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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구마비로 고틍스러운 똥꼬(14살·스피츠). 사진 제공 탑스동물메디컬센터

'디스크 치료 280만원?' 동물 진료비 왜 비쌀까…비용 절감 '동물의료보험'으로

14살 똥꼬(스피츠)가 하반신 마비와 과호흡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보호자는 병원에 오기 전 나흘 동안 동물병원 치료와 침 치료를 받았지만 어제부터 증상이 현저히 악화했다고 했다.급히 동물 영상진단센터에서 MRI 검사를 진행했다. 흉추 10~11번 디스크 파열로 척수신경의 90% 이상이 압박, 신경 압박이 지속되면 호흡 장애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다.하지만 똥꼬는 나이가 많고 척수신경의 압박이 오래 지속된 터라 수술 후 신경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보호자는 수술을 원했고 보호자의 기도 덕분인지 다행히 똥꼬는 수술을 잘 마치고 회복 중이다.누구나 키우던 반려동물이 아프면 최선의 치료를 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심각한 질병일수록 많은 의료비용이 뒤따른다. 똥꼬의 보호자 역시 본원 내원 전 치료비용, MRI 검사비용(80만원). 수술비(200만원) 등 많은 경제적 부담을 감내해야 했다.동물병원은 '소아과 종합병원'과 비슷하다. 동물병원을 찾는 동물은 대부분 심각한 상황에서 내원하기 때문. 전염성 위장염, 급성열성 질환, 탈진, 골절, 통증 호소 등 입원과 수술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이처럼 병세가 심각해져서야 동물병원을 찾는 이유는 보호자의 동물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다수의 보호자는 동물이 며칠 지나면 자연치유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그렇다면 동물진료비는 왜 비쌀까? 병원은 약품을 보험수가로 저렴하게 공급받지만 동물병원은 비보험 수가로 약품을 구매한다. 효능이 우수한 반려동물 약품들은 수입에 의존하는데 희소성 때문에 가격이 매우 높다. 특히 체형이 작은 동물일수록 질병 진단을 위해서는 더 정밀한 고가의 검사장비와 소모품이 사용된다.사람은 의료보험료를 의무적으로 납부하며 의료비의 본인 부담이 일부에 불과하지만, 동물진료비는 100% 보호자가 부담해야 한다. 2011년부터 정부가 동물진료비를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보호자는 동물진료비에 10%의 부가세를 추가 결제하여야 한다.이 때문에 미국, 일본 등의 다른 나라의 동물진료비에 비해 한국의 동물진료비는 월등히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동물진료비가 비싸다고 평가받고 있다. 사람은 의료보험제도가 정착되어 소득이 낮을수록 보험료와 의료비의 본인 부담이 줄어들지만, 동물진료비는 가난한 가정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여 동물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도 발생한다.동물진료비 절감을 위해서 '동물의료보험'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2017년 현재 650만마리 반려견 중 동물 등록한 개체는 100만마리에 불과하며, 동물의료보험 가입률은 0.18%에 불과하다. 동물 복지 선진국인 스웨덴은 동물의료보험 가입률이 48%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애착이 확산되는 사회 풍조에 비해 반려인들의 책임감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동물 의료보험의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보장되는 질병의 범위가 넓어지고 납부할 보험료는 낮아질 것이다. 또한 동물 의료보험이 확산되면 동물병원의 진료 과정은 공개·표준화되고 동물 진료비 때문에 자가 처방이나 신뢰감 가지 않는 진료를 감내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각 보험사는 다양한 질병을 보장하면서도 합리적인 실손 동물 의료보험을 내놨으며 일부 지자체는 입양된 유기동물에 대해 의료보험료 대납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동물 의료보험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 더 절실한 제도이며 반려인이 동물 건강을 잘 보살피겠다는 약속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SBS TV 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년 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2018-11-13 10:10:25

혈액형 검사 중인 쭈루.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개는 혈액형이 달라도 수혈한다? 우리 고양이는 'B형 남자'?…동물 혈액형의 모든 것

16살 쭈루는 심각한 빈혈과 심장질환, 자궁축농증, 장출혈로 급히 병원에 왔다.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쭈루의 혈액형은 'DEA 1.2형'이었다. 개는 'DEA 1.1형'이 대부분이며 'DEA 1.2형'은 적은 편이다.다행히 쭈루는 처음 수혈을 받는 경우라 동물병원에 비치된 'DEA 1.1형' 혈액과의 수혈적합성 혈액교차반응 검사에서 안전하다고 진단되어 곧바로 'DEA 1.1형' 혈액을 수혈할 수 있었다.쭈루는 건강이 빠르게 회복되었고 며칠 뒤 2차 수혈을 받으며 수술을 받고 지금은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물론 2차 수혈은 쭈루의 혈액형과 동일한 'DEA 1.2형' 혈액을 수혈했다.개와 고양이도 사람처럼 혈액형이 존재한다. 그리고 출혈이 많거나 적혈구가 용혈되는 등 빈혈증상이 심하다면 수혈을 받아야 한다. 개와 고양이의 혈액형과 수혈에 대해 일문일답으로 소개한다.▷개의 혈액형은?개의 혈액형은 수혈 시 부작용을 유발하는 적혈구 항원 'DEA(Dog Erythrocyte Antigen)'을 13가지 유형으로 나누는데, 이 중 'DEA 1-'과 'DEA 1.1형'과 'DEA 1.2형'이 수혈할 때 중요하기 때문에 개의 혈액형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한다. 'DEA 1-'은 사람의 O형 혈액형 처럼 'DEA 1.1형'과 'DEA 1.2형'에게 수혈 할 수는 있지만 반대로 수혈받을 수는 없다.개는 수혈 시 사람과는 달리 첫 회 수혈은 혈액형이 달라도 수혈이 가능하다. 이는 개는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는 동종항체(자연발생항체)가 없기 때문에 첫 수혈은 혈액형이 달라도 항원항체반응이 거의 발생 하지 않는다.하지만 첫 수혈이 이루어지고 나면 이종 혈액형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두번째 수혈부터는 반드시 동일한 혈액형을 수혈해야 한다.드물지만 'DEA 7형' 혈액형의 개는 동종항체(자연발생항체)를 가지고 있어서 첫 수혈이라 하더라도 수혈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보다 안전한 수혈을 위해서는 '혈액형 검사'와 더불어 '수혈 적합성 검사'를 실시한다.▷고양이 혈액형은?고양이 혈액형은 'TypeA 형'(전체 고양이의 90% 이상), 'TypeB 형'(10%), 'TypeAB 형' 등 세가지로 분류한다.A형 혈액은 A형과 AB형에게, B형은 B형에게, AB형은 AB형에게 수혈이 가능하며 개와는 다르게 동종항체(자연발생항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첫 수혈부터 정확하게 혈액형을 구분해야 한다.▷동물의 혈액은 어떻게 공급되나?개와 고양이 혈액은 한국동물혈액은행에서 공급한다. 공혈견의 복지가 미흡하다며 동물보호단체의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수혈을 필요로 하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사업체다. 공혈견이 더 나은 보호를 받고 채혈 간격을 길게 한다면 관리 비용은 증가하고 이는 곧 혈액 공급 가격의 상승과 치료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특히 고양이는 체형이 작기 때문에 공급 비용을 떠나 혈액 공급 자체가 부족하다.그래서 반려문화가 정착된 선진국에서는 공혈견과 공혈묘의 희생을 줄이면서 개와 고양이에게 긴급하게 수혈이 가능하도록 지역별 'Donate Blood Network(혈액 공유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개는 15kg 이상 비만하지 않고 건강하고 순한 성격의 개가 공혈견으로 적합하다. 고양이는 5kg 이상 비만하지 않고 건강하고 유순한 고양이가 공혈묘로 적합하다. 특히 희귀 혈액형이라 할 수 있는 개의 'DEA 1.2형'과 고양이의 'TypeB 형' 혈액형을 가진 개와 고양이는 반드시 참여한다면 반려동물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다.여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동물병원에서 혈액형을 검사를 받은 후, 공혈견 또는 공혈묘로 적합한지를 상담하면 된다. 동물병원에서는 이에 참여하는 동물에게는 정기 건강검진 등의 의료 지원을 제공한다.국내에도 수혈을 위한 혈액 공유 네트워크가 정착되어 공혈견의 희생을 줄이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널리 확산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SBS TV 동물농장을 통해 알려진 박순석 수의사는 개와 고양이 뿐만 아니라 특수동물과 야생동물들을 구조하고 치료한 30년 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2018-11-06 10:34:56

천재견 행복이.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우리 개의 IQ는 얼마일까?…가정에서 손쉽게 측정하기

개의 IQ에 대하여 가장 광범위한 연구를 한 학자는 British Columbia대학의 심리학자인 스탠리 코웬(Stanley Coren) 박사이다. 코웬 박사는 훈련사 199명에게 설문 조사하여 품종별 개의 지능을 평가하였다. '새 명령어를 얼마나 빨리 익히는지' '얼마나 명령을 잘 수행하는지' ' 재능을 갖추고 있는지' 등의 평가 관점을 달리하며 품종별 지능 순위를 매겼다. 새 명령어를 잘 이해하고 빨리 익히는 품종으로는 보더콜리, 푸들, 셰퍼드, 레트리버 등이 상위 순위로 평가받았다.이후에도 코웬 박사는 개의 지능이 보호자와의 노력으로 발달할 수 있음을 연구했고, 가정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간단한 개의 IQ검사 방법들을 제시했다. 좋아하는 간식을 이용하여 감춰진 간식을 찾는 민첩성, 단기 기억력, 장기 기억력, 명령어의 이해와 습득 속도, 주인의 표정 읽기, 새로이 제시된 문제의 해결 능력 등을 시간을 측정하여 점수로 평가하는 방식이다.코웬 박사가 제시한 내 개의 IQ를 가정에서 테스트하는 방법을 소개한다.실험 1. 타올을 머리에 덮고 탈출하는 시간을 측정한다.실험 2. 수건 아래에 간식을 숨기고 찾아내는 시간을 측정한다.실험 3. 머리가 들어가지 못하는 낮은 테이블 아래 간식을 수건으로 덮고 앞발을 이용하여 찾아내는 시간을 측정한다.실험 4. 세 개의 컵 중에 간식이 있었던 컵을 보여준 후 기억에 의해 이전에 선택한 종이컵을 선택하는지를 확인한다. 지난달 SBS TV동물농장에 제보된 천재견 행복이(래브라도레트리버, 3살)의 IQ를 검증하기 위해서 코웬 박사가 제시한 IQ 테스트를 평가하는 동안 민망한 상황이 발생했다.주인이 화장실에 가면 휴지를 들고 가고, 비가 오면 우산을 건네고, 주인이 잃어버린 물건을 기억하고 찾아오는 행복이에게 기존의 IQ 검사는 너무 초보적인 수준이었기 때문.행복이가 반복적인 습득 훈련을 받았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가지고 검증을 위해 제시한 돌발 상황에서 행복이가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개의 지능을 평가절하 하는 것이 아닌가 조심스러워졌다.개의 IQ 검사가 품종별 지능을 평가하는 방법은 될 수 있지만 각 개체가 가지는 다양한 재능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과거 사냥과 농경 문화에 어울리는 우직함과 기민함보다는 감정을 읽고 주인과 공감하는 능력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요즘 시대에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행복이가 지능이 뛰어난 품종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천재성이 발휘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인과의 교감과 상호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일부 학자들은 개의 지능을 어린아이의 지능과 비교해 개는 3살령 아기의 수준이며 160여개의 단어를 구분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아기들도 과거에 비해 새로운 문명에 적응하는 지능이 감성화되고 다양화되듯 반려견도 인간과의 교감을 통해 점차 더 감성화되고 인간 생활화 되어가고 있다.이제 반려견의 IQ대신 가족과의 상호 교감을 감성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온 듯하다.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SBS TV 동물농장을 통해 알려진 박순석 수의사는 개와 고양이 뿐만 아니라 특수동물과 야생동물들을 구조하고 치료한 30년 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2018-10-30 10:00:27

낚싯바늘을 삼켜 수술을 받은 개 '강복이'. 박순석 대표원장 제공

물고기 잡으려다 개 잡은 낚싯바늘…"호기심에 킁킁대다 꿀꺽"

개들은 호기심이 많아 처음 보는 물건이 있으면 코를 킁킁거리며 입을 대는 습성이 있다. 특히 어린 강아지, 식탐이 강한 개는 무심코 이물을 삼키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이런 사고로 진주에서 급한 수술 의뢰가 왔다. 낚시 바늘을 삼킨 개 '강복이'의 엑스레이 사진에는 복강에 3개, 흉강에 1개의 낚시 바늘이 확인됐다.일단 날카로운 이물질이 입안에 걸리게 되면 개는 캑캑거리며 뱉으려는 행동과 삼키려는 행동을 반복한다. 다행히 이물이 뱉어지면 좋겠지만 이물질을 삼키는 경우, 날카로운 이물이 흉부 식도를 통과하며 식도를 찢고 흉강으로 침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흉강은 심장과 대동맥 등 중요한 혈관들이 밀집돼있어 흉강 내에 날카로운 바늘이 돌아다닌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강복이의 경우 식도 내에 낚싯바늘이 존재한다면 내시경으로 제거가 가능하다. 하지만 낚싯바늘이 흉강으로 침투되었다면 흉부를 절개하여 폐와 심장, 대동맥을 헤집으며 바늘을 찾아야 한다.수술에 앞서 여러 검사가 진행되었고 내시경과 복강 수술 뿐 아니라 개흉 수술까지 준비됐다. 마취 후 바로 내시경이 식도로 삽관됐다. 다들 모니터를 바라보며 낚싯바늘이 식도 안에 남아있기를 바랐지만 낚싯바늘은 보이지 않았다. 굵은 낚시줄 매듭이 식도 점막에 박혀진 채 연장선이 위를 향해 팽팽하게 연결되어 있었다.이미 낚싯바늘은 식도를 뚫고 흉강으로 들어간터라 수술팀은 서둘러 좌측 늑간 사이를 절개하고 폐를 밀쳐 올리고 심장을 피해 대동맥 주변에 낚싯바늘을 찾기 시작하였다. 엑스레이 사진과는 달리 흉강 내에서 작은 바늘 찾기란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다행히 낚시 바늘은 대동맥과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고 주변의 혈관과 심장에 상처를 입히진 않았다.흉강 내 낚싯바늘이 제거되고 찢어진 식도를 봉합 후 복강 내 낚싯바늘 제거하기 위해 장 절개수술을 했다. 장내에 존재한 낚싯바늘은 어렵지 않게 제거됐으며, 식도부터 장까지 하나의 줄에 연결된 낚싯바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6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마친 강복이는 빠른 회복을 보여 6일 뒤 건강을 찾아 퇴원했다.그렇다면 강복이는 왜 낚싯바늘을 먹었을까? 강복이네는 진주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인근 하천에는 낚시꾼들이 자주 들렀다. 사고 당일 강복이는 여느 때처럼 하천을 탐색하다 무언가 비릿한 냄새를 맡으며 입을 댄 것으로 보인다. 먹을거리라 판단했지만, 줄줄이 엮인 낚싯바늘이 입안에 걸리며 이미 뱉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보호자가 처음 강복이를 발견했을 때는 입안에 바늘이 보여 제거하려 했지만, 통증과 불안감이 가득한 강복이는 주인의 손길을 허락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낚싯바늘은 목구멍을 넘어 사라지고 말았다.순하디 순한 강복이의 눈빛을 바라보니 화가 났다. 낚시인의 취미 생활은 이해한다. 하지만 낚싯바늘이 달린 낚싯줄을 하천에 방치하면 누군가가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을 왜 못하실까? 지난해 창녕에서 낚싯바늘이 목에 걸려 구조된 자라는 낚싯바늘 제거 수술을 받고 자연으로 돌아갔다. 경산에서 구조된 백로는 발과 날개에 낚싯바늘과 낚싯줄이 엉켜 외상과 탈진으로 끝내 살아나지 못했다.무심코 방치한 낚싯줄과 낚싯바늘은 동물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운 살상 도구가 될 수 있다. 낚시 뿐 아니라 자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취미 활동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갖추어야 한다. 낚시 후 남겨진 쓰레기와 낚시도구들을 깨끗이 챙기는 등 동물들을 배려하는 낚시인의 에티켓이 널리 퍼지기를 소망해 본다.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SBS TV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알려진 박순석 수의사는 개와 고양이, 조류, 파충류, 특수동물, 야생동물들을 구조하고 치료한 30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 의학 정보들을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2018-10-22 09:29:38

화살이 몸통을 관통해 긴급 구조한 고양이.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제공

화살 관통한 고양이 극적 구조…"혈관·장기 파열 없어 기적"

병원으로 고양이를 구조해 달라는 다급한 전화가 왔다. 먼저 보내진 영상을 보는 순간 소름이 일었다. 화살이 고양이 배를 관통한 채 박혀 있었으며 고양이가 움직일 때마다 화살은 크게 흔들렸다.구조 현장에 도착해보니 고양이는 주택가 슬레이트 지붕 틈새에 숨어 있었다. 학대를 경험한 고양이들은 학대와 도움의 손길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저 인간들이 다가오는 자체가 두렵고 그래서 사력을 다해 피하려 했다.기력이 약해진 고양이는 강하게 맞서지 못하는 상태였으나, 뜰채로 고양이를 포획하는 건 조심스러웠다. 자칫 무리한 포획과정에서 몸통을 관통하고 있는 화살이 격하게 움직일 경우 내부장기나 혈관의 파열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됐다. 화살을 크게 움직이지 않고 고양이를 포획하려다 보니 한참의 실랑이 후에야 포획이 이루어졌다.포획된 고양이의 몸 상태를 확인하였다. 레포츠용 굵은 화살은 고양이의 우측 옆구리로 들어가 척추 아래 복강을 관통하고 좌측 허벅지를 관통하면서 대퇴골이 부러져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그저 놀랍고 안타까울 따름이었다.진정제를 투여하고 화살대의 깃털 달린 윗부분을 자르고 화살이 덜 움직이도록 조치했다. 이동 중에 고양이가 흥분하여 발버둥 치면 몸통에 박혀있는 화살이 크게 움직여 주변 장기나 혈관의 파열을 심화시킬까 매우 염려됐기 때문이었다.무사히 동물병원에 도착하였고 대기하고 있던 수의사들이 급하게 엑스레이를 촬영했다 "우와..." 예상은 했지만 다들 놀랐다. 화살은 우측 갈비뼈 뒤편을 관통하여 척추 아래 콩팥과 동정맥을 지나 복강을 관통하고 좌측 후지 대퇴골에 부딪혀 대퇴골이 파쇄 골절된 상태였다.화살이 얼마나 강하게 관통되었는지 상상할 수 있었고 혹여 좌측후지 대퇴골에 화살이 부딪치지 않았다면 화살의 깃털 부분까지 복강을 관통하며 복강 내 장기와 혈관 등을 칼로 베듯이 치고 나갔을 것을 상상할 수 있었다. 이 장기와 혈관이 밀집된 부위를 화살이 지나가며 혈관이나 장기의 파열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고 대견할 따름이었다.다행히 화살촉이 뭉텅한 형태여서 화살이 몸에 박히는 순간 주변 장기를 밀쳐내어 장기가 파열되지 않은 기적적인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몸통을 관통하고 대퇴골이 부러지는 충격과 고통은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수술이 시작되었고 화살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혹시 주변의 장기와 혈관이 추가 손상되지 않을까 걱정되었지만, 다행히 복강 장기들은 크게 손상되지 않았으며 부러진 좌측 후지 대퇴골도 골절수술이 이루어졌다."다행이야... 견뎌줘서 고마워..." 고양이는 빠르게 회복되었고 경계심이 적은 성격의 고양이는 간호사들과도 곧잘 어울리기 시작했다.SBS TV동물농장에서 고양이 사연이 방영된 직후 가해자는 경찰에 자수했다. 고양이에게 화살을 쏜 가해자에게는 가벼운 벌금형이 구형됐다.가해자가 고양이에게 화살을 쏜 이유는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이었다. 고양이 울음소리에 가해자가 화를 참지 못하고 고양이를 겨냥하고 화살을 쐈다는 것이다. 고양이는 발정기 때 특유의 하이톤의 울음소리는 낸다. 짝짓기 신호이다. 과연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생명을 앗아갈 만큼 혐오스러운 소음이었을까?피해자가 동물이라는 이유로 한국에서의 동물 학대행위에 대한 처벌은 관대한 편이다. 2015년 미국의 FBI는 동물학대범을 사회 중범죄로 규정하고 일선 경찰들에게 동물학대범에 대해 사건 경위와 신상 정보를 FBI에 철저히 보고하도록 조치했다.FBI는 동물학대범을 사회 중범죄로 규정한 이유를 살인, 테러, 반사회범 등의 중범죄자들의 심리적 특성이 말 못 하는 유약한 동물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동물학대범은 우발적 행위라 선처를 주장하지만 그 이면에는 유약한 동물에 대한 경시와 상대적 우월감이 깔렸다.동물을 학대하고 감정 해소 대상으로 삼는 행위는 유약한 여성이나 아이들에게 범해지는 성범죄, 아동학대 행위와 별반 차이가 없다. 우리 사회도 동물학대 행위를 보다 엄중하게 처벌하여야 하며, 생명 존중 문화가 유아 청소년기 교육을 통해 사회의 기본 윤리관으로 정착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SBS TV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알려진 박순석 수의사는 개와 고양이, 조류, 파충류, 특수동물, 야생동물들을 구조하고 치료한 30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 의학 정보들을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2018-10-16 16: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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