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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치는 촛불민심'. 지난 2016년 12월 3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6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로 거대한 '파도타기'를 연출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리셋 대구경북] <4>참여정신이 진정한 리셋의 원동력

2016년 가을 한국정치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수백만 시민이 거리에서 촛불을 들었다. 2012년 자신들의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그의 탄핵을 요구했다. 2016년 12월 9일 일부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제외한 대다수 여야 의원은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에 동참했다. 지난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전원 일치로 탄핵을 인용함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했다. 그리고 이는 같은 해 5월 조기 대선으로 이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일은 한국 민주주의에 있어 일대 사건이다"며 "시민이 촛불집회로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며 참여 민주주의의 경험을 얻었고, 참여를 통해 새로운 정치구조를 만드는 것이 시민의 책임이라는 점을 배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구경북이 다시금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우뚝 서려면 이러한 참여정신을 바탕으로 근본 체질부터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리셋 대구경북'을 위한 원동력, 참여정신은 무엇일까? ◆민주주의 속의 '참여'사실 참여정신은 2016년 촛불집회 이전부터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형태로 표출됐다. 시민단체로부터 낙천'낙선운동의 모습으로 나타났는가 하면 2002년 '효선이 미순이 사건'에 따른 촛불시위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참여'는 정치적 참여로 귀결됐다. 한국 사회에서 '참여 민주주의'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1997년 '참여민주주의와 한국사회'라는 서적이 발간되고부터이다. 그 후 오래지 않은 시간에 하나의 유행처럼 자라났다. 지난 김대중 정부가 '국민의 정부'를 표방하고 출범하면서부터 민주주의에서 '참여'가 지니는 의미가 강조되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스스로를 '참여정부'로 규정, 민주주의에서 '참여'가 갖는 의미를 구체화했다. 사실 민주주의는 처음부터 '참여'가 낯설지 않다. 민주주의라는 용어 자체가 이미 국민의 참여와 지배를 담고 있어서다. 직접민주주의에서는 주권자인 국민이 정책을 직접 결정한다. 대의 민주주의에서도 '범위'와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주권자인 국민의 주도적인 '참여' 자체는 당연한 전제이다. 정치권에서는 오늘날 논의되는 '참여 민주주의'는 그간의 대의 민주주의에서 나온 여러 문제 상황이 '참여의 결핍'에 따른 것으로 진단하고, 참여의 확대 또는 강화를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이자 노력이라고 본다. 그리고 주권자인 시민이 대화를 통해 사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분쟁을 없애기 위한 민주적 절차를 필수 요소로 한다. 이기우 인하대 법대 교수는 "참여 민주주의는 정치적인 엘리트의 선거를 넘어서 정치참여 자체를 가치 있는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며 "참여는 선거나 사후적인 국민발안이나 국민투표 등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결정의 내용이나 그 과정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포함한다. 가능한 많은 사안에 가능한 많은 사람의 참여를 요구한다"고 했다. ◆우리는 얼마나 '참여'하고 싶은가? 2016년 촛불집회에 참여한 수백만 국민이 참여 민주주의를 경험하면서 이에 대한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정치학회보에 게재된 '한국 민주주의 불안정의 문화적 기반- 한국인들은 어떤 민주주의를 지지하는가?'에 따르면 응답자의 70%는 다른 어떤 체제보다도 민주주의가 낫다고 생각했고, 응답자의 85%가 강력한 지도자에 의해 통치되는 권위주의 체제에 거부감을 표시했다. 또한 선출된 대표자들이 정의 주요정책을 결정하는 대의제 방식에 동의하는지, 아니면 국민투표와 같은 참여적 방식을 선호하는지를 알아본 결과 한국인들은 참여하고 싶은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시민 52%가 정부의 주요정책을 선출된 대표자가 결정하기보다는 국민투표와 같은 참여적 방식을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59%의 유권자들은 선거와 정치참여 수준이 지금보다 확대되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정치가 국가 형성기와 산업화를 거치면서 시민의 정치 참여 기회를 배제하고 동의 과정을 우회하는 권위주의 체제를 구축했고, 민주화 이후에도 과거 권위주의가 남긴 정치적 유산으로 시민적 필요에 응답하는 민주 질서를 발전시키지 못했다"며 "한국인들의 높은 참여 민주주의적 성향은 '비판적 시민' 또는 '주창적 시민'이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비판적이며 참여주의적인 시민이 민주화를 견인하는 핵심 집단이라는 민주주의 문화이론의 관점에 비춰 볼 때 긍정적 신호"라고 분석했다. ◆마을부터 '참여'가 필요하다 '참여'를 통해 변화를 체감한 이들은 주민참여예산제도 같은 거대 담론 보다 마을 단위에서 '참여'가 큰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주문한다. 2016년 10월 12, 13일 양일에 걸쳐 서울에서 '지속가능한 마을 만들기 정책포럼'이 열렸다. 포럼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자치단체장, 외국의 마을전문가 등이 모여 다양한 주민 참여 강화방안에 대한 사례를 나누고, 시민의 성장과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당시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은 대표적 주민참여정책으로 '더 좋은 자치공동체 주민회의'와 '생생도시 아카데미'를 소개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더 좋은 자치공동체 주민회의'는 지역별로 주민이 한자리에 모여 마을 의제를 스스로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보는 회의이다. 행정의 공적 의사결정에 주민의 주체적 참여를 반영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봄과 가을 1년에 두 번씩 주민이 한자리에 모여 생활과 밀접한 마을 의제를 다룬 결과 '안전도시를 위한 초등학교 등하굣길 안전대책', '송정1동 주민센터 공유공간 마련' 등 다양한 의제가 도출되고 실행됐다. 특히 민 구청장은 송정1동 주민센터 내에 마련된 공유공간 '카페 마망'과 농협 폐창고를 '뚝딱뚝딱 예술창고'로 만든 사례를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았는데, 마망은 미혼모가 운영하도록 해 미혼모의 사회적 자립을 돕도록 했다. 생생도시 아카데미는 2012년부터 시작했으며 주민과 전문가, 행정인력이 같이 머리를 맞대고 살기 좋은 도시계획을 디자인하고 실천하는 프로그램이다. 도시계획 관련 발언권과 결정권은 주민이 갖고 전문가는 학습'설명'자료제공 등으로 주민의 판단을 돕고, 행정은 법과 예산의 가능성과 한계를 검토한다. 그 결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송정시장 카페 개소, 폐교 활용 농촌체험학교 설립, 마을별 안전지도 '맘편한 광산앱', 어린이 놀이터를 만드는 원당숲 프로젝트 등이 나왔다. 당시 민 구청장은 "도시 문제의 해결책은 주민이 잘 안다. 행정기관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자치의 원리가 참여를 끌어낸다. 관치문화가 뿌리 깊은 한국사회에서 자치의 시작을 만들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가 마을 민주주의의 강화가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포럼에 참석한 브루노 카우프만 유럽주민발의 국민투표기구 대표(IRI)도 "의회, 국회, 대표 정부 등 우리는 많은 것을 위임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 대의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이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지역 의제를 정하는 것도 중앙정부보다 지방정부, 나아가 시민이 좀 더 가능성 있는 의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하며 시민의 참여를 강조했다. 그는 "능동적 시민의식이 참여할 수 있는 수단, 시민의 대화를 위한 플랫폼, 민주주의 탐색 기능, 당파를 초월하는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접근 방식 등을 갖춰야 한다"면서 자신의 고향인 취리히 사례를 들어 "50만 시민이 목소리를 내고 지역의회에 발의도 한다. 50~60개 투표가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고 다양한 의사결정을 투표로 결정한다. 모든 사람들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며 주인의식을 갖게 되었고, 이렇게 많은 투표가 이뤄지면서 모든 사람의 목소리가 고루고루 반영된다"고 전했다.

2018-07-24 15:55:41

지난 2016년 4월 총선에서 대구 지역에 출마한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여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한 공동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매일신문 DB

[리셋 대구경북] <3>정치부터 바꿔야

미국 정치학자 데이비드 이스턴은 정치에 대해 명쾌한 정의를 내놓은 바 있다. '가치의 권위적인(authoritative) 배분(allocation) 과정'이라는 것이다. 즉 정치란 개인 혹은 집단이 어떠한 가치관과 우선순위 그리고 권위(authority)에 기반을 둔 선택을 통해 희소한 자원과 가치를 배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다. 더 쉽게 설명하면 예산 배정과 국책사업 수혜지역 결정 등 한정된 국가자원을 어떻게 나눌지 고민하고 결정하는 과정이 정치라는 뜻이다. 자연스럽게 정치인은 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뒤 앞서 설명한 정치 과정에 참여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사람쯤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대구경북에선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정치인이 제 역할을 했을까? ◆대구경북 '동메달 국회의원'의 요람"새누리당은 '경상도 국회의원은 동메달이고, 수도권 국회의원은 금메달이다'라고 항상 생각해왔다." 지난 2015년 7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발언 직후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새누리당이 배은망덕하다며 크게 반발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수도권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다 나온 실언이었다며 곧바로 사과했고 후폭풍도 잦아들었다. 하지만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당시 설화(舌禍)를 계기로 새누리당(자유한국당)에 대한 '묻지마 지지'를 철회했다. 대구경북에 대한 보수당의 진심을 알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잡아놓은 물고기 신세에 머물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에선 '이제 대구경북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부산경남과 충청권처럼 지역정치권을 경쟁체제로 전환하고, 지역에 더 많은 결실을 가져다주는 정당에 힘을 실어주는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그렇게 보수당과 틀어진 지역 민심은 이듬해 총선에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홍의락 무소속 후보에게 금배지를 안겼다. 허소 민주당 대구시당 사무처장은 "비(非)보수당 후보도 사람 좋고 능력 있으면 대구경북에서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신호탄을 쏘아올린 기념비적 사건이었다"며 "제2, 제3의 김부겸-홍의락이 되려는 정치 신인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지난 6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자유한국당 독점구도에 확실하게 경종을 울렸다. 바른미래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40년 가까이 지역인재를 독점했던 정당이 받아든 성적치곤 초라하기 그지없는 지방선거 결과였다"며 "내용까지 들여다보면 한국당의 몰락은 기정사실이 아닌가싶다"고 평가했다. ◆반복되는 공천 농단의 뿌리, '우리가 남이가' 이제 그만'우리가 남이가'는 경상도에서 아주 정겨운 표현이다. 어느 조직에서든 이 구호 하나면 단박에 유대감과 동지의식으로 구성원들이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경상도 지역 시'군'구 재경향우회가 열릴 때마다 단골 건배사로 애용된다. 선창자가 '우리가' 하면 모든 참여자들이 '남이가'로 화답한다. 하지만 정치 영역에서 '우리가 남이가'라는 표현은 굴곡이 많았다. 지난 1992년 제14대 대통령선거에 나선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 진영은 '우리가 남이가'를 앞세웠다. 부산경남 출신인 김 후보가 대구경북으로 지지세를 확장하기 위해 경상도는 한 뿌리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지역감정을 조장해 호남 출신 김대중 민주당 후보를 고립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채택됐다. 특히 1992년 12월 11일 터진 초원복집 사건으로 '우리가 남이가'라는 문구는 유명세를 치렀다. 초원복집 사건은 부산의 음식점인 초원복집에서 정부 기관장들이 모여 김영삼 민자당 후보 당선을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자고 얘기를 나눈 것이 통일국민당 관계자의 도청에 의해 세상에 알려진 사건이다. 당시 자리에서는 "우리가 남이가, 이번에 안 되면 영도다리에 빠져 죽자"는 얘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 '우리가 남이가'라는 표현이 애용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첫째, 하향식 표현이다. 권력관계에서의 약자나 손아래 사람이 먼저 '우리가 남이가'라고 표현하는 일은 없다. 철저하게 강자가 약자에게 자신의 뜻을 관철할 때 양념처럼 곁들이는 말이 바로 '우리가 남이가'다. 둘째, '우리가 남이가'라는 표현은 진영 논리를 앞세워 합리적인 이성을 마비시키는 기제로 작용한다. '우리가 남이 아니고 한 편이면 같은 이해를 추구하는 만큼 아무 생각 말고 나만 보고 따라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선동이 필요한 대중 정치인에겐 더 없이 매력적인 표현이다. 셋째, 일체의 반대 의견과 소수 의견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담긴 표현이기도 하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반(半)선언, 반(半) 물음식 표현에 이른바 '토를 단다'는 것은 사실상 '나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토론문화가 끼어들 틈이 없다. 그래서 그동안 '우리가 남이가'만 믿고 자행된 한국당의 공천 농단은 모두 적폐다. 냉철한 이성과 조목조목 따지는 합리주의 대신 패거리문화로 지역정치를 오염시켰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구경북 시도민과 특정 정당이 한 편이 될지 남이 될지 시간을 두고 냉정하게 판단하고, 주권자에게 '우리가 남이냐?'라고 겁박하는 머슴을 단죄할 수 있는 정치가 지금 대구경북에 필요하다"며 "적어도 다음 선거에서 '우리가 남이냐'라고 묻는 정치인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과로 말하는 정당, 지역에서 힘 실어줘야정치에는 외상이 없다. '이번에 뽑아주면 정말 잘 하겠다'는 표현은 정당과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지난 임기 동안 이러이러한 성과를 냈습니다. 한 번 더 기회를 주시면 다음 몇 가지 공약도 꼼꼼하게 추진하겠습니다'가 정답이다. 심지어 정치 신인마저도 자신의 활약했던 분야에서의 성과로 유권자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예를 들면 '제가 기업을 내실 있게 성장시킨 역량을 지역 사회를 위해 발휘하고 싶습니다' 정도는 돼야 한다. 지난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한 후보는 '공직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대구경북 정치를 독점하고 있는 한국당의 행태는 실망스럽다. 주요 선거 때마다 주권자에게 '살려 달라'는 표현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치가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 폐를 끼치는 정치를 하고 있다. 대구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전국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고, 시민들은 먹는 물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당은 여전히 표를 달라고 한다. 지역 정치권에선 "철저한 상벌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한국당도 잘 못하면 밀려날 수 있고 다른 정당도 잘 하면 지역 정치를 주도할 수 있다는 선례부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이를 위해선 각 정당들의 역량 강화가 필수다. 세대 교체와 정책 역량 강화는 한국당만의 숙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2018-07-18 05:00:00

영주시 평은면 양지암마을에 사는 강계분(88) 할머니가 읍내에 나가 살고 있는 딸을 기다리며 상념에 잠겨 있다. 이곳에는 80대 이상 어르신 6명만 살고 있어 마을이 소멸 위기에 처했다. 매일신문 DB

[리셋 대구경북] <2>정치적 무능이 경제적 빈곤 불러

대구경북 경제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각종 지표에서 전국 꼴찌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미래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경제 견인의 선봉에 서야 할 정치권이 사분오열돼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지역 경제가 회생하려면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마련하는 작업이 '리셋'의 첫걸음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처참한 대구 경제 현황 최근 대구의 1인당 GRDP가 지난 10년간 전국 꼴찌였다는 자료가 공개돼 주목된다. GRDP란 지역내총생산(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 GRDP), 즉 일정 기간에 일정 지역 내에서 새로이 창출된 최종생산물 가치의 합을 말한다. 각 시 · 도 안에서 경제활동별로 얼마큼의 부가가치를 생산했는가를 나타내는 경제 지표이다. 1인당 GRDP는 시'도별 인구로 나눈 금액이다. 지표는 지역별 경제 상황을 파악하고 비교하는 데 이용된다. 하지만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대구는 지난 10년간 전국에서 가장 생산력이 떨어진 곳이란 사실이 드러난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2007년부터 10년간 통계청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대구의 1인당 GRDP는 2007년 1천385만 원에서 2016년 2천15만 원으로 630만 원 늘어나는 데에 그쳤다. 반면 전국 평균은 같은 기간 2천143만 원에서 3천192만 원으로 1천49만 원이나 늘었다. 조사 기간 동안 대구의 1인당 GRDP는 10년째 전국 16위, 다시 말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2008년 1천430만 원, 2010년 1천556만 원, 2012년 1천734만 원, 2014년 1천880만 원 등으로 매년 소폭 상승했으나 전국 평균 상승률에는 크게 못미쳤다. 1인당 GRDP 상위 지역과의 격차는 해마다 더 벌어졌다. 2016년 경우 대구의 1인당 GRDP는 2천15만 원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한 울산 6천96만 원의 3분의 1수준이었다. 시'도별 경제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 10년 동안 시'도별 GRDP를 살펴보면 대구는 이 기간 동안 전국 10위권에 들어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지역 경제성장률도 바닥권이다. 지난 2007년 대구는 4.0%의 경제성장을 기록해 전국 15위였으나 지역 출신 인사가 정권을 잡은 2012년 2.7%로 7위에 올라섰다. 이어 2013년에는 4.6%를 기록, 처음으로 전국 4위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015년에는 10위(2.6%)로 떨어졌고 2016년에는 -0.1%를 기록하면서 다시 전국 꼴찌로 추락하는 등 대구의 경제성장률 그래프는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한다. ◆미래도 암울한 경제지표 지역 생산력이 전국 최저인 상태에서 고령화지수가 급속도로 높아지는 등 생산가용인력도 줄어들고 있다. 생산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사라지는 악순환 역시 고착화된 게 지표상에 그대로 드러난다. 대구의 노령화지수(유년인구에 대한 노년인구 비율)는 2007년 48.8%에서 2018년 114.9%로 급증했다. 2007년에는 전국 평균 54.6%보다 낮았으나 올해는 전국 평균보다 1.1% 포인트 높아 전국에서 노령화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나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경북 상황도 비슷해 2007년 89.6%이던 노령화지수가 올해 159.7%로 껑충 뛰어 올해 기준으로 전국에서 전남(175.4%) 다음으로 가장 높은 노령화지수를 보였다. 이 같은 생산가용인력 감소라는 구조적 상황 속에 높은 청년실업률과 낮은 고용률은 지역 경제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 대구의 올해 고용률은 58.8%로 전국 15위에 머물렀다. 전국 평균보다도 2% 포인트 낮았다. 반면 실업률은 지난 11년 동안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 실업률은 4.0%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았다. 지난 2007년 실업률은 전국 6위였으나 2010년과 2016년엔 전국 3위까지 오르는 등 5위권 밖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15~29세 실업자 통계를 나타내는 청년실업률의 경우 대구는 올해 1/4분기 14.4%로 전국 2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1위는 16.6%로 사상 최고 청년실업률을 기록한 경북이어서 악화된 지역 내 경제 상황을 그대로 드러냈다. 대구 청년실업률은 2014년과 2016년부터 2년간 전국 1위를 놓치지 않은 등 '청년 일자리 지옥'이란 별명까지 붙어 인구 유출 가속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추경호 "침체 벗어나려면 정치권·경제계 힘 모아야" 지역 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음에도 정치권에선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같은 지역 국회의원끼리 당이 다르다고 신경전을 벌이기 일쑤고, 같은 당이라도 계파 간 이견을 보이면서 결속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예산 확보 문제만 보더라도 국회의원들이 머리를 맞댄 자리에서 설전을 벌이다 아예 함께 자리하지 못하겠다면서 일부 의원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볼썽사나운 장면까지 연출됐다. 그러는 사이 대구국제공항·취수원·대구시청사 이전 등 굵직한 지역 현안을 위한 추진력은 소실되고 있다. 추경호 의원은 10일 "그동안 경제 환경과 산업구조의 급속한 변화에 정치권과 경제계가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지역발전 전략도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이 지역경제 침체의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수년간 대구시가 중점 추진해 온 첨단의료·전기자동차·물산업 등 신산업분야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고 전통산업인 섬유산업도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만큼 모두가 지혜를 모은다면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배근 동국대 교수는 "일자리 창출과 생산력 증대를 위해서는 결국 대기업 유치가 지역 발전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업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강화 등 지자체가 기업 유치에 성공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유치된 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인력 개발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기 경북대 교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살리는 민생경제 정책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자영업자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공동으로 상생·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지역의 산학 협력을 강화해 지역의 인재를 키우고, 이를 다시 중소기업이 인큐베이팅하는 선순환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8-07-11 10:11:56

2016년 6월 21일 영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가 발표된 후 대구상공회의소에서 남부권신공항범시도민추진위원회 관계자가 영남권 신공항 염원 캠페인에 사용한 피켓과 현수막을 정리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리셋 대구경북] (1)정치 편식, 이대론 안된다

"인구는 줄고, 경기는 바닥에서 헤어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욱 암울한 건 불투명한 내일이고, 더 팍팍해질 삶이다." 시'도민들이 내린 대구경북 현실에 대한 진단이다. 실제로 대구는 서울, 부산에 이은 '3대 도시'란 타이틀을 잃어버린 지 한참이다. 60여 년 넘게 '보수 본진'이라며 가져왔던 자부심은 보수 정당의 몰락과 함께 땅에 떨어졌다. 하지만 다시 일어서야 한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채보상운동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민족에 희망을 줬고, 독재 정권 앞에서 청년 학생들이 앞장서서 2'28운동을 통해 4월 혁명을 견인했던 대구다. 다시 한 번 비상을 꿈꿔야 한다. 그러려면 과거의 묵은 때를 벗겨내야 한다. 그리고는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시'도민들은 지금이야말로 '리셋'(reset'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을 때 초기화하는 것) 버튼을 눌러야 할 때라고 명령하고 있다.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21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이정미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담담한 목소리로 주문(主文'결론)을 읽었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 일로 대구경북의 정치 시계는 멈췄다.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80% 투표율에 80% 지지율로 그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최선봉에 섰던 대구경북(TK)은 그야말로 큰 충격에 빠졌고 혼란에서 쉽사리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마저 구속되면서 TK 정치의 기반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다잡아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정치가 경제'사회'문화까지 영향을 미치고, 특히 그런 정치에 의존해왔던 TK는 지역 출신 두 전직 대통령의 '불행'과 함께 추락했고, 이제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정치적 편식이 부른 위기 경보 TK의 위기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특정 정당 몰아주기 등 정치적 '편식'은 TK를 점점 '외로운 섬'으로 고착시켰다. 이는 사회'경제'문화 등 전 부문에 걸쳐 더딘 행보를 잇게 한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는 글을 통해 "대구경북이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라는 말이 회자된 지 오래됐다. 재정자립도마저 전국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이곳이 살기 싫다고 떠나는 사람이 많아 인구마저 줄어들고 있다.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외지로 빠져나가고 있다. 생산경제는 활력을 잃고 소비경제도 위축되어 일자리가 날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이 지역의 폐쇄적인 독점적 정치 구도가 초래한 비극이다"고 지적했다. 그의 진단대로 TK 정치 체질은 과거 보수 정권의 온실 속에서 약해질대로 약해졌다. TK는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두 정권 탄생의 주역으로서 자부심을 한껏 드높였으나 중앙에서의 경쟁력과 존재감을 키우지 못했고 자생력을 퇴보시킨 채 인재 발굴 등 미래에도 대비하지 못했다. TK 정치권은 그동안 1인 리더십에 의존하고 1당 독주 체제에 안주했다. 13대 민정당, 14대 민자당, 15대 신한국당, 16'17'18대 한나라당, 19대 새누리당으로 '옷'만 갈아입었을 뿐 일당 독점 체제를 유지했다. '공천'에만 목을 맸을 뿐 정치력 제고나 지역 발전에 대한 절실한 노력은 뒷전이었다. 보수 정당 내에서의 경쟁력은 물론 진보 진영과의 경쟁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힘을 기를 동력을 찾지 못한 셈이다. ◆정치적 무능과 결별할 때 지역민들은 지역 경제가 끝없이 추락하는 현실에서 통합공항 이전 등 각종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TK 정치권이 이제부터라도 자생력을 길러 지역 발전을 견인해 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TK는 박정희 정권 이후 보수 정권 창출의 주역으로 꼽혔지만 지역 경제는 붕괴돼 1984년부터 지금까지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줄곧 꼴찌를 면하지 못했다. TK 정치권에 대한 '각성'과 함께 지역 발전을 위한 '역할'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지역 정치권의 무기력함은 해묵은 지역 현안을 풀지도, 해결의 실마리도 마련치 못했다. 이로 말미암은 피해는 지역민들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오중기 전 더불어민주당 경북도지사 후보는 "그동안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진 보수 정권이 TK를 패싱한 결과가 현재의 모습이다. TK 국회의원들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고 일갈했다. 당시 이철우 한국당 경북도지사 후보의 "서해' 남해안은 개발이 완료돼 (산업시설과 인프라 등이) 빼곡하지만 동해안은 고속도로 하나, 철도 하나 없다. 포스코 빼고 텅 비었다. 경제'민생 실패, TK 패싱을 견제할 보수 정치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었다. 이는 정치적 논쟁일 수도 있으나 지난 10년간 보수 정권 아래서 표심을 얻은 지역 정치권의 실정(失政)을 자인한 것은 아닌지 곱씹어 볼 부분이다. 최근 대구에서 불거진 취수원 이전 문제는 정치권의 무능과 무관심이 빚어낸 사례다. 대구 취수원을 구미시 낙동강 상류로 이전하는 문제는 대구시민의 오래된 소망이었으나 지역 정치권은 지방자치단체 간 눈치 보기를 핑계 삼아 손을 놓은 채 오랜 시간을 허송했다.중앙 정부를 압박하고 지역 간 갈등 조정에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정치권의 무능에 따가운 비판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TK 정치권은 새로 취임한 부산시장'울산시장'경남도지사가 폐기된 가덕도 신공항 건설안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이들의 주장에 TK 의원들은 총력 저지를 천명했지만 여당 지도부는 PK 기반을 다지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여기에 한국당 PK 의원들도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에 가세하면서 가덕도 신공항 이슈는 'TK vs PK 신(新)지역 갈등' 양상으로 번질 기세다. '보수 본산'임을 고집했지만 진보 진영에 정권을 내주고서 힘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지역 정치권이 무수한 지역 현안을 풀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문재인 정권의 주요 보직 인선과 하마평에 TK 인사 등판론은 쉽사리 들리지 않는다. 이미 현 정부 1년 동안 정부 부처 고위공무원뿐 아니라 공공기관장 인사에서도 TK는 변방으로 밀려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대구 달성)이 공기업 35곳, 준정부기관 93곳, 기타 210곳 등 공공기관 338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5월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공공기관장 152명 중 대구 출신은 3명(1.9%), 경북 출신은 14명(9.2%)에 그쳤다. 추 의원은 "이 문제는 단순히 지역감정을 자극하거나 TK가 차별받는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국정, 공공 분야, 예산 등 대한민국 곳곳에서 TK가 지워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민들은 "이대로는 안된다는 자각이 새로운 TK 시대를 열 수 있다"며 "부끄러운 과거와 결별할 때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2018-07-06 05:00:00

동해 바다를 끼고 무궁화호 열차가 달립니다. 열차 안에선 저마다 아름다운 상상의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지난 1월 개통해 포항에서 영덕까지 운행하는 동해선. 지금은 지척의 거리를 오가지만 동해선은 대륙으로 달리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다음 달에는 남북이 동해선 북쪽 구간을 공동조사한다지요? 공사 중인 영덕~삼척을 비롯해 삼척~강릉~제진을 연결하고 북측 금강산~나진까지 이어진다면 한반도 종단철도(TKR)는 곧장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됩니다. 한반도 신경제구상 가운데 하나인 환동해 벨트가 완성되는 그날을 상상해 봅니다. 사람도, 물류도 동해선 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창간 72주년 매일신문의 제언…무기력 떨치고 혁신, 대구경북 '리셋' 하자

"춘향인 줄 알고 뽑았더니 향단이었다." 지난해 3월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나섰던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의 발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국정 운전석에 앉혀놓았다는, 대구경북(TK)의 무지함을 조롱하는 언사로 회자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은 그만큼 지역민들에게는 어떤 어휘로도 표현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 그러나 대구의 섬유'포항의 철강'구미의 전자산업이라는 트리플 동력을 통해 대한민국을 세계 11위 경제대국(국내총생산 기준)으로 올려놓은 산업화 세력의 중추인 TK는 좌절과 절망에만 사로잡혀 있지 않았다. 대한민국을 이끌어온 TK의 저력은 스스로의 변화를 마침내 잉태해 냈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적 다양성이라는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했다. 7일로 창간 72주년을 맞는 매일신문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TK의 새 출발, TK 대혁신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주목한다. 이에 '리셋(Reset) 대구경북'이라는 제언(提言)을 통해 새로운 지역의 담론을 세워보기로 하고 6일부터 5회에 걸쳐 연속 보도한다. 리셋은 '장치의 일부 또는 시스템 전체를 미리 정해진 상태로 되돌린다'는 IT 용어이지만 TK의 새로운 각성과 응급처방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변화를 담보해 내는 적절한 표현이란 판단 아래에 이 단어를 선택했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TK의 현재 상황이 너무 답답하다. 힘을 모아야 한다. 자치단체장이든 전문가이든 혼자만으로는 안 된다. 우리 모두가 미약한 존재들임을 인정하고 힘을 합치는 '담론 회의 공간'이 필요하다. 언론과 단체장들이 함께 나서고 전문가들이 연대해야 한다"며 매일신문의 제언에 공감했다. 매일신문이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집단지성을 종합해본 결과 '리셋 대구경북'을 위해서는 TK 정치의 근본적 변화가 급선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TK가 산업화 세력을 대표하지만 수구꼴통으로 비난받는다. TK도 민주화 세력의 시대정신을 과감하게 수용할 수 있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용찬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진박'친박 프레임에 매몰됐던 TK 국회의원들의 변화부터 선행되어야 한다"며 "지역 현안에 더욱 몰입하는 방식으로 지역의 진정한 대표로 거듭나는 것부터 당장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07-05 18: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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