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내리고 서빙까지…"이제 로봇이 합니다"

일상 속에 들어온 서비스 로봇… 도입 현장 가보니
'부스스'한 새벽시간 호텔 룸서비스 "로봇이 더 좋아요"
국물 듬뿍 담은 국수도 빠르고 안전하게 서빙
커피는 기본, 계란프라이, 스크램블 에그도 '뚝딱' 완성

산업현장에서나 쓰이던 로봇들을 이제는 일상 속에서 마주칠 일이 잦아지고 있다. 카페, 식당, 호텔 등 서비스산업 현장에서 새로운 일꾼으로 로봇직원을 채용하고 있어서다. 로봇 직원은 지각을 하지도 않고 연장근무 시 수당을 더 줄 필요도 없다. 며칠 간 일이 눈코뜰새 없이 바빠도 지친 기색도 안 보인다. 서비스로봇이 일상 속으로 쏙 들어오고 있다. 대구의 명물로 입소문이 나고 있는 로봇들을 만나봤다.

◆룸 서비스 제가 갑니다

3일 오후 대구 메리어트 호텔. 나지막하게 '윙'하는 모터 소리와 함께 사람 허리쯤 오는 원통형 로봇이 유유히 사람들 틈 사이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KT와 현대로보틱스가 협업해 만든 AI 호텔로봇을 이곳 호텔에서 도입하며 볼 수 있게 된 풍경이다.

몸체 안에 1004호실에 배달할 생수 등을 실은 채 엘리베이터 앞에 선 로봇은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중입니다. 조금만 비켜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엘리베이터 빈 공간에 정확히 탑승했다. 목적지에 로봇이 도착하자 객실 안 AI 스피커에서는 도착 알림 소리가 흘러나왔다. 손님이 문을 열고 객실 번호를 입력하자 로봇 몸체의 수납함이 열리며 준비한 물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라는 인사말도 잊지 않는다.

대구 메리어트 호텔에서는 kt와 현대로보틱스가 협업해 만든 AI 호텔로봇을 룸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호텔 직원이 객실에서 요청한 생수 등을 로봇에 싣고 있다. 김윤기 기자 대구 메리어트 호텔에서는 kt와 현대로보틱스가 협업해 만든 AI 호텔로봇을 룸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호텔 직원이 객실에서 요청한 생수 등을 로봇에 싣고 있다. 김윤기 기자

이 호텔 김혜미 마케팅 지배인은 "고객 체크인이나 체크아웃이 몰리는 시간대는 일손이 부족한데 로봇을 요긴하게 쓰고 있다"고 전했다.

◆서빙은 꼭 제가 해 달래요

대구 북구의 식당 풍국면 태전점에서는 서빙로봇 '딜리'가 맹활약 중이다. 배달의민족이 개발한 이 로봇은 지정된 테이블 번호에 따라 정확하게 서빙을 해낸다. 그릇에 국수가 넉넉히 담겨 있어도 국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정도로 매끄러운 주행실력을 자랑한다.

대구 북구 소재 식당 풍국면 칠곡태전점에서 서빙로봇 '딜리'가 테이블로 음식을 전달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북구 소재 식당 풍국면 칠곡태전점에서 서빙로봇 '딜리'가 테이블로 음식을 전달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300㎡에 달하는 이곳의 넓은 매장 특성상 서빙 동선이 긴데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직원 1명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홍보에 보탬이 되는 건 덤이다.

이 식당 관계자는 "요식업 특성상 일손이 바쁜 시간대가 있는데 하루 2시간짜리 아르바이트생은 쓰기 곤란하지만 로봇은 언제나 일을 거들어 줄 수 있다. 로봇이 서빙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 특히 어린이들은 '저희는 꼭 로봇으로 서빙해주세요'라고 당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제가 만든 커피가 더 맛있을 걸요?

로봇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 맛은 어떨까? 대구 달서구 소재 카페 스토랑트 대곡점에 가면 맛 볼 수 있다.

지난달 26일 정식으로 문을 연 스토랑트 대곡점은 인근 주민들에게 '로봇카페'로 통한다.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만들고 서빙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로봇이 해내서다.

대구 달서구 로봇카페 스토랑트 대곡점에서 커피 제조로봇이 음료를 만들어 서빙로봇 '토랑'에게 전달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달서구 로봇카페 스토랑트 대곡점에서 커피 제조로봇이 음료를 만들어 서빙로봇 '토랑'에게 전달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로봇은 커피뿐만 아니라 에이드, 밀크티 등 50여 개가 넘는 메뉴를 레시피대로 한 치의 오차 없이 만들어낸다.

로봇 바리스타가 만든 밀크티가 나오자 서빙로봇 '토랑'이 손님이 입력한 테이블 번호로 흥겨운 멜로디와 함께 커피를 운반해 준다. 여유롭게 테이블에 도착한 토랑은 "음료가 뜨거우니 조심하세요"라거나 밀크티의 경우에는 "꼭 저어서 드세요"라는 안내음성을 송출한다.

◆대구 서비스로봇 '출격' 준비 끝

출격 준비를 마치고 곧 사람들에게 첫 선을 보일 서비스로봇들도 일일이 꼽기 힘들 정도로 많다.

대구 로봇기업 티티엔지가 개발한 자율주행 로봇카트 '헬로캐디' 120대는 1일부터 경주 코오롱 가든 골프장을 활보하고 있다.

2일 경북 경주에 있는 코오롱 가든골프장에서 이용객들이 자율주행 로봇 카트인 '헬로우캐디'(HelloCaddy)를 활용해 골프를 즐기고 있다. 코오롱 가든골프장 제공 2일 경북 경주에 있는 코오롱 가든골프장에서 이용객들이 자율주행 로봇 카트인 '헬로우캐디'(HelloCaddy)를 활용해 골프를 즐기고 있다. 코오롱 가든골프장 제공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헬로캐디 덕분에 티티엔지 직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배희 티티엔지 대표는 "일부 골프장은 캐디가 부족해 애로사항이 생기는 추세고, 코로나19로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납품을 앞둔 주문만 370대에 달하고 해외시장 진출도 앞둬 올해 큰 폭의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고 했다.

대구 북구의 로봇 제조사 ㈜에이치알티시스템은 계란프라이, 오믈렛 조리 로봇을 곧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

대구 로봇 제조업체 에이치알티시스템의 서비스 로봇이 계란프라이를 뒤집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로봇 제조업체 에이치알티시스템의 서비스 로봇이 계란프라이를 뒤집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 로봇은 버튼 하나만 눌러주면 준비된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톡'하고 달걀을 깨뜨려 올린다. 계란을 집는 도구, 뒤집개 등을 스스로 '손'을 번갈아 착용해내는 게 특징이다. 계란이 적당히 익자 뒤집개로 정확히 한번 뒤집어 줄 정도로 솜씨가 수준급이다.

계란프라이가 지겹다면 오믈렛도 만들어줄 수 있다. 야채를 옮겨 담고 계란물을 푼 뒤 둥글게 말아 꽤 고급스러운 요리를 '뚝딱' 만들어 낸다.

김만구 에이치알티시스템 대표는 "현재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 대형마트·백화점 시식코너, 호텔 조식코너에 계란프라이 로봇 납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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