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기의 필름통] 극장가 혹한 끝낼 봄 마중물 될까…신작 '침입자' '결백'

한국 상업영화 6월 들어 속속 개봉

영화 침입자 스틸컷 영화 침입자 스틸컷

코로나19로 개봉이 연기됐던 한국 상업영화들이 6월 들어 속속 개봉된다.

'영화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다. 싱싱할 때 흥행을 노려야 한다는 뜻이다. 영화가 완성되자 터진 코로나19. 마치 상 차리자 집에 불이 난 꼴. 두 세 차례 개봉일을 미루며 시점을 노리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마침 상황도 어느 정도 호전됐다. 지난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월 극장을 찾은 총 관객수는 152만6천387명이다. 4월 한달 관객수 97만2천576명과 비교하면 50만 명이 늘어난 것이다. 5월초 황금연휴와 추억의 명화 재개봉 등 극장들의 몸부림이 한몫했다.

3개월이나 가슴을 졸였던 미스터리 스릴러 '침입자'(감독 손원평)가 드디어 4일 개봉했다. 당초 3월 12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5월 21일로 연기했다가 이태원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연기해 결국 이날 관객을 만났다.

'침입자'는 실종됐던 여동생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가 동생의 비밀을 쫓다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는 스릴러.

과연 내 여동생이 맞는가. 얼마 전 사고로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져 있는 건축가 서진(김무열). 최면을 통해 범인을 잡아보려고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신경증에 시달린다. 그런 그에게 25년 전 잃어버린 여동생 유진(송지효)이 찾아온다.

유진은 첫 만남부터 오빠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대하지만, 서진은 오히려 불길함을 느낀다. 그러나 가족들은 빠르게 유진을 맞아준다. 강압적인 성격의 아버지도, 그동안 마음고생을 했던 어머니도 딸 유진을 완전한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탐탁찮아 여기던 오빠만 이상해지는 상황. 과연 오빠의 말이 맞을까. 동생과 아내를 잃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그는 최면 치료에 몰두하고 허상을 보기도 한다.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 혹은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 의심은 자연스럽게 몰입으로 이어진다.

'침입자'는 흥미로운 인물설정과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관객의 흥미를 자극한다. 소설 '아몬드' '서른의 반격'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손원평 감독의 첫 장편영화 연출 데뷔작이다.

손 감독은 "집, 그리고 가족이라는 건 보편적인 개념이지만, 그런 일상적인 소재가 비틀렸을 때 오히려 더 생경하고 무섭고 이상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연출의도를 밝혔다. 그는 소설가라는 이력 이전에 2001년 영화지 씨네21을 통해 데뷔한 영화평론가이자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하며 감독으로서의 커리어를 쌓아왔다.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2005), '너의 의미'(2007), '좋은 이웃'(2011) 등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특히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으로는 제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제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우수상을 수상하며 연출력까지 인정받은 바 있다.

영화 결백 스틸컷 영화 결백 스틸컷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주연의 '결백'(감독 박상현)이 다음 주 개봉된다. 3월 개봉 예정이었던 것이 3개월 정도 연기돼 이제 극장가에 내걸리는 것이다.

농가의 한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에서 살인 용의자가 된 엄마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한 변호사 딸의 활약을 그린 스릴러다. 실재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와 만들었다.

시골의 한 장례식장. 농약을 탄 막걸리를 마신 마을 주민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태에 빠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바로 남편의 장례식장을 지키던 아내 화자(배종옥). 그녀는 급성 치매에 걸려 조문객도 제대로 맞이하지 못했다.

화자는 현장에서 체포되고, 고향에 발길을 끊고 살았던 대형 로펌 에이스 변호사인 딸 정인(신혜선)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엄마의 변호를 맡게 된다.

'결백'의 제작진은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을 담은 '재심'(2016)을 제작했다. 실재 사건을 모티브로 부조리한 권력을 향한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내며 당시 240만 명의 관객수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을 기초로 해서 평범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그 속에 얽힌 이해관계와 비틀어진 욕망들을 보여준다. 마을 권력의 상징인 추 시장을 연기한 허준호를 비롯한 홍경, 태항호, 고창석까지, 조연들의 열연도 관심을 끈다.

4개월 가까이 불어온 극장가의 혹한. 극장 문을 걸어 잠그면서 버텨온 코로나19와의 사투. 과연 이들 한국영화들이 끝낼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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