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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그래도 우정은 나눈다

[야고부] 그래도 우정은 나눈다

'그래도 두 나라의 우정은 나누고 함께합니다.'광복절(15일)과 국치일(29일)이라는, 서로 다른 성격의 기리는 날이 낀 8월의 마지막을 보낼 무렵, 일본의 일간지 쥬고쿠신문(中國新聞) 31일 자에는 한·일 두 나라 민간단체 차원에서 이뤄진 우정(友情)에 관한 이야기가 실렸다. 한국과 일본의 원폭 피해자들이 각각 만들었던 모임 사이에 일어난 한 사연이었다.경남 합천의 한국원폭피해자협회는 도쿄의 일본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피단협)에 8월 17일 1만2천 장의 마스크를 보냈고, 피단협은 이를 일본 전국 41개 조직에 240장씩 나눠준 이야기 등이 소개됐다. 코로나19로 서로 힘든 시기를 보내던 한국과 일본 두 단체의 '우정을 나누고 보다 더 함께하자'는 뜻에서, 또 동병상련의 아픔을 달래려는 마음으로 한국에서 보낸 정성이었다.물론 코로나19로부터 고통받는 이웃 나라 일본의 사정을 이해하고 마스크로 우정을 나눈 일은 지난 3월에도 펼쳐졌다. 일본 정부가 마스크를 배분하면서 한국인 학교 학생을 제외하자, 뜻있는 일본인들이 나섰고 대구지방변호사회와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등 여러 시민단체와 후원자들이 합세해 일본인들과 함께 모두 1만6천 장 넘는 마스크와 4천여만원의 후원금을 전하기도 했다.특히 대구에서는 고교생 등 학생 중심의 마스크 기증 운동이 펼쳐졌고 그렇게 모은 7천 장은 한국인 학교에, 3천 장은 히로시마의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에게 전달됐다. 대구 학생들이 거둔 결실은 지난해 계산성당에서 조환길 대주교가 집전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연대 걷기 대회를 계기로 모은 정성을 바탕으로 한 만큼 더욱 값지다며 이들을 도운 최봉태 변호사가 전했다.코로나19 재난의 일상 속에서 대구 사람들의 한·일 두 나라 사이에 마음을 잇기 위한 노력은 지난 4월에도 빛났다. 대구경북에 사는 일본인 이주여성들이 만든 '이코이'(憩い) 합창단원들이 코로나로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사람들과 일본의 고향과 가족을 만날 수도 없는 마음을 담아 노래한 망향(望鄕) 동영상을 제작, 배포해 코로나로 힘든 한·일 두 나라 사람의 가슴을 적시기도 했다. 한·일의 갈등에도 이런 일들이 쌓이는 대구의 일상, 그런 일에 앞장서는 대구 사람들이 돋보인다. 매일신문 | 망향의 정 담은 '어메이징 그레이스'에 사람들 가슴 먹먹

2020-09-04 06:30:00

[야고부] 盧 볼 면목 없어진 文

[야고부] 盧 볼 면목 없어진 文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서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찾을 수 있을까?'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과제 중 하나가 검찰 개혁이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2003년 3월 '검사와의 대화'에서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란 말을 할 정도로 수모를 감내한 것도 검찰 개혁을 위해서였다. 노 전 대통령이 목표한 검찰 개혁은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중립성 확보였다. 이 토대 위에서 검찰권의 남용을 막는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해 검찰이 국민의 인권과 안전을 지켜주는 조직으로 거듭나게 하는 게 검찰 개혁이었다.이 시점에서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이 노 전 대통령이 염원한 검찰 개혁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그들이 하는 검찰 개혁은 노무현이 하려던 그 검찰 개혁이 아니다. 우리가 속은 것이다"고 했다. 대다수 국민이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이 궤도를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최근의 검찰 인사가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목표가 무엇인가를 또 한번 명확히 보여줬다. 정권 비리를 수사하던 검사들은 지방으로 좌천되거나 교체됐다. 반면 정권 편을 든 검사들은 대거 영전됐다. 독직폭행을 저질러 피의자가 된 검사를 정권에 충성한다는 이유로 승진시킨 것은 국민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공정한 칼'이 아닌 정권의 충견이 되라고 검찰에 명령한 것과 마찬가지다. 조국·추미애 같은 흠결투성이 인사들을 검찰 개혁 선봉장으로 내세운 것부터 잘못됐다. 검찰 개혁이 좌초한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노 전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 당시 민정수석으로 배석했던 문 대통령은 2011년 펴낸 책 '문재인의 운명'에서 검사들의 태도를 꼬집었다. "목불인견(目不忍見)이었다. 오죽했으면 '검사스럽다'는 말까지 나왔을까"라고 비판했다.거꾸로 가는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을 보는 국민도 '목불인견' 심정이다. 노 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고 일갈할지도 모를 일이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을 볼 면목이 없어지고 말았다.

2020-09-03 06:30:00

[야고부] 마스크 음모론

[야고부] 마스크 음모론

사람들은 과장된 논리와 비상식적인 관점에 기반한 음모론에 종종 귀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런 음모론이 때로 그럴듯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긍정보다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음모론의 한계는 뚜렷하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관련한 여러 음모론도 이런 함정을 비껴가기 힘들다.문화나 관습상 마스크 착용에 큰 거부감을 가진 유럽과 북미 지역은 마스크 음모론 또한 강한 곳이다. 지난 주말 베를린 도심에 4만 명에 가까운 시민이 모여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 접종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마스크 의무화는 파시즘'이라는 구호와 함께 극단주의자들의 상징인 옛 독일제국 깃발이 나부끼고 음모론자를 통칭하는 'QAnon'(큐어넌) 플래카드도 목격됐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큐어넌은 북미와 유럽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속적으로 사회 음모론을 제기하는 익명의 인물 'Q'처럼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활동하는 게시판 유저(Anon)들을 이르는 용어다.또 지난달 28일 프랑스 당국이 파리 전역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자 많은 이들이 "과학적 증거가 없는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코로나로 공포심을 조장하고 사람들을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런 음모론과 대척점에 선 사례도 있다. 최근 파주시 스타벅스 커피점의 코로나 집단감염 사례는 외신의 큰 주목을 받았다. 마스크 착용이 감염 예방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커피점 방문자 27명을 포함해 70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왔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들은 아무도 감염되지 않은 이유를 짚었다. 경산시의 한 유치원 사례도 놀라운데 한 원생이 확진됐으나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잘 지킨 덕에 원생 173명과 직원 32명 모두 음성 판정이 났다.골드만삭스는 최근 "마스크 사용을 의무화하면 미국 GDP의 5%가 성장하는 효과를 낸다"고 분석했고, 영국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인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면 하루 55달러(6만6천원)의 경제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수치가 모든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도 아니지만 음모론보다 신빙성이 더 높다는 점에서 어느 쪽이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지는 눈에 분명히 보인다.

2020-09-01 06:30:00

[야고부] 길 잃은 사람들

[야고부] 길 잃은 사람들

"나는 몽고인도, 조선사람도, 중국인도, 일본인도 다 되어보았다."6·25 북한 남침 전쟁이 터지기 4개월 전인 1950년 2월 15일, 대구경북 사람들은 정성을 모아 '중국유기'(中國遊記)라는 책(대구 청구출판사)을 펴냈다. 새로운 나라 '대한제국'이 출범하던 1897년 태어나, 1925년 중국으로 떠나 23년을 독립의 길을 찾아 떠돌다 광복 뒤 1947년 8월 27일 어머니 별세 소식에 고향 대구에 왔다가 10월 27일 숨진 이상정 독립운동가가 남긴 글을 모은 책이다.그가 동북(東北) 만주와 내몽고 등 망명지를 떠돌다 상하이에서 머물 때 영국 점령지를 다니다 검문을 받았다. 통행인마다 영국 군인 3명이 역할을 나눠 '두 팔을 발끈 잡아 쳐들고, 총을 가슴에 찌를 듯 들이대며, 전신을 뒤지'니 '어린 양(羊)이 성낸 독수리 발톱에 쥐인 듯'했다. 다행히 그는 행색이 달랐던 터라 '일본인이냐'는 물음에 '그렇다'로 위기를 벗어났고 이를 글로 남겼다.이상정 독립운동가처럼 새나라 대한제국이 망하고 잃어버린 길을 찾아 나라 안팎에서 삶을 마친 숱한 앞선 사람들 덕분에 우린 독립을 했고, 새로운 길을 맞았다. 패망 약 35년만인 1945년 8월 15일, 다시 찾은 나라는 올해로 광복 75주년의 세월을 남북으로 갈린 채 맞았고, 그 8월도 이제 내일이면 접게 된다.바로 그 8월을 보내는 지금, 우리는 중국발(發) 코로나19 괴질과 싸우며 새로운 흐름을 겪고 있다. 촛불 민심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더욱 분명해진, 같은 무리끼리의 단단한 결속과 진영 사이의 두텁고 높아진 벽, 두 벽 사이 멀어진 소통, 정치 지도자의 세진 고집, 절망의 늪에 빠진 국민 아우성 등. 혁신과 개혁, 희생과 헌신 같은 서로의 진가를 잃고 길을 헤메는 한국 진보(進保) 두 진영이 낳은 오늘의 모습이다.이런 즈음에 정부를 비판한, 혜성처런 나타난 인천발 상소문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 관심이다. 물론 지금 나라 꼴과 특유한 정부 통치 문화로 상소문 하나로 크게 바뀔 일이 없을 것 같지만 많은 사람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준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그래서 지금껏 겪지 못했고, 가보지 못한 길을 상소문 하나가 혹 내주길 바라고 8월의 끝날을 보내면서 응원한다. 국민을 위해 이제는 진보(進保)의 벽을 넘나들면 어떨까.

2020-08-31 06:30:00

[야고부] 대인배 문재인

[야고부] 대인배 문재인

자기 잘못으로 욕을 먹을 때 사람은 다양하게 반응한다. 분통을 터뜨리며 욕으로 되갚는 '소인배형',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허허 웃는 '대인배형', 조국의 딸처럼 비난에도 꿈쩍 않는 '멘탈 중무장형', 충격을 받아 몸져눕는 '새가슴형' 등등.청(淸)의 총리대신이자 정규군인 북양군(北洋軍)의 우두머리에서 중화민국 초대 대총통이 된 위안스카이(袁世凱)는 새가슴형이었다. 그가 대총통이 된 것은 신해혁명을 성공하고도 군사력이 없는 한계 때문에 청조(淸朝)를 멸망시키는 조건으로 초대 임시 대총통 쑨원(孫文)이 자리를 양보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위안스카이는 대총통이 된 지 얼마 뒤인 1916년 1월 1일 국호를 중화제국으로 바꾸고 스스로 황제-홍헌제(洪憲帝)-가 됐다. 전국이 항의와 반대로 들끓었으나 위안스카이를 에워싼 '인의 장막'을 뚫지는 못했다. 당시 베이징에서 발행되던 신문으로 위안스카이가 애독하던 '순천시보'(順天時報)도 새 황제를 칭찬하는 내용 일색이었다.하지만, 이는 차기 황제를 노리던 아들이 만든 가짜 신문이었다. 진짜 순천시보는 위안스카이를 격렬하게 비난하고 있었다. 어느 날 하녀가 위안스카이의 딸에게 간식을 사다 주었는데 그것을 싼 신문지가 진짜 순천시보였다. 이를 보고 진실을 알게 된 위안스카이는 큰 충격을 받고 자리에 누워 버렸다.그리고 3월 22일 황제 즉위를 취소하고 중화민국의 부활, 대총통 복귀를 선언했으나 전국에서 토원군(討袁軍)이 봉기하고 외국의 비난까지 쇄도하자 6월 15일 급사했다.문재인 대통령은 이와는 정반대로 '강철 가슴'이다. 문 대통령은 27일 개신교 지도자와 간담회에서 "대통령을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으로 좋은 일"이라고 했다. 대인배(大人輩)의 풍모까지 느껴진다. 실정(失政)에 쏟아지는 비판에 꿈쩍도 않는 이유를 알겠다. 이게 바로 문제다.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새가슴'이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올바로 간다. 대통령을 욕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기분이 풀리지 않는다. 잘못을 고쳐야 풀리는 것임을 문 대통령은 잘 알아야 한다.

2020-08-29 06:30:04

[야고부] 싹쓸이와 환불

[야고부] 싹쓸이와 환불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SSAK3)가 3개월에 걸친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유두래곤(유재석), 린다G(이효리), 비룡(비·정지훈)으로 구성된 '싹쓰리'는 여러 곡을 음악 차트에 올려놓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싹쓰리'란 그룹 이름은 온라인으로 팬이 정해줬다. 차트를 싹쓸이한다는 의미와 쓰리의 3명이란 뜻을 섞어 만든 이름이다. 그룹 이름처럼 올여름 가요계는 물론 팬들의 마음까지 싹쓸이했다.싹쓸이는 모두 다 쓸어버리는 일을 뜻한다. 프로 야구에서 정규 시즌 중 한 팀이 3연전을 모두 승리하면 싹쓸이 승(勝)을 했다고 한다. 싹쓸이는 고스톱에도 자주 등장한다.문재인 정권에서 툭하면 나타나는 현상 가운데 하나가 싹쓸이다. 4·15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18개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3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국민의 준엄한 요구인 여야 협치(協治)는 물 건너갔고 민주당은 폭주를 계속하고 있다. 민주당이 미래통합당에 지지율이 역전당하는 빌미가 된 것은 여당의 상임위원장 싹쓸이 탓이었다.사정기관 요직과 수장 자리를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싹쓸이하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 정부 때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한 사람들로 자리를 채운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차장, 경찰청장, 국세청장이 대표적 사례다. 대통령이 자기와 인연 있는 인사들로 사정기관 전체를 메우다시피 한 것은 거의 없는 일이다.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대검 공공수사부장 등 검찰 '빅4'를 호남 출신이 싹쓸이한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올 1월, 8월 인사 등 두 번이나 호남 출신 검사들이 독식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지역주의 인사"란 지적까지 나왔다. 호남 출신인 미래통합당 조수진 의원은 "'조국 줄' '추미애 줄' 잡고 동료, 조직, 자존심을 짓밟고 일하는 검사들이 요직을 독차지(천박하게는 싹쓸이)한 인사"라고 꼬집었다.'싹쓰리' 다음 프로젝트로 '놀면 뭐하니?'는 여자 가수 4명으로 구성된 '환불원정대'를 선보였다. 문 정권의 도를 넘은 싹쓸이에 정권을 출범시켜 준 국민이 정권을 향해 환불을 요구할지도 모를 일이다.

2020-08-28 06:30:00

[야고부] 달성공원, 웬 성지!

[야고부] 달성공원, 웬 성지!

'아아, 슬프다. 우리 동포여! 우리 동포는… 방조를 주고 천직을 다하기 바란다.'1915년 8월 25일, 대구 달성공원에서 결성된 비밀 독립운동 단체인 대한광복회는 이런 포고문을 뿌리며 국내외 조직망을 갖춰 자금을 마련, 만주지부장 김좌진 장군 같은 해외 독립운동가를 돕고 무장투쟁도 펼쳤다. 여기에는 박상진 총사령, 우재룡 지휘장 등 전국의 의인(義人)이 힘을 뭉쳤다.이어 1928년 5월 20일, 같은 달성공원 숲속에서는 또 다른 독립운동 비밀결사 'ㄱ당(黨)'이 결성됐다. 독립 자금을 모아, 젊은이를 나라 밖 중국의 군사교육학교로 유학을 보내고 만주에 땅을 개척해 조국의 독립 기지 터로 삼는 등의 목적을 위해서였다. 저항시인 이상화 등 대구의 젊은이를 비롯한 여럿이 참여했다.이들 단체 결성 외에 달성공원은 독립운동가들 모임의 비밀 장소였다. 사실 달성공원에서의 이런 비밀결사 결성과 독립운동 모의는 일제의 허를 찌르는 대담한 행동이었다.이미 달성공원은 1894년 청일전쟁, 1904년 러일전쟁, 1910년 경술국치를 거치며 일본인의 성지로 변했다. 대구 일본군 주둔지로, 대구 일본인 피난처로, 이후 일본인을 위한 제단 마련에, 그들 제사(신사) 공간까지 갖춘 그들만의 신성한 장소였다. 일제 앞잡이와 밀정이 불을 켠 시절, 바로 그런 달성공원에서 독립을 위해 젊은이들이 모였다.이런 사연의 공원이니 광복 뒤 대구 사람들로선 그대로 있을 수 없었다. 1946년 공원 신사 내부 철거에 이어 1966년 신사 건물도 없애 흔적을 지웠다. 대신 1948년 이상화 시인을 기리는 시비를 세웠다. 하지만 두 독립운동을 위한 기억은 없었다.이런 까닭에 지난 2018년부터 대한광복회 결성 날이면 대구의 뜻있는 시민들이 하나둘 모였다. 올해 세 번째로 지난 25일, 달성공원에 (사)독립정신계승사업회와 만민공동회 회원 50여 명이 무더위에 굳이 모인 뜻도 같다. 이들의 바람은 달성공원 독립운동을 잊지 말자였다.올해는 소망이 하나 더 늘었다. 달성공원을 대구 독립운동 성지로 만들고자 대한광복회 결성 기념비라도 세우자는 염원이다. 이왕이면 'ㄱ당' 조직 기념까지 하면 어떨까 싶다. 내년 8월 25일, 달라진 달성공원이 될지 어떨지 그려 보느라 더위와 코로나를 잠시나마 잊었다.

2020-08-27 06:30:00

[야고부] 역병 속의 치킨 게임

[야고부] 역병 속의 치킨 게임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병겁(病劫) 상황인데 의사들이 손을 놓고 있다. 방역의 두 축인 정부와 의료계가 극한 대치를 하고 있으니 사달이 크게 났다. 단 한 명의 의료인이 아쉬운 판국에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는 모습을 보는 국민들은 불편하고 불안하다.혹자는 고소득자들의 '밥그릇 챙기기'라고 본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파업 중에 '밥그릇 싸움' 아닌 것은 없다. 의사 파업이 온당치 않다면 이 세상 모든 파업도 정당성을 획득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 계획대로 의대 정원을 향후 10년간 4천 명 증원하더라도 이들이 개원의가 되는 시점은 20년 가까운 미래 일이다. 따라서 이들은 지금 전공의 및 개원의와 경쟁자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그렇다 한들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박수 받을 일이 아니다. 여론도 싸늘하다. 일반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생존권을 걸고 파업을 벌이지만, 의사 파업이 볼모로 잡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의료계에 질문을 던져 본다. 왜 하필이면 지금인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난 뒤에 목소리를 내면 안 되나. 정부 의료 정책에 대한 반대가 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나라가 아수라장이 되는 것과 맞바꿀 만큼 중대한 가치를 가지는가.정부에도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왜 굳이 이 시기에 논란 많고 민감한 정책을 밀어붙여 혼란을 불러일으키나. 혹여나 코로나19 비상 상황인 지금이야말로 여론을 등에 업고 의료계 반발을 꺾을 호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의료 서비스 소외 및 격차를 해소하려면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취지와 장기적 방향은 맞지만 결과마저 좋을지는 미지수다. 의료 격차는 보조 인력 및 고가 의료 장비에 의해 좌우된다. 결국 규모의 경제 문제이지 단순히 의대 졸업생 수를 늘린다고 해서 해소될 사안은 아니다.국민 마음을 얻지 못하면 정부든, 의료계든 승자가 될 수 없다. 그나마 정부 추진 의료 정책과 우리나라 의료계 현실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이해도가 현저히 높아진 것은 성과물이다. 토론의 장도 약속됐으니 정부와 의료계는 '치킨 게임'을 접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지금 절실한 것은 코로나19 방어 전선 구축을 위한 정부와 의료계의 공조(共助)다.

2020-08-26 06:30:00

[야고부] 비열한 책임 전가

[야고부] 비열한 책임 전가

"등을 찔렸다." 1차 대전 패배 뒤 그 책임을 민간에 뒤집어씌우기 위해 독일군 수뇌부가 만들어낸 신화다. 그 의미는 이렇다. "우리는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굴욕적 합의 평화만 궁리하던 민간인들이 정권을 잡더니 전쟁을 포기하고 휴전협정을 체결했다."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독일군은 전쟁 초반 파리 50㎞ 앞까지 진격했고 탄넨베르크 전투에서 러시아군을 궤멸시키는 등 승리를 이어갔다. 하지만 영국에 이어 미국이 참전하면서 패배는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군부는 '이기고 있다'고 국민은 물론 빌헬름 2세 황제까지 속였다.전쟁을 포기한 것은 민간이 아니라 군부였다. 이길 가망이 사라지자 당시 참모총장 힌덴부르크는 헌법을 고쳐 정체(政體)를 군주국에서 공화국으로 바꾸고 의회 다수당 출신으로 내각을 구성해 이 정부가 휴전협상에 나서도록 했다. 민간 정부에 패전과 굴욕적인 베르사유 조약 서명의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이 과정에서 힌덴부르크는 참으로 비열하게 행동했다. 당시 사민당 출신 프리드리히 에베트 대통령이 전화로 베르사유 조약 수락을 지지한다는 분명한 결정을 요구했을 때 힌덴부르크는 전화기가 있는 방에 없었던 것으로 하고, 참모차장인 빌헬름 그뢰너에게 그 '결정'을 떠넘겼다.이렇게 해서 베르사유 조약이 조인되고 그 내용이 알려지자 독일 국민은 분노했다. 우리 군대가 이기고 있는 줄 알았는데 난데없이 항복문서나 다름없는 베르사유 조약이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등을 찔렸다'는 그 분노를 군부가 아니라 사회주의자, 유대인, 공산주의자 그리고 민주주의자로 향하게 했다.이런 비열한 책임 전가에서 문재인 정권도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이젠 문 정권의 폭정에 항의하는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를 코로나19 재확산 주범으로 몬다. 재확산은 할인 쿠폰을 마구 뿌리고 '모여서 즐기라'며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국민에게 방심해도 된다는 신호를 보낸 정부의 방역 실패 때문이란 방역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에도 막무가내다. '집회' 이전에 이미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는 '팩트'쯤은 간단히 무시한다. 한 당권 주자는 한 술 더 떠 집회를 '생화학 테러 음모'라고 한다. 참으로 무서운 사람들이다.

2020-08-25 06:30:00

[야고부] ‘판새’…극단의 시대

[야고부] ‘판새’…극단의 시대

대한민국은 극단(極端)을 배제하고 상식·합리에 바탕을 둔 중용(中庸)을 추구한 덕분에 72년 역사를 유지해왔다. 공산주의를 맹신하는 북한의 남침을 물리쳤고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군부 독재를 종식시켰다. 극좌나 극우, 보수와 진보 어느 한쪽으로 나라가 기울면 균형점(均衡點)을 찾아 맞췄다. 극단이 아닌 중용을 선택한 지도자들과 국민이 있었기에 산업화·민주화를 모두 성취(成就)한 나라가 됐다.안타깝게도 이 나라에 다시 '극단의 시대'가 닥쳐왔다. 어떤 이는 대한민국이 1945~1948년 해방 정국으로 되돌아갔다고 개탄한다. 극좌·극우가 치열하게 싸운 이 시기엔 지도자들의 암살, 양민들의 희생이 줄줄이 일어났다.극단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것이 극언(極言)의 난무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개가 주인을 무는 꼴"이라고 했다. 이에 김근식 미래통합당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검찰총장이 개라면, 대통령이 개인 줄 알고도 임명한 건가. 설마 대통령도 개라는 건가"라고 맞받았다. 대통령·검찰총장이 개에 비유되는 신세가 됐다.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이 의원의 극언은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광복절 집회 금지 처분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준 판사 등을 겨냥해 "국민들은 그들을 '판새'(판사 새X)라고 한다"고 했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은 "종교의 탈을 쓴 일부 극우 세력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했다.극언이 쏟아지는 이유는 극단에 함몰된 특정 집단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민주당 당대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이들이 '대깨문'을 염두에 두고 극언을 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SNS나 유튜브 등 정제되지 않은 주장들이 쏟아지는 공간이 극언을 촉발하는 측면도 있다.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20세기를 '극단의 시대'로 규정했다. 1·2차 세계대전, 파시즘, 유대인 대학살, 볼셰비키 혁명과 중국 문화대혁명으로 얼룩진 20세기에 딱 맞는 말이다. 극단의 시대에선 세상을 선과 악으로 재단하고, 모든 사람이 적과 아군으로 나눠 목숨 걸고 싸운다. 다시 극단의 시대를 맞은 이 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피를 흘릴 것인가.

2020-08-24 06:30:00

[야고부] '노인 포비아'

[야고부] '노인 포비아'

누구나 나이를 먹는데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 노년에 마주할 질병과 경제적 곤궁, 가족과의 단절 등은 나이가 많아지는데 대한 부정 심리나 공포심의 근원이다. 이를 흔히 '노인 공포증'(Gerontophobia)이라고 한다.한편 젊은 세대의 노년층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심리 상태를 '노인 공포증'(노인 포비아)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최근 코로나 재확산과 맞물려 무리한 정치 집회로 방역에 큰 어려움을 초래한 일부 노인들에 대한 비판적 시각, 일종의 '노인 혐오증'이다.코로나19 사태가 개인과 집단, 사회, 국가에 끼친 영향은 막대하다. 비단 정치와 경제, 사회, 의료 등 기존 제도와 관습을 넘어 인간 심리에도 큰 변수가 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인종차별 범죄나 갈등을 뜻하는 '마스크 포비아'나 5G 기술이 바이러스 확산의 매개체라는 음모론이 낳은 '테크노 포비아' 등 용어는 대표적 사례다. 여기에 노인 포비아도 코로나 시대가 소환한 병리 현상 중 하나다.수도권에서 연일 세 자릿수의 확진자가 쏟아지자 '8·15 광화문 집회' 참석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따갑다. 참석자 다수가 보수 성향의 노인인 데다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두드러지자 젊은 층에서는 아예 노인을 기피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50대 이상 확진자는 전체의 42.7%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중 60대 이상이 40%를 넘는다. 코로나 취약 계층인데도 노인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등 공공질서를 무시하고 방역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 대놓고 노인을 무시하는 청년들 태도만 놓고 꾸짖을 일이 아닌 것이다.아무리 '노인 포비아'가 개인 미디어의 발달과 정치적 편향성의 확대로 나타나는 사회적 단절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세대 간 갈등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 노인 세대의 무분별한 사회 비판과 분노는 젊은 세대의 노인 혐오와 거부감만 키우게 된다. 이런 세대 간극이 더욱 벌어질 경우 자칫 사회적 불안을 해소하는 수단으로서 '노인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 경계할 필요가 있다.

2020-08-22 06:30:00

[야고부] 개신교의 위기

[야고부] 개신교의 위기

"공동묘지가 왜 이렇게 많아요?" 우리나라에 처음 온 외국인들이 밤의 도시 곳곳에서 붉게 빛나는 십자가를 보면서 던지는 질문이라고 한다. 웃자는 소리이지만 그 속에 뼈가 있다. 사방을 둘러보라. 교회 십자가가 안 보이는 곳이 있기는 한가.2014년 JTBC 보도에 따르면 국내 교회 수는 7만8천 개에 이른다. 편의점(2만5천 개)보다 3배나 많다. 인구 7천500만 명이며 국민의 95%가 이슬람 신자인 터키에 6만3천 개의 모스크(이슬람 사원)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교회 수,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많다.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우리나라 개신교 인구는 967만5천여 명으로 10년 전보다 12% 늘어났다. 외형상 교세는 확장 일로지만 개신교의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의뢰를 받아 글로벌리서치가 2013년에 벌인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를 보자. 이 조사에 따르면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개신교 신자 응답자는 2008년 65.6%, 2010년 59%, 2013년 47.5%로 내리막 추세다.외부 시선은 더 차갑다. 무종교인들의 한국 교회 신뢰 비율은 고작 8.4%였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56%로, 긍정 평가보다 7배나 높았다. 이른바 '교회 오빠'라고 불리는 20~24세 남자 청년 신도들이 2005년 이후 10년 만에 35% 줄었다. 교회 입장으로서는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 악화에는 이유가 있다. 교회 세습, 신비 체험 남발, 헌금 강요, 예배당 대형화와 일부 목사들의 일탈 등 악재가 겹겹이 누적됐다. 특히 요즘에는 코로나19 감염병과 관련된 일부 개신교회들의 부적절한 행동과 방역 기피 등으로 인해 개신교계에 대한 이미지가 전례 없이 나빠지고 있다.종교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돼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종교 행위가 외부로 표출됐을 때는 사회적 상식과 보편적 규범에 부합해야 한다. 사회 공동체 전체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부르는 행동이 종교 자유라는 미명 뒤에 숨을 공간은 없다.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돼야 한다." 네덜란드의 신학자 요도퀴스 판 로덴슈타인(1620~1678)이 한 말의 의미를 개신교계는 되새겼으면 한다.

2020-08-21 06:30:00

[야고부] ‘생계형’ 허튼소리(?)

[야고부] ‘생계형’ 허튼소리(?)

"이승만은 해방 이후 미국에 빌붙어 대통령이 되면서 미국 국가 이익을 챙긴 사람"이라는 김원웅 광복회장의 이승만관(觀)은 한국 좌파가 이승만 대통령에 씌운 전형적 '프레임'이다. 이는 1980년대 '6·25전쟁은 미국이 북한의 남침을 유도한 결과이며 미 제국주의 정책의 산물'이라는 브루스 커밍스류(類)의 '수정주의'가 유행하면서 좌파 진영에서 부정할 수 없는 진실로 굳어졌다.그러나 이런 '진실'은 6·25 와중에 미국이 이승만 제거를 위한 '에버레디(Ever-ready) 작전'을 심도 있게 검토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무너진다. 이 계획은 이승만 사후 10년 뒤인 1975년 뉴욕타임스 보도로 그 존재가 처음 드러났고 이후 1980년대 들어 미 국무부가 극비 문서를 기밀 해제하면서 재확인됐다.이승만은 6·25전쟁 수행 목적을 놓고 미국과 날카롭게 대립했다. 중공군의 기습 참전으로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미국은 가능한 한 빨리 발을 빼려고 했다. 이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대선에서 '휴전'을 의미하는 '명예로운 조기 종식'을 공약한 터였다. 이에 이승만은 '휴전 반대'와 '북진 통일'로 맞섰다. 급기야 일방적인 반공포로 석방으로 미국을 경악하게 했다. 휴전 협상의 판을 흔드는 노련한 한 수였다.그럼에도 미국이 휴전 협상을 계속하자 이승만은 한국군 단독으로라도 싸우겠다며 '몽니'를 부렸다.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 계획이 '에버레디'이다. 이승만이 '북진 명령' 등 돌출행동을 할 경우 이승만과 휴전을 반대하는 민·군 지도자를 감금하고 임시정부를 세운다는 것이 골자다.아이젠하워는 "위험을 종식시킬 수 있는 유일하고 신속한 방법은 쿠데타"라며 이 계획을 적극 검토했으나 1953년 5월 29일 국무부와 합참 연석회의에서 '이승만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결론이 나면서 없었던 일이 됐다. 그리고 미국은 이승만이 휴전 협상을 방해하지 않는 대가로 요구한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수용했다. 동서 냉전의 격화로 '북진 통일'의 가능성이 사라진 현실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국익을 챙긴 것이다.김원웅은 이 당 저 당 옮겨 다니며 국회의원을 세 번이나 했으니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승만이 미국의 이익을 챙겼다'고 허튼소리를 해대는 이유가 궁금하다. 이것도 '생계' 때문인가?

2020-08-20 06:30:00

[야고부] 트럼프의 반격

[야고부] 트럼프의 반격

미국 대통령 선거는 유권자가 각 주별로 정해진 수의 선거인을 선출하는 간접선거 방식으로, 선거인단 선거일이 바로 '대통령 선거일'이다. 11월 첫째 월요일이 있는 주의 화요일에 투표가 실시되는데 올해 46대 대통령 선거일은 11월 3일이다.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은 모두 538명으로 인구가 적은 델라웨어·몬태나 등 7개 주가 각 3명씩, 캘리포니아주는 55명의 선거인을 뽑는다. 유권자는 이날 지지 정당의 주별 선거인에 투표하고 그 득표 수에 따라 대통령이 결정된다.미국 대선은 국제적인 관심사다. 그 결과가 한반도의 외교안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고, 한국 정치와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올해 미국 대선 향배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이유다.지난 6월 CNN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55%,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4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달 16일 같은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이 50%, 트럼프가 46%로 오차 범위 내로 좁혀졌다. 특히 경합을 벌이는 미시간·플로리다 등 15개 주의 경우 1%포인트 차이의 박빙이다.2016년 45대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의 당선을 정확히 예측했던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은 이달 초 '2020 미국 대선 전망' 국회 토론회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의 재선 이유에 대해 '샤이 트럼프'와 '바이든 치매설' '폭스뉴스 시청률 급등 현상'을 꼽았다. 코로나와 인종차별 폭동으로 궁지에 몰렸던 트럼프의 빠른 지지율 회복세의 배경이라는 것이다.데이터 저널리즘 매체인 '파이브서티에잇'(538.com)의 설립자 네이트 실버도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조심스레 예측했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50개 주 선거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것을 비롯해 매트릭스에 기초한 심층적인 여론조사 분석으로 각종 선거 예측에서 높은 정확도를 보여 주목받았다. 16일 ABC방송에 나온 실버는 "트럼프가 따라잡을 시간은 충분하다"고 밝혔다.미국 대선 결과가 우리와 별 상관이 없다면 굳이 먼 나라의 정치에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이유는 없다. 하지만 우리 국익과 맞물리고 서로 작용점이 크다면 석 달 후의 결과를 차분히 지켜보고 미리 대비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2020-08-19 06:30:00

[야고부] 모리셔스의 기름 재앙

[야고부] 모리셔스의 기름 재앙

한때 일본은 세계 조선(造船) 시장에서 지지 않을 태양인 듯했다. 그러나 2013년 6월 일본의 조선업을 몰락의 길로 몰아간 결정적 사건이 발생한다. 일본 미쓰이 항선(MOL)의 컨테이너선인 컴포트호 침몰 사고다.MOL 컴포트호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건조한 8만6천t급 초대형 화물선이다. 제조사는 신니혼제철(新日本製鐵)이 만든 최고의 철강을 사용해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배라고 자랑했다. 하지만 2013년 6월 17일 예멘에서 370㎞ 떨어진 해역에서 이 배는 선체 중간 부위에 원인 모를 균열이 생기면서 두 동강 났다.조사 결과 미쓰비시중공업에서 만든 6척 자매 선박 가운데 5척에서도 같은 증상이 확인됐다. 이후의 일본 태도가 더 문제였다. 세계가 일본의 조선 기술에 대해 의심을 품었지만 정작 일본 정부는 "설계상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세계 유수의 선박 바이어들은 한국 조선소로 발길을 돌렸고 일본 조선업은 한국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했다.그로부터 7년 가까이 흐른 지금 일본 선박이 다시 두 동강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미쓰이 소속 선박이다. 이 회사의 초대형 화물선 와카시오호가 남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모리셔스 연안에 좌초되면서 1천t의 중유가 바다에 쏟아졌다. 원상복구되는 데 수십 년이 걸릴지도 모를 역대급 해양 환경오염 사고다.사고가 난 해역은 수심이 얕아 10만t급 선박이 지날 자리가 아니다. 실제로 모리셔스 해안경비대가 연안 접근을 경고했다는데 와카시오호는 이를 무시하고 섬 쪽 가까이 붙어 운항하다 좌초됐다. 조사 결과 선원들이 핸드폰 수신 감도를 높이려고 섬 쪽으로 근접 운항했으며 승무원 생일 축하 파티를 하느라 부주의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남인도양 최악의 환경오염 재난을 일으킨 원인이 고작 공짜 와이파이(Wifi) 욕심 때문이라니 말문이 막힌다. 이번에도 일본 정부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모리셔스 정부는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세계 각국의 도움을 요청했는데, 정작 일본 정부는 6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팀을 보내는 것 말고는 사실상 뒷짐을 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무책임과 민폐도 없다. 코로나19 대응도 그렇고 요즘 일본이 하는 행동을 보니 G3 선진국 이름값이 아까울 지경이다.

2020-08-18 06:30:00

[야고부] 김부겸의 영남 편애

[야고부] 김부겸의 영남 편애

"'팽창적 민족주의(제국주의)'와 '저항적 민족주의'를 동렬에 놓을 수 없듯이 영남의 패권적 지역주의와 호남의 저항적 지역주의를 동렬에 놓을 수 없음에도 이를 싸잡아 한꺼번에 비판하는 것은 영남의 패권적 지역주의를 온존시키는 기회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2016년 2월 5일 자 한겨레신문의 홍세화 특별기고 '영남 패권주의와 민주주의의 퇴행'의 한 대목이다. 영남 지역주의는 '패권적'이고 호남 지역주의는 '저항적'이란 단순 이분법이 놀랍다.최근 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영남은 보수당이 무슨 짓을 해도 '묻지마 지지'를 하지만 호남은 그렇지 않다"며 "영남의 정치 성향이 문제"라고 한 것도 똑같은 단순 이분법이다. 김 전 의원은 그 근거로 호남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20대 총선을 든다. 호남 28석 중 23석을 국민의당에 몰아줬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그러나 이는 극히 예외적인 사례다. 역대 선거에서 호남이 보여준 '정치 성향'은 호남이 지역 기반인 정당에 대한 '묻지 마 지지'였다. 20대 총선 하나만으로 호남은 '묻지마 지지'가 없다고 단언하는 것은 삼척동자가 들어도 코웃음을 칠 일이다. 경선에서 호남표가 아쉬운 사정은 알겠는데 그래도 비약이 너무 심했다.김부겸의 논리대로라면 영남도 '묻지마 지지'는 없다. 15대 총선에서 야당에 '묻지마 지지'를 했기 때문이다. 대구가 바로 그랬다. 13석 중 자민련에 8석, 무소속에 3석을 몰아줬다. 역대 선거에서 대구는 보수정당을 '묻지마 지지'하는 '정치 성향'을 보였지만, 김부겸식 사고방식이라면 15대 총선 하나로 이런 전력은 깨끗이 사라진다. 그런데도 어째서 '영남의 정치 성향이 문제'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김 전 의원은 발언이 논란을 빚자 "영남 비하가 아니라 영남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고 사랑이다. 진심으로 영남의 발전을 원한다면 '묻지마 지지'를 넘어서야 한다는 영남에 대한 충정"이라고 해명했다. 고마운 말이지만 영남 편애(偏愛)로 들려서 부담스럽다. 영남뿐만 아니라 호남의 미래도 걱정하고 사랑해주기 바란다. '호남의 정치 성향도 문제'라고 말이다.

2020-08-15 06:30:00

[야고부] 내일은 황금연휴 첫날?

[야고부] 내일은 황금연휴 첫날?

"올해 광복절은 몇 주년일까요?"지난 12일 대구시 시지동의 (사)청소년꿈랩 사무실에서는 남녀 대학생 1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때아닌 역사 공부가 시작됐다. 이승희 대표의 발언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는 언제부터였으며, 기간은 얼마이고, 누가 독립운동에 나섰으며, 대구에는 어떤 독립운동이 있었는지…. 이야기는 꼬리를 물었다.정부가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15일 토요일 광복절과 연계해 오는 17일 월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황금연휴' 삼아 나들이 갈 생각에 바쁠 터인데 이들은 다른 일로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말하자면 15일 대구 시민을 위해 '나도 대구의 독립운동가'를 알릴 행사 준비였다. 지금까지 생각 못 한 '낯선 일'이었다.무엇보다 이들이 이런 광복절 봉사 행사를 준비하게 된 계기가 남다르다. 지난달 20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가칭)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 발기인 대회 자원봉사 참여로 대구 독립운동 역사를 귀동냥으로 듣게 된 일이다. 특히 이날 행사 때 나눠준 책 '묻힌 순국의 터, 대구형무소'를 읽고 대구에서 순국한 숱한 독립지사를 기리고 그냥 '노는 날'이 아닌 뭔가 뜻있는 일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단체 토론을 거치고 14일까지 밤늦도록 머리를 맞대 이들이 마련할 봉사는 도심 중앙파출소 부근에서 손수 만든 대구의 독립운동 관련 전시물을 두고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또한 시민들에게 '기억을 담은 에코컵 만들기' 체험장도 열어 컵을 전달하기로 했다. 물론 기념관 건립 필요성을 알릴 준비도 마쳤다.특히 학생들은 이번 작업을 통해 대구감옥(형무소)에서 순국한 애국지사가 180명이나 되고, 제주도에서부터 전라도와 충청도, 강원도 출신까지 대구에서 목숨을 잃은 사실에 놀랐다. 게다가 순국선열의 평균 나이가 34.7세이고, 10대 학생 1명과 20대 57명, 30대 74명 등 한창 젊은 피의 선조들 순국에 말을 잊었다.황금연휴 나들이 대신 피 끓는 젊음을 나라에 바친 순국선열의 뜻을 되새기려는 대구의 또래 대학생들이 준비한 '나도 대구의 독립운동가'라는 특별한 올해 75주년 8·15맞이가 가슴에 와 닿는 까닭이다. 그날 34℃ 무더위가 예보된 터이니 시원한 냉수라도 한 잔 권하며 함께하지 못하는 마음을 전하면 덜 미안할까.

2020-08-14 06:30:00

[야고부] 그 대통령에 그 장관

[야고부] 그 대통령에 그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월 취임사에서 줄탁동시(啐啄同時)를 화두로 꺼냈다. 병아리가 알에서 부화할 때 병아리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함께 쪼는 것처럼 검찰의 안과 밖에서 결단·호응을 통해 검찰 개혁을 성취하자고 주문했다.그로부터 8개월이 흐르면서 추 장관이 언급한 줄탁동시는 대중(大衆)이 아는 것과는 전혀 딴판이란 게 드러났다. 장관에 취임하자마자 정권 비리를 수사하는 검사들을 인사 학살하더니 최근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선 정권 입맛에 맞춰 수사를 지휘했던 검사들을 대거 영전시켰다. 추 장관 인사에 항의해 사표를 던진 문찬석 전 광주지검장은 "언론으로부터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의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이런 행태에 대해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했다.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추 장관이 내세운 줄탁동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조직 전체가 아닌 정권 홍위병 역할을 하는 일부 검사들과 추 장관 사이의 줄탁동시였을 뿐이다. 줄탁동시의 목표도 검찰 개혁이 아닌 검찰을 정권 손아귀에 계속 틀어쥐는 것이고, 정권을 향한 검찰 수사를 무력화시키는 것이었다. 추 장관과 정권의 '애완용 검사들'(김웅 미래통합당 의원 표현)은 윤 총장을 둘러싸 같이 쪼아 대는 줄탁동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추 장관이 꺼낸 줄탁동시가 내포한 '불순한 의도'를 일찍이 간파한 이가 있었다. 김웅 의원이다. 그는 지난 1월 검사를 그만두면서 "추악함에 복종하거나 줄탁동시하더라도 겨우 얻는 것은 잠깐의 영화일 뿐"이라며 "그 대신 평생의 더러운 이름이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말라. 결국, 우리는 이름으로 남는다"고 했다. 정권의 충견(忠犬)이 된 검사들이 활개 치는 지금의 사태를 정확히 예측한 것이다.줄탁동시가 지닌 웅숭깊은 의미를 파괴한 추 장관만을 나무랄 것도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 춘풍추상(春風秋霜·남을 대할 때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을 대할 때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한다) 액자를 걸어 놓고 정반대 언행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이 더는 춘풍추상과 줄탁동시를 들먹이기 부끄러울 지경이다. 그 대통령에 그 장관이란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2020-08-13 06:30:00

[야고부] 유튜버들의 내돈내산

[야고부] 유튜버들의 내돈내산

2005년 3명의 미국 청년은 자신들이 개발한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가 개벽과 같은 세상 변화를 가져올 줄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15년이 지난 지금 유튜브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영국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한국인의 45%는 유튜브를 통해 세상 소식을 접한다.유튜브가 동영상 공유 플랫폼계를 평정한 비결은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전략 덕분이다. 구독자 1천 명 이상이고 12개월 누적 시청 4천 시간 이상인 유튜브 채널에 구글은 조회당 0.2~4원씩의 광고 수익을 배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은 금액이지만 시청자가 많아지면 '티끌 모아 태산'이 된다.국내 일반인 유튜버 채널 가운데 구독자 수 1위(1천800만 명)인 보람튜브가 한 달에 30억원의 광고 수익을 벌어 하루 기준으로 MBC 광고 매출마저 한때 앞섰다는 보도가 나와 화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수익 금액에는 다소 과장이 섞인 듯하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오늘은 "보람튜브의 월 수익 추정치는 최저 1억원~최대 21억원"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잘 키운 유튜브 채널이 돈이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국내에는 구독자 300만 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이 16개나 되고 이 가운데 3개는 구독자 수가 1천만 명을 넘는다. 이들 유명 유튜브 채널의 영향력은 웬만한 지상파 프로그램마저 넘본다. 기회의 땅 유튜브가 골드 러시와 같은 사회 현상을 낳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생태계는 혼돈계다.최근 들어 스타급 유튜버들이 속칭 '뒷광고' 논란에 휩싸인 것도 혼돈의 한 단면이다. 유명 유튜버들이 협찬품을 자신이 직접 산 것처럼 속이고 유튜브 방송에서 소개하다가 들통이 났다. 소위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이라며 자랑한 물품이 실상은 광고품 내지 협찬품이란 사실을 알게 된 시청자들은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뒷광고 논란은 기존 방송 매체들이 방송법 등 소정의 규제를 받는 반면, 유튜브 세계에 콘텐츠나 광고 행위와 관련한 안전장치가 없어 일어나는 통과의례일 수 있다. 큰 힘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이제 유튜버들도 자신들이 지닌 영향력만큼의 사회적 책무를 생각하며 방송에 임해야 할 때가 왔다.

2020-08-12 06:30:00

[야고부] 정치적 유아(乳兒)

[야고부] 정치적 유아(乳兒)

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인 2014년 '어떤 제품이든 원가에 30% 이상의 마진을 붙여서는 안 된다'는 '공정가격기본법'을 선포했다. 어기면 최고 징역 14년 형에 처하거나 국가가 기업을 몰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과 유통업자의 소비자 착취를 근절하고 기업에도 적정 마진을 보장한다는 선한 의도였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3년 만에 기업의 80%가 줄면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국민은 극심한 고통에 내몰리게 됐다.'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 말을 실증하는 대표적인 예다. 이런 예는 숱하다. 서민들의 고금리 고통을 덜어 주려는 법정 금리 인하도 그중 하나다. 오히려 서민들의 돈줄을 끊어 버리는 것이다.일본이 좋은 예다. 2010년 최고 금리를 연 29.2%에서 15∼20%로 낮추자 대부업 대출 잔액은 2006년 20조9천억엔에서 2014년 6조2천억엔으로 70%가량 줄었다. 대부업체의 주 고객인 서민과 중소기업의 대출이 막힌 것이다. 폐업 증가, 비정규직 노동자 양산, 서민 가계 악화, 자살자 증가가 꼬리를 물었다.한국도 다르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최고 금리를 20%까지 내리겠다는 공약에 따라 2018년 2월 최고 금리를 27.9%에서 24%로 낮췄다. 이 조치가 대부업 시장에 미친 영향을 서민금융연구원이 지난해 조사해 봤더니 대부업 이용 경험자 중 54.9%가 대출을 거절당해 2016년(16.0%)보다 3배가량 늘었다. 서민금융연구원은 이들이 사금융 시장으로 이동했고, 그 규모는 5조7천억∼7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최고 금리를 내리는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어떤 의원들은 10%로 내리겠다고 하고 또 어떤 의원들은 22.5%, 20%로 낮추겠다고 한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10%로 낮춰 달라는 편지를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보냈다. 고마운 소리지만 최고 금리 인하가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음을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정치인의 행위와 관련해 볼 때) 선한 것이 선한 것을 낳고, 악한 것이 악한 것을 낳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차라리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다.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자는 실로 정치적 유아에 불과하다." 막스 베버의 말이다. 민주당 의원님들, 공부 좀 하시라!

2020-08-1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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