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기의 필름통] 극장가 20년만 초토화인데 OTT는 급성장…극과극 풍경

넷플릭스 넷플릭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영화관의 하루 관객이 7만 명대로 크게 줄었다. 2010년 이후 멀티플렉스로 스크린이 크게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20년 내 최악의 수준이다. 이와 반대로 극장 출입을 자제하고 안방에서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OTT 서비스가 급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영화 관람의 극과 극 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극장가 초토화

지난 17일(월)부터 23일(일)까지 한 주간 영화관을 찾은 대구 시민은 4만908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통합전산망 자료)이었다. 2.5% 점유율로 서울 31.1%, 경기 24.2%, 부산 6.6% 등 대도시와 비교하면 최저 수준이다. 그 전 주 13만5천566명(5.4%)이던 것이 3분의 1로 감소한 것이다.

지난 25일 하루 동안 전국 극장 관객은 7만6천 명. 그 전 날에 비해 1천500명이 줄었다. 2004년 5월 31일(6만7천973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00년대 초부터 급격하게 스크린 수가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20년 만에 사실상 최저 수준이다.

전국 2천800여 개 스크린당 하루 20~30명 관객이 고작이다. 하루 5회 상영한다고 보면 4~5명이 영화를 보는 셈이다. 말 그대로 초토화된 것이다.

박스오피스 1위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전국 하루 관객은 2만 1천명(26일)이다. 전 날에 비해 2천 명가량이 줄었다. 개봉 7일째 1위지만 누적 관객은 겨우 40만 명을 넘겼다. 제작비 90억원에 손익분기점이 240만 명, 정우성 전도연 주연의 영화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요원하다.

각각 2위와 3위인 '1917'과 '정직한 후보'도 2만 명을 밑돌았고, '작은 아씨들'과 '클로젯' 등 나머지 10위권 영화들도 1만 명이 채 안 된다. 상위 10편의 평균 좌석 판매율은 3.5%에 불과하다. 100석 중 3석 정도만 팔렸다는 얘기로 사실상 조조영화보다 못한 텅 빈 극장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영화관들은 상영 회차를 줄이거나 아르바이트를 축소하는 등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더욱 큰 것은 단기간에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봉을 앞둔 영화들도 줄줄이 개봉일을 연기하고, 오프라인 시사회도 취소하고 있다. 이번 주 개봉된 '인비저블맨' 등 외화의 경우 모든 오프라인 시사회가 취소되고 바로 극장에 개봉했다.

왓챠플레이 왓챠플레이

◆안방1열에 모여라…성장하고 있는 OTT

극장가와 반대로 온라인 스트리밍 OTT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집 밖은 위험해' 안방에서 영화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OTT(Over The Top)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다. 드라마나 예능, 영화 등의 동영상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집에서 제공받는 것을 말한다. 앱을 통해 콘텐츠를 클릭하면 TV로 감상할 수 있는 것인데, 예전 비디오 대여점이 온라인 속에 들어가서 진열해 놓은 영화를 마음대로 골라 볼 수 있게 한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국내 OTT 서비스 왓챠플레이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달 19일을 기준으로 시청 시간은 꾸준히 늘어 지난 주말엔 14.2% 증가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OTT업체는 넷플릭스이다. 넷플릭스는 비디오와 DVD 대여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해 2007년부터는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한국에서는 2016년 서비스가 시작됐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와 함께 토종 OTT인 왓챠플레이, SK텔레콤과 지상파3사가 연합한 웨이브, KT의 시즌 등이 경쟁중이다. 여기에 CJ ENM의 티빙은 지난해 JTBC와 신설법인을 설립해 통합 OTT를 연내에 내놓게 되면서 OTT 시장은 뜨거운 격전장이 되고 있다.

여기에 거대 공룡인 디즈니와 애플까지 가세하면서 올해 OTT는 대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디즈니+는 마블의 영화와 픽사의 애니메이션, '스타워즈'의 루카스 필름에 20세기 폭스 영화와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폭 넓은 브랜드로 이 시장에 뛰어든다. 애플도 애플TV+ 한국 서비스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와중에 코로나19 사태가 커지면서 OTT시장은 말 그대로 물을 만난 것이다. 영화 관람문화의 변화가 예고되는 첨예한 격전장에 코로나19가 어떤 뇌관으로 작용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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