하는 것이다. 처벌보다 더 절실한 것은 사고원인 규명이다. 구조과정에서 대안은 없었을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벌백계와 정치공방을 앞세우면 이성적인 접근은 뒷전으로 밀리기 마련이다. 이번 사고도 낡은 비디오 틀 듯 똑같은 과정을 밟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하타무라 요타로 도쿄대 명예교수는 이른바 '실패학'의 대가이다. 그가 말하는 '실패에서 창조로 거듭나기 위한 핵심 노하우 10가지'는 실패학의 집대성이다. 그는 '책임 추궁과 원인 규명을 확실히 구분하라'고 한다. 원인 규명에 앞서 처벌할 사람부터 찾는 우리에게 우선 적용해야 할 경구이다. 온 국민의 트라우마가 된 세월호 사고는 어땠나. 선장은 무기징역, 선원들과 청해진 해운 책임자들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공직자는 현장에 출동한 해경 123정장이 유일하게 형사처벌을 받았다. 검찰은 열심히 수사해서 책임 추궁을 했지만 세월호 사고 원인은 아직도 미궁 속에 있다. 정치공방으로 점철되었지만 국정조사, 특별조사도 거쳤다. 시한폭탄 같은 배가 버젓이 돌아다니는 게 가능했던 수수께끼는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낡은 배의 운항 금지 등 규제가 강화되었지만 언제 또 유사한 사고가 날지 조마조마하다. 제천 사고를 둘러싼 논쟁은 아직 진행형이다. 일찍 창문을 깨고 2층에 진입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이번처럼 막힌 건물에서 창문을 파괴할 경우 산소가 급격히 유입되어 폭발(백 드래프트 현상)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소방관이 다 죽어도 2층에 갇힌 사람은 구할 수 없었다는 현직 소방관의 말이다. 무전기가 먹통이어서 119상황실이 받은 구조요청이 현장에 전달되지 않았다는 기사도 나온다. 그런가 하면 현장지휘관에게 2층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고도 한다.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하고 불법 증축을 허용한 건축행정도 도마에 오른다. 막힌 비상구를 그대로 둔 채 합격점을 준 소방점검도 문제다. 곪은 곳이 한두 군데일까. 구조적 문제점을 찾고 대안을 모색하자면 책 한 권으로도 모자랄 것이다. 하지만 처벌과 규제 강화라는 전가의 보도 처방으로 귀결된다면 희망은 없다. 지난해 말 한 지인이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위대한 국가라고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리는 없다. 그저 그 경험을 절대 허비하는 법이 없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눈앞의 현상만 보지 말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라.' '실패 사례를 분석한 뒤 조직원들끼리 공유하라.' '실패를 불러온 부서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라.' '실패의 책임은 개인보다 조직이 안고 가야 한다.' 하타무라 교수의 노하우만 염두에 두어도 제천 참사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부지기수다. 이런 디테일에 강하지 않으면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없음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헌법만 바꾼다고 평범한 나라가 갑자기 위대해질 리 만무하다.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문제들이 달라지지 않는 한 빛나는 헌법은 무의미하다. 백화점이 무너지고, 다리가 꺼지고, 배가 가라앉고, 빌딩이 불타고…. 뼈아픈 실패를 거듭한 대한민국이다. 그런 경험을 허비하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위대한 나라까지는 아직 바라지 않는다. 새해에는 좀 더 안전한 나라가 되기를, 제천의 경험부터 허비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노동일 경희대 교수

2018-01-08 00:05:00

[이른 아침에]  정부도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른 아침에] 정부도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 생기면 없애고 보는 대응 단기간에 가시적 결과의 압박 파괴보다 업데이트가 중요해 실패에서 배우는 경험도 소중 운동을 전공한 후배의 한탄을 들었다. 도장을 운영하면서도 대학 강사로 꾸준히 후학을 길러오던 그였다. 지난해 갑자기 8년이나 계속해 온 모 대학 수업이 폐강되었다고 한다. 전지훈련을 다녀온 국가대표 선수에게 과제물로 점수를 준 게 화근이었다. 그 전 학기에는 A+를 받을 정도로 성실한 학생이었다. 학교의 협조공문도 있었고 패스만 할 수 있는 C+ 학점을 주었다. 하지만 이른바 정유라 사태 와중에 징계를 받았고 수업도 폐지되어 버렸다. 공문도 소용없었다. 정유라 같은 악용 사례도 있기 때문에 체육 특기자 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 문제는 운용상의 개선을 넘어 폐지 등 극단적으로 가는 것이다. 이런 조치로 인해 김연아 같은 선수들은 더 이상 나올 수 없다는 게 그의 푸념이었다. 어디 이런 일들뿐인가. 문제가 생겼다 하면 없애고 보는 게 우리의 일차적인 대응이다. 나는 지난번 칼럼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어린 학생의 죽음에 여론도 들끓었다. 교육부를 중심으로 발 빠른 대책을 내놓았다. 현장실습 폐지. 참으로 단세포적인 발상이다. 현장실습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하고 상응하는 대책을 내놓는 게 바른 길이다. 당연히 시간과 노력이 든다. 당장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해 없애버리는 것은 편의주의적 행정의 전형이다. 완전히 새로운 현장학습 틀을 만들려면 또 다른 시행착오를 얼마나 겪어야 할지 모를 일이다. 대학 진학을 위해 모든 학생들을 줄 세우는 교육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일반 교육에 대한 투자와 관심의 절반만이라도 직업교육에 쏟아야 한다. 교육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직업교육에 관심도 없고 투자도 하지 않은 정부가 내놓는 '폐기' 우선 정책은 구더기 무서워 아예 된장 독을 엎어 버리는 행태이다. '축적의 시간'은 우리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한동안 화제가 된 책이다. 우리 기업들의 가장 큰 문제는 축적 경험의 부재라는 게 주된 지적이다. 빠른 성장과 단기 성과에 연연하여 지식과 경험의 축적이 진행될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마찬가지 행태를 보인다. 단기간에 가시적인 결과를 내야 하는 압박에 시달린다. 차분한 진단과 처방은 뒷전이다. 세월호 사고에 대처하지 못한 해경은 하루아침에 해체해 버린다. 정치에 개입한 국정원은 없애 버리고 새로운 정보기관을 만든다. 허투루 쓰인 특수활동비는 폐지하거나 대폭 깎아 버린다. 속 시원해 보이는 해결책이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오면서 시간과 자원만 낭비한다. 해체와 부활을 오락가락하는 동안 해경은 달라진 게 없음을 최근 낚싯배 사고에서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구형 배는 야간 레이더가 없어서, 신형 배는 고장이 나서, 결국 민간어선으로 현장에 출동하는 소극을 연출한 것이다. 실패에서 배우는 경험을 축적할 시간이 없었으니 당연한 노릇이다. 해체라는 충격요법 대신 세월호 사고 대응의 문제점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세웠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보기관은 몸살을 앓는다. 사람을 처벌하고 쫓아내고 조직을 없애고 이름을 바꾸는 단기 작업에 몰두한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대한민국 정보기관의 역량이 축적되기는커녕 훼손하는 길로만 가고 있다. 그동안 특수활동비 사용에 문제가 있었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처벌도 필요하지만 철저한 사후 감시 등 제도적 개선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활비 예산을 수백억원 깎기만 하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조직도 돈도 해경 부활처럼 언젠가 슬그머니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총론이 아닌 디테일을 감당할 역량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 '축적의 시간'의 저자는 이제 파괴보다 업데이트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정에 맞지 않거나 낡은 것을 현재의 상황이나 특정 환경에 맞도록 변경하거나 교체하는 게 업데이트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몇 년도인지를 따지는 것은 의미 없는 공허한 논쟁이다. 어떻게 하면 정부 차원에서도 축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지가 더 생산적인 논쟁이다. 기업 못지않게 정부도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노동일 경희대 교수

2017-12-11 04:55:42

[이른 아침에] 대학 입시 이대로는 안 된다

[이른 아침에] 대학 입시 이대로는 안 된다

美 SAT 여러번 실시 좋은 성적 제출 한국은 추위에 떨며 수능 한번치러 진정한 천재 입시 지옥에 썩어들어 대학별 자유로운 입시제도 세워야 한 사회의 지도자들을 양성하기 위하여 대학이 있다. 전공이 무엇이든지 간에 대학 출신이 사회에 나오면 어느 분야에서나 지도적인 위치에 서게 된다. 사람이 태어날 때 누구나가 똑같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사정은 다르지만 우등생도 있고 열등생도 있다. 그래서 사람 사는 세상이 고르지 못한 것이다. 회사에는 사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부장도 있고 과장도 있고 말단사원도 있다. 어느 시대나 상황은 비슷하다. 모스크바나 베이징의 공산당 당사에는 서기장이나 주석만 있는 게 아니고 문지기도 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어느 사회에나 상하는 있기 마련이다. 사장과 사원 봉급이 꼭 같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차별은 있기 마련이다. 당 대표가 쓰는 판공비를 당원도 다 똑같이 쓰겠다고 나서면 그 정당은 유지되기 어렵다. 대학이 있는 것은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날 때부터 자질이 뛰어난 어린이가 있는 반면에 뛰어나지 않은 보통 어린이의 수가 압도적이다. 대학이 아무나 가는 고등교육기관이 아니고 지도자가 될 만한 우수한 사람들이 대학에 가야 한다는 것은 서구의 대학들이 이미 그 본보기로 우리에게 보여준 셈이다. 대기업의 총수나 국가원수의 아들일지라도 성적이 매우 떨어지면 대학에 갈 생각을 안 한다. 그 반면에 학업 성적이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젊은이들, 집이 가난해도 대학에 다닐 수 있고 학업을 마치면 사회적으로 높은 자리에 있게 된다.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머리가 그리 좋지도 않고 집안이 그리 넉넉하지도 못하지만 부모는 그 아들'딸을 기를 쓰고 대학에 보내려고 하니 해마다 줄잡아 60만 명이 수능시험에 응시하게 된다. 대학이 다 받을 수도 없거니와 대학에 들어갈 만한 자질이 없는 젊은이들도 다 응시하기 때문에 해마다 엄동설한에 한 번 실시되는 수능시험이 지옥과 다름없다는 말이 나돌게 마련이다. 1년에 두 번도 아니고 꼭 한 번만 보는 수능시험, 그날 머리가 아프거나, 배가 아프면 수험생들은 그 사실 때문에 인생 자체를 망치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미국 같은 나라의 SAT는 내가 알기에 한 해 여러 번 실시되고 그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가지고 지망하는 대학에 제출하면 되는데 그 테스트가 그 학생의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SAT 점수는 대학 입학처가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것뿐이다. 고3 젊은이들이 또는 재수생, 삼수생들이 무슨 죄가 많아서 그 추위에 떨면서 그 시험을 봐야 하는 것일까? 프랑스 같은 나라도 국가고시가 있다. 그러나 그 시험은 극소수만이 응시할 자격을 갖는 것이므로 나머지 학생들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 수험생들만 시달리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아들'딸을 대학에 보내야 하는 부모의 입장은 또 어떤가? 그 아이들의 어머니는 아이들의 과외비를 마련하기 위하여 제대로 된 옷 한 벌도 사입어 보지 못한다. 원하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그 고생의 보람은 있다고 하겠지만 아이들이 일류대학에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지 못한 부모들의 고생은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어찌하여 각 대학의 총장들이 모든 학생들의 입학을 책임지지 않고 국가가 맡아서 좌지우지하는 것인가. 파탄을 면치 못할 이 나라의 대학 입시제도는 여기저기서 그 병든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인이 모두 천재라고 알고 있던 영국의 시인 '쉘리'는 수학, 물리, 화학은 전혀 흥미도 없고 재능도 없어서 옥스퍼드 대학을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나이 18세에 '나의 침실로'라는 위대한 시를 읊은 대구의 시인 이상화는 뭇 사람의 칭송의 대상이 됐지만 그런 위대한 시인에게 미분, 적분의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라고 강요하면 그는 그 일을 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탁월한 시인으로의 길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대학 입시 때문에 왜 이렇게 많은 국민들에게 보람 없는 고생을 시키는가. 젊은이들에게 강요된 입시 지옥으로 인하여 진정한 천재와 수재들이 숨도 쉬지 못하고 썩어가고 있음을 알고 당국은 대학별로 자유로운 입시제도를 세우는데 그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김동길 단국대 석좌교수

2017-12-04 0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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