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화랑 김창태-텅 빈 가득함

"걷고 또 걸었다. 그렇게 육십 년 넘게 발 디딤새를 느끼며 걸었지만 새롭지 않은 걸음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바른 걸음의 끝이란 없고 그침이 있을 뿐이다. 그림인 들…."

서양화가 김창태의 작품은 형상을 단순화하여 나타낸 여백을 이용한 추상적 이미지를 표현함으로써 내적 상상력을 주로 드러내는 동양적 감성이 풍부하게 배어나온다. 그의 화면에 그려진 바람 부는 벌판에 핀 패랭이꽃, 강아지풀, 엉겅퀴 한 송이는 관람자에게 아련한 추억과 애련함을 자아낸다.

동원화랑은 7월 5일(금)까지 '텅 빈 가득함'을 주제로 한 김창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캔버스를 마주한 지 40여 년째인 김창태는 자신을 가리켜 "화가로서는 썩 재능이 있지 않아 무던한 그림을 그린다"며 농담을 던졌다. 그의 이런 자조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작품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과 함께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김창태의 작업은 한지 3배접 화면에 붓을 툭툭 치는, 일명 스토로크 기법으로 여러 번 유화나 아크릴로 처리하고 있다. 보통 10번 정도 덧칠한다. 얼핏 보면 점묘법으로 배경을 처리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에 따르면 10번 정도 화면을 쳐내면 각각의 면들이 겹쳐지고 쪼개지면서 깊이를 더한다. 이렇게 되면 2차원의 화면에 미세한 3차원의 입체성이 입혀진다는 것이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흑백이나 녹색 혹은 붉은 색의 모노톤으로 처리하고 있다.

"작품의 주제는 소소한 일상적인 것으로 나의 마음을 잡아끄는 대상을 주로 그린다. 늘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강박감이 없지 않으나 이를 마음으로부터 쳐내고자 하는 작업이 곧 나의 그림이다"

붓을 잡은 이래로 화려한 기교보다는 묵묵히 모노톤의 화면을 고수하고 있는 김창태의 그림이 단조로움을 넘어 예쁘게 다가오는 까닭이다. 문의 053)42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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