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옥중 편지 "거대 야당 중심 태극기 힘 합쳐야"

유영하 변호사 통해 메시지 전달…태극기 세력, 통합당과 힘 합하라는 당부로 해석
조원진 "뜻을 따르겠다…통합당도 하나될 길을 제안하라"
추가 메시지는 없을 전망…'보수통합' 정치적 목적 달성했기 때문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국회 정론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국회 정론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4·15 총선을 앞두고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줄 것을 호소한다"는 옥중 메시지를 냈다. 박 전 대통령이 보수 진영이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권 심판에 나서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 법률 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옥중메시지를 대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국회 정론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국회 정론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먼저 박 전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관련 "수천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30명 가까이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특히 대구경북에서 4천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부디 잘 견디어 이겨내시길 바란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구 달성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유세 중 커터 칼) 테러를 당한 이후 저의 삶은 덤으로 사는 것이고 이 나라에 바친 것"이라며 "비록 탄핵과 구속으로 저의 정치 여정은 멈췄지만, 북한 핵위협과 우방국과의 관계 악화는 나라의 미래를 불완전하게 만들 수 있기에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그렇지만 나라 장래가 염려돼 태극기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면서 "국민 여러분, 나라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져 있고 국민 삶이 고통받는 현실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 같은 거대야당의 모습에 실망도 했지만, 보수의 외연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서로 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어려운 간극도 있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야당 중심으로 태극기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했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은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란다"며 "여러분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메시지를 맺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총선을 앞두고 잇따른 신당 창당으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보수진영을 향해 제1야당인 통합당을 중심으로 단결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조원진 자유공화당 공동대표는 4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을 따르겠다. 통합당도 메시지를 받아들여 하나가 될 길을 제안해달라"고 했다.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도 "박 전 대통령이 당을 위해서 의로운 결정을 해줬다고 생각한다"며 "애국적 말씀을 해준 데 대해서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며 그 뜻이 절대 바래지 않도록 공관위원들도 공천 작업 마지막까지 초심 잃지 않고 엄정하고 공정한 공천이 되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문] 박근혜 전 대통령 옥중서신…"대구경북 코로나19 발생 가슴 아파"

국민 여러분 박근혜입니다.

먼저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천명이나 되고 30여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4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부디 잘 견뎌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2006년 테러를 당한 이후 저의 삶은 덤으로 사는 것이고, 그 삶은 이 나라에 바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탄핵과 구속으로 저의 정치 여정은 멈췄지만, 북한의 핵 위협과 우방국들과의 관계 악화는 나라 미래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기에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걱정 많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세력으로 인해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를 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나라가 잘못되는 거 아닌가 염려도 있었습니다. 또한 현 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의 말 한 마디가 또 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습니다.
그렇지만 나라 장래가 염려돼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들의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진심으로 송구하고 감사합니다.

국민 여러분, 나라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져 있고 국민들의 삶이 고통 받는 현실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을 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의 모습에 실망도 했습니다. 하지만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나라가 매우 어렵습니다. 서로 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립니다.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습니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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