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만 68억원…“지원에서 소외된 스타트업 살려야”

[코로나 파고를 넘어라] (10·끝) 스타트업
언택트 위주 스타트업은 오히려 성장하기도

의료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레몬헬스케어가 지난해 말 대구가톨릭대병원에 출시한 환자용 모바일 앱 서비스 레몬케어. 레몬헬스케어 제공 의료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레몬헬스케어가 지난해 말 대구가톨릭대병원에 출시한 환자용 모바일 앱 서비스 레몬케어. 레몬헬스케어 제공

초기 벤처창업기업인 '스타트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언택트(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부 스타트업은 수혜를 입기도 했지만, 대부분 스타트업은 코로나19 여파로 근근히 버티는 형국이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달리 정부 지원에서 소외돼 더욱 힘겨운 상황이라고 스타트업계는 호소한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대구혁신센터)가 최근 센터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피해를 조사한 결과, 스타트업 피해는 상당한 것으로 14일 파악됐다.

유형별 피해규모는 ▷계약중단 24억1천만원 ▷생산중단 13억9천만원 ▷납품계약취소 10억9천만원 ▷납품계약연기 7억1천만원 ▷생산지연 5억2천만원 ▷마케팅 차질 2억6천만원 ▷납기차질 1억4천만원 ▷계약축소 1억원 ▷출시지연 5천만원 ▷투자중단 5천만원 ▷운영비 부족 4천만원 등 약 68억원에 달했다.

제조 스타트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구 포장재 제조 스타트업 A업체는 납품계약 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업체 대표는 "대형 유통사가 코로나19로 적자를 내고 있어 최대한 경비를 줄이려 한다"며 "우리는 (가격이 다소 비싼) 친환경 포장재를 생산하는데, 평소 같았으면 계약을 고려했을 유통사들이 단가가 싼 스티로폼이나 종이 포장재만 찾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대구 플랫폼 스타트업 B업체는 공공기관이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한 탓에 일거리가 크게 줄었다. B업체 대표는 "SNS나 메신저를 통해 주로 공공기관 정책을 홍보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데, 모든 인력이 코로나 대응에만 집중한 탓에 한동안 아무런 문의가 없었다"며 "그나마 최근에는 사정이 나아졌지만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자연히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위축됐다. 대구 한 VC(창업투자사)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코로나19 때문에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투자자도 보수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며 "스타트업이 살아나려면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진정돼 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연규황 대구혁신센터장은 "힘들여 지원한 스타트업이 망하면 다시 일어서기까지는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 지원에서 제외된 스타트업이 현재 상태로 2~3개월이 지나면 줄도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 센터장은 이어 "스타트업은 가장 먼저 자금을 확보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화하며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창업지원 기업은 곧 발표될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정책과 보조를 맞춰 즉각적인 대응을 해나가야 스타트업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이 다양한 스타트업은 기업별로 코로나19 영향 또한 천차만별인 것이 특징이다. 이를테면 언택트를 주력으로 하는 스타트업에게는 코로나19가 오히려 기회가 되는 식이다.

대구혁신센터 C랩 출신인 VR(가상현실) 스타트업 '맘모식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VR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제품 관련 R&D를 강화하고 있다.

유철호 맘모식스 대표는 "지금까지 VR시장은 'VR방'으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위주였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불특정 다수가 온라인 VR 플랫폼에 모이는 형태로 변화할 것"이라며 "가상 관광, 가상 교실 등 전 세계 이용자들이 VR플랫폼에 접속해 자유롭게 소통하도록 관련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경ICT산업협회 홍병진 수석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의료소프트웨어 기업 '레몬헬스케어'도 코로나19로 성장에 탄력을 받은 스타트업이다.

레몬헬스케어의 비대면 환자용 애플리케이션 '레몬케어'는 코로나19 이후 주간 다운로드 수가 25%가량 급증해 지난달 말 기준 누적 다운로드 100만건을 넘겼다.

홍병진 레몬헬스케어 대표는 "언택트 헬스케어 수요 증가로 레몬케어를 찾는 병원과 사용자가 늘고 있다"며 "의료기관 내 비대면 서비스의 필요성이 커진 만큼 신기술을 접목해 시장을 이끌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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