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이쾌대…대구 근대미술 역사적 작품 한곳에
대백프라자갤러리가 개관 50주년을 맞아 14일(수)부터 '대구 근대미술의 역사전'을 연다.대백프라자갤러리는 1971년 대구백화점 본점(현 대구 동성로) 4층에 '대백갤러리'로 시작해 1993년 대백프라자 개점과 동시에 프라자점 10층 '대백프라자갤러리'로 이전했고, 현재는 12층에 330㎡ 규모의 전시장으로 운영 중이다.이번 특별 기획전은 서양화 도입기 근대 서양화가들을 통해 대구미술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던 주요 작가들의 작품 40여점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다. 또 일제강점기 우리나라를 찾았던 외국화가들의 눈에 비친 우리들의 모습을 판화에 담은 미국 판화가 릴리안 메이 밀러(여), 윌리 세일러와 프랑스 화가 폴 자쿨레의 판화 등 작품 13점도 함께 소개된다.기획전의 주요 작가로는 일제강점기 대구를 대표했던 미술단체 '영과회'와 '향토회'에서 활동했던 서동진, 김용조, 이인성, 배명학, 최화수, 황술조, 서진달 등이 있다. 경북 칠곡 출신의 대표적 서사화가인 이쾌대와 경주 출신의 손일봉, 대구 향촌동에 살며 전시회를 가졌던 이중섭 및 대구미공보원 초대원장을 지낸 주경의 작품도 볼 수 있다.특히 대구 서양화 도입기에 활발히 활동했던 서동진이 대구 근교의 풍광을 화폭에 담은 '풍경'과 같은 수채화를 통해서는 1920년대와 1930년대 화단의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다. 해방 이후 우리 정부가 주최했던 제1회 국전(1949년)에 추천작가로 출품했던 이쾌대의 '추과'(秋果)는 흰 테이블 위에 다양한 과일과 꽃의 조화로운 배치를 통해 안정된 공간감을 표출하고 있다.이인성의 '정물'도 안정된 구도 속에 활짝 피어난 꽃들을 정성스럽게 표현해 놓았으며, 황술조의 대표작 '계림풍경'은 그가 동경미술학교 재학시절 고향으로 돌아와 제작한 작품으로 계림의 울창한 숲은 고스란히 담고 있다.'대구 근대미술의 역사전'에서는 이외에도 대구 근대미술의 출발점이 된 대구미술전람회(1923년), 영과회, 향토회, 조선미전 관련 디지털 아카이브를 함께 전시, 1920년대와 1930년대 미구미술을 조명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25일(일)까지. 053)420-8015
2021-04-13 11:38:14
우손갤러리 이유진 개인전 'Junction'전
"선을 통해 모든 물체가 지닌 형태를 취한 후 이를 회화적 요소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풀어내는 게 저의 작업이며 회화 형태는 반추상을 지향하고 있죠."서양화법을 쓰면서 캔버스가 아닌 장지에 목탄과 유화로 작가적 상상력을 더해 작업한 이유진의 회화는 얼핏 원근감은 없어 보이나 화면 전체에서 우러나는 공간의 깊이감은 오히려 더 선명하다. 화면 속 오브제들도 작가의 내면에 자리한 초현실적 의식의 세계를 화폭에 옮겨놓았다.대구 우손갤러리는 독일에서 유학한 여류화가 이유진의 국내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정교한 질감과 단순하고 흐릿한 재현적 이미지, 과감한 여백처리로 동양적 정서를 느끼게 하는 작가의 회화는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어두운 숲, 빛나는 들판, 언덕, 강, 동물, 인간이 서로 소통하며 교류하는 과정에서 서로 연결되고 융합된 관계의 흐름을 짚어내고 있다.특히 회화 속 빛과 어둠은 시간이나 대상을 은유적으로 암시하거나 묘유의 기색을 내포하는 잠재적 내러티브의 원천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선으로 구분되는 면과 면 사이 대립적 요소에 집중함으로써 작가는 복합적인 가상의 공간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한다."저의 그림에서 선들은 형태를 가두는 경계가 아니라 형태를 열어주는 개방의 단초가 되는 거죠."부언하면 이유진의 그림 속 선들은 내면과 외면, 정신과 물질, 현실과 이상 등 경계를 구분하는 게 아니라 어떤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특이점(특정 장소)으로서 회화의 핵심이랄 수 있다. 이를 드러내는 기법으로 작가는 빛의 효과를 통해 가상의 공간을 만들고 색채의 범주를 이용해 그림 속 깊이를 구축하고 있다.이번 전시에는 근작을 포함해 회화 16점, 드로잉 19점, 판화 8점, 조각 5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6월 11일(금)까지. 053)427-7736글 사진 우문기 기자pody2@imaeil.com
2021-04-12 11:25:23
갤러리 신라 로버트 배리 개인전 열어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념미술작가인 로버트 배리는 올해 85세로, 공간과 공간 사이, 사물과 공간 사이, 공간과 시간 사이, 작가와 관람자 사이의 공간에 초점을 맞춰 작업하는 이 시대 대표적 작가다. 언뜻 보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그의 작품은 작품에서의 '개념'이 실제 작품의 오브제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그의 대표작은 주로 선과 줄이 이용되는 설치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스 작업, 주파수 등의 전자기장 작업, 영상작업 및 문자 작업에서 확장된 드로잉과 회화, 설치작품이 많다.갤러리 신라는 이 세계적 개념미술가의 작품 20여점을 갖고 로버트 배리 개인전 'In Between…'전을 열고 있다.로버트 배리는 주로 미지의 세계나 보이지 않고 볼 수 없는 세계에 의해 우리가 어떻게 둘러싸여 있는지를 보여준다.특히 작가는 최근 회화와 조각에도 관심을 갖는 한편, '문자'를 통해 유동적이거나 묵상하는 정신 상태, 그리고 관객에게 순간적이고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실제로 작가는 ENCOUNTER(만남), IRONIC(역설적), CONFUSE(헷갈림), REMEMBER(기억) 등의 단어를 캔버스에 적시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어떤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관람자에게 많은 정신적 이미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과 만난 관객은 이러한 단어들을 읽는 순간 그에 따른 기억, 사람, 상황에 대해 즉각 상상하고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언어가 시각예술을 대체하는 현장을 보려면 가볼만 하다. 전시는 5월 20일(목)까지. 문의 053)422-1628
2021-04-05 06:30:00
리안갤러리 대구 개관 15주년 기념 소장 조각품 전
소형 냉장고 위에 플라스틱 변기가 올려 있고, 바람소리와 함께 대형 꽃잎이 아래위로 움직인다. 얼핏 보아 나무로 만든 작품인줄 알았는데 재질이 동(銅)이란다. 얇은 철판을 종이 구기듯 변형을 준 작품은 보라, 붉은 색, 흰색의 광채를 내면서 기하학적 조형미를 한껏 품어낸다.초보자가 조각 작품을 재미있게 감상하는 방법은 우선 작품의 재질이 무엇인가를 눈으로 본 후 원래의 물성과 다른 점을 찾아보거나, 혹은 상상 그 이상의 기하학적 조형미를 만들어내기까지 작가가 어떤 방법으로 작품을 제작했는지를 유추해보는 것이다. 특히 추상조각의 경우는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집중적으로 감상하는 걸 추천하고 싶다.리안갤러리 대구는 개관 15주년을 맞아 지난 5년간 수집해 온 국내외 유명조각가들의 작품 24점을 선보이고 있다.이번 조각 소장품전은 김승주, 최정화, 이광호를 비롯해 사라 루카스, 우르스 피셔, 알도 차파로 등 모두 16명의 작가 작품으로 구성, 일상의 사물을 사용해 만든 팝 아트 조각부터 재료에 내재된 물성을 끄집어내는데 집중한 작품까지 다양한 양식의 조각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특유의 반항적이고 도발적인 작업으로 영국 현대미술의 주역이 된 사라 루카스는 투명한 플라스틱 변기의 재료를 사용해 사적인 영역에 대한 도전과 통념에 대한 거부정신을 드러내고, 현대 조각계의 거장 조엘 사피로는 단순하고 기하학적 형태만을 사용해 리듬감과 생동감을 이끌어낸다. 스위스 출생 우르스 피셔는 은박을 입힌 황동이 기존의 형태로부터 탈형상화 되는 과정을 드러내어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필연적으로 닳고 변형되어 소멸될 수 있다는 존재의 숙명을 이야기한다.다양한 매체를 통해 거침없이 자신의 삶을 폭로하고 있는 트레이시 에민의 'The Heart Has Its Reasons'는 '마음은 이성이 알지 못하는 마음만의 이유가 있다. 우리는 진실을 이성만으로가 아니라 마음을 통해 안다'는 파스칼의 말을 인용한 작품이다.이번 조각 소장품전은 팝 아트, 미니멀리즘, 표현주의 등 다양한 양식의 명망 있는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시는 4월 30일(금)까지. 문의 053)424-2203
2021-03-31 11:39:19
대구현대미술가협회 2021 MARCH전
대구현대미술가협회(이하 현미협)는 30일부터 대구문화예술회관 전관에 걸쳐 연례 기획전 '2021 MARCH'전을 펼친다.3월(March)에 열리는 '행진'(MARCH)이라는 뜻의 이 주제는 봄의 축복과 새로운 시작, 그리고 현재의 암울한 시기를 끝내고 힘차게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1998년 창립한 현미협의 단호한 예술 의지와 창작 태도를 보여준다. 특히 올해의 전시는 '조화'를 핵심명제로 삼아 작품과 작품이 만들어내는 조화, 예술가와 예술가, 작품과 예술가, 시민과 예술가가 어우러진 조화를 시도하고, 몸으로 실천하는 예술, 행동하는 예술을 표방하는 의지를 강하게 담고 있다.참여 작가는 현미협 소속 회원 126명과 프랑스 작가 9명, 다원예술그룹 원네스 42명 등 모두 177명의 국내외 작가다.개막일인 30일 오후 6시 대구예술문화회관 앞마당과 1전시실에선 현미협 회원 42명과 다원예술그룹 원네스 작가 42명이 음악과 미술이 어우러진 오케스트라 콜라보 전시무대를 선보인다. 또 현미협 작가 42명이 오케스트라 단원 32명과 무용수 10명과의 1대1 매칭을 통해 음악 또는 동작 이미지에 영감을 받아 그린 작품을 제1, 2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3전시실에는 시민체험관이 꾸며졌다. 현미협 작가가 강사로 나와 직접 작품을 제작하고 벽에 디스플레이함으로써 시민들에게 현대미술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이어 4전시실에서는 현미협 44명의 삶과 예술을 담은 옴니버스 영화 '당신은 누구죠?'를 하루 2회 상영하며, 5~12전시실에서는 9명의 코디네이터가 펼치는 'MARCH'에 관한 자유로운 주제의 회화, 입체, 설치, 사진 등 작품을 전시한다. 제13전시실에서는 '대구, 프랑스와 만나다'전을 통해 10명의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이 밖에도 이벤트 행사의 하나로 대구문화예술회관 전관에 걸쳐 행사기간 중 '키워드'를 제공해 작품 속 키워드를 찾아내는 관람객들에겐 소정의 행사 사은품도 준다.전시는 4월 4일(일)까지. 053)422-1293
2021-03-30 15:00:00
봉산문화회관 기획전 2021 GAP '일상, 꿈, 현실성'전
GAP은 '다름'과 '차이'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대구 봉산문화회관의 '유리상자-아트스타'의 기획전 'GlassBox Artist Project'의 명칭도 된다.올해는 10번째 전시로 외부 기획자인 김영동 미술평론가를 초청, 지금까지 '유리상자-아트스타'에 소개됐던 78명 중 정민제, 정진경, 신명준, 이은재, 이기철 작가를 선정해 확장된 공간에서 개별 작가들의 작품세계와 개성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꾸민 '2021 GAP전-일상, 꿈, 현실성'전을 펼쳐놓았다.정민제는 여성의 관점에서 일상의 사물들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팬데믹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이번 전시에서 생활공간이나 집안에 있는 소재를 사용해 삶이 곧 작업이고 가치가 되는 현실 속 리얼리티를 작품화했다.정진경은 일상의 풍경과 그 속에 있는 사물에 특유의 시선을 보여주며, 온갖 물품과 도구들을 시각적 형태나 조형적 요소로 이미지를 포착해 미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신명준은 버려진 물건을 모아 작가만의 감수성으로 전혀 다른 관계 속에서 새로 구축되는 작업을 했다. 특히 나무상자 구조물로 된 작품은 익숙하지만 낯선 사물들을 집어넣어 작가의 꿈, 현실에 대한 고민과 근심을 이입해 관객과의 공감을 이끌어낸다.이은재는 모아진 물건들을 공간 속에 그림을 그리듯 섬세하게 설치해가며 시간과 함께 변해가는 사물과의 관계, 흩어짐 등을 작가만의 호흡으로 짜 맞춰 현실 속의 실체를 담아낸다.이기철은 의인화된 토끼 캐릭터를 이용해 가상의 신화를 쓰며 고고학적 서사를 빌어 사회를 풍자했으며 덧붙여 부조 작업과 일러스트 작업을 첨가해 작업 방법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비전을 모색하고 있다.김영동 협력기획자는 "반복되는 일상을 마주하고 그 안에서 현실성을 발견하며 규명하려는 태도가 어느덧 오늘날 미술에서 주된 흐름이 됐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들의 삶을 둘러싼 상황은 한편으로 현실에 갇혀 꿈을 잃기도 하지만, 그래도 결코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 또한 이들 작가들의 특징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기획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전시는 4월 3일(토)까지. 문의 053)661-3500
2021-03-22 11:26:08
대구미술협회 제40회 대구미술제 개막
대구미술협회(회장 이점찬)는 새봄을 맞아 대구지역 전체 회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시회인 '제40회 대구미술제'를 개막한다.대구미술협회가 주최하고 대구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이 미술제는 23일(화)부터 28일(일)까지 6일간 대구문화예술회관 전관에 걸쳐 열린다. 올해 대구미술제는 400여 회원들의 열정이 담긴 우수하고 다양한 장르의 작품 400여점이 대거 출품, 미술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대구는 미술사적으로 보면 근·현대 미술의 메카로 불린다. 혹독했던 일제강점기 국내에 처음으로 서양화가 도입되면서 서양화 분야를 개척해왔고 발전시켜온 인물들이 대개 대구에 근간을 두고 활동했었다. 특히 이때부터 이인성, 서동진, 박명조, 이쾌대, 정점식으로 이어지는 대구 화단은 화가들의 독특한 사회를 일궈왔고 현재까지 대구미술이 계승되고 발전해온 원동력이 되고 있다.이런 의미에서 올해까지 40회에 거쳐 진행해온 대구미술제는 대구화단의 오늘을 보여주는 미술향연으로 지역 미술인들의 창작의욕을 높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대구문화예술계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1962년 설립된 대구미술협회는 반세기가 흐른 지금까지 대구미술발전에 이바지해온 많은 미술가들을 배출했고 대구미술제를 통해 작가들의 역량을 널리 알리는데 일조했다. 특히 이번 미술제에는 순수회화에서부터 입체조형, 공예, 서예, 문인화, 미디어아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지역의 대표적 작가 400여 명이 함께해 그 의의 또한 적지 않다.이점찬 대구미술협회장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시기임에도 대구미협의 많은 회원들이 기꺼이 동참해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회원 상호 간, 장르 간에 구태의연한 갈등을 해소하고 대구미술계 전반에 걸쳐 화합하고 대동단결하는 구심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문의 053)653-8121
2021-03-22 06: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