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레시피 쏟아낸 ‘수미네 반찬’ 시즌 마무리…차기 시즌은?
'국민 엄마' 김수미와 함께한 tvN 요리 예능 '수미네 반찬'이 시즌을 마무리했다.1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방송한 tvN '수미네 반찬-엄마가 돌아왔다' 마지막 회 시청률은 1.6%(유료가구)를 기록했다.수미네반찬의 마지막은 이북 반찬 특집 이였으며 김수미가 북한 요리 전문가 허진과 함께 황태 매운탕, 무전, 오이숙 장아찌, 꼴뚜기 순대 등 남과 북의 요리법이 어우러진 따뜻한 밥상을 차렸다.특히 북한에 무려 100번 이상 방문했다는 통일부 서호 차관이 스튜디오에 깜짝 방문해 요리를 맛보고는 "평양에 직접 온 것 같다"며 칭찬을 하였다.이연복, 홍석천, 이특 등 '제자 3인방'도 통조림 햄을 활용한 멘보샤, 불닭 치즈전, 태국식 달걀 볶음밥을 각각 선보이며 프로그램을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김수미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MC 장동민도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김수미는"회자정리라고 만나면 이별인데 참 아쉽다"며 "'수미네 반찬'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2018년 6월 시작한 '수미네 반찬'은 해외 식문화가 유입돼 잠시 조연으로 물러났던 반찬을 다시 우리 밥상으로 옮겨오자는 취지로 기획돼 주부뿐만 아니라 1인 가구 등 폭넓은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았다.그간 순두부찌개, 게살스프, 두부 두루치기, 우엉조림 등 우리에게 익숙한 반찬들을 선보이며 전성기 시절에는 부진했던 tvN 평일 저녁 시간대 시청률을 상당히 끌어올리기도 하였다.현재 '수미네 반찬'의 차기 시즌은 정해지지 않았다.
2021-03-12 10:43:41
'예술가들의 뮤즈' BTS 뷔, 수채화로 재탄생한 아름다운 미모
방탄소년단(BTS) 뷔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로, 또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감상하며 영감을 얻어 곡작업을 펼치며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한 폭의 수채화로 재탄생되었다.수채화 작가 정훈성은 자신의 SNS를 통해 뷔를 그린 수채화 작품 두 점을 공개했다. 그 중 한 작품은 유튜브를 통해 작업 과정도 함께 공개되었고 수려한 뷔의 외모가 수채화와 만나 더욱 청초하고 신비로운 매력을 자아냈다.정훈성 작가의 작품은 뷔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반짝이는 큰 눈과 오똑한 코, 한 쪽 눈에만 짙게 생긴 쌍꺼풀 까지 뷔의 얼굴에서 매력적인 모습을 모두 캐치해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또 수채화 물감 특유의 은은하고 맑은 색감 표현은 볼 수록 아름다운 뷔의 매력처럼 보는 이들에게 큰 여운을 남겼다. 또 다른 뷔의 작품은 정 작가의 딸의 부탁으로 그린 작품으로 뷔의 사랑스러운 표정과 인형같은 옆모습을 잘 담아냈다. 아빠의 사랑이 가득 담긴 작품은 단연 눈길을 끌었다.입체적인 이목구비와 명화 속 피사체를 보는 듯한 비현실적 아름다움, 맑고 따뜻한 눈빛 등등 뷔는 단연 보는 이들을 단숨에 매료시키는 매력적인 스타이다. 때문에 뷔는 여러 예술가들에 의해 작품으로 재탄생 되고 있다.뿐만 아니라 뷔는 영화나 미술 작품, 재즈, 클래식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에 대한 깊은 조예를 보여왔다. 뷔는 음악 작업을 진행할 때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을 감상하면서 영감을 얻는다고 밝힌 바 있다. 정훈성 작가 외에도 뷔에게서 영감을 받은 아티스트들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2019 아시아 그래피티 대회 우승자 위제트(WEZT.ONE)는 뷔의 그래피티(Graffiti)를 작업하고 이 과정을 유튜브에 공개했으며 완성 후에는 떼어서 가져가고 싶다면서 애정과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더불어 화가 신상철, 인도 화가 칼키 수브라마니암, 아르헨티나 팝아티스트 알레한드로 비질란테, 인형작가 김태기, 사진작가 홍장현, 샘 다마섹을 비롯해 작곡가, 영화감독 등 각 분야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주며 '글로벌 뮤즈'로 활약하고 있다.
2021-03-12 09:25:07
[김중기의 필름통] 새 영화 '아이 씨 유' '웨이 다운' '리스타트'
◆아이 씨 유감독: 아담 랜달출연: 헬렌 헌트, 존 테니 10대 연쇄 납치사건을 소재로 한 스릴러. 10살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동네 공원을 지나가다가 유괴된다. 담당 형사 그렉(존 테니)은 녹색 주머니칼을 증거로 15년 전 해결된 연쇄 납치사건을 떠올린다. 아내 재키(헬렌 헌트)의 불륜으로 아들 코너와 엄마의 관계도 최악이다. 재키는 집안에 은식기와 액자가 사라지고, 가장 아끼는 커피 잔도 없어져 그렉에게 얘기하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다.재키의 전 애인 토드가 집에 오고 이층에서 던진 커피잔에 맞아 쓰러지면서 이 집에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경악한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헬렌 헌트가 재키 역을 맡아 오랜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보인다. 감독은 SF '아이보이'를 연출했다. 의외의 반전이 충격적인 영화다. 98분. 15세 이상 관람가. ◆웨이 다운감독: 하우메 발라게로출연: 프레디 하이모어, 리암 커닝엄 스페인 액션 범죄 영화다. 인양 사업을 하는 월터(리암 커닝엄)는 깊은 바다 속에서 보물 좌표가 새겨진 동전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스페인 정부에게 빼앗기고, 동전이 스페인 은행에 있는 금고로 옮겨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200년 전 최고의 공학자들에 의해 완성된 후 난공불락이라 불리는 스페인 은행의 금고를 털기 위해 월터는 비상한 두뇌를 지닌 대학생 톰(프레디 하이모어)을 섭외하고, 금고의 기술적 문제에 대해 순수한 흥미를 느낀 톰은 팀에 합류한다. 주어진 시간은 월드컵 결승전이 펼쳐지는 105분. 톰은 19세기 완성된 금고의 비밀을 밝혀내고, 삼엄한 감시를 피해 5명의 팀원들과 함께 동전을 되찾아야 한다. 프레디 하이모어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어거스트 러쉬'의 아역배우. 118분. 15세 이상 관람가. ◆리스타트감독: 조 카나한출연: 프랭크 그릴로, 멜 깁슨 매일이 반복되면서 점차 킬러로 성장해간다는 액션영화. 아침 7시에 일어난 로이(프랭크 그릴로)는 괴한에게 습격 받는다. 이것이 익숙한 듯 로이는 모든 공격을 피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죽음의 타임 루프에 갇혀 매일 수많은 킬러들이 자신을 죽이는 매일을 반복하고 있었던 것. 매일 죽기가 반복되지만 이전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점점 살아남는 실력이 늘어나면서 깨어난다.145번째 아침, 오늘부터는 내가 킬러가 된다. 매일 죽음이 반복되는 타임 루프에 갇힌 전직 특수부대 요원이 자신의 죽음과 관련된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총과 폭탄, 칼 등으로 매일 죽는 주인공에게 어떤 음모가 있을까. '브레이브 하트'의 멜 깁슨이 함께 출연한다. 100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1-03-12 06:30:00
[김중기의 필름통] 역대급 흥행작, 재개봉 러시
'그때 그 감동 그대로' 역대급 흥행작들이 재개봉 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주 '람보 특별판'이 개봉한 이후 속속 재개봉된다.'람보'(1982)는 1980년대 액션 블록버스터의 레전드. 베트남전이 끝난 뒤 사회로부터 냉대받던 참전 군인의 분노와 울분을 화려한 액션으로 그린 영화다. 이후 속편들과 달리 1편은 전쟁의 참상과 반전 메시지를 잘 전해주는 수작이었다.트로트만 대령(리처드 크레나) 앞에서 람보(실베스터 스탤론)가 "군에서는 수백만 달러 장비도 다뤘지만, 여기서는 주차관리원도 하기 어려워요"라며 오열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람보는 전쟁광이 아니라 전쟁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한 젊은이였던 것이다.이번에 개봉된 특별판은 9분가량의 특별 영상이 추가된 버전이다. 엔딩크레딧 중간에 실베스터 스탤론과 제작진이 직접 나와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이 추가됐다. 시사회 후기 등 재미난 얘기들을 풀어낸다. 103분. 15세 이상 관람가.샤론 스톤이 성적 매력을 '감질나게'(?) 선보였던 '원초적 본능'(1992)도 특별판으로 오는 18일 개봉한다.범죄물 작가 캐서린 트라멜(샤론 스톤)이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고,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닉(마이클 더글라스)과 위험한 줄다리기를 그린 섹슈얼 스릴러. 1992년 개봉 당시 대담한 성적 묘사와 노출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샤론 스톤이 취조를 받으면서 도도한 자세로 담배를 피우며 다리를 꼬는 장면은 전 세계 남성 관객의 눈을 크게 뜨게 만들기도 했다.파격적인 인물 설정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극적 구성, 줄거리에 잘 녹아든 음악과 뛰어난 편집 등 여러 흥행요소가 있지만, 한국식 작명 또한 절묘했다. 원제 'Basic Instinct'에서 '기본적', '기초적'이란 단어를 '원초적'으로 작명해 영화의 원 뜻을 살리면서도 감각적이고 치명적인 느낌으로 증폭시켰다.국내에서 주요 장면이 삭제돼 개봉되는 바람에 오리지널 버전의 DVD나 훨씬 더 적나라한 VHS 감독판을 구하기 위해 당시 흔하지 않았던 해외 주문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폴 버호벤 감독은 이 작품으로 히트영화 제조기로 이름을 날렸으며, 샤론 스톤은 이 영화의 섹시 이미지를 살려 '슬리버'(1993) 등 '야한 영화'에 출연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29년 만에 스크린으로 다시 만날 '원초적 본능 특별판'은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 및 감독, 배우들의 코멘터리까지 담겨 옛 팬들의 기억을 새롭게 할 것으로 보인다. 138분. 청소년 관람불가.한국 영화 역대 두 번째 1천만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2004)도 17일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개봉한다.강제규 감독과 장동건, 원빈 주연의 '태극기 휘날리며'는 6.25 전쟁을 배경으로 엇갈린 형제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린 전쟁영화다. '쉬리'(1999)로 한국 블록버스터 시대의 문을 연 강제규 감독과 당시 최고의 배우 장동건과 원빈의 만남으로 주목을 받았다.신파적인 전쟁영화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워낙 사실적이고 드라마틱한 전쟁 장면 묘사와 뜨거운 형제애가 굴곡진 한국 역사에 녹아들어 관객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진태(장동건)의 약혼녀 영신으로 출연한 배우 이은주가 이 영화가 개봉한 이듬해 사망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태극기 휘날리며'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실미도'(2003)에 이어 두 번째로 1천만 관객을 동원,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서막을 열었다. 148분. 15세 이상 관람가.'공동경비구역 JSA'(2000)도 24일 재개봉한다. 남북 병사의 총격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가는 미스터리 성격의 영화다. 비 오는 캄캄한 밤, 북측 초소에 총성이 울린다. 낭자한 피 속에 두 명의 북한 경비병이 사망하고 현장을 탈출한 남측 병사는 양측의 총격전 속에 귀환한다. 이 사건을 두고 북측은 남측의 도발이라고 선전하고, 남측은 북측을 응징한 쾌거라고 환호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남북 병사들이 초코파이를 먹고, 총알로 공기놀이를 하며 동네 형, 동생을 만난 듯 같이 보내는 시간들이 인상적이다. 서로를 죽이는 권총 탄환이 놀이를 통해 이들의, 나아가 한반도의 비극적 운명을 희화화하고 있는 것이다. 분단의 비극과 진한 휴머니즘을 감동적으로 보여준 한국 영화 수작 중 하나다. 110분. 15세 이상 관람가.실베스터 스탤론, 샤론 스톤, 장동건, 원빈, 이은주, 송강호, 이병헌, 이영애…. 시간이 흘렀지만 그들의 아름답고 화려한 젊은 시절을 스크린으로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재개봉 소식이다.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2021-03-12 06:30:00
[정덕현의 엔터인사이드] ‘어쩌다 사장’, 유호진 PD표 촌놈 예능의 묘미
똑같은 소재를 갖고 해도 보는 맛이 다른 예능을 만드는 PD가 있다. 유호진 PD가 바로 그런 연출자다. 남다른 감수성으로 단순한 체험 그 이상의 따뜻한 시골 정서를 담아내는 PD. 새로 시작한 tvN '어쩌다 사장'은 바로 유호진 PD표 '촌놈 예능'의 묘미를 보여준다. ◆시골 슈퍼의 사장님으로 열흘을 산다는 건타인의 삶(그것도 그의 일)을 경험하고픈 욕망은 무수히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직업 체험'이라는 소재가 스테디셀러로 등장하는 이유 중 하나다. 멀리 보면 고전 중의 고전 프로그램 KBS '체험 삶의 현장'이 그토록 단순한 형식에도 지금껏 무수한 패러디가 나올 정도로 사랑받았고, 최근에는 유재석이 출연했던 tvN '일로 만난 사이'나 장성규가 출연하는 웹예능 '워크맨' 같은 프로그램들이 나오기도 했다. 유호진 PD가 새로 시작한 tvN '어쩌다 사장'도 바로 이 욕망을 건드린다. 시골 슈퍼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그 일을 체험하며 느끼는 소회는 무엇일까.유호진 PD는 자신의 페르소나처럼 '1박2일'부터 '거기가 어딘데?', '서울촌놈'까지 함께 해온 차태현을 전면에 내세우고, 예능에 간간히 얼굴을 보이긴 했지만 프로그램 전체를 이끌어가는 메인 출연자로는 처음인 조인성을 그의 옆자리에 세웠다. 그리고 일종의 '알바생' 개념으로 게스트(?) 일꾼들이 참여하는데, 그 출연진의 면면이 대박이다.박보영을 시작으로 남주혁, 박병은, 조보아, 신승환, 윤시윤 심지어 박인비 프로까지 특급 알바생들이 참여한다. 열흘 동안 대신 슈퍼를 맡아 하는 장사라고는 해도, 차태현과 조인성 둘만으로는 이야기가 단조로울 수 있다 우려했던 모양이다. 특급 알바생들이 게스트로 매회 참여하니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진짜 주인공은 강원도 화천군 원천리 버스정류장 앞에 있는 시골 슈퍼 그 자체다. 유호진 PD가 '어쩌다 사장'이라는, 어떤 일인가를 드러내지 않는 제목으로 하필이면 이 시골 슈퍼를 첫 일터이자 촬영지로 선택한 건 그 만한 강력한 매력이 존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마을 초입에 자리한 그곳은 지나는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다. 오고 가며 들러 간식도 사먹고, 버스표도 사고, 점심이면 간단한 음식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저녁이면 '가맥집(가게 맥주집)'이 되어 퇴근길에 삼삼오오 모여 술 한 잔씩 기울이며 두런두런 이야기꽃이 피어나는 곳이다.그러니 이 시골 슈퍼라는 공간이 주는 정서적인 훈훈함은 별 일이 벌어지지 않아도 시청자들이 계속 바라보게 만드는 힘을 발휘한다. 이 만한 주인공이 있을까. ◆유호진 PD표 예능에 담긴 촌놈 정서의 힘유호진 PD는 알다시피 KBS '1박2일'이 발굴해낸 연출자다. 강호동의 몰래카메라에 속은, 당시 막내 PD였던 그의 모습은 지금도 우리의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다. 그렇게 차근차근 '1박2일'에서 잔뼈가 굵어온 유호진 PD는 아마도 전국을 돌아다니는 그 프로그램이 가진 '촌놈 정서'의 힘을 실감했을 게다. '1박2일'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절, 나영석 PD가 가장 잘 끌어냈던 것도 바로 그것이니 말이다.그래서였을까. 다양한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조연출을 경험하던 그가 2013년 점점 색깔을 잃어가며 복불복 게임 예능이 되어가던 '1박2일' 시즌3를 덜컥 맡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당시 유호진 PD를 그 자리에 떡하니 앉혔던 서수민 PD는 그 이유로 "불쌍하게 보여서"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했지만, 그건 다른 관점에서 본 '촌놈 예능'의 정서를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어딘지 낮은 데로 향하는 그의 시선은 줄곧 줄 위에서 화려하고 아찔한 기술을 보여주는 곡예사 같은 자극보다는, 밑에서 슬픈 분장을 한 후 애써 자신을 무너뜨려가며 웃음을 주는 삐에로 같은 정서를 향해 왔다.그가 맡았던 '1박2일'에서 가장 큰 울림을 줬던 '서울 특집'은, 빛바랜 사진 속 젊은 시절 차태현의 부모가 서 있던 그 장소에 차태현이 서 있는 사진을 병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 마법 같은 '시간여행'은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또 자극적인 복불복 게임을 하지 않아도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해주는 '여행의 새로운 결'을 끌어냈다.KBS의 자회사 몬스터 유니온으로 이적해 만든, 사하라 사막을 걸어서 횡단하는 '거기가 어딘데?' 같은 블록버스터 예능에서도 그의 이런 '촌놈 정서'는 여전했다. 그 거창한 공간에서조차 함께 걷는 이들이 주고받는 마음을 놓치지 않았으니 말이다.tvN으로 이적해서 내놓은 '서울촌놈'은 아예 대놓고 지역의 색깔을 매력적인 개성으로 끄집어내는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특정 지역 출신 연예인이 그곳을 찾은 '서울촌놈' 차태현과 이승기에게 사투리부터 맛집, 지역 특색 등을 소개하고 자랑하는 프로그램이었으니 말이다.'어쩌다 사장'은 그래서 이런 일련의 유호진 PD표 촌놈 예능의 흐름을 이해하고 들여다보면 결코 '어쩌다'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어쩌면 그 많은 시골들을 들여다보다 드디어 찾아낸, 자신의 색깔을 제대로 드러낼 예능을 발견했다고 할까. ◆'어쩌다 사장'의 색다른 관전 포인트와 확장성'어쩌다 사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뜨이는 건 단연 조인성이다. 지금껏 예능프로그램에 이처럼 본격적으로 출연한 적이 없어서다. 그는 이름처럼 참 인성 좋게도 슈퍼를 찾는 이들을 정겹게 맞는다. 요리를 잘 해 음식도 파는 이 슈퍼의 주방을 맡았다. 저녁이면 가맥집으로 변신하는 슈퍼에서 조인성이 명란 계란말이에 대게 라면을 끓여 내주며, 술 한 잔 기울이는 손님들과 스스럼없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보는 이들 또한 빠져들게 만든다.하지만 진짜 '어쩌다 사장'만의 색다른 관전 포인트는 조인성이 정신없이 몰려오는 주문에 요리를 해내고 잠시 여유가 생겼을 때 차태현에게 "근데 그림은 너무 예쁘지 않아요, 형님?"이라고 말한 후 흐뭇하게 왁자지껄한 가게의 풍경을 바라보는 장면 속에 담겨 있다. 유호진 PD는 그 장면에 사장님이 슈퍼를 맡기고 떠나기 전 열흘간 이 가게를 맡아줄 초보사장들에게 남긴 손편지의 내용을 조인성의 목소리와 자막으로 담아 넣는다."사람들 해 먹이는 건 참 즐거운 일이에요, 고되긴 해도."그 장면에는 이 낯선 지역에서 어쩌다 슈퍼를 맡아 운영하게 된 '서울촌놈' 차태현과 조인성이 하루를 보내며 사장님의 시선과 마음을 공유하게 되는 정서적 지점이 보인다. 사람 좋아 보이는 손님들이 제 집처럼 그곳을 드나들었다는 걸 차태현과 조인성은 단 하루를 겪는 경험으로 알아차리고, 그것은 그들을 친구이자, 이웃이자, 아들, 딸처럼 정성을 다해 대했던 사장님이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말해준다.그건 첫 날 한 손님이 다짜고짜 커피자판기 위에 왜 동전이 없냐고 묻자 어리둥절해 했던 차태현이 그 이유를 알게 되는 장면에서도 슬쩍 등장한다. 별것 아니지만 누구나 찾아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마음껏 누리라고 사장님이 늘 동전을 커피자판기 위에 준비해뒀던 것. 그건 단지 사장님의 영업 비밀이 아니라 손님에 대한 마음이었다는 걸 초보 사장들은 하루하루를 겪으며 알아간다.체험이 단지 일을 해보는 것이 아니라, 그걸 하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이라는 걸 유호진 PD는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시골 슈퍼지만 앞으로는 또 다른 공간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는 '어쩌다 사장'이라는 프로그램의 확장성에 더욱 큰 기대를 갖게 된다. 물론 새로운 공간이라고 해도 유호진 PD 특유의 '촌놈 정서'는 지켜지길 바란다. 그 낮은 시선이 주는 따뜻한 위로를 기다리는 곳은 훨씬 더 많을 테니.
2021-03-12 06: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