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운의 영화 속 음식이야기] 라따뚜이

요리사 아들·생쥐 주방장…찐~한 우정으로 만든 '프랑스 가정식'

영화 영화 "라따뚜이"의 한 장면

라따뚜이. 음식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영화이다. 하지만 나에겐 만화영화를 보고 그 만화 속에 나오는 '라따뚜이'라는 프랑스 가정식을 만들어 내야 하는 숙제가 따라 붙는다. 물론 라따뚜이에 관한 레시피들은 여기저기 간간히 보인다. 그러나 내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만화 영화 속에 나오는,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생쥐'방장이 만든 요리를 내 나름의 레시피로 세련되면서도 투박하고 그래서 정감이 가는 그런 맛이 눈으로 느껴지는 그런 '라따뚜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영화 영화 "라따뚜이"의 한 장면

 

◆누구도 요리할 수 있다.

만화영화라 가볍게만 생각했던 나에게 '라따뚜이'는 많은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는 영화였다. 믿음, 우정, 신뢰, 신념 등등 이 모든 것들이 인간 대 인간이 아닌 인간 대 동물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관계성 역시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미각에 있어 조금은 특별난 생쥐, 유명 요리사의 아들이지만 요리에는 전혀 관심도 취미도 없는 사람.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이 둘의 케미는 영화를 3번이나 돌려 보고서야 이들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관계성을 겨우 찾을 수 있었다. 가볍게 생각하면 한없이 가벼워 그냥 웃고 지나가기 좋은 것이 만화 영화이지만, 이 둘의 관계성과 영화 전반에 깔려 있는 그 모든 것들을 이해한다면 이 영화야 말로 가히 음식을 주제로 한 영화 중 손에 꼽힐만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유명 요리사 구스토와 그가 죽은 뒤 운영되는 식당 VS 비평가 안톤 에고의 독설' 사이에서 너무나도 단호하다 못해 당연시 여겨지는 '누구도 요리 할 수 있다 VS 아무나 요리 못 한다'라는 대사는 이 영화의 전반을 이끌어 간다. 누구도 요리 할 수 있다는 창업자 '구스토'은 요리를 즐기는 이라면 누구라도 요리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심지어 음식 쓰레기만을 먹어 미각과 후각을 완전히 잃어버렸을 것만 같은 생쥐조차도 말이다. 하지만 소위 비평가라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정말이지 온갖 정성을 다해 만든 요리를 제대로 음미 하지도 안은 채 한 포크 끝에 약간의 음식을 떠 입에 넣고는 잠시 오물거리다 뱉어버리는 무례한 행동에 그치지 않고 악랄하기 그지없는 단어들로 그 요리를 만든 요리사에게 상처를 주고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그 요리사를 파멸시키는 것을 자랑으로까지 여긴다.

영화 영화 "라따뚜이"의 한 장면

 

◆링귀니와 레미사이에 요리에 대한 신념

이렇게 살벌한 요리판에 요리에는 관심도 취미도 재주도 없는 식당 창업자의 아들 '링귀니'가 어느 날 나타난다. 그것도 식당 창업자인 구스토가 유산으로 남긴 일류 식당의 소유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편지 한 통을 들고서 말이다. 이제 며칠만 더 있으면 그 식당이 자신의 것이 되리라는 욕심으로 가득 차 있던 부주방장은 그의 등장에 몹시도 불쾌해 하면서 한편으론 구스토의 아들을 쫒아낼 궁리를 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링귀니는 요리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생쥐 '레미'의 덕분에 여러 번의 위기를 넘기며 그 이전에는 보지 못한 탁월한 요리들을 만들어 낸다.

아무도 요리사의 아들 링귀니의 요리 실력 뒤에 생쥐 레미의 도움이 있었음을 꿈에도 생각하고 있지 않을 때, 어떻게 하면 링귀니를 쫒아내고 자신이 다시 그 식당을 차지해 부와 명성을 누릴지만을 노리던 부주방장 '스키너'의 눈에 어느 날, 레미의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했다. 스키니는 레미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그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링귀니와 레미 사이에는 요리를 신념으로 하는 우정과 믿음이 있었으며 그것은 그 무엇보다 강했으니 말이다. 물론 그들의 사이가 항상 좋지만은 않았다. 레미 때문에 링귀니가 곤란에 빠질 때도 있었고, 링귀니 때문에 레미의 마음에 상처를 입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그 둘은 누가 뭐래도 뛰어난 합을 보여 주었고 그렇기에 링귀니는 레미의 존재를 주방 식구들에게 소개 시켜 주기로 결정했고 그런 그를 동료들은 이해해 줄 것이라 믿는다.

영화 영화 "라따뚜이"의 한 장면

◆생쥐들이 만든 라따뚜이

그러나 그것은 링귀니의 가장 큰 실수였고 동시에 일생일대 가장 잘 한 일이 된다. 처음 레미의 이야기를 들은 주방식구들은 모두 그의 곁을 떠난다. 하지만 이미 레미가 만든 음식들로 잃어가던 명성을 다시금 얻으며 식당의 홀은 사람들로 만석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주방식구들이 모두 나가 버린 상황에서 링귀니는 그야말로 자포자기에 빠져 버린다. 이때 그를 도와 일으켜 세운 것이 바로 레미와 그의 생쥐 친구들이다. 음식을 만드는 식당에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존재, '생쥐집단'은 레미의 지시 아래 바쁘게 움직였고, 롤러스케이트를 신은 링귀니는 손님들이 앉은 테이블 사이를 스쳐 지나가며 음식이 늦어져 죄송하다는 인사와 함께 완성된 요리를 서빙 한다. 그렇게 모든 것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때 즈음, 비평가이자 독설가로 유명한 안톤 에고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메뉴, 라따뚜이에 적잖이 한심한 듯 한 표정을 한 채 마지못해 한 숟가락 떠 넣는다.

그런데 바로 그 때 엄마가 만들어준 조금은 투박하고 약간은 스튜에 가까운 라따뚜이를 먹으며 행복해 하는 어린 자신의 모습이 에고 자신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수첩에 몇 글자 긁적이더니 바닥에 남은 소스까지 손가락으로 닦아 먹으며 주방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주방장,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생쥐 주방장 레미를 만나기를 청한다. 번 아웃 상태로 허겁지겁 주방으로 들어가 이 소식을 전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던 끝에 링귀니의 연인으로 함께 주방에 있던 '코네트'가 일단 손님들이 모두 떠난 뒤까지 기다려 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 물론 안톤 에고 역시 그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인다.

영화 영화 "라따뚜이"의 한 장면

 

◆세상은 새로운 것에 불친절하다.

드디어 북적이던 홀은 모든 손님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단 한 사람 안티 에고만이 와인 잔을 기다리며 자신의 자리에서 조금의 미동도 없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 그에게 링귀니는 생쥐 주방장 레미의 존재를 솔직히 말하고 그동안의 많은 일들도 함께 이야기 한다. '음식을 사랑할 뿐'이라며 다른 사람들의 심장마저 얼어붙게 만들어 버리던 안톤 에고는 집으로 돌아 와 이런 글을 쓴다.

"....

비평가도 모험을 할 때가 있다.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그것을 지킬 때이다.

세상은 새로운 것에 불친절하다.

....

과거에, 나는 쉐프 구스토의 유명한 모토인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를 업신여겼다.

그러나 난 그 말의 참 뜻을 깨달았다.

모두가 위대한 예술가가 되는 것은 아니나, 위대한 예술가는 어디에서나 나올 수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 한 것처럼 안톤 에고가 어릴 적 먹었던 자박한 스튜와 같은 형태의 라따뚜이에서부터 만화영화에 나오는 화려한 색감을 그대로 살려 낸 것까지 라따뚜이의 레시피는 여러 가지 버전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기존의 레시피대로 만들라치면 어떤 레시피는 소스의 맛이 너무 강하고, 또 어떤 레시피는 라따뚜이를 메인이 아니 애피타이저용으로 만들어 버리곤 했다. 물론 오븐용기 대신 타르트 틀에 당분 함량이 적은 타르트 시트를 깔고 토마토소스 대신에 미트볼을 넣고 적당한 소스를 부어 만든다면 한 끼 식사는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만들고자 하는 '라따뚜이'는 영화 속에 나오는 바로 그 화려한 색감을 죽이지 않으면서도 소스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지중해풍 감성을 그대로 담은 바로 그것이었다.

영화 영화 "라따뚜이"의 포스터

 

◆라따뚜이를 재현하다.

라따뚜이를 재현하면서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해 보았다. 물론 지중해에서 나는 재료와 우리나라에서 나는 재료와의 차이에서 비롯된 방법이라고도 이야기 할 수 있지만, 한 가지는 같은 두께로 슬라이스 한 재료들을 미리 앞뒤로 구위 반 정도씩 익힌 뒤 무쇠 팬이나 오븐그릇에 소스를 깔고 이쁘게 담아 180℃에서 20분간 1회만 구워 내는 방법과 슬라이스 한 재료들을 먼저 익히는 과정 없이 그대로 소스를 담은 그릇에 준비한 재료들을 담고 윗면에 종이 호일을 덮어 180℃에서 20분간 1차, 오븐에서 꺼내 이쁘게 색이 살아 있는 재료들 위로 올리브 오일을 얇게 바르고 다시 종이 호일을 덮어 180℃에서 20분간 2차, 총 2회에 걸쳐 모든 재료들이 오븐 안에서 익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해 봤다.

이 중에서 오늘 만들어 볼 방법은 오븐에서 2회 구워내는 방법으로 재료들의 색감을 그대로 살리면서 그릇에 담을 때 소스가 있는 요리는 어떻게 담는 것이 좋을지까지 함께 해 볼까 한다. 물론 각각의 재료들을 따로 구워 사용한다면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며 또한 비슷한 식감의 무르기를 보다 잘 표현 해 낼 수는 있겠지만, '요리는 쉽고 재미있게'가 첫 번째 목표인 준서맘은 오늘도 조금은 덜 번거로운 2회 오브닝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재료는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활용해도 좋으니 굳이 같은 재료를 사러 마트로 달려가시는 일이 없으시길 바라며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준서맘의 팁

라따뚜이는 20세기 비로소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 니스 지역을 넘어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라따뚜이는 손질 후 남은 야채(토마토, 가지, 주키니 호박, 양파, 마늘)로 만든 요리로, 프로방스 말 ratatolha(rata = 음식, touiller = 젓다, 섞다)에서 유래한 것으로 초창기 라따뚜이의 모습은 자투리 채소를 투박하게 잘라 올리브 오일을 두른 팬에 볶은 뒤 토마토소스를 넣어 자박하게 졸여 내는 프랑스 서민 가정의 가장 보편적인 요리였다.

 

 

베이킹 스튜디오 <쿠키공장by준서맘> 원장

 

 

 

 

 

◆레시피

 

소스에 들어가는 기본 재료 밑 손질 해 두기 소스에 들어가는 기본 재료 밑 손질 해 두기

▶재료

소스: 버터 1/2T, 베이컨 2장, 파프리카(주황, 노랑 섞어서)&양파 1/2 cup씩

토마토홀 250cc, 염소치즈 1/2T, 마스카르포네 1/2T, 생크림 2T

허브류, 소금, 흰후추 적당량, 취향에 따라 레몬즙 약간량

채소: 주키니 호박, 가지, 토마토, 감자, 단호박

 

▶만들기

저온에서 소스 졸이기 저온에서 소스 졸이기

 

▷소스 만들기:

1.달귀진 소스 팬에 버터를 넣고 잘게 썬 베이컨을 넣어 함께 볶다가 베이컨이 완전히 바삭해지면 건져내기.

2.여기에 파프리카와 양파를 넣어 양파에서 단내가 날 때까지 볶기.

3.양파가 완전히 익으면 토마토 홀과 치즈, 생크림을 넣고 약불에서 걸죽하게 졸이기.

4.걸죽한 농도로 소스가 졸여지면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허브류를 첨가.

4.취향에 따라 레몬즙을 약간량 추가 가능

 

오븐용 그릇 바닥에 졸인 소스를 넉넉히 펴 담기 오븐용 그릇 바닥에 졸인 소스를 넉넉히 펴 담기

 

▷밑준비 하기:

1.깊이가 있는 오븐용 용기 바닥에 미리 만든 소스를 넉넉히 깔기

2.준비한 채소는 비슷한 굵기의 것을 골라 같은 두께로 슬라이스 하기

3.감자는 전분을 빼기 위해 찬물에 30분 이상 담군 뒤 키친 타올로 닦기

바닥의 소스 위로 동그랗게 슬라이스 한 채소 색깔 맞춰 돌려 담기 바닥의 소스 위로 동그랗게 슬라이스 한 채소 색깔 맞춰 돌려 담기

4. 준비한 재료들은 색을 맞춰 돌려가며 이쁘게 담기

 

오브닝 동안 여러가지 채소의 색이 변하지 않게 종이 호일 덮어 주기 오브닝 동안 여러가지 채소의 색이 변하지 않게 종이 호일 덮어 주기

▷오브닝 하기:

1.밑준비가 끝난 오븐 용기에 종이 호일을 씌워 180℃로 예열된 오븐에서 20분.

1차 오브닝을 마친 요리 위에 올리브 오일 얇게 바르고 2차 오브닝 1차 오브닝을 마친 요리 위에 올리브 오일 얇게 바르고 2차 오브닝

2.꺼낸 후 종이 호일을 벗기고 붓으로 올리브 오일을 채소 윗면에 얇게 바르기.

3.벗겼던 종이 호일을 다시 씌워 180℃로 예열된 오븐에서 20분.

 

소스를 바닥에 넉넉히 깔고 색을 살려 구운 채소를 골라가며 서빙용 그릇에 담기 소스를 바닥에 넉넉히 깔고 색을 살려 구운 채소를 골라가며 서빙용 그릇에 담기

 

▷그릇에 담음새:

소스가 많고 소스와 함께 먹어야 맛을 돋을 수 있는 요리는 모양보다 요리사가 준비한 요리가 소스와 함께 모두 한 입에 들어 갈 수 있도록 그릇에 담는 것이 좋음.

준서맘은 커다란 흰색 사각 접시 한쪽에 소스를 충분히 바닥에 깔고 이쁘게 돌려 구운 채소의 모양이 가능한 무너지지 않도록 담고 맨 위쪽에도 약간의 소스를 올려 어느 방향에서 먹어도 소스와 채소를 같이 먹을 수 있도록 담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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